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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언덕의 天-地-人

굿바이 '개혁보수', 굿바이 '유승민'

ⓒ 세계일보

 

"새보수당과 한국당의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 이 제안에 대한 한국당의 답을 기다리겠다. 합당 결심을 하면서 오직 국민 뜻만 생각하고 한국을 거덜내는 문 정권 폭주를 막기 위해 보수는 합치라는 국민의 명령 따르겠다. 진정한 보수는 원칙을 지키되 끊임없이 개혁해야 한다. 개혁보수는 한국 보수 정치가 가야만 할 결국 갈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길이다."

말인가, 막걸린가. 새누리당 뛰쳐나온지 어언 3년, 객지밥 오래 먹다 보니 결국 감출 수 없는 본능이 터져나오는 모양이다. 궤변도 이런 궤변이 또 없다. 

"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습니다.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단시간 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이런 어려운 분들에게 노선과 정책의 새로운 지향을 두고, 그 분들의 통증을 같이 느끼고, 그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당이 존재하겠습니다."

4년 전인 2016년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유승민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부자·대기업 증세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사회적 약자와 소외층을 위한 정책 강화 등을 제안해 정치권 안팎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숱한 화제를 낳은 이 연설로 유승민은 보수의 희망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결국 피는 못속이는 법인가 보다. 보수의 가치는 자유민주주의의 질서와 헌법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 전통적이고 관습적인 사회적 가치를 유지하려는 태도 속에서 빛난다. 보수가 헌법, 도덕, 규범, 전통, 자유 등을 강조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런데 유승민은 한국 보수가 가야 할 필연적인 길이 '개혁보수'라면서 수구 집단인 한국당과 합치겠단다. 똥물과 합쳐서 1급수가 되겠다는 3급수의 말 같지도 않은 '요설'(舌)이다. 굿바이, 유승민. 당신은 국민들에게 '모욕감'을 줬어.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