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람 언덕의 天-地-人

코로나19 그리고 주일 예배, 진정한 예배란 무엇인가

오늘은 사랑하는 친구이자 선배, 형제인 BK 목사님의 글을 소개할까 합니다. 

코로나19가 한국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형교회의 예배가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교회, 복음의 참 의미가  갈수록 퇴색해가고 있는 시대,  진정한 예배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깊은 울림이 전해지기를 희망해 봅니다. ^^*

 

...................

 

ⓒ 중앙일보

 

신은 통이 크다.
나는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을 만났으므로, 나의 하나님은 통이 크신 분임을 잘 안다.

내가 믿는 그리스도교의 신은 쩨쩨하지 않다.
그래서 그리스도교의 신이라면 우리의 아첨, 속임수, 허튼 소리, 경건을 가장한 얄팍한 종교행위가 뭔지 말하지 않아도 아신다. 성경은 앞뒤가 맞지 않는 신앙, 믿음, 행위, 설명, 삶을 알기 쉽게 한마디로 표현했다.

위선.
기독교인이 잘 아는 다른 표현은 "외식"이다.
그리고 이것을 더 짤막하게 표현 한 것이 바로 기독교인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죄"다.

내가 믿는 그리스도교의 신은 통이 크다.
예배를 드리면 영광을 받고 예배를 드리지 않으면 영광이 사그러드는 그런 하나님이라면 이미 하나님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나는 (문답을 만든 이유와 배경은 이해하지만) 감히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1문부터 틀렸다고 주장한다.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이 무엇인가?
◇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이다.

언뜻보기에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을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저에게 ㄷ8표현한 것이 그럴듯해 보이고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영화롭게 해드린다고 영화로워지고, 그렇게 하나님께 등을 돌린다고 해서 쉽게 영화롭지 못한 분이 되는 게 아니다.

신이 신인 것은 그냥 신이기 때문이다. 영화롭게 해드릴 필요도 없고, 사실 예배를 할 필요도 없다. 그런면에서 예배는 인간이 필요해서 드리는 것이지 신이 필요해서 드리는 게 아니다.

소위 말해서 종교행위란 인간이 필요해서 만든 것이지, 신이 필요해서 만든 것이 아니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종교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붙여놓고 설명하는 대다수는 가짜거나 그냥 사람이 사람을 위해 만든 것이다. 하나님은 이런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성전 - 그런거 없다. 이미 신이 거룩하므로 이 세상의 모든 것 다 거룩한 것일 뿐. 사람이 장소적 의미를 부여해서 성전을 만든 것일 뿐. 하다못해 가장 훌륭하다는 솔로몬의 성전도 하나님이 거하실 곳이 못된다. 다만 사람이 하나님을 기억하기 위한 장치였을 뿐이다.

성일 - 성수주일은 말도 안된다. 안식일을 그런 용도로 쓰면 못쓴다. 부활을 기념하기 위해 안식일이 주일이 되었다는 설명도 참 궁색하고 웃긴 이야기다. 성수주일 그런거 없고, 모든 날, 모든 순간이 거룩한 거다.

성직 - 그런거 없다. 모든 일이 거룩한 거다. 그러니까 지금 하는 일이 성직이 되도록 해야 한다.

성소 - 거룩한 곳, 예루살렘, 호렙산, 한때는 의미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런거 다 옛날 이야기다. 모든 곳이 거룩하다. 사람들이 즐겨하는 말, 지금여기, 코람데오가 성소의 참의미를 전달해줄 뿐이다.

성인 - 그런거 없다. 공적이 사람을 거룩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그냥 하나님 제대로 모시고 사는 사람이 거룩한 거다. 그래서 예수를 통해 하나님을 만난 창녀가 거룩한 사람이 되고, 거지가 거룩한 사람이 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거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성인은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기로 한 것일 뿐, 어쩌면 숨어있는 일상의 성인들이 더 많을 게다.

월삭, 십일조, 절기, 축제, 안식일, 기념일, 금식, 명절 (이사야 1:13, 14, 호세아 2:11, 아모스 4장, 이사야 58)등으로도 신을 기쁘게 못한다.

거꾸로 말하면 진짜 하나님은 이런 것으로 영광받지 않는다. 오히려 이 뒤에 숨어있는 진정한 사람의 마음으로서 당신의 뜻에 부합하는 중심(믿음)을 보신다. 이 믿음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통념과 거리가 멀다. 왜냐하면 신은 뭔가 부족해서 예배를 받거나 사람의 영광을 탐하는 그런 쩨쩨한 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하나님을 가장 잘 표현하고 드러낸 것이 창세기 1~11장, 욥기 38~40장, 열왕기상 19장, 출애굽기 3장, 마가복음 9장, 마태복음 17장, 누가복음 9장, 계시록 20-21장 등의 성경말씀이고 우리가 미처 다(아니 어쩌면 조금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우주 및 자연의 질서일 것이다.

더말하면 입만 아프고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만 피곤해질 뿐이다.

성서는 한번도 하나님을 그렇게 쩨쩨한 하나님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오히려 종교인들이 이것이 거룩입네, 이것이 참예배네 하는 것은 거의 다 배제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신약시대, 예수 이후에 와서 그렇게 된 게아니라, 애초부터 그랬다. 왜냐하면 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초지일관(신실하고, 신뢰할만하고, 동일하신)한 분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이랬다 저랬다하지, 신은 이랬다 저랬다 하지 않는다.

이렇게 일요일 아침에 긴 글을 쓰는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옳으네 그르네,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는 것이네 아니네 하는 잡스런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그런거 없다. 그냥 이런거 저런거 따질 필요도 가치도 없다. 그런거 하나님이랑 아무 상관없다. 하나님은 그렇게 쩨쩨하지도 않고, 우리가 생각하는 식의 그런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하나님께 영광드리지 않아도,
내가 하나님께 예배드리지 않아도,
신은 이미 충분히 영광스럽고, 이미 당신이 지은 온 우주만물이 드리는 예배를 받고 계신다.

하나님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상황이 아니라해도 주일예배, 십일조, 주일성수 뭐 그런 거에 연연해 하시는 그런 분이 아니시다.

하나님이 그렇게 소심하고 쩨쩨하다면 그건 신이라는 이름을 가장한 가짜신이거나 우상일게 틀림없다.

굳이 결론을 짓자면 그냥 삶으로 예배하라.
그렇게 좋아하는 Here and Now에 충실하라.
그냥 토달지 말고 쉬라.

BK
*참고로 안식, 안식일로 번역한 히브리어 Sabbath는 쉬다, 안식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보다 6일간 한 일을 바라보며, 참 좋구나! 감탄하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신이 자신이 한 일(만든 작품)을 바라보며, 성찰하고, 기뻐하고, 만족해 한 날이란 뜻입니다. 그렇게 신이 하신 일과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묵상하는 게 Sabbath입니다. 그렇게 Sabbath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