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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마침내 꼬리가 밟힌 검찰-종편-통합당 게이트

ⓒMBC 뉴스 화면 갈무리

 

지난해 10월 1일 방송된 MBC PD수첩 ‘장관과 표창장’ 편에서 익명을 요구한 현직 검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인 정겸심 교수의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해 기소를 한 것은 굉장히 부실한 수사였다고 말입니다.

그 검사는 또 "원본도 찾지 않고 피의자 조사도 하지 않고 그냥 무턱대고 청문회 당일 기소를 한 것 자체만 봐도 특수부 수사가 굉장히 의도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고 검찰을 꼬집었습니다.

기억을 거슬러 조국 전 장관 인사청문회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TV를 시청하던 많은 이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장면이 거듭 연출됐습니다.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처와 자녀 등 온 가족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 구속될지도 모른다,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도 "만약 부인이 기소된다면 법무부 장관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고 했고,  같은당 주광덕 의원 역시 "공소시효 만류가 오늘밤 12시이기에 검찰은 기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이 기소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기라도 한듯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조국 후보자를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위원장을 포함해 야당 의원들이 후보자에게 '기소', '구속'을 거론하는 모습은 청문회에서는 보기 힘든 아주 이례적인 장면입니다.

그들의 말은 현실이 됐습니다. 정 교수는 그날밤 청문회가 끝나기 직전 전격 기소됐습니다. 단 한 차례의 소환조사도 없이 이뤄진 기소였습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청문회 당시의 모습을 납득하게 만드는 고백이 현직 기자의 입으로부터 터져나왔습니다.

한 현직 기자가 "검찰이 특정 기자들한테 ‘우리가 (오후)11시쯤 법원에 (공소장을) 보낼 거다. 하지만 발표는 12시 이후에 할 테니까 그렇게 알고 아침자로 준비하라’고 팁을 줬다"고 털어놓은 것이죠.

그 기자는 그날 오후 8시부터 12시 사이에 "검찰과 보수당과 언론의 3자 커넥션이 작동한 거 같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검찰과 언론, 그리고 한국당 사이에 모종의 커넥션이 있었다는 뜻으로, 청문회 당일 이들이' 짜고치는 고스톱'을 쳤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면에서 어제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었던 채널A 이동재 기자의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 비위 폭로 협박 논란은 이같은 '검찰-언론-보수당' 사이의 삼각 커넥션 의혹의 실체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입니다.

MBC는 3월 31일 금융 사기죄로 구속된 전 신라젠의 대주주 이철 씨의 제보를 토대로 채널A 법조팀 이동재기자가 신라젠 행사에 강의를 한 적이 있는 유이사장의 비위를 알고 있으면 털어 놓으라고 협박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채널A 이동재 기자의 행태는 취재가 아니라 회유, 강요, 협박에 가깝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모 검사장과의 친분을 드러내며 유 이사장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거세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는 유를 쳤으면 좋겠고 1번으로…사실 유를 치나 안 치나 뭐 대표님한테 나쁠 건 없잖아요."

"가족 와이프나 자녀가 마음에 걸리시는 거예요? 아니면 재산 추징 그게 마음에 걸리시는 거예요?"
"(협조) 안 하면 그냥 죽어요. 지금 보다 더 죽어요."

"제가 그래도 검찰하고 제일 신뢰 관계 형성 돼 있고 속칭 윤석열 라인이나 기사 보시면 많이 썼어요…충분히 검찰과 협의를 할 수 있고 자리를 깔아줄 순 있어요. (검찰하고요?) 네 검찰하고…"

"이렇게 하면 실형은 막을 수 있어요. 가족은 살릴 수 있어요. 가족을 어떻게 살릴 것이냐 그 부분은 이제 잘 조율을 해야죠."

채널A 이동재 기자는 윤석열 총장의 이름까지 거론하면서 검찰수사가 가족에게까지 미칠 수 있다고 이씨를 협박했습니다. 기자인지 조폭 깡패인지 가늠하기 힘들 만큼, 이씨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죠.

몰론 이같은 모습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습니다.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인 데다가, 조국사태 등기 검찰과 언론의 유착 의혹이 수면 위로 생생하게 드러났으니까요. MBC가 단독보도한 "'가족 지키려면 유시민 비위 내놔라"…공포의 취재'" 편은 이를 다시 한 번 재확인시켜 주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분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겁니다. 검찰이 소스를 제공하면 언론은 이를 부각시키고, 보수세력이 이를 토대로 정부여당을 공격하는 추악한 거래의 후과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 절실한 이유는 그 때문이겠죠. 우리의 후손들에게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물려주어서는 안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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