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전세계 수억명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SNS)의 대명사다. 물론 트위터나 요즘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인스타그램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페이스북에 비할 바가 못된다. 140자 한도 내에서 생각을 공유해야 하는 트위터와 주로 사진을 공유하는 용도로 이용되는 인스타그램에 비해 페이스북은 글자 제한도 없고, 사진이나 동영상도 쉽게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필자 역시
페이스북을 자주 이용한다. 긴 호흡의 정치•시사 글을 주로 쓰다보니 아무래도 트위터의 간결함과 젊은 세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스타그램보다는 페이스북을 더 선호하게 된다.
그러나 페이스북이든, 트위터든, 인그타그램이든 SNS는 결국 쌍방향의 원활한 소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에서는 동일한 플랫폼이다. 다양한 정보들을 함께 공유하면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소통하는
것이 SNS의 존재 이유인 것이다.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국민들이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는 시대에 SNS는 나이,
성별, 국가, 인종을 초월해 생각을 나누는
교류의 장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뿐만 아니라 SNS는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PR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런 까닭으로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사회 저명인사들도 SNS를 즐겨 사용하고
있다. 정치인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은 SNS를 활용해 정책을 홍보하기도 하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기도 한다. 이래저래 SNS가 국민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문명의 이기요, 시대의 산물인 것만은 분명하다.
페이스북에는 '좋아요' 버튼이 있다.
해당 게시글이 마음에 들면 버튼을 누르면 된다. '좋아요' 버튼이 많이 눌려진 게시글은 아무래도 더 주목을 받게 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된다. 며칠
전 페이스북 이곳 저곳의 기능들을 살펴보다가 페이스북이 추천하는 '좋아요' 리스트의 목록을 우연히 보게 됐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단체들의 목록 중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그리고 황우여 교육부장관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자연스레 그들이 받은 '좋아요' 버튼의 숫자가 궁금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받은 '좋아요'는 무려 333,618개에 달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155,622개,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2,962개를 기록하고 있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사상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며, 정치적 의사 표현 역시 보호받아야 마땅하다. 박근혜 대통령이든, 이명박 전 대통령이든, 황우여 교육부장관이든,
국민은 그들을 좋아할 권리가 있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지극히 당연하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닌가.
그런데
이를 보는 순간 엉뚱하면서 다소 발칙한 생각이 든다. 페이스북에는 왜 '싫어요' 버튼이 없는 걸까?
만약 '좋아요' 버튼 옆에 '싫어요' 버튼이 있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좋은 것 뿐만이
아니라 싫은 것도 함께 나누고 생각을 공유해야 진정한 소통에 이르는 것이라고 필자는 믿고 있다. 만약 저들이
'좋아요' 버튼을 소통의 전부인양 착각하고 있다면, 그래서 반대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치자 이명박 정부 이후 극심해지고 있는 불통의 정치가 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 알 것 같았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듯 세상에는 '좋아요'
버튼을 클릭한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과 정부 관료들이 참모들과 측근들에
둘러싸여 자신들이 보려고 하는 어느 한 쪽만 바라보게 되면 정치의 본질과는 점점 멀어지게 되고 민심과도 유리될 수 밖에 없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가 증명하는 변치않는 진리다. 좋은 정치지도자라면
'싫어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통합의 정치, 상생의 정치, 협치의 정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 나라 정부 관료들은 과연 어떨까? 그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좋아요' 버튼 너머에서 '싫어요'를 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싫어요'를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준비와 자세는 되어 있을까? 아쉽게도 페이스북에는
'싫어요' 버튼이 없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싫어하는지, 그 거짓과 위선을 혐오하는지 그들이 알 길이 없는 것이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표본과 그들의 목소리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는 대단히 아쉽다.
이 나라의 정치발전을 위해, 위정자들의 현실 인식에 도움을 주기 위해 페이스북에
'싫어요' 버튼 기능을 요청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최소한 이 나라 정치인들과 관료들이 자신들의 주제 파악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질 않을까?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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