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축제는 끝났습니다. 오늘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볼게요.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밝혀둡니다. 팬데믹 사태 이후 업무량이 몇 배는 늘었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긴 호흡의 글을 쓰기는 힘들 것 같아요. 가능한 핵심만 추려서 써보도록 할게요. 양해를 구합니다.

21대 총선은 민주당의 대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지역구 163석에 비례대표 의석이 17석이니 무려 180석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법안을 상정할 수 있는 의석수입니다. 이를 민주당 단독으로 이뤄냈으니 정말 엄청난 승리를 한 셈이죠. 적벽대전의 승리에 비견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죠. 열린민주당 3석과 정의당 6석, 여기에 민주당 복당을 타진 중인 무소속 이용호 의원도 있습니다. 범여권 의석 10석까지 더하면 도합 190석에 이르는 슈퍼여당이 탄생한 셈입니다.

'4.15 대첩'의 승리는 단순히 민주당이 원내1당이 됐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단독입법이 가능한 의석을 확보했습니다.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개헌을 제외하면 민주당이 못할 것이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실제 민주당은 예산안 및 일반 법안 처리를 단독으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회의장은 물론이고 상임위의장 18개 중 12개를 민주당 몫으로 배정받을 수 있습니다. 어디 이뿐인가요. 청와대, 행정부, 지방자치단체에 이어 의회 권력까지 모두 민주당 손에 들어갔습니다. 실로 엄청난 권력을 거머쥐게 된 것이죠.

여소야대 상황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맹목적 발목잡기로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2년 반을 상기해보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총선 압승은 민주당이 민생법안과 개혁법안들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민주당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강력한 입법권에 걸맞는 책임과 역할입니다. 시민들이 민주당에게 역대급 승리를 안겨준 것은 하루 빨리 국정을 안정시키고 개혁을 완수해달라는 기대와 요구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는 역으로 생각해보면 민주당의 행보가 시민의 바람에 미치지 못할 경우 커다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뜻이죠. 

또하나 명심해야 할 것은 총선 결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입니다. 민주당이 잘해서 총선에서 승리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민주당의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에 의지한 측면이 강합니다. 이번 총선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를 슬기롭게 헤쳐나간 문 대통령의 능력과 그에 대한 평가가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양당제가 고착화된 현행 정치구도에서 유권자의 선택지는 지극히 제한적입니다.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에서 캐스팅보터인 중도층은 차선을 선택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이 잘했기 때문이 아니라 통합당이 워낙 못했기 때문에, 통합당이 대안세력으로서의 가능성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과거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강력한 의회권력이 주어졌기 때문에 '야당이 발목을 잡아서'라는 하소연이 이제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수권정당으로서의 능력에 대한 검증과 평가가 잇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죠. 민주당의 역할과 책임이 그만큼 무거워진 것입니다.

적벽대전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유비는 대업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국민이 민주당에게 180석에 달하는 막강한 권력을 부여한 이유를 직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민심은 바람과 같아서 언제 변할지 알 수 없습니다.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겨야 합니다. 요동치는 경제와 민생을 챙기고, 지지부진한 개혁 과제를 완수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총선 압승은 오히려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화제 만발 '기레기' 고발 사이트가 떴습니다   Mygiregi.com

  1. 연날리기 2020.04.17 10:07

    기름진 음식에 금방 파리들 몰리고 구더기 들끓습니다. 쳐낼 놈들, 기회주의자들은 잊지 말고 쳐내고, 가야 할 길을 이제는 무작정 가야 합니다. 누구 다시 받아주고 그럼 안됩니다. 개혁도 아닌 흐지부지, 눈치보고 저~쪽에서 뭐라 짓든 말든 확실하게 밀어붙여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꿀정도의 개혁... 기대합니다.
    무서운 것은 수구들은 철갑으로 두른 콘크리트 층이 30~35% 이상 두껍습니다. 이들은 이번에도 그 형태를 그대로 드러냈지만, 민주당만 아니면 돼~가 아닌, 통합당(한날당)이어야만 해~ 입니다. 막말을 하든 강간범이든 뭐든 다 그냥 밀어주는 층이 그정도이고 거기서 부터 지지율 시작이지요.
    반면에 이쪽은 지지층들이 너무나 이성적이고 가볍습니다(상대적으로). '내가 뽑은 놈들은 깨끗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의 필터를 자신들이 뽑은/지지하는 당과 인물들 앞에 놓고 들여다 봅니다. 너무나 쉽게 날라가고 또 삐지지요. MB와 그네&순실이 정권을 지나고나서 지금에서야 DJ와 노무현전대통령을 무지 그리워하는 척하는 인간들 많지만... 노전대통령이 검찰에게 치욕을 당할 때와 기레기들의 언론플레이에 놀아난 것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 지지자들이었다는 그들에게 더 화납니다.
    칼질을 좀 요란하게 하는 것을 보고 쉽습니다. 도려내고 고름 짜내고 신선한 공기로 화를 삭힌 뒤에 연고 바르고 정신 무장 다시하는 항생제 먹고...그러면 흉터가 작게 ... 건강하게 되지 싶습니다.

    글구, 중간에 "입법권에 걸맞는 걸맞는 책임과 역할" 걸맞는이 두번 반복 됩니당.

  2. Favicon of https://herojune.tistory.com BlogIcon 쭌강사 2020.04.17 10:09 신고

    긴글은 정독하기 힘든데 잘 요약된 글을 읽으니 귀에 쏙쏙들어오네요~

  3. Favicon of https://porkart3217.tistory.com BlogIcon 선한이웃moonsaem 2020.04.17 13:49 신고

    총선 민주당 승리가 문재인 통령 후광이 컸다는 것 국민들이거의 아는데
    혹시라도 자만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며,민주당이 정신 바짝 차리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치를 해주길 바랍니다. ^^

  4.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20.04.18 06:11 신고

    정말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민주당의 생사가 걸려 있습니다

  5.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20.04.18 08:50 신고

    자만하면 안됩니다
    2년뒤 대선에 영향주면 절대 안 됩니다.

ⓒ 중앙일보

 

"586 얼치기 운동권'들이 다시 21대 국회에서 전면에 나선다면 틀림없이 사회주의식 헌법 개정을 (시도)할 것이다. 사회주의·전체주의 개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개헌을 막기 위한 개헌저지선을 호소할 참이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김형오 위원장의 발언이다. 21대 총선을 위해 긴급투입된 김형오는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한 원로 정치인이다.

한국당은 현재 새보수당을 비롯한 보수우파 진영의 통합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이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통합과 쇄신을 강조하고 있는 것. 사분오열된 보수진영을 하나로 규합시키고 혁신과 변화를 통해 승부수를 던질 참이다.

김형오는 그 중 두 번째 목표인 쇄신을 위해 영입된 인물이다. 대대적인 물갈이를 통해 총선 돌풍을 일으켜 보겠다는 심산이다. 문제는 이 뻔해 보이는 선거전략에 과연 누가 속아넘어가겠냐는 거다. (물론, 아직도 최대 30%에 달하는 잠재적 군상들이 존재하고 있기는 하다).

한국당의 총선전략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 보수통합은 '도로 새누리당'이 되겠다는 소리이며, 인적혁신은 성공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설사 새 인물이 수혈된다 해도 그 나물에 그 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단순하다. 통합과 혁신의 전제조건인 반성과 성찰이 전혀 없는데다,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 누구 하나 책임지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전대미문의 국정농단과 탄핵 사태로 국가와 국민을 혼란과 혼돈 속으로 몰아넣었음에도, 한국당은 정부 때리기와 국정 흔들기로 반사이득을 보려는 정략적 행태만 고집했다.

두 번이나 비대위를 꾸리며 쇄신작업에 나섰지만,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쇼'에 불과했다. 당이 쪼개지고, 당명이 바뀌었을 뿐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다. 국정농단의 방조자이자 탄핵 사태의 실빌적 장본인들인 친박은 당내 주류로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낡은 이념과 시대착오적 색깔론 역시 전혀 버리지 못하고 있다. 21대 총선 공천을 책임지고 관리-통솔하는 김형오의 인식 역시 과거로부터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다. 자신들이 집권 할 땐 개헌을 못해 안달이더니, 이제는 개헌을 하면 안 된다고 말을 바꾸는가 하면 그마저도 '사회주의·전체주의' 개헌이라는 주홍글씨를 붙이고 있다.

역사책에서나 봐야 할 할 냉전주의적 사고와 인식이 한국당 쇄락의 근본적 원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가 심각해도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좌파-사회주의 타령을 읊어대다가 지난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까지 내리 '3연패'를 당했으면서도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것이다.

제품에 심각한 결함이 발견돼 반품사태와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포장만 바꿔 소바자를 속여보겠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점에서, 한국당의 행태는 고약하기가 이를 데가 없다.

선거철이 되니 또다시 망국적 색깔론이 주술처럼 창궐한다. 저들이 색깔론을 버리지 못하는 건 이 당이 '구제불능'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책임은 고사하고 사과와 반성조차 없는 회사를 응징하는 길은 하나다. 제품을 사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는 정치에도 그대로 소급 적용된다.

시대정신과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는 정당이 도태되는 것은 당연하다. 바라기는 이번 총선이 낡은 이념과 지역감정에 기대 하루 하루 연명하고 있는 이 고루한 정당의 호흡기를 떼는 역사적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보편적 상식을 좀먹는 사회악은 하루라도 빨리 소멸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 

  1. Favicon of https://porkart3217.tistory.com BlogIcon 선한이웃moonsaem 2020.01.28 06:45 신고

    한국당 아무리 물갈이를 한다고 해도 그 물이 그 물....

  2.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20.01.28 08:21 신고

    참 이해가 안됩니다 ;
    망언이 쏟아져 나오는 자유한국당 에효

  3.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20.01.28 08:34 신고

    대구 경북 지역에서 보수를 깨 뜨려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그 초석을 좀 다져야 하는데 말입니다
    대구 수성구 처럼...

  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20.01.29 06:19 신고

    다른 색깔이라도...근본은 어디갈ㄲㅏ요? ㅠ.ㅠ

  5.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20.01.29 06:51 신고

    태생의 한계인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뭐 눈에 뭐밖에 안 보인다는...

ⓒ 중앙일보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도로친박당'으로 가고 말았다"(2019년 12월 28일), "아무 명분 없이 자유한국당과 합치는 식으로 통합하면 국민에 아무 감동도 안 준다"(12월 29일).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이던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심경에 변화라도 생긴 것일까요. 지지부진하던 '보수대통합'의 물꼬가 마침내(?) 열리는 모양새입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보수우파 성향의 시민단체가 9일 중도·보수 통합을 명분으로 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만들기로 전격 합의했습니다.

이들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중도·보수 대통합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를 열고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통합 정당 창당을 위한 통추위 구성을 공식화했습니다.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국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박형준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가 추대됐습니다.

통추위 결성이 '보수대통합' 움직임에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그동안 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부인해오던 새보수당이 통추위 구성에 전격 합의한 배경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새보수당의 리더격인 유 위원장은 물론이고 하태경 책임대표 역시 그동안 방송·언론 인터뷰 등에서 한국당과의 통합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죠. 하 대표는 지난해 11월 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뭉쳐봐야 만날 지지고 볶고 싸우고 할 텐데 차라리 안 뭉치는 게 낫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국면이 일순간에 뒤바뀌었습니다. 통합에 난색을 표하던 새보수당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당이 논의를 주도해왔다면 지금은 새보수당이 더 통합에 적극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통합은 없을 것'처럼 말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태입니다.

하 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해 진정성 있게 확답한다면 우리는 공천권 같은 기득권은 내려놓을 것"이라 밝혔습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직접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한다면 기득권을 내려놓고 통합에 나서겠다는 뜻입니다.

하 대표는 통합의 목적과 방향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근본적인 혁신과 통합"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에 반대한다고 해서 아무나 다 끌어모으는 반문연대, 묻지마 통합이 아니라 보수혁신의 가치와 원칙을 중심으로 혁신·중도세력이 통합하는 혁신적 중도통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어떤가요. 합리적 개혁보수 정당을 만들겠다며 한국당을 박차고 나왔던 당시를 떠올려보면 상상하기 힘든 장면 아닌가요. "한국당은 반드시 망하는 정당이다, 썩어빠진 보수에게 한 표도 주면 안 된다"(유 위원장), "다음 선거에서 한국당은 절대 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 딱 '친박영남당'으로 고립될 것이다"(하 대표)라고 핏대를 세우던 모습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정치는 생물이고, 선거 앞에서는 못할 게 없다는 속설이 그대로 입증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새보수당은 국정농단과 박근혜 탄핵 과정을 거치며 보수진영이 궤멸 위기에 빠지자, 왜곡된 보수의 가치를 회복시키고 합리적 대안정당으로 바로서겠다며 한국당으로부터 분화돼 나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의 정치실험(바른정당·바른미래당)은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낡은 보수 청산의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첨예한 노선 갈등, 리더십 부재, 한국당과의 차별화 실패 등 뚜렷한 한계를 드러내며 창당과 분당을 반복하다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당과의 통합은 출구를 찾을 수 없던 새보수당에게 남은 마지막 카드일지도 모릅니다.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살아남으려면 시쳇말로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니까요.

기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유 위원장 등이 총선 전에 한국당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펼쳐지는 이합집산이 정치권의 오랜 관행인 데다가, 새보수당의 총선 전망이 지극히 불투명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보수진영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분열된 상태로 선거를 치르다 참패를 당한 아픔이 있습니다. 선거에서 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절박감은 한국당과 보수당을 통합열차에 오르도록 떠미는 또 다른 배경입니다.

문제는 명분입니다. 통추위는 ▲대통합의 원칙은 혁신과 통합이다 ▲통합은 시대적 가치인 자유와 공정을 추구한다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중도보수 등 모든 세력에 대한 대통합을 추구한다 ▲세대를 넘어 청년의 마음 담을 통합 추구한다 ▲탄핵이 장애물이 되서는 안된다 ▲대통합 정신 실천할 새로운 정당 만든다 등 6가지 통합 원칙 내세웠습니다.

통추위가 제시한 6대 원칙의 핵심 키워드는 '반문연대'와 '혁신과 통합'으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중 '반문연대'는 지난 대선 무렵부터 보수진영에서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는 구호로, '비문연대'나 '빅텐트론', '제3지대' 등과 맥락이 닿아 있습니다.

앞서 하 대표가 조금 달리 표현했지만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은 누구든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틀은 같습니다. 통추위가 최근 정계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에게도 문을 열어놓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두 번째 키워드인 '혁신과 통합'입니다. 총선까지의 일정 등을 고려하면 한국당과 새보수당 등은 통합에 방점을 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6대 원칙에 '탄핵이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통합 세력 간의 내부 갈등을 봉합시키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인 셈이죠.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통합을 통해 보수혁신을 이루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선통합·후혁신'을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모습, 어딘가 대단히 낯이 익습니다. 그동안 선거를 앞두고 정치공학적 '합종연횡'이 이뤄질 때 자주 목도하던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여러 정당들이 '혁신과 통합'을 앞세워 몸집 불리기에 나섰지만 인위적 결합의 결과는 대부분 좋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당내 패권을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을 반복하며 극심한 대립과 반목을 이어갔던 것입니다.

이는 혁신 없는 통합의 후과입니다. 혁신은 성찰과 반성, 책임이 전제될 때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당은 어떤습니까. 그동안 겉으로는 '혁신'을 운운하면서도 실질적으로 보여준 것이 거의 없습니다. 보수·진보진영을 막론하고 한국당을 향해 '도로 친박당',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새보수당이 이런 한국당과 통합하겠다고 합니다. '혁신과 통합', '보수혁신의 가치와 원칙', '혁신적 중도 통합' 같은 거창한 레토릭을 벗겨내고 나면 무엇이 남을지 의문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통합 움직임이 뜨겁습니다. 보수대통합은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요.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만, 어쩌면 이미 그 답을 유 위원장은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 명분 없이 합치는 방식으로 통합을 한다면 국민에게 아무런 감동을 안겨줄 수 없을 테니까요.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20.01.11 08:48 신고

    진짜 보수라면... 고려의 대상이라도 되겠지만 이들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 꼴통 기득권지키기 패거리들입니다. 국민기만당을 만들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20.01.11 10:46 신고

    보수통합....글세요.ㅠ.ㅠ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3. Favicon of https://porkart3217.tistory.com BlogIcon 선한이웃moonsaem 2020.01.11 16:37 신고

    보수다운 보수를 별로 본 적이 없는것 같아서요,,,ㅜㅜ

  4.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20.01.11 20:26 신고

    보수중에 그나마 유승민 의원이 가장 보수답다 생각합니다.

  5.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01.12 02:42

    안녕하세요 구독 누르고 갑니다 자주 소통해요 ㅎㅎ!

  6. Favicon of https://besoojincarpedeum.tistory.com BlogIcon 배수의 진 2020.01.12 07:51 신고

    좋은 정보가 많네요
    이번에 티스토리 오픈했는데 가끔 방문 구독 부탁해요~~~
    일상을 간단하고 재밌는 그림(움짤)괴 같이 적으려고 합니다

    https://besoojincarpedeum.tistory.com/m

  7.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20.01.12 09:26 신고

    어림도 없습니다.
    맘이 콩밭에 있늨데....

  8.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20.01.13 09:46 신고

    결국은 그 지역 그 선거구에 공천을 하냐 안 하느냐에 달려 있을듯 합니다.

저는 12월이 바쁩니다. 그 중에서도 크리스마스 시즌은 일년 중 가장 분주한 때입니다. 23일과 24일, 그리고 새해 연휴를 앞둔 30일, 31일은 몸이 두 개였으면 할 정도로 정신없이 돌아갑니다. 오늘도 아침 출근하자마자 눈코 뜰 새가 없네요.

점심 시간 잠깐 짬을 내 글을 씁니다. 뭘 쓸까 고민하다가 4년 전 쯤 쓴 글이 생각나 그것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오래 전에 쓴 글이지만 지금도 유의미한 글이라 생각합니다. 무도하기 짝이없는 한국당, 기대와 달리 많이 부족해 보이는 민주당 양당체제에 변화를 주지 않고서는 정치개혁도, 사회개혁도 아득해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내년은 총선이 있습니다. 만약 한국당이 제1당이 되거나, 제2당이 돼 지금처런 사사건건 몽니와 어깃장을 부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도 끔찍하기만 한데, 그때는 보다 더 암울해집니다.

민주당은 보수당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수구-극우정당인 한국당을 보수정당이라 하고 민주당을 중도진보정당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의 비극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그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됩니다. 지난 과거가 이를 여실히 입증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수구보수인 한국당이 괴멸되고, 민주당이 합리적 보수로 재편되어 진보정당인 정의당, 민중당, 노동당, 녹색당 등과 노선 경쟁을 이어갈 때 이 나라 정치가 바로 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글은 그런 견지에서 작성됐습니다. 몇 년전 글이지만 지금도 그 의미는 퇴색되지 않을 듯 합니다. 씁쓸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정치가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뜻일 테니까요. 내년 총선에서는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이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그것만이 이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저는 12월 28일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올 한 해 뜨거운 성원과 관심, 후원을 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한 연말 연시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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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펜

 

새정치민주연합이 어제(18일) 창당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회의원 회관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는 기사를 접한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필자의 기억이 맞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은 2014년 3월 26일 창당한 신생 정당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창당한 지 이제 불과 1년이 갓 지났을 뿐인 정당이 창당 6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니 당연히 그럴 수 밖에는 없다.

필자처럼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문재인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오랜 전통과 뿌리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는 축사를 통해 "(민주당은) 60년 전 1955년 9월18일 사사오입 개헌으로 장기집권을 획책하는 이승만 자유당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범야권이 결집해 탄생한 당"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문재인 대표는 1년짜리 신생 정당에 불과한 새정치민주연합에게 60년의 유구한 역사성을 부여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문재인 대표의 축사를 논평하는 것은 지극히 무의미하다. 더불어 창당 60주년을 자축하고 있는 이 기이한 조직의 기념행사 역시 필자에게는 아무런 감흥조차 없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문재인 대표의 축사나, 창당 60주년 행사 소식을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이와 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그래서?, 그래서 뭐 어쩌라고!'.

문재인 대표의 말처럼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적 뿌리가 서슬 퍼런 독재에 맞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개척해 온 '민주당'에 닿아있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민주주의를 향한 뜨거운 목마름과 치열함으로 그들은 국민과 함께 87년 민주화를 이끌어 냈고, 헌정사상 처음으로 수평적인 정권교체를 이루어 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김대중•노무현의 민주정부 10년의 빛나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비록 과정의 오류와 실책은 있었을 지언정 민주당이 지난 60년 동안 반민주•반독재 투쟁을 통해 이 땅의 척박한 민주주의를 일구워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맞다, 저 당은 지난 60년 동안 민주주의를 위해 험난한 길을 마다않고 걸어 온 뿌리깊은 정통 야당이었다.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전혀 새로울 것 없었던 이 조직의 창당에 일말의 기대를 걸어온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맥을 잇고 있다며 자랑스레 60년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 정당의 현재 모습은 민망함 그 자체다. 국민들로부터 '새누리 2중대'라는 치욕스런 오명을 쓰고 있는 현실이 이 정당의 위기와 참담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런 의미로 고작 1년에 불과할 뿐인 이 정당이, 그것도 정통 민주당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온 이 정당이 민주당 60년의 역사를 도용하는 것은 오만할 뿐더러 뻔뻔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면한 문제점을 한 두가지로 규정짓기는 대단히 난해하다. 이는 각양각색인 이 정당의 철학과 노선을 구분짓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문제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이 정당은 지금 지독한 중병을 앓고 있다. 마찬가지로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제를 어느 한 두사람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것 역시 이 정당이 처해있는 문제의 본질과는 엄청난 괴리가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판이한 가치관과 철학을 가진 구성원들 간의 내분과 갈등이 이 정당의 위기를 이끈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듯 하다.


정치정당은 국민들의 정치적 의사를 대리해주는 도구이다. 따라서 정당은 국민들에게 자신들의 이념과 정치 철학을 분명히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난 60년 동안 민주당은 큰 틀 안에서 이를 놓치지 않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밝혀 왔다. 그러나 중도층을 겨냥하겠다는 목표 아래 당의 노선을 '우클릭'한 이후 이 정당의 모습은 이전과 상이하게 달라졌다. 이 시기는 당이 쇠락하기 시작된 지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제 이 정당과 새누리당의 차이는 누가 더 보수적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 외피는 거의 대동소이하다.

국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변화와 개혁, 정치 혁신을 위한 시대정신은 이 당에서 이제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반'새누리 말고는 내세울게 거의 없는 이 정당이 그들 못지않는 기득권에 대한 집착과 권력에 대한 강한 탐욕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은 바보가 아닐 바에야 모르는 이가 없다. 현재 혁신안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고 있는 지독한 내홍 역시 이를 다시 한번 재확인시켜주는 웃지 못할 촌극일 뿐이다.

창당 60주년을 맞는 자리에서 저들은 어색하게도 당의 '단결'을 외쳤다. 분당까지 거론되고 있는 최악의 당내 갈등을 수습하기 위한 저들의 노력이 애처롭고 눈물겹다. 그러나 가치관과 철학, 노선의 정리없는 봉합만을 위한 '단결'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회생시켜 줄 동아줄이 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지금 무색무취의 이 노쇠한 정당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일이다. 잃어버린 야성을 찾는 일이며, 분명하고 선명한 철학과 비전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일이다. 설사 그것이 당의 분당을 촉발시킨다고 해도 말이다. 그런데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의 몰골은 어떠한가. 한심하다는 것 밖에는 달리 나올 말이 없다.

자신이 맹수라는 사실을 잃어버린 호랑이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런 까닭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 해야 할 급선무는 형식적이고 허울뿐인 '봉합'과 '단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분명하고 뚜렷한 색채를 가진 정당, 노동자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선명하고 강력한 야당, 즉 과거의 민주당으로 복귀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정당은 가장 중요한 것을 빠트린 채 60년의 명맥에 기대어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근근히 이어가려는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 정당의 미래가 지극히 암울해 보이는 이유다.


한국 정치의 비극은 사실상 양당제로 운영되고 있는 정치지형 하에서 유권자의 선택지가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데에 있다. 이같은 환경은 지역주의와 함께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두 거대정당이 정당개혁과 정치개혁의 당위를 망각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 7년의 폭주와 실정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여전히 저급한 막장 수준에 머물러 있고, 국민의 삶이 나아지기는 커녕 갈수록 바닥을 향하고 있다면 이제는 새로운 선택지를 고려해 볼 때도 되지 않았을까. 이는 두 거대 보수 정당의 변화와 각성을 이끌어 내는 측면에서도 대단히 유의미한 일일 것이다. 별다른 노력 없이도 원내 제1당과 2당을 차지할 수 있다면 저들이 굳이 유권자들의 요구와 시대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까닭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수억년이 넘도록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몇몇 생물들이 진화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들이 진화할 필요가 없는 우월한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우월한 유전자(지역주의)를 가지고 있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정당이며,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렇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정당이다. 저 두 정당이 각각 우월한 유전자에 대한 변치않는 믿음과 착각에 빠져있는 한 대한민국 정치의 레벨업은 요원한 일일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저들보다 먼저 변해야 한다. 유권자 스스로 정치권의 변화와 각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에 강력한 제3당의 출현이 절실한 이유이며,  유권자들이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 등 진보정당들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 당위다.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9.12.24 07:21 신고

    일리있는 말씀입니다.
    민주당을 합리적 보수당으로 제1당이 되고 진보정당이 제2야당이 되어야 좋을것 같은데.
    그 희망이 내년 총선을 통해 이루어졌음 좋겠습니다.

  2. 익명 2019.12.24 10:39

    비밀댓글입니다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9.12.24 14:56 신고

    주권자들이 정당의 정체성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당의 정체성을 몰라 존재를 배반하는 대표자를 뽑습니다.

  4.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12.24 18:03

    잘보구갑니당

  5. Favicon of https://lsmpkt.tistory.com BlogIcon 가족바라기 2019.12.24 23:02 신고

    포스팅 잘보고갑니다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세요^^

  6.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9.12.25 20:11 신고

    오랜만에 들려봅니다. 그동안 너무 정신이 없었네요~
    현 정국에 관한 뉴스는 그래도 계속 듣고 보면서 주시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그 전에 앞서서 스스로를 사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좀 쉬다가 오세요~

ⓒ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정당은 대의민주주의를 신장시키기 위해 시민의 투표를 독려하고, 투표율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과 방안들을 강구해야 할 책무가 있다.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다.

대한민국에도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정당이 하나 있다. 그런데 이 정당은 아주 기묘하다. 다른 여타 국가들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데 반해, 이 정당은 그쪽으로는 아예 관심이 없거나 되레 시민들이 투표를 많이 할까봐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낮은 투표율에 기대 정치생명을 연명하려는 정당이 대의민주주의의 근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이 정당은 민주정부 10년과 문재인 정부 2년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정권을 내려놓은 적이 없다. 사정이 이러하니 기이하다고 말할 수밖에.

눈치챘겠지만 투표율이 높아질까봐 노심초사하는 주인공은 바로 자유한국당이다. 지난 2014년 국민참정권 확대 차원에서 현행 '만 19세 이상'에게 주어지는 투표권을 '만 18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이 정치권 안팎으로 강하게 대두된 바 있다.

그러나 이 논의는 활발히 이어지지 못했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한국당)의 강력 반발로 투표연령 하향 조정의 불씨가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

 

투표연령 하향에 반대하는 한국당의 기조는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선거연령 조정에 반대하는 한국당의 속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젊은층이 투표에 참여하게 될 경우 선거판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는 18세 연령이나 이런 것은 너무나 파장이 커서 수용이 어렵다, 오차 범위내 초접전 지역이 대부분인데 전체 선거의 절반이 수도권인데 선거연령을 줄이는 것은 부담스러운 제안이다" (2014년 원유철 원내대표)

"우리의 전략은 이 중간층이 이쪽도 저쪽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듣지를 못하겠다면서 투표 자체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다"(2012년 박근혜 캠프 김무성 선대본부장)

국회의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기 힘든 어처구니없는 인식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이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선거연령 하향이 전체 선거 판세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런 자들이 집권당의 대표-원내대표를 역임했으니 이 나라 민주주의가, 정치가 제대로 작동했을 리 만무했을 터다.

대의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한국당의 모습은 투표시간연장 거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들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시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요구를 번번이 묵살해 왔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사자방 사업'으로 사라진 수 십조 원의 혈세를 상기해보라. 그에 비하면 투표시간 연장에 필요한 100억 원의 비용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 선거 때마다 정부와 선관위, 지자체가 홍보예산을 들여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이는 것과 비교해도 그렇다. 이는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의지의 문제다. 

대의민주주의는 정책 결정의 권한을 대표자에게 위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시민들은 직접 투표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대리할 사람을 선출하고 그에게 정책 결정을 위임한다. 

따라서 대의민주주의가 올바르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표율이 높아야 한다. 투표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대의민주주의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으며, 선출된 이들의 대표성 역시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투표율은 해를 거듭할수록 떨어지고 있다. OECD 국가들 중 최하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투표율은 대의민주주의의 근본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각계각층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하고 있는 것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투표율과 무관하지 않다. 그런 면에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이 대의민주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대적 과제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대한민국의 정당은 투표율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대의민주주의의 확장을 위해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당과 투표율이 높을까봐 불안해하는 정당이 바로 그렇다. 

이 둘 중 누가 대의민주주의를 망치고 있는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문제다. 투표 포기전략을 천연덕스럽게 구사하는 정당, 투표율이 낮기만을 학수고대하는 정당, 투표율 제고 방안 마련에 마음이 전혀 없는 정당에게 대의민주주의의 신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자가당착이다. 

(비상식-반지성-반민주-반통일-반평화 친일 수구정당인 한국당이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치지만) 그런 면에서 나는 민주주의의 발전과 대의민주주의의 확장을 위해서라도 한국당이 폭삭 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의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가로막는 정당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기는 난망이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 이 역설 속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의 운명이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1.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9.11.01 05:55 신고

    추종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그게 문제인 듯...ㅠ.ㅠ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9.11.01 07:23 신고

    폭망해야만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보수당이 일단은 여러개로 깨져야 합니다.

  3.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19.11.01 09:53 신고

    공감 누르고 갑니다!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4. Favicon of https://porkart3217.tistory.com BlogIcon 선한이웃moonsaem 2019.11.01 22:06 신고

    '투표율 높아질까 봐 걱정하는 당' 정말 공감이 되네요.
    요즘 영입 하는 수준을 보니 한국 당 다워요 .
    곧 자폭 하길 ...

  5. Favicon of http://http:/ ksh41350@daum.net BlogIcon aldka 2019.11.03 08:04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의 건승을 기원드립니다.
    정말 어떻게 생긴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그런 생각을 하는지 한심스럽습니다.

ⓒ 오마이뉴스

 

폭풍전야입니다. 바른미래당이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습니다. 4·3 보궐선거 참패 책임을 놓고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가 강하게 충돌하면서입니다. 바른정당계는 손학규 대표 및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고, 국민의당계는 단합을 강조하며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두 진영은 지난 5일 열렸던 의원총회에서 강하게 부딪혔습니다. 바른정당 출신 이준석 최고위원은 "수많은 판단 미스로 진정성이 신뢰를 받지 못해 안타깝지만,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며 "지도체제가 바뀌어야 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했으면 한다. 그것이 싫다면 재신임 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바른정당 출신 권은희 최고위원 역시 "지지율 3.57%는 '바른미래는 지금이 아니다'라는 국민의 메시지"라며 "손학규 방식을 국민이 아니라고 하는데 손 대표가 결단하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창원·성산 지역구에서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3.57%를 얻는데 그쳤습니다. 3.79%를 기록한 손석형 민중당 후보에게도 뒤진 4위입니다. 손 대표가 창원에 상주하며 총력을 기울인 선거였다는 점에서 굉장히 실망스러운 성적표입니다.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민심이 확연히 드러난 이상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책임를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당의 존립을 기약하기 어려운 만큼 신임 지도부를 선출하거나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출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이에 반해 국민의당계는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입장입니다. 김수민 최고위원은 의총에서 "이번 선거로 제3의 길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지만 흩어지면 죽는다"며 "창당 정신을 세우기 위해 당대표, 원내대표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궐선거 패배 책임론으로 손 대표를 흔들어서도, 당이 분열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김관영 원내대표 역시 "이럴 때일수록 당이 단합해서 창당정신을 구현해야 한다"며 "정치 개혁, 민생 개혁 등 길을 매진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해주길 부탁한다"고 방어막을 쳤습니다. 창원·성산 보궐선거 결과를 놓고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라는 지적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튜브 채널에서 손 대표를 "찌질하다", "벽창호"라고 언급한 이언주 의원에게  이날 당 윤리위원회가 '당원권 1년 정지'의 중징계를 내린 것도 당내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 의원의 대한 두 진영의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0일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 출연해 손학규 대표를 향해 "창원에서 숙식하는 것을 보면 정말 찌질하다", "완전히 벽창호다"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어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당계는 이 의원의 행태를 해당행위로 간주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26일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사람아 입이 꽃처럼 고아라. 그래야 말도 꽃같이 하리라, 사람아"라는 시구를 인용해 이 의원을 "오물 투척꾼"이라 맹비난했고, 27일에는 원외 지역위원장 7명이 "대한민국 정치를 흙탕물로 만드는 미꾸라지와 같은 존재"라며 이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 오마이뉴스


반면 바른정당계는 이 의원에 대한 징계보다 지도부 사퇴가 먼저라고 주장합니다. 하태경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이언주 의원 중징계는 지나치다. 보선 참패 징계 1순위는 당 지도부다. 창피할 정도의 최악의 선거 참패를 하고 당원과 국민에게 희망도 못 주는 현 지도부가 먼저 심판의 대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준석 최고위원 역시 페이스북에 "김부겸 장관이 과거 당내에서 '찌질이'라는 말로 다른 의원의 정치적 행위를 비판했다"고 소개하면서 "민주당에서 이거 징계하자는 얘기조차 나왔다는 말을 못 들었다"며 중징계를 내린 윤리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이처럼 보궐선거 패배, 이 의원 중징계를 둘러싸고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두 진영이 사실상 결별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 이날 의총에서는 '분당' 관련 목소리가 분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민의당 출신 이찬열 의원이 "국민이 우리를 콩가루 정당이라고 보고 있는데 이제 깨끗하게 갈라서고 제 갈 길을 가는 게 서로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은 사람은 함께 뭉쳐 새집을 짓고 끝없이 단결해야 할 때"라고 작심 발언을 한 것입니다. 현역 의원의 입을 통해 '분당' 관련 입장이 구체적으로 표명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남다릅니다. 

사실 바른미래당의 분당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바른미래당은 합리적 진보세력과 개혁적 보수세력이 손잡고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진영논리와 지역주의를 허물겠다며 창당한 정당입니다. 그러나 한자리수 지지율이 말해주듯 국민의 지지를 얻는데는 실패했다는 평가입니다.

관련해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합당 당시 강령에 들어갈 문구를 놓고 갈등에 휩싸인 것에서 드러나듯 두 진영 사이의 정체성 차이가 너무 크다는 분석입니다. '노선 갈등'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출발한 한지붕 두 가족의 불안한 동거에 각계의 우려가 잇따랐던 배경입니다. 

정체성의 괴리는 이후 바른미래당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됐습니다. 두 세력은 외교·안보 등 중요 현안에서 뚜렷한 이견을 드러내며 힘을 하나로 규합하지 못했습니다. 내재된 갈등은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선거제도 개혁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결국 폭발했습니다. 패스트트랙을 결행하려던 당 지도부를 향해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계가 반기를 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궐선거 패배는 당내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문제는 창당 주역인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리더십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안 전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이며, 유 의원은 지도부의 요청에도 당과 거리를 두며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21대 총선이 1년 여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차기 총선은 정개개편을 촉발시키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한국당을 중심으로 보수통합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데다, 다른 한쪽에서는 민주평화당과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도 솔솔 풍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바른미래당 역시 총선발 정개개편의 소용돌이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존재감이 미미한 바른미래당의 냉정한 현실을 고려하면 내부의 동요와 이탈이 불가피해 보이는 까닭입니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통합을 명분으로 한 원심력은 커지는 반면, 바른미래당 내부의 구심력은 갈수록 약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득권 양당제의 폐해를 뼈저리게 경험해온 유권자들에게 합리적 중도개혁 정당의 존재는 그 자체로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관건은 기성 정치에 대한 환멸과 염증을 상쇄시킬 수 있는 대안과 가치,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느냐의 여부일 것입니다. 바른미래당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존립이냐, 분열이냐. 기로에 서있는 바른미래당의 '선택'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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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9.04.08 07:49 신고

    콩가루 정당입니다.
    내년 총선전에 갈라설게 자명해 보입니다.

  2. 고로 2019.04.08 13:11

    창원에서 바른미래당 덕분에 간신히 당선되서 개꿀인데 바른미래당 내분까지 휩싸이니 기쁨 두배 행복두배이신듯요.. 글에 햄볶는 느낌이 절절히 느껴지네염~~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9.04.08 13:40 신고

    바르지 못한 사람들이 모인 정당이니 존립이 가능하겠습니까?

  4.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04.08 19:11 신고

    우리나라에서 제3의 길은 실패로 규정해도 되지 않을까요?
    실제로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니라는 회색 논리가 있었지
    어디에도 비전은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특별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는 이상 그저 살길 찾아 흩어질 것 같습니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네요.

  5.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9.04.08 21:51 신고

    정치가 무엇일까, 정당이 무엇일까.....
    요즘 생각해 보게 되는 질문입니다.

    너무나 덧없습니다. 인생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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