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우리가 기본소득제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얼마 전 포스팅했던 글에서 인간의 상상을 '희망'과 '망상'으로 구분짓는 가장 중요한 기준점은 '현실성'에 달려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미지의 세계(미래)를 향한 인간의 상상이 현실성의 유무에 따라 '희망'이 될 수도 '망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현실적 환상을 쫓아 낭만적 모험을 강행했던 돈키호테를 우리가 '망상가'로 기억하는 것은 그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에 집착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돈키호테를  단순히 헛된 망상에 사로잡힌 비현실적 이상주의자로 평가하는 것은 이상과 현실, 감성과 이성, 몽상과 경험 등을 통해 인간의 실존적 문제들을 다루고자 했던 세르반테스의 의도에 반하는 것이 된다. '희망'과 '망상'의 경계에 서 있는 인물 돈키호테는 보는 관점에 따라 허무맹랑하고 허황된 꿈을 쫒는 '망상가'가 될 수도,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주체적 '행동가'로 인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 필자는 마치 돈키호테처럼 '상상'과 '망상'의 첨예한 경계에 놓여 있는 시대 담론을 포스팅하려고 한다. 바로 '기본소득제'에 관한 글이다. 





'기본소득제'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그러나 아는 사람들에게 조차 재원 마련의 방법, 정책시행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부작용, 그리고 무엇보다 그 성공 가능성 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문제의 정책이다. 필자는 일전에 '기본소득제'와 관련된 글을 포스팅 한 바 있다. 그 글의 말미에 앞으로 정치 시사 글과 함께 '기본소득제'를 소개하는 글들을 포스팅 할 계획이고,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며 이 제도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나 그 글 이후로 지금까지 기본소득제와 관련된 어떤 글도 포스팅하지 못했다. 


관련글  인류 최강의 정책, 기본소득제를 알고 계십니까? ◀ (클릭)


'기본소득제'의 취지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과연 우리나라에서 이게 되겠어?'라는 현실적 질문 앞에서 번번히 가로 막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 질문이 이 제도가 사회적 담론으로서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사회의 제도권과 기득권이 부여잡고 있는 공고한 시스템은 물론이고 보편적 복지에 대한 대중들의 몰이해와 사회구조적 편견을 '기본소득제'의 목적과 당위성만으로 뚫고 나가기에는 버거워 보이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냉정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기본소득제를 주장하는 주체들의 가슴은 돈키호테의 그것처럼 적극적이고 정열적이며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차 있는 것 같다. 변화와 혁신을 기대하기 힘든 폐쇄적 사회구조, 턱없이 부족한 인적·물적 인프라, 비현실적 망상에 불과하다는 세간의 편견과 오해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믿고 있는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지난 2014년 2월 23일 발족한 '기본소득 공동행동'은 기본소득의 개념과 방향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이를 구체적화 할 수 있는 플랜들을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연구 중이고, 한겨레21에서도 꾸준히 기본소득제의 개념과 방향을 소개하는 연재 글을 게재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이재명 성남 시장이 '기본소득 청년배당'을 소개하며 기여와 조건에 관계없이 구성원에게 최소한의 수입을 보장해 주는 기본소득의 실현을 위해 시민들의 협조와 관심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미 기본소득제를 부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브라질, 나미비아, 북유럽, 알래스카 등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일 뿐이지만 10여 년 전부터 '기본소득제'의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 정책시행을 위한 세부적 계획과 운영 방안 등이 매우 세밀하게 연구되어 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본소득제'는 향후 사회적 여건에 따라 매우 탄력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높다. 


언급한대로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고 척박하며 버겁다. 그러나 현대문명을 비약적으로 살찌워 왔던 성장위주의 정책과 이로부터 기인한 자원고갈, 환경파괴, 부의 편중과 집중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 극단적인 계층간 불균형, 고용불안, 실업률 증가 등등의 제반문제들이 인류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할 때, 우리는 '기본소득제'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생존의 절박함을 해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서 연구되고 추진되어 온 정책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 체제의 보호아래 신자유주의는 무한경쟁을 통한 승자독식의 결과적 불평등을 성장과 성공이라는 그럴듯한 신화로 교묘히 위장해 가며 사회구조적 모순과 폐해들을 곳곳에서 양산해 내었다. 이를 치유하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회의 균등이 반드시 이루어 져야만 한다. '기본소득제'의 궁극적 목표는 바로 이 지점에 놓여 있다.


인간은 누구나 꿈을 꾼다.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가슴 속에 꼭 부여잡고 있는 꿈들이 있다. 그 꿈들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병행되어야만 한다. 타고난 재능, 스스로의 노력, 사회적 환경 등의 여러 조건들이 선의의 작용을 일으킬 때 그 꿈은 이루어지거나 적어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사회는 그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조차 제공되지 않고 있다. 적어도 이 부분은 대부분의 사회구성원들이 동의할 것이라 믿는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참을 수 없는 슬픔을 견디고 

바로 잡을 수 없는 불의를 바로 잡으려 하고

두 팔의 힘이 다 빠질 때까지

닿을 수 없는 별을 향해 나아가는 것

아무리 멀고 희망이 없어 보여도

그 별을 찾아 가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의 길이라오

조롱과 상처로 가득한 한 인간이 

마지막 남은 힘까지 짜내어

닿을 수 없는 저 별에 이르려 애쓴다면

세상은 그만큼 밝아지리라




약 400년 전 세상과 맞서 자신의 꿈을 쫓아 거침없이 나아갔던 이 낭만적 기사의 '희망가'야 말로 천근같은 삶의 무게에 꿈을 잃어버린 이 불행한 세대를 위한 진정한 '찬가'가 아닐까?





'기본소득제'는 사회구성원들에게 적어도 미래를 위한 동등한 기회는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의 꿈이 담겨있는 정책이다. 모든 사람에게 기본소득을 주어야 한다고 믿는 이 사람들의 꿈이 다중을 살리는 '희망'이 될 지, 아니면 부질없는 '망상'으로 끝나게 될 지는 이제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 


아무리 멀고 희망이 없어 보여도 닿을 수 없는 저 별에 이르려 여러분이 애쓴다면 세상은 그만큼 그에 비례해서 밝아질 것이므로.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꿈꾸는, 1인 미디어 바람부는언덕을 후원해 주세요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