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과 관련, 전세계 전문가들이 아주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한국 보수언론과 보수진영이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총공세를 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상황을 다르게 분석해 눈길을 끌고 있는 것.
미국 ABC방송은 2월 27일(한국시간 28일)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세계 최고 수준의 진단 능력과 공개의 투명성, 그리고 열정의 산물이라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의학전문가의 말을 인용, 한국의 연구소나 의료센터의 코로나19 진단 및 검사 능력이 미국을 포함해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인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 늑장 대처 때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미래통합당과 조중동 등 보수언론의 주장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내용이다.
주요 외신 역시 한국의 상황을 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지난 2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네이선 박(S. NATHAN PARK)이 쓴 '사이비 종교와 보수단체가 한국에 퍼뜨린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한국의 현 상황을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종교와 정치라는 가장 오래된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고 분석했다.
시사주간지 타임도 한국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그 배경에 뛰어난 진단 역량, 개방적이고 투명한 사회, 자유로운 언론, 민주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체제를 손꼽았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미국과 한국의 확진자에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미국의 진단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며 한국에서는 70000명 이상의 의심환자에게 진단 검사가 실시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도 코로나19 사태 차단을 위해 한국의 의료시설이 항시 비상대기하고 있고, 질병관리센터가 하루에 두 차례 브리핑을 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와 투명한 소통이 지속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 보건당국을 높이 평가했다. 이는 한국, 더 정확히는 통합당과 보수언론의 주장과는 확연히 다른 뉘앙스다.
이명박 정권 시절 신종플루로 75만명이 감염되고 300명 가까운 사망자수가 발생했다. 발병 초기 박근혜 정부가 정보를 은폐해 피해가 확산됐던 메르스 때는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의 집권당이 바로 정부 대응을 성토하는 통진당이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의 보도행태 또한 지금과는 180도 달랐음은 물론이다.
야당과 언론이 정부 정책이나 대응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당한 비판은 그들 뿐 아니라 모든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다. 국민의 안전이나 생명, 국가 안보와 외겨 등과 관련된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비판은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통합당과 보수언론이 증폭시키는 중국인 입국금지만 해도 그렇다. 코로나19는 중국인을 입국 금지시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신천지 교도였던 31번 환자를 비롯해 국내 감염자로부터 확산이 시작된 것이다. 국내 중국인 확진자 6명 중 이들로 인한 2차 감염 사례가 없다는 점도 코로나19의 확산과 중국인 사이에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다 해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란, 이탈리아,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벌써부터 중국 항공편의 입국을 중단시켰지만 최근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그럼에도 통합당과 보수언론은 마치 정부가 중국인 입국금지를 취하지 않아 사태가 악화된 것처럼 선동을 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 때 국무총리였던 황교안은 대정부 질의에 나와 정부의 늑장 대응을 지적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초동단계 때 환자가 한둘 생겼을 때 그 모든, 소위 감염병 환자가 생겼을 때마다 장관이 나서고 총리가 나서고 이렇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던 장본인이다.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세월호 참사를 수사하던 광주지검 수사팀에 수사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가 하면, 기무사 계엄문건과 관련해서도 의혹을 받고 있다. 누구나 정부 대응과 관련해 비판을 할 수 있지만 적어도 황교안만큼은 자격이 없다고 할 터다. 그런데도 황교안은 주술처럼 대통령 탓, 정부 탓을 부르짖고 있다.
그런가 하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이 와중에 마스크를 자동이체를 장려하기 위한 홍보수단으로 삼고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조선일보는 2월 25일 <마스크 사려고 난리인데... 정부는 마구 뿌리고 있었다>란 제목의 기사 한켠에 <본지 구독료를 자동이체하면 마스크 세트를 드립니다>란 알림 기사를 배치했다. “본지 구독료 자동이체를 신규 신청하는 독자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마스크세트(3개입)를 드린다”는 안내와 함께 말이다.
중앙일보도 24일 <중앙일보 구독료 자동이체하면 마스크 드려요>라는 기사에서 “구독료를 자동이체로 신규 신청한 모든 분께 미세먼지 마스크 5매 또는 메가박스 영화관람권 2매 중 1가지를 드린다”고 깨알같이 홍보했다.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조차 흥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황교안과 통합당, 조중동은 그냥 문재인 정권이 싫은 것이다. 누구 말마따나 중국이 잘못해도 정권 탓, 미국이 잘못해도 정권 탓, 일본이 잘못해도 정권 탓, 신천지가 잘못해도 정권 탓이다. 자신들의 과거 행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 와중에서도 문 정권을 쓰러뜨리기 위한 생각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나라는 평생을 조중동만 구독하고, 그들이 만든 채널을 시청하고, 친일 군사독재정당의 후예들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30%나 된다. 제발 정신 차리라. 하루 이틀도, 한두 번도 아니고 '이명박근혜' 9년 그 난리를 겪고도 아직도 조중동의 논조를, 황교안의 말을, 통합당의 주장을 믿는단 말인가. 제발, 제발들 정신 차리시라. 많은 이들이 사투를 벌이는 비상시국,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적어도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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