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가 이제 불과 하루 남았다오늘(17) 여야의 극적인 합의가 없다면 '세월호 특별법'의 회기내 처리는 무산된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는 어제 4자 회담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위한 담판을 시도했지만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했다. 세월호 피해에 대한 국가배상 및 보상문제, 피해지역에 대한 지방교부세 특별지원과 공공요금 감면, 정부의 세월호 추모 사업비용 지원 및 4·16 재단 지원 등 25개의 비 쟁점 항목에서는 여야간의 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조사위원회(조사위)'수사권'을 부여하느냐의 여부에 있었다

 

새누리당은 조사위에 수사권을 부여한 전례가 없고 형사사법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상설특검이나 특임검사를 도입해서 조사위와 협의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조사위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지휘를 받아야 하고 강제수사를 할 때에는 판사의 영장발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사권 부여가형사사법체계를 무너뜨리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과연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 그리고 '세월호 특별법'의 수사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지리한 공방의 이면에는 어떤 정치적 속내가 있는 것일까





수사권은 수사기관이 범죄의 혐의 유무를 밝히기 위해  범죄사실과 증거를 찾고 수집할 수 있는 법적인 권한을 말한다. 수사기관은 법적으로 부여받은 수사권에 따라 범인을 체포하거나 구속할 수 있고, 고소·고발 사건을 조사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사권은 수사기관이 범죄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필수적 요건이다. 수사권이 없다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의 주장대로 수사주체에게 수사권이 없는 사건의 진실규명은 과연 가능한 것일까. 우리는 수사권이 없는 진실규명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문사위원회) 활동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의문사위원회는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0년 10월 17일에 출범해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6월 30일까지 활동한,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의문사 규명을 위해 설치된 대통령 직속 기구였다. 당시 의문사위원회에는 별도의 수사권이 부여되지 않았다. 조사대상에 대한 출석요구, 출석요구 거부자에 대한 동행명령, 진술청취, 자료제출 요구, 실지조사 등의 권한만이 의문사위원회에게 부여돼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참고인이나 특정 기관이 동행명령, 자료제출, 실지조사 등을 거부하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해도 과태료 1,000만원만 내면 그뿐이라는 데에 있었다. 수사권이 없다보니 의문사위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지극히 제한적이고 관련기관이 작정하고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달리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당시 참고인이었던 전직 대통령들과 의문사 사건의 실제 담당 검사들은 의문사위원회의 이같은 한계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이를 철저히 이용했다. 그들은 의문사위원회의 출석요구와 동행명령을 거부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이 자행한 국가폭력의 중심에 있던 국정원, 기무사, 경찰 등의 국가기관에 대해서 수사권이 없는 의문사위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전무하다는 데에 있었다. 해당기관의 증거제출 거부, 증거조작 및 은폐, 허위진술 등에도 의문사위원회의 권한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세월호 특별법'에 조사위의 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는 의문사위원회의 전례로 볼 때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입장은 '불가()'에서 도무지 움직일 줄 모른다. 수사권 부여가 대한민국의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 저들이 내세우는 일관된 주장이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의문사위원회의 경우를 면밀히 드려다 보면 새누리당이 수사권 부여에 난색을 표하는 이유가 실상은 다른 곳에 있음을 의심케 한다. 왜 그럴까? 무능과 태만으로 사건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해양수산부와 해경, 사건발생 이후 몇시간이 지나도록 사태파악조차 못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청와대의 지휘체계 문제, 사건 당일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의 사건 대응의 적절성 여부 등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해양수산부, 해경, 국정원 등의 정부기관은 물론 청와대와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까지 강도높은 조사가 이루어져야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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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반환점을 돈 국정조사에서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첫날부터 특위위원들의 팽목항 방문 불참을 시작으로 대단히 불성실하고 무성의한 태도로 유가족들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그들은 월드컵 일정을 핑계대고 7·30 재보선을 문제삼으며 기관보고까지 늦추려 했던 사람들이다.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새누리당의 행동은 이처럼 한결 같다. 딴마음을 품고 있는 것이 눈에 선한 사람들에게 수사권을 가진 조사위의 성역없는 수사는 절대로 반가운 상황이 아니다. 게다가 새누리당에게는 청와대,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에게로 향하는 세월호 책임론의 화살을 결사적으로 막아야 할 특명도 있다. 이같은 상황은 새누리당의 수사권 부여 반대 입장이 결국 세월호 참사의 불똥이 청와대로 튀는 것을 방지해 보겠다는 출구전략의 일환임을 말해준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지난 14일 부터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될 때까지 국회와 광화문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세월호 대책위는 "국정조사로는 진상규명도, 안전한 사회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심지어 희생자와 가족을 모욕하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비웃음도 보았다. 국민과 가족이 참여하는 특별법을 꼭 만들어야 한다"며 특별법의 조속한 여야 합의를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조사위에 수사권은 물론 기소권까지 부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발의한 특별법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새누리당의 안은 위에서 살펴본 의문사위원회의 한계가 고스란히 나타날 수 밖에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료제출도 거부가 가능하고 동행명령을 위반해도 과태료만 내면 그뿐이다.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또한 유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안 역시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수사권을 활용해 사건의 진상을 밝혀낸다 하더라도 책임자 처벌을 위한 기소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력에 예속되어 있는 검찰이 공정하게 기소권을 행사할 것이라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 (물론 유가족 대책위 측은 조사위에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은 검찰에 대한 불신때문이며 이를 끝까지 고집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건의 원인 및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강구'의 3단계 과정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이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겉으로는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타결을 유가족과 국민에게 약속하고 있으면서도 속으로는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 구하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통과 지연의 책임이 새누리당에 있는 것처럼 진실을 왜곡하고 호도하고 있다.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버리고 진정성을 갖고 조속히 세월호 특별법 입법에 응해줄 것을 촉구한다"는 새누리당 대변인의 주장은 이를 명징하게 뒷받침하는 방증이다. 두말할 것 없이 '세월호 특별법'의 여야 합의가 불발된 결정적인 이유는 조사위에 대한 '수사권'의 인정 여부다. 과연 이를 누가 반대하고 있는가. 아전인수에 있어서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새누리당이 이번에도 유가족들과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명확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조사위에 수사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 새누리당이 주장하고 있는 상설특검과 특임검사 도입을 통해 진실 규명이 완전하게 이루어질 가능성 역시 그다지 높지 않다. 특검을 통해 국민적 의혹이 해소된 경우보다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해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조사위에서 '수사권'을 가지고 공정하고 면밀하게 이번 사건을 조사해 나가야만 한다는 것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제 국회의 회기종료까지는 채 하루도 남지 않았다. '세월호 특별법'의 처리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유가족들은 물론이고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리당략을 버리고 '세월호 특별법'을 즉각적으로 수용해야만 한다. 이는 300여명의 승객들과 꽃다운 아이들을 허망하게 떠나보낸 못난 어른들이 저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속죄이며 참회다. '세월호 특별법' 회기 내 처리를 강력히 촉구한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17 10:26 신고

    지금 자기몸도 추스리지도 못한 세월호유가족과 생존자 아이들의 단식과 도보행진으로 ...눈물이 눈앞을 가리고 가슴이 져리는데....
    지 식구살리겠다고.. 수사권 못내놓는다고 저러고 있는 새누리당...정말..이거 ...가만 나둬야합니까?
    에휴....땅이꺼지는 한숨만..나옵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7 11:48 신고

      한동안 아이들 생각하면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그 분들이야 오죽하시겠습니까.
      이런 것들에서 조차 정치싸움을 하고 있으니 참 가관이 따로 없지요.
      저렇게 하고서도 대통령이랍시고, 웃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침이라도 뱉고 싶은 심정입니다.
      부정선거로 당선되더니, 하는 꼬라지를 보면 정말
      DNA는 역시 못 속이나 봅니다.

2011년 1월 21일 청해부대 소속 'UDT/SEAL'팀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의 선원들을 구조해 내기 위한 2차 기습작전에 돌입했다. 작전명은 '아덴만 여명 작전'. 마치 영화의 제목을 연상시키는 이 비장하고 멋들어지는 작전명에 화답하듯 선원들은 극적으로 구조되었다.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하는 한편 단 한명의 사상자도 없이 선원 21명 전원을 구조해 낸 쾌거가 수 만리 떨어진 조국으로 빠르게 전달되었다. 청와대도 분주해졌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명박은 "제가 직접 지시했습니다"라는 멘트가 섞인 대국민담화문을 작전이 끝난지 30여분 만에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갑작스러운 이명박의 등장은 적잖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목숨을 걸고 선원을 구조해낸 당사자들인 청해부대의 'UDT/SEAL'팀의 혁혁한 전과에 이명박이 재빠르게 숟가락을 얹은 모양새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실패했던 1차 작전 때는 작전지시를 하지 않았던 이명박이 성공한 2차 작전에는 득달같이 자신이 지시했다고 담화문까지 발표하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었다. 


더욱 가관은 이후의 사건 전개 과정에서 드러났다. 석해균 선장이 5~6발의 총상을 입었고, 그 중 한발이 UDT 대원의 총알로 밝혀진 것이다. 그동안 청와대와 군은 석해균 선장의 총상은 해적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 온 터였다. 이에 따라 청와대의 입장도 덩달아 곤란해졌다. 진압과정에서의 선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한 무모하고 위험천만한 작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호의적이었던 언론도 진압과정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EU 해군은 "인질의 안전을 무시한 작전"이라며 "이같은 유형의 작전을 따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완벽한 작전이었다며 자화자찬에 날새는 줄 몰랐던 청와대와 이명박의 입장이 돌연 머쓱해지는 순간이었다. 당시 진중권은 이와 관련해 이명박과 노무현을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치인의 유형에는 "작전 초기엔 '모든 것을 군에 맡겼다', 작전 성공(?) 후엔 '내가 명령을 내렸다'"'이명박형' "작전 전엔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진다', 작전 후엔 '난 한 일이 없다'" '노무현형'이 있다며 이명박의 행태를 꼬집었다. 


한 나라의 국정을 책임지는 최고통수권자로서 국가적 비상상황시에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물론 각자의 몫이지만 우리의 보편적 상식은 '이명박형'과 같은 정치지도자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아덴만 여명 작전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명박형'의 지도자는 책임져야 할 상황에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자신의 공적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면 어디서든 번개같이 나타난다. 필자라면 이런 정치 지도자는 단언코 'No Thanks'다. 





청와대의 김기춘 비서실장은 어제(10일) 세월호 참사의 컨트롤타워 논란과 관련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의하면 재난의 최종 지휘본부는 안행부(안전행정부) 장관이 본부장이 되는 중앙재난대책본부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물러난 김장수 전 안보실장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 한 것으로 청와대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다시한번 보여주는 방증이다.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노고가 안쓰러울 지경이다. 이쯤되면 이명박의 '숟가락 얹기'는 애교로 봐줄만 하다. '달인' 김병만이 울고갈 정도의 '무책임의 달인'들이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청와대,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무책임한 정권의 민낯을 보고 있다.  

 

세월호 사건은  선박의 도입에서 부터 운항, 사고 이후 대응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정부의 총체적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난 최악의 참사였다. 선박의 운항심사와 관련한 인•허가를 담당하고 있던 해경은 청해진해운측으로부터 향응접대를 제공받고 형식적 심사를 통해 규정을 통과시켰고, 인천항만청은 청해진해운의 변조된 선박도입계약서를 확인절차도 없이 허가해 항로에 투입시켰다. 또한 컨테이너 적재량을 검증해야 하는 한국선급은 적재량을 속인 청해진해운의 '적재량 신청서'를 그대로 승인해 참사를 부추겼다. 이처럼 이미 노후할 대로 노후한 선박에 각종 위법과 편법이 동원되었음에도 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해당기관은 태만과 비리 등으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해경의 초기대응은 또 어떤가. 진도교통관제센터는 사건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듯 우왕좌왕하며 귀중한 시간을 허비했고, (김기춘 실장의 말대로라면) 재난컨트롤타워이어야 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사고가 발생한지 한참이 지나도록 사고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게다가 안행부와 해수부 장관의 의전때문에 구조가 지연되는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들을 발견하거나 구조하기가 힘이 듭니까"


이는 사건 당일 오후 중대본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보인 반응이다. 필자는 이야말로 수백명의 승객들을 죽음으로 밀어넣은 박근혜 정권의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는, 피가 거꾸로 솟는 장면이라 말하고 싶다. 사고 발생 이후 대통령이 중대본을 방문하기까지 9시간이 넘도록 대한민국의 최고통수권자라는 사람이 사태의 경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무슨 말이 더 필요한지 필자는 모르겠다. 무려 삼백명에 가까운 승객들이 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희생자의 유족들은 평생을 악몽 속에 갖혀 지내야 할 지도 모른다. 땅이 꺼질 듯한 한숨과 생살을 도려내는 고통 속에서,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닌 삶을 살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 아마 매일 매일의 삶이 지옥과도 같을 것이다. 저들에게 이런 절망과 고통을 안겨준 장본인들은 누구인가. 그리고 과연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그러나 책임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에만 급급한 저 지독한 철면피들은 어제도 오늘도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로써 지난 대선 전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이명박 정권시절 조차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던 우스개 소리가 허언이 아니었음이 판명되었다. 그렇다, 차라리 남의 밥상에 숟가락 얹기는 기본이고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국민들의 염장깨나 지르던 그 시절이 지금 생각해보면 호시절이었다. 이명박은 수십조원의 국민 혈세를 강바닥에 수장시켰을지언정 수백명의 고귀한 생명들을 차디 찬 바닷물 속에 수장시키지는 않았다. 이명박 역시 무책임하기는 했지만 저들처럼 대놓고 뻔뻔하지는 않았다. 


서두에 언급했던 진중권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침몰 할 땐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침몰 후엔 '나는 아무 책임이 없다"로 귀결될 '박근혜형'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치권력이 얼마나 끔찍한 재앙을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당연히 '이명박형'을 넘어선 최악 중의 최악이다. 따라서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의 실상들을 똑똑히 기억해서 후대에 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길만이 이런 후안무치한 자들이 다시 집권하는 비극을 막을 수 있고,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를 예방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insamansa.tistory.com BlogIcon 소금인형2 2014.07.11 11:33 신고

    오 ^^ 티스토리 블로그로 옮기신 거 이제야 알았네요.

    앞으로 자주 들르겠습니다 ^^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1 12:17 신고

      반갑습니다.
      다음에서 이리로 넘어온지 약 한달 반 됐어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라 방문자수가 몇토막이 났는지 모르겠네요.
      ^^;
      네, 저도 찾아뵙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11 12:40 신고

    상처난 심장에 칼로 푹 쑤셔넣는 그런 고통입니다.
    뻔뻔스런 얼굴과 대답..표정.. 담아내고 싶지않은 사람들이지만.. 똑똑히 기억해야겠지요..
    여전히.. 몸도 추스리기 힘든..세월호의 피해당사자가 직접 나서 가슴울리며 진실을 규명을 외치고 있는데.. 그들를 제대로 대변할 그 누구도 없다는 것도...우린. 뼈저리게...기억해야겠지요ㅠㅠ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1 12:43 신고

      결국 남겨진 우리들의 몫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리 허망하게 간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들의 한을 풀어줄 책임이..

  3. 사야아즈나블 2014.07.11 12:49

    아 !! 게시판에 저의 글 삭제 할려고 했더니 님의 답글 땜에.. 지울께요 바람부는 언덕님 답변도 정리해 주시길요.. 후원 계좌번호 알려 주시구요 그럼 수고 하세요..ㅎㅎ 아래 님의 글 잘 봤습니다 블로그 댓글은 처음이라 글 쓰는 게 좀 복잡 하네요.. 현제도 넘 글이 논리적이고 훌륭합니다 넘 부담 갖지 마시길요.. 님 같은 분이 계셔서 희망이 보입니다..ㅎㅎ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1 13:44 신고

      사실은 다음 아고라 답글에서 말씀드렸듯이
      다음달 경부터 후원자를 찾아볼 생각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간단한 베너 광고와 후원을 요하게 된 취지와 배경,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글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샤야아즈나블님의 뜻밖의 제안에 조금 당황했어요, 사실.
      조금 조심스럽기도 하구요.
      누군가의 후원을 받게 된다는 것, 그것은
      이전과는 다른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니까요.

      샤야아즈나블님께서 후원해주신다고 해도
      이전보다 더 좋은 글, 만족할만한 글이 나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번주부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중에는 매일 글을 쓰고,
      주말은 재충전을 할 생각입니다만, 어쩌면 그 계획도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겁니다. 이해하시지요?

      그러나 한편으로 제 실험이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지
      무척 기대도 되면서, 또 그 첫 시작을
      샤야아즈나블님께서 열어주시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본격적으로 후원은 다음달부터 시작할 생각이었습니다만
      보여주신 관심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최고의 글을 쓸 자신은 없습니다만,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나가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4. 2014.07.11 14:30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2 00:23 신고

      댓글을 지금 봤습니다.
      넘 과분하게 보내신 것 아닌가 합니다.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바람으로는 월 만원씩 한 300분만 정기적으로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제가 지금 하는 일을 반으로 줄이고 글 쓰는 일에 매진할 수 있겠다 생각하고 있는 참입니다. 지금으로선 꿈같은 일이지만, 또 모르지요. 그렇게 될 수도...^^;

      원래 누구에게나 첫 경험은 잊지 못하는 법입니다. 제가 사야아즈나블님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보내주신 후원금도 과분한 것이지만 제게 말할 수 없는 용기와 힘을 주셨어요. 그것만으로도 너무 소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사야아즈나블님의 마음,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힘 내겠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격려와 관심 감사드립니다. 꾸벅~~~

  5. 사야아즈나블 2014.07.12 12:31

    네, 많은 분들이 정기후원으로 가정경제에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과찬의 말씀입니다.. 님께서 힘이 나신다고 하니, 엔돌핀이 마구마구 솟네요 고맙습니다
    우연히 본 바람부는언덕님의 짧은 글에서 고민이 깊구나 생각 했어요
    마음 놓고 글 쓸 수 있게 바람부는언덕 님을 알고 계신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함께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네요.. 현실적인.. 가정경제에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네요
    작은 정성이라도..... 양심있고 성실하고 능력있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잘 됐으면 좋겠네요
    그럼 수고 하세요
    아, 벌써 점심이네...ㅋ 점심 맛난걸로 드세요.. 그럼 이만.

세월호가 침몰한 뒤 하루가 지난 시점, 해경의 선내구조작업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유가족은 물론 이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국민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그 시각 방송과 언론에서는 최대의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연신 떠들어 댔다. 아마 이 장면을 TV를 통해 지켜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부가 승객들을 구조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을 것이다. 해경은 물론이고 해군의 유도탄 고속함, 고속정, 해상초계가 가능한 링스헬기, 함정 수십 척, 심지어 공군 항공기까지 사고현장에 투입되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방송과 언론에서 '에어포켓'의 가능성을 거론했다. ('에어포켓'은 선박이 뒤집혔을 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공기가 선내 일부에 남아있는 현상을 말한다.)





국민들은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고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랬다. 살아만 있기를,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그 끔찍한 절망속에서도 부디 살아있어 주기를, 그래서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두손모아 기도했다. 그러나 그들 중 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단 한사람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의문이 남는다. 왜 그들은 가족들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을까. 사상 최대규모의 구조장비들과 인력들이 동원되었고, '에어포켓'의 가능성도 있었는데 왜 그들은 차디찬 바다 속에서 죽어가야만 했을까.

 

그러나 이 의문이 참을 수 없는 분노로 바뀌기까지 채 이틀이 걸리지 않았다. 사고현장의 목소리가 거센 비바람을 타고 피눈물처럼 전국에 흩뿌려졌기 때문이었다. 그 시각 유가족과 국민들은 속고 있었다. 영혼없는 방송과 언론에, 무책임하고 무능하며 위선적인 이 정부에 철저히 속고 있었다. 국민들이 TV를 통해 보았던 구조 장면들은 그저 전시용 화면에 지나지 않았다. 자신들이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비현실적이고 기만적인 그림에 불과했다. 그 시간 실제 현장에서는 TV 화면과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투입된 장비와 인력들은 자신들이 왜 그곳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듯 시간만 소비하고 있었다. 이들은 목숨이 경각에 달린 선내의 승객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이들이 한 일이라고는 고작 먼저 살겠다고 승객들과 배를 등진 무책임한 승무원들을 안전하게 구명정에 실어준 일과 구명조끼를 입고 탈출한 승객들을 바다에서 꺼내는 일이 전부였다. 바로 눈 앞에서 승객들과 아이들의 생명의 불꽃이 사그라져 가는데도 이들은 그들을 외면했다.

 

'살릴 수 있는 승객들을 국가가 살리지 못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것도 '충분히' 살릴 수 있었던 아이들을 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살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는 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의 정황들이 이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주지한 것처럼 최초 사고 발생 이후 박 대통령과 정부, 해경에게는 승객들의 목숨을 반드시 살려내겠다는 의지가 없었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에도, 완전히 전복된 이후에도 그들의 심경에는 변화가 '전혀' 없었다. 이를 뒷바침하는 구체적인 정황 증거가 어제 세상속에 모습을 드러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현미 의원은 어제(3)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 당일 오후 530분 목포해양경찰서가 해양경찰청 본청에서 각급 해양경찰서, 해군3함대, 전남도청 등 30개 유관 기관에 전파한 '상황 보고서-목포, 침수-전복선박(SEWOL) 관련 보고, 하달, 통보 7'를 확인한 결과 '세월호 선내에 공기가 많이 빠져 나오고 선내 진입곤란 공기 배출완료시 잠수사 투입 선내 수색 예정'이라며 의도적으로 에어포켓 소멸을 기다린 정황이 밝혀졌다"는 새로운 사실을 폭로했다. 김현미 의원이 폭로가 사실이라면 정부당국은 '에어포켓'이 없어지길 기다리면서도 방송을 통해서는 그 가능성을 흘리며 실제현장에서 공기를 투입하는 기만적 모습을 연출한 셈이 된다. 나아가 김현미 의원의 폭로는 언급한 것처럼 이 정부에게 중요한 것은 생존자들의 구조보다 국민여론을 의식한 '보여주기' '생색내기'에 있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 끔찍하고 소름이 끼친다. 선혈이 낭자하는 잔인한 B급 호러물보다 더 끔찍하기 이를데 없다. 사그라드는 생명의 불씨를 살려내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자들이 불씨가 꺼지기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무려 293명의 소중한 생명들이 목숨을 잃었고, 11명은 아직까지 실종상태로 가족들을 망연자실케 하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사상최악의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세월호 참사에 한 점 의혹도 없도록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겠다"던 박 대통령의 말이 무색하게 청와대는 국정조사 기관보고에 필요한 자료조차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 게다가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무력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악몽이라도 꾸고 있는 것일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무리 다리를 꼬집어 봐도 감각은 현실을 직시할 것을 강요한다. 소름 돋게도 꿈이 아니다. 악몽과도 같은 현실이 거짓말처럼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 괴기스런 막장같은 현실의 종극은 어떤 모습일까. 도무지 가늠할 수 없다. 단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나라와 이런 정부와 이런 대통령이 정상일리 없다는 사실뿐이다. 어쩌면 이런 자들을 여전히 용인하고 있는 사람들까지도.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04 14:59 신고

    국정조사도...청와대와 새누리당에 의해 침몰될듯해요...
    그럼에도 보여지는 증거들은 아주 사람 미치게 해요ㅠㅠ, 더 아찔하고 공포스러운 것은 지금 증거들이 빙산의 일각이라는 점과 나머지 빙산을 조사하려고 노력하지않을 것같다는 것....ㅠㅠ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05 01:02 신고

      본문에도 밝혔듯이
      이런 나라와 정부, 대통령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이런 X덩어리들을 아직까지 방치하는 국민들은 또 어떻구요.
      정말이지 구역질이 납니다...

  2.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7.04 15:52 신고

    10번째 공감.. ^^*
    페이스북 커뮤니티 만드셨네요?
    그렇게 하시는 분들이 많긴 하던데.. 잘 꾸려나가시길!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05 01:01 신고

      네, 시간이 별로 없어서 어찌될지는 모르겠어요..
      열심히 해봐야죠.
      ㅎㅎ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로 해양경찰청 기관보고가 열린 어제(2일)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의 '녹취록 왜곡'을 문제삼고 국정조사 보이콧을 선언했다. 새누리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오전 김 의원이 청와대와 해경간 녹취록을 왜곡해 박근혜 대통령을 모욕했다" "김 의원이 특위 위원직을 사퇴할 때까지 기관보고를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관보고가 시작된지 불과 사흘 만이다. 비록 새누리당이 회의를 재개해달라는 세월호 유족들의 분노섞인 항의와 이를 질타하는 여론을 의식해 이날 오후 7시30분 국정조사를 다시 속개하기로 했지만, 새누리당발 국조파행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 그럴까?





지난 6월 2일 시작해서 다음달 30일까지 90일 동안 진행되는 '세월호 국정조사'는 그동안 기관보고 일정, 증인채택 여부 등에서 여야가 첨예한 이견을 보이며 난항을 겪어 왔다. 그것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곧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국정조사'의 본질적 특성과 무관치 않다. 즉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제대로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박근혜 정부의 실책이 고스란히 수면 위로 드러날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집권당인 새누리당으로서는 매우 난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새누리당의 입장은 국정조사특위의 합의 과정과 이후의 국정조사일정 및 증인채택 여부 등에서 보여준 저들의 이해할 수 없는 '몽니'의 근본적 이유를 설명해 준다. 


새누리당의 국조파행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와 아주 유사한 사례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서 이미 경험한 바 있다. 2013년 6월 24일 시작된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서도 새누리당은 45일간의 국정조사기간을 파국과 파행으로 점철시킨 바 있다. 당연히 국정조사는 아무런 실효도 거두지 못한 채 너덜너덜한 누더기로 끝이 났다. 새누리당은 당시 민주당의 김현·진선미 의원의 특위위원 제척을 문제삼고 2주 가량 국정조사 특위를 파행시켰다. 두 의원에 대한 제척이 없는 한 어떠한 만남도 갖지 않겠다며 특위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를 시작으로 야당의 문제제기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정회 및 퇴장을 반복하며 국정조사의 목적과 취지를 무력화시키기에 급급했다. 심지어 그들은 더워서 국정조사를 할 수 없다는 괴상망측한 이유로 일주일 동안이나 이를 유예시키는 뻔뻔함을 보이기도 했다. 애시당초 새누리당에게는 국정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는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들의 비이성적이고 비상식적인 행동들을 도무지 설명할 길이 없다.  


이번 세월호 국정조사의 파행도 그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새누리당은 지난 5월 21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에 합의했다. 그러나 조사대상과 범위에 대한 이견으로 파행을 거듭하는 등 합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여야간 합의를 이룬 이후에도 표면적으로는 다방면에 걸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사고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확실히 규명하고,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는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6·4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정치적 제스쳐에 불과했다. 언급한 대로 이번 국정조사는 진상규명이 이루어지면 질수록 정부여당에 정치적 부담만 가중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광진 의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의 유족들은 물론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기관보고를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지난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의 흐름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녹취록에서 확인된 것처럼 청와대는 사고 당시 구조자체 보다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한 현장영상확보가 더 중요한 듯한 행동을 보였다. 김광진 의원이 문제삼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사고 당일 오전 9시 39분 청와대 국가안보실 상황반장은 해경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구조상황과 관련해 몇가지 확인을 한 뒤 이어서 "현지 영상이 있느냐"고 묻는다. 해경이 잠시 머뭇거리자 그는 "지금 VIP 보고 때문에 그러는데, 영상으로 받은 거 핸드폰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고 한다. 30분 뒤 그는 다시 "사진 한장이라도 빨리 보내달라"고 해경 상황실에 전화를 건다. 그리고 다시 6분 뒤 "(현장) 영상 갖고 있는 해경 도착했느냐. (전화) 끊지 말고 (도착 시간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해 보라"고 지시한다. 오전 10시 32분에도 그는 영상송출이 늦어지는 것을 두고 "아, 그거 좀 쏴 가지고 보고 좀 하라니까, 그거 좀"이라며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승객들의 안전보다 현지영상확보에 집착하는 비상식적인 반응을 보인다. 마지 못해 해경 근무자가 "알겠다"고 하자, 그는 "VIP(가 요구하는 것)도 그건데요, 지금"이라며 대통령이 현지영상을 빨리 보고싶어 한다고 해경을 압박했다. 


대통령이 현지상황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분 일초가 급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위기상황 관리보다 영상확보에 우선순위를 두는 모습에서는 분노를 넘어 허탈감만 불러 일으킨다. 이 정부의 수준이 고작 이 정도였다. 국가재난상황 속에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가동되어야 할 위기관리시스템은 아예 없었고, 오직 대통령의 심기와 눈치만 살피는 '위기관리'만 난무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무엇이 저들에게 있었던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는 바로 이 부분을 밝혀내기 위한 시간이다. 세월호 침몰 사건 발생 직후 제주 및 진도 관제센터, 지방자치단체,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안전행정부, 국방부, 국정원, 국무총리실, 청와대 등의 초기상황 대응 및 보고의 적절성 여부, 초기대응 실패의 원인 규명과 재난시스템 점검 등을 위해 마련된 시간인 것이다. 국정조사에 합의한 새누리당이 이같은 사실을 모를리 없다. 그러나 새누리당에게는 국정조사의 본래 취지와는 다른 목적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무엇인가가 청와대에 있었던 것처럼. 


정부와 집권여당은 입술과 이처럼 서로 의지하며 공생하는 정치적 결사체다. 필자는 정부의 책임과 무능을 성토하는 마당이 될 이번 국정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월드컵 기간을 피해 이루어진 기관보고일정, 7•30 재보선 뒤에야 실시되는 청문회 등도 사실 새누리당의 압력에 의한 것이었음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따라서 김광진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특위 보이콧을 선언했던 이번 헤프닝은 향후 국정조사의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예고편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새누리당은 지금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의혹을 밝혀내기 위한 국정조사에 이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마저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선내에서 구조를 기다리라"는 말만을 철썩같이 믿었던 293명의 승객들, 그리고 아직까지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11명이나 되는 실종자들은 과연 이 모습을 어떻게 바라 보고 있을까.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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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늙은도령 2014.07.03 09:42

    공감 도입이 카카오톡과의 합병 때문인듯 한데, 장기적으로 다음의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것 같은데 카카오톡 이용자들을 티스토리와 아고라로 연동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충분한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03 10:43 신고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블로거의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면에서 접근성이 떨어진 다는 사실입니다.
      공감기능을 통해 블로그 유입이 얼마나 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조금더 지켜봐야 겠지만, 정치시사 블로거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03 10:36 신고

    이들에겐 정말 피하고 싶은 요식행위정도...일껄요ㅠㅠ
    들어나는 자료들.. 보자하니.. 또 울컥합니다.. 이런상황에서도 눈하나 깜짝않하고 어찌 저런행동을 하는지..
    진심이 나오는 게지요... 그들의 진심..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03 10:45 신고

      정말, 버러지같은 놈들입니다.
      겉다르고 속다른 전형적인 사기꾼들이지요.
      이런 자들에게 혹하는 국민들이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도대체 언제쯤이 되야, 제대로 된 정치, 제대로 된 시민의식을
      갖추게 될런지, 참 답답하네요..
      막걸리나 한 사발 했음 좋겠네요...ㅜㅜ

1.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다. 그들을 위로했고 눈물도 흘렸다. UAE 순방 길에 앞서 특별히 대국민 담화문도 발표했다. 해경을 해체하는 것은 물론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공직사회를 혁신하며,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등의 후속조치에도 신경을 썼다. 이 정도면 대통령과 정부로서 할만한 조치는 다 한 것이다. 언제까지고 세월호 참사의 아픔 속에 머무를 수는 없다. 이제 이쯤해서 슬픔은 가슴에 묻고 미래를 위해 나아가자. 


2. 국가와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지켜내지 못했다. 애타는 유가족들의 절규와 고통을 철저히 외면했다. 정작 만나달라고 애원할 때는 관심조차 없더니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반이 극에 달하자 청와대에서 형식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대통령은 원인 규명도 없고, 인적쇄신도 없는 셀프 개혁을 영혼없이 낭독하더니 느닷없이 UAE행 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참사의 최종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면서도 책임은 다른 사람에게 묻는 희한한 상황극이 또 다시 연출됐다. 이제 그만 잊자고? 아니! 이번에는 절대로 잊지도, 가만히 있지도 않겠다. 





첫번째는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인식과 태도이고 두번째는 현재의 민심이 박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우리 사회를 향해 외치는 소리다. 물론 박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겠고, 이와는 반대로 이번 참사에서 드러난 박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 태도인가에 대한 답은 온전히 각자의 몫이다. 서로 다른 견해와 사상이 충돌하고 갈등하며 사회적 합의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궁극적으로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태도이자 가치다. 


언급한대로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직후 UAE로 향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여전히 가시질 않고 있고, 실종자 수색 등 사태 수습이 제대로 마무리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의 해외 순방은 아무리 '원전 세일즈'의 목적이 있다고 해도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번 참사에 대한 박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성토하는 국민여론과 정서에 역행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국민 담화문 역시 그 진정성을 의심케 만드는 내용 일색이라 더더욱 그랬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재발방지대책 중 가장 먼저 강구되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고의 원인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에 있다. 그 다음이 책임소재에 따른 책임자 처벌, 그리고 그 다음이 근본적인 시스템의 개혁, 마지막이 시스템을 운용할 사람에 대한 인적 쇄신이다. 그런데 담화문이 담고 있는 진상규명에 대한 내용이 아주 모호하기 그지없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책임 소재에 따른 엄중한 신상필벌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당연히 사고를 유발시킨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수가 없다. 첫단추가 제대로 끼워지지 않은 옷이 어디로 향할 지 가늠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얼렁뚱땅 급조된 재발방지대책은 또 다른 참사를 이끌어 낼 뿐이다. 





인적 쇄신 역시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시스템을 운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따라서 시스템의 개혁과 혁신보다 더 우선해야 할 것은 이를 운용하는 사람을 쇄신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이번 참사를 키운 원인 중의 하나는 전문성을 우선시해야 하는 자리에 코드인사와 낙하산 인사를 통해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관료이기주의를 양산한 것에 있었다 . 그런데 관피아의 폐단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척결의지를 밝히면서도 최근 단행된 인사 역시 낙하산과 보은인사로 점철되어 있다. 어불성설이 따로 없다. 앞 뒤 말이 전혀 맞지 않는 박 대통령의 이같은 인식과 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대국민 담화문 속에 담긴 내용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따라서 많은 국민들이 서두에 언급한 두번째 마음을 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 대통령과 이 정부에게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구체적인 의지도 능력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월호가 침몰한 이유를, 수많는 승객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모른다. 수많은 국민들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가족의 아픔과 고통을 위로하는 이유를 아직도 모른다. 또한 이들이 '절대로 잊지 않겠다'며 노란리본을 달고 분노하는 이유를 여전히 모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박 대통령과 정부는 이 모든 것들을 유발시킨 근본적인 원인이 다름아닌 자신들에게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이처럼 황당하고 기가 막힌 코미디가 또 어디 있을까.


얼마 전 작고한 프랑스의 외교관이자 작가인 스테판 에셀은 '분노할 일에 분노하기를 결코 단념치 않는 사람이라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킬 수 있으며,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다'라고 말하며 공적인 분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두에 언급한 첫번째와 두번째의 인식과 태도 중 여러분은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그 어떤 것도 정답은 없다. 그러나 이 한가지는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적인 분노는 부당하고 부정한 권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나아가 시민의 권익을 지켜내기 위한 정당한 정치행위라는 사실을.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5.21 08:27 신고

    89. 쾅! ^^*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5.21 09:54 신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여긴 비가 많이 오네요.
      사람들의 마음도, 특히 유가족들의 마음도 그렇겠지요.
      언제쯤이면 이 비가 그칠까요, 언제쯤이면,,

어제(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처음으로 현안을 보고하는 자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수백명의 승객들이 목숨을 잃은 국가적 대참사 앞에 여야는 이례적으로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세월호 참사는 이전에 있었던 참사들, 이를테면 'KAL기 폭파사건', '성수대교 붕괴', '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경주리조트 붕괴' 등의 사건들과 비교해 볼 때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대단히 조심스럽고 죄송스럽지만) 지금껏 보지 못했던 충격적인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을 통해 전파된 사건이다. 이전의 사건들이 이미 일어난 결과에 대한 인지의 문제였다면, 이번 세월호 참사는 사고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죽느냐, 사느냐의 사투가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국민들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끔찍한 재난영화들과 괴기스럽고 엽기적인 호러물들이 이보다 더 공포스러울 수 있을까.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끔찍하고 충격적인 사실은 박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해경, 승무원 등에게 승객들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는 데에 있었다. 눈 앞에서 승객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창문 틈으로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를 보고도 이들이 현장에서 한 일이 거의 없다. 선내 진입은 애초부터 꿈도 꾸지 않았고, 그저 멀뚱하니 배가 침몰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었다는 말이다. 나는 이렇게 무섭고 괴기스러우며 절망적인 장면을 일찌기 보질 못했다. 간절히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며 선내에 머물러 있던 승객들, 아직 꽃피지도 못한 우리의 아이들이 그렇게 죽어 갔다.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을 국가가 죽였다. 동의하느냐"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을 향해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현 의원은 묻는다. 강 장관은 "그 당시 상황을..."이라며 말을 잇지 못한다. 저 말줄임표가 담고 있는 의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나는 모르겠다. 그 당시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없었다는 건지, 그 당시 상황이 구조가 용이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부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업무파악도 안된 터라 잘 모르겠다는 건지 당췌 모르겠다. 재차 "동의하느냐"고 묻는 김현 의원에게 그는 "그렇게 단답식으로 말씀하시면..."이라고 말하며 여전히 말을 아낀다. 이제야 감이 잡힌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정부에게, 박 대통령에게 누가 되는 발언은 삼가하겠다는 의도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를 방기한 정부가 이 정권의 안위는 끔찍히도 챙기고 있다. 이런 자세로 세월호 사건에 임했더라면 승객들을 그리 허망하게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의원들도 강 장관의 무책임한 태도와 답변이 눈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서청원 의원은 갑자기 "잘못했다고 얘기해라. 네가 다 죄인이다. 뭐 그렇게 변명이 많냐"라며 고성을 질렀고, 이재오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저렇게 질문하면 '무조건 우리가 잘못해서 사람을 못 구했다. 죽을 죄인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장관의 태도 아닌가. 실종자가 남아 있고 이렇게 됐으면 '우리가 잘못해서, 책임자가 잘못해서 죽을 죄를 졌다'고, 이렇게 답변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친절하게도 답변의 요령까지 알려주고 있다. 


여야가 모두 합심해서 정부를 성토하는 것은 매우 보기드문 장면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정부여당은 한 몸으로 움직이는 결사체들이 아닌가. 그러나 새누리당이 정부를 대놓고 비판하는 이 기묘한 상황에 당황해 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성토하고 있는 정부 책임의 최종기착지는 안전행정부이지 박근혜 대통령은 아니기 때문이다. 서청원과 이재오, 이 둘은 여론의 파고에 누구보다 민감한 산잔수전 다 겪은 정치의 달인들이다. 박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비등해지자, 책임을 질 누군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게다가 6•4 지방선거가 코 앞이다. 무책임한 정부여당의 모습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는 없는 일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이 참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는 것을 저들이 모를리 없다. 이 황당하고 해괴한 여당의 '분노 코스프레'는 이런 내막을 알고 본다면 참으로 민망하기 그지없다. 수백명의 승객들이 어떻게 죽어갔는지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 마당에 이런 상황에서도 저들은 정치적 계산에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의 막말을 섞은 분노가 향해야 할 곳은 부임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신임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이 아니라 박 대통령이어야 한다. 그녀는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지는 최고통수권자로서 할 수 있는, 그리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책무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료들은 자의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 말은 절대로 책임지지 못할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기서의 책임이란 물질적, 도의적 책임을 모두 망라하는 개념이다. 배가 침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 할 수 없었던 것은 해경 및 관련기관이 이후에 벌어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자금, 인력, 기기 등의 인적· 물적 책임과 함께 추후 구조작업 중에 벌어질 수도 있는 각종 사건 사고 등에 대한 법리적 책임 등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이 책임을 과연 누가 감당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정리되야만 한다. 박 대통령이 직무유기를 한 부분이 바로 여기다. 최고통수권자로서 의사결정권자로서 이 부분에 대해 관료들에게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질 않았다. 이렇게 되면 관료들은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새삼 조명받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주목해 보자. 태안에서 발생한 기름유출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분명하게 말한다. 추후 생길 지도 모르는 법적인 문제, 비용문제 등에 개의치 말고 지금 필요한 것은 다 동원해서 기름유출 확산을 반드시 막으라고. 이렇게 대통령의 명확한 언질이 있으면 관료는 그제서야 (책임소재가 분명해 졌으므로) 움직일 수 있는 명문을 얻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은 바로 이 부분에 놓여 있다. 대통령으로서 반드시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자신의 책임은 회피한 채 수하의 관료들을 나무라며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이는 그녀가 대통령의 소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거나 아주 무책임하거나 둘 중 하나다. 따라서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을 국가가 죽였다. 동의하느냐"고 묻는 김현 의원의 저 질문은 아주 유효하다.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이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인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경 대구에서는 사상 최악의 지하철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151명이 부상을 당했고, 192명의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단순 방화로 발생한 화재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습니다. 그것은 당시 가연성 물질로 가득했던 열차 내부 시설로 인해 차량이 순식간에 유독가스로 뒤덮였고, 열차 안의 승객들이 미처 대피할 겨를도 없이 유독가스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이유는 사실 따로 있었습니다. 애초 화재가 시작됐던 '1079' 열차와 반대 방향으로 운행하던 '1080' 열차가 현장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없이 중앙로역에 정차한 것입니다. 게다가 이 열차의 기관사는 연기가 객실 내부로 들어오자 열차 문을 닫은 후 "잠시 후 출발할 것이니 기다려 달라"는 안내방송을 여러차례에 걸쳐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화재로 인해 전기가 끊긴 열차는 출발하지도, 문을 열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1079' 열차에서 옮겨붙은 불은 삽시간에 번졌고, '1080' 열차에서 전체 사망자의 74%에 이르는 142명의 승객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구조된 승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안내방송으로만 10여 차례에 걸쳐 "그대로 있으라", "자리를 이동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기관사의 잘못된 상황 판단과 부적절한 지시가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세월호' 사건은 10여 년 전 발생한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와 매우 흡사합니다. 이번에도 승객들은 승무원들의 "선내에서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라"는 지시대로 선내에 머물러 있다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열차의 승객들과 여객선의 승객들이 기관사와 선장의 지시를 따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들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방법과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탈출 메뉴얼을 숙지하고 있는 전문가들이고, 무엇보다 승객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승객들은 승무원들을 믿고 그들의 지시와 통제에 최대한 협조해야만 합니다. 만약 승객들이 승무원들의 지시와 통제를 따르지 않고 자신들의 의지대로 행동한다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고 아비규환이 따로 없는 무질서와 혼돈 속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입니다. 


1997년에 제작된 영화 '타이타닉'에서는 배가 침몰하는 위급상황임에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승무원들과 승객들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승무원들은 승객을 구하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입니다. 자신들의 목숨보다 승객들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고 승객들의 탈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영화속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사건에서도 선장은 물론 1~6등 항해사, 기관사 등의 승무원들은 승객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선장이었던 에드워드 존 스미스는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가 침몰하는 배와 함께 최후를 맞았고, 1등 항해사였던 월리엄 맥마스터 머독은 승객은 살리고 자신은 얼어 죽었으며, 5등 항해사였던 해럴드 고드프리 로우는 배가 완전히 침몰한 뒤에 구조자들을 강제로 재편성해 다른 배에 타게 하고 빈 배로 지원자들과 함께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생존자들을 구하러 가서 4명을 더 구조했습니다. 이 밖에도 기관장이었던 조셉.G.벨은 배에 전력 공급을 위해 끝까지 배에 남아서 분투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고, 타이타닉호의 설계자였던 토머스 앤드류스 역시 끝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가 흡연실에서 최후를 맞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승객들 역시 승무원들의 지시와 통제를 비교적 잘 따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자와 어린아이를 우선적으로 배우 태우는 것은 기본이고 목숨이 경각에 달린 위급 상황임에도 승무원들의 통제에 따라 질서를 유지하려는 자세를 잃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영화가 아닌 실제상황에서 승객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필자가 알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어쩌면 영화의 극적인 감동을 위해 조금 과장되게 미화한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대부분의 승무원들이 승객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의 노력을 했다는 것으로 볼 때, 이와 같은 승무원들의 지시와 통제 아래에서였다면 승객들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합니다. 타이타익호의 침몰은 빙산을 조심하라는 경고를 흘려 들은 승무원들의 부주의가 빚어낸 참사였지만, 사고 이후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승객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승무원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었습니다. 


영화 '타이타닉'은 우리 사회를 참 부끄럽게 만드는 불편한 영화입니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세월호 참사'와 비교해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일사분란하게 작동해야 하는 구조 시스템 및 사고 매뉴얼 등은 반드시 구비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의 경우 열차 내 화재를 전혀 염두하지 않은 가연성 소재가 차내 물품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고기관사의 잘못된 상황 판단과 부적절한 지시가 피해를 더욱 키우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또 어떻습니까? 승객의 안전과 생명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선장과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기다리라"고 말하고 자신들은 배 밖으로 가장 먼저 탈출했습니다. 배가 침몰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그들은 승객들보다 자신들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이들에게서 타이타닉호 승무원들의 책임있는 자세와 살신성인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차라리 사치에 가깝다는 것이 이들이 목숨을 건진 이후의 모습에서 확인됩니다. 사건 현장에 도착한 9시 30분부터 선실에서 마지막 카카오톡 메시지가 전달된 10시 17분까지 47분 동안 '세월호'의 침몰을 '세월아 네월아' 보고만 있었던 해경 역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경찰 공무원으로서의 책임의식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검경합동수사본부가 밝힌 대로 해경이 사고 지역에 도착한 직후 세월호에 진입해 구조를 시도했더라면 대부분의 승객들은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경은 침몰해 가는 세월호의 깨진 창문 사이로 승객들의 모습을 보았으면서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명백히 직무를 유기한 것으로 승객을 구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구하지 않은 것입니다. 재난구조시스템은 고사하고 해경에게는 최소한의 직업윤리와 소명의식 조차 없었습니다. 


박근혜 정부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정부의 위기관리시스템에 대한 총체적 난맥이 여실히 들어났고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잘못된 사실을 공표하고 방송과 언론을 통해 거짓말과 내용 부풀리기를 시도하는 등 여론을 호도하려는 기만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SNS를 통제하고 이를 색깔론으로 물타기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예기치 않은 참사로 크게 상심하고 있을 유가족과 국민들을 향해 정부가 할 온당한 처신이 아닙니다. 유가족들과 국민들이 박 대통령과 정부의 사태수습을 위한 진정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까닭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너무나 큰 상처와 아픔을 안겨주고 있는 비극입니다. 이 끔찍한 비극은 이보다 100여 년전에 발생했던 타이타닉호의 침몰과 비교해 볼 때 더욱 더 우리를 아프게 만듭니다. 그들에게는 있는 어떤 것이 우리에게는 없기라도 한 것일까요? 그러나 이는 다른 승객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린 '박지영, 김기웅, 정현선' 씨의 살신성인의 모습으로 인해 설명이 되질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는 책임의식과 소명의식의 문제이고 결국 인성의 문제라는 것을 말해 줍니다. 이 정부와 해경 및 관련 기관, 세월호의 승무원들에게 반드시 있어야 할 책임의식과 소명의식과 인성이 없었다는 것이 '세월호 참사'의 결정적인 원인이었던 것입니다. 시스템도 결국 사람이 운영하는 것입니다. 시스템 이전에 사람 안에 내재되어 있는 본연의 것들을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가장 높으신 곳에 있는 앉아 있는 분부터 시작해서 말단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움직이고 있는 사람, 그 사람에 대한 검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야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흑기사 2014.05.14 13:59

    기관사 3년형 받고 현재 풀려나 있습니다..
    그 기관사도 중앙통제실 명령을 받았다는게 얼마전 밝혀졌습니다..
    중앙통제실에서 마스터키 뽑고 도망가라고 명령했다더군요..
    .
    제대로 현장 파악 못한 중앙통제실..그런 중앙통제실에 생각없이 복종한 기관사..합작품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비통에 잠겨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함께 울고 슬퍼하고 있습니다. 특히 희생자들의 대부분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어린 학생들인 탓에 자식을 둔 부모들의 동병상련 속에 슬픔이 가시질 않는 것 같습니다. 


이는 인지상정이며 당연한 일입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늘 한결 같기 때문입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낸 부모들은 그 자식을 평생 가슴에 묻어두고 한을 삵이며 하루하루를 살아낼 뿐이라고. 생각해 보십시요.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근근히 버티며 살아내는 것이랍니다. 이런 삶은 과연 어떤 삶일까요.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하루하루가 가슴을 후벼 파는 고통과 애절함, 답답함과 막막함 속에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가기가 힘들 겁니다. 자신의 분신이며 모든 것이었던,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들 딸들이 한 순간에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멀쩡이 살아있는 생명들을, 충분히 구할 수 있던 생명들을 정부와 관련기관들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허망하게 보내버린 것입니다. 


그 생명들은 칠흑같던 어둠과 추위 속에서 '기다리라'는 무책임한 어른들의 말만 믿고 몇 시간, 몇 십시간을 절망과 공포 속에서 오지도 않을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발만 동동 구르며 지켜보고 있었을 유가족들의 심정은 지옥이 따로 없었을 겁니다. 아이들이 살아 돌아올 수만 있다면, 가족들의 얼굴을 다시 볼 수만 있다면 그 지옥같은 상황쯤은 차라리 견딜 수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실종자 중 어느 누구도, 단 한사람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왜 살아 돌아올 수 없었는 지 유가족들은 알고 싶어 합니다. 


실낱같던 희망마저 모두 사라져 버린 지금 유가족들은 이 정부와 대통령에게 납득할 만한 이유를 알려달라고 애타게 외쳐봅니다. 그러나 정부도, 대통령도 아무도 답을 해 주지 않습니다. 돌아오는 것이라고는 오히려 유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정부와 사회고위층의 릴레이 망언들 뿐이니 기가 막혀서 그저 말문이 막힐 따름입니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숨을 쉬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불가항력의 자연재해나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이며 '관재'입니다. 여기에는 그 어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정부 요직에 있는 사람이나 고위층의 생각은 이와는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국민정서와는 동떨어진 그들의 인식과 태도는 도덕과 양심은 물론이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인성마저 의심케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80명이나 구했으면 대단한 것" (해경 간부의 발언)

"세월호는 좋은 공부의 기회, 꼭 불행만은 아니다"  (새누리당 송영선 전 의원)

"국가안보실은 재난 대처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세월호 침몰, 좌파 단체 색출해야"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의원)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 (김시곤 KBS 보도국장)


이따위 정신나간 무개념의 막말이 다른 상황도 아닌 '세월호' 참사를 두고 나왔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습니다. 인간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수준의 발언들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지도층의 입에서 조폭이나 양아치들도 하지 않을 망언들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참담하기 그지 없는 일입니다. 그들에게는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보듬어 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기 때문이며, 나아가 그들도 누군가의 아버지요 어머니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보도된 박승춘 보훈처장의 세월호 침몰 관련 발언도 고위공직자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부적절했을 뿐만 아니라 무책임했습니다. 그는 지난 2일 서울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가 아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무슨 큰 사건만 나면 우선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국가가 위기에 처하고 어려울 때면 미국은 단결하지만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정부와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이 관례가 돼 있다." 미국에서 발생한 9·11 사태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경우 9·11 테러가 났을 때 부시 대통령이 사후보고를 받은 뒤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어깨를 두드려 줬는데 이후 대통령 지지도가 56%에서 90%까지 올랐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정부 비판과 비난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승춘 보훈처장의 발언은 앞서 언급했던 망언들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회지도층의 인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입니다. 거듭되는 망언 속에서 그들이 이번 사건을 '인재'나 '관재'가 아닌 '불가항력'의 재난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더욱이 박승춘 처장의 인식은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사회지도층의 인식이 얼마나 국민정서와는 동떨어져 있는지 명징하게 보여줍니다. 


어쩌면 우리는  'IMF 사태'와 같은 국가가 초래한 위기상황, 태풍이나 폭우로 인한 자연재해성 재난, 백화점 붕괴나 기름유출 사건 등의 참사 등에서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세계가 감탄하는 단결력과 살신성인의 자세를 기억해 내지 못하는 그의 편향된 뇌구조를 탓해야 하는 지도 모를 일입니다 . 그는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위기가 아니라 국민의 위기이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했기에 발생한 일이지  9·11 사태와 같은 반정부세력이 일으킨 테러가 아니라는 것을 모르고 있나 봅니다. 


그는 보편적 상식을 가진 국민들이 살고 있는 세상과는 다른 딴 세상 속에 살고 있는 별종임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고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간 뒤 대통령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는 이유를 가늠하지 못할리 없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할 대통령으로서 어린 학생들과 가족을 갑자기 잃은 유가족께 무엇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식을 마치고 나가면서 참석자들을 향해 아주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놀랍게도 박 대통령은 그 시각 웃고 있었습니다. 마치 이명박이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유체이탈의 웃음을 날리던 장면과 매우 흡사합니다. 물론 지지자들을 향해 표정관리를 한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면 공과 사, 해야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쯤은 반드시 분별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향한 진심어린 마음이 있었다면 저렇게 행동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박 대통령이 이번 참사에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은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의 그것과는 대단히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리고 박 대통령과 사회고위층의 이와 같은 책임을 망각한 행동과 망언들이야말로 국민들의 분노와 비난을 유발시키는 가장 큰 동인입니다.


국가와 정부는 다른 무엇보다 우선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 박근혜 정부는 그렇게 하질 않았습니다. 게다가 무능과 무책임도 모자라 이제는 희생자들과 유가족은 물론이고,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는 국민들 마저 기만하는 망언과 망동들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불난 집'의 불을 함께 꺼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겪입니다.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참으로 오만한 '나쁜' 정부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 국가 권력의 오만과 무책임은 우리에게 국가와 정부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게 만듭니다. 또한 이와 같은 권력의 오만과 폭주에 맞서 국민들의 권익과 특권을 어떻게 강화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오래된 숙제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우리는 자유당 이승만의 부정과 독재를 막아낸 4.19 혁명, 전두환 신군부의 장기독재 의지를 꺾은 87년의 6월 항쟁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독선과 오만에 찌들어 있는 정치권력은 절대로 스스로 국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의 각성과 행동만이 이 오만한 정부의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칠 수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5.11 08:15 신고

    5. 쾅! ^^* 저녁 맛있게 드셨나요? 홍홍~

옛 속담에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잘못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뉘우치기는 커녕 오히려 불같이 역정을 낸다면 어떨까요. 아마 이런 사람과는 두 번 다시 상종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혹 다혈질의 성정을 지닌 사람에게 저렇게 행동했다간 대번에 싸움이 일어나거나 큰 사단이 일어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잘못을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나 위의 속담처럼 안면몰수하고 적반하장으로 나온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관계는 깨질 수 밖에 없고 피차 간에 감정의 골은 깊어지게 마련이며, 최악의 경우로 치닫을 수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현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바로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의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미 정부는 학생들이 SNS를 통해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댓글을 달 경우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는 공문을 일선학교에 내려보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비등해지자 정부가 통제에 나선 것입니다. 또한 한겨레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어제(7일)는 교육당국이 교사들의 추모 집회 참가를 막기 위해 일선학교에 공문을 보낸 것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한겨레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박근혜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온라인 상에서의 정부 비판 여론뿐만 아니라, 추모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조차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부의 이같은 태도는 지난해 연말 세간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안녕하십니까' 대자보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모습과 매우 흡사합니다. 당시 정부는 일선학교에 생활지도 공문을 보내 학생들이 '안녕하지 못합니다'라고 화답하는 릴레이 대자보를 붙이지 못하도록 통제했습니다. 학생들이 무슨 까닭으로 이 낡은 소통방식의 대자보에 격하게 공감하고 반응하는지는 이 정부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정부의 관심은 오직 하나,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질책하는 민심의 소리를 차단하는 것 이외에는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정부의 태도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왜곡하고 무시하는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체제는 다양한 견해와 사상이 서로 갈등하고 충돌하며 소통한다는 것을 전제로 출발합니다. 갈등과 충돌, 소통의 과정을 통해 민의에 부합되지 않는 견해나 사상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거나 사라지게 됩니다. 정부 당국이 몸서리를 치고 있는 '종북'이라는 것도 사실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도태되고 사라진 과거의 유물일 뿐입니다. 지나가는 사람 백을 잡고 물어 보세요. 3대 세습의 봉건적 통치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북한을 추종하는 사람이 과연 누가 있는지. 인터넷을 통해서, TV를 통해서 북한의 열악한 실상이 모두 공개되고 있는 마당에 그래도 북한의 체제를 추종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아마 대한민국을 극도로 혐오하는 반체제주의자이거나 간첩 혹은 비현실적 몽상가일 겁니다. 그런데 이 정부는 우리나라 국민의 무려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종북주의자'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결국 정부를 비판하거나 정부정책의 모순과 오류를 지적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종북주의자'의 낙인을 찍어야 하는 이유가 이 정부에게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과연 무엇일까요, 그 이유가.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권력은 민의에 따라 이 곳에서 저 곳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승만으로부터 시작해서 박정희의 군부독재와 전두환의 신군부에 이르기까지 민의는 권력에 의해 늘 통제되고 억압되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대통령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어딘가로 끌려가서 모진 고초를 겪고 심지어는 돌아오지 못한 사람도 부지기수였습니다. 민주주의 보다 중요한 것이, 헌법보다 중요한 것이, 국민의 기본권 보다 중요한 것이 당시의 권력자들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이 이명박 정부 이후로 얼마나 많이 훼손되었는지가 이를 증명합니다. 이는 권력자들이 다시금 국민을 통치와 통제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과 2항은 현 대한민국의 상황에서는 유명무실한, 죽은 조항에 불과할 뿐입니다. 정부의 SNS 통제를 통한 정부비판 차단과 어제 한겨레가 보도한 교사들의 추모집회 참가 금지 지침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국민들이 박근혜 정부의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사건 발생 이후 초동대처에서 부터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하며 유가족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가슴에 수차례에 걸쳐 대못을 박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정부는 수백명의 승객을 지켜내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유가족과 국민들을 향해 머리를 조아려도 모자랄 판에 여전히 고압적이며 위압적입니다.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라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작금의 대한민국에서는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혹자는 이와 같은 현상을 일컬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필자는 이 표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작금의 상황에서는 이와 같은 현실인식 조차 한가롭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까?'


여러분은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현 상황을 냉정하게 고려해서 답을 내놓는다면 아마도 이렇게 될 겁니다. 


"적어도 헌법에서는."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BlogIcon 대한민국은 법치국가 2014.05.08 09:26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니까 깽판쳐도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 동시에 법치주의가 지배하는 법치국가입니다
    법을 지키면서 권리를 주장하면 어떤정부든 국민의 뜻을 막지 않을것입니다
    법대로 헌법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법을 무시하고 정치적선동이나 혹세무민적 방법으로 이득을 보겠다는것은 법치국가의 국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차이는 선진국국민은 선거와 같은 민주적절차로 국민의권리를 행사하지만 후진국국민은 쿠데타 폭동 민란...으로 의사를 표현합니다
    정부에 불만이 있으면 선거로 바꾸면 되는것입니다
    미국의오바마도 공화당의원들에게 쓴소리하지 않았습니까
    "억울하면 선거에서 이겨라 "

    • Favicon of http://blog.naver.com/omrice BlogIcon 무늬만 법치국가 2014.05.16 16:44

      법은 그냥 글자일 뿐. 그게 실제로 지켜져야 헌법이라 할 수 있죠.
      그것을 꼬집은 글이라 보여지고요, riot 폭동은 민주적인 절차가 통용되지 않는 곳에서 정의 수호를 위한 최종수단이죠. 그전까지의 절차가 잘지켜졌느냐가 또 관건이고요.
      일제강점시대때 민주적인 절차로 나라를 찾을 수 없듯이 현 절대권력만능주의에서 민주적 절차로 국민이 정부에 위임시켜준 권한을 되찾기가 힘들죠...

  2. 하모니 2014.05.08 09:53

    말이 추모집회지 정권퇴진 시위지 않습니까?
    추모집회를 정치적 목적으로만 활용하려는 분들이 부끄러워 해야하는 겁니다.
    교사들이 추모하고 싶어도 정권퇴진시위로 변질되니 참여가 어렵지 않습니까?

'불한당'이란 표현 다들 들어 보셨을 겁니다.  한자의 뜻 그대로 직역해 보면 '땀을 흘리지 않는 무리'란 뜻이 됩니다. 사전적으로는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는 강도떼', '파렴치하게 남의 재물을 강탈하며 행패를 부리는 무리'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사는 현대에 맞게 사전적 의미로 치환해 보면 '조폭', '깡패' 등이 여기에 해당될 겁니다. 그런데 이 '불한당'이란 단어는 직역이나 사전적 의미를 넘어 조금은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나쁜 짓을 저지르고도 땀한방울 나지 않을 정도로 뻔뻔하고 몰염치한 사람을 일컬어 '불한당 같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원래의 의미가 확대되어 사용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우리 주위에는 '불한당' 같은 짓을 거리낌없이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자신이 가진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서 온갖 부정과 불법을 자행하고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자들, 누가 봐도 명백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특권을 이용해 교묘하게 법의 심판을 피해가는 사람들, 비열하고 비겁한 권모술수로 진실을 은폐하고 정의를 짓밟는 사람들, 개인의 양심을 뒤로 하고 권력에 굴종하며 사회 공동체의 보편적 상식을 깨뜨리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됩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에 대해서 수도 없이 들어 왔고 배워 왔습니다. 사회적 인간으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일과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과 기준 등에 대해서 학습해 온 것이죠. '거짓말 하지 마라', '남의 물건 훔치지 마라', '다른 사람과 싸우지 마라', '나보다 약하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을 외면하지 마라' 등등은 우리가 부모님으로부터 귀가 닳도록 들어 왔던 사회공동체의 가장 기본적인 도덕률입니다. 이와 같은 도덕률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마 저를 비롯하여 여러분들 모두가 부모님으로부터 볼기짝에 불이 나도록 맞은 기억들이 있을 겁니다. 부모님이 어린 자식들을 이토록 엄격하게 훈육시키는 것은 성인군자가 되기를 바래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과 기준을 익히게 하기 위함입니다. 


학교에서는 이같은 도덕률이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사회적 정의, 개인적 양심, 보편적 상식 등이 우리 역사와 사회를 통해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져 왔는지를 체험하게 되는 겁니다. 일선 교과과정을 통해 배우게 되는 도덕률 안에 서두에서 언급했던 '불한당'이나 할 반사회적 행동들은 당연히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런 반사회적 행동들은 언제나 교과서 밖에서 인간의 탐욕을 먹고 자라 납니다. 그렇게 본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정치지도자들의 책임은 실로 막중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시켜 미래세대에게 전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우리 사회의 리더들이 지금 국민들에게 깊은 좌절과 상처, 분노를 자아내게 하고 있습니다. '불한당'이나 할만한 부끄러운 짓을 서스럼없이 하고 있으니 말그대로 '불한당'이라 불리워도 전혀 과하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애통해하고 있습니다. 실종자들의 무사 생환을 간절히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내 일이 아닌데도 안타까움에 연일 눈물을 훔치기를 반복합니다. 기적에 기적에 기적이 제발 이루어지기를 하루에도 몇번씩 기도합니다. 아마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같은 심정일 겁니다. 슬플 때 함께 눈물을 흘리고 기쁠 때 함께 웃어주는 인간의 보편적 정서는 절대로 변하지 않기때문입니다. 백만에 가까운 시민들이 조문행렬에 참가하고 있고, 보이는 곳에서 때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배워왔던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도덕률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과 인간 본연의 정서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왜 이 사람들만 다른 것입니까. 왜 이 사람들만 국민정서와는 다른 언행으로 유가족들은 물론이고 대다수 시민들의 가슴을 후벼 파고 있는 것입니까.


'세월호' 참사는 '인재'에서 이제는 '관재'의 정황들이 이곳저곳에서 속속 들어나고 있습니다. 살릴 수 있었던 귀중한 목숨들을 살리지 못한 책임을 국가지도자들은 통감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유가족들과 국민들을 향한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달라도 너무나 다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희생자를 조문하는 자리에서조차 '조문 연출'로 국민을 기만하더니 청와대로 돌아가서 국무회의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사과의 시기와 방식 모두 몰지각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유가족들을 두 번 울리는 이런 무미건조한 사과를 유가족들이 받아들인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박 대통령에게 국정 최고통수권자로서의 일말의 책임감이 있었다면 이렇게 할 수는 없을 겁니다. 긴 말 할 것 없이 대통령으로서 정말 무책임한 행동을 한 겁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이번 사과에서 그 어떠한 진정성도 느낄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유가족들이 박 대통령의 본심을 누구보다 먼저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유가족들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있나 봅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사과가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어제(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도종환 의원의 "대통령의 사과가 충분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대통령으로서 국민여러분께 진심어린 사과를 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서남수 장관다운 발언입니다. 아마 박 대통령이 임명한 고위 공직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더라도 대부분은 똑같이 대답했을 겁니다. 혹 다른 마음을 품고 있더라도 대답은 저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모두가 '예'라고 말할 때 '아니요'라고 양심과 원칙에 따라 소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정부에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 우리의 비극이라면 비극입니다. 글의 흐름에서 조금 벗어나겠지만 권은희 과장이 문득 생각납니다. 양심과 원칙에 따라 진실을 소신있게 말했던 사람은 이 정부에서 그녀가 유일합니다.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사회의 투명성과 건강성은 자연스레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반대라면 당연히 최악이겠지요. 


서남수 장관의 발언은 새삼스러울 것이 전혀 없습니다. 언급한대로 그는 박근혜 정부의 장관다운 발언을 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이 박 대통령의 '조문 연출'과 형식적 '사과'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서남수 장관의 발언에서도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 밖에는 없습니다. 그의 발언이 우리가 옳다고 배워 왔고, 믿어 왔던 가치들을 조롱하는 반사회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백명의 승객들이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속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중의 삼분의 이가 어린 학생들이었습니다. 사실 박 대통령의 사과는 지금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설사 대통령이 진심을 다해 사과했다고 해서 이미 벌어진 참극을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이 정부에게는 슬픔과 절망에 빠져 있는 유가족들과 국민들을 위로하고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박 대통령과 정부가 방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사고수습에도 무능했을 뿐만 아니라 위로는 고사하고 오히려 깊은 상심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기만하고 있기까지 합니다. '불한당'이나 할 짓을 이 정부가 하고 있는 셈이니 국민들의 원성과 분노가 가라 앉질 않는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직시해야 합니다. 유가족들과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다면 다음에는 이 정권이 '침몰'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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