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월호 참사

동원된 아이들, 그들은 왜 떨어야만 했을까? 지인에게서 사진 한 장을 건네 받았다. 링크를 따라 들어가 보니 한겨레 신문사 이승준 기자의 짧막한 글이 사진과 함께 게시되어 있었다. 사진은 수십명의 어린 학생들이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그들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참석한 구리시청 소년합창단원들이다. 아래는 이승준 기자가 남긴 글의 전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린 26일. 초등학생들인 구리시청 소년합창단원들은 홑겹 단복만 걸친 채 영결식이 열리는 두시간 동안 떨어야했습니다. 추위에 떨다 마침내 차례가 돌아온 단원들은 울듯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어른들은 두툼한 외투에 목도리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융통성 없이 저렇게 일하는 관료들이 안타깝습니다. 여전히, 힘없고 약한 아이들을 챙기지 못하는 어른들이 안타깝습니다.' .. 더보기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 지 한참을 망설였어. 하고 싶은 말은 참 많은데 어떻게 글로 옮겨야 할지 모르겠다.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고된 일이란 걸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 같아. 왜 그럴까. 텅 빈 화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한동안 생각했어.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침내 답을 얻었지. 미안함과 부끄러움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감정의 편린들이 지독하게 엉켜 있어서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정말 그렇단다. 너무나 미안하고 그리고 부끄러워, 너희들에게. ⓒ 경향신문 한동안 너희들 생각만 하면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곤 했어. 그래서 남몰래 참 많이도 울었단다. 때론 주체할 수 없는 분노 때문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고, 또 어떨 때는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을 생각하며 깊은 무력감에 시달.. 더보기
▶세월호 500일◀ 지난 여름 홍대입구에서 있었던 일 지난 여름 뜨거웠던 어느 날 홍대입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오가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너무나 평온한 일상이 그 곳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날은 무더웠고 아주 습했으며 아스팔트 위로 뜨거운 복사열이 피어 올라 땀이 비오듯 흘러 내렸다. 순간 바쁘게 오가는 군중들 속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한 사람의 얼굴이 눈에 들어 왔다. 한 손에는 피켓을, 다른 손에는 노란 리본을 쥔 이 남자의 표정은 어두웠고, 무거워 보였다. 나는 그가 그곳에 서 있는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세상을 향해 말하고 있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고. 아무 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고.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이 그 곳에 있다고. 그는 사람들을 향해 무언의 절규를 외치고 있었다. 그의 눈을 보는 순간 갑자기 코 끝이 찡해.. 더보기
정부는 세월호 인양보도를 왜 부인했을까? 어제(1일)는 만우절이었습니다. 만우절은 거짓말을 해도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있는, 일년 중 유일한 날입니다. 공식적인 국가 공휴일은 아닙니다만 세계 여러나라에서 이 날을 기념하고 즐기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악의적으로 거짓말을 해서는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자칫 사안에 따라 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만우절에 119나 112로 장난 전화를 거는 사람들이 많아 경찰 관계자들이 큰 골머리를 썩기도 했습니다. 만우절에 자주 벌어졌던 이 해프닝은 이후 장난전화에 대한 처벌기준이 강화되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인지 만우절 허위신고가 크게 줄었다는 소식입니다. 경찰의 지속적인 홍보와 처벌기준 강화가 크게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고, 단순한 호기심과 장난에서 비롯된 허위신고.. 더보기
김부선의 노란리본, 코끝이 찡해 옵니다. 겨울이 깊어만 갑니다. 아직 잠이 덜 깬 탓인지 이른 아침 공기가 매섭게만 느껴집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 났습니다. 이제 돌을 갓 지난 셋째 은우가 병원에 가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어디가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정기검진이 있는 날입니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몸과 마음이 분주해 집니다. 간단히 씻고 재빨리 옷을 챙겨 입고 아직 곤히 잠들어 있는 막내 녀석의 얼굴을 무심히 바라 봅니다.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처럼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형상이 또 있을까요. 순간 시간이 멈추고 세상도 따라 멈추고 오직 아이와 저 이렇게 둘만의 고요하고 평안한 천국 세상이 열립니다. 지극히 갸녀린 몸으로 세상에 나온지 벌써 일년하고도 삼개월, 그동안 별탈없이 자라준.. 더보기
정치 블로거가 뽑은 올해의 뉴스 상편 올 해도 이틀 밖에는 남지 않았다. 이 즈음은 너 나 할 것 없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한 해를 정리하기에 분주한 시점이다. 이는 정치·시사 블로그를 운영하는 필자에게도 마찬가지다. 작년 이맘 때 2013년을 정리하는 글을 포스팅했던 필자는 그 글의 말미에 말의 해인 갑오년을 맞아 우리 국민들 한사람 한사람이 바람을 가르며 힘차게 질주하는 말의 모습처럼 역동적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를 희망했다. 그 희망은 바람대로 이루어졌을까. 필자는 오늘과 내일에 걸쳐 올 한해 동안 국민들을 웃고 울리게 만들었던 정치·시사 뉴스 10가지를 돌아보며 갑오년을 정리하는 글을 포스팅 할 예정이다. 오늘은 그 중 다섯가지 뉴스를 먼저 살펴보려 한다. 1. 세월호 참사와 국가의 실종 앞으로 2014년 4월 16일은 우리 역.. 더보기
이해하기 힘든 대통령의 뮤지컬 관람 옛말에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고 했다. 이는 사람의 처신에 대한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는 경구다. 아무리 좋은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할지라도 그 행위가 때와 장소, 상황에 맞지 않는다면 이를 곱게 봐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웠던 이 작은 나라의 일개 범부들도 하지 말아야 할 일, 해서는 안되는 일에 대한 처신의 기본 쯤은 익히 들어서 안다. 적어도 상가집에 가서는 절대로 웃지 말아야 하고,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보통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와 같은 처신의 기본들이 이 나라의 소위 사회지도층이라는 사람들에게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드니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세월호 침몰의 비보를 듣고 유가족을 .. 더보기
'유민아빠'를 살려주세요, 부탁입니다 정치 시사글을 쓰고 있는 저의 글에는 다양한 견해의 댓글들이 춤을 춥니다. 그 중에는 입에 담기 민망한 험한 글들이 있는가 하면 저를 부끄럽고 당황스럽게 만드는 글들도 눈에 들어 옵니다. 특히 제 글을 통해 '정의'와 '양심' 등등을 언급하는 부분에선 정말이지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가 정의로웠던 적이 있었을까요. 스스로 양심에 부끄러움을 느낀 적이 부지기수였던 저에게는 모두 과분하기 이를데 없는 수사입니다. 새내기 시절 선배들의 이끌림에 학자투에 몇번 발을 딛은 것을 제외하면 사회의 부조리와 자본주의의 모순 같은 시대적 화두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사회과학서적을 통해 사회구조와 시스템이 정치권력과 자본가 등의 기득권세력에 의해 (그들에게 유리하도록) 가공되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 더보기
세월호 참사, 사람들은 벌써 잊은걸까?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의 끔찍함을 벌써 다 잊은 건가. 이 사건을 바라보며 요즘 드는 생각은 '반드시 잊지 않겠다'던 어른들의 분노와 각오는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하는 점이다. 물론 아직도 SNS를 통해서 정부와 정치권의 무능과 무책임을 비판하고, 촛불시위에 참석하며 보다 직접적으로 정치적 의사를 분출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아직도 자신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 참사를 기억하고자 애쓰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의문은 여전히 가지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4개월. 이 끔찍한 비극를 둘러싼 진실은 어느 것 하나 속시원히 풀린 것이 없다. 세월호는 여전히 차디찬 바다속에 가라앉아 있고, 10명의 실종자는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 더보기
유병언의 죽음보다 더 미스터리한 것 검•경의 눈을 피해 도주행각을 벌이던 유병언의 사체가 발견됐다. 그것도 아주 끔찍하게. 언론을 통해 공개된 유병언의 사체는 충격 그 자체였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훼손된 사체는 그의 죽음이 얼마나 비참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그의 사체에서 그동안 사진으로 보아 왔던 유병언과의 접점은 단 1mm도 찾을 수 없었다. 죽은 유병언과 살아있을 당시의 유병언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래서였을까. 여기저기서 말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발견된 사체가 유병언이 아니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발견된 사체에서 채취한 DNA가 유병언과 일치한다는 경찰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아무리 더운 날씨라고는 하나 불과 18일만에 백골이 드러날 정도로 시신이 부패할 수는 없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