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 31일부터 시작된 13일간의 공식선거운동이 어제(12)로 끝이 났다. 여야는 공식선거운동의 마지막 날인 어제도 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었다. 후보들은 마지막까지 유권자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분주했고, 여야 지도부는 전국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사력을 다했던 여야의 공식선거운동은 이렇게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흥미롭게도 이번 총선 과정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역시 굉장히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원래 선거 즈음엔 대통령이 언론과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져 주는 것이 그 바닥의 불문율이다. 괜시리 대통령이 선거판에 기웃거리게 되면 '선거 개입' 논란이 촉발되고, 이로 인해 선거판이 아주 지저분해지기 때문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이 대통령의 선거개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자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며 논란을 자초했다. 그는 지난달 10일과 16일 일주일 사이에 두번이나 대구와 부산을 방문했다. 청와대는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방문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그는 진박 후보들이 출마를 선언한 곳만 골라 다녔다. 당시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보수신문들은 일제히 박 대통령의 대구 부산 방문을 '노골적 선거개입'이라 비판한 바 있다.



ⓒ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박 대통령의 지방 방문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멕시코 해외순방에서 돌아온 지 이틀 만인 지난 8일에도 그는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잇따라 방문했다. 총선을 불과 닷새 앞두고 다시 한번 지방으로 향한 것이다.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청주시 청원군 소재다. 이곳은 현재 새누리당 오성균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곳이다.

청원군은 이밖에도 청주 흥덕구, 서원구, 상당 등 청주시의 선거구 4곳과 근접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곳 역시 여야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경합지역이다. 같은날 박 대통령은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도 방문했다. 전주시 을 선거구 내에 위치해 있는 이 곳은 현재 새누리당의 정운천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최형재 후보,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와 엎치락 뒤치락 경합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이 이번에 방문한 지역들에서도 여야의 피말리는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날 대통령이 입었던 빨간색 옷도 논란이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는 '도대체 뭐가 문제냐'는 반응이 나왔지만 빨간색이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색깔임을 감안한다면 너무 속보이는 코디였다는 것은 분명했다. 의도했던 것이든 아니든 논란거리를 박 대통령이 제공한 것이다. 그는 결국 이날의 지역방문과 발언이 문제가 되어 시민단체에게 고발을 당했다. 지난 10일 시민단체로 구성된 '2016시민총선네트워크'가 박 대통령의 행위를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 규정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총선 개입 논란은 선거 마지막 날인 어제도 이어졌다. 그는 어제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여기서 무너지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져야 하고 국가의 빚은 점점 늘어나게 되고 결국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면서 "나라의 운명은 결국 국민이 정한다는 마음으로 빠짐없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표면적으로 국민의 투표 독려를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무회의 내내 북핵문제를 언급하며 안보위기를 거론하고,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법안 지연 등을 묶어 19대 국회를 비판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야권심판론을 제기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19대 국회 때문에 지연되고 있고, 그것이 야권의 발목잡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 오마이뉴스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는 강력한 주문 이후 박 대통령의 지금까지의 행태를 종합해 보면 그가 계속해서 '여당을 지지해 달라', '야권을 심판해 달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날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주어와 목적어를 생략함으로써 선거법의 경계를 교묘하게 빠져 나가고 있다. 비록 논란이 거세질수는 있어도 주어와 목적어가 없는 이상 선거법에 걸려들 일은 절대로 없다. 선거판 전체를 궤뜷고 있는 듯한 영민한 처신. 달리 선거의 여왕이 아니다.

차기 대권에 도전할 야권 후보들이라면 이 장면들을 반드시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 박 대통령처럼만 하면 된다. 그렇게만 하면 대통령이 아무리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한다 한들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속마음을 대놓고 드러내지 마라. 이름을 직접적으로 지칭하지 마라. 그리고 절대로 주어와 목적어를 사용하지 마라. 박 대통령이 알려주는 '노골적인 선거 개입'을 위한 '꿀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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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04.13 09:45 신고

    자기네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선거법위반...ㅋ 잘 논다. 이게 법이야 똥이야. 참 *지랄같은 세상입니다.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6.04.13 20:28 신고

    출구조사결과...
    국민이 뿔난 걸 알겠지요?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4.13 21:02 신고

    어서 레임덕이 속히 진행되길 바랍니다.
    정말 못봐주겠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20대 총선, 야권은 망했다. 이 무슨 김빠지는 소리냐고, 초를 치는 소리냐고 힐란한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은 근거 없는 확신보다, 부질 없는 희망보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상황판단이 필요한 때다.

야권은 이번 총선에서 절대로 새누리당을 이길 수 없다. 솔직히 말해 야권에게 희망적인 부분을 단 하나도 찾질 못하겠다. 대신 야권이 완전히 망할 것이라는 징후들만 도드라진다. 이는 패배주의에 쩔어있는 비관적 푸념이 절대로 아니다.

드러나는 정황들은 야권이 패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주고 있다. 만약 이 모든 것들을 취합한 이후에도 당신이 나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면 제발 그렇게 해주기를 부탁한다. 이 판단이 틀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은 누구보다 나 자신이다.



ⓒ SBS 뉴스 화면 갈무리


야권이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하나하나씩 살펴보자. 우선 승자독식의 단순다수제를 채택하고 있는 현행 선거시스템 자체가 야권에 불리하다. (그 이유를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여당과 보수세력에 유리한 현행 선거제도 아래에서 야권이 총선에서 승리한 경우는 지난 17대 총선 단 한번 뿐이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탄핵 역풍의 수혜를 받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야권이 이긴 전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소선거구제-단순다수제는 야권에게는 '넘사벽' 그 자체다.

깨지지 않는 지역주의 구도 역시 야권에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다. 영남의 의석수가 호남에 비해 2배 이상이나 많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두지 않는 이상 야권이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하기 때문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야권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이기고도 과반의석을 여당에게 내주는 허탈함을 맛봐야 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총선은 전체 유권자 중 투표에 적극적인 60대 이상의 유권자가 가장 많은 해이기도 하다. 보수 여당을 떠받치는 실질적인 기둥이 60대 이상의 고령인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야권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 뻔하다.

이에 반해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대 총선의 연령별 투표율은  60대 이상이 68.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50 62.4%, 40 52.6%, 30대 후반(35~39) 49.1%, 30대 전반(30~34) 41.8%, 20대 후반(25~29) 37.9%, 20대 전반(20~24) 45.4% 19 47.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성향이 강한 50대 이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부 여당에 비판적이고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20~30 세대의 투표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19세부터 20~40 세대까지의 투표율이다. 이들의 투표율은 실제 총선 투표율인 54.3%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이같은 결과는 세대별 투표율 역시 야권에 불리하다는 것을 뒷받침해준다.



ⓒ 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언론 환경 역시 최악이다. 지상파와 종편 가릴 것 없이 주류 언론은 야권 내부의 문제는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여권에 불리한 내용은 다루지 않거나 축소하는 편파적 보도로 일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나경원 의원 자녀의 성신여대 부정입학 의혹이다. 뉴스타파가 폭로한 이 문제는 주류 언론이 철저히 침묵하고 외면한 끝에 결국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말았다.

뉴스타파는 주류 언론의 편파적 보도 행태를 작년 11 30일 자신들이 단독 보도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 사무실의 시집 판매와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주류 언론은 이 문제를 집중 부각시켰고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노영민 의원은 결국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야만 했다.

뉴스타파가 보도한 두가지 개별 의혹에 대한 주류 언론의 대응은 이렇게 극과 극으로 첨예하게 갈린다. 이처럼 주류 언론의 편파적 보도는 가뜩이나 힘든 야권의 총선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공정성을 잃은 것은 비단 주류 언론 뿐만이 아니다. 놀랍게도 선거를 주무하는 국가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공정과는 거리가 멀다. 선관위는 얼마 전 투표용지 사전 인쇄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바 있다. 인쇄시설 부족과 선거관리 지장을 이유로 몇몇 지역에서 투표용지를 미리 인쇄한 것이 문제였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는 오히려 인쇄를 뒤로 미뤘던 터라 선관위를 향한 의혹은 가시질 않고 있다.

또한 선관위는 나경원 의원의 자녀 부정입학 의혹 보도와 관련해 뉴스타파 측에 '경고' 조치를 내리는가 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합의한 '야권단일후보'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며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선관위의 이같은 대응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4월 총선, 그리고 각종 재보궐선거 등에서 공정성 시비에 휘말려 왔던 그 모습과 판박이다. 야당에게는 엄격하고 여당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관위의 행태 역시 야권에게는 잠재적 불안요소에 다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은 연대없이 선거를 치뤄야 하는 입장이다. 연대는 야권이 내세울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자 최고의 무기였다. 그러나 야권은 힘을 하나로 모으는데 실패했고 이로써 최대 승부처이자 오차 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보여왔던 수도권에서의 궤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총선 전 설사 극적으로 정당 간, 후보 간 연대가 합의된다 하더라도 연대의 효과를 기대하기가 힘들어졌다는 데에 있다. 연대를 둘러싸고 치열한 교전을 벌여온 야권의 민낯이 낱낱이 공개되었기
 때문에 유권자에게 어떠한 감동과 울림도 주지 못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총선을 한달이나 앞두고 연대에 합의했던 지난 19대 총선에서조차 야권은 새누리당의 과반을 막아내지 못했다. 당시 수도권에서 5% 이내로 승부가 갈린 곳이 무려 30여 곳에 달한다. 야권의 난립은 바로 이 곳의 대부분을 새누리당이 차지할 것이라는 뜻이다. 수도권의 몰락은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이어진다. 이제는 과반이 문제가 아니다.



ⓒ KBS 뉴스 화면 갈무리



애시당초 야권에 불리하게 설계된 선거시스템, 변치않는 영남지역의 민심과 40%에 가까운 새누리당의 고정 지지율, 극심한 편차를 보여주고 있는 세대간 투표율, 편파적인 언론과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는 선관위, 야권연대 무산이 초래한 '일여다야' 구도, 여기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북한발 돌발변수와 여당 프리미엄까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번 총선은 야권이 질 수밖에 없는 선거다.

야권의 몰락과 선거 참패, 그리고 새누리당의 압도적인 승리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19대 총선과 지난 대선 이후의 경험치를 활용한다면 총선 이후를 예측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이다. 두려움은  불확실성으로부터 기인한다. 그렇기에 두려움은 없다. 다만 분할 뿐이다. 현 상황이, 다가올 미래가, 그리고 통제를 벗어난 권력의 폭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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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6.04.04 07:12 신고

    허망합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야당도 아니면서 야당인척 하는 국민의당.
    문재인을 단순히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증오하는 세력들.
    선관위까지 공정선 논란에 휩싸이고.
    희망이 없습니다. 4월13일 우리는 어떤 상황을 맞이할까요? 온 나라가 붉은색깔로 도배한 선거 결과를 받아들고 아연질색할지 모르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04.04 08:55 신고

    단일화 마지노선이 오늘이가 그런것 같은데 물건너
    갔네요'
    저도 실망스럽습니다
    다만 몇개 지역의 선전에 위안을 삼습니다

  3. BlogIcon 강지호 2016.04.04 16:13

    이거 참나... 김정인이 올때만 해도 뭔가 잘 이뤄질 거 같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실망감밖에 보이질 않는군요.
    대부분 국회의원들을 보면... 권력이 좋아서 국회의원이 된 듯. 선거일은 다가오는 데 도대체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지 알 수가 없네요.
    여기 계시는 분. 선거 간판을 보면 누가 잘 할 거 같아보이는 기준점을 제시 해주실 수 없습니까? 저도 투표는 해야 겠지만 도저히 몰라서...
    그리고... 왜 대부분 새누리당에 들어가려고 하는지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부탁드리겠습니다.

  4.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4.04 20:41 신고

    다시 유구무언입니다.
    그저 일단 선거일이 끝나기를 기다려 봅니다......

  5. Favicon of http://blog.naver.com/cto_hwangga BlogIcon morgin 2016.04.04 21:51

    적이 비열하다, 악하다 아무리 비난해봐야 결국에는 우리가 약해서 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누구를 탓하겠어요. 우리가 못 난 거지. 새누리당을 이기려면 아직도 멀었습니다.
    그들보다 몇 배는 더 강해져야 겨우 이길 수 있을 겁니다. 처음부터 불리한 싸움이니...
    그런데 우리는 그들보다 오히려 몇 배는 더 약해 빠졌지요.

    총선 끝나고 나면 또 패배의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를 가지고 싸울 겁니다.
    패배의 원인이 무엇이었는가는 생각하지 않은 채...
    정말 두려운 건 참패를 당한 후에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지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6.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6.04.04 21:58 신고

    걱정스러운 현실...ㅠ/ㅠ

지난 1일 주요 언론은 북한이 해주와 연안, 금강, 평강 등 4곳에서 GPS(인공위성 위치정보) 교란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앞다투어 보도했다. 북한이 해당 지역과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GPS 교란 행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정부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해 대책마련에 들어가는 한편 북한을 향해 도발을 죽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북한이 공격을 지속할 경우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역시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 익숙한 풍경이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는 명확하다. 남쪽으로부터 불어오는 훈풍이 봄이 머지 않았음을 알려주듯, 북한으로부터 전해지는 도발 소식은 선거가 가까와졌음을 알려준다. 훈풍이 봄의 전령이라면 북한의 도발은 선거의 전령이다.



ⓒ MBN


총선을 불과 12일 앞두고 벌어진 북한의 도발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도 북한발 변수가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북한의 도발에 주류 언론과 정치권이 대응하는 방식은 수십년 전 그 모습 그대로다. 뻔한 도발에 판에 박힌 대응이다. 저들의 모습이 식상한 이유다. 

그렇다고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세월이 흘러도 원형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저들과 달리 시민들은 이제  어지간한 북한의 도발에는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방독면을 구입하고 생필품을 사재기하며 불안에 떨던 시민들이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19세기 독일의 심리학자였던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망각 곡선(Forgetting curve)'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 가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이 남아있는 감소의 정도를 말하는 것으로, 기억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없을 때 정보가 손실되는 정도를 나타낸다. [각주:1]그의 가설은 북한의 도발에 동요하지 않는 시민들의 심리를 이해하기에 아주 효과적이다.

사람은 망각에 익숙한 동물이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북한의 도발은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난다. 한마디로 시민들이 망각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시간을 멀리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제네바 합의' 파기와 핵시설 재가동을 선언한 것을 시작으로 북한은 선거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도발을 일으키거나 각종 이슈를 양산해왔다.

그 결과 시민들은 북한의 도발에 아주 익숙해졌다. 두려워하거나 불안에 떠는 시민들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도발에 담긴 정치적 의미를 헤아릴 수 있는 이성적인 분별력까지 생겼다. 시민들의 차분한 대응을 안보불감증으로 볼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바뀌자 시민들의 의식도 그에 발맞춰 진화한 것이다.

반면 시민들의 달리 주류언론과 정치세력들은 여전히 과거의 의식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들은 북한의 도발을 선거와 연계시키고 그를 통해 정치적 이득을 도모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이는 그들이 시민의 불안과 공포를 유발시켜 체제 안정을 도모하는 매카시즘을 여전히 전가의 보도처럼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 SBS 뉴스 화면 갈무리



그러나 그들이 믿고 있는 매카시즘의 효용가치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북한의 도발에 'Cool'하게 반응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은 저들이 의도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일상을 영위하는 시민들과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신이 난 주류언론과 정치세력. 2016년의 대한민국은 이렇게 이질적인 두 부류가 서로 공존하고 살아간다.

물론 저들 중 누가 더 옳고 그른지는 개별 주체들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그러나 시민이라면 구시대적인 낡은 통념에 사로잡혀 있는 자들에게 새 시대를 열어갈 자격이 있는지 반드시 곱씹어 봐야 한다. 이는 민주주의와 시민권, 그리고 공동체의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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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키백과에서 인용 [본문으로]
  1.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6.04.02 09:29 신고

    극과 극은 통합니다.
    독재자는 독재자를 좋아합니다.
    북풍을 먹고 사는 사람은 남풍을 좋아합니다.

  2.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4.02 13:44 신고

    냄새가 나요. 늘 그래왔잖아요~

  3. Favicon of https://sophist.entinfo.net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6.04.02 18:11 신고

    언제나 그래왔던 거니까~ 저도 늘 cool하게 넘어가고 있어요~~

  4. 아 진짜;;; 북한놈들 자꾸 왜 ㅈㄹ 일까요?ㅠㅠ

  5. Favicon of https://coderlife.tistory.com BlogIcon 요원009 2016.04.04 12:46 신고

    쿨하게 넘어갈 일이 아니잖아요;;;

    GPS 방해 전파 때문에 어민들이 배를 못 띄웁니다.
    그분들에게도 쿨하게 넘기라고 말할 순 없을 텐데요.

1. 프롤로그

'치지지지직~, 치지지지직~'

모든 것은 이 소리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이 낯선 소리에 반응하지만 않았어도 상황은 지금과 많이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그때는 미처 몰랐다. 무심코 손에 쥔 이 오래된 무전기 하나로 인해 세상이, 삶이 이렇게 뒤바뀌게 될 줄은.

만약 알았다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쳤겠지. 그러나 잠깐. 정말 모른 채 지나칠 수 있었을까. 아득히 먼 과거와 조우하는 이 치명적인 유혹을 떨쳐버릴 수 있었을까.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2. <시그널>

종영한 지 한 달도 넘은 드라마 <시그널>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과거의 인물과 현재의 인물이 시공을 초월해 미제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 판타지에 대중들을 환호했고 열광했다.


판타지는 희망이자 꿈이며 염원이다. 비루하고 너절한 현실에 익숙해질수록 판타지를 향한 본능은 더욱 구체화되고 짙어진다. <시그널>은 이 극명한 괴리를 기막히게 잘 버무려냈다.



ⓒ insight.co.kr



과거로부터 걸려온 무전에는 '시간은 이어져 있다'는 분명하고 명확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과거는 단절된 것이 아니라 현재와 이어져 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시그널>에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는 '무전기'. 골동품 시장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낡은 닳은 무전기가 과거의 그와 현재의 그들을 만나게 한다. 그리고 그들은 무전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미제사건들을 하나씩 하나씩 추적해 나간다.

그들을 연결시켜 주는 매개물이 무전기라면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키워드는 '간절함'이다. 정의를 꿈꾸고 사랑을 그리워하고 누명을 벗기려는 그들의 간절함은 이 판타지에 활기와 생명을 불어 넣는다.

 

간절함은 의지와 열정의 또 다른 이름이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희망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터럭같은 희망을 쫓아 맹렬히 돌진했던 이 판타지는 "미래에 있는 당신이 마지막 희망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끝을 맺는다. 절망적 현실이 판타지를 만나 희망으로 채색된 것이다



3. 현실

시간은 이어져 있다. 현실에서도 과거의 끈을 부여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정치권, 그 중에서도 특히 새누리당은 과거를 소환하기 위해 아주 필사적이다. 그들 덕분에 시민들도 덩달아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야 한다.


얼마 전 새누리당은 '존영' 논란으로 한바탕 소동을 겪어야만 했다. 이 눈꼴 시린 장면은 그 졸렬함은 둘째치고라도 대통령의 사진을 '존영'이라 칭하는 퇴행적 행태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권위주의 시대의 흉물은 여전히 집권당의 DNA 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다



ⓒ 경인일보



대통령을 향한 구애는 그보다 더 노골적이고 민망하다. 저 당에는 대통령과 가깝다는 사실을 무용담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헌법보다 대통령과의 인간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대통령을 피 흘리는 예수에 비유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이 낯뜨거운 장면들은 수십년 전 최고 권력자를 향해 나타나던 그 모습과 아주 흡사하다.

백투터퓨처는 단지 새누리당 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가기관이 선거에 깊숙이 개입하고, 위법성과 위험성에 대한 뚜렷한 증거도 없이 정치정당이 강제 해산되기도 한다. 대통령을 비판·풍자했다는 이유로 시민이 기소·구속되는가 하면, 30년 만에 처음으로 '소요죄'가 등장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당장 2017년부터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배워야 한다.

어디 이뿐인가.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지표들인 언론자유지수, 인권지수 마저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급기야 세계로부터 '아시아 민주주의 모범'이라 칭송받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오히려 그들의 심각한 우려를 받는 지경에 이르고야 말았다정권이 바뀐지 8년 만에 이루어진 기막힌 반전이다


2016년 우리 사회는 아주 오래된 과거와 마주보고 있는 중이다. 이 과거는 누군가에게는 추억이고 그리움이며되돌리고 싶은 아련함이다그러나 다른 누군가에게는 악몽이고 절망이며떠올리기조차 싫은 끔찍함이다과거는 이렇듯 다르게 적힌다.

 

 

4. 에필로그

'치지지지직~, 치지지지직'

소리가 들린다. 현실에서 목격되고 있는 과거의 '시그널'이다. 이 소리에 대한 반응은 제각각이다. 누군가에게는 친숙함이자 반가움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음이자 공해다.

그러나 당신이 이 '시그널'에 어떻게 반응하든 상관없이 변하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다. 우리의 현재는 과거와 이어져 있다는 점이다. 누구도 예외일 수는 없다.

이제 곧 총선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이것 한 가지만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은 이어져 있는 사실을. 미래는 현재의 당신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현재의 당신이 미래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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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6.04.01 08:19 신고

    내 한 표가 세상을 바꿉니다. 내 한 표로 세상은 안 바뀐다고 생각하지만 아닙니다. 바뀝니다. 1400만표도 1400만명 한 명 한 명이 표가 모였습니다.
    한 표를 가볍고 보면 안 됩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04.01 08:29 신고

    할수만 있다면 과거를 2012년 12월로 되돌렸으면
    좋겠습니다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4.01 22:03 신고

    투표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20대의 투표율이 낮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 원인을 세밀하게 분석해서
    좀 더 정밀한 정책과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현실에서의 하나하나의 전진없이 선거때마다 투표에 대한 요청을 하는 것은
    시간이 지날 수록 그 호소력이 약해지는 것 같아 참 안타깝습니다~

지금 정치권은 4 13일 치뤄지는 20대 총선 준비에 한창입니다. 3 25일이 총선 후보자 등록 마감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는 선거구 획정이 늦게 이루어 졌습니다. 따라서 공천후보자에 대한 공모와 면접, 심사와 경선 등의 일정을 생각한다면 시간이 더욱 촉박합니다


경쟁력있는 필승의 카드를 내세우기 위한 방법찾기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치열함과 격렬함, 그리고 피말리는 긴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총선을 소리없는 전쟁이라 부르는 이유가 괜한 것이 아닙니다.



ⓒ 연합뉴스


여야가 총선 승리를 위한 옥석 고르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이 한켠에서는 그와 상반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이 20대 총선에서 절대로 공천해서는 안되는 정치인들을 발표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는 지난 2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권자가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사람을 공천하는 일은 유권자와 정당이 함께 해야 할 몫"이라며 낙천대상자 7명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연대회의는 낙천 대상자를 선정하는 기준으로 ▲민주주의 파괴와 인권 침해, 종북몰이 
지속적인 막말 파문으로 불필요한 이념 논쟁, 사회적인 갈등 유발 탈핵에 반대하고 환경 파괴에 앞장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방해 및 망언 주도 부실 사업으로 지역 재정 악화 초래 허위 사실 유포와 정치적 악용 등을 제시했습니다. 연대회의는 "정치 발전을 위해서라도 (후보자들을) 반드시 철저히 검증하고 걸러내야 한다"며 낙천 대상자 발표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연대회의에 의해 낙천 대상자로 지목된 인물들은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춘천), 정문헌 의원(속초·고성
·양양), 한기호 의원(철원·화천·인제·양구), 권성동 의원(강릉), 이강후 의원(원주 을), 황영철 의원(홍천·횡성), 그리고 '태백·영월·정선·평창·횡성'에 출마하는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입니다. 이들은 그동안 이념 논쟁과 종북타령, 막말, 망언, 민주주의와 인권 침해, 허위 사실 유포, 부실 사업 등으로 정쟁과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인물들입니다. 연대회의 측은 이들이 다시는 강원지역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공천 배제를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



ⓒ 뉴스토마토


연대회의에 이어 어제는 참여연대 등 100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구성한 '2016년 총선시민네트워크(총선넷)'이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부적격자 1차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총선넷은 "연대기구와 각 단체가 지금까지 발표한 낙천촉구 명단과 시민 신고·제보 결과를 종합해 부적격 사유가 명백한 인물들을 추렸다"고 설명하며 자질과 자격에 명백한 문제가 있는 2차 공천부적격자 명단을 3월 중순 경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총선넷이 1차로 발표한 부적격 명단은 새누리당 황우여 의원(인천 연수구갑),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시청도군), 김진태 의원, 이노근 의원(서울 노원 갑), 더불어민주당 김현종 예비후보자(인천계양 갑), 새누리당 김석기 예비후보자(경북 경주시), 한상률 예비
후보자(충남 서산태안), 박기준 예비후보자(울산 남구 갑), 김용판 예비후보자(대구 달서구 을) 9명입니다.


총선 부적격 명단을 발표한 단체는 또 있습니다. 청년유니온, 민달팽이유니온, 청년광장 등 6개 청년 단체는 이미 지난달 15일 정오 국회 정문 앞에서 '청년이 생각하는 공천불가기준'을 배포하고 공천불가 리스트 14명의 명단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그들은 ▲청년팔이 노동개악 주동자 
채용비리 청년취업 강탈자 청년비하 청년수당 망언자 주거빈곤 청년부채 유발자 청년기만 부모등골 파괴자(반값등록금 사기쳤거나 사학비리에 연루된 사람최저임금 대폭인상 반대자 등 모두 6개의 공천부적격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청년단체들은 구체적인 공천불가 기준에 따라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부산 영도), 최경환 의원, 원유철 원내대표(경기 평택시 갑), 김용남 의원(경기 수원시 병), 이완영 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 정우택 의원(청주시 상당구), 김광림 의원(경북 안동시),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구), 이인제 의원(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구)
, 홍문종 의원(경기 의정부시 을), 이노근 의원(서울 노원구 갑),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구 을),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경기 파주시 갑), 그리고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리스트에 포함시켰습니다.



ⓒ 아시아경제


이처럼 총선을 앞두고 구체적 기준을 내세운 시민단체들의 공천부적격자 색출 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18대 국회에 이어 이번 19대 국회 역시 역대 최악의 국회란 오명을 이어가자 시민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공천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하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과 새누리당에서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들은 억울함을 토로하는 동시에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공천부적격 대상자로 지목당한 당사자들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대상자들의 절대 다수가 포함된 새누리당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일 것입니다. 새누리당 내에서 시민단체의 진보적 성향을 문제삼고 정치적 편향성을 거론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정치적 편향성 시비가 있다하더라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물들이 부정비리부패, 민주주의와 인권 파괴, 노동개악 주도, 민생입법 반대, 국가폭력 주도, 국민정서에 반하는 막말과 망언을 일삼아왔다는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후보자의 '자격없음'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이를 지적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는 것이죠.

우리 정치 구조는 결집된 소수의 기득권이 불특정다수를 지배하는 형태입니다. 소수가 권력을 틀어쥐고 정치
·사회·경제의 거의 모든 영역과 정보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감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후보자 검증을 할 수 있는 통로가 거의 없습니다. 후보자의 철학과 사상, 이력과 정치적 비전, 정책 등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없이 선거가 치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갈수록 시민의 참정권이 무색해져만 가는 이유입니다. 


ⓒ 노컷뉴스


국회가 시민들로부터 비난과 질타를 받는 것도무능하고 저급한 최악의 국회라 손가락질 받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바로 부적격자들이 대거 국회로 진입하기 때문이죠악순환인 것입니다. 우리는 공천 부적격자를 가려 내는 일이 특정인의 낙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이 과정을 통해 유권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유권자의 정치의식을 끌어 올려 궁극적으로 정치 수준을 함양시키기 위한 시민사회의 노력이자 요구인 셈입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해 입법을 주관합니다
. 그들은 헌법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이면서 동시에 각 개인이 헌법기관인 막중한 책무를 가진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국민을 대표해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니만큼 세밀한 검증이 필요한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국민을 대표한다면서 국민을 향해 막말과 망언을 일삼고, 공권력을 휘둘러 국민을 희생시키고, 정의와 양심을 거스르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하고, 소수 재벌과 기득권을 위한 법을 만들고, 국민이 아닌 권력자를 대표하는 사람을 국회로 보낼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시민단체들이 공천 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하며 내세운 기준들 자체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 기준에 합당한 사람들이 대거 국회로 진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모르긴 몰라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의회의 수준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입니다. 공천부적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후보자들은 본인이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에 부합하는 삶을 살아왔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돌아보기를 바랍니다. 자격은 스스로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란 사실을 명심하고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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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nohji.com BlogIcon 노지 2016.03.04 08:09

    어제 자가 쓴 글에서 인용한 말을 그대로 하고 싶어요.
    "자신을 알아주는 자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알아줄 만한 사람이 되기를 구해야 한다."
    정치인이 반드시 가슴에 새겨야 할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6.03.04 11:43 신고

      그러게요. 저 말들은 가슴에 얹고 정치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하는데.
      현실은 그와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것만 같네요.
      시민의식이 싹터서 저질 정치인들을 걸러내야 하는데,
      아직도 요원해 보입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03.04 08:17 신고

    저 목소리들이 제발 반영좀 되었으면 좋겟네요
    특히 김진태,정문헌,홍문종, 등등은 절대 공천되어서는 안될 부적격자들
    입니다
    그외에도 부지기수네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6.03.04 11:44 신고

      네, 한트럭은 될 듯 합니다.
      다 걸러내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지...
      깃발만 꽃으면 견공도 당선되는 곳이 있는지라...

  3.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6.03.04 08:18 신고

    공천부적격자들, 나라와 시민이 아니라 정권과 권력을 위해 일하는 자들이군요.
    다시는 배지를 달아주면 안 되는 사람군요.

  4.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03.04 12:03 신고

    제발 부적격자가 철처히?가려져 사이비 정치인들 축출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선거 유권자들 지혜로운 판단이 기대 됩니다.

  5. Favicon of https://junpresident.tistory.com BlogIcon 민주청년 2016.03.04 17:55 신고

    새누리는 다 공천 부적격인데요 뭘ㅋㅋㅋ

  6.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3.04 23:49 신고

    환경운동연합의 염형철 사무총장님이 보이네요^^
    예전 환경운동연합에서 모금캠페인 컨설팅과 직접적인 활동을 했을 때 뵙고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근데 벌서 총선넷이 조사대상에 올랐다는 뉴스도 들었습니다.
    벌써부터 후폭풍이 몰아치는 것이겠죠?ㅠㅠ

겨울이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이제 몇 주만 있으면 훈훈한 바람과 함께 봄을 알리는 전령사들인 개나리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오묘한 이치 속에서 새삼 생명의 경이를 체험한다.

봄을 앞두고 저마다의 생명들이 기지개를 펴는 것처럼 정치인들 역시 선거철을 목전에 두면 잠자고 있던 생존본능이 꿈틀거린다. 변화를 직감하고 치열하게 내부투쟁을 하고 있다는 면에서 저 둘을 지독하게 닮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꽃피는 춘삼월이야 바로 눈 앞이라지만 전국단위의 선거인 총선은 내년 5 30일로 아직 1년이나 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아무렴 1년도 훨씬 더 남은 내년 총선을 벌써부터 걱정할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놀라지 마시라, 총선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살아남기 위한 생존경쟁과 치열한 사투의 막이 오른 것이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먼저 그 서막을 열었다. 그 이유는 단순명료하다. 불안감이 그들을 생각보다 빨리 움직이게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늘 아주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바라보는 내년 총선 판세가 바로 그것이다. 그는 만약 다음 달에 총선이 치루어진다는 가정 하에라면 "서울지역은 강남과 서초를 빼고는 다 전멸이다"라고 단언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새누리당 소속의원들이 들으면 집단쇼크에 빠질 그의 진단은 대단히 영민하기 이를 데 없다. 새누리당이 처해 있는 현실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으면서 동시에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나아가 조기 총선체제를 통해 당청 관계의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분위기마저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두언 의원의 진단대로 새누리당은 지금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박근혜 정부로부터 돌아선 민심은 좀처럼 반등을 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한 배를 타고 있는 새누리당도 덩달아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대표체제로 갈아탄 새정치민주연합은 집권여당의 실책과 문재인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결합해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급기야 두 정당의 지지율 차이는 0.9%~1.3% 차이로 좁혀졌다.

정두언 의원의 발언은 이와 같은 대내외적 정치환경을 고려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의 진단대로라면 새누리당은 지극히 비관적인 상황에 빠져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장면은 어딘가 모르게 굉장히 낯이 익다. 기억을 환기시키기 위해 멀리 갈 것도 없다. 지난 19대 총선으로 시간을 잠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맞이한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극심한 위기감에 직면해야만 했다. 2010년 지방선거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나타난 민심은 반이명박 정서를 분명히 하고 있었고, 공천파동과 고승덕 의원이 폭로한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100석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위기가 만연해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새누리당의 압승이었다. 새누리당이 승리한 원인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이를 새누리당의 선거전략만으로 국한지어 살펴보면 당의 쇄신과 변화(이미지 변화), 유권자의 감성에 대한 호소, 좌클릭한 선거공약, 그리고 선거의 여왕 박근혜의 존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은 한나라당으로는 가망이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당명을 바꿨다. 당 로고도 파격적인 빨간색 문양으로 새롭게 제작했다. 방송에서 거리에서 무조건 "잘못습니다",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한번만 기회를 주십시오"를 연발하며 고개를 숙였다. 연령별 맞춤공약을 들고 나오는 등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다양한 공약(
約)제시했다. 그리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국 방방곳곳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리고 그들은 선거에서 이겼다.





새누리당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은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박근혜의 입장이 이명박의 그것과 같아졌다는 점을 제외하면 지난 19대 총선 당시와 놀라우리만큼 똑같다. 반이명박 정서가 극에 달았던 그 당시와 마찬가지로 지금은 반박근혜 정서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100석도 못 건질 것이라며 엄살을 떨었던 것처럼 이제는 강남서초를 제외하면 서울에서 전멸할 것이라고 유권자의 감성에 호소한다. 의심할 여지가 없이 현 상황은 19대 총선의 데쟈뷰다.

총선을 바라보는 새누리당과 소속 의원들의 앞으로의 전략적 행보를 예상해 보는 것도 쉽다. 그들은 박근혜 정부와의 선긋기를 명확히 할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그리고 대선에서 반이명박 전략으로 재미를 본 것과 마찬가지로 때에 따라서는 박근혜 정부와 정책적으로 대립하는 기묘한 상황을 목도할 수도 있다.

공천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점점 더 강화될 것이다. 그들을 향한 줄서기가 가속화될 것이고 친박은 자신들의 원죄로 공천학살의 희생양이 될 지도 모른다. 그나마 남아있던 친박은 모래알처럼 흩어질 것이고,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대단히 굴욕적인 상황(레임덕)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의 총선 선거전략은 지난 19대 총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돌아선 민심을 돌이키기에는 그 방법이 마땅치 않은 까닭이다. 지역감정에 호소하고, 지키지도 않을 공약들로 표심을 흔들고, 무조건 잘못했다며 유권자에게 바짝 엎드릴 것이다. 방송과 언론은 연신 네거티브를 조장할 것이며, 새로운 용공조작사건이 터져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새누리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을 때마다 나왔던 필승 시나리오가 고작 저 따위 것들이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테지만, 저들은 저 낡고 조악한 방법으로만 민주정부 10년을 제외한 그 오랜 기간을 집권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유권자가 반드시 풀어내야 할 미스테리이자 우리 정치의 부끄러운 흑역사다.

설 민심을 통해 정두언 의원의 비관적 진단의 실체를 파악한 새누리당 소속 지역구 의원들은 본격적으로 총선을 준비하는 전투태세로 진입할 것이 분명하다. 저들이 움직인다는 것은 위에 열거한 익숙한 풍경들이 곧 다시 펼쳐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저 익숙한 선거풍경은 이제는 타임캡슐에나 집어넣어야 할 낡은 것들에 지나지 않는다. 낡은 방식을 고집하는 정당이 집권하고 있는 나라가 퇴보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나는 다음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이 명징한 사실을 잊지 않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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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bogobogo.tistory.com BlogIcon 강 정 2015.02.20 10:47 신고

    충분히 민심을 돌릴 수 있다는 가정하에 이총리님을 앉혔으니 요번 총선은 더 자극적이고 방대한 흑색선전이 난무할뜻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cto_hwangga BlogIcon morgin 2015.02.20 12:28

    새누리당이 아무리 거지 같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핵심 지지층을 만들어온 데에 있어서는
    새정연(구 민주당)에 비하면 훨씬 앞서 있는 것 같습니다.
    새정연은 자신들의 지지 기반이 될 수 있는 노동자 계층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고
    노동자 계층을 사상적으로, 정책적으로 자신의 편으로 끌어올 별다른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냥 누구나 지적하는 이슈들, 비정규직 이슈 등을 별 생각 없이 건드려보는 정도?
    그건 새누리당에서도 다 하는 건데... 그냥 당으로서 어떠 장기적인 비전이 전혀 없는 것 같아서 답답해요.
    정체성 자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그런 거겠지요?

    어제 캐나다 정치인 토미 더글라스의 마우스랜드 연설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http://fishes1272.blog.me/220277651115)
    거기 보면 검은 고양이, 흰색 고양이, 검정 반 흰색 반 고양이, 흰색 바탕에 검은 얼룩 고양이...
    생쥐 나라에 생쥐들을 위해준다는 고양이들은 많은데 사실은 다들 고양이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죠.
    유권자들에게 새정연도 새누리당과 똑같은 고양이로 보이는 것 같아요.
    생쥐들인 우리를 별로 생각해주지 않고 자기들 먹을 거나 고민하는 그런 정당......
    새정연이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당장에 정당의 정체성부터 좀 확립을 하는 게 중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새정연은 정당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너무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선거 때만 잠깐 써먹는 기구로 여기는 듯......
    아무리 개개인이 훌륭하다고 해도(사실 별로 그렇지도 못한데)
    정당이 굳건히 뿌리 내리지 못하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안정적인 지지를 받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당장의 선거만큼, 정당의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는 여전히 암울하네요......

  3.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02.20 14:10 신고

    담뱃값을 또 내려 보겠다는 꼼수를 내고 있군요
    참 얄팍합니다

  4.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02.20 15:12 신고

    어떤 정치평론가가 한 말이 기억납니다. 새누리당은 선거가 끝나면 바로 다음 선거를 준비하고, 민주당(새정치)는 선거를 앞두고 준비한다. 정말 맞는 말입니다. 저들은 이기기 위해 온갖 거짓말을 다 합니다. 끝나면 기득권 유지에 온힘을 다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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