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오늘(9일) 0시에 만기 출소했다. 그의 출소 앞에 '만기'라는 인내와 인고의 수사를 부여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그는 기가 막힌 타이밍 덕분에 이번 추석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받아야 할 '죄값'을 가늠할 전반전이 대단히 싱겁게 끝이 났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건설업자로부터 공사 수주를 위한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현금 1억2000만원과 미화 4만불 등을 수수한 혐의로 2013년 7월 10일 구속됐다. 당시 그의 구속을 두고 여론은 가마솥처럼 들끓었다. 이미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던 희대의 정치범이 엉뚱하게도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되는 진풍경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국가기관이 개입한 선거부정사건을 진두지휘했던 그에게 불구속 수사의 아량을 베풀었던 검찰은, 어찌된 영문인지 금품수수라는 쪼잔한(?) 개인비리에 대해서 만큼은 피도 눈물도 없이 엄격하게 법을 적용시켰다. 놀랍게도 대한민국의 검찰과 사법부는 '국기문란', '헌정파괴' 등의 강력한 수사가 동반된 전대미문의 선거범죄 보다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개인비리의 죄질이 더 나쁘다고 판단했다. 


물론 이같은 상황은 짜여진 각본에 충실했던 검찰과 사법부의 사전 공조에 의한 것이었다. 권력의 심장부를 겨냥할 수 밖에 없는 국정원 대선개입수사의 성격상 윗선의 '검사'를 받고 수사여부와 그 세기를 결정하는 정치검사들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가능성은 제로였다. 법원도 마찬가지였다. 사법정의와 정치권력 사이에서 무게를 저울질 하던 법원은 역시나 권력의 손을 번쩍 들어 주었다. 이 모든 비극은 정의에 입각해 오직 진실만을 바라볼만큼 이 시대가 태평하지 않다는 데에 있었다. 


결국 검찰과 법원은 국정원의 대선불법개입으로 인한 성난 민심을 추스리는 한편 그 칼끝이 권력의 중심으로 향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절충안을 선택했다. 원세훈을 구속하기는 하되 선거법 위반이 아닌 개인비리혐의를 적용해서 구속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국가내란죄를 범한 전두환과 노태우를 고작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주 이상한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참으로 기이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불법개입해 왔고 지난 대선 즈음에 조직적이고 전방위적으로 활동했었다는 관련 증거들은 이미 차고도 넘친다. 필자도 이와 관련된 글을 수십 편 가량이나 써왔을 만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혐의는 이론의 여지가 없이 명백하다. 필자조차 입증할 수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불법대선개입 범죄사실을 대한민국 검찰과 사법부가 밝혀내지 못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대한민국 검찰과 사법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면'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이 단서 앞에서 검찰과 사법부는 당장 쥐구멍이라도 찾아야 할 판이다. 물론 여기에도 '검찰과 사법부에게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이라는 조항이 다시 붙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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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1심 선고 공판은 이틀 후인 11일에 열린다. 완전히 본말이 전도된, 그의 여죄(?)를 묻는 후반전이 열리는 것이다. 그러나 결과를 알고 보는 경기만큼 맥빠진 것이 세상에 또 없다. 이번 선고 공판이 어떻게 귀결될지 예상하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문제다. 물론 공판결과에 따라서 이제 막 출소한 그가 다시 구속수감될 가능성도 0.01% 쯤은 있다. 아마도 그 정도라고 생각한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될 확률과 아울러 대한민국 검찰과 사법부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가 말이다.


미리 예단하자면 곧 속개될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의 선거공판은 대한민국의 검찰과 사법부의 낯부끄러움을 재연하게 될 것이다. 권력의 시녀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검찰과 권력의 힘 앞에 늘 비굴하기만 했던 사법부가 반란을 일으킬 확률은 언급했듯 단 0.0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저들에게는 정의와 양심은 고사하고 용기와 배짱조차 기대할 수 없다. 


불의한 시대에서라면 정의와 상식쯤은 언제든 권력의 폭거 앞에 무너지거나 시야의 먼 곳으로 사라지게 마련이다. 사회적 정의와 개인의 양심, 보편적 상식이 실종된 2014년의 대한민국은 그렇게 본다면 확실히 불의의 시대가 맞다. 그러나 영원한 불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빛이 어둠을 몰아내듯이 결국 불의는 정의에 의해 단죄받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역사는 언제나 이같은 불변의 진리를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므로 앞으로 일어날 결과에 혹시 실망하거나 낙담할 필요는 전혀 없다. 정의와 양심, 상식이 바로 서는 날, 원세훈의 여죄는 백일하에 낱낱히 드러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공소시효는 절대로 없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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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포청천 2014.09.09 21:19

    원세훈..
    김용판과 같은 결과가 나겠죠.
    뭐, 이 나란 그게 더 정상이니깐.
    안그런게 이상해요, 요즘엔.
    정말 막장도 이런 개막장이 또 없다는..

  2. 카오스마 2014.09.10 00:12

    미쳤죠, 나라가 미쳐갑니다.
    국민들도 제 정신이 아니구요, 윗 분 말씀대로 이게 정상이 아니예요.
    -,.-
    국민분열을 통해 누가 반사이득을 얻고 있는지를 보면
    과연 누가 이 나라의 적폐의 온상들인지 명확해지지요.
    걸 몰라요, 이 바보같은 국민들이...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9.10 10:52 신고

      그걸 깨닫기에는 언론과 방송이 너무 한쪽으로 편향되어 있습니다.
      일단 지방으로 내려가면 온통 조중동 일색아닙니까.
      거기다 MBC, 종편에, 얼마전지 KBS까지 주구장창 진실을 보도하지 않으니
      의식구조가 깨어날 수 없는 겁니다.
      무엇보다 언론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게 먼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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