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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민주당.."하늘이 두 쪽 나도" 5일 국회 열어야 한다

ⓒ서울경제

 

"국민의당도 민주당의 단독 국회 개원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민주당의 양보를 촉구했다."

세계일보의 4일자 "與 "하늘 두 쪽 나도 본회의 열 것".. 野 "독재 선전포고" 반발" 기사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세계일보의 보도 내용은 사실일까요? 결론적으로 말해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말을 지능적으로 비튼 왜곡 기사입니다. 두 사람이 저렇게 말한 것은 맞지만, 발언의 전체 맥락은 5일 국회 개원에 방점이 찍혀있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의 어떤 말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발언을 볼까요. 심 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의에서 "20대 국회에서 드러났던 습관성 보이콧이 21대 국회에서 반복되면 통합당의 존재는 국민에게 '만성 비염'과 같은 존재로 전락하게 될 수 있다"고 각을 세웠습니다.

이어 "3차 추가경정심사안과 각종 민생법안 처리가 시급한 만큼 하루 빨리 시작해서 국민의 염려를 덜어야 한다"며 "이번만큼은 진영 대결로 법정시한을 넘겨선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코로나19 재난으로 엄중한 시기에 '나치 독재' 운운하면서 또 다시 보이콧 카드를 만지작하는 것은 국민의 바람과 거꾸로 가는 것"이라며 통합당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문을 연 국회는 원구성 협상 문제로 민주당과 통합당 간의 기싸움이 한창입니다. 심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협치를 주문했지만, 발언의 대부분을 원구성 협상을 빌미로 국회의장단 선출 법정시한을 지키지 않으려는 통합당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21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 법정시한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국회가 내일(5일) 정상적으로 열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그는 "만약 이대로 여당이 단독 개원을 강행한다면 대한민국 국회 역사에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지금 슈퍼여당의 모습은 상대는 굶고 있는데 자신은 양손에 떡을 들고 입으로 하나 더 물려는 모습은 아닌지 생각해 보라, 국민들 보시기에도 결코 좋은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민주당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두 사람은 단독 개원 방침을 정한 민주당이 조금 더 유연한 모습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지만, 국회 개원 법정 시한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세계일보는 두 사람이 민주당 단독 개원 방침에 반대한다고 주장한 것처럼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그것도 단독 개원이 "독재"라는 통합당의 일방적 주장을 헤드라인으로 뽑으면서 말이죠.

주지하다시피 이미 민주당은 "하늘이 두 쪽이 난다해도 5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할 것"(김태년 원내대표)이라 못을 박은 상태입니다. 민주당이 초반부터 강하게 밀고나가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역대 최악의 국회로 손꼽히는 20대 국회의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이죠.

지난 총선에서 국민이 민주당에게 과반이 넘는 177석을 몰아준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야당의 발목잡기에 휘둘리지 말고, 개혁 과제의 완수와 국정 운영에 집중하라는 것이 총선 결과에 담겨있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통합당은 21대 국회가 개원하기 전부터 상임위의 요석 중의 요석인 법사위와 예결위를 자신들이 갖겠다고 떼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 이것이 가당키나 한 얘기인가요. 20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와 예결위를 꿰찬 통합당의 국정 발목잡기를 상기해 보십시오. 국정 난맥과 국회 파행의 지난한 과정을 떠올려보면 그 자체로 천부당 만부당하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입니다.

그럼에도 통합당이 이같은 허무맹랑한 주장을 펴는 이유는 20대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법사위와 예결위를 움켜쥐고 국회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저의 때문입니다. 통합당 마음대로 법안 상정은 물론 예산 심의까지 쥐락펴락하겠다는 심산인 것이죠.

20대 국회 내내 국회파행을 주도했던 통합당은 그 후과로 민심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습니다. 자신들의 과오를 겸허히 인정하고 총선 민의를 받들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통합당에게 이를 기대하기란 애시당초 요원한 일입니다. 국정농단과 탄핵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커녕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사사건건 반대와 몽니로 국회를 마비시키고 국정을 불안하게 만든 당사자들이 바로 통합당이 아니던가요. 

 

통합당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애시당초 달라질 위인들이 아니죠. 원구성 협상 단계부터 예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내 보이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이는 명확합니다. 보수언론의 지원사격을 받으면서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정부의 발목을 잡고, 정치·사회 개혁을 가로막으며 당리당략에 따라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속내인 것이죠.

 

민주당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태년 원내대표의 말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회 공전의 책임은 이제 통합당이 아닌 민주당의 몫이기에 그렇습니다. 오늘 국회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해야 합니다. 총선 민의를 받들어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177석의 거대여당이 과거처럼 야당에 힘없이 끌려다닌다면, 민심의 역풍이 민주당으로 향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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