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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총선 압승 이후..민주당이 명심해야 할 것

ⓒ 연합뉴스

 

축제는 끝났습니다. 오늘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볼게요.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밝혀둡니다. 팬데믹 사태 이후 업무량이 몇 배는 늘었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긴 호흡의 글을 쓰기는 힘들 것 같아요. 가능한 핵심만 추려서 써보도록 할게요. 양해를 구합니다.

21대 총선은 민주당의 대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지역구 163석에 비례대표 의석이 17석이니 무려 180석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법안을 상정할 수 있는 의석수입니다. 이를 민주당 단독으로 이뤄냈으니 정말 엄청난 승리를 한 셈이죠. 적벽대전의 승리에 비견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죠. 열린민주당 3석과 정의당 6석, 여기에 민주당 복당을 타진 중인 무소속 이용호 의원도 있습니다. 범여권 의석 10석까지 더하면 도합 190석에 이르는 슈퍼여당이 탄생한 셈입니다.

'4.15 대첩'의 승리는 단순히 민주당이 원내1당이 됐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단독입법이 가능한 의석을 확보했습니다.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개헌을 제외하면 민주당이 못할 것이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실제 민주당은 예산안 및 일반 법안 처리를 단독으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회의장은 물론이고 상임위의장 18개 중 12개를 민주당 몫으로 배정받을 수 있습니다. 어디 이뿐인가요. 청와대, 행정부, 지방자치단체에 이어 의회 권력까지 모두 민주당 손에 들어갔습니다. 실로 엄청난 권력을 거머쥐게 된 것이죠.

여소야대 상황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맹목적 발목잡기로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2년 반을 상기해보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총선 압승은 민주당이 민생법안과 개혁법안들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민주당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강력한 입법권에 걸맞는 책임과 역할입니다. 시민들이 민주당에게 역대급 승리를 안겨준 것은 하루 빨리 국정을 안정시키고 개혁을 완수해달라는 기대와 요구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는 역으로 생각해보면 민주당의 행보가 시민의 바람에 미치지 못할 경우 커다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뜻이죠. 

또하나 명심해야 할 것은 총선 결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입니다. 민주당이 잘해서 총선에서 승리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민주당의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에 의지한 측면이 강합니다. 이번 총선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를 슬기롭게 헤쳐나간 문 대통령의 능력과 그에 대한 평가가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양당제가 고착화된 현행 정치구도에서 유권자의 선택지는 지극히 제한적입니다.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에서 캐스팅보터인 중도층은 차선을 선택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이 잘했기 때문이 아니라 통합당이 워낙 못했기 때문에, 통합당이 대안세력으로서의 가능성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과거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강력한 의회권력이 주어졌기 때문에 '야당이 발목을 잡아서'라는 하소연이 이제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수권정당으로서의 능력에 대한 검증과 평가가 잇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죠. 민주당의 역할과 책임이 그만큼 무거워진 것입니다.

적벽대전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유비는 대업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국민이 민주당에게 180석에 달하는 막강한 권력을 부여한 이유를 직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민심은 바람과 같아서 언제 변할지 알 수 없습니다.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겨야 합니다. 요동치는 경제와 민생을 챙기고, 지지부진한 개혁 과제를 완수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총선 압승은 오히려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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