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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 생명의 불꽃이 조금씩 소진되는 걸 느낍니다. 더 늦기 전에 마지막으로 (항암치료에)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진 알 수 없고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니까 하늘의 뜻에 맡기고 운명을 받아들일 줄 아는 것이 우리가 해야 될 겸손함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을까. 연단에 오른 그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건강했을 때의 몸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상할대로 상한 그의 얼굴은 무척 낯설게 느껴졌다.  수척해진  육신은 병마에 시달린 지난 날들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었다.

2017년 12월 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3층 청암홀에서 열린 '리영희상' 시상식. 실천지성으로 불리는 리영희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리영희상'의 5회 수상자로 MBC 이용마 기자가 선정됐다.

신인령 '리영희상' 심사위원장(이화여대 명예교수)은 "온갖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과 투쟁현장을 지킴으로써 방송민주화 투쟁의 상징이 되었기 때문"에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역경', '소신', '투쟁'은 그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말이 됐다.

2012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의 170일 파업 당시 노조 홍보국장이었던 이용마 기자는 파업 종료 이후 박성제·박성호·이상호 기자, 정영하 노조위원장, 최승호·강지웅 피디 등과 함께 해고됐다. 그것도 가장 먼저. 사내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에서였다.

해직 이후 법정공방이 시작됐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고단한 싸움이 이어졌다. 사측을 상대로 한 해고무효 소송에서 법원은 해직기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1심과 2심 모두 파업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사측은 단호했다. 그들은 해직기자들의 복직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용마 기자가 MBC에 복귀한 건  2017년 12월 11일이다. 사측으로 부터 부당 해고 통보를 받은 지 무려 5년 9개월 만이다. 정권이 교체되고 파업에 함께 했던 최승호 전 <PD수첩> PD가 MBC 대표이사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그는 꿈에 그리던 곳으로, 동료들이 기다리던 곳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휠체어를 타고 복직하던 날 이용마 기자는 "해고되던 그 날 이후로 단 한 번도 오늘이 올 것을 의심해본 적 없다. 우리는 정정당당한 싸움을 했고 정의를 대변했다고 생각한다. 막상 현실이 되고 보니까 깨고 싶지 않은 꿈 같다"며 모처럼 활짝 웃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는 치료를 위해 다시 회사를 떠나야했다. 5년 9개월의 기다림 끝에 극적으로 복직했지만 몸은 이미 쇠약해질대로 쇄약해져 있었다. 병마는 건강하던 그를 일순간에 집어삼켰다. 가시지 않는 울분과 분노, 원망과 회한이 그의 몸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든 것이리라.


이용마 기자가 해직한 기간은 언론의 암흑기로 불리던 시기였다.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무너지고, 권력의 그림자가 언론의 공정성을 가로막았던 그 때, MBC는 얼마 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언론특보로 임명된 김재철 사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김재철 사장의 재임기간은 2010년 2월 26일부터 2013년 3월 26일까지 만 3년이다. 그 시기 MBC는 방송의 공공성을 무시한 노골적인 정권 편들기로 각계의 비판을 받았다. 시민들은 한때 신뢰도 1위를 달리던 방송사였던 MBC에게 '정권의 혓바닥'이라는 치욕스런 오명을 붙여주었다.

철저한 'MB맨'이었던 김재철 사장은 부임 이후 정치·사회 분야의 민감한 이슈를 다루는 시사프로그램을 대폭 축소·폐지시켰다. 대대적인 내부인사교체를 단행해 사내 주요 보직을 자신의 측근들로 채워나갔고, 사측의 독단을 비판하는 인사들을 보도국 밖으로 밀어냈다. 자신의 입맛, 아니 정권의 입맛에 맞는 방송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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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70일동안 이어졌던 파업은 이같은  사측의 전횡을 바로잡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이용마 기자는 이 싸움의 선두에 섰다.

방송의 독립성 회복을 위해서, 불의에 맞서기 위해서, 그리고 기자로서의 양심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그는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고 또 외쳤다. 부끄럽지 않는 기자가 되기 위해서 기꺼이 한 몸을 내던진 것이다.

그러나 기자로서의 상식과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던 댓가는 컸다. 사측은 파업을 주도한 이들을 콕 찝어 해고시켰다. 이후에 벌어진 일들은 주지하는 바다. 그는 사측과 또다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많은 이들은 이때 받은 심적 고통이 그의 몸을 집어삼킨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픈 법이다.

해직 이후 이용마 기자는 강의, 팟캐스트 방송 등을 통해 언론인의 사명과 본분을 일깨우는 일에 적극적으로 매달렸다.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일에도 열심이었다.

복막암 판정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남은 불꽃을 다 태우려는 듯 그는 열정적으로 몸을 불살랐다. 사회와 언론을 냉철하게 분석·비판한 저서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지금까지 MBC뉴스 이용마입니다>를 펴냈고, 파업콘서트 현장을 찾아 동료들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회사에 있을 때나 떠나 있을 때나, 건강할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그는 천성 '기자'였다.

그의 별세 소식에 각계의 추모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페이스북에 "이용마 기자가 추구했던 언론의 자유가 우리 사회의 흔들릴 수 없는 원칙이 되고 상식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용마 기자가 걸었던 삶의 여정이 헛되지 않았다는 방증일 터다.

허수경 시인은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삶을 지긋이 관조해온 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 말이  오늘은 더없이 아련하기만 하다. 떠나기엔 아직 한창인 나이, 갑작스런 이별이 가슴 한쪽에 묵직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탓일 게다.

“저는 제 아이들이 꿈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 자기들이 즐기는 일을 하면서도 존중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사회에서 살았으며 좋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그런 사회가 되기에는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그 모든 일들이 사실 우리가 해야 될 과제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자유와 평등이 넘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 넘치는 사회,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다시 한 번 꿈꿔봅니다."

'리영희상' 시상식에서 그는 꿈꾸는 세상을 넌지시 펼쳐보였다. 슬픔이 거름이 되기 위해서는 슬픔의 본질을 깨달아야 한다. 작별이 끝이 아닌 이유일 것이다.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 속에서 그는 어쩌면 우리에게 이렇게 되뇌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끝난 것이 아니라고. "자유와 평등,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 넘치는 아름다운 사회"를 꿈꾸는 이들이 있는 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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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정권의 나팔수가 됐다. 이런 KBS가 시청료를 받을 자격이 있나. 공영방송 장악하고 정권 홍보방송 만든 이 정부를 우리 손으로 심판해야 하지 않나."

25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수신료 거부를 위한 전국민 서명운동 출정식'에 참석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이다. 순간 귀를 의심했다. 아주 낯익은 구호가 황 대표의 입을 통해 소환되었기 때문이다.

'정권의 나팔수'.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말이다.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하던 시절, 그런 언론을 비판하며 회자되던 말이 바로 '정권의 나팔수'였다. 그런데 이 표현이 정권이 바뀐지 2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그것도 다름 아닌 한국당의 입을 통해서 말이다.

이날 열린 수신료 거부 출정식은 KBS와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성토장이나 다름이 없었다. 행사에는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규환·김성태·박대출·박맹우·여상규·이양수·전희경·정진석·조경태·추경호·최연혜 의원 등이 참석해 독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황 대표는 "KBS가 국민을 배신했다. 정권의 나팔수가 됐다. 언론의 길을 포기했다"며 "권력과 자본에서 자유로워야 공정한 방송인데 친북 좌파 세력들이 KBS를 점령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이어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은 핍박하고 내쫓고, 그 자리를 좌파 친문 세력들이 꿰찼다"며 "민노총 노조원들이 합세해서 자기들 마음대로 KBS를 주무르는데 그냥 놔둬도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도 "안보가 이렇게 위험하고 파탄이 나도 국민들이 잘 모른다. 공영방송 KBS가 편파방송을 하기 때문이다"라며 "정부의 신(新)독재 3단계가 방송 장악이다. 우리가 저지해야 한다"고 거세게 성토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청와대 외압설'이 불거진 KBS 1TV 시사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과 관련해 "KBS에 전화 한 마디 해서 '형님, 잘 봐달라'고 사정했던 이정현 홍보수석은 그 일로 집행유예형을 받았다"며 "그런데 재방송도 못하게 한 청와대 홍보수석, 즉각 수사해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KBS 장악 의도 즉각 수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당 언론장악 저지 및 KBS 수신료 분리징수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대출 의원 역시 "최근 총선 개입 보도라는 충격적 사건이 벌어졌다. 9시 뉴스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하면서 한국당 로고를 끼워넣은 동영상, 한국당을 안 뽑는다는 내용이 보도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는다. 이게 정상화된 공영방송이냐"고 힘을 보탰다.

한국당이 단단히 뿔이 난 계기는 지난 18일 KBS <뉴스9>이 보도한 '일 제품 목록 공유... 대체품 정보 제공까지'라는 제목의 리포트다. <뉴스9>은 일본제품 불매운동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불매 목록을 공유하는 '노노재팬'의 '안 뽑아요' 로고를 송출하며 한국당 로고가 박힌 영상을 노출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KBS는 방송 하루 만인 19일 "어제 9시 뉴스에서 다룬 일본 제품 불매운동 관련 리포트에서 특정 정당의 로고가 노출됐다"며 "해당 동영상파일에 포함됐던 특정 정당의 로고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점을 사과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KBS가 내년 총선에 개입하고 있다며 이날 KBS를 상대로 25억3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을 규탄하는 시위는 물론 지난 연말부터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수신료거부 운동에 적극 동참해 KBS 압박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데자뷰다. 이날 등장한 '조작방송, 편파방송, 불법방송 KBS 해체하라', 'KBS 수신료 거부한다', 공영방송 장악', '정권 홍보방송, '총선개입·편파방송' 등의 구호는 불과 몇 년 전 현 집권세력인 민주당이 한국당(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을 비판하며 했던 말과 아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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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나팔수화 하는 KBS는 더 이상 공영방송이라 할 수 없음으로 국민적 합의를 통해 '수신료 거부 운동'도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09년 1월 18일 민주당이 낸 성명서 내용 중 일부다. 당시 민주당은 이병순 KBS 사장이 자신에게 비판적이었던 기자와 PD 등을 전격 해고시키자 긴급 성명서를 발표하며 KBS를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성명서에서 "이명박 정권은 KBS공영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기 위해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 국세청의 외주 제작사 특별 세무조사, 경찰의 KBS내 불법난입, 정연주 사장에 대한 검찰의 긴급체포 등 모든 국가 공권력을 총동원했다"며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 최시중씨를 방송장악의 총감독격인 방통위원장으로 투입하여 김금수 KBS이사장을 내쫓고, 지난 16일 법원 판결을 통해 그 부당함이 밝혀진 동의대 신태섭 교수의 KBS 이사직 강제박탈도 자행했다"고 꼬집었다.

또 "2008년 8월11일,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과 이동관 대변인, 나경원 한나라당 제6정조위원장, 그리고 김회선 국정원 2차장이 정연주 사장 해임 이후를 위한 사전 대책회의를 추정케하는 비밀회동이 있었음이 밝혀졌다"며 "5공 시절 언론장악을 위한 안기부의 비밀공작을 연상케 하는, 소름끼치는 무서운 음모가 2008년도 이명박 정권 때에 재현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성명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언론환경을 보여주는 작은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이날 출정식에서 터져나왔던 '조작방송', '편파방송', '불법방송', '정권 홍보방송', '총선개입방송' 등은 기실 지난 수년 동안 한국당의 전신이던 한나라당·새누리당이 즐겨듣던 비판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언론 환경이 어땠는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명박 정부는 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미디어법을 날치기 처리해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의 족벌언론이 10%의 지분 한도내에서 지상파TV를 경영·소유할 수 있는 길을 터주었다.

그러나 그 이후 각계각층이 우려했던 것처럼 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 공공성이 위축되고 이념적 편향성이 도드라지는 부작용이 심각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권력의 검은 치부를 감시·비판하는 시사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정부 비판적인 언론인이 무더기 해고당하는가 하면, 진보성향의 폴리테이너들이 방송에서 퇴출됐다.

공정성과 독립성을 최우선해야 하는 방통위원장을 비롯해 방송사와 언론계 곳곳에  대통령 측근이 낙하산으로 내려보내졌고, 정부·여당의 입맛에 맞지 않는 내용에 외압을 행사하거나 노골적인 정권 편향적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논란이 됐던 세월호 참사 보도 외압과 2012년 대선 당시 KBS의 편파 방송이 그 비근한 예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재임시절 세월호 참사를 포함해 청와대로부터 수시로 외압과 사내 인사에 대한 개입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와 보도 관련 요구를 하고, 길환영 사장이 특정뉴스를 빼거나 축소하라는 지시를 수도 없이 했다는 내용이다.

한국당은 로고 송출을 총선개입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2012년 대선 정국에서 KBS는 노골적으로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유리한 편파방송을 내보냈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선 국면이 한창이던 2012년 10월 11일 언론노조 KBS본부는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KBS 대선보도가 "뉴스 제작과 편집 모두 일관되게 불공정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공추위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이 시작된 7월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를 모니터링한 결과다.

KBS방송문화연구소가 KBS옴부즈맨으로 활동한 교수진에게 의뢰해 18대 KBS 대통령 선거보도의 공정성 연구를 진행한 결과 역시 다르지 않았다. 연구진은 2012년 12월 19일 대통령선거 이전 100일 간의 KBS <뉴스9> 대선보도 364건의 뉴스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KBS가 박근혜 후보에게 우호적인 보도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당시 KBS <뉴스9>의 진행자는 현 한국당 대변인인 민경욱 의원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자행된 언론·방송 장악 사례는 이밖에도 부지기수다. 정권 내내 왜곡·편파·불공정 논란이 끊이질 않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언론인들에게 해고와 징계, 불이익이 내려졌다.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 회복을 위한 파업이 빈번하게 일어났던 시기 역시 한국당이 집권하던 바로 그 무렵이다. 한국당의 주장이 자가당착이며 적반하장, 어불성설인 이유다.

황 대표는 최근 김재철 전 MBC 사장을 언론 특별보좌역에 지명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김 전 사장은 공영방송 MBC를 망가트린 주역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가 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MBC는 '정권의 혓바닥'이라는 조롱까지 받을만큼 철저히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그런데 '공영방송 죽이기'에 앞장섰던 김 전 사장이 KBS를 '정권의 나팔수'라 비난하는 황 대표의 언론 특보로 발탁됐다. 이런 코미디가 또 있을까.

KBS 보도와 관련해 '조작·편파·불법·불공정·총선개입' 등등의 말들이 한국당을 통해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격정적으로 열변을 토하는 그 모습에서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정권이 바뀌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씁쓸한 아이러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의 방송의 독립성·중립성 훼손 논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한국당이 돌연 공정방송 회복을 외치고 있으니 어찌 아니 그럴까. 

기사를 쓰는 내내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대놓고 뻔뻔해도 되는 것인가. 도대체 국민을 뭘로 보고. 어쩌면 사람들은 한국당의 모습 속에서 오래된 영화 제목을 떠올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아니 정권에 한 일을 알고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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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9.07.26 11:11 신고

    후안무치 ..언급하기도 부끄러운 일당들입니다..

  2. Favicon of http://https://www.daum.net/ BlogIcon 왜누리안티 2019.07.26 11:30

    정말이지 자한당의 정신세계와 뇌 구조가 심히 궁금해질 따름!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9.07.26 19:13 신고

    정말 어처구니 없네요. 유체이탈도 이런 유체이탈 화법이 없습니다.
    자기네 들이 만들어 놓고 남탓하고 있습니다.

  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9.07.27 06:36 신고

    맞아요.
    난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국민이 무섭지 않을까요?

  5.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9.07.27 13:17 신고

    인재가 없는겁니다.
    그리고 진짜 인재가 자한당에 올리도 없겠구요~

    결론적으로 자한당은 군소정당으로 전락해서 청산되어야 할 당이라는 것,
    아주 명백하지요~

  6. 2020.04.19 13:24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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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영, 서현진, 문지애, 나경은, 최일구, 방현주, 오상진, 김정근, 김경화, 최현정, 박혜진, 박소현. 친숙하고 낯익은 이 얼굴들을 이제는 더 이상 MBC에서 찾아볼 수 없다.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며 지난 2012년 무려 170일 간에 걸친 장기파업에 나섰던 아나운서들은 파업종료 이후 사측의 눈밖에 나는 신세가 됐다. 파업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사측은 아나운서들의 방송 복귀를 가로막았다. 방송인으로서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린 것이다.

그들은 MBC의 간판 아나운서들이었다. 뉴스에서, 교양·시사프로그램에서 다양하고 생생한 정보들로 시청자들과 함께 '동거동락'한 전도유망한 아나운서들이었다. 그러나 파업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방송 현장에 있어야 할 그들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몇개월 씩 대기 발령을 받아야만 했다. '브런치 만들기', '요가 배우기' 등의 교양 강좌를 들으며 시간을 '소비'해야 했는가 하면, 방송과 연관이 없는 부서로 전보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부서이동 없이 아나운서국에 남아있던 이들도 방송에는 투입되지 않았다. 파업에 따른 '괘씸죄'가 적용된 탓이었다.

당시 MBC는 김재철 사장 체제였다. '쪼인트 사장'으로 잘 알려진 김재철 사장은 공영방송으로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MBC를 망친 장본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실제 MBC는 김재철 사장 취임 이전과 이후로 극명하게 갈릴 만큼 양극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한때 방송 신뢰도 1위를 달리며 '만나면 좋은 친구'로 각인됐던 MBC는 김재철 사장 이후 몰라보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취임 할 때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바타'라 비판받던 그는 노골적인 정권편들기로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포기했다는 비난을 달고 살았다.

김재철 사장 이후 MBC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던 걸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내부 인사다. 김재철 사장은 방송 현장에 자신의 측근을 심기 위해 보도국의 내부인사개편을 단행했다. 일선의 기자와 PD, 방송 진행자 중 정권이나 사회 비판적 인식이 있는 인사들을 선별해 보도국 밖으로 전보조치하거나 퇴출시켜 버렸다. 이 과정에서 시사고발프로그램 'PD수첩' 제작진이 업무와 상관없는 곳으로 발령이 났고, MBC 라디오를 진행하던 김미화씨 역시 같은 이유로 방송에서 하차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방송프로그램은 결방시키거나 폐지시키기도 했다. 4대강 사업 등 민감한 내용이 담긴 'PD수첩'이 몇차례 결방되는 사태가 일어나는가 하면, '쌍용자동차' 관련 보도는 노조측의 일방적 입장을 전달한 우려가 있다며 방송이 불발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공익적 내용으로 주목을 받던 시사프로그램 <뉴스 후>와 <김혜수의 M>이 폐지되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였지만 정권에 부담이 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방송 폐지의 실질적 이유였다.

시작부터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던 김재철 사장은 이처럼 부당한 인사와 공정성 문제로 MBC노조 측과 큰 갈등을 빚었다. 그리고 이 갈등이 지난 2012년 MBC노조가 170일 간의 최장기 파업을 이어간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동한다. 아나운서들도 그때 파업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김재철 사장 부임 이후 부당한 인사조치가 이어지고,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의 역할이 크게 위축·축소되는 등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이 크게 위협받자 이를 바로잡기 위해 분연히 나선 것이었다.

그렇게 무려 170일간 아나운서들은 동료들과 함께 공영방송인 MBC의 정상화를 위해 소리치고 또 소리쳤다. 추락할대로 추락한 MBC의 위상을 다시 세우기 위해 마이크를 잠시 내려놓고 외부의 압력에 맞서 당당하게 싸웠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그들의 수고와 노력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외려 파업 종료 이후, 이를 갈던 김재철 사장의 서슬 퍼런 복수극에 벼랑 끝으로 내몰려는 곤궁한 처지가 됐다.

<PD저널>에 따르면, 파업 종료 이후 사측은 서울에서만 69명, 지역에서 51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정영하 노조위원장과 최승호 PD 등 6명이 해고됐고, 38명이 정직 등의 중징계를 받았다. 지역에서도 노조집행부 32명이 정직을 받는 칼바람이 불었다. 파업에 동참했던 아나운서들도 김재철발 '피의 숙청'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하릴없이 대기발령, 교양수업, 인사전보조치를 받아야 했고, 그러는 사이 그들의 자리는 새롭게 투입된 새내기 아나운서들의 차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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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대로 행동했을 뿐인데,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신념에 따랐을 뿐인데. 방송인으로서의 소임을 잊지않았던 것 뿐인데, 스스로에게 떳떳해지기 위해서였을 뿐인데 그들은 사측의 처절한 보복성 징계에 휘둘리며 파압에 동참한 대가를 톡톡히 치뤄야만 했다. 젊은 날의 꿈과 땀이 깃들어있는 MBC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나가는 길에 보니 회사가 새삼스레 참 컸다. 미우나 고우나 매일같이 이 커다란 건물에서 울고 웃었던 시간이 끝났다. 이제는 기억하기 싫은 일들보다는 이곳에 있는 좋은 사람들을 영원히 기억해야지. 변해갈 조직을 응원하며. 내일부터의 삶이 아직은 도저히 실감이 안 가지만, 인생이 어떻게 풀려가든 행복을 찾아야겠다는 약속을 한다."

'MBC 뉴스데스크'와 'MBC 뉴스투데이' 의 앵커를 맡았던 김소영 MBC 아나운서가 '애증'어린 MBC를 결국 떠나는 모양이다. 아나운서들의 잇따른 퇴사 이후 김소영 아나운서는 MBC의 간판 아나운서로 자리잡았지만, 새내기 시절이던 지난 2012년 파업에 동참했던 것이 결국 족쇄가 된 듯 보인다.

<허프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김소영 아나운서는 지난 2016년 10월 '뉴스투데이'에서 하차한 이후 방송이 끊겼다 한다. 이후 방송 섭외가 이어졌지만 제작진 미팅까지 끝난 프로그램이 엎어지기 일쑤였단다. 그렇게 10개월을 버텼지만 철저히 방송에서 배제됐고, 급기야 어린 시절부터 가장 좋아하던 방송사였던 MBC를 떠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한다. 선배 아나운서들이 겪었던 전철을 김소영 아나운서 역시 걷게  된 것이다.

김소영 아나운서의 퇴사는 공영방송 MBC의 불편한 현주소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그의 퇴사는 김재철 사장 이후 김종국·안광한 사장을 거쳐 현 김장겸 사장에 이르기까지 MBC의 방송환경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이 자신들에 비판적인 문화계 인사들을 탄압하고 규제하기 위해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과 마찬가지로 MBC는 파업에 참여한 아나운서와 기자, PD 등을 '콕' 찝어 방송에서 소외시키고 배제시켜왔던 것이다.

한편으로, 김소영 아나운서의 퇴사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취임 일성으로 천명한 이효성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의 행보를 주목하게 만든다. 지난 1일 취임사에서 이 위원장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은 방송이 환경 감시 등과 같은 방송 본연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조건이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방송만이 방송법에 규정된 방송의 공적 책임을 다하고, 공정성과 공익성에 충실할 수 있다"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공영방송 정상화'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방송의 현실은 이처럼 졸렬하고 암울하다. 이 위원장의 행보가 중요해진 건 그래서다. 김소영 아나운서의 퇴사는 '공영방송 정상화' 약속을 내건 이 위원장의 어깨가 그만큼 무거워졌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권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방송의 공정성 회복을 위한 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아나운서와 기자, PD의 밥줄을 끊어버리는 이 야만의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한다. 그들이 겪었을 좌절과 아픔, 한숨과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 자신들을 내친 방송국을 여전히 사랑하는 바보들에게 웃음을 돌려줘야 한다. 몸담았던 조직의 변화를 기대하는 그들의 바람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결단코,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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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08.11 09:18 신고

    조만간 제 자리를 찾을수 있어야 되는데 말입니다
    봄은 옵니다^^

  2.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08.13 23:27 신고

    단순한 마음의 바램도 있지만,
    무엇보다 구체적인 단계적 행동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재철~현재 김장겸에 이르는 사장단의 법적처벌,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의 처벌,
    MBC의 정상화, 그리고 억울하게 떠난 이들의 복귀,
    그저 막연한 희망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죠.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한 때입니다.
    저도 행동하겠습니다~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8.14 12:46 신고

    조선일보와 MBC는 본보기로 조져야 합니다
    적폐의 몸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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