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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적반하장 문창극, 후안무치 박근혜

이틀 전 포스팅한 글에서 필자는 국무총리 후보자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지명한 것이 박근혜 정부의 또다른 인사 '참극'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이 소박한 바램이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만 같다. 총리 후보자 지명 이틀 만에 봇물이 터지듯 문창극 후보자의 자격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여파로 차기총리후보자 인선에 심혈을 기울였다더니, 고르고 골랐다는 인사가 하필 '친일사대주의자'라니 우연이라면 하늘이 이 정권을 도와주지 않는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정권의 무능함과 천박함, 그리고 국민을 대놓고 우롱하는 오만함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본 글을 통해서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자격을 논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자격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듯 쉽게 주어지는 자격이라면 이완용으로 대표되는 '을사오적'의 후예들에게도 총리후보로서의 자격은 있다. 그러나 역사를 전혀 모르는 바보가 아닌 이상 이들에게 자격을 운운하는 것은 일고의 가치조차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문창극의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따라서 역사와 민족의 자존감을 쓰레기더미에 쳐박는 듯한 이 망동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모두가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총리후보 지명을 쌍수를 들고 반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 중에서 일본의 극우파 네티즌들의 반응이 매우 흥미롭다. 


"한국에는 어리석은 사람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차기 총리 후보 문창극씨와 같은 시대와 나라를 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 "한국에도 드물게 괜찮은 생각이 존재한다", "문창극씨는 서투르기는 하지만 정직하고 용기있는 사람같다", "문창극씨는 스스로 사실을 인정한 훌륭한 사람이다"


우리나라의 총리후보자가 일본 극우네티즌들의 기대와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국내의 여론은 싸늘하다 못해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일본제국주의의 향수를 추억하며 그 도래를 꿈꾸는 극우세력의 지지를 받는 총리후보자라니 현실이라면 끔찍한 재앙이고 꿈이라면 소름끼치는 악몽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저승에서 이완용을 위시한 친일반민족주의자들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겠고, 반대로 안중근•윤봉길•유관순•김구 선생 등은 혀를 깨물며 피를 토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본제국주의 식민사관과 친일사대주의에 찌들어 있는 자가 대한민국의 국무총리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것 자체가 치욕이자 굴욕적인 일이다. 국제 망신도 이런 망신이 따로없다. 


그러나 청와대와 문창극 후보자는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청와대는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고, 문창극 후보자는 적반하장으로 '민족비하' 발언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소송에 나설 것임을 선언했다. 문창극 총리후보자의 과거 망언을 듣고 "미친사람이 아니고서야"라는 반응을 보인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지적처럼 '미치지 않고서야'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하겐크로이츠와 나치경례를 옹호하는 역사관과 철학을 지닌 자를 총리로 임명하겠다면 독일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찌의 만행과 직접 관련이 있는 이해당사자국들과 주변국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마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미치지 않고서야'. 보편적 상식을 지녔다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없는 자격을 만들어내기 위한 방법은 두가지다. 하나는 자격의 조건들을 조작해 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스스로 자격을 부여하거나 자격의 조건 자체를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전자는 우리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수없이 목격했던 장면들이고, 후자는 과거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시절의 권력의 폭거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청와대가 지금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바로 후자의 방식 그대로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식을 계속해서 고집하고 있는 것은 그녀가 영구집권을 꿈꾸던 독재자의 딸이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우리나라는 정치•경제•사회 곳곳에 친일파와 박정희•전두환의 군사독재를 추종하는 자들이 기득권세력으로 편입되어 있는 나라다. 따라서 친일식민사관과 사대주의로 무장한 문창극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것은 절대로 우연이 아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바라보는 여론은 폭발 일보직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문창극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집과 적반하장으로 갈 데까지 가보자는 이 영혼없는 사내의 무모함은 결국 그들이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동류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안타깝게도 박근혜 대통령의 문창극 카드는 '참극'으로 귀결될 듯 하다. 아무리 대한민국의 국격이 땅에 떨어졌다고 한들 누구말마따나 '미치지 않고서야' 친일사대주의자를 국무총리로 기용할 수는 없지 않는가. 민심은 이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