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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정상 칼럼을 쓰기 어려운 관계로 지난 1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조국 장관과 검찰 수사, 어떻게 봐야 하나>와 관련해 짧게 쓸까 한다. 이날 패널로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참석했다.

 

사실 이날 방송을 다 보진 못했는데, 1시간 조금 넘게 시청한 내용 중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만 따로 떼내어 언급해 볼까 한다.

 

다음은 박형준 교수의 발언 중 일부. 방송 시작 1시간 4분 경부터 1시간 7분 언저리까지 검찰수사를 문제 삼는 청와대와 여권에 비판하는 부분이다. 내용이 조금 길긴 한데, 검찰수사와 관련해, 그리고 검찰개혁과 관련해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다 옮겨본다.

 

"준사법기관이라는 것이 무소불위의 힘을 가하라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해주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역대 개별 사건에 대해 지휘를 한 게 이승만 대통령 때 한 번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 때 딱 한 번 있었다. 강정구 교수 사건 때. 그 외에는 법무부 장관이 개별 수사에 대해서 지휘를 한 적이 없다"

 

"그런데 마치 검찰총장이 검찰에 일어난 일을 모두 법무부 장관에게 일일히 보고해야 된다? 그것은 지휘체계가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사건에 대해서 정보보고를 하는 수준이지, 수사의 독립성에 관해서는 우리가 검찰에 맞겨준 권리다. 그리고 그것은 국민이 부여해준 것이다"

 

그것을 가지고 민주적 통제를 하겠다는 게, 예를 들어서 이렇다.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이후 다 중요한 가족들이나 측근들이 수사를 받았다, 살아있는 권력일 때. 살아있는 권력일 때 아마 똑같은 불만들을 가졌을 것이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한다. 과거 검찰들이 정치 전혀 안 한 것이 아니다. 정치 했다. 그리고 그런 정치적 판단이 게재되면서 어떤 수사를 과잉 수사를 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때 그런 수사를 받았던 살아있는 권력들이 검찰을 공격하고 과잉수사다, 과잉수사를 한다는 불만이 있었다 하더라도, 또 그런 정치적 고려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하더라도 검찰을 그렇게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두 가지 때문에 그렇다. 하나는 그렇게 하는 순간 권력남용이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권력남용이 되고 여당, 여권의 권력남용이 되는 것이다. 그게 바로 민주공화국 원칙에도 안 맞는다"

 

"그리고 두번째는 그렇게 함으로 인해서 가장 중요한 국민적 신뢰를 받아야 될, 국민들이 5년 동안 위임한 권력들 내부의 분쟁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불만이 가득 찼어도 검찰을 공격하는 일은 최대한 자제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 대해서 제가 정말 놀란 것은 이런 어떤 일에 대해서 여권이 검찰을 공격하고 나온다. 죄송한 말입니다마는 유 이사장님은 위헌적 쿠데타라는 말까지 썼다. 그러니까 이런 이야기들이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사회의 기본적인 가치, 이런 것에 대해서 헌법가치를 약화시키고 무너뜨리는 것이다"

 

일전에 <썰전>과 관련해 박형준 교수를 비판한 글을 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이유는 합리적 보수로 위장한 박 교수 같은 인물이야말로 그럴듯한 궤변으로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런 인물들은 부드러운 이미지와 유려한 언변으로 사실을 교묘하게 왜곡하는데 능하다. 곡학아세로 혹세무민하는 박 교수의 스타일은 이번 토론에서도  도드라졌는데, 인용한 부분은 궤벨스 뺨 칠 정도의 역대급 궤변을 선보이고 있다.

 

박 교수의 주장은 요컨대,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상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설령 검찰에 불만이 있어도 지금처럼 드러내놓고 압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강변한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도 없었던 일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박 교수의 주장은 (참여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제외한) 역대 정권들이 검찰 출신 민정수석과 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을 통해 검찰조직을 통제해왔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1'도 없다.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 선에서 알아서 정권에 유리하도록 수사해 주니 여당에서 검찰 수사에 불만을 가질 리도 없거니와 부당함을 토로할 일 자체가 아예 없었던 것이다.

 

실제 박근혜 정권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그 일을 완벽히 수행했다. 우병우는 민정수석의 힘을 이용해 검찰 수뇌부에 압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김수남 검찰총장과 수시로 통화하며 자신을 겨눈 검찰 수사마저 무력화시키려 했다.

 

우병우가 인사권을 앞세워 검찰 조직 내에 '우병우 사단'을 만들 만큼 절대적 영향력을 끼쳐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검찰 소환 당시 팔짱을 낀 채 유유자적 하던 모습이 우병우와 검찰 사이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던가.

 

황교안은 또 어떤가. 황교안은 법무부 장관 당시 국정원 사건을 수사하던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지시를 내려 결국 채 총장이 옷을 벗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가기관이 개입한 불법부정선거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총장을 법무부 장관이 축출한 것이다.

 

황교안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서 법무부와 청와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국정원법 위반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원세훈 국정원장을 기소하자,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함으로써 (박 교수가 강조했던) 검찰의 독립성을 치명적으로 훼손했다.

 

황교안은 또 세월호 참사를 수사하던 광주지검에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당시 황교안 장관으로부터 수사와 관련해 외압을 받았다는 광주지검 검사의 구체적 진술까지 나온 바 있다.

 

어디 이뿐인가. 황교안은 2013년 박근혜의 지시에 의해 김기춘 비서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차한성 전 대법관 등과 함께 소인수회의를 열어 강제징용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참고로 2013년 김학의 성접대 사건과 관련해 곽상도 당시 민정수석 역시 경찰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런데 박 교수는 우병우와 곽상도, 황교안이 민정수석으로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저질렀던 권력남용 부분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청와대와 여당이 검찰수사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의 핵심 참모였던 박 교수는 민주주의 퇴행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입장이다. 이를 상기하면 그가 왜 이와 같이 교모하게 논점을 흐리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해 볼 수 있다.

 

박 교수의 궤변은 한국당을 위시한 수구보수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장관에게 무차별적인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는 이유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조국 장관이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보여준다.

 

바로 박 교수가 이날 말하지 않은 그 것, 과거 우병우와 곽상도, 황교안이 했던 막돼먹은 그 짓을 막기 위해서다. 정권의 명운을 걸고 검찰개혁을 추진하려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법무부 장관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치권력과 검찰의 추악하고 은밀한 거래는 이제 정말 끝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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