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인 측면이 있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자기중심적이라고 해야 맞을 듯 싶다. 내 기준으로 생각하고, 내 판단이 옳다고 믿는다. 이 생각이 굳어지면 독선과 독단으로 흐르기 쉽다. 무오류에 빠져 자기가 제일 잘난 줄 안다. 자기가 절대선이고, 자신만이 세상을 구할 슈퍼 히어로라 여긴다. 나르시즘과 영웅주의가 만나면, 시쳇말로 답이 없다.

 

세상 답 없는 치들 중에 으뜸은 윤석열과 안철수다. 윤석열은 그동안 많이 썼으니 오늘은 안철수에 대해서 잠깐 언급해볼까 한다. 사실 안철수 역시 그동안 너무 많이 써서 또 쓴다는 게 영 식상하고 흥이 나질 않는다. 효용가치가 없는 인물에 대해 미주알 고주알 떠들어야 하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그럼에도 또 거론하는 이유는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 하루하도 빨리 그가 사라져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얼마 전 안철수가 돌아왔다. (정말 궁금하다, 그는 왜 돌아온 걸까). 그런데 변한 게 없다. 진보와 보수의 틈새를 비비고 들어가려는 기회주의적 행태가 여전한 데다, 밑도 끝도 없는 공허한 말만 더 늘었다. 예나 지금이나 안철수는 진보 때리고 보수를 공격하면 정치에 무관심한 중도층이 자기를 지지해줄 것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는 모양이다. 중도의 함정에 빠져 참담한 실패를 경험했으면서도 달라진 게, 아니 배운 게 없다.

 

새정치의 동력은 말 그대로 얼마나 '새로운가'에 달려있다. 자신만의 철학과 비전으로 기성정치에 만족하지 못한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해야 승산이 있다. 그런데 안철수에게는 바로 '그것'이 없다. 기성정치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고, 대중의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그 속에서 반사이득을 얻으려는 얄팍한 꼼수만 부린다. 정치철학도 없고, 그래서 당췌 뭘 하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안철수의 트레이드 마크가 돼버린 '중도'는 어떤 사안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표현하는 가운데 얻게되는 타이틀이지, 그것이 정치적 이념이자 이상이 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대놓고 "나는 중도요"를 외친다는 건 "나는 생각없는 사람이요"라는 말이나 다름이 없다. 안철수가 실체 없는 말과 뜬구름 잡는 얘기로 사안의 본질을 비켜가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기만의 정치 철학이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보니 안철수는 언제나 쉬운 길을 고집한다. 양비론으로 진보와 보수를 싸잡아 비난하고, 기계중립적 태도를 유지하면서 이를 중도란 말로 교묘하게 포장한다. 정치 혐오를 조장하고, 기성정치는 죄다 나쁜 것이라는 반정치 정서를 '바이러스'처럼 퍼뜨린다.

안철수의 지난 8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 너희들 때문이야'로 정리할 수 있을 터다. 모든 것을 전지적 시점에서 재단하고 평가한다. 그가 머무는 곳마다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포용과 상생, 화합 대신 대립과 분열을 조장하고 자기편이 아니면 모두 나쁜 것으로 규정한다. 그리 길지 않은 기간 탈당과 창당을 반복하는 본질적인 이유다. 

안철수는 중도를 기득권 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포장시키고 있지만, 그가 말하는 '중도'는 기실 '실체없음'을 뜻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무색무취가 중도일 수는 없다. 신기루 같은 허상이 중도일 수는 없다. 이도 저도 아닌, 이쪽도 저쪽도 아닌 기회주의가 중도일 수는 없다. 안철수는 변하지 않았다. 아니, 과거로부터 전혀 배우지 못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남을 비난하는 건 쉽지만, 그것만큼 비겁하고 치졸한 게 없다. 안철수의 지난 8년이 그랬다. 자신은 옳고 남은 틀리다는 자기중심적 인식으로 끊임없이 상대방을 헐뜯고 공격해왔다. 안철수는 기성정치를 '악'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그가 비판했던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건 다름아닌 그 자신이다. 그런데 이 중요한 사실을 안철수 본인만 모르고 있다.  안철수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20.02.03 08:14 신고

    보수 분열의 기폭제가 될것이라고 기대합니다..ㅎ

  2.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20.02.03 10:23 신고

    한주가 밝았네요^^
    이번주 활기차게 화이팅입니다~

  3. Favicon of https://paindiary2359.tistory.com BlogIcon 환경쟁이🌱 2020.02.03 12:50 신고

    중도란 없는 건가요?

  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20.02.04 05:54 신고

    차츰...실망감을 주시는 분...ㅠ.ㅠ

ⓒ이데일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018년 6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후 독일과 미국 등지로 연수를 떠난지 1년 4개월여 만이다.

안 전 대표의 복귀가 주목받는 것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중심으로 보수통합이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안 전 대표의 등판이 야권 재편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 의미를 축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새정치 바람을 일으키던 당시와는 확연히 달라진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와 위상 등을 고려하면 파급력이 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정계복귀를 둘러싸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안 전 대표가 총선 구도를 가를 변수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안 전 대표는 과연 얼마만큼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지난 3일 동안의 행적을 통해 그 가능성을 살펴보자.

안 전 대표는 귀국 당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진영 정치를 벗어나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간절하게 대한민국이 변화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러 왔고, 다음 국회에서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가능한 한 많이 (국회에) 진입하게 하는 게 제 목표"라며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등이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며 "야권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진영 대결로 1대1 구도로 가는 것은 오히려 정부·여당이 바라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자회견 내용을 종합해보면, 안 전 대표는 먼저 실용 정치를 기반으로 하는 중도 정당을 염두해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보수통합 논의에 합류하지 않고 독자적 노선을 걷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그가 말하는 중도·실용주의 정당이 신당 창당을 의미하는 지는 아직까지 불분명한 상태다. 창당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선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의 합류가 필수적인데, 그들 대부분이 비례대표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비례대표는 탈당을 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에 복귀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안 전 대표가 합류해 재창당 수준으로 당을 환골탈태시키는 그림이다. 그러나 이 역시 당권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손학규 대표의 의지가 확인된 데다,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이 낮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안 전 대표는 귀국 다음날인 20일 국립서울현충원과 광주 5·18 묘역을 참배했다. 주목할 것은 안 전 대표가 정계 복귀 첫날 '광주'를 방문했다는 점이다. 이는 2016년 총선 당시 국민의당 돌풍의 진원지였던 '호남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방문에는 바른미래당 소속 김동철, 박주선, 권은희, 주승용 의원 등 광주전남 의원들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이 참여해 호남 기반의 제3지대 정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문제는 안 전 대표에게 돌아선 민심이다. 2016년 총선에서 호남은 안 전 대표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당시 안 전 대표는 박지원·박주선·주승용 의원 등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호남 지역 28개 의석 중 무려 23석을 얻는 깜짝 놀랄 성과를 거뒀다. 호남은 이후 국민의당의 텃밭이자 안 전 대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그러나 안 전 대표를 향한 호남의 지지는 오래가지 못했다. 안 전 대표는 DJ의 철학이 녹아있는 햇볕정책을 비판하는 등 정체성과 노선에서 지역 민심과 충돌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고, 급기야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정당인 바른정당과 손을 잡으며 국민의당 분당 사태를 초래하기까지 했다.

그 결과 안 전 대표에 대한 지역 민심은 4년 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호남에서 안 전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를 기록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보다도 낮은 수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전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했던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역시 호남지역에서 제2의 '안풍'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광주 시민들이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하겠나. 저도 이번 주말 광주에 있었는데 '아니올시다'"라며 "호남이 두 번 속지 않을 것"이라 평가한 것. 이같은 상황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 창당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안 전 대표는 21일 김경률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과의 회동 직후 보수통합 논의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그것이야말로 정부·여당이 바라는 함정에 들어가는 길"이라며 "야권에서 치열하게 혁신 경쟁을 하는 것이 나중에 파이를 합하면 훨씬 더 커질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당장은 참여할 의사가 없지만, 연대나 연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귀국 기자회견 당시 혁통위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관심이 없다"고 단호히 선을 긋던 것과는 결이 다른 발언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미묘한 입장 변화를 두고, 안 전 대표 특유의 언행이 드러난 것 아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우선 순위로 두고 독자세력화에 나서되, 여의치 않을 경우 '반문연합'을 고리로 한 총선 야권연대를 도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과 혁통위 등에서 안 전 대표를 향해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보수진영의 합류 요구가 거세질수록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주가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독일·미국 등지로의 외유를 끝내고 1년 4개월여 만에 정치 일선에 복귀한지 3일, 안 전 대표가 보여준 행보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민주당·한국당 거대 양당 모두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걷겠다고 천명했다. 정부·여당에 대해선 진영논리를 앞세워 배제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보수통합 움직임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지만, 여지를 남겨뒀다.

그런데 어떤가. 이 장면 어딘가 대단히 낯이 익지 않은가. 기성 정치를 양비론으로 싸잡아 비난하고, 정권과 각을 세우고, 반정치주의를 앞세워 정치혐오와 불신을 부추기고, 두루뭉술한 화법으로 본질을 비켜가던 안 전 대표의 과거 모습과 닮아있지 않은가 말이다.

정계 복귀 선언 전후로 안 전 대표는 직간접적으로 많은 말들을 쏟아냈다. 이는 귀국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하나 하나의 워딩은 다를지 몰라도, 그 말들은 결국 "낡은 정치를 바꾸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런데 정치를 바꾸겠다던 안 전 대표가 정작 자기 스스로는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기계적 중립과 전략적 모호성으로 세간의 비판을 받아왔던 안 전 대표에게 중요한 것은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해내는 일이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정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달라졌다는 징후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변하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의 참패가 이를 여실히 입증해주고 있다. 안 전 대표는 과연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아니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정치 초년생이었던 저의 부족함으로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다"는 고백이 나오게 된 이유를 성찰해야 하는 이유일 터다. 그것이 없다면 '안철수'의 시간은 이번에도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1. Favicon of https://torihome.tistory.com BlogIcon 토리야뭐하니 2020.01.22 10:21 신고

    자기 분야에서 잘 뛰던 사람들이 왜 굳이 정치에 빠져드는 걸까요.

  2.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20.01.22 11:02 신고

    안철수는 안철수네요.
    학자로서의 삶이 더 존경받았을텐데요.
    정치인만 되면 거짓말을 하니 ;;

  3.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20.01.23 05:52 신고

    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 중앙일보

 

자유한국당은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4+1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대안신당)의 공조에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필리버스터를 감행하는 등 법안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그 결과 초미의 관심사였던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 유치원 3법 등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이 여당인 민주당의 뜻대로 통과됐습니다.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 인준안 표결이 있었습니다. 한국당은 이날 반대표를 던지고 집단 퇴장했습니다. 인준안 표결 직후 열린 검경수사권 조정안 처리에 불참한 것입니다. 민주당의 '쪼개기 임시국회' 전략을 막을 방법이 없었던 한국당은 숫적으로도 실익이 없다 판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당이 보수대통합에 사활을 걸고있는 이유가 이 장면 속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주지하다시피 사분오열된 상태에서 치른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보수는 참패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역시 어려운 승부가 예측됩니다.

한국당이 새로운보수당, 시민단체 등과 함께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출범시키고, '통합'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통합의 깃발은 올랐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주 많아 보입니다. 총론은 같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통합의 주체와 대상, 방법 등 이해관계를 둘러싼 이견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당직과 공천권 등 실질적인 당내 헤게모니 문제로 들어가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집니다. 함께 뭉쳐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동의하지만, 통합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는 그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실제 보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물밑에서 치열한 기싸움을 펼치고 있습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추위가 제시한 6대 원칙에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통추위 안은 '탄핵 문제가 총선승리에 장애가 되면 안 된다', '대통합 정신을 담은 신당을 창당한다' 등 새보수당이 요구한 3대 원칙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보수당이 한국당 중심의 통합 논의에 제동을 걸면서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15일 새보수당이 한국당에 당대 당 통합 협의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입니다. 이는 통추위를 통한 보수 통합에 무게를 두고있던 한국당의 기류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새보수당이 당대 당 협의체를 제안한 것은 보수 통합 논의의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포석으로 보입니다. 통추위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되면 통합에 참여하는 주체 중 하나이지만, 당대 당으로 동등하게 논의를 이어가면 더 많은 권리를 확보할 여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한국당은 그 반대의 이유로 통추위 주도의 통합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통합 논의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사실 따로 있습니다. 보수통합을 바라보는 세간의 불신을 극복하는 일입니다. 보수 재건과 혁신 통합을 부르짖고 있지만, 이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둔 정치공학적 몸집 불리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보수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과 내용이 보이지 않는, 이른바 '묻지마' 통합 흐름에 대한 따가운 질책입니다.

혁신 없는 통합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뜨겁습니다. 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당은 그동안 혁신과는 거리가 먼 행태를 보여왔습니다. 보수 몰락의 실질적 책임이 있음에도 인적청산 실패와 지지부진한 개혁으로 보수진영 내에서도 쓴소리가 끊이질 않았던 것이죠.

합리적 개혁보수를 표방했던 새보수당의 정치실험 역시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안철 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의 전략적 공생도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창당한지 일주일이 갓 지났는데 이런 협의를 진행할 수 있느냐"는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의 일갈은 새보수당이 직면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보수 통합에 대한 이같은 불신과 의구심은 전적으로 개혁과 혁신의 부재에서 기인합니다. 어떤 명분과 구실을 들이댄다 해도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중심이 된 보수 통합은 결국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황 대표와 박형준 통추위 위원장이 정계복귀를 선언한 안 전 대표의 합류를 고대하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오셔서 자유 우파의 대통합에 역할을 해주셨으면 대단히 고맙겠다"(14일, 황 대표), "그것이야말로 통합의 가장 큰 목표가 아닐까 싶다"(9일, 박 위원장)라며 안 전 대표가 보수통합 흐름에 동참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치적 입지가 약해졌다고는 하나 안 전 대표는 기득권 양당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유권자에게는 여전히 매력있는 선택지입니다. 무당층과 중도세력이 선거의 중요한 변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 전 대표의 합류는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통합의 부정적 이미지를 상쇄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외연확장 역시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안 전 대표는 "정치공학적 통합 논의에 참여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보수 통합 열차에 합류하기보다 중도 보수와 무당층을 아우르는 제 3의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보수진영이 통합에 성공한다 해도 총선 전망은 밝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집권 후반기를 향해 가고 있음에도 '정권 심판'보다 '보수야당 심판' 기조가 더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치와 비전, 혁신을 찾아보기 힘든 보수 통합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불신도 상당합니다. 보수진영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당 등이 안 전 대표에게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지는 장면은 아주 의미심장합니다. 보수세력의 군색한 현실과 그들이 주장하는 보수재건 사이의 극명한 괴리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혁신 없는 통합은 과거로의 회귀를 뜻하며, 이는 총선에서 '도로 새누리당' 프레임이 작동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혁신과 개혁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자, 시대정신입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보수통합은 갖가지 레토릭만 난무할 뿐 생산적인 변화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한국당 등이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보수의 위기는 쉽게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1.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20.01.16 11:15 신고

    이분은 좀 정치 안했으면 좋겠는데... 하... 아직도.

  2. Favicon of https://porkart3217.tistory.com BlogIcon 선한이웃moonsaem 2020.01.16 16:53 신고

    국민을 너무 만만하게 보기 때문에
    정치도 만만하게 보고
    아무나 정치 하겠다고 덤벼드는 거죠ㅜㅜ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20.01.16 23:13 신고

    총선까지 이제 90일이 남은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가장 겸손한(?) 시간이기도 할 텐데,
    보여지는 상황들은 좀 많이 답답합니다~

    관심은 두되, 그곳에 쏠리지 않는 냉정함, 그리고 일상의 소중함,
    그것을 지키면서 나아가야겠죠.
    일어나는 여러 잠룡들의 이야기는 솔직히 별 관심 없습니다~ㅎ

  4.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20.01.17 06:31 신고

    저는 이사람을 보면 이렇게 머리가 나쁜 사람이 어떻게 바이러스 천재가 됐을까 그게 궁금합니다.

  5.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20.01.17 06:53 신고

    이곳 주위의 분위기는 심상찮습니다.
    이곳에서 자한당을 어느정도 심판해야 하는데...
    어쨌거나 이번 선거 정말 중요합니다
    여대애소를 반드시 만들어야 합니다

  6.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20.01.17 07:06 신고

    러브콜 보내는 사람들이 많긴한데....
    가야할 곳은 아닌듯...ㅠ.ㅠ

ⓒ 조선일보

2018년 지방선거 패배 이후 독일-미국 등지로 정치적 유배(?)를 떠났던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년 6개월 여만에 정치에 복귀한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조만간 귀국해 중도-보수세력을 아우르는 신당 창당에 나설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으로 대표되는 양극단의 기득권 정치를 배격한 중도-보수를 기반의 제3지대 정당을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야권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반문(반문재인)연대를 고리로 정계복귀를 앞둔 안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14일 한국당 인천시당 신년기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전 의원에 대해 "오셔서 자유우파의 대통합에 역할을 해주셨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도 "안 전 의원도 통합논의로 들어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 전 대표는 보수통합 움직임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거부감을 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는 측근의 말을 인용해, 안 전 대표가 "야권 통합은 세력 통합이 아니라 혁신이 우선"이라며 "대한민국을 반으로 쪼개 좌우 진영대결을 펼치자는 통합 논의는 새로운 흐름과 맞지 않고, 절대권력을 가진 집권여당이 파놓은 덫이자 늪으로 빠져드는 길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보수대통합 움직임을 정치공학적 통합으로 규정하고, 이 흐름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이는 통합 대열에 합류하지 않고 독자세력화를 통해 정치적 출구를 모색해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가능성이다. 정치판을 휘몰아치던 '안철수 현상'의 실체가 낱낱이 밝혀진 지금 안 전 대표가 무엇을 더 보여줄 수 있을지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국민의당 간판으로 선거를 치른 2016년 총선에서 소위 대박을 쳤다. 양당정치의 폐해로 인한 정치불신과 혐오 정서에다 '반문정서' 프레임을 적절히 섞어 호남유권자의 표심을 얻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이후 안 전 대표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한다. 이도저도 아닌 모호한 스탠스를 취하기 일쑤였고, 대안없는 양비론과 반정치주의를 앞세워 반사이득을 얻으려는 기회주의적 태도를 자주 연출했다. 결국 정치적 철학과 리더십 부재 등 한계를 드러내며 국민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했고, 이는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진다.

"안철수씨의 발언을 보면서 저는 '참 안 변한다'고 느꼈다. 정치공학적 통합 논의에 참여할 수 없다는 건 반정치정서다. 과거와 똑같다. 등장할 때도 반정치정서로 현실정치와 정당들에 반감을 가진 유권자들의 정서를 파고들었다. 정치에는 공학이 없으면 안 된다. 집을 지으려면 공학 없이는 못 짓는다. 안철수씨가 제대로 정치를 하려면 공학을 부정하지 말아야한다고 본다. 그런데 복귀 일성이 정치공학적 통합 논의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스스로 자기의 보폭을 좁히는 결과다."

복귀를 앞둔 안 전 대표를 향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냉정한 평가다. 그 말 그대로다. 새정치의 동력이 모조리 소진된 이상 안 전 대표가 내세울 마지막 카드는 과거와의 단절일 터다. 효용가치가 떨어진 과거를 떨쳐내고 새로운 컨텐츠와 비전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게 해도 될까 말까다. 안 전 대표는 비호감 정치인 순위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고 대중의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치 역시 현저히 낮게 나오고 있다. 무당층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안 전 대표에 대한 '피로감'을 감안하면 2012년 당시의 광풍을 기대하기는 난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대중의 정치혐오와 불신 정서에 편승해 반사이득을 보겠다는 기존의 행태를 반복한다면 결과는 보나마나한 일이다. 뻔한 얘기지만, 변화가 없으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이 기본적인 사실을 망각한다면 안 전 대표의 도전은 이번에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사실상의 마지막 등판임을 고려하면, 그것은 '정치로부터의 영원한 철수'를 의미한다. 안철수의 마지막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20.01.15 07:18 신고

    비호감인 정치인 1위 공감합니다..ㅋ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20.01.15 07:24 신고

    100%실패할 것입니다. 주권자들을 기만하는 정치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3.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20.01.15 10:04 신고

    정치 그만하셨으면 하는데 또 등장이군요.

  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20.01.15 12:06 신고

    신중한 선택.....있기를 바래봅니다.
    실망스럽지 않도록...ㅠ.ㅠ

  5. Favicon of https://porkart3217.tistory.com BlogIcon 선한이웃moonsaem 2020.01.15 16:40 신고

    정치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어영부영 놀다가는 곳이 정치판인지....
    정치를 잘 모르는 아줌마가 느끼기에도 우리나라 정치 판 아직 심란합니다.^^

  6. Favicon of https://torihome.tistory.com BlogIcon 토리야뭐하니 2020.01.15 18:29 신고

    그냥 사업가로 남아주었으면......

오마이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8.27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지 40여일이 지났다. 지난 대선에서 국정농단의 공동정범이라 평가받던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에게조차 밀리며 체면을 구겼던 안 대표는 대선 패배 이후 정국 구상에 몰두하던 중 제보조작 사건으로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자 전격 복귀했다.

그러나 정치 일선 복귀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기까지 안 대표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대선이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데다가, 당안팎으로부터 제보조작 사건의 책임론이 비등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당내에서는 박주선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박지원 전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등 호남 중진의원들의 만류가 속출했다. 주승룡 전 원내대표 등 의원 12명이 출마 반대 성명을 내는가 하면, 당의 원로 겪인 동교동계는 탈당 카드까지 꺼내들기도 했다. 안 대표의 출마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는 여론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당안팎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안 대표는 결국 출마를 결행했다. 국민의당을 창당시킨 창업주로서 침몰하고 있는 당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안 대표의 절박한 심경은 당시 출사표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8월3일 안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절망과 체념이 당을 휩싸고 있다"며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고 천명했다.

당을 살려야 한다는 '선당후사'의 비장한  심정으로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 대표는 결국 51.1%의 득표율을 얻으며 다시 한번 당대표로 복귀했다. 20대 총선 직후 터진 홍보비 리베이트 파문으로 지난해 6월 대표직을 사퇴한지 1년2개월여 만이다. 대선 패배의 쓰라림과 제보조작 사건의 후폭풍 등 우여곡절 끝에 당권을 거머쥔 안 대표에게는 당을 재건해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이 놓여 있었다. 무엇보다 땅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시급했다.

당대표 취임 이후 40여일의 시간이 흐른 지금, 국민의당은 과연 달라졌을까.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가고 있는 중일까. 결론적으로 말해 아직까지 뚜렷한 변화의 조짐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대법원장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과정에서 존재감을 반짝 부각시킨 것을 제외하면, 국민의당의 위상과 지위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무엇보다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한국당과 차별화되는 정책적 비전을 발견하기 힘든 데다, 중요 사안마다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는 등 기존의 모습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가 하면 당내 혁신을 위한 시스템의 변화나, 침체돼 있는 당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새로운 인재의 영입도 눈에 띄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민의당 지지율은 여전히 바닥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안 대표가 당대표로 취임할 무렵과 그 이후의 정당 지지율이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 오마이뉴스


안 대표가 당대표가 되기 직전인 8월 4주차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의 정당 지지율은 6.7%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로부터 한달 뒤인 9월4주차 조사에서는 6.6%를 기록했다. 지지율이 한자리수 박스권에 갖힌 모양새다. 제보조작 사건으로 바닥의 정점을 찍었던 4%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컨벤션효과도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이는 안 대표의 재등판이 국민의당의 지지율 반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호남지역의 민심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조사에서 호남지역에서의 국민의당 지지율은 각각 17.4%와 14.0%를 기록했다. 안 대표 취임 이후 오히려 지지율이 더 떨어졌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호남지역이 국민의당의 최대 지지기반이면서 동시에 민주당과 경쟁해야 하는 격전지라는 점을 상기하면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

문제는 리베이트 의혹 파문의 여파로 호남지역 민심이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이후 두 당 사이의 지지율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각각 59.4%와, 58.6%를 기록하며 국민의당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짧았다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실망스러운 결과다. 그렇다고 앞으로의 현실이 녹록한가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를 생각하면 국민의당의 앞길이 그야말로 구만리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안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새정치'의 참신함이 사라졌다. 2012년 안 대표는 새정치를 앞세워 기성 정치에 혐오와 염증을 느끼고 있던 유권자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5년 사이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안 대표의 트레이트 마크는 어느덧 새정치에서 '기계적 중립'과 '양비론'으로 바뀐 모양새다.

구태 정치를 혁신하겠다면서 그와 상충되는 행보를 자주 보여주고 있는 것도 비판의 온상이다. 지역감정에 기댄 낡은 정치를 비판하면서 정작 자신은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반문정서'나 'SOC 호남홀대론' 같은 당리당략적 정치공세를 적극 구사하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이다.

그런가 하면 중도의 함정에 빠진 나머지 주요 국가 정책이나 이슈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헌법재판소장과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이 그 비근한 예일 터다. 국가 중대 현안에 명확하고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는 것이 정치인의 미덕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부분 역시 뼈아프다.

여전히 불분명한 정체성과 노선도 논쟁의 대상이기는 매한가지다. 보수표심을 의식한 안 대표의 노골적인 우클릭 행보가 지난 대선 실패의 주된 요인이었다는 것은 국민의당이 자체 출간한 대선백서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창당할 당시부터 시작된 국민의당과 안 대표의 정체성 논란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단골 화두다.

국민의당의 핵심 기반은 야당성향의 호남을 중심으로 한 중도진보층이다. 그런 점에서 충성도 높은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안 대표는 보다 명확한 철학과 노선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당대표 출마를 즈음해 안 대표가 새롭게 밀고 있는 개념인 '극중주의'에서 보듯 국민의당의 정체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안 대표의 때이른 정치 복귀에, 그에게나 국민의당에게나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안 대표의 재등판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은 정체성과 노선, 시스템과 조직, 정책과 비전, 대여 관계, 정당 지지율 등 여러가지 면에서 기존의 모습과 별다른 차이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안 대표에게 고도의 정치력과 리더십이 요구되는 이유일 테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달라지지 않으면 바뀔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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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10.06 04:15 신고

    정치계에 나오지 말았으면 좋았을 인물입니다.
    척학이 없는 정치인은 민폐를 끼칠뿐입니다. 정치계에에서 퇴출되어야 할 인물입니다.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10.06 08:20 신고

    참 쉽지 않은 정치인 듯 보입니다.ㅠ.ㅠ

  3.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10.06 08:43 신고

    이제 지방성거를 준비해야 할텐데 갑갑할것입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4.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10.06 09:50 신고

    안철수가 변하지 않고 오히려 퇴행하고 있습니다.
    내년 이때 과연 국민의당은 존재할까요?

오마이뉴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진통 끝에 21일 국회를 통과했다. 인준안은 부산 엘시티 사건으로 구속수감된 배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을 제외한 298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60명, 반대 134명, 기권 1명, 무효 3명으로 가결됐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찬성표가 많이 나온 데에는 '캐스팅보터'였던 국민의당이 막판 인준 가결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표를 분석해보면 국민의당 의원 절반 이상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121명), 정의당(6명), 새민중정당(2명), 정세균 국회의장, 여기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힌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까지 합치면 산술적으로 찬성표는 131표다. 찬성표가 29표 더 나온 셈이다. 이중 기권과 무효표,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이탈표 등을 감안하면 국민의당에서 적어도 20명 이상의 찬성표가 나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국민의당의 역할이 인준안 가결에 결정적이었다는 의미다.

이에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이 드러냈다는 당안팎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청주 일신여중 특강에 앞서 "정부·여당 그리고 청와대의 국회 모독으로 정국이 경색됐지만, 국민의당의 결단으로 의사 일정이 재개됐고, 우리 국민의당 의원들의 결단으로 대법원장이 탄생했다"고 자평했다. 김동철 원내대표 역시 "가결이든 부결이든 국민의당 의원들에게 달려 있었는데 의원들이 참으로 고심을 많이 했다. 이성이 감성을 누르고 이겼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당의 역할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청와대와 여당의 모습에서도 국민의당의 달라진 위상을 느낄 수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은 청와대와 여당에게 현실을 직시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압도적인 국정지지율을 바탕으로 인사와 국정 개혁과제를 밀어붙여온 청와대와 여당은 헌재소장 인준 부결로 여소야대의 냉정한 현실을 체감해야 했다. 야당, 그 중에서도 국민의당과의 협치 없이는 국정 개혁과제의 처리가 요원하다는 것이 헌재소장 인준 부결에 담겨있는 정치적 메시지였다.

김명수 후보자 국회 인준처리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의당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당부한 것도 이와 같은 현실론이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인준안 통과 이후 "사법부 공백만은 막아야한다는 초당적 결단을 내려주신 야당의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을 야당에게 돌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헌재소장 재임명과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감사원장 후보자 국회 표결 등 국회의 협조를 구해야 할 인사와 정부정책이 산적해 있다는 걸 감안하면 야당과의 협치는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과 대법원장 인준 가결 과정에서, 그 속사정이야 어떻든 가장 돋보였던 정당이 국민의당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부결과 가결이라는 극과 극의 결과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터'로서의 존재감과 역할을 유감 없이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여전히 모호하고 불확실한 전략적 행보에 대한 논란과 잡음이 있기는 하지만 국민의당이 국회 의사결정의 '캐스팅보터'라는 사실이 보다 확실해진 것이다.



ⓒ 오마이뉴스


그러나 국민의당의 존재감이 커진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안철수 대표의 정치적 역량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안철수 대표의 당내 리더십과 대외적 이미지에 상처가 난 모양새다. 왜 그럴까?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은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를 두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의원 개인의 양심에 따라 자율투표 해야 한다는 안철수 대표의 주장과 명확한 당론을 정해야 한다는 당 중진들의 의견이 서로 엇갈린 것이다.

안철수 대표는 의총 모두 발언을 통해 "정치권력으로부터 사법부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이냐는 단 하나의 높은 기준을 적용해서 판단해 달라"며 자율투표를 당부했다. 반면 박지원 의원과 정동영 의원은 "이번에 가결시켜줘도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이 협치를 안하더라도 우리에게 카드는 얼마든지 있다", "김 후보자 인준 이후 정국을 국민의당이 확실히 틀어쥐고 개헌 국면을 이끌어야 하는데, 이 대목에서 자유투표로 개개인의 소신에 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대표와 당 중진들의 주장이 충돌한 것이다.

안철수 대표가 자율투표 방침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대표가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조한 것이 보수야당으로부터 편향성과 중립성을 공격받았던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부결 의중을 내비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법부 독립'을 강조해온 안철수 대표가 야당으로부터 '코드인사'라 비판 받은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해 사실상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의원들 상당수가 찬성표를 던지면서 상황이 묘해졌다. 당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율투표 방침을 굽히지 않았던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이 인준안 가결로 결과적으로 금이 간 셈이 됐기 때문이다. 당내의 목소리를 반영해 표결 전 찬성 당론을 정했더라면 '캐스팅보터'로서의 존재감이 지금보다 훨씬 더 부각됐을 터다. "가결이든 부결이든 우리에게 상당한 책임이 돌아온다"며 명확한 당론을 정리해야 한다던 박지원 의원의 주장대로다.

실제 인준안 찬성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을 향한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가타부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표결에 나선 행태가 부결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고 가결에 따른 이득만 챙기려는 정치적 꼼수로 비쳐지는 탓이다.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 당시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이 결정권을 가진 정당이다"라고 했던 안철수 대표가 대법원장 인준 가결에 대해선 "우리 의원들의 결단으로 대법원장이 탄생했다"고 자찬하는 장면이 그 비근한 예일 터다.

정치인은 국가 중대 현안에 대해 분명하고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는 정치·사회적으로 첨예한 사안에 대해 지금껏 자신의 입장을 '제때'에 밝힌 적이 거의 없다.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여론의 동향을 살피거나, 양비론을 내세워 반사이득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국정교과서 문제, NLL 논란, 국정원 댓글 사건, 사드 배치 등 각종 시국 현안에 대해 안철수 대표는 명쾌한 입장으로부터 비켜나 있었다.

헌재소장 후보자와 대법원장 인준안 처리과정에도 마찬가지였다. 사법부 수장을 임명하는 중차대한 의제였음에도 안철수 대표는 명확한 입장 대신 자율투표 방침을 고수했다. 표면적으로 의원 개개인의 소신과 철학에 맡겨야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과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면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역시 안철수 대표의 자율투표 방침을 거세게 비판했던 인사 중 한사람이다.

그는 표결 하루 전인 2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원래 자율이라는 게, 자율신경이라는 건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신경들, 호흡이라거나 가만히 있어도 되는 게 자율이다. 결국은 무의식 상태로 투표하겠다는 거다. 정신없는 분들이다"라며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을 강하게 질타했다. 국가적 중대 사안을 자율투표에 맡기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정치 행태를 작심 비판한 것이다.

대법원장 인준안 통과가 국민의당 작품이라 생각하는 안철수 대표의 인식은 달리 말하면 헌재소장 후보자 부결의 책임이 국민의당에 있다는 의미와 같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는 책임에 대한 부분은 건너 뛰고 실리만 취하겠다는 기회주의적인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기계적 중립과 양비론, 전략적 모호성, 당리당략적 정치공학, 지역주의 등은 안철수 현상의 진원지였던 '새 정치'의 대척점에 있던 것들이다. 안철수 대표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안철수 대표는 과연 무엇을 더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어느 순간부터 안철수 대표는 '새 정치'라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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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09.22 08:51 신고

    더도 덜도 아닌 간철수기 딱 맞는 표현입니다
    문국현,이회창의 뒤를 이을것입니다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9.22 11:14 신고

    잘 나가는 듯 하더니..
    국민으로부터 신뢰잃은 분이 되어버렸습니다.ㅠ.ㅠ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9.22 12:26 신고

    철학이 없는 정치인은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한 꼼수를 부릴 뿐입니다.
    안철수는 주권자인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댜통령을 해보겠다는 욕심을 가진 사람입니다. 수준이 유치하기 짝이 없습니다.

  4.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09.22 14:40 신고

    내가 엠비아바타입니까?
    이게 안철수입니다.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닙니다.

오마이뉴스


"결코 제가 살고자 함이 아닙니다. 우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지난 5월 대선에서 국민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그 성원을 생각하면서 자숙하고 고뇌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백여 일간의 괴로운 성찰의 시간은 물러나 있는 것만으로 책임질 수 있는 처지가 못됨을 깨우쳐줬습니다. 지금 국민의당이 몹시 어렵습니다. 당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절망과 체념이 당을 휩싸고 있습니다...(중략)...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저 안철수,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습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결국'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가 8.27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이 퍼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30일 전후다. 당시 국민의당 원외지역위원장 109명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강력하게 요청한 바 있다. 제보조작 사건으로 큰 내상을 입은 안 전 대표가 원외지역위원장들의 출마 권유에 마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소문이 정가에 돈 것도 그 즈음이다.

이후 안 전 대표의 행보는 전에 없이 빨라졌다.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박지원 전 대표와 천정배 의원 등 당내 중진들과 잇따라 만나 거취를 논의하는가 하면, 초·재선 의원들과 회동해 전대 출마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안 전 대표가 당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던 것은 자신의 출마를 설득하기 위한 사전작업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출마 선언 전 당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협조를 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설마' 했다. 대선 패배 이후 채 석달이 지나지 않은 시기에, 그것도 대의민주주의와 선거제도를 뒤흔든 제보조작 사건의 후폭풍이 아직 가시지 않은 시점에 당권에 도전한다는 것이 너무나 성급하고 무모해 보였기 때문이다. 정국을 뒤흔든 제보조작 사건에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원점에서 정치인생을 돌아보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고개를 숙인 것이 불과 3주 전의 일이다. 이 점을 상기하면 안 전 대표의 거취는, 솔직히 그 답이 너무나 뻔했다.

그런나 안 전 대표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제보조작 사건 사과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안 전 대표는 당권 도전을 천명했다. 당안팎의 비판과 반발에도 불구하고 안 전 대표가 당권에 도전하는 이유는, 그 스스로 밝힌 것처럼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아닌게 아니라 작금의 국민의당은 침몰하는 배요, 동력이 꺼진 비행기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바닥까지 떨어진 지지율은  반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대안이 있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이번에 당권에 도전장을 내민 인사들의 면면도 특별함이 전혀 없다. 시쳇말로 '그 나물의 그 밥'이다.


안 전 대표 역시 이 점을 안타깝게 생각했을 것이다. 당이 주저앉는 풍전등화의 상황에서 강 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을 터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그 "절박함"이 당권 도전의 명분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안 전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하자 당장 당 내부의 분열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주승용 전 원내대표 등 12명의 의원들이 안 전 대표의 출마 회견에 앞서 반대 성명을 발표했고, 동교동계는 집단 탈당의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등 그동안 꾸준히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해온 당내 인사들 역시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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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심각한 문제는 안 전 대표의 출마를 국민이 어떻게 인식하느냐다. 경우에 따라서는 안 전 대표의 정치 재개가 당은 물론이고 본인을 더욱 곤궁하게 만드는 악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의 초라한 정치적 입지를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더욱이 안 전 대표는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사건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물론 지난 대선 패배와 연이어 터진 제보조작 사건, 그로 인한 당의 몰락을 안 전 대표만의 책임으로 전가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작금의 위기를 안 전 대표를 떼어 놓고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국민의당을 추락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제보조작 사건의 경우, 안 전 대표의 책임이막중하다 할 것이다. 제보조작의 핵심인물인 이준서 전 최고의원과 이유미씨가 안 전 대표의 측근들로 분류되던 인사인 데다, 그 자신은 대선 과정의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대선후보였기 때문이다. 검찰의 조사 결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전 대표의 정치적·도의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닐 터다. 그렇기 때문에 안 전 대표 스스로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였던 제게 있다"며 고개를 숙였던 것이다.

이래 저래 말들이 많지만 국민의당은 누가 뭐해도 안철수의 당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박지원·박주선·김동철'의 입보다 '안철수'의 입을 더 주목한다. 그런데 불과 얼마 전까지 자성과 성찰, 책임을 강조하던 안 전 대표의 입에서 돌연 '선당후사'라는 오금저리는 정치적 수사가 튀어나왔다. 제보조작 사건을 사과한지 불과 3주 만에 자신의 말을 스스로 뒤집어 버린 것이다. 막스 베버가 강조했던 "책임윤리"를 정치적 신념으로 여긴다는 안 전 대표의 다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절박함을 강조한다 한들 안 전 대표의 행태는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당내 인사들도 이해 못하고 있는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을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수긍할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지난 대선에서 안 전 대표는 목소리를 바꿔 화제가 됐다. 부드럽고 자분자분했던 목소리는 어느덧 거칠고 굵은 쇳소리로 바뀌었다. 안 전 대표의 목소리 변신은, 그러나 공감을 별로 받지 못했다. 거부감을 느낀다는 반응이 외려 더 많았다. 아마 몰랐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안 전 대표에게 기대한 것은 귀에 거슬리는 어색한 목소리가 아니라 기존의 정치 문법과 차별화되는 진짜 '새 정치'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당권 도전에 나선 안 전 대표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다. 당권 출마의 변으로 내세운 명분들이 과연 합당한 것이냐고.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자기합리화에 불과한 것은 아니냐고. 당내 인사들조차 설득하지 못하면서 국민을 어떻게 납득시킬 생각이냐고. 대한민국에 '안철수 광풍'을 일으킨 '새 정치'의 참신함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이냐고. 목소리는 도대체 왜 바꾼 것이냐고. 거듭 묻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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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08.05 10:04 신고

    글쎄요입니다
    저는 문국현이 자꾸 생각이 납니다 ㅎㅎ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8.07 13:25 신고

    정치에 맛들이면 이렇게 망가지는가 봅니다.
    아까운 사람 하나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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