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을 가로지르는 탄천은 경기도 용인시 구성면에서 발원해 한강으로 흘러가는 길이 35.6km의 하천이다. 주변에 숯을 굽는 곳이 많아 탄천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탄천은 악취가 진동하는 죽음의 하천이었다. 짙은 거품이 떠다니는 하천 주변에는 각종 오물과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용인지구 난개발 공사현장의 폐수가 대거 유입되고 생활하수가 그대로 흘러들면서 탄천은 이름처럼 '숯검댕이' 하천이 됐다. 

탄천이 살아나기 시작한 건 성남시가 2002년 무렵부터 단계적으로 하천정비사업을 시작하면서다. 성남시는 2002년 2월 '지천 자연형 하천정비사업'과 2003년 12월 '탄천 친환경적 하상정비사업'에 착수하는 등 탄천의 생태하천 복원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그 결과 잿빛 콘크리트로 뒤덮여있던 하천 주변은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서식하는 수초지대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기괴스럽고 흉측했던 탄천은 이후 갈대, 수양버들, 물억새, 달무리풀 등이 자생하는 자연형 하천지대이자 시민들이 눈과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쉼터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성남시는 지난 2016년 '제9회 물환경 대상' 수상 단체로 선정됐다. 환경부와 환경운동연합, SBS가 공동 주최하는 물 환경 대상은 '물과 환경을 지키는 일에 솔선수범하여 탁월한 업적을 이룬 사람이나 단체'에 수여되는 상이다. 

탄천은 2017년 11월 16일 환경부의 '2017년도 생태하천복원사업 우수사례 경연'에서 최우수 하천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탄천의 수질개선과 생태 복원을 위한 성남시의 노력이 외부의 평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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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을 살리기 위한 성남시의 노력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생태환경 복원을 위해 성남시는 8일 또 한 번의 의미있는 걸음을 내딛었다.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건설됐던 보 중의 하나인 미금보를 이날 전격 철거한 것이다. 

탄천에는 미금보를 포함해 총 15개의 보가 건설되어 있다. 1990년 6월부터 1994년 10월 사이에 농업용수 확보와 치수를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그러나 90년대 말 이 일대에 분당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보는 본래의 기능을 잃어버렸다. 

보는 하천에서 물을 끌어다 쓰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저수시설이다. 일반적으로 보가 설치되면 유속이 느려져 수질이 나빠지고 그로 인해 환경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탄천에 보가 들어서면서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났다. 

공장 폐수와 생활하수, 각종 부유물질 등이 대거 유입되면서 수질은 급속히 악화됐고, 하천에서는 악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이면 보 주변에 녹조가 생기기도 했다. 인간이 만든 콘크리트 구조물은 이렇게 탄천을 상징하는 흉물이 됐다. 

그러나 탄천은 이제 썩은내가 풀풀 풍기던 예전의 탄천이 아니다. 성남시가 친환경 생태하천 복원 사업을 시작한 이후 탄천 생태는 몰라보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앞서 살펴본 '지천 자연형 하천정비사업'과 '탄천 친환경적 하상정비사업'이 탄천의 생태복원화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었다면 보의 철거는 이를 완성하는 의미가 있었다. 

미금보에 앞서 성남시는 2014년 탄천보를 먼저 철거했다. 홍수조절을 위해 철거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시는 결국 성남시민과 환경단체의 손을 들어주었다. 탄천보가 사라지자 탄천에는 놀라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됐다. 흐르는 물 사이 사이 사라졌던 모래톱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수질 역시 2급수 수준으로까지 회복됐다. 

물의 흐름을 가로막던 보가 철거되자 자취를 감췄던 생명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수십종의 물고기와 곤충 등이 탄천을 삶의 터전으로 삼기 시작했다. 생명이 살 수 없는 죽음의 하천이었던 탄천은 이제 은어, 피라미, 모래무지, 버들치, 금개구리, 소금쟁이, 날도래 등이 서식하는 생명의 하천이 됐다. 

미금보 철거 운동에 앞장섰던 성남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미금보 철거를 시작으로 탄천에 남은 14개의 보가 설치 용도와 목적에 맞게 운용되고 있는지 검토해 불필요하거나 용도를 다한 보를 해체하는 작업에 추가로 나서달라"고 성남시에 요구했다. 성남환경운동연합은 탄천을 보 없는 하천으로 만들기 위해 성남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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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금보가 철거되면서 4대강 사업 당시 건설된 16개 보 역시 주목받고 있다. 이들 16개 보의 운명이 미금보 철거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의 폐해가 속속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보는 강의 수질을 악화시키고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를 지시한 실질적인 이유였다. 

이명박 정부는 막대한 국민혈세가 투입된 4대강 사업이 부족한 수자원을 확보하고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녹생성장 사업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해를 거듭할수록 4대강은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4대강 사업 이후 수질은 오히려 눈에 띄게 나빠졌고, 물에서는 악취가 풍겼다. 여름이면 강마다 축구장 몇 배 크기에 달하는 녹조가 핀다. 흉칙한 괴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내는가 하면,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등 생태계 역시 심각하게 파괴됐다. 탄천에서 발생했던 것과 동일한 문제들이 놀랍게도 4대강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탄천은 시사하는 바가 아주 남다르다. 생태복원화 사업을 통해 하천이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자 사라졌던 생명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막혔던 물길이 트이자 파괴됐던 생태계가 되살아났다. 그 결과 탄천은 생명이 살 수 없는 죽음의 하천에서, 수많은 동식물들의 보금자리이자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했다. 미금보 철거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터다. 탄천의 기적이 4대강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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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05.09 09:08 신고

    당연히 4대강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깨끗한 강 ..반드시 필요합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05.09 15:22 신고

    저는 세종보 옆에 삽니다.
    보문을 열고 난 후 그 추이를 구체적으로 보면서 강이 살아나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습니다.
    보이지 않던 절새들이 날아오고 고였던 냄새 나는 물이 정화되는걸...
    돈 들어간 건 아깝지만 하루 빨리 철거해야 합니다.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05.10 00:09 신고

    지인을 만나러 경기도 양평에 자주 가는데
    한강에 낀 강천보, 이포보를 갈 기회가 자주 있었습니다

    볼 때마다 늘 안타까웠거든요.
    4대강 보, 철거해야죠. 물은 흘러야 합니다. 가두는 것이 아니라~

  4. Favicon of http://vdka.co.kr BlogIcon Z(제트) 2018.05.10 00:12 신고

    후..

  5.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8.05.10 06:35 신고

    4대강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지요. 최근 보를 철거하는 곳마다 하천이 살아나고 있다는 뉴스를 들으면 역시 환경보호란 인간이 자연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세계적 하천전문가인 독일 칼스루에 대학교의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는 지난 2011년과 2014년 우리나라를 두 번 방한했다4대강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방한할 때마다 그가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하나였다. 그의 말을 그대로 옮겨 본다.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4대강 사업이 강이나 생태계에는 어이없는 일로 단지 토건회사를 먹여 살리기 위한 일을 했을 뿐이다. 호수처럼 되어 버린 강은 물고기가 오르지 못하는 생명이 사라진 곳이다. 결국 수질 악화로 4대강 사업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유속이 바뀐다는 것은 주변 지형 변화를 불러와 강을 죽일 수도 있다. 4대강 사업은 미친 짓이며, 지류가 살아있는 지금해야 복원이 가능하다."

이명박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4대강 사업을 베른하르트 교수가 조목조목 비판하자 당시 그의 주장을 둘러싸고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이 일어났다. 야당과 환경단체들은 이를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주된 근거로 활용했고, 정부 여당과 보수언론들은 독일과 우리나라는 환경 자체가 다르다며 그의 주장을 일축했다.

베른하르트 교수의 지적에 우리 사회의 반응은 이처럼 극명하게 갈렸다.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의 괴리가 그만큼 깊다는 방증이다. 그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갈등과 반목은 여전하다. 4대강 사업의 성과를 한껏 치켜세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보를 폭파하는 한이 있더라도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사회적 현안에 대한 개별 주체의 판단은 이렇듯 다 제각각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상관없이 모두가 주목해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당시 4대강 사업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베른하르트 교수의 지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예언자처럼 4대강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될지를 정확하게 예측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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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과정에서 대형건설사들의 전방위적인 담합비리가 존재했다는 것은 검찰의 조사 결과 사실로 판명이 났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정권과 건설사 간의 정경유착 정황이 포착되었고 비자금 조성 의혹도 강하게 제기되었다. 그러나 검찰은 건설사 간의 담합비리만 수사했을 뿐 4대강 사업비리의 핵심인 이명박 정권과 건설사 간의 커넥션 의혹은 털 끝조차 건드리지 않은 채 사건을 일단락시켰다.

일부 건설업체가 검찰의 표적이 되었을 뿐 4대강 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토건족이었다. 이는 이미 여러 언론보도를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4대강 사업을 통해 그들은 어떻게 막대한 이득을 챙겼을까4대강 공사 과정에서 깜쪽같이 사라진 준설토가 그 비근한 예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4대강 사업 이후 남산 크기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준설토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자그만치 200억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논란이 일자 국토교통부는 강바닥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강물에 유실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준설업자들은 이 모래들의 상당량이 빼돌려져 다른 곳에 판매되었다고 증언했다. 전문가들 역시 그렇게 많은 준설토가 유실될 수는 없다며 준설업자의 말에 힘을 실어주었다. 토건족들은 이처럼 4대강 사업 과정에서 건설사 간의 담합을 통한 나눠먹기와 준설토 빼돌리기와 같은 불법과 편법을 동원해 자신들의 이득을 챙겨 나갔다. 그러나 이 사례는 4대강 사업을 통해 토건족이 벌어들인 막대한 이득의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추정된다. 

베른하르크 교수가 지적했던 수질 악화 역시 현실화 됐다. 지난 2014 12 23일 국무총리실 소속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조사위)는 보고서를 통해 "보에 의한 수체(물덩어리)의 확대는 희석에 의한 수질 개선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보에 많은 양의 물을 가두게 되면 오염물질을 희석시킬 수 있어 수질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는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판명된 것이다.

또한 조사위는 낙동강을 대상으로 보와 준설을 하지 않았을 경우를 상정해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과 수질을 오염시키는 영양염류인 총인(T-P) 농도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측정 부분 모두에서 수질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보와 준설이 4대강의 수질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으로, 이 역시 정부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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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녹조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4대강의 처참한 현실만 보더라도 정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전혀 없다. 녹조는 호수나 저수지, 보와 같이 유속의 흐름이 정체된 곳에서 주로 발생하는 현상으로 물이 흐르는 강에서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4대강에 건설된 16개의 보로 인해 물의 체류시간이 현저하게 늘어나자 녹조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녹조 피해가 가장 심한 낙동강의 경우 4대강 사업 이전과 이후의 물 체류기간은 18.35일에서 75.7일로 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012년 환경부의 내부 자료에선 무려 168.08일로 계측되기도 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차단한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녹조 현상이 심화되고 수질 역시 크게 악화되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동안 수많은 국민들이 베른하르트 교수가 지적한 것과 동일한 내용으로 4대강 사업을 반대해왔다. 그러나 정부 여당과 보수언론, 4대강 사업 찬성 학자들은 잘못된 통계와 사실을 바탕으로 국민들을 호도해가며 4대강 사업을 강행시켰다.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4대강은 집권세력의 잘못된 신념과 개발논리에 물든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 낸 결과물인 셈이다.


많은 언론들이 연일 4대강의 끔찍한 참상을 보도하고 있다. 방송에서 전하는 4대강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던 예전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멀쩡하던 강에 잔디밭처럼 녹조가 창궐하고, 혐오감을 주는 괴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내는가 하면,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가 발견되기도 한다. 악취가 진동하는 것은 물론이고 곳곳에서 수많은 물고기가 하얀 배를 드러낸 채 떠다니는 흉측한 모습으로 변모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 모두가 베른하르크 교수가 경고했던 내용 그대로다.

4대강 사업을 통렬하게 비판했던 베른하르트 교수는 "지류가 살아있는 지금해야 복원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시간이 없다는 뜻이다. 해가 갈수록 4대강의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경고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된다. 4대강을 되살리기 위한 범사회적인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머뭇거리면 거릴수록 4대강은 점점 더 생명이 살 수 없는 죽음의 강으로 변해갈 것이다. 4대강을 볼 때마다 시커멓게 썩어들어가는 시민들의 마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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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09.02 08:37 신고

    보를 볼때 마다 참담한 기분과 혀를 끌끌 차게 만듭니다
    자연을 훼손한 사람은 자연으로 망한다는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최악의 가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래 저래 농민들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의 마음도 타들어 갑니다. 심각한 가뭄이 몇달 째 계속되자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4대강'으로 집중이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이 4대강을 추진하면서 내세웠던 이유 중의 하나가 가뭄에 대비한 용수확보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4대강에 준설된 보들로 인해 확보된 물의 양은 11억 톤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렇듯 충분한 용수가 확보되었음에도 가뭄 해소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그림의 떡이며, 무용지물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16개의 보 안에 가득차 있는 용수를 가뭄 현장에 끌어다 쓸 방법이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어제 SNS에서는 새누리당이 심각한 가뭄을 계기로 '4대강 사업 복권'을 꾀한다는 한겨레의 기사가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새누리당은 가뭄대책의 일환으로 4대강 사업의 물길 연결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를 반대한 야당을 오히려 타박하고 있습니다. 야당이 촉발시킨 정쟁때문에 4대강 예산이 삭감되었고, 이로 인해 4대강 사업의 2차 정비 사업이 중단되어 가뭄해소를 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새누리당의 주장은 과연 옳은 것일까요? 


독일의 세계적인 하천 전문가인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4대강 사업을 누구보다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사람 중의 한사람입니다. 저명한 외국 하천 전문가의 눈에는 4대강 사업이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요?  4대강 사업이 왜 재앙일 수밖에 없는지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4대강 사업이) 강이나 생태계에는 어이없는 일로 단지 토건회사를 먹여 살리기 위한 일을 했을 뿐이다. 호수처럼 되어 버린 강은 물고기가 오르지 못하는 생명이 사라진 곳이다. 결국 수질악화로 (4대강 사업)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유속이 바뀐다는 것은 주변 지형 변화를 불러와 강을 죽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지금이라도 재자연화를 위해 댐을 허물던지 최소한 수문을 열어야 한다"

 

이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종북주의자의 날선 주장이 아니다. 세계적 하천전문가인 독일 칼스루에 대학교의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가 우리나라의 4대강을 둘러보며 통탄 속에 한 발언이다. 속이 울렁거리고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날 것만 같다는 그는 이 어이없는 개발사업이 시작된 이유와 앞으로 벌어질 미래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었다.

 

어디 이 낯선 이방인 뿐이랴. 야당과 학계의 전문가,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일반국민들까지 이 사업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해가며, 시쳇말로 도시락까지 싸들고 말렸던 사업이 바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밀어 붙인 4대강 사업이었다. 어마어마한 혈세가 낭비될 것은 불을 보듯 뻔했고, 생태계 파괴, 수중보의 안전 문제, 수질 오염, 인근지역의 농경지 침수, 공사 과정에서의 특혜 및 담합 비리, 완공 이후에도 천문학적인 관리유지 비용이 추가되는 등 그 자체로 너무나 많은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4대강의 하도 정비와 보 건설을 통해 충분한 용수를 확보하고, 하천 정비와 제방 보강을 통해 홍수를 예방하며 4대강 본류의 수질을 2급수 수준으로 개선하고, 나아가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공사를 강행했다. 4대강에 설치된 노후된 제방 보강, 토사 퇴적구간 정비, 하천 생태계 복원, 중소규모 댐 및 홍수조절지 건설, 하천 주변 자전거길 조성, 친환경보 설치 등이 이를 위한 주요사업으로 예쁘게 포장되었다.

 



 

그런데 정부의 이같은 주장은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 봐도 곳곳에 허점이 가득한 모순으로 가득차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4대강 본류의 홍수와 범람은 전체의 2%대 수준으로 지극히 미미하며 실제 여름철 집중호우와 가을 장마로 인한 하천 범람의 대부분은 4대강  본류가 아닌 지류 하천과 국지천에서 발생한다. 2급수 수준으로 본류의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발상도 비상식적이다. 고여있는 물은 반드시 썩는다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고언을 무시해도 이리 무시할 수는 없다. 따라서 4대강 공사가 완공된 이후 수질이 이전보다 나빠진 것은 어찌보면 필연에 가깝다

 

또한 4대강 사업을 통해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 정권의 수준이 2MB 밖에 되지 않음을 천명한 것과 다름 없고,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던 허풍은 고작 (4대보험 가입 기준) 수천개로 바짝 쪼그라 들고 말았다. 결국 4대강 사업을 통해 국민들이 얻은 것이라고는 잘 포장된 자전거 길 하나만 남은 셈인데, 어디 자전거 못타서 죽은 귀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겨우 자전거 하나 타자고 천혜의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해 가며, 수질 오염시켜 가며, 보 무너질 위험 감수해 가며, 수십조원에 이르는 국민혈세를 강바닥에 쏟아 부어야 했는지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솔직히 멱살이라도 잡고 묻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정작 심각한 문제는 이제부터다. 언급한 대로 이미 투입된 국민혈세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앞으로도 매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세금이 유지관리 비용으로 투입되어야 하며,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알짜 공기업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수자원 공사의 막대한 부채 역시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수자원 공사는 기획재정부에 물값인상을 허용해 주든지, 보조금을 지불해 달라고 요청했다. 어마어마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일환이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부채비율 16%로 건실하게 운영되었던 수자원 공사가 이명박 정부 말인 2012 6월경에는 부채비율이 무려 118.9%로 급증했다. 그 이유가 다름 아닌 바로 4대강 사업 때문이라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다. 수자원공사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4대강 사업 부채 10조원의 재원마련을 위해 결국 물값인상이라는 외길을 선택할 수 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결국 사고는 이명박 정부가 치고 책임수습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국민이 지게 될 판이다

 



 

지난 2013 1 17일 감사원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총체적 부실사업이었음을 고해성사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 4대강 사업을 찬성했던 정치인과 학자들, 자화자찬으로 날 새는줄 몰랐던 정부 관료들, 4대강 사업에 반대했던 국민들을 종북세력으로 매도하며 손가락질 했던 관변단체들과 방송인들 중 그 누구도 사과를 하거나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있다


당연히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다. 이런 무책임이 바이러스처럼 이 사회에 만연해있다는 사실은 정말 끔찍하고 섬뜩한 일이다. 언제든, 어디서든 이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될 수 있는 여건을 우리 사회가 방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잘못을 했으면 먼저 사과를 하고, 그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이같은 보편적 상식을 기대하는 일은 점점 요원한 일이 되어가는 것 같다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는 4대강을 둘러보고 마치 자신의 일처럼 통탄해 하며 아파했다. 그러나 정작 피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사죄해야 할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정작 울어야 할 사람은 울지 않고, 자신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에 마음 아파하는 낯선 이방인의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우리의 현실 앞에 4대강도, 필자도 그 속이 썩어들어만 간다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는 이후에도 대한민국을 여러차례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지속적으로 4대강 사업을 비판하며 지금이라도 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낯선 외국인은 무슨 까닭으로 남의 나라 일에 이렇듯 목을 매는 것일까요? 


바람언덕은 그동안 망국적인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칼럼을 수도 없이 써왔습니다. 올 6월 23일에도 박근혜 정부가 4대강 지천 정비사업인 '하천수 활용 농천용수 공급사업 마스터플랜'에 1조원이 넘는 국민혈세를 투입할 계획을 꼬집는 글을 포스팅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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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4대강 사업 복권'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려는 '하천수 활용 농천용수 공급사업 마스터플랜'을 위한 멍석깔기에 불과합니다. 이미 박근혜 정부 들어 감사원이 4대강 사업에 대해 '총체적 부실'이라는 감사결과를 발표한 마당에, 가뭄 해소가 안되는 이유가 야당의 반대로 삭감된 예산 탓이라 말하는 새누리당의 주장은 끔찍한 자가당착이며 어불성설에 불과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국민혈세를 또다시 4대강에 퍼부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 돈은 또 누구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가는 것일까요?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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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mking2015.tistory.com BlogIcon 뉴론♥ 2015.11.08 10:47 신고

    그나마 비가 내일까지 내린다고는 하는데 하루 내리는 양이 적어서 황사나 미세먼지 제거만 될거 같네요
    많은 돈이 들어간거 만큼 효과적인거 하나도 없네요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11.08 11:16 신고

    국민 세금 100조를 날려놓고 도 모자라는 모양입니다.
    도둑이 아니라 날강도입니다.

  3. Favicon of https://eproo.tistory.com BlogIcon 불루이글 2015.11.08 15:19 신고

    충남 지사 안희정이 가뭄 때문에 사대강 물좀 끌어 쓰야 겠다고 하니 보수꼴통들 아주 신바람이 나서 사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강조 하고 있습니다.
    하늘이 이명박의 사대강 사업이 옳다고 증명 해주고 있다며 네이버에는 온통 개드립 치고 있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쉴드에 기가 꽉 차네요
    솔직히 한마디로 반박하기에는 힘든 상황입니다.
    무수한 설명으로 장황하게 나열 하지 않고는 불가능 한 상황이니 기가 꽉 찰 뿐입니다.

  4. Favicon of https://waitingforthatday.tistory.com BlogIcon BetweenTheLines 2015.11.08 22:13 신고

    사대강의 사자가 죽을 사로 바뀐지 오래되었네요... 나라의 정기도 없어진듯 합니다

  5.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5.11.09 07:56 신고

    4대강은 언젠가 복원되어야 합니다.
    정권이 바뀌면 한 번 기대를 해 보렵니다.
    잘 보고 갑니다. ^^

  6.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11.09 08:31 신고

    저명한 학자가 반대한다는것은 어떤 이유가 잇어서인데
    시행부터 무리하게 밀어 붙엿으니..
    반대에 대한 의견을 무시한 참담한 결과입니다

  7.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11.09 12:53 신고

    얼마나 황당한지 모릅니다. 4대강으로 홍수를 막겠다고 했는데 전혀 해갈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해갈을 위해 후속 사업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책임이 야당을 향하고 있습니다.
    통탄할 일입니다.

  8.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5.11.10 06:00 신고

    귀가 두개인데.....아마...한쪽이 막혔나 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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