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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MB 정권 시절 자행된 국정원의 비위행위들을 하나 둘씩 공개하자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발끈'하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18일 적폐청산TF의 활동에 대해 "무슨 법적 권능과 근거로 국정원 기밀사항을 뒤지느냐"면서 "제대로 하려면 국정원이 도청도 했던 이전 정권 때 일도 공개해야 옳다"고 반발한 MB정권 고위직 인사의 발언을 인용보도했다.

이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연예인 인사와 언론인 탄압과 관련해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는 청와대 전직 수석 비서관이 관련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요약하면 적폐청산TF의 활동이 법적 근거가 없는 전 정권 죽이기, 즉 정치보복이라는 주장이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는 데도 불을 때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강변은 과연 온당한 것일까. 안타깝게도 그들의 주장을 뒤짚는 정황증거들은 한 둘이 아니다. 얼마 전 적페청산TF 는 국정원이 직접 관리해온 민간인 댓글 부대의 실체를 공개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로 국정원이 여론 형성에 영향력이 큰 좌파 연예인 82명의 명단을 작성했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그동안 일베의 소행으로 추정되던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알몸 사진 합성이 국정원의 작품으로 알려지며 적잖은 충격을 주기도 했다. 연예인의 알몸 사진 합성이 국정원 본연의 임무와 어떤 관계가 있는 건지 전혀 납득이 가질 않지만, 관련 임무가 구체적인 계획서까지 만들어져 상부에 보고됐다 하니 국정원의 범죄가 어디까지 미쳤을지는 가늠조차 하기 힘들다.

국정원이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들을 따로 관리하는 동시에 저급하기 짝이 없는 합성 사진까지 만들어 유포한 이유는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인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고 궁극적으로 그들을 문화계에서 퇴출시키고자 하는 의도였을 터다. 실제 국정원에 의해 낙인찍은 문화예술인들은 정부 지원 중단과 방송 퇴출, 출연 봉쇄 등의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피해를 당해야 했다.

심지어 문성근씨는 자신에게 출연료를 지급한 영화사 전부가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경악스런 내용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은 MB 정권이 '블랙리스트' 문건을 작성해 정부 지원을 배제시켰던 박근혜 정권보다 훨씬 더 악랄하고 악의적인 방법으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들을 억압하고 탄압해왔다는 것을 방증한다.

국정원이 '국정원 댓글 사건'을 통해 선거와 국내 정치에 깊숙히 개입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것만으로도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처지다. 최근 적폐청산TF에 의해 하나 하나 밝혀지고 있는 국정원의 비위행위 역시 마찬가지다. 국정원을 권력 비호와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점에서 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반헌법적인 국기문란 행위다.


그런데 이는 비단 국정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군 사이버사령부 역시 MB 정권을 위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13년 12월9일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든 성명이 정치권에서 터져나왔다. 현직 국회의원의 입에서 '부정선거', '대선불복' 등의 민감한 수사들이 튀어나온 것이다.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놓은 당사자는 민주당 비례대표 초선 장하나 의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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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의원은 이날 "나 국회의원 장하나는 부정선거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한다"면서 "대통령의 아버지가 총과 탱크를 앞세워 대통령이 됐다면, (이번 대선은)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한 사이버 쿠데타로 바뀌었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부정선거 수혜자 박 대통령은 사퇴하고, 내년 6·4 지방선거와 같이 대통령 보궐선거를 실시하자"는 내용의 성명을 전격 발표했다.

당시는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국정원 댓글 사건'과 군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의혹으로 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르던 시기였다. 특히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과 관련해 연일 새로운 의혹들이 드러나며 박 대통령의 정통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에 종교계와 학계, 대학생들과 중·고등학생 등 각계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야당을 중심으로 사이버사령부의 여론 조작 의혹들이 적극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장 의원에 앞서 10월14일에는 김광진 민주당 의원이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530심리전단 직원들이 지난 대선 18대 대선 기간 댓글작업을 했다는 내부 제보와 여러가지 근거들이 있다"고 주장했고, 10월23일에는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사이버사령부 요원 8명이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에 정치적 글을 올렸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장 의원을 비롯해 야당 정치인들로부터 정치 공작의 중심에 있다고 지목받은 대상 중의 하나가 바로 사이버사령부였다. 그럼에도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은 '국정원 댓글 사건'에 묻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사이버사령부가 다시 주목받으며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530심리전단이 댓글 공작 결과를 청와대와 군 수뇌부에 매일 보고했다는 전 심리전단 간부의 양심 선언이 나오면서부터다.

지난달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김기현 전 530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의 증언 내용을 공개했다. 댓글공작 결과 보고서를 청와대, 김관진 국방부 장관, 한민구 합참의장에게 매일 아침 7시에 보고했다는 내용이다. KBS본부는 관련 내용이 KBS의 거부로 보도되지 못했다는 사실도 덧붙여 폭로했다. 이같은 사실은 MB 정권 시절 국정원 뿐만 아니라 군 역시 청와대와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전방위적으로 여론을 조작해왔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이를 종합해보면 결국 MB 정권은 국정원과 군 등의 국가기관을 동원해 국민을 상대로 '대남심리전'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었던 거다. 국민의 합리적인 비판을 '종북'으로 매도하고, 정권의 마음에 들지 않는 좌파 성향 문화예술인들의 밥줄을 끊고, 관제 여론을 만드는 반헌법적이고 반민주적인 정치 공작에 정권이 앞장섰던 셈이다. 그럼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자신들의 범죄행위에 대한 반성은커녕 적폐청산TF의 법적 근거를 대라며 아우성이다.

국가시스템의 공공성을 파괴하고 민주주의의 질서와 시민의 정당한 권리를 유린해온 사람들이, 천인공노할 정치 공작과 무자비한 정치 보복의 중심에 있던 사람들이 오히려 '정치 보복'을 운운하고 있다. 이 황당무계한 상황은 역으로, MB 정권의 반헌법적 국기문란 행위를 철저히 수사해야 할 이유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헌법가치를 처참하게 짓뭉갤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법적 근거를 따져묻는 어처구니 없는 장면과 다시는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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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9.19 11:41 신고

    이명박은 절대 그냥 둬서 안될 놈입니다.
    나라를 망친 적폐의 몸통입니다. 특별 수사팀을 만들어 낱낱이 비리를 밝혀야 합니다.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9.20 06:32 신고

    이제 이명박 전대통령 차례아닌가요?

  3.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09.20 07:37 신고

    김여진 씨는 30대 꽃다운 10년을 송두리째 빼앗겼다고 했습니다.
    박근혜보다 더 악랄하고, 저열한 자입니다.
    감옥가야 합니다.

  4.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09.20 07:52 신고

    MB에게도 무료 급식을 시켜야 합니다
    그 일당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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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기관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다면 국가 안보가 위험해진다는 확고한 소신을 갖고 있다. 국정원이 해야 할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국정원장으로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오직 국가와 국민에 헌신하는,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그리고 구성원 스스로가 자랑스러워하는 국정원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국정원은 앞으로 국내 정치와 완전히 단절될 것이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국정원이 국민의 불신을 받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며 국정원장에 오를 경우 강도 높은 개혁을 통해 조직을 혁신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은 정권을 비호하는 곳이 아니라며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서 후보자는 "국가정보기관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한다면 국가 안보가 위험해진다"는 독특한 신념과 철학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전임 정부에서 국정원은 국가 안보가 정부 정책에 반대하고 비판하는 야당과 진보성향의 시민단체, 시민들 때문에 위험해진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온 터였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을 통해 4대강 사업, 천안함 문제, 세종시 문제 등 국내 주요 현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국정원이 국내의 정치·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개입해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당시 국정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비판하거나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야당 정치인, 시민단체 등은 물론이고 민주노총과 전교조, 종교단체까지 종북으로 '꼭' 찝어 요주의 대상으로 삼았다. 국가 안보를 사수해야 한다는 국정원의 맹목적 신념은 급기야 지난 18대 대선에 불법개입하는 경지로까지 나아가게 된다. 


국정원은 당시 심리전단에 총 70여명 규모의 사이버팀 4개를 조직하고 문재인 후보를 '문죄인', '종북좌파' 등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인터넷 게시글에 찬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조작해 나갔다. 대선 직전에는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짓밟은 이른바 '국정원 사건'을 일으켜 온 사회를 전율케 만들기도 했다. 국정원에게 국가 안보는 이처럼 천인공노할 범죄마저 서스럼없이 저지르게 만들 만큼 중차대한 문제였다.

국정원의 국가 안보 맹신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국정원 사건'의 여파로 온 나라가 홍역을 앓던 2013년 1월 국정원은 돌연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이었던 유우성씨가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유출했다며 검찰에 기소했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되면서 국정원과 검찰의 증거 조작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고, 결국 지난 2015년 10월29일 유씨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대대적인 개혁과 혁신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시점에 정작 국정원은 과거 자신들의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정치 공작에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지난 2015년 7월에는 국정원이 '5163부대' 이름으로 이탈리아 해킹업체인 'Hacking Team'을 통해 도·감청 해킹프로그램을 구매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국정원은 이 프로그램을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2016년 12월에는 국정원이 양승태 대법원장을 포함한 고위 법관과 소설가 이외수씨 등의 동향을 사찰해왔다는 문건이 공개되기도 했다. 해당 문건은 지난 2014년 초 국정원이 작성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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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국가 안보를 위해 감행한 일들이 대개 이러했다. 정치·사회·문화 가릴 것 없이 전방위적으로 개입해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야당 정치인과 시민단체, 시민들을 종북좌파로 낙인찍는가 하면,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수사를 동원해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야당 대선후보를 향해 욕설을 남발하기도 했다. 여론조작을 통해 대의민주주의의 작동원리를 훼손하기도 했고, 시대착오적인 불법선거개입으로 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유린하기도 했다.

국정원의 기행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횡행했던 간첩조작 사건을 21세기에 재연시켰는가 하면,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과 민간인에 대한 조직적인 사찰 의혹으로 시대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노골적인 지역감정 조장과 여론조작을 통한 불법선거개입, 간첩조작, 사법부 및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 등이 '국가 안보'와 어떤 연관이 있다는 것인지 당최 이해할 수 없지만, 적어도 현재의 국정원이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같은 국정원의 비정상성을 설명할 방법이 도무지 없다.

"제가 국정원장이 된다면 '이제 정말 국정원이 바뀌었다. 정말 국정원이 정치개입 하지 않고 국익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부서다' 하는 걸 느끼도록 한번 바꿔보겠습니다."

국정원의 정치개입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 2009년 2월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포부는, 놀랍게도, 저랬다. 워딩의 차이가 있을 뿐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원천적으로 금지돼야 하며, 국정원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원 전 원장과 서 후보자의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원 전 원장의 대국민 약속이 얼마나 처참하게 뭉개졌는지 모르는 국민은 없다. 국가 안보를 금과옥조로 여겼던 국정원은 이후 국민의 불신을 한 몸에 받는 군색한 처지로 내몰리게 됐다.  


국정원을 향한 국민의 신뢰를 국가 안보와 연결시키려는 서 후보자의 태도가 의미심장한 것은 그래서다. 서 후보자의 인식이 정권의 안위와 체제의 안정을 국가 안보와 등치시켜온 권위주의 정부의 그것과는 본질적으로 궤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서 후보자의 인식에서는 국민을 정권유지를 위한 통제와 계몽의 대상이 아닌 주권을 가진 주체로 받아들이려는 민주적 면모가 엿보인다. 국가정보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이 국가 안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부분에서 이는 도드라진다.

서 후보자의 웅변처럼 국정원은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더 이상 국정원이 특정 정권을 위한 조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뜻이다. 새 정부의 과제인 적폐청산의 방점은 결국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것에 찍혀 있다고 할 것이다. 여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뼈를 깎는 개혁 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첩경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그들 스스로가 답을 내놓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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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05.30 08:05 신고

    리더가 잘하면 바뀐다는것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국정원도 그리 될것이라 기대를 해 봅니다

  2.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7.05.30 10:40 신고

    국정원 개혁은 이제 당위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과제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번에는 기대해도 될런지.......권력자의 의지보다도
    국정원 내부의 진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5.30 18:47 신고

    저는 국정원은 폐지하는게 봏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달라지면 얼마나 달라질까요? 기대해 보겠습니다.



법은 곧 정의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 명징한 선언은 이제 폐기되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법은 결단코 정의가 될 수 없다. 어제(16일) 대법원은 법은 더 이상 정의의 편이 될 수 없음을 만천하에 선언했다. 대법원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정치 개입 혐의에 대해 결국 유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국정원 직원들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이 담긴 전자우편 첨부파일인 '425지논'과 '시큐리티 파일'의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정치 개입은 맞지만 선거 개입은 아니다"는 논리파괴형 판결로 세상의 비난과 조롱을 한몸에 받았던 1심과 마찬가지로 대법원은 심리전단 직원들이 이명박 정부의 국정을 홍보하고 야권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활동을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직원들이 정치에 관여했거나 선거운동을 한 것인지는 판단하지 않았다. 법이 정의가 될 수 없다 해도 적어도 상식의 수준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법이 존재해야 할 최소한의 이유이자 당위다. 그런데 이 나라의 법은 상식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과를 무시한 대법원의 판결은 그래서 민망하고 낯뜨겁다.


대법원의 판결은 비논리적이며 비양심적인 언어도단의 극치를 보는 것만 같다. 말같지 않은 말들을 늘어놓으며 초등학생들도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을 늘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의 국가기관들이 지난 대선에 조직적으로 불법 개입했다는 구체적 증거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 범위를 '425지논'과 '시큐리티' 파일로 한정한다 해도 국정원의 정치 개입과 선거 개입을 입증할 연결계정 1157개, 78만6698건의 트위터 글들을 찾아낼 수 있다. 혐의를 입증할 이보다 더 확실한 증거들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대법원은 이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의 판결은 살아있는 권력을 겨누어야 하는 재판의 성격상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선거법 유죄가 대법원의 판결로 확정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정통성과 정당성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말 한마디로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목을 날려버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무시무시함 앞에서 정권의 정통성을 정면으로 부정해야 하는 역사적 판결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대법관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다. 현재의 대법원장과 대법관은 모두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에서 임명된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법관은 최종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사고와 인식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임기까지 모두 10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민주적 다양성을 무시한 채 정권의 입맛에 맞는 보수적인 인물들만 대법관으로 임명했다.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불씨를 없애는 안전장치까지 마련해 둔 것이다. 


희대의 선거사범이었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무죄를 선고받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정원 직원 김하영의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결과를 은폐하고 축소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던 그에게도 범죄 사실을 입증할 증거들은 차고도 넘쳤다. 그러나 '국정원을 포함한 국가기관들은 지난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강력한 가이드 라인 앞에 법이니, 정의니, 상식이니 따위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교과서에나 적혀있는 사문화된 가치들이 아니라 눈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권력과 돈이다. 안타깝게도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맨얼굴이다. 





지난 대선에서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 그들은 야당후보를 비난 하는 글들을 인터넷에 게시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조작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대선에 불법개입한 국정원을 적극 옹호하며 NLL 논란 등의 공작정치를 통해 국면전환을 시도했고, 경찰에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해서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허위기자회견을 하도록 만들었다. 경찰은 사건을 축소·지연했고 사건담당자에게는 외압을 행사했으며 관련증거자료를 삭제하기까지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법무부장관은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중대범죄 피의자의 구속수사를 방해했고, 청와대는 국정원 사건을 진두지휘하던 검찰총장의 프라이버시를 물고 늘어지며 스스로 옷을 벗게 만들었다. 이 모든 것들이 가리키는 것은 지난 대선의 부정과 부당함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법은 지난 대선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하니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대법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사법기관이며 사법정의와 시민의 인권을 지켜내야 하는 최후의 보루같은 곳이라고 배워왔다. 대법관은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정의와 양심에 따라 움직이는 살아있는 헌법기관이라고 들어왔다. 이제 저따위 허울뿐인 말들은 하수구에 내다버릴 때가 되었다. 법이 곧 정의가 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대법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사법기관이며 살아있는 헌법기관이 될 수 없다. 정의와 양심을 버리고 권력에 굴복하는 정치적 판결을 남발하고 있는 대법원에게 저와 같은 빛나는 헌사는 사치이며 치욕이다.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유린했다면 대법원은 어제 대한민국의 헌법을 유린했다. 




관련글  원세훈 선거법 유죄판결과 홍길동전 (클릭)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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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07.17 09:33 신고

    이들의 출신학교를 보묜 대부분 SKY입니다.
    머리 좋은 친구들이 쓰레기 환관짓을 자임하고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07.17 13:03 신고

      그렇죠. 끼리끼리 짜웅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결국 엘리트 주의와 권력 기생주의에 대법원이 장악된 것입니다.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법, 그런 법은 존재의미가 없지요.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신들의 목을 겨눌 것입니다.

  2.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07.17 14:21 신고

    대법원이 아니라 박법원으로 전락했습니다.
    그들은 정의로운 판결을 하는 자들이 아니라
    박그네를 위한 판결을 했습니다.
    유신 대법원입니다.

  3.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5.07.17 14:58 신고

    예상했지만 유죄도 무죄도 아니라는 판결은 책임 떠넘기기 입니다.
    정치적이고 비겁한 판결이지요.

  4.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07.18 07:33 신고

    치사하고 책임감 없는 떠 넘기기 판결이었습니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넘어간 사례입니다.. 아몰랑..

  5. Favicon of https://sophist.entinfo.net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5.07.19 14:16 신고

    작금의 행태를 나중에 역사가 어떻게 평가를 할지는 그 때로 가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렇다면 왜 저들은 그 미래의 역사를 보지 못하는가...
    만일 그들이 자신이 행태를 옳은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 이는 교육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정말 내 자식은 가정교육부터 신경써야지 저런 사람들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6. BlogIcon dh 2015.12.05 01:02

    가장 우려되는 것은 법치 위에 영치, 삼권분립대신 삼권야합 대통령 대신 무통령이죠. 법과 시행령의 보호를 받으며 보란듯 세금을 끌어다 쓰고 도둑놈을 영웅으로 영웅을 역적으로 몰고 가는 이 미친세상이 끝나면 대체 이 인간들은 또 아떤 모습으로 살아갈는지

풍운아 허균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소설 홍길동전은 조선시대 세종 때를 배경으로 서자로 태어난 홍길동이 활빈당이라는 의적의 무리를 이끌며 탐관오리를 소탕하고, 궁극에는 이상국가인 율도국을 세운다는 스펙타클한 영웅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출귀몰한 홍길동의 활약이 가능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출신이 서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던 당시의 시대상황이 홍길동이라는 희대의 영웅을 탄생시킨 배경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해 하며 세상을 등졌습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니 이 얼마나 비통하고 애통한 장면입니까.

오늘 필자는 수 백년 전 홍길동이 느꼈을 법한 울분과 분노를 똑같이 느끼고 있습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비극적인 상황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9) 서울고법 형사6(김상환 부장판사)는 지난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엎고 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 사이버 심리전단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글들로 여론을 조작해 왔고, 이 과정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적극적인 지시와 개입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가 판단의 근거로 제시한 국정원 심리전단의 선거법 위반 활동 내역은 2012 8월부터 12월까지 심리전단이 인터넷에 올린 글 또는 댓글이 101, 선거 관련 글에 대한 찬반 클릭 157, 선거 관련 트윗이나 리트윗 글 136천여회 등입니다.

이미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의 국가기관들이 지난 대선에 조직적으로 불법 개입했다는 구체적 증거들은 차고도 넘칩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 조차 정치권력의 거대한 힘 앞에선 무용지물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무도한 권력이 정의와 진실을 마음대로 결박하는 모습이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서슴없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정치에 개입할 수 없다'는 국정원법을 위반한 것은 맞지만 '선거에 개입한 것은 아니다'라는 비논리적 '어폐(
語弊)'의 극치를 선보이며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했던 1심 재판 결과가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위기의 본질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필자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은 이반 판결에 대한 언론과 정치권의 반응들입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두말할 것도 없이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지난 대선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을 사법부가 확인시켜 주었다는 것에 있습니다. 물론 대법원 판결이 아직 남아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가기관에 의한 전대미문의 국기문란 사건이자 헌법유린 사건에 대한 그들의 반응은 참으로 소박하고 얌전하기 그지 없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가기관이 선거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여당여당 후보에 대한 지지' '야당야당 후보에 대한 반대활동'을 조직적이고 구체적으로 자행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팩트입니다. '국기문란', '헌법유린' 등의 어렵고 복잡한 수사를 거론할 필요도 없고, 이러쿵 저러쿵 말을 돌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번 2심 판결이 의미하는 것은 지난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이 사회에는 '그깟 댓글이 무슨 대수냐, 그깟 댓글 쯤으로 대선결과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상당합니다. 아마도 그들은 '부정선거'란 투표함을 바꿔치기 한다거나 은밀하게 투표함에 무더기표를 쏟아 붓는다거나, 사전투표나 중복투표 등의, 이승만박정희 정권 시절의 낡은 방식쯤으로 치부하고 있을 겁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국가기관의 댓글조작은 아이들의 치기 어린 장난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그 방식과 횟수 같은 동원된 수단에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기관이 대선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선거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 그 자체에 있습니다. 이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떠한 이유와 논리를 들이민다 한들 국가기관이 대선에 불법개입한 이상 지난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언론과 야당의 반응과 태도가 참으로 묘합니다. 언론은 주로 재판부의 사법판단의 이유와 취지 등을 설명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고, 야당은 여전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과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 어디에도 '부정선거'의 위법성과 박근혜 대통령의 정통성의 문제를 거론하는 모습은 보이질 않고 있습니다. 오직 국민모임 신당추진위원회의 오민애 대변인만이 "이번 판결은 박근혜 현 대통령이 국정원의 조직적 부정선거를 통해 당선된 가짜 대통령임을 거듭 확인시켜 준 사법부의 역사적 판결"임을 강조했을 뿐입니다.

기가 막힐 일입니다. 특히 이 와중에도 '사과' '책임' 따위의 무의미한 논평을 내놓기에 급급한 새정치민주연합의 태도는 그들이 왜 새누리당의 대항마로써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들이 국정원 정국에서 외쳐온 '민주주의 수호', '민주주의 회복' 등의 구호들이 모호하고 공허하게만 들리는 이유입니다. 차라리 그보다는 인터넷과 SNS를 통해 분출되는 '대선무효', '재선거' 등의 목소리가 훨씬 더 솔직하고 건강합니다. '과정의 문제는 곧 결과의 문제'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사람들이 놓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입니다.





그 옛날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한 것'은 체제가 만들어낸 공고했던 신분제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그가 이를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으로 인식하고 체제에 순응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영웅 '홍길동'은 태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인류가 정의와 진실을 위해 사회의 부조리와 불의에 저항하지 않았다면 인류사는 아마도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기록되어 왔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 면에서 서울고법 형사6부의 이번 판결은 불의가 만연한 시대에 그래도 아직까지 정의는 살아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진실이 거짓을 이길 때정의가 불의를 앞서 갈 때 세상은 합리적으로 건강하게 작동하는 법입니다매서운 한기를 녹여줄 따뜻한 불씨를 소중히 간직하는 것은 이제 남겨진 자들의 몫이자 과제가 될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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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5.02.10 06:18 신고

    대법원 판결에서 뒤집히지 않으려면 여론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현재 대법원의 구성수를 생각하면 특히 그러합니다.
    여론만이 대법원의 선택에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02.10 10:24 신고

    홍길동 시대가 연산군 아닌가요? ㅎ

    대법원 판결로 빨리 확정되길 바랍니다
    그래야만 완전하게 부정선거,선거 개입을 법적으로 확인받고
    투쟁할수 있습니다

    여전히 쓰레기 방송은 단신으로 밖에 취급안하는군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02.10 10:27 신고

      네, 실제 홍길동은 연산군시대의 인물 맞구요. 소설 속 홍길동은 세종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
      대법 판결에서 유죄로 입증이 되면 대선무효가 공식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보수일색의 대법으로는 2심이 유지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이 제 역할만 해도 이리 무너지지는 않았을텐데...
      그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3. Favicon of http://blog.naver.com/cto_hwangga BlogIcon morgin 2015.02.10 11:37

    현실적으로 사건을 '부정선거'에 초점을 두고 박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건
    (즉 하야의 요구를 하는 건) 득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인 것 같아요.
    부정선거도 이승만 정부 시절 정도는 되어야 국민여론이 집결을 하는 건데
    댓글 사건 정도로는 그 정도 국민의 의지가 모이지 않을 걸로 보이기 때문이겠죠.
    오히려 문제를 부각시키면 진영 간 갈등이 폭발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요.

    현재 정치 구도 측면에서 볼 때도, 지금 박근혜 대통령 끌어내리기에 집중해봐야
    얻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겠죠.
    앞서 말씀드린 바처럼 국민적인 의지가 집결될 가능성도 무척 작은 데다가
    현 상황에서 설령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 한다고 쳐도
    지금의 야당 상태로는 정권을 창출할 가능성이 불분명합니다.
    준비도 안 된 상태로 괜히 큰 일 치르려 하다가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되어버리기 십상이죠.
    그럴 바에는 차라리 적당한 선에서 대통령을 압박하고
    지금은 내부적인 문제를 처리하면서 차후를 준비하는 게 맞다고 보는 것이겠죠.

    결론적으로 이 문제를 박근혜 대통령 압박 용 카드로 사용할 수는 있으나
    대대적인 반격의 카드로 쓰기는 쉽지가 않아 보입니다.
    '야성이 부족한 야당'에게 실망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정작 이런 일을 가지고 정치를 공전시키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야당을 외면하게 되겠죠.
    인터넷에서만 시끌벅적하지, 국정원 댓글 정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도 않습니다.

    과거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처럼 보듯, 대통령 끌어내리기라는 게 보통 사안은 아닙니다.
    한국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아무리 그래도 대통령을 끌어내리려 하냐'라는 정서가 강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야당으로서도 신중할 수밖에 없겠죠.
    물론 지금 보이는 반응이 너무 물러 터졌다 라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문대표는 전면전을 선포하신다고 그랬는데-_-)

    현실적으로 보면 그렇다는 것이지, 제가 이 문제를 가볍게 생각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저 역시 계속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입장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현실적인 이유가 명분을 압도해버린 상황인 것 같네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02.10 11:53 신고

      글을 쓸 때 두가지를 생각하고 씁니다.

      하나는 문제의 본질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때...
      (대부분의 글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다른 하나는 뻔한 결과임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써야할 때...
      (이번 글이 그에 해당합니다)

      2심 판결은 현 정세로 미루어 볼 때, 김상환 부장판사의 의가 불러일으킨 이변에 가까운 판결입니다. 도저히 저렇게 나올 수 없는 판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대단하지요)

      말씀하신 것처럼 대선정국은 이미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정치인들이야, 특히 새정치의 입장에서는 계륵같은 존재이지요. 더군다나 이제 전대 치룬 뒤 당 수습하기도 벅찬 마당입니다. 도저히 겨를이 없지요.

      이미 시기를 놓쳐버린 겁니다. 민주당이 김한길 체제로 국정원 정국을 소비해 버린 여파가 지금에 이른 것입니다. 이미 실기한 거지요.

      지금 상태론 말씀하신대로 그대로 흘러갈 수 밖에는 없습니다.
      다만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만 있어야 하느냐,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때로 안될 줄 알면서도 부딪혀야 하는 것이거든요.

      이럴 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글을 쓴 것도 그런 의도로 내비친 것이구요. 어차피 박근혜는 선거부정사건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은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 다시 불거질 문제입니다.
      상기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억시켜야 합니다.

      부정선거라는 구호가 박근혜를 끌어내리기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부정선거는 저들의 아킬레스건입니다. 계속 거론해야 하고, 부각시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와 마찬가지입니다.

      더구나 본문에 언급했듯이 과정 자체가 불법입니다. 명분은 저쪽이 아닌 이쪽에 있습니다. 정국을 일순간에 뒤엎을 폭풍같은 상황은 오지 않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야 모두 자극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의 최종선고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작업입니다. 그래야 사법부의 판단이 다시 뒤집히더라도 이를 공론화할 여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blog.naver.com/cto_hwangga BlogIcon morgin 2015.02.10 12:07

      깊이 공감합니다.

      문 대표의 표현대로 전면전을 하겠다고 한다면
      끊임없이 이 문제를 거론하면서 공론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포커스를 어디에 맞추느냐가 중요하겠죠.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인지,
      퇴진을 요구하겠다는 것인지(말씀하신대로 이미 실기한 사안이겠죠),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라면 어떤 책임을 묻는다는 것인지...

      사실 이 문제의 일차적인 책임자는 MB 대통령일 것입니다.
      꼬리 자르기에 성공을 해서 지금은 원세훈 전 국장원장만
      법적 처벌 앞에 놓여 있지만(그것도 아직은 확정이 안 된 상태로),
      그분의 성격 상 만사 다 자기가 처리하는 스타일인데
      원세훈 전 원장의 독단일 리는 없겠죠.
      그러니 1차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할 곳은 이명박 정부일 겁니다.
      헌데 지금은 그조차도 쉽지 않아 보이고요.

      2차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인데
      일단 사전에 이것을 알고 있었다고 보여지기에
      도의적 책임을 묻는 게 가장 먼저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처리 과정을 봐도 심각한 문제가 많았죠.
      특히 이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책임을 물어야겠죠.
      말씀하신대로 거론하고 공론화하는 초점이 여기에 있어야 할 겁니다.
      은폐와 조작을 위해 그 동안 해온 수많은 무리수들...
      이걸 보다 선명하게 부각시키고, 그들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려야겠죠.

      바람부는언덕님은 물론 아니시겠지만, 지금 인터넷 쪽에서의 여론이란 게
      감정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쪽으로 잡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댓글을 남겨보았습니다.

      너무 주제 넘게 떠들어댄 건 아닌가 걱정이 되네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02.10 12:21 신고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정확하게 보셔서 놀랐습니다.
      정치글 쓰셔도 정말 잘 쓰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시간과 여건이 많이 허락치 않아서 좀 더 깊이 있는
      글을 못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업을 꿈꾸고 있는건데요, 사실.
      조금씩이지만 그 길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고견 부탁드리겠습니다.
      많은 공부가 됩니다..
      ^^

  4.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02.10 12:33 신고

    한마디로 멘붕 사회입니다.
    불의를 보고도 분노할 줄 모르는 유권자들로 지금은 완전히 방황의 시대입니다.
    드러니까 이완구 같은 놈이 총리후보가ㅣ 되는게지요. 혁명이 아니고는 방법이 없을 듯합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02.10 12:35 신고

      오늘 이완구 청문회 가관이 아니네요.
      이런 돼지들이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설쳐대고, 이를 국민들이
      용인하니 나라가 개판 오분전이 되는 겁니다.
      이완구 총리되면 이 나라 가망없다는 사망선고나 다름 없습니다.
      정말 우픕니다...

  5. Favicon of https://8910.tistory.com BlogIcon 여행쟁이 김군 2015.02.10 18:56 신고

    분노를 느낍니다..ㅠㅠ 그런데 힘없는 시민들은..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건가요
    속상합니다
    댓글 방문 감사합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6. BlogIcon 파란하늘을 봐 2015.02.10 23:30

    그나마 사법부에는 정의가 아직 남아있었군요. 김상환 부장판사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정권의 시녀로 완전히 전락하고 훼손되어버린 법무부와 검찰 그리고 대법관의 다수와 헌재 재판관의 대다수에 비교한다면 참으로 외롭고도 의로운 판결을 하신 것으로서 마음으로나마 굳게 손잡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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