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뉴스



자유한국당이 지난 15일 단행한 인적 쇄신안이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현역의원 21명이 포함된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다. 그에 따르면 253개 전체 지역구 중 173곳에서 기존 당협위원장의 잔류가 확정됐고, 79개 지역은 공모 대상으로 지정됐다. 나머지 한 곳인 강원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지역구는 현 당협위원장인 염동열 의원의 1심 재판 결과를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2016년 총선 당시 공천 파동과 총선·대선·지방선거 참패 책임,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관련 인사, 기득권 안주 인사 등을 혁신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김병준 비대위원장 역시 쇄신안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강특위 외부위원들이 많은 고심을 한 결과"라며 "너무 가슴 아픈 결정을 했기 때문에 마음을 좀 추스려야겠다"고 말했다. 국정농단과 탄핵, 연이은 선거 패배로 당의 존립이 위태로워진 상황에서도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해왔던 핵심 인사들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는 뜻이다.

한국당 쇄신안이 발표되자 당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쏟아졌다. 쇄신 대상에 김무성·최경환·윤상현·홍문종·권성동·김용태 의원 등 당내 유력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는 데다, 20%에 육박하는 현역 의원이 당협위원장 자리를 박탈당하거나 공모 배제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31.2%에 달하는 당협위원장 교체 비율 역시 예상을 웃돈다는 평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김병준 비대위가 발표한 쇄신안에 대해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쇄신안을 한국당 인적 혁신의 결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쇄신안의 내용은 물론이고 이후 한국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흐름들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인적 쇄신으로 21명에 이르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당협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숫자로만 보면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교체 대상 역시 친박계와 비박계의 중량감 있는 인사들로 채워졌다. 물갈이 규모와 인물의 면면을 놓고 보자면 비대위가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1명의 의원 중 김무성·황영철·윤상직·정종섭·이군현 의원 등은 이미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최경환 의원 등 재판에 넘겨진 인사들도 11명에 달한다. 현역 의원에 대한 실질적인 물갈이 규모는 대여섯 명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역시 이같은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17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21명이라는 현직 국회의원들이 당협위원장에서 탈락을 했으니까 그 숫자만 보면 크다"면서도 "알맹이를 들여다보면 다음 선거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불출마 선언한 분들, 재판에 계류 중인 분들 다 합하면 15명인가 16명이 된다는 것 아닌가. 사실상 쇄신이라고 하면 5~6명 정도니까 알맹이를 따지면 큰 폭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더욱 의아스러운 건 당내 분위기다. 예상과 달리 크게 동요하는 기색이 없다. 해묵은 계파 갈등을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인사들 상당수가 비대위의 결정에 수긍하면서 쇄신안 발표에 따른 혼선과 갈등이 빠르게 수습되는 모양새다. 홍문종·홍문표·김정훈 의원 등 일부가 유감을 표하며 반발했지만, 비대위의 결정에 반기를 드는 강력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외려 눈길을 끄는 건 쇄신안의 후폭풍을 잠재우려는 당 지도부의 행보다. 김 위원장은 17일 비대위회의 직후 "정말 백의종군하면서 국가에 공을 세운 분은 우리가 다시 재등용을 하고 그런 일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며 "이번에 배제된 분들도 앞으로 2020년 21대 총선 공천 때까지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번 쇄신안이 총선 공천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며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쇄신 작업에 참여했던 이진곤 조강특위 외부위원도 비슷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하는 분들에게 만회할 기회조차 박탈해서는 안 된다"며 "(쇄신안이) 영원히 정치의 길을 막아버리고 그런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비대위 의결 직후 "당협위원장 배제 명단에 오른 의원이라도 남은 1년간 의정활동을 열심히 한다면 다시 구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어야 하지 않나"고 반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쇄신안 결과가 공천 탈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의원들의 향후 의정 활동과 내년 2월 전당대회 이후 들어서게 될 차기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에 따라 일부 의원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여지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당내 반발이 크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차기 총선까지는 1년 6개월의 시간이 남아있는 데다가, 비대위 결정이 뒤집힐 수 있는 가능성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당 쇄신안에 뒷말들이 무성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당 쇄신안에는, 윤 전 장관의 말마따나 알맹이가 없다. 이것 떼고 저것 떼고 나면 실제 쇄신 대상에 오른 현역 의원은 고작 5~6명에 지나지 않는다. 쇄신 대상에 오른 인사들의 조직적인 반발이나 계파 갈등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눈가림용 처방에 불과하다고 의심받을 수 있는 정황들이 도드라지고 있을 뿐이다. 한국당의 쇄신안을 두고 일각에서 '무늬만 쇄신'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1.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8.12.18 16:08 신고

    감정적이긴 한데요, 없어져야할 당에 관심두고 싶지 않습니다. 여전히 영항력 있는 보수의 본관이라는 현실을 알지만 이런 현실 자체가 답답하기도 하고요.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12.18 18:57 신고

    적폐세력이 쇄신을 해 본들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총선 끝나면 자멸하지 않을까요?

  3.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8.12.19 04:50 신고

    무늬만....맞는 것 같습니다.ㅎㅎ

  4.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12.19 07:17 신고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있습니다. ㅋ

  5. Favicon of https://stbnjsd.tistory.com BlogIcon 북두협객 2018.12.19 07:21 신고

    민주당에서 떵을 싸고 있어서 여튼 한국당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요

  6.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12.19 21:23 신고

    용두사미가 될 것이고, 오늘도 홍카콜라는 계속되었겠죠.
    비전도 미래도 없는 당입니다. 사멸이 답입니다~

  7. Favicon of https://moldone.tistory.com BlogIcon 팡이원 2018.12.20 07:00 신고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1.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정말 우리 당에 계파주의가 크게 약화되고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탈계파주의의 승리라고 본다. 지긋지긋한 계파주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들이 합쳐져 이번 선거 결과가 나왔다."

#2.

"이번 선거의 의미는 통합과 미래다. 비대위원장께서 우리 당에 오시면서 계파 깨트리기가 시작됐다면, 계파 종식의 완성이 이번 선거가 아닌가 생각한다."

원내대표 경선에 대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1)과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2)의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과 나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를 통해 한국당의 계파색이 엷어지는 것이 확인됐다고 자평했다. 


ⓒ 오마이뉴스

그러나 '지긋지긋한' 계파 갈등이 사라졌다고 덕담을 이어간 둘 사이의 '케미'는 오래가지 못했다. 비대위의 인적쇄신 작업과 관련해 두 사람은 확연한 인식차를 드러냈다. 나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이 추진하려는 인적쇄신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둘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적쇄신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의원 임기가 남아 있는데 인작쇄신이 지나치면 대여 투쟁력이 약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나는 112명의 의원들을 모시고 싸워야 한다. 군사 한 명 한 명이 중요하다"며 "당 소속 의원 112명이 모두 전사가 돼 함께 뛸 수 있어야 하는데 에너지를 파괴하는 인적청산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당무감사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현역의원 일부의 당협위원장 자격 박탈을 꾀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인적쇄신 구상에 묵직한 견제구를 날린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김 위원장이 '마이웨이'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는 것.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나중에 할 것은 나중에 하고, 지금 해야 할 것은 지금 해야 한다"며 "내가 비대위원장으로서 일하며 강력하게 요구받은 것이 바로 인적쇄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위원장은 "1차 인적쇄신은 이번에 하는 것이고, 2차 인적쇄신은 전당대회를 통해서 이뤄질 것"이라며 "공천이 3차 인적쇄신이 될 것이고, 4차 인적쇄신은 국민의 선택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적쇄신의 구체적 단계론까지 거론하며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김 위원장과 나 원내대표의 극명한 입장 차이가 확인되면서 조만간 발표될 조강특위의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의 규모와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적쇄신에 대한 당내 이견이 첨예한 상황에서 조강특위의 결과 발표에 따라 계파 갈등이 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18일 조강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 사무총장은 '대여 투쟁에 미온적인 인사', '반시장적 입법 참여 인사', '자유민주주의와 안보의식이 미진한 인사', '2016년 총선 당시 진박 공천 인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연관 인사', '당분열 조장 인사', '존재감이 미약한 영남 다선' 등 '7대 원칙'을 심사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김 위원장 역시 별도의 판단을 통해 비대위원장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조강특위가 제시한 '7대 원칙'에 대한 친박계의 입장과 태도다. 국정농단과 탄핵 사태 이후 인적청산 1순위로 지목받아온 친박계는 조강특위가 발표한 심사기준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친박계 내부에서는 '국정농단 사태 연관 인사', '존재감이 미약한 영남 다선' 등이 포함된 조강특위의 기준안이 노골적으로 자신들을 겨냥하고 있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조강특위의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에 친박계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을 경우 계파 갈등이 재점화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 과정을 통해 친박계의 존재감과 영향력이 여실히 입증되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오마이뉴스


일각에서 조강특위의 인적쇄신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조강특위가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는 특정계파의 물갈이에 나서기에는 현실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나 원내대표가 비대위의 인적쇄신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도 이같은 예상에 힘을 실어준다. 나 원내대표가 예상을 뒤집고 압도적으로 승리한 데에는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친박계 역시 이같은 세간의 평가를 부인하지 않는 모양새다. 친박계 핵심으로 불리는 홍문종 의원은 1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나 원내대표가) '수당파, 잔류파 혹은 친박과 손잡고 당선된 거다' 이렇게 보도를 하고 있다"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는 나 원내대표가 비대위의 인적쇄신을 걸고 넘어진 속내를 짐작하게 한다. 친박계와의 전략적 공생을 선택한 이상 나 원내대표가 인적쇄신을 문제 삼는 것은 자연스런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나 원내대표는 이미 보수대통합과 함께 강력한 대여 투쟁을 공언한 상태다. 나 원내대표로서는 자중지란이 불을 보듯 뻔히 예상되는 인적쇄신이 달가울 리 없는 입장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세간의 관심은 김 위원장이 인적쇄신의 칼날을 과연 휘두를 수 있을지의 여부에 집중된다. 인적쇄신의 수위와 폭에 따라 김병준 비대위는 물론이고 한국당 혁신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른바 '전원책 파동'을 거치며 김 위원장의 위상과 권위가 크게 상처를 입은 데다,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친박계의 구심력이 뚜렷하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당초 13~14일로 예정됐던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 발표가 늘어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임기가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김 위원장이 미래 권력인 나 원내대표의 반대 입장을 무릅쓰고 인적쇄신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배경일 터다. 쇄신 타이밍을 실기한 김 위원장의 '칼'이 나 원내대표의 '방패'를 뚫어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 바람 언덕이 1인 미디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클릭)


  1.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8.12.14 16:46 신고

    자유당으로부터 시작된 정치적폐는 결국 국민이 심판할수밖에 없게 됐네요. 2년 후가 기다려집니다.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8.12.15 05:08 신고

    똑똑한 국민이 되어야겠습니다.

    잘 보고 가요.

    행복한 주말 되세요^^

  3.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12.15 11:24 신고

    변죽만 울리다가 흐지부지.될것이 명약관화합니다.

  4.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12.16 22:32 신고

    융합될 수 없는 자한당의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점점 그게 가시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5. Favicon of https://stbnjsd.tistory.com BlogIcon 북두협객 2018.12.17 07:16 신고

    정치판은 여야할것없이 싹 물갈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6. Favicon of https://moldone.tistory.com BlogIcon 팡이원 2018.12.17 07:22 신고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한주 시작 잘 하세요~

ⓒ 오마이뉴스


자유한국당 새 원내사령탑으로 나경원 의원(4선, 서울 동작을)이 선출됐습니다.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 원내대표는 총 103표 중 68표를 얻어, 35표에 그친 김학용 의원(3선, 경기 안성)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펼쳐진 이번 경선에서 나 원내대표는 친박계의 물밑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탈당하지 않고 당에 잔류했던 것이 빛을 발한 셈입니다.  

나 원내대표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탄핵에 찬성하던 새누리당(현 한국당) 의원들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의 일원으로 활동했습니다. 당시 나 원내대표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부정한 이 국정농단 사건에 우리는 방조자가 됐다"며 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또한 비상시국회의 후보로 당시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등 친박계와 갈등을 빚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나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지원을 받아 승리했으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일까요. 나 원내대표는 비상시국회의의 주축 멤버로 활동했지만 당을 떠나지는 않았습니다. 개혁보수신당 창당 흐름에 동참하지 않고 비상시국회의와 갈라서는 정치적 결단을 감행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탄핵 국면 당시 당에 남기로 한 선택이 원내대표 경선 승리의 밑걸음이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 원내대표의 승리는 친박계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나 원내대표는 출마를 결심한 이후 친박계와의 관계 개선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평생 감옥에 가실 정도의 잘못을 하셨느냐"고 언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거리 좁히기에 나섰습니다. 정책위의장으로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용기 의원(재선, 대전 대덕)을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정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삼으며 친박계와 표심을 자극했고, 이 전략은 주효했습니다. 결국 이번 선거는 세번째 도전에 나선 나 원내대표의 권력 의지와 정치적 복권을 노리는 친박계 사이의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봐야 합니다. 

나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에 오르면서 한국당의 차기 권력구도에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비박계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의 지원을 받았던 김 의원이 완패하면서 친박계의 구심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비박계가 장악하고 있던 당내 권력지형은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 졌습니다. 잔류파였던 나 원내대표가 친박계를 등에 업고 승리하게 되면서 비박계의 당내 입지는 자연스럽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초·재선 의원(초선 42명, 재선 32명)들의 표심입니다. 경선 결과를 분석해 보면 초·재선 의원 다수가 나 원내대표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당내 최대 의석수를 가진 초·재선 그룹이 비박계가 장악하고 있던 원내지도부를 신임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1년 전 원내대표 선거 결과와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당시 경선에서는 비박계 후보였던 김성태 원내대표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넘는 55표를 얻어 친박계 후보였던 홍문종 의원(35표)를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1년 만에 뒤바뀐 선거 결과는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탄핵 국면 이후 절치부심해 오던 친박계가 부활했습니다. 박승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던 당초 예상을 깨고 나 원내대표가 압승한 것은 친박계의 물밑 지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박계 원내지도부에 대한 견제 심리가 대폭 표출됐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내년 2월 전당대회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비박계로서는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입니다.

나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한국당은 이제 지긋지긋한 계파 얘기가 없어졌다고 생각한다"며 "하나로 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계파종식을 통한 당내 통합부터 이뤄야 하고, 그 다음 보수대통합을 말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계파 갈등을 화합·통합시키는 일이 시급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친박계와 비박계 간의 해묵은 갈등이 말처럼 쉽게 봉합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12월 중순 발표 예정인 당협위원장 교체와 내년 2월 전당대회, 총선 공천 등 계파간 전면전을 유발시킬 수 있는 사안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차기 전당대회는 각 계파의 생존과 직결되는 선거라는 점에서 치열한 내부 갈등이 예상됩니다. 최근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연일 목소리를 높이던 친박계는 원내대표 선거의 기세를 이어 본격적인 세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차기 당 대표에게 2020년 총선의 공천권이 주어지게 되기 때문에 계파간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 혈투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2008년, 2012년, 2016년 총선에서도 한국당은 골육상쟁의 권력투쟁을 펼친 바 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과연 한국당의 계파 갈등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요? 보수대통합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한국당의 새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나 원내대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 바람 언덕이 1인 미디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클릭)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12.12 16:19 신고

    어차피총선까지... 해체할 당이니 누가 된 들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적폐세력의 말로를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8.12.12 16:28 신고

    예상했지만 자유당은 존재하는 한 박정희, 박근혜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할듯 합니다. 차라리 극우 선언을 해서 바미당 숨통이라도 트이게 해주지 하는 생각도 드네요.

  3. Favicon of https://moldone.tistory.com BlogIcon 팡이원 2018.12.12 17:40 신고

    날씨가 많이 추워졌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8.12.13 05:42 신고

    늘...그림자 벗어나지 못하지요.
    ㅎㅎ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행복한 날 되세요^^

  5.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12.13 07:40 신고

    계파 싸움의 종식이 아니라 도화선이 될듯 합니다.ㅋ

  6. Favicon of https://stbnjsd.tistory.com BlogIcon 북두협객 2018.12.14 09:56 신고

    나경원 참 오래도 정치 하네요...
    문재인도 과거 업적을 보면 정말 형편 없었죠. 그런데 인기 있는 이유를 모르겠고,
    나경원 업적 검색해보면 답이 나오지 싶습니다.
    결론은 국민들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 오마이뉴스


자유한국당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문제로 친박과 비박 사이의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월 원내대표 경선과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기싸움이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당이 갈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불은 당내 대표적 친박인사로 손꼽히는 4선의 홍문종 의원이 지폈다. 홍 의원은 지난달 31일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탄핵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결론내리지 않고는 우리 당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당을 저주하고 탄핵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대오각성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주류인 탄핵 찬성파(복당파)를 작심 비판하며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홍 의원은 쓴소리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최소한 당을 저주하고 침 뱉고 탄핵에 앞장서서 나갔던 사람들이 반성하지 않고 마치 개선장군처럼 당에 와서 좌지우지하고, 자기 마음대로 누군 되고 안 되고 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해서 탄핵을 받았는지, 잘못한 게 무엇인지, 탄핵 사유가 정말 있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4선의 정우택 의원 역시 보수대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당 지도부에 각을 세웠다. 정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보수대통합이 뭔가 했는데, 집을 뛰쳐나간 사람을 데리고 오는 것을 보수대통합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보수대통합은 차기 총선의 최대 숙제이기 때문에 차기 당 대표가 해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주도하고 있는 보수대통합 움직임에 제동을 걸면서 동시에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찬성했던 인사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김병준 비대위 출범 이후 사태를 관망해오던 친박계와 일부 중진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차기 당권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에 관한 실질적 권한을 갖는다. 당의 얼굴인 당 대표는 2020년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당 지도부를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계파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절치부심해왔던 친박계로서는 당권이 절실한 입장이다. 탄핵 과정에서 국정농단의 공동정범으로 지목받으며 '폐족'이 되다시피 했던 그들은 당권 탈환을 통해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도 불구하고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민심은 크게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태극기부대가 책임당원으로 대거 가입하는 등 적극 지지층 역시 크게 증가했다. 친박계가 '탄핵 재평가'를 당당히 외칠 수 있는 실질적 배경이다. 

당권은 부활을 꿈꾸는 친박계를 위한 튼튼한 동아줄이다. 그런 면에서 내년 전당대회는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 혈투의 성격이 짙다. 결과에 따라 자신들의 생사여부가 달려있는 탓이다. 2008년 총선 당시 경험했던 '친박학살'의 악몽이 재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전력투구해야 한다. 


ⓒ 오마이뉴스


절박하기는 복당파 역시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이 불을 지핀 보수대통합은 당안팎으로부터 시큰둥한 반응을 얻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도정에 집중할 뜻을 피력했고, 통합대상인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국당을 "낡고 부패한 기득권 보수"라 규정했다. 복당파의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보수대통합은 단순히 탄핵에 찬성했던 구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을 받아들여 한국당의 당세를 확장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탄핵 찬성파 의원들이 합류하게 되면 그만큼 복당파의 당내 위상이 비약적으로 커지게 된다. 탄핵 과정에 대한 정치적 부담 역시 상당 부분 덜어낼 수 있다.

친박계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를 요구하며 보수대통합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그와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한국당을 떠받치는 구심인 대구·경북 지역은 여전히 '박정희·박근혜' 부녀에 대한 애증이 혼재해 있다. 한국당 극렬지지층인 태극기부대 역시 박 전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을 강조한다. 이는 달리 말하면 박 전 대통령 탄핵이 복당파의 아킬레스건이라는 의미다. 

복당파의 딜레마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당에 몸 담고 있는 이상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는 꼬리표처럼 복당파를 따라 다닐 수밖에 없다. 앞서 한국당 조직강화특위위원인 전원책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끝장토론을 제안하고, 이날 홍 의원이 사실상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면박을 날렸음에도 복당파는 묵묵부답이다. 지역정서와 태극기부대를 다분히 의식한 결과일 터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지도부를 친박계가 차지하게 될 경우 복당파의 앞날은 가시밭길로 접어들게 된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원죄에 대한 책임론이 비등해지는 것은 물론 공천 경쟁에서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부터 시작된 '친박-친이' 간의 해묵은 앙금을 상기하면 가능성은 더욱 농후해진다. 

일각에서는 "다음 총선 후 한국당은 조그만 수구보수로 남아있을 것"(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합집산이 총선 앞두고 이루어져 지금 현재 야당들은 정의당 빼놓고는 다 없어질 것"(정두언 전 한나라당 의원)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가 친박계와 복당파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는 점에서 분열 가능성이 더 높다는 지적이다. 

폭풍전야다. '박근혜'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진 한국당이 '박근혜' 때문에 또다시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한국당 모든 문제의 뿌리는 박근혜 문제"라고 했던 전 변호사의 진단이 일견 맞아 떨어지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과연 어떻게 될까.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국당에 전운이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 바람 언덕이 1인 미디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클릭)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11.03 12:07 신고

    다음 선거까지 계속 자중지란이 일어나야 됩니다. ㅋ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11.04 10:32 신고

    제발 깨져라. 너네들은 정당이 아니다. 양아치집단 보다 못한 사기단꾼들이요 흡혈귄다.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11.04 22:40 신고

    속히 콩가루가 되기를,
    저들은 "재건" 뭐 이런 Restart의 개념이 필요없습니다.
    그저 없어지면 됩니다~^^

  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8.11.05 05:43 신고

    똑똑한 국민들임을 알아야합니다.

  5. Favicon of https://stbnjsd.tistory.com BlogIcon 북두협객 2018.11.05 07:07 신고

    우리나라 정치인들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 좀 잘 하자~!!! "

  6.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8.11.06 17:12 신고

    결국엔 도로 박근혜당이 되지 않을까요?

  7. 영웅 2018.11.18 14:55

    복당파,탄핵찬성의원 들의 뼈저린 반성이 우선대어야
    대통합이된다

  8. 영웅 2018.11.18 14:56

    복당파의진정한반성이되야 대통합이됨

  9. 김동규 2018.11.28 19:19

    저는 정치에별로관심이없는사람입니다.
    굳이따진다면 보수라할까.
    근데 이번유치원법처리를보면서 한국당에
    대단한실망을느꼈습니다.
    국민의혈세를바로잡겠다는데 어찌
    정략적으로 도적들의편을듭니까.
    실망.실망.한국당떠납니다

ⓒ 오마이뉴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0일 오전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놀랄만한 이야기를 꺼내들었습니다. 지역구 당협위원장들을 '일괄사퇴'시키는 인적 쇄신안을 비대위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는 내용입니다. 이번 조치로 다음달 1일 전국 253개 당협중 사고 당협 22곳을 제외한 231곳의 당협위원장들이 물러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인위적 인적청산을 해서 특정인이나 특정계파를 지목하는 것은 아니다. 매년 당무감사를 하게 돼 있는데, 절차상 복잡하니 일괄사퇴로 처리한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인위적인 인적 쇄신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통상적인 당무감사 절차와 시기를 앞당긴 것일 뿐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처럼 의도적인 '물갈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안팎에서는 이번 조치가 본격적인 인적 청산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지리멸렬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김병준 비대위가 당협위원장 일괄사퇴 카드를 통해서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입니다.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김병준 비대위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에서 드러나듯 한국당은 여전히 시대흐름과 동떨어진 수구냉전적 이념과 인식으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당 쇄신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인적 청산은 전무하다시피 한 형국입니다. 김 위원장 역시 그동안 인적 쇄신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인위적인 방식의 물갈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여론은 냉정했습니다. 한때 한국당은 원내 5석에 불과한 정의당에게조차 지지율이 역전당하는 등 좀처럼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국정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에서도 한국당의 지지율이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일자리 대책, 부동산 정책 등 각종 논란이 이어지면서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한국당은 그 반사이득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습니다. 이는 환골탈태를 공언했던 김병준 비대위의 당 혁신 작업이 그만큼 지지부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한국당의 행태가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 위원장의 인적 쇄신안은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지금과 같은 지리멸렬함이 계속돼서는 당의 미래는 물론이고 김 위원장 자신의 입지마저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의 행보가 단순히 비대위 활동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합니다. 오는 12월 원내대표 경선과 내년 2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김 위원장으로서는 그 이전에 강력한 지도력을 당안팎에 보여줘야만 합니다. 

관건은 당협위원장 일괄사퇴안을 둘러싼 당내 내홍을 얼마만큼 최소화시킬 수 있느냐입니다. 당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김 위원장의 결정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습니다. 비대위원인 박덕흠 의원은 일괄사퇴안이 의결되기 전 모두 발언을 통해 "당헌·당규를 보니 당협위원장 일괄사퇴 규정이 없다"며 "지방조직운영 28조에 시·도당 위원장 의견 청취 후 비대위에서 당협위원장을 사퇴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이 규정의 취지는 문제가 있는 당협위원장을 사퇴시킬 수 있는 의미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 오마이뉴스


김문수 전 서울시장 후보는 보다 직설적으로 김 위원장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그는 19일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에서 가장 먼저 쫓겨나야 마땅한 사람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다. 253개 당협 위원장을 뚜렷한 이유 없이 한꺼번에 무조건 사퇴시키는 건 폭거다. 이런 비민주적이고 무지막지한 폭거는 세계 정당 역사에 전무후무한 것이다. 이런 불합리하고 무지막지한 폭거가 그대로 통한다면, 자유한국당은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존재 의미가 없다"고 맹비난을 쏟아냈습니다. 

김 전 후보의 공세는 추석 연휴 기간인 22일에도 이어졌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에 "'비상상황에 당협위원장 전원을 일괄 사퇴시킬 수 있다'는 규정이 어디에 있나, '시간 제약 때문에 당무감사 공고도 없이 일괄 사퇴 조치할 수 있다'는 규정이 어디 있나"고 반문하며, "당이 비상상황에 있고, 시간 제약 때문에 일괄 사퇴 조치했다"는 김 위원장의 해명을 적극적으로 반박했습니다. 적법한 절차와 당내 의견 수렴의 과정 없이 김 위원장의 독단대로 일괄사퇴안이 처리됐다는 주장입니다. 

이같은 당내의 반발은 김 위원장의 인적 쇄신 작업이 녹록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당내 기반이 거의 없는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확고하지 않은 데다, 인적 쇄신이 결국 '친박-비박' 간의 치열한 권력다툼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여파로 숨죽이고 있는 친박계는 김 위원장 취임 이후 복당파가 당내 주류로 자리잡자 불만이 팽배해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당협위원장 일괄사퇴안을 의결하자 친박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습니다. 인적 쇄신의 화살이 결국 자신들을 향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친박계의 의구심은 김병준 비대위 체제 하에서 복당파가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것에 기인합니다. 실제 김 위원장은 당직인선을 통해 복당파인 김용태 의원을 당의 살림과 조직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으로 전격 발탁했는가 하면,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에 역시 복당파인 송철호 의원을 임명하며 친박계와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문제는 그동안 인위적인 인적 쇄신이 없다는 김 위원장의 말에 사태를 관망해오던 친박계가 당협위원장 일괄사퇴안 결정에 집단적으로 반발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사실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구심점이던 최경환(구속)·서청원 의원(탈당) 등의 이탈로 세력이 약화되었다고는 하나 친박계는 여전히 당내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만에 하나 친박계가 인적 쇄신에 반발해 김 위원장과 다른 목소리를 낼 경우 한국당은 걷잡을 수 없는 내홍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김 위원장이 꺼내 든 인적 쇄신안이 당권을 둘러싼 '친박-비박' 간의 권력투쟁과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에서 당내에 미칠 파장이 엄청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김 위원장이 예고한 인적 쇄신안이 수면 아래 잠자고 있던 해묵은 계파 갈등을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당에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폭풍전야와 다름 없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한국당을 거세게 휘감는 모양새입니다. 일각에서는 2008년 친이계의 '친박 학살'로 시작된 '친박-비박'간의 구원(仇怨)이 김 위원장의 인적 쇄신과 맞물려 대폭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당은 또 다시 지독한 내분에 휩싸이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최악의 경우 분당 위기로까지 치닫게 될 수도 있습니다. 



♡♡ 세상을 향한 작은 외침, 바람 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  

  1.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09.25 20:53 신고

    오마이뉴스 기사로 이 글을 읽었습니다.
    "폭풍전야" 이상으로 자한당이 소멸되는 과정이 되길 바래봅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09.27 09:31 신고

    항상 그 나물에 그 밥입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자중지란에 빠져있던 한국당의 혁신을 위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그는 비대위원장 수락연설에서 "잘못된 계파 논쟁과 진영 논리와 싸우다 죽어서 거름이 되면 큰 영광"이라며 "미래를 위한 가치 논쟁과 정책 논쟁이 정치의 중심을 이루도록 하는 꿈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한국당 내의 뿌리깊은 계파 대립을 청산시키고 가치 중심의 정책정당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였다. 
 
'김병준 비대위' 체제가 출범한지 벌써 두 달. 한국당은 김 위원장이 바람대로 나아가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초 '김병준 비대위'의 성패는 인적 쇄신과 정책·논선 등의 변경에 달려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국당의 몰락 요인으로 '친박-비박'간의 해묵은 계파 갈등이 손꼽혀온 데다가, 시대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이념 역시 국민의 거센 지탄을 받고 있던 탓이었다. 

따라서 '김병준 비대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당 쇄신 작업을 통한 인적 청산과 한국당에 덧씌워져 있는 수구보수의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한 이념과 노선의 재편이 반드시 이뤄져야만 했다. 진저리나는 당내 계파 갈등과 냉전·반공주의에 입각한 시대착오적 행태로는 돌아선 민심을 회복시키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 오마이뉴스

 
그러나 '김병준 비대위'가 출범한지 두 달이 지나도록 한국당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당 혁신의 바로미터가 되어야 할 인적 청산이 전무한 상태다. 자진 탈당한 서청원 의원, 지방선거 이후 물러난 홍준표 전 대표 등을 제외하면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 대선·지방선거 참패에 대해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한국당의 혁신을 총책임지고 있는 김 위원장 역시 인적 청산에 크게 마음을 쓰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달 14일 "2020년 총선 때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도록 바뀌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인적 청산) 방법"이라고 말한데 이어,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한 11일에는  "사람을 자르는 게 절대 개혁이 아니다"라며 "인적 쇄신은 제가 하는 게 아니라 가장 좋은 것은 국민이, 유권자가 해주셔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비대위 차원의 인위적인 인적 쇄신보다 총선 등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미다. 

인적 쇄신이 당을 개혁시키기 위한 요체라는 것을 두말할 나위가 없다. 김 위원장의 의중은 결국 당을 쇄락시킨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돼 온 계파 대립과 갈등을 묵인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러나 사람이 바뀌지 않았는데 당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건 눈가리기에 지나지 않는다. 일각에서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계의 반발을 의식해 김 위원장이 인적 쇄신을 단행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위원장이 강조했던 가치 중심의 '정책정당화'도 찾아보기 힘들다. '김병준 비대위' 출범 이전이나 이후나 한국당의 정책과 노선은 거의 변화가 없어 보인다. 구체적인 대안과 비전 제시 없이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노선에 무조건 반대부터 하고 보는 기류는 앞선 '홍준표 체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 뼈를 깎는 당 쇄신을 통한 내부적 혁신보다 권력의지를 앞세워 반사이득을 보려는 정치공학적 행태만 돋보인다. 

김 위원장의 인식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안보제일주의'와 '반공보수'를 버릴 것을 주문했다. 한국정치의 폐단으로 '국가주도주의'와 '패권주의', '표퓰리즘'을 꼽은 그는, "박정희 시대처럼 국가기획주의에 입각해 기업을 간섭하는 국가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같이 갈 수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기존의 한국당과는 차원이 다른 수사로 이목을 끌었던 그의 행보는,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당내 반발이 잇따르자,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성공 신화를 써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는데 그 기적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돌연 태도를 바꿨다. 언제는 박정희식 국가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더니 당안팎의 비판이 속출하자 그와는 정반대의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광복절을 앞두고 '이승만 띄우기'에 나선 것도,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을 '정치재판'이라 규정한 것도,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지역 민심 다지기에 나선 것도 모두 기존의 한국당이 보여주었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란는 평가다. 계파를 일소하고 가치와 노선의 재정립을 통한 정책정당으로 당을 환골탈태시키겠다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태다. 

당안팎의 많은 기대를 받으며 닻을 올렸던 '김병준 비대위'의 씁쓸한 현실은 정당 지지율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한국당은 정의당과 같은 1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내 112석에 달하는 제1야당이 원내 5석에 불과한 정의당과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는 상황은 한국당이 직면해 있는 초라한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오마이뉴스


출범한 지 두 달, 무너진 한국당을 재건하겠다며 호기롭게 출발한 '김병준 비대위'가 기대와 달리 연착륙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인적 청산은 물론이고 가치와 노선의 재정립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한국당의 모습에 국민의 냉정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김병준 비대위가 겉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달 20일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8 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나온 김 위원장의 발언에서 어쩌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두가 인적 청산을 말하지 않으면 혁신도 비대위도 없는 거라 얘기해왔다.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우리는 고장난 자동차다. 차를 저렇게 만든 것은 기사 잘못도 있지만 그렇다고 자동차를 고치지 않고 새로운 기사를 영입한다고 해서 이 차가 갈 수 있나. 한국당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나 가치는 반공, 안보, 친기업, 기득권 옹호, 수구집단, 부패 등이다. (이제는) 정말 새로운 시대를 향한 무엇을 가지고 나가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한국당을 '고장난 자동차'에 비유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자동차가 존재한다. 고쳐쓸 수 있는 자동차와 그렇게 할 수 없는 자동차. 한국당은 그 중 어디에 해당하나. 박 전 대통령 탄핵은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사로이 농단한 위정자 한 사람에 대한 심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 터다. 탄핵 정국 당시 국민들이 '한국당 해체'를 목청껏 부르짖었던 것도 그런 맥락이다. 자동차도 바꾸고 사람도 바꾸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인 것이다. 

그러나 '김병준 비대위'는, '한국당'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나.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하면서도 현실은 그와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혁신과 개혁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인적 청산 없이, 새로운 가치와 노선, 비전의 제시 없이 과거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김병준 비대위'를 향한 국민적 불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간 김 위원장이 외려 그들과 '동거동락'하려는 것은 아닌지 세간의 의구심이 쌓여가는 이유다. 



♡♡ 세상을 향한 작은 외침, 바람 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  

  1.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8.09.12 08:48 신고

    동거동락...맞는 표현이네요.ㅎㅎ

    잘 보고가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09.12 11:49 신고

    그 나물에 그 밥입니다
    개인의영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3. 고로 2018.09.12 16:23

    한국당은 문대통령님 거수기 노릇이라 하라는게 촛불민주주의 정신이지 말입니다..

  4.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09.12 19:42 신고

    절대로 살아남아서는 안 될 정당입니다.
    아니 정당도 아닙니다 반드시 해체 시켜야합니다.

ⓒ 오마이뉴스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수습방안을 둘러싸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격렬하게 부딪히면서 지난 한 주 동안 자유한국당은 극심한 내홍에 빠져있었다. 이 과정에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홍준표 대표가 물러난 이후 한국당의 쇄신을 주도하고 있는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부각했다.


25일 5선의 심재철·이주영 의원, 4선의 유기준·정우택·홍문종 의원 등 중진들은 성명을 내고 "한국당이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김 원내대표는 즉각 사퇴하고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 원내대표가 비대위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물러나야 할 사람이 벌인 무책임하고 월권적인 행동에 불과하다"며 "준비위원회는 즉각 해체되어야 한다"고 맹렬히 성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 중진들의 목소리는 초·재선 의원들이 김 권한대행 유임에 찬성하면서 급속히 힘이 빠졌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김 권한대행의 사퇴 문제를 논의한 초·재선 의원 50여명은 격론 끝에 재신임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계파 갈등을 향한 당 안팎의 우려와 비판을 의식해 일단 봉합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최대 그룹인 초·재선 의원들이 김 권한대행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국당의 쇄신 작업은 당분간 '김성태 혁신안'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24일 한국당은 인천시장을 지낸 3선의 안상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비대위 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킨 바 있다. 김 권한대행은 준비위 인선을 통해 혁신비대위를 가동시켜 대대적인 당 쇄신작업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현 지도부를 유임하는 쪽으로 일단락되는 듯 보였던 한국당의 계파 갈등은, 그러나 혁신비대위의 역할 및 기능과 관련해 계파별로 서로 다른 주장들이 터져나오면서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26일 준비위 첫 회의에 참석해 "혁신 비대위원장에게 한국당을 살려낼 칼을 드리고 '내 목부터 치라'고 하겠다"고 공언했다. 혁신비대위에 사실상 전권을 주겠다는 의미로, 강도 높은 인적 청산이 이뤄질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이는 혁신비대위는 혼란에 빠진 당을 수습하는 역할만 하고 당 쇄신과 수습은 전당대회 이후 들어설 새 지도부가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친박계와 당내 중진들의 입장과는 대비된다. 이들은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태다. 당의 상황을 감안해 비대위 체제는 불가피하더라도 그 역할은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친박계와 당내 중진들의 반발은 김 권한대행 등 복당파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가 혁신비대위를 통해 당권을 장악하고 인적 청산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강한 불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김 권한대행이 이날 회의에서 "(비대위에 주어질) 이 칼은 2020년 총선 공천권에도 영향을 주는 칼"이라고 밝히면서 이같은 의구심이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 오마이뉴스


주목해야 할 것은 김 권한대행이 이날 혁신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지난 2016년 초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돼 4·13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름을 언급했다는 사실이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는) 김종인 모델보다 더 강해야 한다"며 "남의 당이라도 배울 건 배워야 제대로 된 비대위원장을 모실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 4·13 총선 직전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가 영입해 세간을 놀라게 만들었던 김 전 비대위원장을 거론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김 전 비대위원장은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깜짝 영입됐다. 이후 그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당내 인적 쇄신을 단행하며 화제가 됐다. 당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았던 정청래, 이해찬 의원 등이 이 과정에서 '컷오프' 당하며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찬 잡음, 셀프공천 논란 등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그가 민주당의 총선 승리에 적잖이 기여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풍전등화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김 권한대행이 정치적으로 아주 민감한 공천권 관련 발언을 한 데 이어,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이끌었던 김 전 비대위원장을 함께 거론한 것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는 김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한 복당파가 혁신비대위를 통해 당권을 장악하고 나아가 대대적인 물갈이를 시도할 것이라는 친박계 및 중진 의원들의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함의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당내 혁신작업을 강하게 비판해왔던 친박계와 당내 중진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도 그런 맥락일 터다. 그들은 김 권한대행의 발언이 결국 혁신비대위의 성격과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 홍 대표가 사퇴한 이후 당권을 거머쥔 김 권한대행을 앞세운 복당파들이 친박계를 겨냥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수습방안을 놓고 펼쳐지고 있는 첨예한 당내 갈등은 결국 차기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친박계와 비박계 사이의 '치킨게임'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던 '친이-친박' 간의 뿌리 깊은 갈등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정치권 안팎으로부터 끊임없이 비판을 받아왔던 극심한 계파 갈등이 결국 한국당을 집어삼키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초·재선 의원들과 복당파 중심의 3선 의원들이 지도부를 재신임하며 간신히 봉합되는 듯 했던 한국당의 집안싸움이 다시 들불처럼 번질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 모습은 흡사 지난 2008년과 2012년 총선에서 벌어진 친이계와 친박계 간의 끔찍한 공천학살, 2016년 총선에서의 낯뜨거운 옥쇄파동을 떠올리게 만든다. 총선 때마다 연출됐던 볼썽사나운 계파 싸움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막강한 조직과 세력, 단단한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보수진영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었다면, 작금의 한국당은 그와는 정반대의 궤멸적 상황에 놓여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말해주듯 한국당은 TK지역에 완전히 고립되며 당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궁색한 처지로 전락했다. 벼랑 끝에 서있는 줄도 모르고 해묵은 계파 싸움에 푹 빠져있는 한국당에게서 비극을 예감하는 이유다.



♡♡ 1인 미디어 '바람 언덕'을 후원해 주세요 (클릭)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06.27 10:09 신고

    제가 예언가는 아니지만 자유한국당의 수명은 얼마 남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길어냐 총선까지 아니겠습니까? 총선에 참 패가 뻔한데 총선 끝나면 자유한국당의 운명도 끝날 것 같습니다.

  2. Favicon of https://moldone.tistory.com BlogIcon 팡이원 2018.06.27 10:55 신고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06.27 23:14 신고

    다른 무엇보다 시간이 참 아깝습니다.
    할 일이 태산같고 처리해야할 민생이 많은데 이걸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까요?

    "배째라"식의 지금의 혼란에 대해 자한당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거듭 자한당의 멸절을 보고 싶습니다~

  4.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06.28 08:17 신고

    노회한 여우 김종인까지 이름이 나오는걸 보니
    인물이 없긴 없는 모양입니다 ㅋ

  5.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8.06.29 05:48 신고

    이번 선거에서 혹독한 국민의 신판을 받았지요.
    ㅠ.ㅠ

새누리당이 풍비박산이 날 위기에 처해졌다. 지난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상임전국위원회가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된 데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이날 상임전국위원회를 통해 당을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시키고 혁신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친박계가 정진석 원내대표가 내놓은 비대위원 인선안과 김용태 혁신위원장 선임에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회의는 개최되지 못했다. 친박계가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사실상 실력 저지한 것이다.

친박계가 결행한 무력 시위의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공주에서 칩거에 들어갔고, 혁신위원장에 내정돼 있던 김용태 의원은 "오늘 새누리당의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 새누리당의 마지막 혁신 기회는 사라졌다"는 의미심장한 멘트를 날리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초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을 맡기로 했던 정두언 의원은 회의가 무산되자 "이건 정당이 아니라 패거리집단이다. 동네 양아치도 이런 식으로는 안 할 것이다. 아무 명분도 없다"며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고스란히 표출했고, 김성태 의원은 "분당을 염려할 정도로 상황이 위중한 것은 분명하다"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새누리당의 내홍은 상임전국위원회가 무산된지 이틀이 지난 시점에서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 사이 친박계와 비박계간의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이 참에 갈라서자는 극단적인 발언들까지 튀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곪고 곪았던 친박계와 비박계간의 묵은 앙금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오마이뉴스


이 장면은 마치 친이계의 공천학살에 반발해 친박계가 대거 탈당했던 지난 2008년의 상황을 보는 것 같다. 당시 당권을 쥐고 있던 친이계는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자신들을 무지막지하게 몰아 세웠던 친박계를 향해 가차없는 복수의 칼을 날림으로써 대규모 탈당 사태를 불러온 전례가 있다.

지금의 상황은 당시와 대단히 흡사하다. 다만 이번에는 지난 총선 패배의 책임론과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친박계가 자기방어기제를 적극적으로 가동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새누리당이 겪고 있는 내홍은 이 정당의 기이한 구조에서 기인한다. 정치 정당은 본래 가치와 비전을 중심으로 뭉친 정치적 결사체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가치나 비전을 함께 공유하는 정치결사체라기 보다는 권력에 집착하는 전형적인 이익결사체의 형태를 보여왔다. 그들이 '이명박' '박근혜'라는 막강한 권력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명확히 드러난다.

이들은 태생적으로 정치적 리더, 다시 말해 '이명박' '박근혜'라는 보스의 의지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새누리당에서 총선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공천 갈등과 계파 갈등은 기실 이 두 사람에 대한 충성 경쟁이 노골적으로 표면화된 것에 불과했다. 특히 20대 총선의 공천과정에서 드러난 새누리당의 구태는 이들의 충성 경쟁이 이성과 상식의 수준을 뛰어넘는 극단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당의 공천시스템이 너덜너덜해지고, 대통령의 눈 밖에 난 인사들이 공천에서 배제되며 집단 공격을 당하는 장면은 이 당의 민주적 의사결정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되었다는 신호나 다름 없다. 새누리당을 향해 '독재당', '패거리집단'이라는 독설을 날린 정두언 의원의 날선 비난이 허튼소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당내의 불합리와 부조리, 비이성적 구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당권에 대한 도전, 보스에 대한 불충으로 인식되는 정당에서 당내 개혁과 쇄신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요원한 일이다. 따라서 최소한의 당내민주화도 이뤄지지 않은 새누리당이 수구적이고 패권적인 정당으로 변모해갈 수밖에 없는 것은 필연에 가깝다. 새누리당에 덧씌어져 있는 수구 패권 정당의 이미지는 당연한 귀결인 셈이다.



ⓒ 연합뉴스


그러나 한편으로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새누리당의 내홍은 이 정당이 수구 패권 정당으로 계속 남을 것인가 아니면 보수정당으로 환골탈태할 것인가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아주 값진 의미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당내 개혁과 혁신을 위해 결전을 불사하고 있는 새누리당 내 비박계 의원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활약 여하에 따라 새누리당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당의 미래를 위해 영예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기 바란다타이밍도 나쁘지 않다. 때 맞춰 정의화 국회의장이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고, 인재 영입에 목마른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합리적인 새누리당 인사들을 영입하겠다고 선언까지 한 마당이다. 만에 하나 싸움에서 진다 하더라도 갈 곳은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다

 

새누리당뿐만 아니라 수많은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도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부디 끝까지 싸워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잊지 마시라. 당신들의 분투에 새누리당의 명운이 달려 있다는 사실을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의 건투를 빈다.

 




♡ 바람 언덕은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꿈꾸는 1인 미디어입니다 

♡ 여러분의 공유와 공감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05.19 08:22 신고

    저도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입니다
    한심한 집권당입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05.19 11:15 신고

    언젠가는 터지고야 말 게 현실로 나타난 것 뿐입니다. 그들의 말대로 새누리당은 정당이 아니라 양아치집단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국민의 이런 정당에 지지를 한 것은 그들의 마취술에 속은 것 뿐입니다.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5.19 14:25 신고

    새누리당=양아치집단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속한 몰락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건전한 보수정당이 새롭게 보여지는 것도 기대할 수 있을까요?

  4. Favicon of https://slic.tistory.com BlogIcon Total Fix! 2016.05.21 05:58 신고

    얼핏 보면 비박이니 친박이니 나뉘는 것 같지만 결국 새누리당에서 당선 되는 것은 모두 꼬봉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결국 그들은 꼬봉으로서 결코 탈당하지 못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