본문 바로가기

정치

꼭꼭 숨어라 우병우, 네티즌 수사대가 나가신다

ⓒ 오마이뉴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소시적 안해본 사람이 없는 국민놀이 숨바꼭질입니다. 찾는 자와 숨는 자 사이의 치열한 신경전과 머리싸움이 볼 만한 이 놀이가 때 아니게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의 증인으로 채택된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국민들 사이의 숨박꼭질이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 전 수석은 현재 어딘가로 '꼭꼭' 숨은 상태입니다. 7일 열렸던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최순실과의 골프 회동 의혹을 받고 있는 그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위와 장모가 동시에 국민의 눈을 피해 잠적해 버린 것입니다. 이에 세간의 관심은 사라진 우 전 수석에게 쏠리고 있습니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복잡한 퍼즐을 맞추기 위한 핵심 인물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인인 우 수석이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국회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그를 소환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허탕이었습니다. 그는 불과 얼마 전까지 검찰과 경찰, 국정원 등 사정기관을 떡주물렀던 민정수석이었습니다. 법률적 지식은 물론 동물적인 상황판단 능력까지 갖춘 권력의 심장이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국회의 동행명령장 발부를 미리 예측하고 숨어버린 것입니다.

애시당초 우 전 수석이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파다했습니다. 청문회 출석요구서 수령을 그가 끝끝내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법리에 능통한 인물답게 그는 청문회 출석 요구일 일주일 전까지 출석요구서를 수령하지 않으면 청문회 출석을 하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을 십분 활용했습니다. 국조특위의 계속된 출석요구서 전달에도 우 전 수석이 일절 응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우 전 수석은 2차 청문회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인인 그가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능멸한 것입니다. 얄팍한 법률적 지식과 훤히 내다보이는 꼼수로 눈 앞에 닥친 위기를 모면하려는 행태는 치졸할 뿐더러 비겁합니다. 팔짱을 낀 채 천연덕스럽게 검찰 수사를 받던 오만과 기세는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우 전 수석이 자취를 감춰버리자 정치권도 뿔이 났습니다. 그를 청문회에 세우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골몰하는 모양새입니다. 국조특위 위원장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출석하지 않은 증인의 경우 3~4차 청문회에서 다시 부를 방침"이라며 "필요하다면 현장조사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정조사의 권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 전 수석을 비롯해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안봉근, 이재만, 김장자, 최순득, 홍기택, 유진룡등 이번 사건과 관련된 증인들이 줄줄이 불출석한 것에 따른 조치입니다.


ⓒ 오마이뉴스


야당은 그보다 훨씬 단호합니다. 이 참에 아예 국회에 출석하지 않는 증인들을 처벌하는 일명 '우병우 방지법'을 발의해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의 행태를 바로잡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 관련 규정을 손질하기로 했습니다. 이 개정안은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거나 서류제출을 거절한 사람, 증언·감정을 거부한 사람에게 벌금형 없이 바로 징역형으로 형벌 수위를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 백혜련 의원,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 등도  국정조사나 청문회 출석을 거부하는 증인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법안을 속속 발의하고 있습니다.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며 자취를 감춘 우 전 수석이 정치권을 자극해 법률안 개정 움직임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된 셈입니다.

국민들도 분노하고 있습니다 . 이미 우 전 수석은 '우병우 게이트'로 국민적 공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일개 차관급 정무직 신분임에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했던 그는, 그 권력을 칼처럼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쥐락펴락 해왔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는 최순실이 정국을 집어삼키기 이전 수개월 동안 '우병우 게이트'로 지독한 몸살을 앓아야 했습니다. 최순실 이전에 이미 국정 농단의 씨앗을 우 전 수석이 뿌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를 향한 국민적 분노가 서릿발처럼 매서운 이유입니다.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종적이 묘연해진 우 전 수석을 찾기 위한 색출작업이 대대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갖가지 기발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봉주 전 의원은 "대한민국을 절단내고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능멸한 우병우 일당을 공개 현상 수배한다"며 현상금 200만원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우 전 수석과 국민들 사이에 한바탕 숨박꼭질이 시작된 것입니다.

네티즌 수사대는 국정원 저리 가라할 정도의 뛰어난 정보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2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을 모른다고 끝까지 잡아떼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한 방에 무너뜨린 것도 네티즌 수사대의 가공할 정보력 덕분이었습니다. 국민들에게 '공공의 적'이자 '분노의 표적'이 되어버린 우 전 수석이 네티즌 수사대의 날카로운 레이다망을 피해 어디까지, 그리고 언제까지 숨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세상이 보이는 정치·시사 블로그 ▶▶ 바람 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