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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권과 언론의 가증스런 '노무현 활용법'

그가 세상을 떠난지 벌써 6년이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를 맞아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추도식이 곳곳에서 거행됐다. 어제(23)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권양숙 여사와 유족, 한명숙 국무총리와 참여정부 인사,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일반시민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이 거행됐다. 매년 돌아오는 추도식이지만 올해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언론과 방송은 관련 뉴스를 단신으로 처리하거나 아예 거론조차 없고 정치권도 잠잠하다. 추모 열기야 시간이 갈수록 식기 마련이지만 어쩐지 허전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지난 22 광주 YMCA 무진관에서는 '김대중노무현대통령기념공원위원회' 주최로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 합동 추도식이 열렸다. 그런데 이날 추도식에는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지사,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지역 국회의원 정치인들이 사람도 참석하지 않았다.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 언론과 방송은 물론이고 정치권 역시 조용하기만 하다. 그동안 시도 때도 없이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상습적으로 팔아 왔던 언론과 방송, 정치권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 씁쓸함을 가눌 길이 없다.

일반 시민들에게서 나타나는 추모와 애도의 분위기 역시 예전의 그것에 비할 바가 못된다.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각자의 방법과 방식으로 고인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여전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추모와 애도의 마음을 전하던 2~3 전의 모습과 비교해 보면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를 조명하지 않는 언론과 방송의 영향도 있을테고, 극에 달한 정치불신으로 말미암은 것일 수도 있으며, 최악으로 치닫는 경제난이 이유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유가 어쨌든 간에 분명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의 추모 분위기가 예전과는 아주 다르다는 사실이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 그의 자취가 희미해 졌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씨가 추도식에 참석한 김무성 대표를 향해 서슬퍼런 일갈을 날리지 않았더라면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는 있는 없는 그냥 그냥 지나쳐 갔을 지도 모른다. 이날 노건호씨는 유족들을 대표해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김무성 대표를 향해 뼈있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 자리에는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은 분이 오셨다. 전직 대통령이 NLL 포기했다며 선거판에서 토하듯 읽으셨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다" 김무성 대표를 직접적으로 겨냥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것도 모자라 국가 기밀문서를 뜯어 선거판에서 읽어내고 아무 말도 없이 언론에 흘리고 나타나시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를 뵙는 같다" 지적하고 "혹시 내년 총선에서 노무현 타령, 종북 타령 안하시면 하는 기대가 생기기도 하지만 뭐가 뭐를 끊겠나 싶기도 하다" "사과나 반성, 그런 것은 필요없지만 제발 나라 생각 하라. 국가의 최고기밀인 정상회담 대화록까지 선거용으로 뜯어 뿌리고 국가 자원을 총동원해 소수파를 말살하고 권력만 움켜쥐고 사익만 채우려 하면 엄중한 시기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하려고 하나. 정치를 제발 대국적으로 해달라" 직격탄을 날렸다.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추도식에서 정적인 집권여당의 대표에게 묵직한 돌직구를 날리는 모습을 특종에 목매는 언론들이 그냥 흘려 보낼 리가 없다. 노건호씨의 분노섞인 일성은 언론에 의해 집중조명되었고 시각까지도 인터넷 포털사이트 정치기사란의 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가히 폭발적이다. 관련기사마다 수천 수백개의 댓글은 기본이고, 노건호씨를 향한 찬사와 격려가 잇따르고 있다. 그들은 마치 노무현 대통령을 보는 같다며 김무성 대표를 향한 그의 날선 비판을 높이 평가했다. 유야무야로 넘어가는 했던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가 노건호씨에 의해 재조명받고 있는 모양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가 언론에 의해 다시 조명을 받고,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다. 예년과 달리 어느 때보다 무관심하게 지나가던 6주기였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마음 구석의 불편함까지 지울 수는 없을 하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에 대한 세상의 무관심이 서운하게 느껴지는 것과는 별개로 10년이 넘도록 '노무현' 야만적으로 이용해온 정치권과 언론의 비릿한 속성을 결코 잊을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언론 가릴 없이 노무현 대통령은 그들에게 언제 어느 때든 활용가치가 탁월한 쓰임새 있는 도구였다.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무능마저 '노무현 ', '참여정부 '으로 돌리는 것이 습관이 되버린 오래이고, 급기야 노건호씨의 일갈처럼 지난 대선에서는 해서는 안되는 짓까지 서슴없이 저지르는 무도함에 이르고야 말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친노 패권주의'라는 심플한 주제로 벌써 10 넘게 내전 중이며 중심에 노무현 대통령을 끌어다 놓고 있다. 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노무현 대통령의 공과와는 상관없이 그가 언론에 의해 악의적으로 매도당해 왔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없는 현실이다.

그들은 안되는 것들문제있는 것들은 모두 '노무현' 걸고 넘어졌다그리고 그들이 '노무현' 이름을 거론하는 순간 나라가 들썩이고 정치가 술렁이고 민심이 요동쳤다. 이것이 땅의 비루한 정치와 영혼없는 언론이 공모해 만든 가증스런 '노무현 활용법'이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의 추모 분위기는 확실히 예전만 못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격앙돼 있는 추모와 애도의 감정은 차분해 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이 그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모에 국한된 문제일 뿐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저들은 앞으로도 '노무현' 이름을 '노무현 활용법' 따라 언제 어디서든 필요할 때마다 꺼내 것이다. 그리고 '노무현' 이름이 주술사의 마법처럼 음습하게 불려질 때마다 정국은 진흙탕처럼 혼탁해질 것이다.


필자가 느끼는 불편함은 바로  지점에서 극대화된다아이러니하게도 저들이 '노무현'에게 관심을 보일 때마다 정치인 노무현의 가치는 너덜너덜 해졌고처절하게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다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를 맞아 정치권과 언론의 무관심이 그래서 나는 차라리 반갑다제발 앞으로도 그래 주었으면 한다그들이 제발 '노무현' 이름을 지금처럼 찾지도 부르지도 말아 주었으면 좋겠다비정하고 잔인하기 이를  없는야만이 득실대는 곳에서라면 그것만이 고인을 위한 유일한  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다시는 고인의 이름이 헛되이 불리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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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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