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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벌거벗은 문 대통령' 논란..한국당은 무엇을 노렸나

ⓒ 경향신문

 

자유한국당이 만든 애니메이션 '벌거벗은 문 대통령' 논란이 거세다. 대국민 소통 강화와 당 정책 설명을 위해 만든 영상이 문재인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내용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것.

실제 한국당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문 대통령을 경멸하고 조롱하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한국당이 발표한 애니메이션 '오른소리가족-벌거벗은 임금님'은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 들려주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극중 벌거벗은 임금님이 바로 문 대통령이다.

동영상에서 문 대통령은 속옷만 입은채로 등장한다. 이런 문 대통령을 보며 백성들은 " "즉위하자마자 안보, 경제, 외교, 인사 다 망치더니 결국 스스로 옷을 벗었구먼"; "신나게 나라 망치더니 드디어 미쳐버렸군", "나라가 아무리 어려워도 옷도 입을 줄 모르는 멍청이를 임금으로 둘 수 없지. 차라리 부지런히 일하는 우리 집 소가 낫겠어"라고 저주와 조롱을 퍼붓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경찰차 앞에서 수갑을 차고 있는 모습까지 담고있는 이 동영상은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이것이 바로 끊이지 않는 재앙! 문.재.앙! 이란다"라고 하자, 손자와 손녀가 각각 "저는 나중에 똑똑하고 훌륭한 대통령을 뽑을 거예요", "저도 지혜롭고 욕심없는 대통령을 뽑을래요"라고 말하면서 끝난다.

표현의 자유가 폭넓게 인정되는 서구-북미에서는 대통령과 총리 등 주요 정치인을 조롱하고 풍자하는 다양한 퍼포먼스와 창작 작품들이 널리 통용된다. 그런 맥락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부시의 푸들로 묘사되는가 하면, 에미상 시상식에서는 트럼프가 풍자와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국당이 에니메이션을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도 그런 의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한국당의 입장처럼 이 동영상을 "권력 앞에 진실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모습, 민심을 외면한 채 듣기 좋은 말만 듣는 위정자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한 교훈"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한국당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풍자했을 경우라야 가능한 얘기다. 그런 면에서 문제의 동영상이 악의적인 요설이자, 대통령과 정권을 음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뉴스나 다름이 없다.

먼저 한국당의 경제 폭망 주장부터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가 파탄났다는 한국당의 주장은 흑색선전에 가깝다. 2018년 10월 'IMF'가 발행한 'World Economic Outlook'을 살펴보자.

IMF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2018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2019년 전망치는 2.9%에서 2.6%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이를 근거로 한국당과 보수언론은 경제위기론을 확산시키며 소득주도성장 때리기에 앞장섰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 때문에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IMF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다수 국가의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했다. 독일의 2018년과 2019년 경제상장률은 각각 1.9%와 1.9%, 일본은 1.1%와 0.9%, 프랑스는 1.6%와 1.6%, 영국은 1.4%와 1.5%, 캐나다는 2.1%와 2.0%로 관측됐다.

 

주목할 것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대다수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우리나라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저성장의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경제전문가들의 관측대로, IMF 역시 2018~2019년도의 세계 경제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이같은 내용은 생략한 채 마치 우리나라만 경제성장률이 하향정된 것처럼 내용을 호도-날조하고 있다.  한국당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보다 경제성장률이 낮은 선진국들은 경제파탄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거덜이 났어야 한다. 한국당의 경제 폭망 주장이 저열하고 악랄한 정치 공세인 이유다.

'안보-외교 파탄' 주장 역시 마찬가지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기화로 전 세계가 극찬했던 문 대통령의 중재외교에 대해 오직 일본 아베 내각과 한국당만이 유이하게 비판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남북 관계 복원을 통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 기반 조성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도 모자라 온갖 저주와 증오를 퍼부으며 판이 깨지기를 학수고대했던 정당이 바로 한국당이었던 것.

어디 그뿐인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2년 6개월. 한국당은 무조건적으로 반대와 몽니를 부리며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아왔다. 시도 때도 없이 국회를 보이콧하는가 하면, 경제-외교 등 국정 전반에 걸쳐 묻지마 반대를 고수했다.

삼권분립이 정립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제1야당이 이렇게 대놓고 정책을 걸고 넘어지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극히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 정책은 결국 입법을 통해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여소야대 국면을 악용해 맹목적으로 국정 발목잡기에 나섬으로써 각종 개혁과제를 좌초시키는 것은 물론 국론분열을 부추기며 국가의 성장 동력까지 갉아먹고 있다.

기억해야 할 건 또 있다. 문재인 정부에 맹공을 펴고 있는 한국당의 과거다. 경제 주권을 포기해야 했던, 치욕스런 IMF 사태는한국당이 집권했을 때 일어났다.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2~5차 북핵 실험 등 치명적인 안보 위기 역시 한국당이 정권을 잡을 때 벌어졌다.

멀쩡하던 대한민국 경제를 폭망케 하고 국가 안보를 파탄낸 장본인들은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다름 아닌 한국당이다. 그들은 정권만 잡을 수 있다면 법과 원칙을 도외시한 채 갖은 패악질을 일삼아왔던 이익정당에 지나지 않는다. 총풍사건, 차떼기 사건, 국정원 사건, 국정농단 사건 등 한국당이 개입한 국기문란-헌정유린 행태가 그 명백한 증거다.

섬뜩한 것은 이런 막가파 정당이 지난 수십년 동안 국가 정책을 좌지우지해 왔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저들은 야당이 된 이후에도 정부-여당의 멱살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어 대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누군들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까. 


합리적 이성은커녕 최소한의 상식조차 없는 '몰상식-반지성' 정당이 국정농단과 탄핵으로 나라를 말아먹고도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나라라면, 시쳇말로 볼 것도 기대할 것도 없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앞정서 정치판을 완전히 갈아엎어야 하는 이유일 터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바꾸지 않으면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