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 연말을 앞두고 전국의 대학가와 중고등학교는  아니게 대자보 열풍에 휩싸였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에 푹 빠져있는 세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투박한 손글씨에 우리 사회는 크게 술렁거렸다.

'안녕들 하십니까' 시작하는 대자보는 당시 철도민영화와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 등의 사회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시대의 무관심을 지적하고 있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대자보가 묻고 있는 것은 사람들의 '안녕'이었다우리가 습관처럼 말해왔던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사람들이 격하게 공감했던 이유는 '안녕'하지 못한 삶에 대한 자조와 결코 '안녕'  없는 시대에 대한 원망 때문이었다.

학교와 학원, 독서실과 집에 갖혀 세상과는 유리된  오직 입시에만 매달리길 강요받아온 그들 세대의 이야기가 대자보를 통해 터져 나왔던 것이다.

당시 대자보를 작성했던 고대생 주현우씨는 "우리는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한 것도모르는 것도 아닙니다단지   번이라도 그것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목소리내길 종용받지도 허락받지도 않았기에그렇게 살아도   없으리라 믿어온 것뿐입니다"라며 우리 사회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를 끄집어 냈다.

우리들이 정확히는 학생 세대들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가 주현우씨의 자조섞인 원망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고 생각한다한창 자아를 알아 가고 세상을 고민해야  시기에 그들은 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경쟁의 시스템 안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것도, 고민을 표현하는 것도 허락받지 못한  살아가야만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어디 그들 세대만의 문제일까우리사회에는 주현우씨의 탄식처럼 여전히 스스로 고민하고 목소리내길 허락받지 못한 수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학원에서 어른들에 의해 강요받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안녕'하지 못하면 절대로 '행복'  없는 법이다과연 누가 
저들에게  '안녕' 물을 것이며 감히 '행복' 거론할  있을까.





우리나라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2009 조사를 시작한 이래 작년까지 내리 6 동안 꼴찌를 기록했으니 이제 우리나라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세계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말해도 틀린 말이 아니게 됐다.

그런데 어제(19이를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영국의 ' 칠드런스 소사이어티'(The Children's Society) 발표한 '좋은 어린 시절 보고서' 따르면 전세계 15개국 53000명의 10세와 12 아동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영국과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이 가장 만족도가 낮은 각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은 선생님과의 관계와 선생님이 평등하게 자신들을 대하는지 등을 묻는 학교 생활에 대한 만족도에서 전체 15개국  최하위를 기록했고자신의 신체에 대한 만족도에서도 역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칠드런스 소사이어티 매튜 리드 대표는 "영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됐지만 어린이들의 행복은 아직도 바닥 수준"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다그렇다면 그보다  낮은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행복 수준은 어디쯤이라는 건지 난감하기만 하다. 





앞서 언급한 '주관적 행복지수' OECD 매년 발표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지수에 포함되는 항목이다. OECD 매년 물질적 행복보건과 안전교육가족과 친구관계행동과 생활양식주관적 행복  6가지 영역에 대한 조사를 통해 행복지수를 발표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 정도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주관적 행복지수' 주관적 건강과 학교생활 만족도삶의 만족도소속감주변 적응 상황외로움  6가지 영역의 응답률을 수치화한 것이다.

그런데 OECD 행복지수 결과에서는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우리나라는 교육 성취도와 생활방식을 측정하는 '교육항목과 '행동과 생활양식항목에서는 OECD 국가  1위를 차지했고, '물질적 행복 '보건과 안전항목에서는 OECD 평균(100)보다 10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행복은 결코 성적이나 물질적 혜택과 비례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이는 경제성장과 삶의 질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한국 경제행복지수 측정에 관한 연구결과와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위에 열거한 지표들은 공부를 잘해야돈이 많아야남들보다  좋은 직장을 가져야만 행복할  있다는 사회적 통념을 보기좋게 무너뜨린다우리는 이제 행복의 조건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한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유대인 엄마들은 "오늘 선생님에게 어떤 질문을 했니"라고 묻는 반해 우리나라의 엄마들은 "오늘   맞았니"라고 묻는다 한다.

  아이의 미래는 어쩌면 바로  지점부터 갈라지는 것인지도 모른다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기 위해 질문을 하는 아이와 시험과 경쟁이 판치는 획일적 교육에 내몰린 아이의  길이 같을 수는 없는 까닭이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시험 성적을 묻는 엄마들의 모습은 우리에겐 매우 익숙한 풍경이다그러나 이것을 전적으로 엄마들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엄마들의 모습은 우리사회가 만들어낸 일그러진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능력과 자질보다 학력과 학벌이 중시되고, 인성보다 지식이 중요한 사회공존보다 경쟁을 통한 적자생존을 강요하는 사회에서라면 우리나라 엄마들이 느끼는 초조와 불안은 충분히 공감할 만 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십분 이해한다 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 자신의 '안녕'이고 '행복'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아무리 좋은 교육 환경과 물질적 지원이 제공된다 한들 아이들 스스로가 '안녕'하지도 '행복'하지도 않다고 느끼고 있다면 이제는 정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가정과 우리 사회 모두가 나서야 되지 않을까?





사랑하는 자식들이 '안녕'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다면 세상 어느 부모가 '안녕'  있을까국가의 장래를 짊어질 학생들이 '안녕'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다면 과연 어느 나라의 미래가 '안녕'  있을까?

"당신의 자녀들은 안녕하십니까우리나라의 학생들은 행복한가요?"

나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안녕' 못한 현실에 대한 각성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갈 것이고,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들이 구체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바람부는 언덕의 정치실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클릭)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08.20 07:56 신고

    스페인에 다녀온 사람이 스페인이 참 살기 좋다고
    하더군요
    짧은 시간에 그걸 느꼈으니..
    그만큼 여기가 헬..맞습니다

  2.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08.20 12:17 신고

    어떤 분이 말씀하시기를 지금 우리 아이들은 국영수만 공부한다고. 이 아이들이 30-40년 후 직장에 들어갈 때가 되면 실업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세계는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감성과 느낌을 통해 삶을 살아갈 때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08.20 13:33 신고

    저는 지금 '과자 내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이 채글 읽으며 가공식품이 우리인체에 얼마나 치명적인 독약인가 정제당이며 트랜서 지방의 유해성을 읽으며 학교가 죄를 짓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그 배후에 제약회사라는 마피아들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고요. 자본의 논리 기득권의 논리를 가르치는 학교... 책 속에 이데올로기가 있다는 걸 눈치 채지 못하고 열심히만 교과서를 가르치면 훌륭한 교사라고 착각하는 교사들.... 참으로 기막힌 학교입니다. 탈학교 학생이 늘어 나는 이유를 알만 하지 않습니까?

  4.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5.08.20 17:10 신고

    정말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1%를 나머지 99%의 들러리가 확실해집니다.
    아이들을 만나 물어보면 차별을 당연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