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그는 한국 축구의 엘리트 코스란 코스는 모조리 섭렵한 축구계의 살아있는 신화이자 전설로 추앙받는 선수다. 축구명문인 동북고와 고려대 출신인 그는 우수한 기량과 품성을 바탕으로 어린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1990년 이태리 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4회에 걸쳐 월드컵에 참가했고, 대한민국 축구선수로는 유일하게 FIFA 100에 선정되는 등 축구선수로 누릴 수 있는 모든 영예를 누린 한국축구의 대들보같은 존재다. 


은퇴 이후의 지도자 생활도 선수생활만큼이나 화려했다. 특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2006년 월드컵 대표팀 코치로 발탁되었고, 이후 2009년 U-20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 그 해 열린 FIFA U-20 월드컵에서 18년 만에 팀을 8강에 진출시키는 쾌거를 일구어 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일본을 꺽고 동메달을 획득하는 감격적인 드라마를 연출시키기도 했다. 선수로서 그리고 지도자로서 홍명보만큼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선수가 또 누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독보적인 길을 걸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적어도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는. 





그러나 인생사 호사다마라 했다. 인생은 얄궃게도 전혀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개인의 삶을 뒤흔들어 놓기도 한다. 때로 인간의 힘으로는 달리 어찌해 볼 수 없는 불가항력에 의해 개인의 삶이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 대부분은 인간 스스로의 주체할 수 없는 욕망과 탐욕에 의해 헤어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미국 프로야구의 최다안타 신기록을 가지고 있는 피트 로즈는 신시내티 레즈 감독 시절 도박에 이은 승부조작파문으로 야구계로부터 영구 제명되었다. 이제 메이저리그 선수시절 보여주었던 화려한 플레이어로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없다. 그는 그저 도박과 승부조작에 연루된 '영구 제명'이란 딱지가 붙은 부끄러운 선수로 기억될 뿐이다. 88서울 올림픽에서 캐나다 육상선수였던 벤 존슨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란 영광스런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 영광과 영예는 불과 삼일 만에 치욕과 수치로 바뀌었다.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물이 검출되었기 때문이었다. 세계 최고에서 세계 최악으로, 그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추락했다. 


스포츠계에서 이같은 사례들을 찾는 일은 너무나도 쉽다. 대한민국이 낳은 불세출의 축구영웅이자 레전드인 홍명보 감독에게 피트 로즈와 벤 존슨의 사례와 비교하는 무례(?)를 범하게 되는 이 상황을 필자로서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정황은 그동안 홍명보 감독이 쌓아온 명예와 영광에 거대한 암운이 드리워져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월드컵 대표팀의 졸전과 그의 재신임을 둘러싼 대한축구협회의 이른바 '축피아' 논란이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홍명보 감독의 '땅투기' 의혹이 세상에 알려졌다. 월드컵 이후 갖은 구설에 휘말리고 있는 홍명보 감독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를 비난하는 측이 문제삼고 있는 것은 크게 땅을 구입한 시기와 목적 두 가지다. 먼저 땅을 구입한 시기를 보자.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은 5월 15일 경기 성남 분당구 운중동 토지 79.35평을 약 11억원에 매입했다고 한다. 매입시기가 월드컵 대표팀 소집훈련기간(5월 12일 소집)과 정확히 일치한다.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 선정 약 3주 전에 10%의 계약금을 지불했다고 하니 대표팀 최종 엔트리 선발과 이후 대표팀 소집 및 운용에 집중할 수 있었겠느냐는 주장이다. 


땅의 구입 목적에 대한 의혹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구입한 땅은 그룹 총수들과 유명 연예인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신흥부촌으로 알려져 있다. 연고도 없는 곳에 거주목적이 아닌 용도로 토지를 구입한 것이 투기목적이 아니냐는 것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더니 홍명보 감독이 처지가 딱 그짝이다. 대표팀 엔트리 선정 과정에서의 불협화음, 월드컵에서의 역대 최악의 졸전과 재신임에 이은 이번 땅투기 논란으로 탄탄대로를 달려온 홍명보 감독은 지금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져있다. 


많은 사람들이 비난하고 있는 것처럼 홍명보 감독의 처신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 월드컵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본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지구상의 어느 감독도 월드컵을 코 앞에 두고 땅을 보러 다니지는 않는다. 물론 홍명보 감독의 입장에서도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는 있다. 매입 과정은 대리인이 주도했을 뿐이고 자신은 그저 계약서에 사인을 했을 뿐이라든지, 매입 목적이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투기가 아닌 다른 목적 이를테면 실제 주거용도였다든지 등의 해명을 할 수도 있다. 또 어쩌면 언론에 의해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사실이 왜곡되었을 수도, 과대포장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고려한다고 해도 그의 행위가 월드컵을  목전에 둔 대표팀의 감독으로서 보여줄 합당한 모습이 아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구상의 어느 축구 대표팀 감독도 월드컵을 눈 앞에 둔 시점에 땅을 구입하지는 않는다. 





필자는 홍명보 감독이 선수 시절 국민에게 엄청난 감동과 환희를 안겨준 것에 대해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전에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이 같은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인정해주는 축구계의 레전드다. 그러나 축구선수시절과 감독시절에 대한 평가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축구 코치 라이센스가 없었음에도 2006년 대표팀 코치로 발탁된 이후 최근의 유임에 이르기까지 그는 대한축구협회가 작심하고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소위 '축구협회라인'의 인사다. 러시아에 귀화한 쇼트트랙 안현수 선수에 의해 대한빙상연맹의 파벌문제가 도마 위로 오르기 훨씬 전부터 대한축구협회의 파벌과 전횡들은 축구팬들과 일반 국민들 사이에 지탄의 대상이 되어 왔다. 최근 월드컵 참패를 계기로 재점화된 '축피아' 논란은 그만큼 오래되고 해묵은 축구계의 병폐이자 적폐였다. 우리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병폐들의 축소판이 바로 대한축구협회라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필자는 홍명보 감독을 통해 우리사회에 드리워진 참담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다. 축구계에 몸담고 있는 그가 대한축구협회의 비민주적 전횡들과 부조리를 모르고 있을 리가 없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병폐와 적폐들을 깨뜨리려 하는 대신 그 속에 철저히 동화되어 공생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우리사회의 기득권들이 살아가는 주류적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 필자는 홍명보 감독의 모습과 이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모습에서 차이점을 도무지 발견해 낼 수가 없다. 그들은 특혜와 특권은 줄곧 누리면서도 책임감은 전혀 없고, 파벌과 줄세우기에 앞장 서며 개개인의 재능과 능력을 철저히 무시해 왔다. 이런 조직체가 건강하게 작동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홍명보 감독이 받고 있는 비난이 어쩌면 과하다고 혹자는 여길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들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사회적 담론들의 본질적 의미를 성찰하지 못한다면 단언컨대 우리사회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홍명보 감독의 땅투기가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논란들은, 그래도 이 사회가 건강하고 합리적으로 작동하길 바라는 사회 구성원들의 관성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여전히 효용가치가 있다. 





* 사진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08 10:05 신고

    사실이라 해도...
    그것보다는 한국축구가 이번에 보여준 그 모든 문제는 근본적으로 되돌아 보지않으면 안된다는 걸...축구협회가...쫌 알아들었음 좋겠습니다...ㅠㅠ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08 11:01 신고

      사실 축구협회는 오래전부터 썩어 있었어요. 본문에서 밝힌 것처럼 한국사회의 축소판이라 보시면 됩니다. 학연, 지연, 인맥, 파벌, 거기다 막대한 자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거대한 비리의 아지트죠. 어디 썩지 않은 곳이 없겠습니까만, 축협이야말로 그 핵심중의 핵심이라 할 만 하지요. 홍명보는 사실 저도 아끼는 사람인데, 참 안타깝네요. ㅜㅜ

  2. 지나가다 2018.07.05 16:18

    이 나라는 다 썩어서 그래요
    다카키마사오가 독재하는 동안
    근본적으로 정치는 물론 기업에도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개인도. .

64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조용하고 차분한 선거가 치뤄지나 싶더니 선거 막바지에 이르자 예의 못된 습성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 막말은 기본이고 유언비어에 흑색선전, 허위사실 유포 및 금품수수, 색깔론에 관권선거 의혹까지 이전투구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보통 선거판이 이렇게 혼탁해지면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정치혐오와 정치불신이 만연화되어 있는 우리나라 정치 현실상, 혼탁•과열된 선거풍조가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떨어뜨리는 대신 오히려 정치적 이슈에 민감한 장년층과 노령층의 투표 참여를 부추기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통상 장년층과 노령층은 보수성향을 띠고 있으며 여권에 호의적이다. 이는 선거판을 혼탁하게 만드는 세력이 과연 누구인가를 추론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유권자의 선택과 집중에 포커스를 맞추고 이를 적극 공략하는 선거전략이 바로 '네거티브' 전략이다. '네거티브'는 선거판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가장 손쉬운, 그러나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내는 방법이다. 상대 후보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해부하고 무장해제시키는 이 전략은 특히 선거에 열세에 놓여있는 후보측에서 즐겨 사용해온 방법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지역과 이념, 세대와 계층간 갈등이 마치 '화약고'처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라면 이 전략이야 말로 순식간에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카운터 펀치'에 다름 아니다. 선거전략으로서는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이 고전적인 방법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적극 활용되는 이유다. 


황우여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5월 28일 경남 함안군 지원유세에서 "요새 사고가 굉장히 많이 난다. 전부 야당에서 시장, 군수를 하는 곳에서 사고가 나고 있다"며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각종 사고참사의 원인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손벽은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얼마 전 최경환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선거때는 배우자를 보고 표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며 유권자를 우롱하더니 그에 대한 기가 막힌 응수를 한 셈이다. 이런 자들이 바로 얼마 전까지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당대표이자 원내대표였다는 사실과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사물과 현상에 대한 인식태도의 편향성은 절대로 우연이 아니다.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는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가 사퇴하자 오거돈 무소속 후보를 향해 "국가체제를 부정하고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세력을 등에 업은 후보,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과 부산시 공동정부를 구성하면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선거에 빠질 수 없는 양념인 '색깔론'을 마구 뿌려댔다. 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이고 구시대적인 정치공세인가. 정말 궁금한 것은 이 낡고 고루한 정당에게서 '종북'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나면 과연 무엇이 남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필자는 '종북'이라는 실체없는 괴물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기를 무한반복했던 이 정당에게서 '종북'을 탈색시키고 나면 '경북'과 '경남'으로 대표되는 패권적 지역주의가 남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가 남이가?', 이 닭살돋는 친밀의 언어를 소름돋는 기만의 언어로 탈바꿈시킨 것은 우리나라 정치의 치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부끄러움 그 자체다. '기춘대원군' 김기춘이 대중화시킨 '우리가 남이가?'라는 표현은 정치적 의미를 떠나 표현 자체로 보자면 통합의 의미이자, 화합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저 표현이 실상은 지역 이기주의와 지역 패권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 표현이자, 정치적 위선이 담긴 기만의 표현으로 특정세력에 의해 끊임없이 가공되어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이 적극 활용하고 있는 '박근혜 마케팅' 역시 '우리가 남이가?'의 연장선상에 놓인다.


홍일표 새누리당 인천시당 선대위원장은 "우리가 뽑은 박 대통령의 집권 2년차가 흔들려서는 안된다. 국정이 안정되야 개혁도 가능하고 경제성장도, 일자리도 생기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노련하다. 아니 그보다는 '영악하다'라는 표현이 더 적절해 보인다. 선거의 고수들답게 적절히 내용을 편집해서 유권자들의 시야를 흐리고 있다. 왜 그런가. '우리'라는 개념 속에 필자는 물론이고 불특정 다수의 유권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나는 그가 무슨 근거로 '우리'라는 표현으로 불특정 다수의 유권자를 동질화시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국정안정과 개혁,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을 한데 엮는 대목에서는 달인의 경지에 이른 '혹세무민' 마저 엿보인다. 국정이 안정되지 못해 박근혜 정부의 개혁이 공중분해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국정 불안정으로 경제성장이 더디게 되고 일자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안정과 개혁, 국정안정과 경제성장 및 일자리 창출과의 연관성을 거론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인과관계를 호도하는 것일뿐만 아니라 지방선거의 본래 목적인 지방자치의 구현에도 직접적으로 위배되는 부당한 언사다. 



선거 막판 집권여당이 무차별적으로 양산하고 있는 근거없는 '색깔론'과 '우리가 남이가?'로 대표되는 저질선거프레임은 마치 과거의 망령이 현세에 되살아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과거 독재시대와 관치주의 시대에 횡횡했던 부끄러운 선거풍토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재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수 십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죽지않고 때가 되면 원형 그대로 다시 되살아나는 이 '不死'의 괴물이야말로 사회공동체를 망가뜨리고 있는 주범 중의 주범이라 생각한다. 깨어있는 유권자가 반드시 봉인시켜야 하는 이 시대의 지독한 병폐이자 케케묵은 구습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색깔론'과 '우리가 남이가?'를 무분별하게 남발하는 특정세력에 대해 단호하고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이 바로 서기 위해서 '색깔론'은 하루빨리 없어져야만 하고 유권자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남이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한다. 이제는 정말 그래야만 한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 대한민국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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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작심하고 쓴소리를 좀 해야겠다. 보자보자 하니까 정말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꼽고 눈꼴시려워서 더는 못봐주겠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하더니 세상에 무슨 꽃이 이렇게 지저분하고 더러운지 모르겠다. 악취도 이런 악취가 따로 없다. 차라리 하수구 시궁창이 이보다는 더 깨끗해 보인다. 


선거 승리를 위해 경쟁자의 약점과 잘못을 부각시키는 것, 물론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어느 정도껏'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허위사실 유포와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는 인신공격 등은, 해서는 안되는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도덕률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최소한의 예의와 도덕률은 이 저급한 막장선거 풍토에서는 도무지 기대할 수 없는 난망함 그 자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타나고 있는 추잡한 작태들을 한번 보자.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부인을 상대로 '출국설, 잠적설, 성형중독설' 등등의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전을 감행하던 사람들이 막상 부인이 모습을 드러내자 꿀벅은 벙어리가 된 듯이 조용하다. 마치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방송과 언론을 통해 그토록 물어뜯었으면, 자신들의 주장이 거짓이었음이 밝혀진 이상 공식적인 사과나 적어도 유감이라도 표명했어야 했다. 그것이 최소한의 인간으로서의 도리다. 그러나 누구 하나 이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책임지라고 읍소하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가 되는 이상한  현실이다. 공직에 있는 사람들의 책임의식이 이모양 이꼴이니 이 사회가 제대로 구동될 까닭이 없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딴지 걸고 있는 박원순 후보의 '스시 도시락' 논란은 또 어떤가. 이 사람은 이제 저렴함과 저급함으로 인생 승부를 보기로 작정한 듯이 보인다. 시멘트처럼 단단히 굳어있는 그 편향적 뇌구조가 급기야 한 인간을 인격 장애에 이르도록 만드는 과정을 우리는 목도한다. 아울러  다양성을 도무지 인정하지 않는 획일화된 사고가 얄팍한 공명심과 결합했을 때 얼마나 반사회적인 폐해를 양산하는지가 이 자를 통해 여지없이 나타난다. 집권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상대 후보 부인의 사생활을 궁금해 하고, 자칭 보수논객이라는 자는  도시락까지 걸고 넘어지는 추잡함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구질구질함이 오히려 안쓰러울 정도다. 씁쓸하고 또 씁쓸하다. 


이번엔 정몽준 후보측과 새누리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농약급식' 논란을 따져 보자. 정몽준 후보측과 새누리당이 올인하고 있는 '농약급식' 논란은 추잡함과 구질구질함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여기에는 고도의 정치적 기만술과 치밀함이 녹아들어 있다. 문제의 핵심은 '감사원이 지적한 허용치 이상의 농약이 검출된 농산물 생산업자에 대한 내용이, 이를 조사했던 기관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에서 서울친환경유통센터로 보고되지 않아 공급중단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감사원 역시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지 867개 학교에 납품된 농산물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정몽준 후보측은 모든 학교에 납품된 식자재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는 식으로 이를 호도하고 있다. 선거판을 흔들기 위해 관련사실을 '침소봉대'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이 문제를 '농약급식 게이트'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공세를 취할 태세다. 마치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 여직원의 인권 운운하며 어떻게 알았는지 '댓글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목에 핏대를 세우던 누군가가 떠오르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들이 과연 학교 급식의 1차 책임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니라 교육감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학교급식법 제 19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 9조에 따라 교육부(교육청)는 농관원에 학교급식에 관한 안전성 조사를 실시할 수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부적합 농가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아니라 서울시 교육청에 통보하도록 되어 있다. 감사원은 관련기관 사이의 정보공유가 안된 바로 이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서울시와 서울시장의 책임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절차와 과정은 무시한 채 이를 오로지 정치쟁점화 하고 있는 정몽준 후보측의 부적절한 행태를 말하고자 함이다. 순리대로라면 이 결과에 대해서 절차대로 이행하지 않은 관련기관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먼저다. 따라서 정몽준 후보측과 새누리당이 정작 문제삼아야 할 대상은 서울시장이 아니라 현 교육감인 문용린 교육감인 것이다. 그러나 오직 선거승리에만 집착하고 있는 저들에게 이런 기본적인 사실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그 결과 서울시장 선거는 정말이지 눈뜨고는 못봐줄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정말 이렇게 까지 해야만 하는가. 이렇게 까지 하면서 선거에 이기고 싶은가. 


우리는 선거를 한 두번 보아온 것이 아니다. 매 5년 마다 대통령 선거를, 4년 마다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루어야 하고, 때때로 보궐선거도 치루어야 한다. 이쯤되면 한 해 걸러 한 번씩은 선거가 열린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럴때마다 이렇게 진흙탕 개싸움을 봐야 하는 건 유권자의 입장에선 정말이지 짜증나고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선출된 인간들이 그에 합당한 역할과 책무를 수행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선거기간 중에 투입된 각종 비용을 뽑아먹기 위해 여러 이권에 개입하고 온갖 특혜와 특권을 물쓰듯 쓰면서, 나눠먹기와 제식구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의 선의에 물을 먹인다. 내세웠던 공약들 역시 언제든 정치적 입장에 따라 없던 일이 되기 일쑤니 사기꾼도 이런 사기꾼들이 따로 없다. 이런 사기꾼들에게 나라살림 맡기자고 매번 이 목불인견의 작태들을 봐야 하는 건지 정말이지 인간적인 회의가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이성적인 인간으로서 대응했을 경우에 해당된다. 감정적 인간으로 변모했을 경우 어떤 상황이 초래될지는 가늠하기 조차 힘들다. 인간의 감정을 가장 원초적이고 말초적으로 배설시키는 수단인 욕으로 치자면 저들은 이미 죽어도 일백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저들의 행태는 차마 눈뜨고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더럽고 또 더럽고 구질하다. 서울시장 선거, 정말 더는 더러워서 못봐주겠다. 


우리는 언제쯤 선거다운 선거를 치룰 수 있을 것인가. 이를 위한 첫번째 과제는 당연히 저질 쓰레기 정치인들을 걸러내는 일이 되어야 한다. 다시는 정치판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정레기'들을 분리수거해야만 한다. 투표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하는 것일뿐 만이 아니라 당선 되어서는 안되는 '정레기'들을 가려내기 위한 과정임을 잊지 말자. 이것 하나만은 절대로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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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조용한 선거가 치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다소의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10%~15% 가량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선거가 불과 일주일 남은 상황에서 정몽준 후보에게 이는 결코 쉽지 않은 격차다. 통상적으로 여론조사에는 숨은 야권표가 존재해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이보다 더 클 수도 있다. 그래서였을까?




6·4 지방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희한한 정치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유권자의 귀에 익숙한 '반값등록금', '무상급식', '뉴타운개발' 등의 정책을 둘러싼 공방이 아니라 후보자의 부인을 두고 설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선거때는 배우자를 보고 표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당장 국민 앞에 나서 배우자가 어떤 분인지 밝히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새누리당의 전 원내대표이자 6·4 지방선거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경환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해 한 발언이다. 오지랖도 이만한 오지랖이 또 없다. 배우자를 보고 표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며 유권자의 투표행위를 능욕하는 대목에선 한 대 쥐어 박고 싶은 심정이다. 이 자는 유권자를 위한 진정한 도리가 무엇인지 가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세상에 배우자를 보고 투표하는 정신나간 유권자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유권자의 소중한 권리행사를 저 따위 저급함에 엮어서 기만하는 졸렬함이야말로 유권자에 대한 도리를 망각해도 이만저만 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자가 바로 얼마 전까지 원내1당의 원내대표였다는 사실은 이제는 인정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대한민국 정치의 후진성이다. 



그런데 박원순 서울시장의 배우자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 비단 최경환 공동선대위원장 뿐만이 아니다.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제기한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김성태 서울시당 위원장, 그리고 정몽준 후보의 부인까지 이 대열에 가세했다. 저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부인은 지금 어디 있는 것인가'와 '그녀가 지금 무얼하고 있는가'에 온통 쏠려있는 듯 하다. 여기에 '잠적설', '출국설', '성형중독설' 등은 이 논란에 가미되는 좋은 첨가제다. 필자는 선거 후보자의 배우자 근황이 이토록 조명받는 선거를 일찌기 보지를 못했다.  참으로 민망한 선거전이다. 비루하고 또 비루하다.



1.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의 배우자가 잠적했다. 

2.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의 배우자가 출국했다. 

3.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의 배우자가 성형중독으로 밝혀졌다.



위에 열거한 1~3번의 사유와 후보자의 자격과는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 것일까. 정몽준 후보측이 들으면 애석해 하겠지만 이 둘 사이의 관계성은 전혀 없다. 선거를 앞두고 후보의 배우자가 돌연 잠적을 했든, 다른 나라로 출국을 했든, 성형중독으로 밝혀졌든 이것들이 후보 당사자의 자질과 능력보다 우선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설사 이 졸렬한 의혹제기가 모두 사실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도대체 저것들과 후보자의 자격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저들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는 앞으로의 선거에서 후보자 부인들의 신상은 물론이고 이들의 배우자로서의 자격을 검증하는 토론회마저 지켜봐야 하는 지도 모른다. 





선거 판세에 대한 비관이 초래하는 조급과 강박은 이성을 흐리게 하고 일탈을 부추긴다. 또한 목적을 위해 정당치 못한 수단을 사용토록 끊임없이 압박하며 유혹한다.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약방의 감초 '네거티브' 전략은 바로 이런 환경에서 흑마술처럼 활용되어 왔다. 그리고 모두가 아는대로 새누리당은 이 분야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당시 박원순 후보는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의 집중적인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이 와중에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 딸의 서울대 부정 전과 의혹마저 제기됐다. 그러나 아들의 병역비리는 이미 검찰과 경찰수사에 의해 무혐의 처리된 사안이었고, 딸의 서울대 미대에서 법대로의 전과 의혹 역시 근거없는 낭설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와 같은 흑색선전과 근거없는 비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아직까지 그 어떠한 사과도 없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 참으로 편리한 사고방식이자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이런 풍조가 정치권이 아닌 일반 시민사회에서까지 횡횡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이보다 더 끔찍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 배우자의 자격에 대해서 논하는 것을 금기시해야만 하는가. 그것은 물론 아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최근에 모 정당에서 보여준 전광석화와 같은 행보는, 유권자들을 위해 후보 배우자의 자격에 대한 뚜렷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어제(27일) 모 정당의 유승우 의원(경기 이천시)은 6·4 지방선거 지역구 공천과정에서 그의 부인이 2억원의 공천헌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인해 '탈당 권유'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는 사실상의 출당조치다. 당 윤리위에 따르면 이번 출당조치는 깨끗한 정치문화와 당 쇄신 노력을 위해서라고 한다. 당황스럽게도 이 낡고 오래된 정당은 우리에게 후보 배우자의 자격을 물을 수 있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배후자의 얼굴이 보고 싶어 목을 매고 있는 정몽준 의원측이 귀감으로 삼을만 하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후보 배우자를 보고 투표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과 이런 후안무치한 자들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더더욱.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BlogIcon 사랑니 2014.05.28 08:20

    아, 이 저질의 인간들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요.

    ㅜㅜ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5.28 10:41 신고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믿습니다. 전 그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돕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구요. 성경말씀처럼 모든 것이 협력해서 선을 이루기를 바랄 뿐입니다.

  2.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5.28 08:28 신고

    96. 쾅!

    문단 줄간격이 어그러졌네용?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5.28 10:39 신고

      아, 그게 이유를 나도 모르겠어요.
      스킨에 문제가 있는건지. 어소님은 스킨 뭐 쓰시나요?
      괜찮은 것 있음 소개좀 해줘 봐요.
      같이 좀 삽시다..ㅎ
      진찌로 좀 알려줘요...부탁해요~~~~

  3.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5.28 14:51 신고

    저도 그럴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땐, 줄 간격이 어그러진 문장들을 긁어서 메모장 같은 곳에 붙여넣기 하고 나서, 그걸 다시 멀쩡한 문장 뒤에 갖다 붙여요. 그럼 되던데요? 설명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ㅋㅋ

'충' '의'는 성리학이 특히 강조하는 이념이었으며 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절대가치였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모시는 주군에 대한 변치않는 충성심과 불의와 부정을 용납치 않는 의로움이야말로 유학자가 추구해야 할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습니다. 특히 '충'의 개념은 '효'와 함께 조선시대를 내내 관통했던 유교의 핵심 교리로 남게 됩니다. 


유교를 국교로 삼았던 조선왕조 오백년의 영향 때문인지 몰라도 우리사회는 '충성'을 강조하는 관행이 아직까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는 두차례에 걸쳐 무려 30년 가까이 군부가 정권을 장악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상명하복을 거스를 수 없는 절대가치로 여기는 군부에게 그 기간은 우리나라의 정치 관료 사회를 권위에 복종하고 절대권력에 충성하는 조직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10여 년의 짧았던 민주정부 집권으로는 도저히 어찌해 볼 수 없는, '충성'을 강조하는 뿌리깊은 군 문화가 우리나라의 정치 관료집단 내에 자연스레 형성되었던 것입니다. 


사실 전쟁같은 국가위기 상황에서 최상의 매뉴얼로 작동하는 '충성'의 개념은 국가와 국민의 개념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레 작동하는 보편적 정서의 범주 안에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국란의 위급함에서나 발현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충성'의 개념이 활개치는 곳은 군이나 조직폭력배같은 엄격한 위계질서와 규율이 요구되는 특수한 집단에서나 나타날 뿐 일반사회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조금 특수한 역사적 배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유교적 전통이 아직도 우리사회 내부에 강하게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군사독재정권의 구습이 정치와 관료집단에 거머리처럼 달라 붙어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임진왜란이나 일제로부터의 독립, 6•25 등의 국란상황에서 선조들이 목숨을 버리면서 까지 지키고자 했던 '충성'의 개념을 우러러보며 고귀하게 여깁니다. 여기에는 국가의 존립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국가를 지키고자 했던 선열들에 대한 존경과 경외의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선열들이 보여주었던 국가에 대한 충성의 마음은 이제 소개하려는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그것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지금 새누리당에서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가리기 위한 경선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충성'의 개념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언급한 바와 같이 본질적으로 차원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어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 측은 지난 5일 논평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박심 공방'에  대해 (정몽준 의원이) '박 대통령을 돕기 위해 나선 김황식 후보의 충정'을 비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에 뛰어든 이후 박 대통령이 자신의 출마를 권유했다고 밝히는 등 '박심'이 자신에게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는 김황식 후보가 '충정'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까지 박 대통령을 향한 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의 모습에서 선열들의 국가에 대한 '충성'의 마음이 떠올랐던 건 이 둘에게서 나타나는 모습이 완전히 다르게 읽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자기 목숨을 희생하면서 지키고자 했던 충성의 대상은 '국가'이지 '사람'이 아닙니다. 1960년대 경제개발의 실질적인 주역이었던 이 땅의 노동자들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것이지 독재자 '박정희'를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5공화국의 눈부신 경제성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민들은 '국가'를 위해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것이지 '권력자'를 위해서 자신들의 피와 땀을 흘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람'에게 충성하는 자들은 언제나 이같은 사실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국가'보다 '사람'에게, '민주주의'보다 '절대권력'에게 우선순위를 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불행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자행된 국정원 등 다수의 국가기관이 개입된 선거부정사건이야말로 '사람'에게 충성한 결과가 어떤 비극으로 나타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일 겁니다.


'사람''국가'가 되지 않는 이상 '충성'의 대상이 결코 '사람'이 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충성', '충정' 등의 말은 '국가', '국민', '민주주의' 등의 숭고한 개념에 어울리는 단어이지, '사람'이나 '권력자'에게 바치는 헌사가 아닙니다. 서울시장에 출마하게 된 배경이 박근혜 대통령을 돕기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새누리당 김황식 예비후보의 발언은 그래서 적잖이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그가 자신의 '충정'이 향해야 할 방향을 완전히 잘못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장의 눈과 마음은, 다시 말해서 서울시장의 '충정'은 온전히 천만 서울시민을 향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새누리당 김황식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이런 기본적인 인식조차 갖추지 못한 채 서울시장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면, 이는 천만 서울시민에 대한 모독이며 기만입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4.05.07 06:36 신고

    구석구석 썩은 내가 진동합니다.
    늙어 추태를 부리는 모습이 역겹습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5.07 07:42 신고

      그러게나 말입니다.
      양심과 시대흐름은 어디다 내팽게치고
      시류만 쫓아가는지 참,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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