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TN

 

일요일이나 월요일 저녁이면 아이들과 함께 동물농장을 시청한다. 이번주 첫번째 에피소드는 불암산 정상에 살고 있다는 유기견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 녀석은 어떻게 2년 동안 그런 곳에서 버텨낼 수 있었을까. 제작진도 의아해했고, 나도 그랬다.

이유는 곧 밝혀졌는데, 역시나 매일같이 먹이와 물을 챙겨주는 한 아주머니의 열성 어린 돌봄과 보살핌이 있었다.

그러면 그렇지. 불암산 정상은 온통 바위 투성이로 이루어져 있다. 먹을 것을 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서식 조건이 아주 고약한 곳이다. 게다가 그 녀석은 사람의 손길을 탔던 작고 연약한 반려견. 누군가의 도움이 없었다면 견뎌내기 어려웠으리라. 

아주머니가 참 대단해 보이는 건 그 녀석을 위해 매일 같이 산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최단 코스로 올라도 1시간 30분은 족히 가야 하는 길이다. 산행만 왕복 세 시간, 어지간한 정성과 마음이 아니면 힘든 일일 터. 아주머니는 그 고된 걸음을 매일 같이 해오고 있었다.

강아지를 얼마나 사랑하면 그럴 수 있을까. 지켜보던 아내와 나는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그마치 2년 동안 강아지 밥과 물을 챙겨주기 위해 매일 산에 오르는 사람이라니. 범인이 보기에는 이해하기 힘든 열정이요, 정성이며, 사랑이다.

하지만 이 훈훈하고 따뜻한 미담도 기레기가 개입하면 전혀 다른 잔혹극으로 둔갑하게 된다.기레기의 표적이 되는 순간 힘든 산길을 오르내리며 지극 정성으로 유기견을 돌보았던 아주머니의 2년의 행적은 졸지에 누더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주머니의 일거수 일투족은 먼지 털듯 탈탈 털릴 터이고, 기레기들은 가족은 물론이고 사돈의 팔촌까지 모조리 훓고 다닐 것이다. 행여 남편이 보신탕을 좋아하기라도 한다면 이런 기사가 나온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보신탕 즐기는 남편, 유기견에 접근한 이유 따로 있었나..".

유기견 몫의 사료를 까마귀가 훔쳐먹던 장면 역시 이렇게 왜곡시킬 수 있다. "사료 훔쳐먹는 까마귀, 아주머니는 수수방관만...". 어디 이뿐인가. 사료구입 비용 검증을 위해서라며 2년 치 영수증을 내놓으라고 요구할 수도 있고, 집 구매 내역이며 이웃과의 관계, 평소 행실이나 학생기록부 등 관련 내용과 상관없는 기사들로 지면을 도배할 수도 있다.

안타까운 마음에서 유기견을 도와준 것 뿐인데, 아주머니의 선의가 왜곡되고 갈갈이 찢겨나가는 것이다. 이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얘기를 하고 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기레기는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그렇게 하고도 남을 족속들이다.

실제 그렇지 않은가. 기레기가 왜곡하면 누구라도 순식간에 표창장 위조범이 돼 버린다. 회계상 실수가 회계부정으로 둔갑한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 최저임금도 안 되는 돈을 받고 수년 동안 건물관리를 해온 아버지는 졸지에 친인척 채용비리의 당사자가 된다. 

해명을 한다 해도 별 소용이 없다. 확인되지도 않은 수많은 의혹들이 마구잡이로 제기되고, 의혹은 사실이 되며, 급기야 범죄자가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렇게 당했다. 한명숙 전 총리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그렇게 당했다. 그리고 지금은 윤미향 당선자의 차례다.

2년도 대단한데 무려 30년 동안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이의, 젊음과 청춘을 바쳐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온 이의, 가해자의 사죄를 받아내기 위해서 그 긴 세월 피해자를 대신해 싸우고 세상에 알려온 이의 헌신과 열정이 무너지는 건 이처럼 한순간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갈기갈기 너덜너덜 찢겨져 나가는 것이다.

오늘(29일) 오랜 침묵을 깨고 윤 당선자가 기자회견을 연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어떤 말을 한다해도 뭐가 달라질까 싶다. 일전에 언급한 것처럼 확증편향에 사로잡힌 자들에게는, 윤미향을 죽이기로 작심한 이들에게는 누군가의 해명과 사과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무현, 한명숙, 김기식, 조국, 그리고 윤미향. 타켓이 바뀔 뿐 저들의 저열한 인식과 행태는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오보를 내든, 악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하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언론 시스템을 본질적으로 바꿔야 하는 이유일 터다.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는 극악무도한 인격 테러를 막으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21대 국회 최대의 과제가 언론개혁이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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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aptainkorea83.tistory.com BlogIcon 그랜드슬램83 2020.05.29 10:13 신고

    검찰개혁은 공수처가~
    언론개혁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입법 신속히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2. 익명 2020.05.29 10:28

    비밀댓글입니다

  3.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20.05.29 18:26 신고

    대한민국의 언론쓰레기를 정리를 해야 합니다.
    도저히 용납이 안됩니다. 분열을 조장하는 단순한 쓰레기들 뿐인거죠.
    일말의 양심도 없는 기레기들 하 화딱지가 나네요 ㅎ
    죄송합니다. 갑자기 열이 나서요 하하

ⓒ 한국일보

 

25일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인터뷰 내내 할머니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과 정의연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디서부터 틀어진 것인지, 무엇이 저 둘 사이의 거리를 이토록 멀고 아득하게 만든 것인지 안타까운 마음 가눌 길이 없습니다. 자그마치 30년 동안 한 곳을 바라보며 걸어온 사람들 아닙니까. 그러나 그 긴 세월 사이 사이에 조금씩 자라온 앙금이 돌이킬 수 없이 커져버렸나 봅니다. 할머니의 마음은 여전히 닫혀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윤 당선자와 정의연이 풀어야 할 숙제가 참 많아 보이네요. 안타깝습니다. 두 대상 사이의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초래한 사회적 파장이 아주 크기 때문입니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요. 쉽지 않은 화두입니다. 

씁쓸한 건 이번 논란의 배후에 수구세력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할머니의 감정을 악용해 윤 당선자와 정의연의 30년 흔적을 부정하고 매도하는데 혈안이 돼 있는 것이죠. 그간 성노예 문제에 관심조차 없는 자들이 일본 극우세력들이 반길 만한 짓을 서슴지 않고 있으니 꼴사납기가 이를 데가 없습니다. 지금 저들이 하고 있는 짓거리는 친일경찰 노덕술이 신흥무관학교의 회계장부가 이상하다고 노발대발하는 꼴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한 지인은 윤 당선자와 정의연에게 '까방권'이 있다고 말하더군요. 전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을, 언론이 해야 할 일을 앞장서 해온 이들이 바로 그들이니까요. 일각의 주장처럼 일부 허물이 있다고 한들, 한 개인과 단체의 30년을 통째로 부정하고 매도해서야 되겠습니까. 그것도 친일부역세력의 잔당들인 수구언론들이 말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분기탱천 해야 할 일입니다.

관련해 사랑하는 형제이자, 믿음의 동역자인 BK 목사님의 글을 소개할까 합니다. 이 글은 이번 논란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욕먹어도 이 말은 해야겠다.

정대협과 기억연대를 저렇게도 철저하게 까대는 이 언론이 왜 일본 정부와 친일파들이 잘못하고, 사람들 등쳐먹고, 고문하고, 죽인 역사에 대해서 짧게는 70-80년 길게는 100년이 넘도록 함구했을까?

전쟁성노예인 정신대로 끌고가 고통을 가한 진범인 일본 정부를 상대로 지금 보이는 열의와 열심을 조금도 보여주지 않는 것일까?

지금 집안 싸움을 할 때가 아닌데, 왜 내 자식 두드려 팬 깡패들에게는 찍소리 못하고 자식보고 너 왜 그렇게 개념없이 장부정리 하지 않고 돈타령하고 있다.

잘못이 있었던 게 10년 20년이 되었다면 왜 하필이면 지금 이때 문제를 터트리는가? 질문해야 할 때다.

어차피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없다. 앞에서는 있다고 말하면서 그 알량한 주권을 잘못행사한 자식을 냅다 두들겨 패는 이 사람들... 집안 싸움만 부추기는 이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한국전쟁 70년이 지나도록 민간인 학살 진상조사도 제대로 못하게 하고, 여전히 휴전협정에 서명조차 하지 못한 나라 신세는 바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정신대 문제, 전쟁 성폭력 문제 조차 어떻게 다루어야할지 방향조차 잃어버리게 만드는 언론권력을 어떻게 다룰 수 있을까?

잘잘못을 가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방향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윤미향, 이용수 할머니 두 분 다 언론의 피해자로 남지 않으면 좋으련만......

답답하다.

대한민국에
아니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평화를 심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참 못마땅한 밤이다.

서울에서 춘천가는 iTX에서 어두운 창밖을 내다보며...

그래도 나는 평화의 씨앗을 심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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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aptainkorea83.tistory.com BlogIcon 그랜드슬램83 2020.05.26 10:55 신고

    한일우익근대사를 쓴 이영채교수는 한국과일본은 과거 식민지시대의 그림자를 거둬내지 못했다고 하더라구요.
    아베는 전범자의 손자?이고 맞나? 아무튼~
    한국은 이승만 박정희로 이어지며 친일세력들이 청산되지 못했구요.

    어디서 봤는데~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제 바람도 좀 더 빨리 바다에 가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바다까지 오염물질들을 끌고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비록 천천히 가더라도..말이죠.

  2. Favicon of https://stem44.tistory.com BlogIcon stem44 2020.05.26 19:28 신고

    때려잡지 못한 친일파들이 일제시대때 힘들게 살아온 할머니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챙기네요 부글부글!!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20.05.27 07:54 신고

    저와 같은 주제로 쓰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4.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20.05.27 08:02 신고

    먹잇감 물은 이리떼 깉습니다

  5. 소안 2020.05.30 23:18

    진영의 논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인간은 자신의 인격이나 진실이 이용당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장 슬픕니다. 할머니의 생각을 무시하며, 대의를 ♫는답시고, 단체 멋대로 하면 다 정의가 아니지요. 진심으로 피해자를 생각했는지 돌이켜 보십시오. 조국에 배신 당하고 같은 여자에게 배신 당한 할머님만을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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