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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언론이 조국과 황교안, 나경원을 다루는 방법

 

ⓒ 오마이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이 정부의 공정과 도덕성 담론을 주도해온 조 후보자가 국민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니 무리는 아니다. 더욱이 조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아이콘이자 상징과 같은 존재다. 도덕성 논란에 정파와 진영논리가 개입되면서 전선은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그런데 가만 보면 언론의 행태가 고약하기 이를 데 없다.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의혹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것. 후보자와 가족, 일가 친척에 대한 신상털기는 물론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까지 마구 양산시키고 있다. 후보자 자녀가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는 뉴스가 그 대표적 사례다.

 

양적인 측면에서도 상상을 초월한다. 후보자 지명 이후 지금까지 관련 가사만 무려 2만여 개에 이른다. 편파성도 의심받는다. 네이버를 통해 같은 검색어로 검색한 결과다.

 

조국 의혹 63, 819건

황교안 의혹 41, 747건

나경원 의혹 35, 078건

 

조국 딸 특혜 의혹 2, 437건

황교안 아들 특혜 의혹 1,470건

나경원 딸 특혜 의혹 908건

 

조국 딸 31, 023건

황교안 아들 7, 912건

나경원 딸 5,181건

 

조국 딸 고려대 부정입학 1,088건

황교안 아들 KT 특혜 627건

나경원 딸 성신여대 부정입학 385건

 

이쯤되면 언론이 거의 죽기 살기로 '조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터다. 조 후보자 딸이나 황교안 아들, 나경원 딸 의혹 등은 '스카이 캐슬' 너머 그들만의 세상에 대한 얘기다. 기득권이 누리는 특권과 특혜, 되물림되는 부와 기회의 쏠림 현상을 정조준한다.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닌 계층과 계급 이슈인 것이다.

 

ⓒ 연합뉴스

 

그런데 언론이 조 후보자와 황교안·나경원을 다루는 방식은 달라도 참 많이 달라 보인다. 나는 이것이 '조국 논란'이 오늘에 이르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던 안경환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배경에는 아들의 성폭력 및 대학 부정입학 의혹 제기가 있었다. 한국당과 언론들은 '지금처럼' 의혹을 집중 제기했고, 안 후보자는 검증의 불똥이 아들에게 튀자 미련없이 공직의 꿈을 접었다.

 

이후 안 후보자 아들은 주광덕·여상규·김진태·곽상도 의원 등 10여 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결과는 모두가 안다. 1심과 2심에서 재판부는 의원들이 허위 사실로 안 후보자 아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35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당시 언론은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안 후보자 아들 관련 의혹을 마치 팩트인 것처럼 보도했다. 주거니 받거니다. 정치권은 의혹을 폭로하고, 언론이 그것을 그대로 받아쓴다. 언론이 의혹을 제기하면, 정치권이 이를 공세의 수단으로 활용한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선동은 문장 한 줄로도 가능하지만, 반박에는 수많은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면 이미 사람들은 선동당해 있다"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이 나라 언론은 한쪽으로 너무 기울어져 있다고. 나치의 전설적 선동의 대가 괴벨스의 말을 곱씹어야 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시류에 휩쓸리지 말고 냉정하게, 그리고 이성적으로 현재 펼쳐지고 있는 국면을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다.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노무현'을 그렇게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