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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선거 참패하니 쇄신? 눈 가리고 아웅하는 미래통합당

ⓒ데일리안

 

4.15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참패를 당한 미래통합당이 당의 진로를 놓고 사분오열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비대위 구성을 놓고 최고위원회와 의원들 사이에 이견이 표출되며 자중지란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죠.

통합당은 현재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져있습니다. 황교안 대표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다, 원내 사령탑인 심재철 원내대표 역시 국회 입성에 실패하면서 구심점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일 통합당은 심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최고위에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가닥을 모았습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전망하기도 했죠.

그러나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최고위의 결정에 반대하면서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비대위 대신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당겨 새 지도부를 선출하자고 주장한 것이죠.

비대위냐 새지도부 선출이냐를 두고 당내 의견이 갈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런데 통합당의 이 장면 어딘가 낯익지 않은가요. 그렇습니다. 선거에서 지고난 뒤 혁신이다, 쇄신이다 허둥지둥 수습에 나서는 모습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니까요.

가장 최근만 해도 통합당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패하고 난 뒤 김병준 비대위 체제를 발족시켜 쇄신에 나섰었죠. 그 전에는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꾸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땠나요. 비대위다, 혁신위다, 혹은 전당대회다 시늉만 요란했지 실상 통합당이 달라진 것이 뭐가 있습니까. 거의 없습니다. 겉으로는 성찰, 반성, 혁신, 환골탈태 등 갖은 미사여구를 동원해 당 쇄신을 부르짖었지만 어디까지나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쇼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과거를 한 번 복기해 볼까요.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이후만 봐도 통합당의 쇄신 목소리가 얼마나 공허한지 단번에 알 수 있으니까요.

통합당이 국민에게 무릎을 끓고, 고개를 숙이는 경우는 언제일까요. 그렇습니다. 선거를 앞둔 상황이거나, 선거에서 대패하거나 이 두 가지 경우에 그렇습니다. 선거가 목전이면 기회를 달라고 읍소하고, 선거가 끝나면 잘못했다고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곤 용서를 빌며, 반성하고 또 반성하며 거듭 '혁신'을 내세우죠. 그러나 그때뿐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제자리로 돌아가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혁신하고자 하는 마음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혁신은 반성과 책임의 기반 위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철저히 반성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죠. 그런데 저들은 어떤가요.

반성도, 책임도 없습니다. 입으로는 잘못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소나기만 피하자는 심정으로 현실을 모면하기에 급급합니다. 당연히 책임에 인도색합니다. 국정농단 사태와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주역들인 '친박계' 중 정치적 책임을 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어디 이뿐인가요. 혁신을 한다면서 박근혜 탄핵을 정치보복이라 규정하고, 태극기집회를 '대한민국의 법체계를 수호하는 의병활동'이라 주장하는 극우인사를 혁신위원장에 임명합니다. 이런 게 혁신이라면 똥이 된장이고, 파리도 새겠죠.

혁신이란 과거의 묵은 관습이나 관행, 방법 등을 완전히 바꿔서 새롭게 하는 것을 뜻입니다. 그런데 통합당은 노선이나 철학, 인물 등 바꿔야 할 것은 아무 것도 바꾸지 않으면서 혁신을 하겠다 말합니다. 그러는 한편 더 편향되고, 더 시대착오적인 인식으로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고 늘어집니다.

바닥부터 모조리 뜯어고쳐야 할 대상은 정작 자신들인데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을 비판하면서 반사이득을 얻으려는 기회주의적 행태만 고집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게 지난 4번의 선거를 거푸 패했으면서도 전혀 달라질 기미가 없습니다. 구제불능이란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 아닐까요. 


통합당은 미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은 텃밭인 영남지역에서만 승리를 거두었을 뿐 민심의 바로미터라 할 수도권과 충청 등지에서는 시쳇말로 죽을 쒔습니다. 

관련해 주목할 것은 통합당이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지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범진보 후보와의 표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가 아주 크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정신과 민의에 역행하는 수구·반동적 행태는 결국 보편적 상식·가치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일 테니까요. 

반성과 성찰, 쇄신이 없는 통합당의 앞날이 지극히 불투명해 보이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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