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살리기운동본부, 자유통일포럼 등의 보수단체가 3·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바른역사 독립을 위한 시민대회'를 개최하고,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처음으로 현장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다. 교학사 역사교과서로 인해 한바탕 홍역을 치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 문제의 교과서를 다른 날도 아닌 3월 1일에 판매하겠다고 하니 속된 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저들의 머리 속에는 대체 무엇이 들어있는 것일까?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희생을 차분히 기리며 묵도해야 하는 숭고한 날에 저 무모한 자들은 "95년 전 (3월 1일에) 대한독립을 만세 부른데 이어 이제는 자유통일과 바른역사를 위한 만세를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언어도단도 이만한  언어도단이 또 있을까? 수치스럽고 치욕스럽기 그지없다. 



인간의 모든 행위에는 필연적으로 동기가 수반된다. 보수단체들이 95주년 3·1절을 기념하여 바른 역사 독립을 외치며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판매하겠다고 나선 것은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올바른 교과서의 표본이라고 신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읽지도 않고 욕하지 말고, 읽고 나서 말하자'는 저들의 확고한 믿음처럼 과연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제대로 기술된 역사교과서라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교과서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교학사의 역사교과서는 지난 해 10월 교육부로부터 251건에 달하는 수정·보안 권고를 받았다. 모두가 알다시피 현 교육부는 역사왜곡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에 있다. 실질적으로 역사왜곡을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교육부가 교학사 역사교과서에 251건의 수정·보안을 권고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이 교과서의 오류를 명백히 입증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후 교육부의 수정·보완 권고와 교학사의 자체적인 수정으로 총 626건에 달하는 내용이 고쳐졌고, 12월 10일 교육부는 수정·보완이 완료되었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런데 12월 24일 교육부는 출판사의 요청이라면서 또 다시 수정사항을 보완했다. 이렇게 해서 교학사의 역사교과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총 937건 중 751건에 해당되는 내용을 수정했다. 검정단계부터 본다면 무려 2,122건에 해당된다. 이 정도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책 한권을 완전히 새로 기술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건물로 치자면 부실공사도 이런 부실공사가 따로 없는 것이다.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수정·보안된 건수 만큼이나 그 내용도 수많은 역사왜곡으로 가득차 있다. 일본군 트럭에 끌려가는 위안부의 사진 아래에 '한국인 위안부는 부대가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강제로 동원된 피해자가 어느새 자발적 참여자로 둔갑하는 순간이다. 피해 당사자가 이 내용을 보기라도 한다면 혀를 깨물고 싶은 심정이리라. 일제의 헌병 경찰이 독립군 의병을 '토벌'하고 독립운동가를 '색출'했다고 기술하기도 했다. 식스센스급 반전이다. '일제의 헌병 경찰이 아군이 되고, 독립군 의병과 독립운동가가 적군'이 되는 드라마틱한 반전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독립군 의병과 독립운동가들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만큼 대단히 충격적인 내용이다. 임시정부 승인 획득 운동의 주역이 이승만이라는 내용도 들어 있다. 그러나 중국으로부터 임시정부를 승인받기 위해 노력했던 주역들은 이승만이 아니라 김구·김규식·조소앙·박찬인 등 충징의 임시정부 요인들이었다. 이는 명백한, 의도적인 오류다. 이 교과서의 왜곡된 예를 들자면 끝이 없다. 책 한 권을 다시 쓸 정도의 방대한 내용이 고쳐진 마당에 더는 말해 무엇할까? 상황이 이렇다면 이제 우리는 이런 불량품이 최종소비자에게 아무 문제없이 유통되도록 방치하고 있는 관련당국의 의중을 의심해 봐야 한다. 


미래세대에게 잘못된 역사관과 가치관을 심어줄 내용으로 가득차 있는 이 불량품이 아무 문제없이 유통될 수 있는 데에는 관련 당국의 방조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관련 당국자들이 이 불량품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교과서 왜곡 논란의 실체가 이내 드러난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황우여 대표는 "교과서를 하나 만들었는데 1%의 채택도 어려운 나라가 세상에 어디에 있느냐.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현실을 아주 비통하게 보고 있다"고 애통해 한다. 불량품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이를 감시하고 규제해야 할  입장에 있는 집권여당의 대표란 자가 소비자가 불량품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되려 비통해 하고 있는 이 어이없는 상황이 대한민국의 비극이라면 비극이다. 


새누리당 실세 중의 실세 김무성 의원은 "7종 교과서가 현대사를 부정적인 사관으로 기술한 반면 교학사가 긍정적인 사관으로 교과서를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이 역사 교과서 중 현대사 부분을 긍정적 사관으로 배워야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고 이에 따라 애국심을 갖고 국가 발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개드립을 서슴없이 날린다. 그의 말대로라면 일본제국주의를 미화한 식민지 근대화론이 긍정적 사관이 되고 이것으로 배워야 애국심을 갖고 국가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소리가 된다. 이 영혼없는 정치인이 말하는 애국심과 국가란 과연 대한민국을 지칭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지 지극히 의심스럽기 그지없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을까. 여기 그녀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명징한 근거가 있다. 지난 2008년 <뉴라이트 교과서 포럼>이 중심이 되어 만든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출판기념회에서 그녀는 "청소년들이 왜곡된 역사평가를 배우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교과서의 출판으로 이제 걱정을 덜게 됐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놀랍지 않은가.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인식은 뉴라이트의 그것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이쯤되면 이 불량품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을 관련당국이 방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물밑에서 지원하고 나아가 소비자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누구 말마따나 전율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거리낌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보수단체들이 3·1일 오전에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바른역사 독립을 위한 시민대회'를 개최하고,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처음으로 현장 판매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민주주의 국가는 적어도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 만큼은 철저하게 보장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마치 독도에서 대한민국 사람이 '독도는 다케시마다'라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것과 같은 이 어이없는 망동이 아무 꺼리낌없이 일어날 수 있는 대한민국이야말로 그래서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라 칭할 만 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한가지 아쉬운 것은 역시 시기의 문제다. 아무리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는 대한민국이라지만 그렇다고 보편적 상식을 무시해 가면서까지, 더군다나 3월 1일에 이런 극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는 것은 아무래도 나가도 너무 나갔다. 프로파간다는 좌파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은 이제 버려야 한다. 


글의 서두에 인간의 모든 행위에는 필연적으로 동기가 수반된다고 언급했다. 3·1절의 의미와 가치를 저들이 모를리 없다. 그렇게 본다면 역사왜곡의 상징인 교학사 교과서를 들고 천연덕스럽게 웃고 있는 저들의 얼굴은 일종의 조롱이다. 대한민국의 유구한 역사와 순국선열의 희생과 보편적 상식을 지닌 국민들에 대한 조롱이며 도발이다. 적어도 필자에게는 그렇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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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쌍둥이아빠 2014.06.01 07:27

    언덕님만 그렇게 읽히는게 아니라 저도 그런 생각이 들어요..
    뉴라이트 교과서 포럼..
    우리나라의 보수는 친일과 동의어인지..

오늘은 작심하고 쓴소리를 좀 해야겠다. 보자보자 하니까 정말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꼽고 눈꼴시려워서 더는 못봐주겠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하더니 세상에 무슨 꽃이 이렇게 지저분하고 더러운지 모르겠다. 악취도 이런 악취가 따로 없다. 차라리 하수구 시궁창이 이보다는 더 깨끗해 보인다. 


선거 승리를 위해 경쟁자의 약점과 잘못을 부각시키는 것, 물론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어느 정도껏'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허위사실 유포와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는 인신공격 등은, 해서는 안되는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도덕률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최소한의 예의와 도덕률은 이 저급한 막장선거 풍토에서는 도무지 기대할 수 없는 난망함 그 자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타나고 있는 추잡한 작태들을 한번 보자.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부인을 상대로 '출국설, 잠적설, 성형중독설' 등등의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전을 감행하던 사람들이 막상 부인이 모습을 드러내자 꿀벅은 벙어리가 된 듯이 조용하다. 마치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방송과 언론을 통해 그토록 물어뜯었으면, 자신들의 주장이 거짓이었음이 밝혀진 이상 공식적인 사과나 적어도 유감이라도 표명했어야 했다. 그것이 최소한의 인간으로서의 도리다. 그러나 누구 하나 이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책임지라고 읍소하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가 되는 이상한  현실이다. 공직에 있는 사람들의 책임의식이 이모양 이꼴이니 이 사회가 제대로 구동될 까닭이 없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딴지 걸고 있는 박원순 후보의 '스시 도시락' 논란은 또 어떤가. 이 사람은 이제 저렴함과 저급함으로 인생 승부를 보기로 작정한 듯이 보인다. 시멘트처럼 단단히 굳어있는 그 편향적 뇌구조가 급기야 한 인간을 인격 장애에 이르도록 만드는 과정을 우리는 목도한다. 아울러  다양성을 도무지 인정하지 않는 획일화된 사고가 얄팍한 공명심과 결합했을 때 얼마나 반사회적인 폐해를 양산하는지가 이 자를 통해 여지없이 나타난다. 집권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상대 후보 부인의 사생활을 궁금해 하고, 자칭 보수논객이라는 자는  도시락까지 걸고 넘어지는 추잡함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구질구질함이 오히려 안쓰러울 정도다. 씁쓸하고 또 씁쓸하다. 


이번엔 정몽준 후보측과 새누리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농약급식' 논란을 따져 보자. 정몽준 후보측과 새누리당이 올인하고 있는 '농약급식' 논란은 추잡함과 구질구질함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여기에는 고도의 정치적 기만술과 치밀함이 녹아들어 있다. 문제의 핵심은 '감사원이 지적한 허용치 이상의 농약이 검출된 농산물 생산업자에 대한 내용이, 이를 조사했던 기관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에서 서울친환경유통센터로 보고되지 않아 공급중단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감사원 역시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지 867개 학교에 납품된 농산물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정몽준 후보측은 모든 학교에 납품된 식자재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는 식으로 이를 호도하고 있다. 선거판을 흔들기 위해 관련사실을 '침소봉대'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이 문제를 '농약급식 게이트'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공세를 취할 태세다. 마치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 여직원의 인권 운운하며 어떻게 알았는지 '댓글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목에 핏대를 세우던 누군가가 떠오르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들이 과연 학교 급식의 1차 책임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니라 교육감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학교급식법 제 19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 9조에 따라 교육부(교육청)는 농관원에 학교급식에 관한 안전성 조사를 실시할 수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부적합 농가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아니라 서울시 교육청에 통보하도록 되어 있다. 감사원은 관련기관 사이의 정보공유가 안된 바로 이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서울시와 서울시장의 책임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절차와 과정은 무시한 채 이를 오로지 정치쟁점화 하고 있는 정몽준 후보측의 부적절한 행태를 말하고자 함이다. 순리대로라면 이 결과에 대해서 절차대로 이행하지 않은 관련기관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먼저다. 따라서 정몽준 후보측과 새누리당이 정작 문제삼아야 할 대상은 서울시장이 아니라 현 교육감인 문용린 교육감인 것이다. 그러나 오직 선거승리에만 집착하고 있는 저들에게 이런 기본적인 사실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그 결과 서울시장 선거는 정말이지 눈뜨고는 못봐줄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정말 이렇게 까지 해야만 하는가. 이렇게 까지 하면서 선거에 이기고 싶은가. 


우리는 선거를 한 두번 보아온 것이 아니다. 매 5년 마다 대통령 선거를, 4년 마다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루어야 하고, 때때로 보궐선거도 치루어야 한다. 이쯤되면 한 해 걸러 한 번씩은 선거가 열린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럴때마다 이렇게 진흙탕 개싸움을 봐야 하는 건 유권자의 입장에선 정말이지 짜증나고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선출된 인간들이 그에 합당한 역할과 책무를 수행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선거기간 중에 투입된 각종 비용을 뽑아먹기 위해 여러 이권에 개입하고 온갖 특혜와 특권을 물쓰듯 쓰면서, 나눠먹기와 제식구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의 선의에 물을 먹인다. 내세웠던 공약들 역시 언제든 정치적 입장에 따라 없던 일이 되기 일쑤니 사기꾼도 이런 사기꾼들이 따로 없다. 이런 사기꾼들에게 나라살림 맡기자고 매번 이 목불인견의 작태들을 봐야 하는 건지 정말이지 인간적인 회의가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이성적인 인간으로서 대응했을 경우에 해당된다. 감정적 인간으로 변모했을 경우 어떤 상황이 초래될지는 가늠하기 조차 힘들다. 인간의 감정을 가장 원초적이고 말초적으로 배설시키는 수단인 욕으로 치자면 저들은 이미 죽어도 일백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저들의 행태는 차마 눈뜨고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더럽고 또 더럽고 구질하다. 서울시장 선거, 정말 더는 더러워서 못봐주겠다. 


우리는 언제쯤 선거다운 선거를 치룰 수 있을 것인가. 이를 위한 첫번째 과제는 당연히 저질 쓰레기 정치인들을 걸러내는 일이 되어야 한다. 다시는 정치판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정레기'들을 분리수거해야만 한다. 투표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하는 것일뿐 만이 아니라 당선 되어서는 안되는 '정레기'들을 가려내기 위한 과정임을 잊지 말자. 이것 하나만은 절대로 잊지 말자. 






* 이미지 출처 : 구글이미지 검색




며칠 전 자연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드넓은 야생의 초원이 펼쳐진 아프리카의 사바나가 그 배경이었다. 프로그램은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치열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는 광활한 대지의 지배자를 소개하고 있었다. 누구일까, 이 주인공은? 고양이과 최대의 덩치와 힘을 자랑하는 사자일까? 아니면 단단한 뼈조차 통채로 부셔버리는 날카로운 이빨과 엄청난 턱 힘을 자랑하는 하이에나일까? 아니면 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와 날렵함으로 먹이를 단숨에 제압해 버리는 치타일까? 상당히 흥미롭다. 과연 누구일까, 아프리카를 지배하는 최강의 절대강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이 질문에 사자를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사실 객관적으로 본다면 일대일의 싸움에서 사자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육식동물은 아프리카에 존재하지 않는다. 사자의 월등한 체격과 무시무시한 힘은 이 동물에게 아프리카의 제왕이란 호칭을 부여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사자는 이 질문의 답이 아니다. 아프리카를 지배하는 절대강자는 사자도, 하이에나도, 치타도 아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표범이다. 





많은 분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 의문과 궁금증을 가지고 계속해서 글을 읽어 나가길 바란다. 오늘 글은 표범과 닮은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름휴가로 찾은 저도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모래사장에 '저도의 추억'이란 문구를 새겨 넣었다.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가 있는 저도는 박정희 대통령이 여름 휴양지로 활용하던 특별한 장소였다. 따라서 저도는 자연스레 박정희와 오버랩되고 유신독재시절로 연결되는 과거의 공간이자 회귀의 장소가 된다. 그 자신이 곧 국가였던 아버지와 그를 추종하던 사람들 틈에서 유년시절과 젊은시절을 영유했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과거란 화려하고 찬란했던 신화의 세계에 다름 아니다. 공공연히 "매도당한 5·16과 유신, 그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해왔던 박근혜 대통령이 저도를 여름휴가 차 방문한 것은 그래서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녀의 말처럼 아버지인 박정희가 이루어낸 신화의 세계를 현실에서 복원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그녀의 숙원이자 정치적 목표였다.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이 오래된 염원은 쉽게 이루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과거를 복원하는 일은 생각처럼 녹록치 않았다. 대통령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시작된 인사파문과 취임 이후의 인사청문회 논란, 정부조직법 개정안 파문, 대선공약 파기 및 축소 논란, 남북관계 파탄, 방미 중 윤창중 대변인 성추행 사건, 졸속 세제 개편안 파문에 이르기까지 연이어 터지는 각종 논란과 파문으로 국정운영은 꼬일 데로 꼬여만 갔던 것이다. 게다가 국가기관이 개입한 부정선거의혹의 여파로 정치권, 시민단체, 종교계, 대학교 등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잇따랐고 시민들의 대규모 촛불집회 및 야당의 장외투쟁으로 정권의 안위조차 장담할 수 없는 풍전등화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계시라도 받은 것인지 위기의 순간 휴가 차 찾은 저도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오래된 기억으로부터 익숙했던 한 사람을 끄집어 내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그는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었고, 일기당천의 용장이었다. 반대로 그 대척점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을 야기시키는 서슬퍼런 공포 그 자체였다. 그가 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만으로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 더 정확히는 그에 의해 자아를 침윤당했던 사람들의 대오는 심하게 요동치며 혼란에 빠졌다. 그리고 애써 눌러두었던 과거의 상흔이 다시 되살아나는 순간 두려움은 어느새 걷잡을 수 없는 무력감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그의 등장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와의 끔찍했던 과거를 공유했던 사람들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뿐만 아니라 등장의 시기도 기막히게 절묘했다. 출구없는 정권의 위기 상황을 타개시키기 위한 무엇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었다. 난세에는 반드시 영웅이 필요한 법이다. 70이 넘는 노구를 이끌고 그는 이렇게 마법처럼 등장했다. 





서두에 아프리카 최강의 절대강자를 표범이라고 소개했다. 표범은 적을 제압하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본능으로 알고 있는 동물이다. 그는 강하지만 절대로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철저히 자신을 숨기고 적을 기습하며 단번에 무력화시킨다. 표범같은 사내 김기춘, 그는 체제유지를 위해 정치권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며 상대방의 약점을 정확하게 공략할 줄 아는 인물이다.


그의 청와대 입성 이후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주도한 내란음모사건이 터졌고,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수사하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조선일보의 '혼외아들' 보도와 법무부장관의 감찰지시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로써 부정선거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가장 강력하게 부르짖었던 정치 정당이 종북프레임에 갖혀 존폐 위기에 처해지게 되었고,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의혹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책임자가 스스로 옷을 벗게 되었다. 이 작품이 누구의 머리에서 기획된 것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이 '공안의 달인' 김기춘의 등장 이후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합리적 의심의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음미해야만 한다. 정치, 이 살아있는 야생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한 시대를 풍미한 백전노장 김기춘의 등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행정부 장악력에 날개를 달아주기까지 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해 황교안 법무부장관, 홍경식 민정수석 등은 모두 김기춘의 직속후배나 다름없는 사람들이며, 그는 현 청와대 비서실은 물론 내각의 장관들까지도 통제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지닌 청와대 내의 거의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박근혜 정부 1년은 김기춘의 등장 이전과 이후로 극명하게 나뉜다. '저도의 추억'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로부터 불러낸 인물인 김기춘은 다들 알다시피 공안검사 출신으로 유신헌법 제정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40여년 전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아사시켰던 유신헌법의 작성자가 유신독재자의 후예인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되어 나타날 줄 그 누가 알았을까. 이 기막힌 역사의 아이러니를 설명할 적절한 표현을 필자는 도무지 찾지 못하겠다. 훗날 역사는 이 시대를 이렇게 기록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기괴한 유신헌법을 만들며 유신독재의 길을 쓸고 닦았던 한 사내가 대를 이어가며 충성을 다 바쳤던 어떤 이상하고 기묘한 나라가 있었다'


표범같은 사내, 김기춘. 그의 등장으로 이 이상하고 기묘한 나라의 앞날은 짙은 안개 속에 휩싸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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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쌍둥이아빠 2014.06.01 07:30

    공안의 달인.
    최후가 궁금합니다.. 잘리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녹음이 우거져 푸르름이 더해가는 요즘 누구보다 정신없을 사람들이 바로 정치인들이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6•4 지방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정치인들은 이제 일주일밖에 남지않은 선거일까지 자신이 가진 최대한의 것을 유권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후보들이 내세운 각종 공약들이 만개한 벚꽃처럼 춤을 추고, 후보자들은 표심을 얻기 위해 낮은 자세로 유권자들과의 눈높이를 맞추기를 꺼려하지 않는다.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줏가를 한껏 끌어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는 측면에선 반가운 일이다. 


출마를 선언한 정치인들의 민생탐방도 이어지고 있다. 며칠 남지않은 선거일까지 무엇이든 보여줘야 하는 후보들에게 민생탐방은 가장 효과적인 선거홍보 수단이자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민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현실정치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우며 현장으로 달려간다. 바람직한 일이다. 정치는 이렇게 이루어져야만 한다. 서민의 어려움과 애환을 외면한 정치는 이미 그 자체로 정치가 아니다. 정치인들의 민생탐방은 이와 같은 분명한 목적과 이유를 수반해야 의미가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정치인들의 민생탐방이 이와 같은 선한 의도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는 거의 없다. 이는 정치혐오와 정치불신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새누리당의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민생현장에서 숙박하는 '남경필의 무한도전'을 진행 중에 있다. 그는 그 첫번째 일정으로 지난 27일 오후 10시 경 경기도 김포 소재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체험을 했다. 그의 선거홍보전략을 타박할 생각은 없다. 한시간도 아쉬운 마당에 없는 시간 쪼개기며 강행군을 하고 있는 그의 분투는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역시 행위에 담겨있는 정치적 의도다. 


"노동의 대가를 얻기 위해 상당히 힘든 일들을 하고 계시다는 것을 체험했다.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해야 죽은 정치가 안된다. 정치가 이제는 현장으로 와야 한다"


체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소중한 축복이다. 그러나 '남경필 후보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통해 이같은 깨달음을 얻고, 그의 말대로 현장의 목소리를 정치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해주기를 진심으로 당부한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도저히 그럴 수는 없을 것 같다. 몇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굳이 체험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더구나 남경필 후보는 집권여당의 유력한 정치인으로서, 한때 당내 소장파 그룹을 이끌던 리더로서 대한민국의 열악한 노동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치인이다. 그러나 그는 1998년 이후 지금까지 쭈욱 여의도에 머물러 있었으면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쪽의 반대편에 주로 서 있었던 정치인이었다. 죽은 정치를 파생시킨 세력의 한 켠에서 굳건히 자신의 영역을 지켜온 사람이, 이제는 정치가 현장으로 달려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이율배반이자 자기모순이다. 따라서 남경필 후보의 언사는 각성이 아닌 위선으로 읽힌다. 




우리 사회엔 몇 시간의 편의점 아르바이트 체험만으로는 깨달을 수 없는, 저 몇마디 문장만으로는 도저히 담을 수 없는 구조적•경제적 모순들이 존재한다. 작년 이 무렵 연이은 편의점 업주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프렌차이즈 업체들의 가맹점을 상대로 한 '갑의 횡포'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여기에는 남경필 후보가 잘 알고 있듯이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경제적 착취 및 예속과 불공정 행위의 정치•경제적 논제가 놓여있다. 이는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해결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경제민주화는 지금 모두가 알다시피 누더기로 전락한 채 사실상 파기되고 말았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연계된 사회•경제적 문제들은 비단 이것뿐만이 아니다. 최저임금은 물론이고 국내 노동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와도 맞닿아 있으며 노동자의 열악한 복지체계에도 연관되어 있다. 과연 남경필 후보는 이와같은 극단적인 대기업의 횡포와 열악한 노동현실 속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신음하고 고통받고 있을 때, 집권여당의 유력한 정치인으로서 어떤 입장을 취해 왔는가.




몇시간의 체험만으로는 절대로 깨달을 수 없는 삶을 대다수의 서민들이 살아내고 있다. 정치인들이라면 마땅히 그들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그것이 정치인들이 해야할 마땅한 책무다. 현장에서의 아우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충분히 차고 넘치도록 그들은 목이 터지도록 외치고 또 외쳐 왔다. 그러나 단 몇시간의 체험만으로도 단번에 깨달을 수 있는 노동현실을 당신들이 외면하고 거듭 외면해 온 것이다. 그런 면에서 당신들은 방관자였다, 그것도 철저한 방관자였다. 노동의 대가를 얻기 위해 대단히 힘든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구? 남경필 후보,  더 이상 민생을 구실로 서민들을 기만하지 말라. 서민들의 삶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비참하고 처절하다. 




* 이지미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6·4 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조용한 선거가 치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다소의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10%~15% 가량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선거가 불과 일주일 남은 상황에서 정몽준 후보에게 이는 결코 쉽지 않은 격차다. 통상적으로 여론조사에는 숨은 야권표가 존재해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이보다 더 클 수도 있다. 그래서였을까?




6·4 지방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희한한 정치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유권자의 귀에 익숙한 '반값등록금', '무상급식', '뉴타운개발' 등의 정책을 둘러싼 공방이 아니라 후보자의 부인을 두고 설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선거때는 배우자를 보고 표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당장 국민 앞에 나서 배우자가 어떤 분인지 밝히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새누리당의 전 원내대표이자 6·4 지방선거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경환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해 한 발언이다. 오지랖도 이만한 오지랖이 또 없다. 배우자를 보고 표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며 유권자의 투표행위를 능욕하는 대목에선 한 대 쥐어 박고 싶은 심정이다. 이 자는 유권자를 위한 진정한 도리가 무엇인지 가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세상에 배우자를 보고 투표하는 정신나간 유권자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유권자의 소중한 권리행사를 저 따위 저급함에 엮어서 기만하는 졸렬함이야말로 유권자에 대한 도리를 망각해도 이만저만 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자가 바로 얼마 전까지 원내1당의 원내대표였다는 사실은 이제는 인정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대한민국 정치의 후진성이다. 



그런데 박원순 서울시장의 배우자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 비단 최경환 공동선대위원장 뿐만이 아니다.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제기한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김성태 서울시당 위원장, 그리고 정몽준 후보의 부인까지 이 대열에 가세했다. 저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부인은 지금 어디 있는 것인가'와 '그녀가 지금 무얼하고 있는가'에 온통 쏠려있는 듯 하다. 여기에 '잠적설', '출국설', '성형중독설' 등은 이 논란에 가미되는 좋은 첨가제다. 필자는 선거 후보자의 배우자 근황이 이토록 조명받는 선거를 일찌기 보지를 못했다.  참으로 민망한 선거전이다. 비루하고 또 비루하다.



1.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의 배우자가 잠적했다. 

2.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의 배우자가 출국했다. 

3.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의 배우자가 성형중독으로 밝혀졌다.



위에 열거한 1~3번의 사유와 후보자의 자격과는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 것일까. 정몽준 후보측이 들으면 애석해 하겠지만 이 둘 사이의 관계성은 전혀 없다. 선거를 앞두고 후보의 배우자가 돌연 잠적을 했든, 다른 나라로 출국을 했든, 성형중독으로 밝혀졌든 이것들이 후보 당사자의 자질과 능력보다 우선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설사 이 졸렬한 의혹제기가 모두 사실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도대체 저것들과 후보자의 자격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저들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는 앞으로의 선거에서 후보자 부인들의 신상은 물론이고 이들의 배우자로서의 자격을 검증하는 토론회마저 지켜봐야 하는 지도 모른다. 





선거 판세에 대한 비관이 초래하는 조급과 강박은 이성을 흐리게 하고 일탈을 부추긴다. 또한 목적을 위해 정당치 못한 수단을 사용토록 끊임없이 압박하며 유혹한다.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약방의 감초 '네거티브' 전략은 바로 이런 환경에서 흑마술처럼 활용되어 왔다. 그리고 모두가 아는대로 새누리당은 이 분야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당시 박원순 후보는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의 집중적인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이 와중에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 딸의 서울대 부정 전과 의혹마저 제기됐다. 그러나 아들의 병역비리는 이미 검찰과 경찰수사에 의해 무혐의 처리된 사안이었고, 딸의 서울대 미대에서 법대로의 전과 의혹 역시 근거없는 낭설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와 같은 흑색선전과 근거없는 비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아직까지 그 어떠한 사과도 없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 참으로 편리한 사고방식이자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이런 풍조가 정치권이 아닌 일반 시민사회에서까지 횡횡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이보다 더 끔찍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 배우자의 자격에 대해서 논하는 것을 금기시해야만 하는가. 그것은 물론 아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최근에 모 정당에서 보여준 전광석화와 같은 행보는, 유권자들을 위해 후보 배우자의 자격에 대한 뚜렷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어제(27일) 모 정당의 유승우 의원(경기 이천시)은 6·4 지방선거 지역구 공천과정에서 그의 부인이 2억원의 공천헌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인해 '탈당 권유'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는 사실상의 출당조치다. 당 윤리위에 따르면 이번 출당조치는 깨끗한 정치문화와 당 쇄신 노력을 위해서라고 한다. 당황스럽게도 이 낡고 오래된 정당은 우리에게 후보 배우자의 자격을 물을 수 있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배후자의 얼굴이 보고 싶어 목을 매고 있는 정몽준 의원측이 귀감으로 삼을만 하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후보 배우자를 보고 투표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과 이런 후안무치한 자들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더더욱.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BlogIcon 사랑니 2014.05.28 08:20

    아, 이 저질의 인간들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요.

    ㅜㅜ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5.28 10:41 신고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믿습니다. 전 그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돕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구요. 성경말씀처럼 모든 것이 협력해서 선을 이루기를 바랄 뿐입니다.

  2.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5.28 08:28 신고

    96. 쾅!

    문단 줄간격이 어그러졌네용?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5.28 10:39 신고

      아, 그게 이유를 나도 모르겠어요.
      스킨에 문제가 있는건지. 어소님은 스킨 뭐 쓰시나요?
      괜찮은 것 있음 소개좀 해줘 봐요.
      같이 좀 삽시다..ㅎ
      진찌로 좀 알려줘요...부탁해요~~~~

  3.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5.28 14:51 신고

    저도 그럴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땐, 줄 간격이 어그러진 문장들을 긁어서 메모장 같은 곳에 붙여넣기 하고 나서, 그걸 다시 멀쩡한 문장 뒤에 갖다 붙여요. 그럼 되던데요? 설명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ㅋㅋ

구역질과 함께 하마터면 욕지거리가 튀어나올 뻔 했다. 386세대로서 전두환 신군부의 서슬퍼런 독재를 몸소 체험했을 그의 입에서 박정희 독재를 옹호하며 "잘 살수만 있다면 왕정도 상관없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선 정말 그럴 뻔 했다. 


걸그룹 '시크릿' 멤버 전효성 양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저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거든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라며 천연덕스럽게 '민주화'의 의미를 하수구에 내동댕이 쳤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효성 양의 경우 사물과 현상에 대해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효성 양이 '민주화'란 단어의 의미를 '몰랐거나' 적어도 '잘못 알고' 사용해서 생긴 해프닝으로, 표현 자체를 문제삼을 수 있을 지는 몰라도 효성 양에게 돌팔매를 던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런 불량스런 환경을 만들어 낸 기성세대의 책임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함익병 원장의 인식과 발언은 효성 양의 그것과는 본질적으로 전혀 다른 차원이다. 그는 기성세대의 한 축일 뿐만 아니라 '민주화' '민주주의의 확립'이라는 시대적 사명과 당위가 넘쳐 흐르던 1980년 대 전두환 신군부 시절을 살았던 386세대다. 그렇기에 '이한열'과 '박종철'의 죽음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그의 발언은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 온다. 시대적 소명과 당위라는 절대명제가 잘못된 가치관과 주류 페러다임에 빠져있는 한 개인에게 철저히 굴욕당하는 순간이다. 


월간조선과의 인터뷰 내용 하나 하나를 정조준하여 그의 인식을 재단하는 것은 불필요하게만 느껴진다. 파워 글루로 단단하게 부착되어진 그의 관념이 깨질 리도 없거니와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공인으로서의 인식과 발언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저급하고 조악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재를 옹호하고 민주주의를 기만하는 그의 천박한 인식과 태도는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그의 인식과 태도 속에서 이 땅의 '민주화' '민주주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졌던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의 의미가 조롱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1962년 생으로 1986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처절했던 '민주화투쟁'의 한복판을 거쳐오며 대한민국의 '민주화' 과정을 체험한 산 증인이나 다름없다. 그가 이 치열했던 '민주화투쟁'의 과정 속에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필자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와 상관없이 그가 친구이자 동료들인 386세대가 주축이 되어 극적으로 이루어낸 '민주화'의 수혜자임에는 틀림이 없다. (어쩌면 그는 수혜자이면서 동시에 무임승차자일 지도 모른다.) 


1980년 대의 '민주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육체적 정신적 상흔을 입었다. 그가 옹호했던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에는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독재자 박정희의 장기집권과 권력유지를 위해서였다. 그 당시는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법에 의지할 수도 없던 시절이었다. 정권의 눈 밖에 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디론가 끌려갔고 반병신이 되어서 나오거나 영영 돌아오지 못하기도 했다. 야만적인 국가폭력이 국민 개개인의 삶을 치유할 수 없는 상태의 만신창이로 만들었던 무자비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그는 박정희 독재시절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쯤되면 오히려 "독재시절이 왜 나쁜거냐"고  되묻는 이 사내가 정신과 의사가 아니라 피부과 의사라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라는 단어는 사회구성원들에게 흔하디 흔한 일상의 용어로 통용되고 있다. 당연하다. 그러나 이 당연함이 지난 수십년 동안 독재권력에 맞서 싸워온 결과로 얻어낸 산물임을 우리는 환기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민주주의적 환경을 이 땅에 확립하기 위해 우리의 선배들이, 동료들이, 친구들이 대단히 힘든 싸움을 해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한다. 그것이 '민주화'의 수혜자로서, 무임승차자로서 우리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이면서 도리다. 


그러나 함익병 원장의 발언은 이 땅의 '민주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조롱의 의미를 지닌다. 또한 '민주화'의 과정 속에서 국가권력에 의해 희생당한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도리조차 무시한 모욕적 언사다. 그의 발언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이유다. 





'민주화'의 숭고한 의미를 시장 바닥에 패대기치며 "독재가 왜 나쁜 것이냐"고 반문하고 있는 이 얼치기 의사를 정신차리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어쩌면 독재자 전두환의 전설적 망언 속에서 찾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젊은 사람들이 나한테는 아직 감정이 안 좋은가 봐...나한테 당해 보지도 않고"


예나 지금이나 경험은 인간의 정신과 영혼을 살찌우는 가장 좋은 교사다. 이 사내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의료 행위가 아니라, 방송 출연이 아니라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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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2월 20일 한 사람의 정치인이 현실정치를 은퇴하고 우리 곁을 떠났다. 여기서 지칭하는 '우리'라 함은 탁월한 정치적 식견과 거침없는 언변, 비논리적 객기로 무장한 여타 저질 정치인들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철학과 혜안을 가진 그를 그리워 하는 일단의 사람들을 지칭한다. 물론 이와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그가 머물렀던 정당마다 분란과 분열이 일어난 것을 비꼬며 '정당 스포일러'라는 별칭을 부여하는가 하면, 달변가인 그의 거침없는 언사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에게 '촉새'라는 조롱섞인 닉네임을 달아주기도 했다. 그는 이처럼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정치인이었다.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찾고 싶어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납니다. 지난 10년 동안 정치인 유시민을 성원해주셨던 시민여러분 고맙습니다. 열에 하나도 보답해 드리지 못한 채 떠나는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2013. 2. 20 유시민' 


그의 정계 은퇴는 가는 곳마다 화제를 불러 모으며 한때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로까지 여겨졌던 정치인의 퇴장치고는 매우 조용하고 소박했다. 파격적이고 화려했던 그의 등장을 떠올리면 더더욱 그랬다. 그러나 그의 이 소박한 퇴장은 유시민이기에 전혀 이상하지도 어색하지도 않았다. 그는 형식과 절차, 격식 등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기 때문이다. 저명한 학자이자 칼럼리스트에서 국회의원으로, 그리고 이후 보건복지부장관과 야당의 대표에 이르기까지 10년 동안의 애증의 정치인생을 마감하며 그는 원래 있었던 시민의 자리로 되돌아갔다. 





정계를 은퇴한 후 책 집필에 전념하던 그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NLL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여름 무렵이었다. 당시 그는 애초 이 논란에 불을 지폈던 새누리당의 정문헌 의원의 주장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며 이를 '정문헌 의원의 착각 또는 거짓말'이라는 연재 형식의 칼럼으로 자신의 홈페이지에 개재했다. 이 칼럼의 말미에 그는 의미심장한 표현을 남겼다. 그는 "정치참여는 헌법이 모든 국민에게 보장하는 권리이며 정치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말하는 것은 시민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정치 참여 방법이다. 나는 직업인으로서의 정치를 그만두었을 뿐 시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헌법적 권리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대한민국의 주권자로서, 시민으로서의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리고 다짐대로 그는 어제(21일)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추모하는 산문집 '그가 그립다' 북콘서트에 참석해서 박근혜 정권을 향해, 시민들을 향해 묵직한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이 집권 7년동안 대놓고 부패를 저질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와 함께 세월호 사건 역시 부정부패가 그 원인으로 "돈이 오고갔든 안 갔든 원칙과 상식에 어긋나는 반칙과 편법•불법을 저지른 부패"라고 단언했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에서 임명된 고위공직자들의 면면 속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손쉽게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탈세', '편법증여 및 상속', '군 면제', '논문 표절' 등의 편법과 불법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사사로이 사익을 주도하는 자들이 판을 치는 사회가 정의 및 공정과 멀어지는 것은 필연이다. 대형 국책사업에는 언제나 특혜와 담합비리가 속출했고, 부정부패가 만연했다. 이를 엄격하게 지휘•감독해야 하는 공직자들부터가 반칙과 편법•불법에 이미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월호 참사 역시 이같은 부정•부패가 부른 인재이며 관재였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관피아'를 조장하고 활개치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이 정부였다는 뜻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마치 자신은 상관없다는 듯이 이를 구습, 관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최고통수권자로서 대단히 무책임하고 위선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작 유시민이 분노하는 대상은 따로 있다. 그의 날카로운 돌직구가 향하는 곳은 박근혜 정권이 아니라 시민들이다. 그는 "제가 지금도 화가 나는 건 왜 우리 국민들은 마음으로 소통하는 사람들은 내버려 두고 저렇게 물질에 대한 욕망을 대놓고 자극하고, 타인의 마음에 공감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좋아할까 하는 것"이라며 "예전에 정치할 때는 국민에게 화가 난다고 하면 조•중•동에서 '유아무개, 드디어 국민 탓'이라고 하겠지만 이젠 말할 수 있다. 국민들한테도 저는 화가 난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유시민다운, 유시민만이 할 수 있는 화법이자 상황인식이다. 사실 문재인에게 없는 것이 바로 이와 같은 유시민의 투사적 기질과 화법의 기교다. 문재인에게 조금 더 투사의 기질이 있었더라면, 이성의 힘을 조금 덜어낼 수 있는 화법의 기교가 있었더라면 상황은 지금과 많이 달라져 있을 지도 모른다. (본 글의 주제와는 조금 어긋나겠지만) 문재인은, 그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정치를 계속 할 생각이라면 조금 더 전투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 난세에는 영웅이 필요한 법이다. 확실히 그는 지금과 같은 난세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유시민이 분노하는 까닭은 명징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의 분노가 온전히 그만의 것이 아님을 또한 잘 알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의 후진성을 거론하면서 빠지지 않는 지역•이념•세대•계층 갈등과 함께 유시민이 거론한 나쁜 정치인을 걸러내지 못하는 저급한 유권자 의식이야말로 우리사회의 성장과 도약을 가로막는 병폐 중 으뜸이기 때문이다. 정몽준 막내 아들의 일침을 그저 미성숙하고 철없는 아이의 실언으로 흘려 듣는다면 고도의 정치적 기만과 위선이 판치는 세상을 버텨낼 재간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며칠 전 경향신문 김용민 화백의 만평은 우리사회의 기득권과 피기득권 사이의 질곡의 역사를 적나라하게 묘사해서 충격을 주었다. 유시민의 분노 역시 도무지 바뀌지 않는 무분별한 유권자 의식으로부터 기인하고 있다. 어쩌면 유시민의 이 이유있는 도발(?)은 또 다른 논란을 유발할 지도 모르겠다. 그는 관성을 거스르는 타입의 인간이다. 옳지 않다고 믿는 현상들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절대로 지나치지 않는다. 바로 이같은 이유로 그는 혼란과 갈등, 분열을 야기시키는 정치인이라는 오명을 들어 왔다. 언론이든, 정당이든, 정치인이든, 대통령이든 상관없이 그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들을 위해 오래된 관성에 저항해 온 인물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발칙하게도 시민들의 낡은 정치 의식을 겨냥하고 있다. 


유시민의 문제제기가 옳은 것인가, 아닌가는 이를 받아들이는 각자의 몫이다. 그러나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그의 지적처럼 현재 우리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원칙을 무시한 불법과 부정의 광란의 질주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깨어있는 유권자의 올바른 정치행위뿐이라는 사실 말이다. 이 단순하고 명확한 진리가 유권자들 사이에 널리 퍼지지 않는다면 이 질곡의 시간은 꽤 오래 지속될 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아주 꽤 오래도록.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나그네 2014.05.25 00:21

    유시민의 일침, 흘려들어서는 안될 것 같네요.
    정말 부끄러운 우리시대의 자화상입니다. 시민들의 각성이 필요합니다, 그 어느때보다 더.

  2. 뜨네기 2014.10.16 14:01

    유시민이 국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발언을 했군요.
    그러는 유시민 자신은 얼마나 국민들과 소통했는지 정말 되묻고 싶습니다.
    지난해 통합진보당 분란사태때 유시민이 보여준 비겁하고 기회주의적이고 분열주의적인 모습, 자신의 죄를 남에게 뒤집어 씌우고 당을 깨고 나가버리던 그 사악한 얼굴, 참 잊을 수 없습니다.
    노무현 정권에서 무슨 장관인가 하던 시절 신자유주의 정책을 앞장서서 밀어붙이던 분들이 누구이셨던지 유시민과 문재인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런 분이 이제사 '타인의 마음과 공감'어쩌고 저쩌고 떠벌이다니 가증스럽습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통합진보당 분란사태는 재판결과 유시민 일당과 조준호 일파가 저지른 부정선거였음이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그자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죄를 남에게 뒤집어씌우다가 잘 안되자 같이 책임지자며 억지를 부렸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동지들을 종북세력으로 몰아 마녀사냥하는데 앞장서는 더러운 짓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는 당을 깨고 나갔죠. 그과정에서 유시민이란 분은 자신이 만든 '참여당'이 지고 있던 빛 8억원까지 통진당에 떠넘기고 나왔다죠. 참으로 이분이 하는 짓이 MB나 미스 박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집니다.
    이런 분이 국민들에게 분노를 하다니, 도둑이 매를 들어도 유분수군요.
    이런 분의 분노에 공감 할 수 밖에 없으시다니 좀 의아해지는군요.

결국 쪽수에서 밀렸다. K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등 양대노조로부터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KBS 길환영 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안 상정이 KBS 이사회에 의해 보류된 것이다. 이사회는 여당 추천 인사 7인과 야당 추천 인사 4인으로 구성된다. 이 기형적인 이사회의 구성비율은 길환영 사장의 해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얼마 전 KBS본부 부장단은 '정부 여당의 거수기',  '정권의 나팔수', '땡전뉴스', '어용 방송국', '기레기 양산소' 등의 낯부끄러운 조롱을 견디다 못해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총사퇴를 했다. KBS의 양대노조 또한 '보도국의 독립성 침해', '청와대 인사•보도 개입' 등을 문제 삼으며, KBS를 청와대의 꼭두각시로 전락시킨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KBS 이사회는 이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 열렸다. 그러나 이사회는 KBS의 방송 정상화를 외치는 현장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외면했다. 자고로 손바닥은 안으로 굽는 법이다. 정부 여당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방송국, 그 방송국의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이사회 인사의 70% 가량이 정부여당이 내려보낸 자들이라면 그 결과는 시쳇말로 안봐도 비디오인 상황이다.





결국 이사회의 해임 제청안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고, 이에 힘을 얻은 길환영 사장은 수세에서 대대적 공세로 전환한다. 먼저 그는 자신에게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청와대의 인사개입'은 단언코 없다고 강조한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폭로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으로,  문제가 된 백운기 전 보도국장의 인사는 부사장과 보도본부장 3명의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물러난 후 백운기 전 국장이 11일 청와대 근처에서 청와대의 모 인사를 만났고, 바로 그 다음날 신임보도국장으로 임명되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설득력이 아주 떨어진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임명한지 일주일 만에 백운기 전 보도국장을 다시 교체했는지의 이유도 설명해 내지 못한다. 이는 정황상 청와대의 인사개입 논란으로 여론이 시끄러워지자 백운기 전 보도국장을 전격적으로 교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길환영 사장이 권력에 대한 환영에 사로잡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라는 든든한 보호막이 있으니 그의 행보는 이제 거칠 것이 없다. 그는 자신의 권위를 공개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노조를 향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명분없는 불법파업으로 회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헛된 꿈을 접길 바란다" "불법 선동과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그 어떤 사장보다 엄중히 그 책임을 물어 KBS가 힘으로 밀어붙이고 정치세력에 휘말리는 구태적인 문화를 척결하고, 일하는 사람이 존경받고 존중받는 조직문화를 반드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착각과 환영 속에 사로잡힌 자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 중의 하나가 바로 언어 도단이다. 





'언론의 공정성을 위한 파업'은 그 자체로 정당한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법원의 판례가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월 16일 정영하 전 MBC 노조위원장 등 44명이 MBC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에서 "2012년 MBC 파업은 언론의 공정성으 보장받기 위한 것으로 파업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며 MBC가 원고들에게 내린 징계처분은 모두 무효"라며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이는 언론의 공정성을 훼손시킨 주범인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파업이 불법이 될 수 없는 법적인 근거가 된다. 파업의 명분은 차고도 넘친다는 것을 환영 속에 갖혀 있는 길환영 사장이 알 까닭이 없다. 


"정치세력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주장도 언어도단이기는 마찬가지다. KBS를 정치세력에 휘둘리게 만든 장본인들이 바로 이명박 시절의 이병순, 김인규 사장과 그리고 현 길환영 사장이기 때문이다. 구태세력이 구태적인 문화를 척결하겠다는 주장은 적반하장일 수 밖에 없고, "일하는 사람이 존경받고 존중받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내겠다"는 대목에선 실소가 터져 나온다. '기레기'들이 일하고 있는 조직문화 속에서 그 어떤 선한 것들이 만들어 질 수 있을까. 기껏 만들어져 봐야 '개기레기' 밖에 더 되겠나.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신문없는 정부보다 정부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했다. 언론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이 보다 더 명징한 선언은 없을 것이다. 제퍼슨의 언론관을 우리의 실상과 비교해 보면 정말이지 쥐구멍이라도 찾아야 할 지경이다. 저널리즘에 입각해서 공정하고 진실된 보도를 천작해야 할 언론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쥐구멍에 있어야 할 자들이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어지럽히고 있는 이 개탄스러운 상황을 바로잡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정상화는 요원해질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KBS 양대노조는 총파업 찬반 투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그 결과에 따라 2012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언론노조 총파업이 다시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편파•왜곡 보도에 대한 비난과 비판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MBC와 KBS 기자들을 중심으로 자성과 통탄의 목소리들이 분출되고 있다는 것도 언론노조의 총파업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당시 많은 시민들이 언론노조 총파업에 지지와 격려를 보냈던 것은 처참하게 무너진 언론과 방송 환경을 바로잡기 위한 당위 때문이었다. 굳이 제퍼슨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언론이 바로 서지 않은 나라가 건강하고 합리적으로 작동할 리는 만무하다. 길환영 KBS 사장의 버티기가 대한민국 언론의 봄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5.22 07:37 신고

    9. 쾅!

    비는 그쳤는지요? 여긴 날씨가 아주 맑네요. 이상하리만치..^^*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5.22 11:45 신고

      비는 그쳤는데, 날씨가 오락가락 오늘 밤엔
      큰 폭풍이 온다 하네요. 근데 좀 더워지는 것 같긴 해요.
      여름이 일찍 오려나?
      겨울은 그리 길더만, 봄은 정말 잠깐이네요...
      ^^;

수년 전 모 연예인이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황당한 상황극을 펼쳐 적잖은 국민들을 당황케 만든 적이 있었다. 당시 그는 음주운전 파문이 커지자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에게 쏠려있는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저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의 언어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 버리고 만다. 말을 한 자신도 놀라고, 이 말을 들은 다수 시민들 마저 기절초풍하게 만든 저 표현은 이후 논리파괴형 수사의 전설이 되었고 수많은 아류작들을 양산해 내었다. "때린 것은 맞지만 폭행은 아니다", "물건을 훔치긴 했지만 도둑질한 것은 아니다", "속인 것은 맞지만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 등의 표현들은 이제 우리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논리파괴형 어록들이다. 





그러나 이 황당한 상황극의 본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체화시킨 부류는 아마도 정치를 생업으로 삼고있는 일단의 부류들이라 사료된다. 물론 모든 정치인들이 이와 같은 논리파괴형 수사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특정 정당, 특정 부류에게서 유난히 그 표본이 많다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경선과정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실소유 문제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문제의 광운대 강연 동영상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자신이 BBK를 설립했다는 증언이 분명히 나온다. 그러나 결국 이 논란은 "주어가 없다"는 희대의 망언과 함께 "BBK를 설립한 것은 맞지만 실소유주는 아니다"는 궤변을 남기며 일단락되고 말았다. 


이와 같은 사례를 찾는 일은 모래사장에서 조개껍데기를 찾는 일만큼이나 쉬운 일이다.  "오피스텔 임차비용을 지불한 것은 맞지만 새누리당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박근혜 후보가 임명장을 수여한 것은 맞지만 후보와는 무관한 일이다", "댓글작업을 한 것은 맞지만 선거에 개입한 것은 아니다", "자회사를 설립한 것은 맞지만 철도민영화는 아니다",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을 허용할 계획이지만, 의료민영화와는 관계가 없다", "국정원 직원이 정치에 관여한 것은 맞지만 선거개입은 아니다" 등과 같이 특정 정당, 특정 부류들에게서 상습적으로 대량 생산되고 있다.





사실 사례를 찾기 위해 구태여 기억을 거슬러 올라갈 필요 조차 없다. 상식과 논리를 비웃는 망언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틀 전(3일) 황교안 법무부 정관은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의혹과 관련해 "수사과정에서 불미스런 점이 있었던 것은 유감이지만, 이 사건이 간첩조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교안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살펴본 논리파괴형 어법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고, 이 과정에서 어떤 위법행위가 있었는 지는 이미 언론과 방송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 상태다. 황교안 장관이 언급한 것처럼 수사과정에서의 불미스러운 점(조작)이 있었다는 것이 명백하다는 뜻이다. 간첩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증거물인 출입국 문서가 위조되었다는 것은 결국 애시당초 국정원에게 간첩을 만들어 내야만 하는 당위가 존재했음을 시사해 준다. 그러나 황교안 장관에게 이같은 사실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황교안 장관 역시 국정원과 마찬가지로 간첩혐의 입증을 위한 문서조작의 위법성 보다 간첩이 존재해야 하는 당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일을 제일의 가치로 삼는 검찰조직과 이를 지휘 감독하는 법무부장관에게 법보다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황교안 장관에게는 법보다 우선하는 다른 가치가 존재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일국의 법무부장관 입에서 저따위 망언이 서스럼없이 튀어나올 수는 없다. 





우리는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저 낯부끄러운 망언이 이 사건의 공소•유지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가 최근에 관련 증거로 제출한 사실확인서 및 정황설명서의 팩스번호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진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이는 그 스스로 검찰조직이 여전히 정치권력의 충실한 공복이요, 대선개입과 간첩조작사건으로 만신창이가 된 국정원의 든든한 우군임을 공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수 년전 모 연예인의 입에서 시작되어 수많은 아류작들을 만들어 낸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사용되는 경우는 대개 두가지다. 모 연예인의 경우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을 면피하기 위한 변명의 와중에 만들어 지는 경우와 황교안 장관의 경우처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경우다. 전자의 경우는 당연히 정상참작의 여지가 남는다. 명백한 말실수를 가지고 언제까지고 엄격한 도덕율을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전혀 다르다. 사실을 호도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위선과 기만,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권력의 오만과 야만, 시대정의와 개인적 양심에 대한 비아냥과 조롱을 용인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런 이유로 필자는 법의 존엄과 정신을 무시하고 정의와 진실을 우롱하는 자가 대한민국의 법무부장관이라는 사실이 마냥 부끄럽고 수치스럽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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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다. 그들을 위로했고 눈물도 흘렸다. UAE 순방 길에 앞서 특별히 대국민 담화문도 발표했다. 해경을 해체하는 것은 물론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공직사회를 혁신하며,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등의 후속조치에도 신경을 썼다. 이 정도면 대통령과 정부로서 할만한 조치는 다 한 것이다. 언제까지고 세월호 참사의 아픔 속에 머무를 수는 없다. 이제 이쯤해서 슬픔은 가슴에 묻고 미래를 위해 나아가자. 


2. 국가와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지켜내지 못했다. 애타는 유가족들의 절규와 고통을 철저히 외면했다. 정작 만나달라고 애원할 때는 관심조차 없더니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반이 극에 달하자 청와대에서 형식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대통령은 원인 규명도 없고, 인적쇄신도 없는 셀프 개혁을 영혼없이 낭독하더니 느닷없이 UAE행 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참사의 최종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면서도 책임은 다른 사람에게 묻는 희한한 상황극이 또 다시 연출됐다. 이제 그만 잊자고? 아니! 이번에는 절대로 잊지도, 가만히 있지도 않겠다. 





첫번째는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인식과 태도이고 두번째는 현재의 민심이 박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우리 사회를 향해 외치는 소리다. 물론 박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겠고, 이와는 반대로 이번 참사에서 드러난 박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 태도인가에 대한 답은 온전히 각자의 몫이다. 서로 다른 견해와 사상이 충돌하고 갈등하며 사회적 합의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궁극적으로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태도이자 가치다. 


언급한대로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직후 UAE로 향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여전히 가시질 않고 있고, 실종자 수색 등 사태 수습이 제대로 마무리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의 해외 순방은 아무리 '원전 세일즈'의 목적이 있다고 해도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번 참사에 대한 박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성토하는 국민여론과 정서에 역행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국민 담화문 역시 그 진정성을 의심케 만드는 내용 일색이라 더더욱 그랬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재발방지대책 중 가장 먼저 강구되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고의 원인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에 있다. 그 다음이 책임소재에 따른 책임자 처벌, 그리고 그 다음이 근본적인 시스템의 개혁, 마지막이 시스템을 운용할 사람에 대한 인적 쇄신이다. 그런데 담화문이 담고 있는 진상규명에 대한 내용이 아주 모호하기 그지없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책임 소재에 따른 엄중한 신상필벌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당연히 사고를 유발시킨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수가 없다. 첫단추가 제대로 끼워지지 않은 옷이 어디로 향할 지 가늠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얼렁뚱땅 급조된 재발방지대책은 또 다른 참사를 이끌어 낼 뿐이다. 





인적 쇄신 역시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시스템을 운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따라서 시스템의 개혁과 혁신보다 더 우선해야 할 것은 이를 운용하는 사람을 쇄신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이번 참사를 키운 원인 중의 하나는 전문성을 우선시해야 하는 자리에 코드인사와 낙하산 인사를 통해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관료이기주의를 양산한 것에 있었다 . 그런데 관피아의 폐단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척결의지를 밝히면서도 최근 단행된 인사 역시 낙하산과 보은인사로 점철되어 있다. 어불성설이 따로 없다. 앞 뒤 말이 전혀 맞지 않는 박 대통령의 이같은 인식과 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대국민 담화문 속에 담긴 내용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따라서 많은 국민들이 서두에 언급한 두번째 마음을 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 대통령과 이 정부에게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구체적인 의지도 능력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월호가 침몰한 이유를, 수많는 승객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모른다. 수많은 국민들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가족의 아픔과 고통을 위로하는 이유를 아직도 모른다. 또한 이들이 '절대로 잊지 않겠다'며 노란리본을 달고 분노하는 이유를 여전히 모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박 대통령과 정부는 이 모든 것들을 유발시킨 근본적인 원인이 다름아닌 자신들에게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이처럼 황당하고 기가 막힌 코미디가 또 어디 있을까.


얼마 전 작고한 프랑스의 외교관이자 작가인 스테판 에셀은 '분노할 일에 분노하기를 결코 단념치 않는 사람이라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킬 수 있으며,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다'라고 말하며 공적인 분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두에 언급한 첫번째와 두번째의 인식과 태도 중 여러분은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그 어떤 것도 정답은 없다. 그러나 이 한가지는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적인 분노는 부당하고 부정한 권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나아가 시민의 권익을 지켜내기 위한 정당한 정치행위라는 사실을.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5.21 08:27 신고

    89. 쾅! ^^*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5.21 09:54 신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여긴 비가 많이 오네요.
      사람들의 마음도, 특히 유가족들의 마음도 그렇겠지요.
      언제쯤이면 이 비가 그칠까요, 언제쯤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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