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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황교안과 기독교,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주권

 

ⓒ 연합뉴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에도 황교안은 쉴 틈이 없다. 지난 2월 말 당 대표에 취임한 이후 쉴 새 없이 싸움만 해왔던 그간의 노고(?)를 생각한다면 조금은 쉬어가도 좋으련만 신촌·고속터미널·왕십리 등 곳곳을 누비며 오늘도 발품을 팔고 있다.

 

이유는 하나, '조국' 때문이다. 지난 10일 아침 황교안은 지도부와 함께 서울 신촌 대학가를 찾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황교안은 이 자리에서 "말도 안 되는 편법, 불법을 우리는 방관할 수 없다"면서 "우리 청년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일이다.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정부, 우리가 인정할 수 있겠냐"고 성토했다.

 

이어 "이대로 그대로 있을 수 없다. 반드시 조국 장관을 물러나게 해야 한다"며 "우리가 힘을 합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자. 조국을 내려오게 하고, 정의가 세워지게 하자. 공정한 나라가 되게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 조국 논란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의혹을 제기할 수도 있고, 언행불일치를 신랄하게 꼬집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주체가 한국당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교육·입시제도, 극에 달한 사회적·경제적 양극화, 기득권을 위한 그들만의 스카이캐슬을 만든 당사자가 바로 이명박·박근혜 정권이다. 그런데 이같은 불공정·불평등 시스템을 자기들이 만들어놓고, 그 모든 것이 문재인 정부 탓인양, 조국 탓인양 몰아가고 있다.

 

더욱이 황교안은 전관예우, 전화변론, 군 면제 의혹, 아들의 KT 입사 특혜 의혹, 세월호 수사 개입 의혹 등은 물론 박근혜 정권의 2인자로서 국정농단사건의 공동정범으로 지목받는 인물이다. 과연 그가 공의의 심판자인양 공정과 정의를 입에 담을 자격이 있을까. 의문은 바로 이 지점으로부터 시작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황교안의 종교는 기독교다. 개신교 장로이기도 한 그의 신앙간증 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 역시 하나님을 믿는다. 그 분의 주권과 권능을 신뢰하며, 그 분의 긍휼과 선하심, 사랑을 세상에 전하는 통로로 쓰임받게 되기를 소망한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제자도'를 깊이 묵상하고 실천하기 위해, 많이 부족하고 미욱하지만 오늘도 묵묵히 나아가는 이유다.

 

그런데 이상하다. 황교안을 볼 때마다 그가 믿는 하나님은 과연 어떤 분일까 하는 고민 속에 빠져들게 된다. 그에게서 내가 믿는 하나님의 모습을 발견해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에게서는 왜 하나님의 임재와, 예수님의 향기가 전해지지 않는 것일까?

 

아마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하나님을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혹은 아직 만나지 못했거나), 하나님을 자신의 출세와 명예, 구원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거나.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여호와는 그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출애굽기20:7)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복음7:21)

 

황교안에게서는 참 그리스도인에게서 풍기는 하나님의 임재와 예수님의 향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황교안이 무슨 말을 하건 무슨 짓을 하건 내 알 바 아니나, 다만 한 가지 그 분을 욕되게 하는 짓만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 분은 세상의 알파요 오메가이시며, 하늘나라의 주권을 가지고 계신 살아계신 하나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