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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검찰-언론 총선 모의 쿠데타, 침묵하는 언론

ⓒ MBC뉴스 화면 캡쳐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포털 사이트의 정치-사회면 기사를 훑는 일이다. 밤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쭈욱 스크롤하며 그날 쓸 칼럼의 주제를 선택한다. 그런데 요즘 보면 참, 놀랍다. 포털에 반드시 있어야 할 내용이 전혀 기사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포털 다음 기사를 검색하다보니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진다. 없다, 관련 내용이 '아예' 없다. 어제 오늘, 정치 사회 분야에서 가장 'hot'한 이슈는 무엇일까? 단언컨대 검찰과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잡기 위해 벌인 '기획-모략극'이다.

이동재는 윤석열 검찰춘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검사장 급)과 공모해 유 이사장과 친정부 인사의 비위를 캐내려했다. 검사와 기자, 조폭이 한통속이 돼 범죄를 모의하는, 영화에서나 봄직한 장면이 현실에서 고스란히 재연된 것이다.

"이대표님,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 다음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
우리 방송(채널A)에 특종으로 띄우면
모든 신문과 방송이 따라서 쓰고 온 나라가 발칵 뒤집어진다. 유시민이라는 사람은 적도 많은데
거봐라, 위선적 인간이 많이 설쳤네 라며 온갖 욕을 먹을 거고 유시민의 인생은 종치는 것이다.
문대통령의 지지율이 끝없이 추락하고 다음 정권은 미래통합당이 잡게 된다.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 줬다고 한마디만 해라. 그 다음은 우리가 준비한 시나리오 대로 하시면 된다.
검찰에 고소할 사람은 우리가 미리 준비해 뒀다.
우리는 지체없이 유시민의 집과 가족을 털고 이사장을 맡고 있는 노무현재단도 압수수색 한다.

이대표님, 잘 생각해 봐요.
당신의 한 마디에 검찰도 좋고 귀하에게도 좋은 결과가 있지만 만약 협조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는 잘 아실 것이다.
연세도 많은데 10년 넘게 감옥에서
사시면 되겠는가?
추가 고소도 있던데 2년 6개월은 확실하다.
우리는 세게도 할 수도 있고 기소 안 할 수도 있다.

이대표님에게 우리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남은 인생 편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판단하실 줄 믿는다."

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이동재의 녹취록과 편지의 요약본이다. 누가 봐도 이건 단순 취재 요청이 아닌 강요이자 협박이다. 이동재는 이 전 대표에게 거짓이라도 좋으니 일단 터트리기만 하라고, 그 이후는 모두 자신들(검찰과 언론)이 알아서 해줄 거라고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강욱 전 청와대 비서관이 공개한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동훈과 이동재는 유 이사장을 작업하기 위해 꽤 오랫동안 치밀하게 작전을 짠 것으로 보인다. 돈을 건냈다는 한 마디만 하면 미리 만들어둔 시나리오대로 유 이사장과 범여권, 문재인 대통령을 한 데 엮을 수 있다고 계속해서 종용하고 있다. 기절초풍 할, 최 전 비서관의 말을 빌자면 검찰과 언론의 총선기획이자 '쿠데타' 모의인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천인공노할 범죄모의 정황이, 그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녹취록과 편지 등과 함께 드러났는 데도 불구하고 언론은 꿀먹은 것마냥 조용하다. 검찰과 언론이 공모한 쿠데타적 범죄 모의극을 후속 취재하거나 비판하는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 포털 다음의 최신 기사 목록을 살펴보니 11시간 전, 유 이사장이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이것도 MBC다)과 했던 인터뷰가 노출된 것이 유일하다. 조국사태 당시와 비교하면 극과 극의 대비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 수 십만건의 기사를 쏟아내던 이 나라 언론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나.

조국 전 장관과 가족들을 향한 이 나라 언론의 광기와 만행을 똑똑이 기억한다. 그들은 검찰과 하몸이 돼 피의사실을 유포하고, 확인되지 않는 기사들을 실시간으로 퍼날랐다. 이 과정에서 조 전 장관 가족의 인권과 방어권은 철저히 무시됐고 짓밟혔음은 물론이다.

표창장 의혹, 사모펀드 의혹에 그 난리를 치던 언론이 윤 춘장 장모와 부인의 사기사건에 대해 먼 산 보듯 했다. 그런데 이뿐이 아니다.  '검찰-언론'이 공모한 총선 쿠데타 모의에도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궁금하다. 조국사태 당시 보여줬던 열과 성의는 다 어디로 증발한 것인지.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과 소명의식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러나 '기레기'라는 조롱은, 미세먼지보다 바이러스보다 더 치명적인 것이 대한민국 언론이라는 냉소는 받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당신의 이름 뒤에 붙는 '기자'라는 호칭을 생각한다면, 그 가슴 뛰는 이름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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