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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발표된 각종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문 후보에 오차 범위 이내로 따라붙었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두 후보 간의 격차가 10% 안팎으로 벌어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과 MBC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이틀 동안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 후보는 39.1%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고, 안 후보는 30.1%의 지지율로 2위에 올랐다. 이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9.5%,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4.1%,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3.8%를 기록했다.
주목할 것은 문 후보와 안 후보 사이의 지지율 격차다. 지난 10일 발표된 조사에서는 두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0.7%포인트(문 후보 35.2%, 안 후보 34.5%)에 불과했다. 그런데 2주일 사이에 9%포인트 차이로 격차가 벌어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후보의 하락세는 다른 기관의 조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조선일보와 칸타퍼블릭의 21~22일 조사에서도 문 후보는 37.5%를, 안 후보는 26.4%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8일 조사(문 후보 35.7%, 안 후보 37.5%)와 14~15일 조사(문 후보 36.3%, 안 후보 31.0%)와 비교하면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21~22일 조사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 문 후보는 44.4%를 지지율을 얻으며 32.5%에 그친 안 후보를 11.9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 7~8일 조사에서는 두 사람의 격차가 4.0%포인트(문 후보 39.6%, 안 후보 35.6%),14~15일 조사에서는 12.5%포인트(문 후보 46.9%, 안 후보 34.4%)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문-안' 양강구도에 균열이 생겼다는 의미다. 이는 안 후보에 대한 후보검증으로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진데다, 대선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보수층의 표심이 홍 후보와 유 후보 쪽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홍 후보와 유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후반부로 갈수록 결집하는 보수층의 속성을 감안하면 안 후보에 대한 보수층 이탈은 가속화될 개연성이 높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보수층을 끌어 안기 위한 안 후보의 우클릭 행보에 실망한 호남과 중도·진보 지지층 일부가 돌아선 측면도 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은 물론이고 중도층에서도 빠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외연 확대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외려 부메랑이 되어 안 후보를 옥죄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안 후보 캠프는 북한 주적론 등 안보 이슈에서 벗어나 '미래와 과거의 대결", '4차 산업혁명 대통령' 등을 강조하며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24일에는 안 후보가 일주일만에 호남유세에 나서는 등 이전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안 후보의 보수색이 선명해진 이후 외려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대선 전략의 수정에 나선 것이다.
분위기 반전을 위한 안 후보의 모멘텀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관심은 문 후보의 독주가 이어질 경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후보들 사이의 연대, 즉 '반문연대'의 성사 여부에 모아진다. 지난주에 불거진 '송민순 사태'의 여파와 3차 대선 TV 토론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만약 이번주에도 문 후보의 강세가 이어질 경우 연대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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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까지 후보들은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제3지대론'과 '빅텐트론' 등이 제기될 때마다 정면돌파를 시도해온 안 후보는 '연대는 없다'는 뜻이 누구보다 확고하다. 이는 보수후보 단일화는 물론이고 후보사퇴 후 안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듣고있는 유 후보 역시 마찬가지다.
홍 후보 역시 유 후보와의 단일화나 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홍 후보는 지지율이 높지 않은 유 후보와의 범보수 단일화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고, 안 후보와의 연대 역시 이념과 정체성이 다르다며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이렇듯 각 후보들의 표면적 입장만 놓고 보면 '반문연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각 정당들 내부에서 터져나오는 목소리는 그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국민의당의 경우,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24일 "바른정당 의총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와 관련해 국민의당에서 새로운 시도가 도래될 가능성이 있다"며 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대론이 부정적인 박지원 대표 역시 지난달 14일 "정치는 생물이다"라며 연대의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이 밖에도 김동철·유성엽·황주홍 의원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연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바른정당은 그보다 더 연대에 절실하다. 유 후보의 낮은 지지율에 고심하던 바른정당은 24일 의원총회에서 격론을 펼친 끝에 국민의당과 한국당에 3자 단일화를 제안하기로 결론을 모았다. 그동안 연대를 단호하게 부정해왔던 유 후보는 의원들의 강력한 요구에 단일화 요구를 암묵적으로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총 결과를 설명하며 "바른정당은 유승민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다만 좌파 패권세력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3자 단일화를 포함한 모든 대책을 적극 강구하기로 한다. 후보는 그 과정을 지켜보기로 한다"고 밝혀 '반문연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범보수 후보단일화에 대한 요구는 한국당 내부에서도 가열차다. 지난 15일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범보수 단일화를 주장하는 입장문을 발표한데 이어, 황우여·안상수 중앙선거대책위원장 역시 "같은 뜻을 가진 세 분의 후보 중 승산이 높은 후보에게 자신의 힘을 몰아줘야 한다"며 "이번주 중 단일화를 완결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 당 대선후보들의 입장과는 달리 이처럼 물밑에서는 독주 양상을 보이고 있는 문 후보에 대항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반문연대'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바른정당의 3자 단일화 제안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자강론'을 내세워 '반문연대'를 한사코 부정해왔던 안 후보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안 후보가 '반문재인' 연합군의 최대 주주이며, 이 기묘한 조합의 키를 쥐고 있는 핵심 인물인 탓이다.
결론적으로 이번주가 이번 대선의 승부를 가를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오는 30일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것을 감안하면 29일이 '반문연대'의 실질적인 '데드라인'이기에 그렇다. 그동안 '한다, 안 한다', '된다, 안 된다'를 두고 온갖 소문이 무성했던 '반문연대'의 성사 여부가 드디어 이번주에 판가름이 나는 것이다. 그 결말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대선 판세가 크게 요동치게 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번주, 정치판에서 눈을 떼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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