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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언덕의 天-地-人

지난 여름 있었던 아고라2 오프 모임 후기

저와 정치를 논하고 세상을 함께 바라보는 동지들이 있습니다. 아직 아무 것도 이룬 것은 없지만 사람 사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세상,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걸아가는 동지들입니다.


난 여름 그들과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처음 조우했습니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임에도 마치 어제 본 것같은 친밀감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온라인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공유한 덕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저는 그 분들과의 만남을 글로 적어 보았습니다. 

아직 가야할 길도 멀고,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습니다. 
부족한 사람들이 모여 세상과 부딪혀 보려 합니다. 
그것이 옳은 길이라 믿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참석인원 : 국밥님, 달팽이 산책님, 달팽이 정원님, 바람언덕, 불산님, 오반장님, 온다님, 요기노자님, 우주님, ~, 하자님

원래 스님이 제 머리 못깍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모르는 분 없을테지요?. 사실 지난 7월에 있었던 아고2 오프 후기를 이 바람언덕이 올리는 것은 어째 모양새가 영 빠집니다. 사실 그렇잖아요. 이유가 어찌되었든 이 바람언덕의 왕림(?)에 맞춰 이루어진 오프 아니었습니까!. 그렇다면 이게 그쪽에서 알아서 떡 하니 올려줘야 그림이 되는 거란 말입니다


그렇다고 그 이야기를 안하고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 모양새는 영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오래 전 기억을 더듬어 올려 볼까 합니다. 반성들 하세요, 반성들......


(이하 존칭은 제외하고 편한 말로 적어 보렵니다. 원래 반 말이 입에 쩍 달라붙고하니 쓰다보면 꽤 괜찮습니다. , 인물 소개는 시간 순으로 합니다. 사람들이 글쎄 이것때문에 삐치기도 한다네요..ㅎㅎ)





그 날 7 4일은 무척 무더웠지. 날은 아주 좋았어. 전날 새벽까지 달렸던 차에 몸이 꽤 힘들어했던 것 같애. 그러나 이 바람언덕은 약속에 절대 늦지 않아. 3시까지 달팽이 형님 집에서 모이기로 했으니 시간 맞춰 일찍 집을 나섰지. 착한 마눌님이 손수 만들어준 샌드위치를 손에 들고 말이지.

아신역까지 가는 길은 좀 멀었어. 다행히 상봉역에서 갈아타면 되더군. 세상 참 많이 좋아졌지. 세상에, 양평까지 전철이 다닐 줄이야. 암튼 가는 길에 경치 구경 참 잘했어. 사람구경도 잘했구. 근데 전철 안에 웬 노인이 그렇게 많은지. 절반은 노인이데. 괜히 고령화 문제가 튀어 나오는게 아닌가 싶더라. 저 노인들의 대부분이 새눌당 찍을 거 생각하니 쫌 심사가 뒤틀리긴 하더라

아신역에 내려서 좀 헤맸는데. 바람언덕이 원래 길 빠꼼이거덩. 근데 오랜만에 강호에 내려가니 이게 완전 바보 다 됐더라고. 암튼 부동산에 물어봐서 옥천냉면 옆 달팽이 형님 집에 도착했지. 근데, 도착해서도 바로 집을 못 찾았어. 내가 생각하던 집 구조가 아니었걸랑. 나는 양평사신다니까 전원주택을 연상하고 있었거덩. 근데 보니까 4층인가 5층짜리 건물이데. 건물 옆에는 달팽이 형님의 작업 컨테이너가 딸려있는.

잠시 주변을 기웃거리다가 슬쩍 컨테이너 쪽으로 가니까, 눈부신 아우라를 뽐내며 취~가 나타나더군. (왜 눈이 부시는지는 보는 사람만 알아.) 사실 취~는 오프 2주 전쯤인가 전화 통화를 한번 했었거덩. 난 사실 그때 많이 놀랐어. 내 평생 목소리가 그렇게 얋은 사람은 첨 봤걸랑. 어찌 그리 가벼운지. 전화통화할 때 충격땜에 한동안 말을 못할 정도였지. 게다가 말도 정말 기똥차게 많아. 가볍고 얇은 데다가 말까지 많으니 대충 감이 오지? (대략 이런 느낌?, 그러나 카리스마는 전혀 없는, 아주 얇은 목소리의 빠박이)





암튼 취~가 사람들을 소개해 주는데 달팽이 형님이 계셨고, 한쪽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던 온다 형님이 있었고, 4층에 가니까 정원님이 계셨어. 온다 형님은 나보다 한시간 가량 먼저 와 있었고, ~는 나중에 보니까 아예 그 집 죽돌이더만. 나중에 들으니 일 도와주면서 밥동냥도 하고 하는 것 같더라.

뻘쭘히 있기 뭐 해서 나도 일을 도왔지. 별로 한 일은 없는데 날이 더워선지 땀이 비오듯 하데. 공구와 연장을 정리하면서 필요없는 거 버리고 쓸 것들 중 일부는 2층 컨테이너로 옮기고. 근데 2층 올라갔다가 완전 시껍했어
. 웬 고기 미라가 있는지 원. 냄새 작렬에, 숨도 못쉬겠고, 아니, 왜 먹지도 않을 물고기는 그리 많이 잡아다가 이리 미라를 만드는 건지. 다 버렸어. 이게 다 낭비야 낭비. 혹 말라 비틀어진 냄새 진동하는 미라 고기 필요한 사람들은 달팽이 형님한테 말해 봐. 정력에 좋대나 어쩐대나.


암튼 남자들끼리 있으니 뭐하겠어. 서먹하니 일만 했지. 그 와중에 취~는 쉴새 없니 떠들어 대고. 난 살다살다 외모와 목소리가 그리 매치 안되는 사람은 첨 봤어. 진짜 색다른 기묘한 경험이었지. 정말 지금 생각해도 진짜 우껴. 

아마 한 시간 좀 넘게 일했을까. 근데 달팽이 형님 얄짤없데. 원래 먼 데서 손님이 오면 대접을 하는게 우리네 고유의 정서거덩. (게다가 좀 머냐?) 손님더러 일시키는 거, 거 아무나 못하는 거야. 근데 하더라고, 그 형님. 근데 이 형님 첨 봤는데 어째 낯이 많이 익은 느낌이더라구. X뺑이 치면서 일하는 내내 기억을 스캔해 봤지. 모르겠어. , 분명히 어디서 보긴 봤는데 도무지 생각이 안나는 거야.





나중에야 알았지. 아마 우주님인가(국밥님이 자기가 했다고 페북에 적었음), 술먹음서 지나가는 소리로 말하더라고. 전 노동당 대표 권영길 닮지 않았냐고. 무릎을 탁 쳤지. , 역시 권영길이었군, 그 사람이었어. 아닌게 아니라 진짜 권영길히고 똑 닮았데. 권영길이 대통했으면 그 대역했어도 될만큼 닮았더라고. 권영길씨보다 조금 젊다는 것이 차이랄까. 암튼 이 형님도 나중에 술이 들어가니 말씀이 상당히  많더군. ~와 거의 동급
다만 취~보다는 좀 더 진중하고 활동가적인 느낌이 나더라나중에 보니까 둘이 내기하는 것 같더만. 누가 누가 더 말 많이 하나, 하고.


내가 사람보는 눈이 좀 있거덩. 돗자리 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한 번 보면 그 사람의 성향과 기질 쯤은 대번에 알아본다고. 이 형님은 딱 보니까 엄청난 에너지가 있어. 이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끓어 넘쳐. 결단력있고 과감하고 저돌적이고 대범한 사람이란 뜻이지. 그런데 가슴 속에 용광로같이 뜨거운 불을 안고 살아가는 타입이라, 때로 좀 식혀 줄 필요가 있단 말이지. 너무 뜨거우면 언젠가 터지거덩. 근데 달팽이 정원님 보니까 마음이 완전히 놓이더라.

정원님은 딱 봐도 발랄하고 생기넘치는 스타일. 주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나눠주는 타입이지. 그냥 같이 있으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격없이 지낼 수 있는 평안한 누나같은 사람이더라구. 산책 형님의 불같은 에너지가 정원님을 만나 중화되는거지. 천생연분이더라고, 두 분. 암튼 첨 만날 때 소녀처럼 댕기머리하고 계신 모습을 보고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았어. 그리고 이 기분은 오프가 끝날 때까지 쭈욱 이어졌어. 주위를 밝게 만드는 사람, 이런 사람이 많아져야돼. 그러면 세상이 따라 밝게 되있어. 달팽이 형님 복이지 뭐, 이런 분을 늘 곁에 두고 볼 수 있으니. (정원님은 요런 느낌?)





바람언덕, 온다 형님, ~ 이렇게 셋이 컨테이너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난 순간, 타이밍 죽이게 국밥님이 짠~하고 나타나더라. 마치 저기 어딘가에서 일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말이야. 그때 다시 한번 느꼈지. 사람은 역시 줄을 잘 서야 하고 운빨이 따라 주어야 한다는 걸 말야. 그래도 멀리 필리핀에서 오프를 위해 온 것이니만큼 이해하고 넘어가야지. 사실 말이 쉽지, 돈이며 시간이 얼마냐. 것도 달랑 하루 있을 건데 말이지. 암튼 국밥님은 그렇게 등장했어, 가방 가득 새로 산 책들과 낡은 단화 하나신고 말이지.

사실 국밥님과는 가끔 메일을 주고 받으며 안부를 묻곤 했거덩. 이 분도 가슴에 묵직한 불두덩이를 가지고 사는 양반이야. 거 왜 있잖아, 임꺽정이나 장길산 보면 그들을 거상들이 도와주잖아. 국밥님에게서 바로 그런 느낌을 받았어. 본인도 그렇게 말하더군. 나중을 위해 지금 돈을 열심히 벌고 있다고.

막상 얼굴을 직접 보니 조금 마른 느낌. 아마도 사업이며 이래저래 신경 쓸 일이 있어서인 듯 했어. 조금 살을 더 찌우면 훨씬 멋져 보일 외모의 소유자야. 경상도 특유의 악센트가 가미된 툭 내뱉는 유머가 인상적이었지. 이 말투에 푸쳐님이 홀딱 넘어갔다는데. 건 안봐서 모르겠고. 암튼 국밥님은 건강에 특히 신경써야 할 듯 싶어. 큰 일도 건강이 받쳐주어야 할 수 있는 법이니까. (국밥님은 이런 느낌?)





암튼 국밥님이 오니까 그제서야 달팽이 형님이 일을 정리하고 올라가지고 하데. 왜 사람들이 국밥, 국밥 하는지 알겠더라고. 실세인 거야, 실세. 아고2의 얼굴마담이 취~라고 본인이 얘기하잖아. 근데 그게 다 허세야, 허세. 국밥님 오니 형님 딱 일 접잖아. 그게 뭘 말하는 거겠어. 아고2의 실세가 누구인지 말해주는 것 아니겠냐고. 형님이 본능적으로 아는거지.

3층에 올라갔는데 난 처음에 PC방인줄 알았어. 컴이 왜 그리 많은지. 나중에 들으니 거기서 형님이 역적 모의를 한다는군. 아마 십알단에 맞서 사이버전사들을 키울 요량인지도 모르겠어. 자세한 건 형님에게 물어보고.

다섯시 쯤 가볍게 맥주 타임이 시작됐는데 그때 국밥님이 필리핀에서 가져온 이름이 거 뭐냐 '조비스'인가가 대박쳤지. 그거 하나로 국밥님의 인지도 급상승. 아이씨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뭐 하나 가져갈 건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 국밥님은 알고 있었던 거지. 사람들의 이목을 단박에 사로잡을 회심의 안주가 '조비스'라는 걸. 암튼 그거 하나로 상황 끝. , 솔까 맛은 좋더라. (요기노자님은 이 분보다는 약간 마르셨음. 그리고 연세가 조금 더 있으시고)





, 그 술 먹기 전에 요기노자님이 오셨는데 이 분은 첫눈에 호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어. 일단 체격이 건장해. 그리고 소시 적에 여자 꽤나 울렸을 외모시더군. 말씀이 진중하고 차분한 것이 대인의 풍모가 느껴지더라. 카리스마도 느껴지고, 이런 분들은 대게 보스체질이지. 일이 있으셔서 먼저 일어나시는 통해 많은 이야기는 못 나누었어. 그러나 호탕한 웃음이 특히 인상적이었지.

그 다음에 누가 왔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술이 몇 순배쯤 돌 무렵 아마 오반장님이 오셨던 것 같애. , 오반장님. 이 분은 예전 아고리 잘 나갈때 댓글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서 그런지 전혀 낯설지가 않았어. 마치 오래전에 알고 있던 분을 만난 것 같은 편안함이 전해졌지. 아마도 누구나 다 똑같이 느꼈을거야.

나이 40이 넘으면 얼굴에 그 사람의 인생 족적이 고스란히 나타나거덩. 그냥 딱 보면 알겠더라고. 인성과 품성이 얼굴에 그냥 좌르르. 말씀도 조용하고 나직하게, 그러나 이 분도 뜨거운 분이야. 암살단 조직에 가장 열을 냈을 정도니까. 이런 분과 지금거리에 있으면서 같이 인생을 논하고 삶은 나누면 너무나 근사할 것 같은 사람, 그런 분이 바로 오반장님이었어. 꼭 꼭 또 만나고 싶은 사람 말이야. (오반장님은 안성기씨와는 얼굴은 다른데 느낌은 딱 그만이야)





온다 형님은 사실 진작에 등장했어야 할 사람인데 이 양반이 워낙 있어도 없는 듯 없어도 있는 듯한 분이어서 이제야 나왔네. 아니 지금 등장해야 말이 맞는 것이 술이 들어가니까 비로소 존재감을 나타내더라고. 참고 있었던거지, 그 동안. 평상시 말 수가 없던 그대로 술이 들어가도 별 말은 하지 않았는데, 상황을 묘하게도 일거에 정리해 버리는 기술이 있더군.

이를테면 이런 식이야. 누군가가 무슨 말을 하다가 막히거나 재미없거나, 말이 안된다거나 하면 바로 ""하는 외마디 탄성이 나와. 그런데 그 짧은 탄식 한방에 상환이 일순간에 정리돼 버려. 거 참 신기하지. 대단한 능력이야. 그리고 이게 입에 착착 감기더란 말이지. 은근히 중독성이 있더라고. 나중엔 아주 유행어가 돼 있더만. 누가 뭔 말만 하면 "~", 이렇게 말이야. 그런데 이 형님 너무 달렸나봐. 나중엔 "~"만 자겠다더니 아예 아침까지 자데. 생각해보니 낮부터 그 땡볕에 달팽이 형님이 너무 부려먹었더라고. 체력이 버틸리가 없지. 나도 힘들었으니까 뭐, 말 다했지. (온다 형님은 이 분보다 약간 더 선이 얇은 듯, 그냥 느낌이니까 뭐!)





야, 이거 오늘 빡세네. 원래 글 한 편으로 끝내려 했는데 쓰다 보니 넘 길어지네. 안되겠어, 몇 편으로 나누어야지. 다음 편에 이어가야겠어. 다음 번에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방금 산에서 내려오신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의 소유자 불산님과 경국지색이란 바로 이런 것을 보여준 우주님, 골로 갈뻔한 하자 형, 그리고 본격적인 술자리 이야기와 다음날 있었던 산행 이야기를 이어서 쓰도록 할게. 아, 그리고 2차 오프였던 홍대 모임에서 만나뵌 소금맛님도 함께...


아고라2 오프 모임 후기 속편을 기대하시라....





바람부는언덕에서....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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