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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심상찮은 <경향신문>, 무엇이 문제인가

ⓒ 경향신문

 

<경향신문>이 심상찮습니다. 논란을 유발하는 문제적 기사를 잇따라 게재하면서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죠. 실제 유희곤 법조기자의 검사 겁박 논란을 비롯해 김미리 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칼럼 논란,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의혹 보도 회피 의혹 등 경향을 둘러싼 잡음이 한둘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정경심 교수 PC 속 총장 직인 파일과 관련해 유설희 기자의 부실한 팩트체크가 논란이 됐습니다. 유 기자는 5월 1일 "정경심 PC에서는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됐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작성했는데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습니다.

기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열기가 뜨겁던 2019년 9월7일 정경심 교수가 검찰에 제출한 PC에서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됐다고 특종보도한 <SBS>의 방송 내용과 관련, 재판 과정에서 해당보도가 오보였다는 검사측 발언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이를 팩트체크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SBS 오보 논란을 팩트체크한 이 기사의 내용이 부정확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되레 경향을 향한 세간의 비난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유 기자는 기사에서 정 교수 연구실 PC 에서는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됐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은 총장 직인 파일은 정 교수가 임의 제출한 PC가 아니라, 보도 이후 동양대에서 임의제출 받은 PC에서 나온 것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총장 직인은 정 교수의 연구실 PC가 아니라 동양대 강사휴게실 PC에서 발견된 것이기 때문이죠. 유 기자의 팩트체크는 첫단추가 잘못 끼워진 옷처럼 여기에서부터 뒤틀립니다.

정 교수 연구실 PC와 강사휴게실 PC는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는 사안입니다. 강사휴게실 PC의 소유주가 누구인지, 누가 사용했는지 불분명한 상태입니다. 정 교수 개인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면 증거능력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발견된 파일도 총장 직인 파일이 아니라 총장이 수여한 상장의 직인을 캡쳐한 것에 지나지 않습다. 이 또한 다툼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 시각입니다.

그런데 유 기자는 누구의 것인지, 누가 사용한 것인지 특정할 수 없는 강사 휴게실의 PC에서 발견된 총장 직인 캡쳐 파일을 정 교수의 PC에서 나온 파일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팩트를 체크하겠다면서 전혀 팩트가 아닌 내용으로 기사를 작성한 것이다. 유 기자는 법조전문기자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정도면 그 저의를 의심해야할 지경입니다. 단순실수라고 하기에는 기사의 내용이 너무나 조악하고 악의적이기 때문입니다.

유 기자는 5월 7일에도 "조국 딸, 인권법센터 국제학술대회 참석 안 해” 법정 증언 나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이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적이 없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는 사실을 전했는데요.

이날 법정에서는 '동북아시아 사형제도 세미나'에 조씨가 참석했었는지를 두고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렸습니다. 조씨의 지인인 장모씨와 박모씨 등이 증인으로 출석해 서로 다른 증언을 했습니다.

그러나 유 기자는 이중 조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장씨의 진술만을 기사로 옮겼습니다. 제목 그대로 조 전 장관의 딸이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장씨의 주장을 토대로 기사를 쓴 것이죠.

그런데 조 전 장관 딸의 지인인 박씨는 당시 현장에서 조씨를 만난 기억은 없지만 동영상 속 여학생은 조씨가 맞다는 취지로 답변을 했습니다. 검찰이 제시한 조씨의 졸업사진과 평소 독특하게 펜을 잡는 습관을 미루어 봤을 때 조씨로 보인다는 주장을 한 것이죠.

이렇듯 법정에서 서로 다른 증언이 나왔지만 유 기자는 조국 전 장관 딸리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장씨의 진술만 가지고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상반된 진술이 나왔음에도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이 역시 공정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조금더 지켜봐야겠지만 경향을 둘러싼 잇따른 잡음은 결국 편집국, 다시 말해 데스크의 문제라고 보는 편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경향 데스크가 분명 자신들을 향한 세간의 비판을 모르고 있지는 않을 텐데요. 자신들이 어떤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시민들에게 어떻게 받야들여지고 있는지 직시했으면 합니다. 명색이 <경향신문>인데, 적어도 기레기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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