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4 12일이다. 세간의 이목은 온통 하루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쏠려 있다. 여야 정치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유권자의 표를 하나라도 더 끌어 모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들의 움직임을 따라, 입을 따라 대중의 시선도 함께 움직인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처럼 총선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다.

그래서일까. TV를 틀어도 신문을 펼쳐 봐도, 포털사이트를 훑어보고 SNS를 들여다 봐도 온통 선거와 관련된 이야기 뿐이다. 이해할 수 있다. 총선은 앞으로 4년 동안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일꾼을 뽑은 중요한 국가 행사가 아닌가.

그런 면에서 총선 관련 뉴스를 대량 송출하는 언론과 그 정보를 빠르게 소비하는 대중들의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 당연한 풍경이 불편하고 야속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떫디 떫은 감을 씹은 듯한 껄끄러움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것은 왜일까.

벚꽃과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어 오르고, 개나리와 진달래, 각양각색의 봄꽃들이 수줍게 얼굴을 내밀던 4월의 어느날 아이들이 갑자기 사라졌다. 들뜬 마음으로 수학여행길에 올랐던 아이들이 허무하게 바다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따뜻하고 화사하기만 했던 2년 전 어느 봄날의 일이다.



ⓒ오마이뉴스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에는 '설마'했었다. 대형 여객선이 침몰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고 솔직히 이해도 안됐다. 오보이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실시간 속보에 귀를 기울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부의 '전원 구조' 발표가 나왔다. 그러면 그렇지. 놀란 마음이 진정되고 걱정이 안도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 안도감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정부의 발표가 오보로 밝혀지자 상황은 순식간에 뒤바꼈다.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고 유가족들은 애타는 마음에 발만 동동 굴렸다. 오보 이후 주류 언론들은 정부가 최대 인력을 투입해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앞다투어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설마'하는 마음을 지우지는 않았다.

그 이후에 벌어진 일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로다. 나는 이처럼 끔찍한 비극과 재앙을 일찌기 본 적이 없다. 최대인력을 투입해 구조에 나섰다는 정부의 발표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주류 언론은 현장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장면을 내보내며 국민을 철저하게 우롱했다. 국민들은 TV 모니터를 통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잔인하고 공포스런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정부는 '우왕좌왕' '허둥지둥'을 반복한 끝에 골든타임을 날려버렸고, 현장에 출동했던 해경은 구조가 아닌 '구경'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언론은 마치 정부와 해경이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기에 급급했다.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그 당시 정부와 해경, 그리고 주류 언론이 보여준 행태는 잘 짜여진 한편의 '기만극'이나 다름이 없었다. 국민들은 TV 모니터를 통해 악랄하고 저질스런 상황극을 보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참사의 원인과 책임 규명을 밝히는 과정에서 국민들은 또 한번의 지독한 절망을 경험해야만 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고,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그들은 유가족들에게 망언을 내뱉는가 하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국민들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무능과 무책임에 이어 무개념까지. '세월호'가 바다 깊은 어둠 속에서 밝은 곳으로 나오지 못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가장 눈여겨 봐야 할 인물은 다름 아닌 박근혜 대통령이다. 참사 당일 감쪽같이 사라졌던 그는 이후 '구조의 아이콘'이 되어 나타났다. 구조에 실패한 뒤에는 세상 모든 죄를 짊어지고 가는 '어린 양'으로 변신했다. 사과도 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눈물도 흘렸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참사에 대한 거센 비난과 비판이 사그라들 조짐을 보이자 그는 더이상 '세월호' ''자도 꺼내지 않았다. 내게는 국가기밀로 남아있는 '7시간의 미스터리'보다  그의 '무정함' '무심함'이 더 미스터리다.



'세월호 인양 콘서트' 포스터 하단 ⓒ세계일보



그러나 '세월호'에 무심하고 무관심한 것이 어디 대통령 하나에 그칠까. 얼마전 세월호 특조위가 주최하는 2차 청문회가 열렸다. 청문회는 몇몇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지만 대중의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지상파에서 생중계하지 않은 점, 총선 이슈에 묻혀버린 탓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속절없이 흘러버린 시간의 영향이 크다.

영원할 것 같던 사랑도, 꺼지지 않을 것만 같던 정열도 시간 앞에서는 무력해지기 마련이다. '세월호'라고 해서 왜 다를까. 더욱이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 아니던가. 2년의 세월은 우리 안에 있던 뜨겁고 강렬한 열기, 터질듯한 분노와 울분을 무뎌지게 하고 순화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세월호'를 향한 대중의 식어버린 마음을 이해 못 할 것은 아니다. 세월의 무게를 감당할 인간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 아리고 아프다. 그것을 인정해 버리는 순간 우리가 믿고 있는 가치 역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것이 정의든 양심이든, 사랑이든 열정이든, 꿈이든 소망이든, 젊음이든 추억이든 우리가 세월의 흐름에 굴복해 버린다면 그것들은 더 이상 우리의 것이 될 수 없다. 안타까운 것은 '세월호'를 바라보는 대중의 무심함이 아니라 그들이 잃어버리고 있는 가치의 소중함이다.

오는 4 16일은 '세월호 참사' 2주기다. 나는 '세월호'를 여전히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그날 이후 2년 가까이 해 오고 있는 일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이 '세월호'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누군가에는 '아직도'의 문제이겠지만 나에게는 '여전히'의 문제다. 내가 '세월호'를 기억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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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6.04.12 08:12 신고

    2014년 4월16일 그날을 잊을 수가 있을까요?
    1980년 5월18일 광주를 잊을 수 없듯이.
    국가와 대통령은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기억하고,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04.12 08:23 신고

    저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전원 구조라는 보도가 나올때 안도의 한숨을 쉬었더랬습니다
    그런데..그런데..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04.12 19:03 신고

    절대로 잊을수도 잊어서도 안됩니다. 우리모두가 죄인입니다. 세월호에 관한한...

  4. Favicon of http://blog.naver.com/cto_hwangga BlogIcon morgin 2016.04.12 23:22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어요. 얇은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도 있었지만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된 사실들도 많더군요.
    대부분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은 불안 공화국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불안이 가득합니다.
    더 안전한 사회를 위해서는 세월호를 결코 잊지 않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을 가장 많이 기울여야 할 사람이 오히려
    그 노력들을 좌절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네요... ㅠ

  5. Favicon of http://koeiking11.tistory.com/ BlogIcon 비가오면 2016.04.13 11:08

    세월호....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써 절대로 잊을수 없는 사건인것 같습니다 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6. Favicon of http://halsun@hanmail.net BlogIcon 여활선 2016.04.15 16:41

    인류는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조직화와 전문가를 양산 합니다!
    이들은 독재의 코드와 노예코드를 가집니다!
    커퓨터와 같이 빠른 계산능력을 보유하지만 인간성도 창의성도 없습니다!
    이들은 기계 처럼 알파고 처럼 2차원적 존재 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골목길 깡패 입니다!
    또 다른 인류는 노예 방관자로 골목길 담장과 같습니다!
    한사람 한사람 민주주의자 즉 노예가 아닌 스스로 황제로 거듭 나야 합니다!

  7. Favicon of http://halsun@hanmail.net BlogIcon 여활선 2016.04.15 16:44

    인류는 노예이고 독재자들은 인류의 습성을 100% 활용 통제 합니다!
    한사람 한사람 민주주의의 참 뜻을 이해하여 사육 되는 노예가 아닌
    황제로 거듭나야 합니다!

  8. Favicon of http://halsun@hanmail.net BlogIcon 여활선 2016.04.15 16:51

    웬? 노예 웬사육?
    모든 사안을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면 황제이고 남의 결정을 따르는 자는 노예 입니다!
    현재 인류는 전문이라는 미명 아래 전문 분야를 인정하는데 각 분야의 전문가는
    해당 분야의 세계가 전부인 줄 압니다!
    알파고가 바둑을 의미 없이 두지만 인간을 이깁니다!
    전문가도 아무 의미 없이 전 인류를 이기고 스스럼 없이 지배 합니다!
    이에 비전문가는 비판 없이 따릅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의견,넛이) 없습니다!

  9. Favicon of http://halsun@hanmail.net BlogIcon 여활선 2016.04.15 16:51

    웬? 노예 웬사육?
    모든 사안을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면 황제이고 남의 결정을 따르는 자는 노예 입니다!
    현재 인류는 전문이라는 미명 아래 전문 분야를 인정하는데 각 분야의 전문가는
    해당 분야의 세계가 전부인 줄 압니다!
    알파고가 바둑을 의미 없이 두지만 인간을 이깁니다!
    전문가도 아무 의미 없이 전 인류를 이기고 스스럼 없이 지배 합니다!
    이에 비전문가는 비판 없이 따릅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의견,넛이) 없습니다!

  10. Favicon of http://halsun@hanmail.net BlogIcon 여활선 2016.04.15 16:51

    웬? 노예 웬사육?
    모든 사안을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면 황제이고 남의 결정을 따르는 자는 노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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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Favicon of http://halsun@hanmail.net BlogIcon 여활선 2016.04.15 16:51

    웬? 노예 웬사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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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비전문가는 비판 없이 따릅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의견,넛이) 없습니다!

  12. Favicon of http://halsun@hanmail.net BlogIcon 여활선 2016.04.15 16:51

    웬? 노예 웬사육?
    모든 사안을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면 황제이고 남의 결정을 따르는 자는 노예 입니다!
    현재 인류는 전문이라는 미명 아래 전문 분야를 인정하는데 각 분야의 전문가는
    해당 분야의 세계가 전부인 줄 압니다!
    알파고가 바둑을 의미 없이 두지만 인간을 이깁니다!
    전문가도 아무 의미 없이 전 인류를 이기고 스스럼 없이 지배 합니다!
    이에 비전문가는 비판 없이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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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Favicon of https://sophist.entinfo.net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6.04.18 19:58 신고

    박근혜의 무정함과 무심함이란 단어에 공감합니다.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9>이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로부터 또 다시 중징계를 당할 모양이다. JTBC <뉴스 9>은 이미 국가정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과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과 관련해 각각 유우성씨와 김재연 의원의 인터뷰를 방송에 내보내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JTBC <뉴스9>이 이번에 다시 중징계를 받게 되면 방통심의위로부터 세번째 징계를 받게 되는 셈이다. 아마도 JTBC <뉴스9>이 방통심의위에게 미운털이 박혀도 단단히 박혀있는 것 같다. 그것이 아니라면 방통심의위의 비상식적이고 불공정한 제재와 징계가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방통심의위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듯 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의 공정성, 정보 통신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올바른 이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설립된 대한민국 기관으로 2008년 이명박 정부시절에 설립되었다. 설립 목적은 방송 내용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 통신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올바른 이용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위키백과에서 부분 인용)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역시 방통심의위의 설립시기와 그 목적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그의 멘토 최시중을 내세워 방송통신위원회를 만들고 방송장악의 마수를 본격적으로 드러내던 시기에 방통심의위도 함께 설립되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명박•최시중 이 오래된 콤비는 영민하게도 대국민 우민화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내었고, 이를 위해 정권 내내 대대적인 언론•방송접수작전을 펼쳤다. KBS, MBC 등의 지상파는 물론이고 YTN을 위시한 케이블에도 속속 특수임무를 부여받은 정예의 요원들을 투입했다. 그리고 2011년 말 탄생한 종편으로 인해 이 올드보이들의 오래된 꿈은 마침내 실현되었다. 호시탐탐 방송진입을 노리던 수구보수언론과 장기집권을 꿈꾸는 정치권력이 영원한 동맹관계를 맺음으로써 그들은 이제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철옹성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이명박•최시중의 작전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완벽하게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인다. 여론장악을 통해 수구보수세력은 재집권에 성공했고, 조중동의 족벌언론들도 종편을 통해 부와 기득권 강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당분간은 이 공고한 외벽이 무너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명박이 쌓아놓은 시스템을 통해 청와대에 무혈입성한 박근혜 대통령 역시 미래를 위한 보험상품을 구비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장에 최측근인 이경재 전 의원을 임명하더니(현재는 최성준 위원장 체제), 얼마전에는 방통심의위원장으로 박효종 서울대 교수를 임명했다. 그는 잘 알려진대로 뉴라이트 포럼을 이끌던 대표적인 보수우익 인사다.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심의해야 하는 곳에 이명박과 마찬가지로 특명을 부여받은 낙하산을 투입한 것이다.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보장한다는 방통심의위의 설립목적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이번에 방통심의위에서 문제 삼고 있는  JTBC <뉴스9>의 방송 내용은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다이빙벨' 투입을 주장하는 부분이다. 그들은 손석희 앵커가 방송을 통해 다이빙벨의 투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와 해경에 대한 불필요한 분노를 야기시켰고, 정부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고 구조작업을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통심의위의 견해와 상관없이 JTBC <뉴스9>이 그동안 중징계를 받은 방송들은 하나 같이 (저들의 주장처럼) 정부에 대해 불리한 여론을 유발시키는 내용들이었다. 따라서 이 세가지 개별사안은 결국 방통심의위의 징계사유로 본다면 결국 하나로 통한다. 정부에 불리한 내용을 방송에 내보내면 곧 응징하겠다는 방통심의위의 발상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방통심의위의 제재는 비단 JTBC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온누리 교회 강연 내용을 방송한 KBS 9시 뉴스 역시 방송내용을 문제삼은 방통심의위에 의해 그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반면에 정부에 유리한 내용을 보도한 방송, 허위사실을 보도한 방송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여론이 극도로 나빠진  문창극 후보자의 구명을 위한 지원방송은 물론, '세월호 탑승자 전원 구조'라는 어처구니 없는 오보로 유가족과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사고의 초기대응에 심대한 차질을 빚게 만들었던 MBC에 대해서는 별일 아니라는 듯이 유야무야 넘어갔다. 이같은 일방적인 편애는 결국 방통심의위가 정부의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언론과 방송이 공정성과 공공성에 입각해 그 공익적 기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작동해야 할 방통심의위가 오히려 노골적으로 정부 편에서 정부 비호에 앞장서고 있다. 자기 모순, 자기 부정, 이율배반을 국정철학으로 삼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 제대로 어울리는 색깔이 아닐 수 없다. 


반대로 JTBC <뉴스9>는 솔직히 굉장히 의외의 행보를 보이며 사람들을 혼란 속에 빠뜨리고 있다. 종편마저 수중에 넣은 거대 족벌언론, 그 트라이앵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JTBC <뉴스9>의 역주행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 그 자체다. JTBC <뉴스9>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방송으로 자리매김하리라는 것을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진정한 자기부정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이 경이로운 반전의 중심에 손석희, 그가 있다. (그가 JTBC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 어떤 변화들이 일어났는지는 아래의 글을 참고하면 될 듯 하다)


관련글 ☞ 손석희의 JTBC행, 그 이후 달라진 것들 


방통심의위의 징계 예고가 얼마나 부당한 것인지 본 글에서 논하는 것은 지극히 무의미하다. 이미 그들이 얼마나 편향되어 있고 정치적인 자들인지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말 놀라운 것은 처참하게 무너진 언론과 방송의 현실에서 분투하고 있는 손석희라는 인간 그 자체다. 





우리는 그가 세월호 참사 기간 내내 어떤 심경으로 방송에 임했는지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그리고 그가 어떤 심정으로 뉴스를 제작하고 방송을 하며,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지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진심은 통했다. 사람들이 그를 통해 이 삐뚫어진 시대가 감추려하는 진실을 보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손석희를 통해 언론과 방송의 가능성과 희망을 보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 넘치는 시대, 개인의 양심과 보편적 상식이 단단하게 쌓여있는 시대, 부정과 부패에 대한 단호한 원칙이 살아있는 시대라면 손석희가 저리 빛날 까닭이 없다. 손석희가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이 시대가 불의의 시대, 양심과 상식이 사라진 시대, 부정과 부패가 만연한 시대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시대라면 손석희처럼 뚜렷한 소신과 분명한 원칙을 가진 언론인이 정치권력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JTBC <뉴스9>을 향한 정치권력의 지속적인 견제와 압력은 진실을 위해 거짓과 불의에 맞서 저항했다는 하나의 상징이자 빛나는 훈장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필자는 오늘 또 하나의 빛나는 훈장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 JTBC <뉴스9>이 고맙고 또 고맙다. 빛나는 훈장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 시대는 보다 정의로워지고 보다 공의로운 시대가 될 것이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18 14:30 신고

    공정성을 잃은 방통위의 징계.. 한도 끝도 없이 퍼붓네요..나쁜넘들...

    암튼.. 잘 버터줘서 고맙고... 가고자 하는길...끝까지 흔들림없이 갔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9 00:11 신고

      손석희는 아마 괜찮을 겁니다.
      KBS도 조금씩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고,
      일선 기자들도 각성의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어요.
      아주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서민들이죠. 버틸 수 있을 지...
      ㅠㅠ

  2.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4.07.18 14:52 신고

    이병철과 박정희의 악연이 있어 손석희는 당분간 끄떡없습니다.
    삼성이 버리지 않는 한 계속갑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9 00:21 신고

      ^^,
      새로운 블로그 깔끔하던데요.
      계획하신 일들 뜻대로 잘 이루시길 바랍니다.
      늘 강건하시길...

6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가 이제 불과 하루 남았다오늘(17) 여야의 극적인 합의가 없다면 '세월호 특별법'의 회기내 처리는 무산된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는 어제 4자 회담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위한 담판을 시도했지만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했다. 세월호 피해에 대한 국가배상 및 보상문제, 피해지역에 대한 지방교부세 특별지원과 공공요금 감면, 정부의 세월호 추모 사업비용 지원 및 4·16 재단 지원 등 25개의 비 쟁점 항목에서는 여야간의 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조사위원회(조사위)'수사권'을 부여하느냐의 여부에 있었다

 

새누리당은 조사위에 수사권을 부여한 전례가 없고 형사사법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상설특검이나 특임검사를 도입해서 조사위와 협의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조사위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지휘를 받아야 하고 강제수사를 할 때에는 판사의 영장발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사권 부여가형사사법체계를 무너뜨리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과연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 그리고 '세월호 특별법'의 수사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지리한 공방의 이면에는 어떤 정치적 속내가 있는 것일까





수사권은 수사기관이 범죄의 혐의 유무를 밝히기 위해  범죄사실과 증거를 찾고 수집할 수 있는 법적인 권한을 말한다. 수사기관은 법적으로 부여받은 수사권에 따라 범인을 체포하거나 구속할 수 있고, 고소·고발 사건을 조사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사권은 수사기관이 범죄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필수적 요건이다. 수사권이 없다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의 주장대로 수사주체에게 수사권이 없는 사건의 진실규명은 과연 가능한 것일까. 우리는 수사권이 없는 진실규명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문사위원회) 활동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의문사위원회는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0년 10월 17일에 출범해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6월 30일까지 활동한,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의문사 규명을 위해 설치된 대통령 직속 기구였다. 당시 의문사위원회에는 별도의 수사권이 부여되지 않았다. 조사대상에 대한 출석요구, 출석요구 거부자에 대한 동행명령, 진술청취, 자료제출 요구, 실지조사 등의 권한만이 의문사위원회에게 부여돼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참고인이나 특정 기관이 동행명령, 자료제출, 실지조사 등을 거부하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해도 과태료 1,000만원만 내면 그뿐이라는 데에 있었다. 수사권이 없다보니 의문사위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지극히 제한적이고 관련기관이 작정하고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달리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당시 참고인이었던 전직 대통령들과 의문사 사건의 실제 담당 검사들은 의문사위원회의 이같은 한계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이를 철저히 이용했다. 그들은 의문사위원회의 출석요구와 동행명령을 거부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이 자행한 국가폭력의 중심에 있던 국정원, 기무사, 경찰 등의 국가기관에 대해서 수사권이 없는 의문사위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전무하다는 데에 있었다. 해당기관의 증거제출 거부, 증거조작 및 은폐, 허위진술 등에도 의문사위원회의 권한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세월호 특별법'에 조사위의 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는 의문사위원회의 전례로 볼 때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입장은 '불가()'에서 도무지 움직일 줄 모른다. 수사권 부여가 대한민국의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 저들이 내세우는 일관된 주장이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의문사위원회의 경우를 면밀히 드려다 보면 새누리당이 수사권 부여에 난색을 표하는 이유가 실상은 다른 곳에 있음을 의심케 한다. 왜 그럴까? 무능과 태만으로 사건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해양수산부와 해경, 사건발생 이후 몇시간이 지나도록 사태파악조차 못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청와대의 지휘체계 문제, 사건 당일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의 사건 대응의 적절성 여부 등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해양수산부, 해경, 국정원 등의 정부기관은 물론 청와대와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까지 강도높은 조사가 이루어져야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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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반환점을 돈 국정조사에서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첫날부터 특위위원들의 팽목항 방문 불참을 시작으로 대단히 불성실하고 무성의한 태도로 유가족들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그들은 월드컵 일정을 핑계대고 7·30 재보선을 문제삼으며 기관보고까지 늦추려 했던 사람들이다.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새누리당의 행동은 이처럼 한결 같다. 딴마음을 품고 있는 것이 눈에 선한 사람들에게 수사권을 가진 조사위의 성역없는 수사는 절대로 반가운 상황이 아니다. 게다가 새누리당에게는 청와대,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에게로 향하는 세월호 책임론의 화살을 결사적으로 막아야 할 특명도 있다. 이같은 상황은 새누리당의 수사권 부여 반대 입장이 결국 세월호 참사의 불똥이 청와대로 튀는 것을 방지해 보겠다는 출구전략의 일환임을 말해준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지난 14일 부터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될 때까지 국회와 광화문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세월호 대책위는 "국정조사로는 진상규명도, 안전한 사회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심지어 희생자와 가족을 모욕하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비웃음도 보았다. 국민과 가족이 참여하는 특별법을 꼭 만들어야 한다"며 특별법의 조속한 여야 합의를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조사위에 수사권은 물론 기소권까지 부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발의한 특별법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새누리당의 안은 위에서 살펴본 의문사위원회의 한계가 고스란히 나타날 수 밖에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료제출도 거부가 가능하고 동행명령을 위반해도 과태료만 내면 그뿐이다.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또한 유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안 역시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수사권을 활용해 사건의 진상을 밝혀낸다 하더라도 책임자 처벌을 위한 기소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력에 예속되어 있는 검찰이 공정하게 기소권을 행사할 것이라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 (물론 유가족 대책위 측은 조사위에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은 검찰에 대한 불신때문이며 이를 끝까지 고집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건의 원인 및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강구'의 3단계 과정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이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겉으로는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타결을 유가족과 국민에게 약속하고 있으면서도 속으로는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 구하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통과 지연의 책임이 새누리당에 있는 것처럼 진실을 왜곡하고 호도하고 있다.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버리고 진정성을 갖고 조속히 세월호 특별법 입법에 응해줄 것을 촉구한다"는 새누리당 대변인의 주장은 이를 명징하게 뒷받침하는 방증이다. 두말할 것 없이 '세월호 특별법'의 여야 합의가 불발된 결정적인 이유는 조사위에 대한 '수사권'의 인정 여부다. 과연 이를 누가 반대하고 있는가. 아전인수에 있어서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새누리당이 이번에도 유가족들과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명확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조사위에 수사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 새누리당이 주장하고 있는 상설특검과 특임검사 도입을 통해 진실 규명이 완전하게 이루어질 가능성 역시 그다지 높지 않다. 특검을 통해 국민적 의혹이 해소된 경우보다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해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조사위에서 '수사권'을 가지고 공정하고 면밀하게 이번 사건을 조사해 나가야만 한다는 것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제 국회의 회기종료까지는 채 하루도 남지 않았다. '세월호 특별법'의 처리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유가족들은 물론이고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리당략을 버리고 '세월호 특별법'을 즉각적으로 수용해야만 한다. 이는 300여명의 승객들과 꽃다운 아이들을 허망하게 떠나보낸 못난 어른들이 저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속죄이며 참회다. '세월호 특별법' 회기 내 처리를 강력히 촉구한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17 10:26 신고

    지금 자기몸도 추스리지도 못한 세월호유가족과 생존자 아이들의 단식과 도보행진으로 ...눈물이 눈앞을 가리고 가슴이 져리는데....
    지 식구살리겠다고.. 수사권 못내놓는다고 저러고 있는 새누리당...정말..이거 ...가만 나둬야합니까?
    에휴....땅이꺼지는 한숨만..나옵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7 11:48 신고

      한동안 아이들 생각하면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그 분들이야 오죽하시겠습니까.
      이런 것들에서 조차 정치싸움을 하고 있으니 참 가관이 따로 없지요.
      저렇게 하고서도 대통령이랍시고, 웃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침이라도 뱉고 싶은 심정입니다.
      부정선거로 당선되더니, 하는 꼬라지를 보면 정말
      DNA는 역시 못 속이나 봅니다.

2011년 1월 21일 청해부대 소속 'UDT/SEAL'팀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의 선원들을 구조해 내기 위한 2차 기습작전에 돌입했다. 작전명은 '아덴만 여명 작전'. 마치 영화의 제목을 연상시키는 이 비장하고 멋들어지는 작전명에 화답하듯 선원들은 극적으로 구조되었다.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하는 한편 단 한명의 사상자도 없이 선원 21명 전원을 구조해 낸 쾌거가 수 만리 떨어진 조국으로 빠르게 전달되었다. 청와대도 분주해졌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명박은 "제가 직접 지시했습니다"라는 멘트가 섞인 대국민담화문을 작전이 끝난지 30여분 만에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갑작스러운 이명박의 등장은 적잖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목숨을 걸고 선원을 구조해낸 당사자들인 청해부대의 'UDT/SEAL'팀의 혁혁한 전과에 이명박이 재빠르게 숟가락을 얹은 모양새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실패했던 1차 작전 때는 작전지시를 하지 않았던 이명박이 성공한 2차 작전에는 득달같이 자신이 지시했다고 담화문까지 발표하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었다. 


더욱 가관은 이후의 사건 전개 과정에서 드러났다. 석해균 선장이 5~6발의 총상을 입었고, 그 중 한발이 UDT 대원의 총알로 밝혀진 것이다. 그동안 청와대와 군은 석해균 선장의 총상은 해적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 온 터였다. 이에 따라 청와대의 입장도 덩달아 곤란해졌다. 진압과정에서의 선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한 무모하고 위험천만한 작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호의적이었던 언론도 진압과정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EU 해군은 "인질의 안전을 무시한 작전"이라며 "이같은 유형의 작전을 따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완벽한 작전이었다며 자화자찬에 날새는 줄 몰랐던 청와대와 이명박의 입장이 돌연 머쓱해지는 순간이었다. 당시 진중권은 이와 관련해 이명박과 노무현을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치인의 유형에는 "작전 초기엔 '모든 것을 군에 맡겼다', 작전 성공(?) 후엔 '내가 명령을 내렸다'"'이명박형' "작전 전엔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진다', 작전 후엔 '난 한 일이 없다'" '노무현형'이 있다며 이명박의 행태를 꼬집었다. 


한 나라의 국정을 책임지는 최고통수권자로서 국가적 비상상황시에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물론 각자의 몫이지만 우리의 보편적 상식은 '이명박형'과 같은 정치지도자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아덴만 여명 작전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명박형'의 지도자는 책임져야 할 상황에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자신의 공적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면 어디서든 번개같이 나타난다. 필자라면 이런 정치 지도자는 단언코 'No Thanks'다. 





청와대의 김기춘 비서실장은 어제(10일) 세월호 참사의 컨트롤타워 논란과 관련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의하면 재난의 최종 지휘본부는 안행부(안전행정부) 장관이 본부장이 되는 중앙재난대책본부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물러난 김장수 전 안보실장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 한 것으로 청와대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다시한번 보여주는 방증이다.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노고가 안쓰러울 지경이다. 이쯤되면 이명박의 '숟가락 얹기'는 애교로 봐줄만 하다. '달인' 김병만이 울고갈 정도의 '무책임의 달인'들이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청와대,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무책임한 정권의 민낯을 보고 있다.  

 

세월호 사건은  선박의 도입에서 부터 운항, 사고 이후 대응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정부의 총체적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난 최악의 참사였다. 선박의 운항심사와 관련한 인•허가를 담당하고 있던 해경은 청해진해운측으로부터 향응접대를 제공받고 형식적 심사를 통해 규정을 통과시켰고, 인천항만청은 청해진해운의 변조된 선박도입계약서를 확인절차도 없이 허가해 항로에 투입시켰다. 또한 컨테이너 적재량을 검증해야 하는 한국선급은 적재량을 속인 청해진해운의 '적재량 신청서'를 그대로 승인해 참사를 부추겼다. 이처럼 이미 노후할 대로 노후한 선박에 각종 위법과 편법이 동원되었음에도 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해당기관은 태만과 비리 등으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해경의 초기대응은 또 어떤가. 진도교통관제센터는 사건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듯 우왕좌왕하며 귀중한 시간을 허비했고, (김기춘 실장의 말대로라면) 재난컨트롤타워이어야 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사고가 발생한지 한참이 지나도록 사고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게다가 안행부와 해수부 장관의 의전때문에 구조가 지연되는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들을 발견하거나 구조하기가 힘이 듭니까"


이는 사건 당일 오후 중대본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보인 반응이다. 필자는 이야말로 수백명의 승객들을 죽음으로 밀어넣은 박근혜 정권의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는, 피가 거꾸로 솟는 장면이라 말하고 싶다. 사고 발생 이후 대통령이 중대본을 방문하기까지 9시간이 넘도록 대한민국의 최고통수권자라는 사람이 사태의 경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무슨 말이 더 필요한지 필자는 모르겠다. 무려 삼백명에 가까운 승객들이 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희생자의 유족들은 평생을 악몽 속에 갖혀 지내야 할 지도 모른다. 땅이 꺼질 듯한 한숨과 생살을 도려내는 고통 속에서,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닌 삶을 살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 아마 매일 매일의 삶이 지옥과도 같을 것이다. 저들에게 이런 절망과 고통을 안겨준 장본인들은 누구인가. 그리고 과연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그러나 책임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에만 급급한 저 지독한 철면피들은 어제도 오늘도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로써 지난 대선 전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이명박 정권시절 조차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던 우스개 소리가 허언이 아니었음이 판명되었다. 그렇다, 차라리 남의 밥상에 숟가락 얹기는 기본이고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국민들의 염장깨나 지르던 그 시절이 지금 생각해보면 호시절이었다. 이명박은 수십조원의 국민 혈세를 강바닥에 수장시켰을지언정 수백명의 고귀한 생명들을 차디 찬 바닷물 속에 수장시키지는 않았다. 이명박 역시 무책임하기는 했지만 저들처럼 대놓고 뻔뻔하지는 않았다. 


서두에 언급했던 진중권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침몰 할 땐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침몰 후엔 '나는 아무 책임이 없다"로 귀결될 '박근혜형'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치권력이 얼마나 끔찍한 재앙을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당연히 '이명박형'을 넘어선 최악 중의 최악이다. 따라서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의 실상들을 똑똑히 기억해서 후대에 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길만이 이런 후안무치한 자들이 다시 집권하는 비극을 막을 수 있고,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를 예방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insamansa.tistory.com BlogIcon 소금인형2 2014.07.11 11:33 신고

    오 ^^ 티스토리 블로그로 옮기신 거 이제야 알았네요.

    앞으로 자주 들르겠습니다 ^^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1 12:17 신고

      반갑습니다.
      다음에서 이리로 넘어온지 약 한달 반 됐어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라 방문자수가 몇토막이 났는지 모르겠네요.
      ^^;
      네, 저도 찾아뵙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11 12:40 신고

    상처난 심장에 칼로 푹 쑤셔넣는 그런 고통입니다.
    뻔뻔스런 얼굴과 대답..표정.. 담아내고 싶지않은 사람들이지만.. 똑똑히 기억해야겠지요..
    여전히.. 몸도 추스리기 힘든..세월호의 피해당사자가 직접 나서 가슴울리며 진실을 규명을 외치고 있는데.. 그들를 제대로 대변할 그 누구도 없다는 것도...우린. 뼈저리게...기억해야겠지요ㅠㅠ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1 12:43 신고

      결국 남겨진 우리들의 몫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리 허망하게 간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들의 한을 풀어줄 책임이..

  3. 사야아즈나블 2014.07.11 12:49

    아 !! 게시판에 저의 글 삭제 할려고 했더니 님의 답글 땜에.. 지울께요 바람부는 언덕님 답변도 정리해 주시길요.. 후원 계좌번호 알려 주시구요 그럼 수고 하세요..ㅎㅎ 아래 님의 글 잘 봤습니다 블로그 댓글은 처음이라 글 쓰는 게 좀 복잡 하네요.. 현제도 넘 글이 논리적이고 훌륭합니다 넘 부담 갖지 마시길요.. 님 같은 분이 계셔서 희망이 보입니다..ㅎㅎ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1 13:44 신고

      사실은 다음 아고라 답글에서 말씀드렸듯이
      다음달 경부터 후원자를 찾아볼 생각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간단한 베너 광고와 후원을 요하게 된 취지와 배경,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글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샤야아즈나블님의 뜻밖의 제안에 조금 당황했어요, 사실.
      조금 조심스럽기도 하구요.
      누군가의 후원을 받게 된다는 것, 그것은
      이전과는 다른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니까요.

      샤야아즈나블님께서 후원해주신다고 해도
      이전보다 더 좋은 글, 만족할만한 글이 나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번주부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중에는 매일 글을 쓰고,
      주말은 재충전을 할 생각입니다만, 어쩌면 그 계획도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겁니다. 이해하시지요?

      그러나 한편으로 제 실험이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지
      무척 기대도 되면서, 또 그 첫 시작을
      샤야아즈나블님께서 열어주시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본격적으로 후원은 다음달부터 시작할 생각이었습니다만
      보여주신 관심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최고의 글을 쓸 자신은 없습니다만,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나가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4. 2014.07.11 14:30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2 00:23 신고

      댓글을 지금 봤습니다.
      넘 과분하게 보내신 것 아닌가 합니다.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바람으로는 월 만원씩 한 300분만 정기적으로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제가 지금 하는 일을 반으로 줄이고 글 쓰는 일에 매진할 수 있겠다 생각하고 있는 참입니다. 지금으로선 꿈같은 일이지만, 또 모르지요. 그렇게 될 수도...^^;

      원래 누구에게나 첫 경험은 잊지 못하는 법입니다. 제가 사야아즈나블님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보내주신 후원금도 과분한 것이지만 제게 말할 수 없는 용기와 힘을 주셨어요. 그것만으로도 너무 소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사야아즈나블님의 마음,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힘 내겠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격려와 관심 감사드립니다. 꾸벅~~~

  5. 사야아즈나블 2014.07.12 12:31

    네, 많은 분들이 정기후원으로 가정경제에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과찬의 말씀입니다.. 님께서 힘이 나신다고 하니, 엔돌핀이 마구마구 솟네요 고맙습니다
    우연히 본 바람부는언덕님의 짧은 글에서 고민이 깊구나 생각 했어요
    마음 놓고 글 쓸 수 있게 바람부는언덕 님을 알고 계신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함께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네요.. 현실적인.. 가정경제에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네요
    작은 정성이라도..... 양심있고 성실하고 능력있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잘 됐으면 좋겠네요
    그럼 수고 하세요
    아, 벌써 점심이네...ㅋ 점심 맛난걸로 드세요.. 그럼 이만.

1.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다. 그들을 위로했고 눈물도 흘렸다. UAE 순방 길에 앞서 특별히 대국민 담화문도 발표했다. 해경을 해체하는 것은 물론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공직사회를 혁신하며,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등의 후속조치에도 신경을 썼다. 이 정도면 대통령과 정부로서 할만한 조치는 다 한 것이다. 언제까지고 세월호 참사의 아픔 속에 머무를 수는 없다. 이제 이쯤해서 슬픔은 가슴에 묻고 미래를 위해 나아가자. 


2. 국가와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지켜내지 못했다. 애타는 유가족들의 절규와 고통을 철저히 외면했다. 정작 만나달라고 애원할 때는 관심조차 없더니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반이 극에 달하자 청와대에서 형식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대통령은 원인 규명도 없고, 인적쇄신도 없는 셀프 개혁을 영혼없이 낭독하더니 느닷없이 UAE행 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참사의 최종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면서도 책임은 다른 사람에게 묻는 희한한 상황극이 또 다시 연출됐다. 이제 그만 잊자고? 아니! 이번에는 절대로 잊지도, 가만히 있지도 않겠다. 





첫번째는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인식과 태도이고 두번째는 현재의 민심이 박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우리 사회를 향해 외치는 소리다. 물론 박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겠고, 이와는 반대로 이번 참사에서 드러난 박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 태도인가에 대한 답은 온전히 각자의 몫이다. 서로 다른 견해와 사상이 충돌하고 갈등하며 사회적 합의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궁극적으로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태도이자 가치다. 


언급한대로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직후 UAE로 향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여전히 가시질 않고 있고, 실종자 수색 등 사태 수습이 제대로 마무리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의 해외 순방은 아무리 '원전 세일즈'의 목적이 있다고 해도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번 참사에 대한 박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성토하는 국민여론과 정서에 역행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국민 담화문 역시 그 진정성을 의심케 만드는 내용 일색이라 더더욱 그랬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재발방지대책 중 가장 먼저 강구되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고의 원인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에 있다. 그 다음이 책임소재에 따른 책임자 처벌, 그리고 그 다음이 근본적인 시스템의 개혁, 마지막이 시스템을 운용할 사람에 대한 인적 쇄신이다. 그런데 담화문이 담고 있는 진상규명에 대한 내용이 아주 모호하기 그지없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책임 소재에 따른 엄중한 신상필벌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당연히 사고를 유발시킨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수가 없다. 첫단추가 제대로 끼워지지 않은 옷이 어디로 향할 지 가늠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얼렁뚱땅 급조된 재발방지대책은 또 다른 참사를 이끌어 낼 뿐이다. 





인적 쇄신 역시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시스템을 운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따라서 시스템의 개혁과 혁신보다 더 우선해야 할 것은 이를 운용하는 사람을 쇄신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이번 참사를 키운 원인 중의 하나는 전문성을 우선시해야 하는 자리에 코드인사와 낙하산 인사를 통해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관료이기주의를 양산한 것에 있었다 . 그런데 관피아의 폐단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척결의지를 밝히면서도 최근 단행된 인사 역시 낙하산과 보은인사로 점철되어 있다. 어불성설이 따로 없다. 앞 뒤 말이 전혀 맞지 않는 박 대통령의 이같은 인식과 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대국민 담화문 속에 담긴 내용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따라서 많은 국민들이 서두에 언급한 두번째 마음을 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 대통령과 이 정부에게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구체적인 의지도 능력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월호가 침몰한 이유를, 수많는 승객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모른다. 수많은 국민들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가족의 아픔과 고통을 위로하는 이유를 아직도 모른다. 또한 이들이 '절대로 잊지 않겠다'며 노란리본을 달고 분노하는 이유를 여전히 모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박 대통령과 정부는 이 모든 것들을 유발시킨 근본적인 원인이 다름아닌 자신들에게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이처럼 황당하고 기가 막힌 코미디가 또 어디 있을까.


얼마 전 작고한 프랑스의 외교관이자 작가인 스테판 에셀은 '분노할 일에 분노하기를 결코 단념치 않는 사람이라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킬 수 있으며,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다'라고 말하며 공적인 분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두에 언급한 첫번째와 두번째의 인식과 태도 중 여러분은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그 어떤 것도 정답은 없다. 그러나 이 한가지는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적인 분노는 부당하고 부정한 권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나아가 시민의 권익을 지켜내기 위한 정당한 정치행위라는 사실을.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5.21 08:27 신고

    89. 쾅! ^^*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5.21 09:54 신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여긴 비가 많이 오네요.
      사람들의 마음도, 특히 유가족들의 마음도 그렇겠지요.
      언제쯤이면 이 비가 그칠까요, 언제쯤이면,,

MBC가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를 명예훼손 및 모욕혐의로 고소할 모양이다.  지난 2012년 12월, 당시 자사기자였던 이상호 기자를 '명예실추와 품위유지 위반'이라는 명목으로 해고하더니 이번에는 고소를 하겠다 한다. 이상호 기자가 지난 8일 고발뉴스를 진행하면서 'MBC가 언론이기를 포기한 노골적인 왜곡보도로 대통령을 옹위하고 있다'는 허위사실을 보도해 MBC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상호 기자가 MBC뉴스를 '기자가 아닌 시용기자가 만드는 뉴스가 아닌 흉기'로 지칭하는 등 공용방송인 MBC를 모욕했다는 것도 문제 삼고 있다. 





이상호 기자가 MBC로부터 해고를 당한 이유는 그가 MBC측이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을 비밀리에 접촉하고 인터뷰를 시도했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공개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이 내용이 알려지자 사회적으로 커다란 논란이 일어났다.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둔 민감한 시점에 북한 최고지도자의 장남을 은밀하게 접촉해서 인터뷰를 시도했다는 것이 특정후보를 돕기 위한 저의가 아니면 설명이 되질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MBC는 관련 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오히려 이상호 기자가 '악의적인' 유언비어를 유포했다며 결국 해고시켜 버렸다. 


그러나 이상호 기자의 폭로가 '악의적인'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은 이내 밝혀졌다. 당시 김정남을 인터뷰했던 MBC의 허무호 특파원이 관련 사실에 대해 이상호 기자의 주장이 맞다고 확인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는 악의적인 거짓말로  MBC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품위 유지를 위반한 것은 이상호 기자가 아니라 MBC 자신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재판부도 지난 2013년 11월 22일 판결에서 이상호 기자의 손을 들어주며 그를 해고한 MBC의 처사가 부당한 것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명박과 김재철이라는 '덤 앤 더머' 콤비가 탄생한 이후,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MBC의 품격을 논하는 것은 정말이지 고단한 일이다. 가치없는 일이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명예, 품위, 그리고 품격 등의 이 고상한 어휘들과 작금의 MBC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사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다루는 MBC의 행태를 비판한 이상호 기자의 방송 내용은 참신해 보이진 않는다. 멘트도 진부했고, 무엇보다 MBC의 왜곡 편파보도에 대해 구체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12일 MBC 기자회 소속 30기 이하 기자 121명이 발표한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가 더 원색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성명서에서 기자들은 MBC가 "정부에 대한 비판을 축소했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다"라며,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는가 하면, '구조 인력 700명', '함정 239척', '최대 투입' 등 실제상황과는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다"고 고해성사를 했다.  받아쓰기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의 학생들이나 하는 행위이지 거대 방송사에서 할 짓은 절대 아니다. 공영방송이 정부의 발표를 '받아쓰기'에 급급했고, 실제상황과는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했다면, 이상호 기자가 방송한 내용이 하나 틀린 말이 아니란 것이 입증이 된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결국 MBC의 빗나간, 아니 막나간 방송의 처참한 몰골을 자사 기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인 것이다. 


'명예'란 세상에 널리 인정받아 얻은 좋은 평판이나 이름을 의미하는 단어다. 그런 면에서 MBC가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를 고소하면서 '명예'를 거론한 것은 참 쌩뚱맞다. 작금의 MBC에 실추될 명예가 남아있는지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후안무치'란 바로 이런 경우를 염두해 두고 만들어진 사자성어일 것이다. 





사실 MBC의 추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뢰도 1위의 방송사로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만 하다. 진실을 보도해야 하는 공영방송으로서의 막중한 책무를 망각하고 있는 MBC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공교롭게도 자사의 드라마가 살며시 언질해 주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하면 할수록 현 MBC의 상황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5.16 07:21 신고

    ㅎㅎㅎ
    개과천선...아..바라는 바입니다ㅎㅎ

  2. Favicon of http://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5.16 11:56

    633. 쾅!
    티스토리로 오시니까 훨씬 좋네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5.16 12:07 신고

      히히히,
      그런데, 좀 손해가 막심이네요.
      완전 다시 시작해야 되는 거라서.
      ^^;

어제(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처음으로 현안을 보고하는 자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수백명의 승객들이 목숨을 잃은 국가적 대참사 앞에 여야는 이례적으로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세월호 참사는 이전에 있었던 참사들, 이를테면 'KAL기 폭파사건', '성수대교 붕괴', '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경주리조트 붕괴' 등의 사건들과 비교해 볼 때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대단히 조심스럽고 죄송스럽지만) 지금껏 보지 못했던 충격적인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을 통해 전파된 사건이다. 이전의 사건들이 이미 일어난 결과에 대한 인지의 문제였다면, 이번 세월호 참사는 사고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죽느냐, 사느냐의 사투가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국민들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끔찍한 재난영화들과 괴기스럽고 엽기적인 호러물들이 이보다 더 공포스러울 수 있을까.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끔찍하고 충격적인 사실은 박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해경, 승무원 등에게 승객들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는 데에 있었다. 눈 앞에서 승객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창문 틈으로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를 보고도 이들이 현장에서 한 일이 거의 없다. 선내 진입은 애초부터 꿈도 꾸지 않았고, 그저 멀뚱하니 배가 침몰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었다는 말이다. 나는 이렇게 무섭고 괴기스러우며 절망적인 장면을 일찌기 보질 못했다. 간절히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며 선내에 머물러 있던 승객들, 아직 꽃피지도 못한 우리의 아이들이 그렇게 죽어 갔다.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을 국가가 죽였다. 동의하느냐"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을 향해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현 의원은 묻는다. 강 장관은 "그 당시 상황을..."이라며 말을 잇지 못한다. 저 말줄임표가 담고 있는 의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나는 모르겠다. 그 당시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없었다는 건지, 그 당시 상황이 구조가 용이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부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업무파악도 안된 터라 잘 모르겠다는 건지 당췌 모르겠다. 재차 "동의하느냐"고 묻는 김현 의원에게 그는 "그렇게 단답식으로 말씀하시면..."이라고 말하며 여전히 말을 아낀다. 이제야 감이 잡힌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정부에게, 박 대통령에게 누가 되는 발언은 삼가하겠다는 의도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를 방기한 정부가 이 정권의 안위는 끔찍히도 챙기고 있다. 이런 자세로 세월호 사건에 임했더라면 승객들을 그리 허망하게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의원들도 강 장관의 무책임한 태도와 답변이 눈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서청원 의원은 갑자기 "잘못했다고 얘기해라. 네가 다 죄인이다. 뭐 그렇게 변명이 많냐"라며 고성을 질렀고, 이재오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저렇게 질문하면 '무조건 우리가 잘못해서 사람을 못 구했다. 죽을 죄인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장관의 태도 아닌가. 실종자가 남아 있고 이렇게 됐으면 '우리가 잘못해서, 책임자가 잘못해서 죽을 죄를 졌다'고, 이렇게 답변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친절하게도 답변의 요령까지 알려주고 있다. 


여야가 모두 합심해서 정부를 성토하는 것은 매우 보기드문 장면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정부여당은 한 몸으로 움직이는 결사체들이 아닌가. 그러나 새누리당이 정부를 대놓고 비판하는 이 기묘한 상황에 당황해 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성토하고 있는 정부 책임의 최종기착지는 안전행정부이지 박근혜 대통령은 아니기 때문이다. 서청원과 이재오, 이 둘은 여론의 파고에 누구보다 민감한 산잔수전 다 겪은 정치의 달인들이다. 박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비등해지자, 책임을 질 누군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게다가 6•4 지방선거가 코 앞이다. 무책임한 정부여당의 모습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는 없는 일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이 참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는 것을 저들이 모를리 없다. 이 황당하고 해괴한 여당의 '분노 코스프레'는 이런 내막을 알고 본다면 참으로 민망하기 그지없다. 수백명의 승객들이 어떻게 죽어갔는지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 마당에 이런 상황에서도 저들은 정치적 계산에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의 막말을 섞은 분노가 향해야 할 곳은 부임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신임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이 아니라 박 대통령이어야 한다. 그녀는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지는 최고통수권자로서 할 수 있는, 그리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책무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료들은 자의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 말은 절대로 책임지지 못할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기서의 책임이란 물질적, 도의적 책임을 모두 망라하는 개념이다. 배가 침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 할 수 없었던 것은 해경 및 관련기관이 이후에 벌어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자금, 인력, 기기 등의 인적· 물적 책임과 함께 추후 구조작업 중에 벌어질 수도 있는 각종 사건 사고 등에 대한 법리적 책임 등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이 책임을 과연 누가 감당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정리되야만 한다. 박 대통령이 직무유기를 한 부분이 바로 여기다. 최고통수권자로서 의사결정권자로서 이 부분에 대해 관료들에게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질 않았다. 이렇게 되면 관료들은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새삼 조명받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주목해 보자. 태안에서 발생한 기름유출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분명하게 말한다. 추후 생길 지도 모르는 법적인 문제, 비용문제 등에 개의치 말고 지금 필요한 것은 다 동원해서 기름유출 확산을 반드시 막으라고. 이렇게 대통령의 명확한 언질이 있으면 관료는 그제서야 (책임소재가 분명해 졌으므로) 움직일 수 있는 명문을 얻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은 바로 이 부분에 놓여 있다. 대통령으로서 반드시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자신의 책임은 회피한 채 수하의 관료들을 나무라며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이는 그녀가 대통령의 소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거나 아주 무책임하거나 둘 중 하나다. 따라서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을 국가가 죽였다. 동의하느냐"고 묻는 김현 의원의 저 질문은 아주 유효하다.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이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인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경 대구에서는 사상 최악의 지하철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151명이 부상을 당했고, 192명의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단순 방화로 발생한 화재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습니다. 그것은 당시 가연성 물질로 가득했던 열차 내부 시설로 인해 차량이 순식간에 유독가스로 뒤덮였고, 열차 안의 승객들이 미처 대피할 겨를도 없이 유독가스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이유는 사실 따로 있었습니다. 애초 화재가 시작됐던 '1079' 열차와 반대 방향으로 운행하던 '1080' 열차가 현장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없이 중앙로역에 정차한 것입니다. 게다가 이 열차의 기관사는 연기가 객실 내부로 들어오자 열차 문을 닫은 후 "잠시 후 출발할 것이니 기다려 달라"는 안내방송을 여러차례에 걸쳐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화재로 인해 전기가 끊긴 열차는 출발하지도, 문을 열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1079' 열차에서 옮겨붙은 불은 삽시간에 번졌고, '1080' 열차에서 전체 사망자의 74%에 이르는 142명의 승객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구조된 승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안내방송으로만 10여 차례에 걸쳐 "그대로 있으라", "자리를 이동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기관사의 잘못된 상황 판단과 부적절한 지시가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세월호' 사건은 10여 년 전 발생한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와 매우 흡사합니다. 이번에도 승객들은 승무원들의 "선내에서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라"는 지시대로 선내에 머물러 있다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열차의 승객들과 여객선의 승객들이 기관사와 선장의 지시를 따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들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방법과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탈출 메뉴얼을 숙지하고 있는 전문가들이고, 무엇보다 승객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승객들은 승무원들을 믿고 그들의 지시와 통제에 최대한 협조해야만 합니다. 만약 승객들이 승무원들의 지시와 통제를 따르지 않고 자신들의 의지대로 행동한다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고 아비규환이 따로 없는 무질서와 혼돈 속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입니다. 


1997년에 제작된 영화 '타이타닉'에서는 배가 침몰하는 위급상황임에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승무원들과 승객들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승무원들은 승객을 구하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입니다. 자신들의 목숨보다 승객들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고 승객들의 탈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영화속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사건에서도 선장은 물론 1~6등 항해사, 기관사 등의 승무원들은 승객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선장이었던 에드워드 존 스미스는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가 침몰하는 배와 함께 최후를 맞았고, 1등 항해사였던 월리엄 맥마스터 머독은 승객은 살리고 자신은 얼어 죽었으며, 5등 항해사였던 해럴드 고드프리 로우는 배가 완전히 침몰한 뒤에 구조자들을 강제로 재편성해 다른 배에 타게 하고 빈 배로 지원자들과 함께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생존자들을 구하러 가서 4명을 더 구조했습니다. 이 밖에도 기관장이었던 조셉.G.벨은 배에 전력 공급을 위해 끝까지 배에 남아서 분투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고, 타이타닉호의 설계자였던 토머스 앤드류스 역시 끝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가 흡연실에서 최후를 맞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승객들 역시 승무원들의 지시와 통제를 비교적 잘 따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자와 어린아이를 우선적으로 배우 태우는 것은 기본이고 목숨이 경각에 달린 위급 상황임에도 승무원들의 통제에 따라 질서를 유지하려는 자세를 잃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영화가 아닌 실제상황에서 승객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필자가 알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어쩌면 영화의 극적인 감동을 위해 조금 과장되게 미화한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대부분의 승무원들이 승객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의 노력을 했다는 것으로 볼 때, 이와 같은 승무원들의 지시와 통제 아래에서였다면 승객들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합니다. 타이타익호의 침몰은 빙산을 조심하라는 경고를 흘려 들은 승무원들의 부주의가 빚어낸 참사였지만, 사고 이후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승객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승무원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었습니다. 


영화 '타이타닉'은 우리 사회를 참 부끄럽게 만드는 불편한 영화입니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세월호 참사'와 비교해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일사분란하게 작동해야 하는 구조 시스템 및 사고 매뉴얼 등은 반드시 구비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의 경우 열차 내 화재를 전혀 염두하지 않은 가연성 소재가 차내 물품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고기관사의 잘못된 상황 판단과 부적절한 지시가 피해를 더욱 키우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또 어떻습니까? 승객의 안전과 생명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선장과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기다리라"고 말하고 자신들은 배 밖으로 가장 먼저 탈출했습니다. 배가 침몰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그들은 승객들보다 자신들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이들에게서 타이타닉호 승무원들의 책임있는 자세와 살신성인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차라리 사치에 가깝다는 것이 이들이 목숨을 건진 이후의 모습에서 확인됩니다. 사건 현장에 도착한 9시 30분부터 선실에서 마지막 카카오톡 메시지가 전달된 10시 17분까지 47분 동안 '세월호'의 침몰을 '세월아 네월아' 보고만 있었던 해경 역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경찰 공무원으로서의 책임의식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검경합동수사본부가 밝힌 대로 해경이 사고 지역에 도착한 직후 세월호에 진입해 구조를 시도했더라면 대부분의 승객들은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경은 침몰해 가는 세월호의 깨진 창문 사이로 승객들의 모습을 보았으면서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명백히 직무를 유기한 것으로 승객을 구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구하지 않은 것입니다. 재난구조시스템은 고사하고 해경에게는 최소한의 직업윤리와 소명의식 조차 없었습니다. 


박근혜 정부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정부의 위기관리시스템에 대한 총체적 난맥이 여실히 들어났고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잘못된 사실을 공표하고 방송과 언론을 통해 거짓말과 내용 부풀리기를 시도하는 등 여론을 호도하려는 기만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SNS를 통제하고 이를 색깔론으로 물타기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예기치 않은 참사로 크게 상심하고 있을 유가족과 국민들을 향해 정부가 할 온당한 처신이 아닙니다. 유가족들과 국민들이 박 대통령과 정부의 사태수습을 위한 진정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까닭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너무나 큰 상처와 아픔을 안겨주고 있는 비극입니다. 이 끔찍한 비극은 이보다 100여 년전에 발생했던 타이타닉호의 침몰과 비교해 볼 때 더욱 더 우리를 아프게 만듭니다. 그들에게는 있는 어떤 것이 우리에게는 없기라도 한 것일까요? 그러나 이는 다른 승객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린 '박지영, 김기웅, 정현선' 씨의 살신성인의 모습으로 인해 설명이 되질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는 책임의식과 소명의식의 문제이고 결국 인성의 문제라는 것을 말해 줍니다. 이 정부와 해경 및 관련 기관, 세월호의 승무원들에게 반드시 있어야 할 책임의식과 소명의식과 인성이 없었다는 것이 '세월호 참사'의 결정적인 원인이었던 것입니다. 시스템도 결국 사람이 운영하는 것입니다. 시스템 이전에 사람 안에 내재되어 있는 본연의 것들을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가장 높으신 곳에 있는 앉아 있는 분부터 시작해서 말단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움직이고 있는 사람, 그 사람에 대한 검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야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흑기사 2014.05.14 13:59

    기관사 3년형 받고 현재 풀려나 있습니다..
    그 기관사도 중앙통제실 명령을 받았다는게 얼마전 밝혀졌습니다..
    중앙통제실에서 마스터키 뽑고 도망가라고 명령했다더군요..
    .
    제대로 현장 파악 못한 중앙통제실..그런 중앙통제실에 생각없이 복종한 기관사..합작품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비통에 잠겨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함께 울고 슬퍼하고 있습니다. 특히 희생자들의 대부분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어린 학생들인 탓에 자식을 둔 부모들의 동병상련 속에 슬픔이 가시질 않는 것 같습니다. 


이는 인지상정이며 당연한 일입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늘 한결 같기 때문입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낸 부모들은 그 자식을 평생 가슴에 묻어두고 한을 삵이며 하루하루를 살아낼 뿐이라고. 생각해 보십시요.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근근히 버티며 살아내는 것이랍니다. 이런 삶은 과연 어떤 삶일까요.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하루하루가 가슴을 후벼 파는 고통과 애절함, 답답함과 막막함 속에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가기가 힘들 겁니다. 자신의 분신이며 모든 것이었던,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들 딸들이 한 순간에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멀쩡이 살아있는 생명들을, 충분히 구할 수 있던 생명들을 정부와 관련기관들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허망하게 보내버린 것입니다. 


그 생명들은 칠흑같던 어둠과 추위 속에서 '기다리라'는 무책임한 어른들의 말만 믿고 몇 시간, 몇 십시간을 절망과 공포 속에서 오지도 않을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발만 동동 구르며 지켜보고 있었을 유가족들의 심정은 지옥이 따로 없었을 겁니다. 아이들이 살아 돌아올 수만 있다면, 가족들의 얼굴을 다시 볼 수만 있다면 그 지옥같은 상황쯤은 차라리 견딜 수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실종자 중 어느 누구도, 단 한사람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왜 살아 돌아올 수 없었는 지 유가족들은 알고 싶어 합니다. 


실낱같던 희망마저 모두 사라져 버린 지금 유가족들은 이 정부와 대통령에게 납득할 만한 이유를 알려달라고 애타게 외쳐봅니다. 그러나 정부도, 대통령도 아무도 답을 해 주지 않습니다. 돌아오는 것이라고는 오히려 유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정부와 사회고위층의 릴레이 망언들 뿐이니 기가 막혀서 그저 말문이 막힐 따름입니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숨을 쉬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불가항력의 자연재해나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이며 '관재'입니다. 여기에는 그 어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정부 요직에 있는 사람이나 고위층의 생각은 이와는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국민정서와는 동떨어진 그들의 인식과 태도는 도덕과 양심은 물론이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인성마저 의심케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80명이나 구했으면 대단한 것" (해경 간부의 발언)

"세월호는 좋은 공부의 기회, 꼭 불행만은 아니다"  (새누리당 송영선 전 의원)

"국가안보실은 재난 대처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세월호 침몰, 좌파 단체 색출해야"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의원)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 (김시곤 KBS 보도국장)


이따위 정신나간 무개념의 막말이 다른 상황도 아닌 '세월호' 참사를 두고 나왔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습니다. 인간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수준의 발언들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지도층의 입에서 조폭이나 양아치들도 하지 않을 망언들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참담하기 그지 없는 일입니다. 그들에게는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보듬어 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기 때문이며, 나아가 그들도 누군가의 아버지요 어머니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보도된 박승춘 보훈처장의 세월호 침몰 관련 발언도 고위공직자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부적절했을 뿐만 아니라 무책임했습니다. 그는 지난 2일 서울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가 아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무슨 큰 사건만 나면 우선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국가가 위기에 처하고 어려울 때면 미국은 단결하지만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정부와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이 관례가 돼 있다." 미국에서 발생한 9·11 사태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경우 9·11 테러가 났을 때 부시 대통령이 사후보고를 받은 뒤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어깨를 두드려 줬는데 이후 대통령 지지도가 56%에서 90%까지 올랐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정부 비판과 비난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승춘 보훈처장의 발언은 앞서 언급했던 망언들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회지도층의 인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입니다. 거듭되는 망언 속에서 그들이 이번 사건을 '인재'나 '관재'가 아닌 '불가항력'의 재난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더욱이 박승춘 처장의 인식은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사회지도층의 인식이 얼마나 국민정서와는 동떨어져 있는지 명징하게 보여줍니다. 


어쩌면 우리는  'IMF 사태'와 같은 국가가 초래한 위기상황, 태풍이나 폭우로 인한 자연재해성 재난, 백화점 붕괴나 기름유출 사건 등의 참사 등에서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세계가 감탄하는 단결력과 살신성인의 자세를 기억해 내지 못하는 그의 편향된 뇌구조를 탓해야 하는 지도 모를 일입니다 . 그는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위기가 아니라 국민의 위기이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했기에 발생한 일이지  9·11 사태와 같은 반정부세력이 일으킨 테러가 아니라는 것을 모르고 있나 봅니다. 


그는 보편적 상식을 가진 국민들이 살고 있는 세상과는 다른 딴 세상 속에 살고 있는 별종임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고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간 뒤 대통령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는 이유를 가늠하지 못할리 없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할 대통령으로서 어린 학생들과 가족을 갑자기 잃은 유가족께 무엇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식을 마치고 나가면서 참석자들을 향해 아주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놀랍게도 박 대통령은 그 시각 웃고 있었습니다. 마치 이명박이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유체이탈의 웃음을 날리던 장면과 매우 흡사합니다. 물론 지지자들을 향해 표정관리를 한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면 공과 사, 해야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쯤은 반드시 분별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향한 진심어린 마음이 있었다면 저렇게 행동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박 대통령이 이번 참사에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은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의 그것과는 대단히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리고 박 대통령과 사회고위층의 이와 같은 책임을 망각한 행동과 망언들이야말로 국민들의 분노와 비난을 유발시키는 가장 큰 동인입니다.


국가와 정부는 다른 무엇보다 우선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 박근혜 정부는 그렇게 하질 않았습니다. 게다가 무능과 무책임도 모자라 이제는 희생자들과 유가족은 물론이고,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는 국민들 마저 기만하는 망언과 망동들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불난 집'의 불을 함께 꺼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겪입니다.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참으로 오만한 '나쁜' 정부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 국가 권력의 오만과 무책임은 우리에게 국가와 정부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게 만듭니다. 또한 이와 같은 권력의 오만과 폭주에 맞서 국민들의 권익과 특권을 어떻게 강화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오래된 숙제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우리는 자유당 이승만의 부정과 독재를 막아낸 4.19 혁명, 전두환 신군부의 장기독재 의지를 꺾은 87년의 6월 항쟁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독선과 오만에 찌들어 있는 정치권력은 절대로 스스로 국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의 각성과 행동만이 이 오만한 정부의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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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5.11 08:15 신고

    5. 쾅! ^^* 저녁 맛있게 드셨나요? 홍홍~

옛 속담에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잘못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뉘우치기는 커녕 오히려 불같이 역정을 낸다면 어떨까요. 아마 이런 사람과는 두 번 다시 상종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혹 다혈질의 성정을 지닌 사람에게 저렇게 행동했다간 대번에 싸움이 일어나거나 큰 사단이 일어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잘못을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나 위의 속담처럼 안면몰수하고 적반하장으로 나온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관계는 깨질 수 밖에 없고 피차 간에 감정의 골은 깊어지게 마련이며, 최악의 경우로 치닫을 수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현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바로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의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미 정부는 학생들이 SNS를 통해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댓글을 달 경우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는 공문을 일선학교에 내려보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비등해지자 정부가 통제에 나선 것입니다. 또한 한겨레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어제(7일)는 교육당국이 교사들의 추모 집회 참가를 막기 위해 일선학교에 공문을 보낸 것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한겨레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박근혜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온라인 상에서의 정부 비판 여론뿐만 아니라, 추모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조차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부의 이같은 태도는 지난해 연말 세간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안녕하십니까' 대자보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모습과 매우 흡사합니다. 당시 정부는 일선학교에 생활지도 공문을 보내 학생들이 '안녕하지 못합니다'라고 화답하는 릴레이 대자보를 붙이지 못하도록 통제했습니다. 학생들이 무슨 까닭으로 이 낡은 소통방식의 대자보에 격하게 공감하고 반응하는지는 이 정부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정부의 관심은 오직 하나,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질책하는 민심의 소리를 차단하는 것 이외에는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정부의 태도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왜곡하고 무시하는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체제는 다양한 견해와 사상이 서로 갈등하고 충돌하며 소통한다는 것을 전제로 출발합니다. 갈등과 충돌, 소통의 과정을 통해 민의에 부합되지 않는 견해나 사상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거나 사라지게 됩니다. 정부 당국이 몸서리를 치고 있는 '종북'이라는 것도 사실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도태되고 사라진 과거의 유물일 뿐입니다. 지나가는 사람 백을 잡고 물어 보세요. 3대 세습의 봉건적 통치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북한을 추종하는 사람이 과연 누가 있는지. 인터넷을 통해서, TV를 통해서 북한의 열악한 실상이 모두 공개되고 있는 마당에 그래도 북한의 체제를 추종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아마 대한민국을 극도로 혐오하는 반체제주의자이거나 간첩 혹은 비현실적 몽상가일 겁니다. 그런데 이 정부는 우리나라 국민의 무려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종북주의자'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결국 정부를 비판하거나 정부정책의 모순과 오류를 지적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종북주의자'의 낙인을 찍어야 하는 이유가 이 정부에게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과연 무엇일까요, 그 이유가.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권력은 민의에 따라 이 곳에서 저 곳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승만으로부터 시작해서 박정희의 군부독재와 전두환의 신군부에 이르기까지 민의는 권력에 의해 늘 통제되고 억압되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대통령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어딘가로 끌려가서 모진 고초를 겪고 심지어는 돌아오지 못한 사람도 부지기수였습니다. 민주주의 보다 중요한 것이, 헌법보다 중요한 것이, 국민의 기본권 보다 중요한 것이 당시의 권력자들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이 이명박 정부 이후로 얼마나 많이 훼손되었는지가 이를 증명합니다. 이는 권력자들이 다시금 국민을 통치와 통제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과 2항은 현 대한민국의 상황에서는 유명무실한, 죽은 조항에 불과할 뿐입니다. 정부의 SNS 통제를 통한 정부비판 차단과 어제 한겨레가 보도한 교사들의 추모집회 참가 금지 지침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국민들이 박근혜 정부의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사건 발생 이후 초동대처에서 부터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하며 유가족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가슴에 수차례에 걸쳐 대못을 박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정부는 수백명의 승객을 지켜내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유가족과 국민들을 향해 머리를 조아려도 모자랄 판에 여전히 고압적이며 위압적입니다.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라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작금의 대한민국에서는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혹자는 이와 같은 현상을 일컬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필자는 이 표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작금의 상황에서는 이와 같은 현실인식 조차 한가롭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까?'


여러분은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현 상황을 냉정하게 고려해서 답을 내놓는다면 아마도 이렇게 될 겁니다. 


"적어도 헌법에서는."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BlogIcon 대한민국은 법치국가 2014.05.08 09:26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니까 깽판쳐도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 동시에 법치주의가 지배하는 법치국가입니다
    법을 지키면서 권리를 주장하면 어떤정부든 국민의 뜻을 막지 않을것입니다
    법대로 헌법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법을 무시하고 정치적선동이나 혹세무민적 방법으로 이득을 보겠다는것은 법치국가의 국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차이는 선진국국민은 선거와 같은 민주적절차로 국민의권리를 행사하지만 후진국국민은 쿠데타 폭동 민란...으로 의사를 표현합니다
    정부에 불만이 있으면 선거로 바꾸면 되는것입니다
    미국의오바마도 공화당의원들에게 쓴소리하지 않았습니까
    "억울하면 선거에서 이겨라 "

    • Favicon of http://blog.naver.com/omrice BlogIcon 무늬만 법치국가 2014.05.16 16:44

      법은 그냥 글자일 뿐. 그게 실제로 지켜져야 헌법이라 할 수 있죠.
      그것을 꼬집은 글이라 보여지고요, riot 폭동은 민주적인 절차가 통용되지 않는 곳에서 정의 수호를 위한 최종수단이죠. 그전까지의 절차가 잘지켜졌느냐가 또 관건이고요.
      일제강점시대때 민주적인 절차로 나라를 찾을 수 없듯이 현 절대권력만능주의에서 민주적 절차로 국민이 정부에 위임시켜준 권한을 되찾기가 힘들죠...

  2. 하모니 2014.05.08 09:53

    말이 추모집회지 정권퇴진 시위지 않습니까?
    추모집회를 정치적 목적으로만 활용하려는 분들이 부끄러워 해야하는 겁니다.
    교사들이 추모하고 싶어도 정권퇴진시위로 변질되니 참여가 어렵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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