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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나쁜 놈들 전성 시대와 인사청문회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생시대'는 지난 2012년 개봉했다. 당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개봉하고 나서 1년 쯤 뒤에 DVD로 본 것 같은데, 걸쭉한 폭력이 난무하는 느와르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조금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이는 조폭 영화 특유의 장르적 관습에서 탈피해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를 영화의 기본 베이스로 깔았기 때문이었는데, 바로 이 부분이 오히려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이끌어 냈다. (필자의 영화보는 안목과 수준이 드러난다.) 영화가 개봉된 후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에도 꽤 성공했는데, 특히 네티즌들 사이에서 수많은 패러디 포스터가 만들어지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실 패러디의 핵심은 원작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세태를 풍자하거나 조롱하.. 더보기
엄마부대로 살펴보는 진짜와 가짜 구별법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진짜와 가짜, 진품과 짝퉁의 구분이 어려운 혼돈의 시대다. 진짜와 가짜가 뒤섞여 서로 자기가 진짜라고 소리를 높인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안이 벙벙해질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가 그물처럼 얽혀있으니 무탈하게 살아가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구별하기 특히 어려운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는 그 속을 알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생겨났을까. 진심인지 아닌지, 진짜인지 가짜인지 사람 마음의 진위를 가늠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엄마'라는 이름이 들어간 두 단체가 장안의 화제.. 더보기
윤석열, 박형철, 임은정 검사가 빛이 나는 이유 ⓒ 구글이미지 검색 북미 원주민들 사이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바로 늑대에 관한 이야기다. "한 놈은 악이란다. 그 놈은 화, 질투, 욕심, 오만, 열등감, 거짓말, 헛된 자존심, 우월감이며, 그리고 바로 네 자아란다." "그리고 다른 놈은 선인데, 그 놈은 기쁨, 평화, 사랑, 희망, 겸손, 친절, 자비, 진실, 공감, 정의이며, 그리고 바로 믿음이지." "똑같은 싸움이 네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단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모두의 내면에서도 마찬가지야." "할아버지 둘 중 어떤 늑대가 이기나요?" "네가 먹이를 주는 쪽이 이기지." 한번 쯤은 들어봤을 이 이야기는 당신과 나, 우리의 내면 속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는 내적 전쟁에 대한 이야기다. 늑대처럼 우리의 마음 속에서는 하루에도 몇번이.. 더보기
엄마부대, 그들에게 없는 3가지 ⓒ 오마이뉴스 SNS을 통해 사진 한 장을 건네받았다. 얼마 동안을 바라보았을까.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역류했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 것인지, 수 십년 동안 체득된 하수구의 언어들이 빛의 속도로 튀어 나왔다. 당연하다.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깡그리 부정하는 저들의 반인륜적, 반사회적 행태에 이성이 배제되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저들은 부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엄마'의 아련한 의미를 도용한 날강도들에 다름 아니다. 지난 2013년 조직되어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엄마부대'는 보면 볼수록 요상하고, 기괴한 조직이다. 따뜻하고 자애로운 이미지의 '엄마'가 호전적이고 전투적인 이미지의 '부대'와 결합했으니 그 이름부터 그로테스크함이 물.. 더보기
외면받는 세월호 청문회, 5공 청문회는 달랐다 ⓒ 대한민국 국회 1988년 총선은 헌정사상 최초로 여소야대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합니다. 야당이 이를 통해 제5공화국의 비리를 조사하는 5공비리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5공비리와 광주민주화운동, 언론통폐합 문제 등의 진상조사를 실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대야소 구도였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진상조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전국에 생중계된 '5공비리 청문회'였습니다. 이 역시 헌정사상 처음으로 진행된 탓에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주목을 받았습니다. '5공비리 청문회'는 현대그룹 명예회장이었던 정주영, 전 청와대 경호실장이었던 장세동, 그리고 5공화국의 핵심인물인 전두환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정점에 있던 인물들이 청문회의 증인으로 나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 더보기
동원된 아이들, 그들은 왜 떨어야만 했을까? 지인에게서 사진 한 장을 건네 받았다. 링크를 따라 들어가 보니 한겨레 신문사 이승준 기자의 짧막한 글이 사진과 함께 게시되어 있었다. 사진은 수십명의 어린 학생들이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그들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참석한 구리시청 소년합창단원들이다. 아래는 이승준 기자가 남긴 글의 전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린 26일. 초등학생들인 구리시청 소년합창단원들은 홑겹 단복만 걸친 채 영결식이 열리는 두시간 동안 떨어야했습니다. 추위에 떨다 마침내 차례가 돌아온 단원들은 울듯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어른들은 두툼한 외투에 목도리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융통성 없이 저렇게 일하는 관료들이 안타깝습니다. 여전히, 힘없고 약한 아이들을 챙기지 못하는 어른들이 안타깝습니다.' .. 더보기
누가 저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을까 ⓒ 에이블뉴스 서울시 교육청은 동대문구에 위치한 한 중학교에 발달장애학생 직업능력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센터가 건립되면 이 시설에서 90명의 발달장애인이 바리스타부터 우편분류까지 총 14개 과정의 직업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9월에 착공이 들어간 이 시설이 언제 문을 열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해당 지역의 학부모들이 센터의 건립을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내용은 사실 얼마 전 언론 보도를 통해 이슈화된 바 있다. 당시 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막말과 이기적 행동들이 도마 위에 올랐었다. 해당 기사를 접하고 나서 착찹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데 오늘 관련 내용을 또 접하고 나니 다시 마음이 무거워 진다. 우리 사회의 냉대와 무관심 .. 더보기
누가 이 전직 의경을 부끄럽게 만들었나! ⓒ 노컷뉴스 지난 주말 광화문 광장에서 있었던 민중총궐기대회의 후폭풍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는 시위의 성격과 경찰의 대응을 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 여당은 이날의 시위 자체를 불법 폭력시위로 규정하며, 일부 시위대가 보여준 폭력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려 애쓰고 있다. 반면 야당과 시민사회는 시위대의 폭력적인 모습이 일부 있었지만 시위 자체를 불법이라 규정짓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면서 오히려 경찰의 무리한 시위 진압으로 인해 시위대가 부상을 당했고, 시민 한사람이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것을 지적하며 경찰의 과잉대응을 문제삼고 있다. 이날의 시위에 대한 공방이 비단 정치권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뜨겁.. 더보기
그들 마음 속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 장래인구추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생산인구(15~64세)가 현재 7.4명에서 2039년이면 2명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대한민국이 급격하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통계청의 주요지표를 보면 2015년 고령인구 비율은 전체인구의 13.1%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 경제협력기구(OECD)는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7% 이상일 때 고령화 사회, 14% 이상일 때 고령 사회, 20% 이상일 때는 초고령 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2000년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2%를 기록하며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오는 2018년에는 14.3%로 고령 사회, 20.. 더보기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 지 한참을 망설였어. 하고 싶은 말은 참 많은데 어떻게 글로 옮겨야 할지 모르겠다.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고된 일이란 걸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 같아. 왜 그럴까. 텅 빈 화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한동안 생각했어.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침내 답을 얻었지. 미안함과 부끄러움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감정의 편린들이 지독하게 엉켜 있어서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정말 그렇단다. 너무나 미안하고 그리고 부끄러워, 너희들에게. ⓒ 경향신문 한동안 너희들 생각만 하면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곤 했어. 그래서 남몰래 참 많이도 울었단다. 때론 주체할 수 없는 분노 때문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고, 또 어떨 때는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을 생각하며 깊은 무력감에 시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