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지난 2017년 11월 14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일원에서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숭모제와 박정희 역사자료관 기공식, 대한민국정수대전 등 다양한 행사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남유진 당시 구미시장, 김익수 구미시의회 의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자유한국당 백승주·장석춘·이철우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태환·임인배 전 의원과 박사모 회원, 시민 등이 참여해 박 전 대통령 탄생을 기렸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비슷한 시각 생가 입구에서는 구미참여연대와 민주노총 구미지부 등 시민·노동단체 회원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구미시가  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생가 인근에 건립할 예정인 '박정희 유물전시관'에 반대한다는 내용이었다.

 

추모와 비판. 한 사람을 사이에 두고 전혀 다른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공산화를 막아낸 '구국의 영웅'이자 경제를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위대한 지도자'라 추앙받는 한 사람이 다른 한쪽에서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한 악명높은 '독재자'로 기억되고 있다.

 

헌정사상 최초로 삭발을 감행한 제1야당 대표로 기록될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박정희의 치적을 치켜세우는 대표적 인물 가운데 하나다. 박정희에 대한 황 대표의 남다른 애착은 5·16 쿠데타에 대한 평가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2009년 저술한 집회시위법 해설서에서 5·16 쿠데타를 '혁명'으로 서술했던 그는 총리 시절에도 "5·16이 쿠데타인가, 혁명인가"를 묻는 질문에 "답하면 논란이 생긴다"며 두루뭉술 넘어간 바 있다.

 

그러나 5·16 쿠데타는 법적·역사적·학술적으로 평가가 이미 명확히 내려진 사안이다. 이를 '혁명'으로 표현하고, 쿠데타라 답하지 않은 박정희에 대한 황 대표의 인식이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다는 방증일 터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2기 여성정치아카데미 입학식'에서 나온 황 대표의 발언 역시 그 연장선 위에 있다.

 

황 대표는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여러 논란이 있지만, 굶어죽던 사람들이 많을 때 우리를 먹고 살게 한 리더"라며 "박정희 대통령을 부정하는 것은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이어 "좋은 분이 리더가 될 때 나라의 번영과 발전, 국민들의 행복, 안전과 사회가 행복한 사회가 되는 것"이라며 "만약 우리가 (북한처럼) 사회주의를 선택했다면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먹고 살기도 힘든, 인간답지 못하고 인권이 없는 사회에서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많는 사람들에게, (특히 60~70년대의 극심한 가난을 경험했던 사람들에게) 박정희는 획기적인 경제개발계획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해 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기억된다. 찢어질듯 가난했던 궁핍한 현실을 벗어나게 해준 인물이자, 서민들의 애환을 아는 소박하고 소탈한 지도자로 인식되고 있다.

 

산업화와 근대화의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박정희를 치켜세우는 이들이 내세우는 일관된 주장이다. 황 대표의 이날 발언도 그런 맥락일 터다. 경제성장 신화의 주역으로서 박정희의 공을 대대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이다. 박정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공적이 있는 반면 그 역시 과오가 있다. 분명한 것은 한 인물에 대한 평가는 공과가 동시에 기록될 때 온전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 오마이뉴스

 

박정희는 어떨까. 그는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19년 동안 권좌에 앉아 있었다. 박정희 사후 다시 한 번의 군부 쿠데타로 군출신 대통령이 12년 동안 권력을 잡았다. 박정희와 그를 추종하던 정치적 후예들이 집권한 기간만 무려 30년에 달한다.

 

30년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다. 더구나 그 시기는 모든 권력이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된 독재의 시대였다. 정치·사회·문화·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독재자의', '독재자에 의한', '독재자를 위한' 사상적·물리적 통제가 가능했다.

 

실제 그랬다. 박정희 체제에 대한 비판과 도전은 어떤 식으로든 용납되지 않았다. 사법역사상 최악의 사법살인으로 기억되는 인혁당 사건을 비롯해 동백림 사건, 민청학련 사건 등 수많은 용공조작사건이 그 때 자행됐다. 그로 인해 박정희 독재에 맞서 저항했던 수많은 민주인사들이 목숨을 잃거나 탄압을 받아야 했다.

 

일반 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박정희를 욕하거나 비난했다는 이유로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 감금과 고문을 당해도 어디에 하소연조차 할 수 없었다. 그 시절은 헌법 위에 군림했던 박정희가 곧 '국가'였던 시대였으며, 독재 권력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심장을 갉아먹던 서슬 퍼런 폭력의 시대였다.

 

소박·소탈한 서민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도 왜곡·과장됐다는 평가다. 많은 이들이 농민들과 둘러앉아 소탈하게 막걸리를 마시던 모습으로 박정희를 기억하고 있지만, 그는 궁정동 안가에서 젊은 여인들과 어울려 자주 연회를 즐겼던 대통령이었다. 연산군 시절 젊은 여인들을 궁으로 데려오는 조직이었던 '채홍사'(採紅使)는 박정희 시대에도 존재했다.

 

박정희가 친일파 일본군 장교출신으로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고, 해방 이후 남로당에 가입해서 좌익활동을 했으며, 그 때문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는 사실 역시 베일에 가려졌다. 이 모두는 우리가 알고 있던 박정희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다.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산업화와 근대화의 공적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말살했던 독재자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 둘 모두 박정희의 본 모습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박정희의 업적을 칭송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탄압했던 권력자의 브레이크 없는 폭주와 부끄러운 치부는 철저하게 가린 채 공만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황 대표 역시 이 문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박정희를 부정하는 것은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발언이 나온 배경일 터다.

 

그러나 이는 박정희의 한쪽 면만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객관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더욱이 박정희 유신독재의 무자비한 폭력에 피해를 당한 희생자와 유족들을 생각한다면 지극히 비인도적인 발언이다.

 

과거에 대한 올바른 성찰 없이는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없다. 이는 일본 극우세력들의 과거사 인식 행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일본은 지금도 과거사를 끊임없이 왜곡·미화하면서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와 반인륜적 범죄의 흔적을 지우려 하고 있다. 우리가 일본의 행태에 분노하는 이유일 것이다.

 

황 대표의 인식은 일본 극우세력의 논리와 크게 차이가 없을 뿐더러, '5·16 혁명'이라는 문구를 삭제한 현행 헌법과도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다. 역사는 물론 헌법까지 부정하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황 대표 자신이다. 

 

  1.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09.18 15:55 신고

    한국 보수의 한계가 아닐까요?
    이승만, 박정희를 띄우다보니
    친일과 독재에 대한 국민과 괴리된 시각을 가질 수밖에요..
    한심합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9.09.18 17:19 신고

    나라를 망친 자들...
    이들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주권자가 누구인지도 모릅니다.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9.09.18 22:30 신고

    역사는 연속적인 장면을 계속 생산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거울을 비추고 있죠.
    숙고와 자기반성이 워낙 없고 뻔뻔하다보니, 저렇게 스탭이 안맞는 것이죠.
    오죽하면 지금 삭발쇼라며 조롱을 할까요~

  4.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09.20 00:19 신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금 문재인이 하고 있는거 같읍니다.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천명함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이제는 정말 일각의 표현대로 '역사와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를 입증하듯 나라가 정확히 둘로 갈라 졌다. 그 어디에도 박 대통령이 대선후보시절 강조하던 국민통합은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분열과 불신,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지독한 갈등과 대립 뿐이다. 물론 정국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은 다름 아닌 박 대통령 자신이다. 그는 국민과 약속했던 통합과 화합의 정치 대신 분열과 대립의 정치를 고집함으로써 나라와 국민을 혼란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불과 10년 전에 "역사에 관한 일은 국민과 역사학자의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경우든 정권이 재단해서는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던 그가 정치권과 시민단체, 학계와 교육계, 일반시민들과 대학생, 그리고 중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국정교과서를 강행한 것을 이해하려면 역시 아버지인 박정희에 대한 역사의 박한(?) 평가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설마 일국의 대통령이 째째하게 개인사의 문제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겠는가 하고 반문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박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정치 입문 이후의 행적들을 살펴보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통해 부친에 대한 부당한 평가를 바로잡겠다는 그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아버지에 대한 '신원 회복'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의 기저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박 대통령은 결정적 오판을 하게 된다. 아버지의 신원을 회복시키기 위한 방법과 인식이 애초부터 잘못 설정되어 있는 탓이다. 박 대통령이 아버지의 과오를 바로잡으려면 할수록 그 과오들은 오히려 더욱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는 간과했다.

박 대통령 자신에게는 더없이 좋은 아버지였을지 모르겠으나, 박정희의 친일행적과 남로당 활동 이력, 5•16 쿠데타 이후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자행했던 수많은 용공조작 사건들, 영구집권을 위해 단행한 반민주적인 유신헌법과 인권 유린 등은 여전히 첨예한 논쟁 중이다. 뿐만 아니라 박정희 군사독재의 피해자와 유족들이 여전히 생존해 있다. 그들이야말로 박정희 시대의 '과'를 보여주는 산증인들이 아닌가.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아버지 시대의 '과'를 바로잡겠다며 대다수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추진했다. 긁어 부스럼이 따로 없다. 역사문제를 들춰내면 낼수록 박정희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진다는 것을 그는 모르는 것 같다. 박 대통령의 모습은 마치 가라앉아 있는 앙금을 들쑤시는 것과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이 아버지의 신원을 회복시키려 한다면 이같은 방식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박 대통령은 전후 독일이 어떻게 주변국들과 세계인들의 신뢰를 얻어갔는지 직시할 필요가 있었다. 독일은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반성,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과 노력으로 주변국들의 신뢰를 회복해 나갔다. 그 결과 전후 독일은 마침내 세계 정치 경제의 중심으로 다시 우뚝 설 수 있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전후 독일이 아니라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 일본은 현재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 대신 자신들의 침략과 만행을 정당화하고 미화시키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중이다. 안보법제를 통해 과거 군국주의 시절을 재연하려는, 보수우경화된 일본의 모습은 박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와 정확히 일치한다.

극우보수화된 일본의 아베 내각이 주변국들의 반발과 비난, 세계인들의 우려 섞인 시선을 받고 있는 것처럼, 박 대통령과 집권여당을 향해서도 각계각층의 반발과 비난이 폭주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얽혀 있는 과거사를 풀어가는 방법이 근본부터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에게 아버지의 과오에 대한 솔직한 반성과 성찰, 치유와 회복을 위한 진정성있는 노력과 행동이 있었다면 박정희에게 드리워져 있는 역사의 상흔 역시 논란과 갈등이 아닌 공존과 화합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그와는 정반대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아버지까지 깊고 깊은 수렁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이 얼마나 'Poor'한 대통령의 인식인가.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바람부는 언덕의 정치실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클릭)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10.29 07:51 신고

    왜 잘못을,과오를 인정하지 않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일입니다
    아버지의 여성편력이 회자되면 어떻게 이야기할지
    궁금합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0.29 09:48 신고

      그러게요. 그것도 부정할래나?
      쬐끄만게 엄청 밝혀냈는데요, 발정난 뭐 마냥...

  2. Favicon of http://bmking2015.tistory.com BlogIcon 뉴론♥ 2015.10.29 08:07 신고

    시간이 지나도 나서도 아직도 덮으려고 하니까 문제네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0.29 09:48 신고

      덮는게 아니라 인정하고 끌어 안아야 하는데,
      박은 그 반대로 하고 있습니다.

  3.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5.10.29 08:12 신고

    공수래공수거님의 댓글에 공감합니다.
    참으로 불쌍한 대통령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

  4.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10.29 11:52 신고

    말씀하신대로 이제 물건너 갔습니다.
    이버지의 군사쿠데와 딸의 역사쿠데타... 잠 대단한 집안입니다.
    역사를 거꾸로 돌리겠다는 저런 무지가 나라를 국제적으로 망신을 시키고 있습니다.

  5.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10.29 12:11 신고

    박그네는 확신범입니다. 아버지는 국부이며, 과오가 없는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대통령입니다. 그 어떤 말도 박그네에게 먹히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그를 설득할 사람은 없습니다. 비극입니다.

  6. Favicon of http://5stin.tistory.com BlogIcon 메리. 2015.10.29 12:13 신고

    역사는 절대 정권의 손이 닿으면 안되는 불가침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안그래도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의 역사 장난질에 그렇게 피해를 보고있는데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7. Favicon of https://eproo.tistory.com BlogIcon 불루이글 2015.10.30 21:23 신고

    내란죄로 군사법정에서 선 의전과장 박선호에게
    변호사가 박정희를 위해 여자들을 골라서 대령 했다는 일이 사실 이냐는 질문에
    김재규의 그 이야기는 하지마 라는 소리를 듣고
    좋을대로 생각 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김재규가 총을 겨눈 실질적 이유중 하나인 대통령의 문란한 성생활 때문 이라는 설이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차지철이 텔레비젼으로 30%골랐고 나머지는 박선호가 골라서 대령 했다고 하는 이야기가 정말 인것 같습니다.

  8. Favicon of http://samkl.tistory.com BlogIcon 글쓰고픈샘 2015.10.31 18:56 신고

    만약 아버지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좋았을뗀데 현재 행동들로 봐선 대통령님이 자신과 자신 아버지를 수렁에 밀어넣는 꼴이네요. what a poor president란 제목 완전 공감합니다

  9. 하늘이 2015.11.12 11:54

    대통령이 넘어야할 선이 있는데 아버지의 피를 못 속이는것 같습니다.
    권력을 국민을 위해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과 아버지의 공을 세우기 위해 쓰고 있으니 잘 못 뽑은거죠~?
    말로만 민생을 왜치며 야당에게는 두눈 부릅뜨고 힘주며 국민들에게 심판하라고 하고 있으니 지금이 유신시대도 아닌데
    유신으로 착각하시는듯~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4 2 13일 역사교과서 관련 제도를 개선하라는 지시사항을 교육부에 전달한 사실이 공개되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직접 국정화를 언급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하며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언론에 공개된 문서 앞에서 그들의 해명은 초라하고 치졸하기 그지 없다. 바보들에게나 통할법한 말장난을 청와대가 하고 있으니 이 정부의 수준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역사교과서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을 주문한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은 당시 한창 논란을 빚던 교학사 교과서의 역사왜곡 논란과  연계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박 대통령이 일본제국주의와 이승만·박정희 독재시절을 미화하고 있는 뉴라이트 계열과 역사적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교학사 교과서는 바로 그  뉴라이트가 주축이 되어 기술되었다는 것도 모두가 아는 바다. 따라서 뉴라이트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교학사 교과서가 역사왜곡과 책 한권을 다시 쓸 정도의 허술한 내용으로 일선 학교에서 채택되지 않자, 박 대통령이 교육부에 역사교과서 관련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일 것이다.

박 대통령의 의도는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2014 7월 신임 교육부장관으로 내정함으로써 더욱 구체화된다. 당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는 교학사 교과서의 채택률이 1%에도 못미치자, 누구보다 이 사실을 비통해하며 현행 교과서 검인정 체제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이 교과서 국정화를 강력하게 추진할 교육부장관으로 대표적인 친박인사이자 교학사 파동 당시 국정교과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내정한 것은 이런 치밀한 계산 하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취임 이후 박 대통령의 바람대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부분의 역사학자들과 일선 교사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교과서를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난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 대통령이 "올바른 국가관과 균형 잡힌 역사 인식을 기를 수 있고,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균형 잡힌 <한국사> 교과서 개발을 지시했다"며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저의를 숨기지 않았다.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는 세력들이 내세우는 국정화의 표면적 이유가 바로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인용한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에 녹아있다. '올바른 국가관' '균형잡힌 역사인식'의 함양, 이것이야 말로 저들이 기를 쓰고 매달리고 있는 교과서 국정화의 목표인 것이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말하는 '올바른 국가관' '균형잡힌 역사인식'이의 실체는 대체 무엇일까? 과연 말 뜻 그대로 올바르며 균형잡힌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와 관련 중앙경찰학교가 신임 경찰관들의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경찰윤리>는 박 대통령이 말하는 '올바른 국가관' '균형잡힌 역사의식'의 참뜻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진선미 의원은 신임 경찰관들의 필수교재인 중앙경찰학교의 <경찰윤리> 가운데 '경찰사' 부분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런데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완전히 왜곡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찰의 과오들은 누락시키며,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었다.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참담한 수준이다.

이 책에는 '5.16쿠데타' '5.16군사혁명'으로 표기되어 있다. 혁명은 민중이 주체가 되어 권력체제가 바뀐다는 점에서 군이 주체가 된 쿠데타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박정희가 군을 동원해 정권을 장악한 '5.16쿠데타'는 민중들의 참여가 전무했다는 점에서 절대로 혁명이 될 수 없다. '5.16쿠데타'가 혁명이라면 '12.12쿠데타' 역시 혁명이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5.16'이나 '12.12'가 쿠데타라는 것은 지구가 둥들다는 것만큼이나 명확하다. 올해 5월 말 편집을 끝낸 따끈따끈한 이 교재가 박근혜 정부 들어 신임 경찰관들의 필수교재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과연 우연으로 볼 수 있을까?

이 책의 역사왜곡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 교재는 현재 법률이나 위원회등에서 공식용어로 사용되고 있는 '부마민중항쟁' '부마사태'로 표기했고, 1987 6월 민중항쟁 시기를 '경찰의 대표적 수난기'로 묘사했으며, 여순사건을 '여수순천 폭동'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대표적인 경찰 폭력사건이었던 '국민보도연맹 집단 학살사건'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민청학력사건', '문영수 의문사 사건' 등은 아예 누락시켜 버렸다.

이처럼 신임 경찰관들을 위한 교재의 내용들 중 상당 부분이 역사적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교재는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는 한편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시절 국가폭력을 자행했던 경찰의 책임과 과오에 대해서는 사실을 축소 누락시키고 있다. 객관적 사실과 역사적 진실을 왜곡시키면서까지 경찰을 위한 교재로 완전하게 탈바꿈된 것이다. 이런 교재를 통해 자신들의 위상과 자존감이 올라갈 것이라 믿는 저들의 인식이 참으로 처량하기 그지없다.





이것이 바로 박 대통령이 말하는 '올바른 국가관' '균형잡힌 역사인식'의 실체다. 자신들의 입맛대로, 자신들의 원하는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뜻이고, 가치중립의 개념인 역사에 정치권력이 개입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절대왕정이었던 조선시대에서조차 왕의 사초 열람을 엄격히 금했다. 이는 절대권력이 역사에 개입하려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제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일이었다역사교과서의 국정화는 조선시대 왕조차 하지 않았던 역사개입을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는 의미다. 자신을 왕, 그 이상의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태도이자 '파쇼'적 발상이다. 불과 몇 십년전 누군가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바람부는 언덕의 정치실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클릭)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09.15 07:11 신고

    걸레는 빨아도 걸레입니다.
    새누리당은 아무리 빨강색칠해도 친일과 유신의 후예 광주학살의 으혜를 입은 후예입니다.
    역사교과서 버꾼다고 진실까지 바뀌는 건 아니지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09.15 10:59 신고

      그렇죠 걸레는 빨아도 걸레죠.
      그 걸레를 냄새나는 걸레는 버려야 하는데요.
      사람들이 미련을 못버리고 자꾸 속아 주네요..
      순진한 건지 미련한 건지, 멍청한 건지...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09.15 08:09 신고

    영화 7기사단 처럼 와신 상담...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09.15 11:00 신고

      네...
      그러나 잘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내실을 다져야 되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성찰해야 합니다.
      무너진 진보정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 그것이 가장 급선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일을 도모하고 싶네요...

  3.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09.15 12:15 신고

    박그네는 단 하나를 위해 대통령이 된 듯 합니다. 아버지가 국부로 추앙 받는 것을 말입니다.

  4.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5.09.16 03:48 신고

    어차피 정권이 바뀌면 변할 것입니다.
    지금 박근혜는 자기 무덤을 파고 있는 것입니다.

  5. BlogIcon 강지호 2015.09.24 08:06

    박대통령 박 대통령 역시 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모든 탈을 쓴 거 였군요. 지난 모습과 현재 모습을 보면 어색하면서 동시에 믿기지 않단 표현이 저절로 나오네요.
    그런데 박 대통령을 생각하면 대통령이란 무엇인가에 생각이 나는 군요. 대통령도 결국 사람인데 그들은 대통령자릴 뭐라고 생각하기에 대통령이 되려고 애쓰는 것일까요? 자기 자신의 실체를 가리면서 까지 말이죠. 대통령이란 게 뭐기에...

  6. 하하 2015.10.03 06:39

    5.16은 쿠테타가 아니고 혁명이지,,, 왜냐구 국민의 지지를 받아서이지,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 정통성이 생기는거다.
    제주4.3이나 광주 5.18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반란분자들의 폭동으로 불러야 하고, 4.19는 전국민의 지지를 받아서
    의거나 혁명이라 부른다. 대통령도 국민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정통성 있는것처럼, 5.16을 그당시 국민들이 지지하고 더구나 박정희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기 하기 까지 했다. 5.16을 쿠테타라고 부르는건, 그당시 국민들의 지지를 모욕하는 발언이다. 대한민국 헌법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 쿠테타가 아니고 혁명이지, 5.18보고 민주화 운동이라 부르는게 웃긴거다. 무기고 털고 경찰 쏘아 죽이는게 먼 민주화운동이고, 그걸 또 4.19보다 더 크게 행새해요, 죽은걸로 치면 제주4.3이 더 많이 죽었어, 정치논리로 국민의 지지를 받은 혁명을 쿠테타로 부르는건
    그당시 국민들을 모욕하는 행위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