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일 하고도 72일을 기다렸는데 하루 쯤이야. 3월22일 오전 10시경 세월호 선체 시험인양을 실시하고, 시험인양이 성공할 경우 본인양을 시도하겠다고 해양수산부가 발표하자 시민들이 보인 반응이다. 무려 3년 동안 기다려 왔는데 그깟 하루 더 못 기다리겠냐는 반어적 표현이다.

길고 길었던 하루가 지난 23일 오전, 세월호가 마침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만감이 교차한다는 표현 딱 그대로다. 안타까움과 슬픔, 탄식과 분노가 교차한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심하게 손상된  세월호의 모습 속에는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고통과 회한, 절망이 새겨져있다. 


국민들이 깊은 슬픔에 잠겨있는 사이 한쪽에서는 정부를 향한 비난과 분노가 빗발친다. 황망하고 허탈하기 때문일 것이다. 만 하루면 충분했던 인양 작업이 이토록 더디게 진행되었던 이유가 도무지 납득이 안 되는 탓이다.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속전속결로 인양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의뭉스럽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가 보여온 행태는 비정상적이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사고 발생 직후 초동대처에서부터 이후의 사고 수습과 사후 대책마련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태도로 일관했다. 유가족은 물론이고 국민들이 아직까지 자괴감과 분노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정부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때부터 진상규명과 사후 대책마련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는가 하면 무력화시키기에 급급했다. 심지어 정부는 보수단체를 동원해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반대하는 시위를 열도록 주도한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정부의 비상식적 행태를 나열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그러나 그 중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박 전 대통령이다.



ⓒ 오마이뉴스


"6월까지 마무리가 된다면 그동안 재정이 150억원 정도 들어갔고, 인건비도 50억원 정도 썼다고 알고 있다. 연장하는 부분은 국민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종합적으로 잘 협의해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4월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 도중 특조위 활동기한 연장에 대해 저렇게 언급했다. 놀랍게도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지는 최고통수권자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문제를 한낱 돈과 결부시키고 있었다. 특조위를 가리켜 '세금도둑'이라 칭했던 모 의원과 별반 차이가 없는 낯뜨거운 천박함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아직까지 온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이유를 여실히 설명해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세월호 선체 인양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인양업체 선정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비용 절감이 그 이유였다. 업체 선정 이후에도 정부는 선체 인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선체 인양에 실패할 때마다 날씨와 조류 등 이런 저런 핑계를 대는가 하면, 인양 방식에 있어서도 인양 경험이 많지 않은 중국업체의 주장을 고수하기만 했다. 이번에 인양에 성공한 방식은 입찰에 응모했다가 탈락한 업체가 애초부터 주장해온 방식이다. 인양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는 유가족과 해양전문가의 의견을 따랐더라면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종합해보면 정부가 인양을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이 탄핵되자 마자 5시간 만에 정부가 전격적으로 선체 인양을 결정하고, 만 하루면 가능한 선체 인양을 3년이 돼도록 하지 않았던 것만 보더라도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미진했던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인양 지연의 중심에 박 전 대통령과 정부가 있었다고 의심해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민의 생명과 존엄 앞에서조차 돈 타령에 여념이 없던 박 전 대통령은 전 국민의 눈길이 전남 진도군의 맹골수도로 향하던 그 순간에도 미용사를 자택으로 불러들여 공분을 샀다. 최고통수권자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게는커녕 변명과 회피에 급급했던 사람다운 무도하고 몰상식한 처신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사람이 지난 4년 동안 대한민국의 국정을 통솔했다고 생각하니 한없이 부끄럽고 끔찍할 뿐이다.


그러나 세상사는 사필귀정이다. 세월호 선체가 인양되면서 참사의 진상규명과 미수습자의 수습이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현재 국회는 '세월호 선체조사특별법'을 발효하고 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있다. 세월호 특조위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범시민사회의 목소리도 가열차다. 박 전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무도함이 초래한 비정상적인 모습들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박근혜가 내려가자 세월호가 올라옵니다. 가라앉은 진실이 바닥을 떠나는데 1072일 걸렸습니다. 진실이 드러나기까지는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릅니다. 지켜보는 전국민과 유가족의 마음이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남긴 글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은 제2, 제3의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선행돼야 할 국가적 과제다. 안타깝게 희생당한 이들과 유가족,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의무이자 최소한의 도리다.


만시지탄이지만 정부는 이제라도 진상규명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특조위도 재출범시켜 박 전 대통령의 7시간 의혹 등 아직까지 풀리지 않고 있는 의혹을 해소하는 데에 앞장서야 한다. 그것만이 그동안 정부가 자행해왔던 잘못과 무책임을 속죄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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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03.24 09:40 신고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모든 의혹들을..
    그리고 7시간도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3.24 12:09 신고

    진실을 인양해야 합니다.
    가해자를 찾아내야 합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03.25 22:58 신고

    다른 어떤 것보다 여기에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14일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3차 청문회'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 같다. 답답함과 실망, 그리고 분노 말이다. 기실 맹탕 청문회에 대한 우려는 있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일정을 훤히 꿰고 있을 이영선·윤전추 행정관, 미국 연수 중이라는 전 청와대 간호장교 조여옥 대위 등 핵심증인들이 청문회에 불참 통보를 해 온 탓이다.


여기에 턱없이 짧은 질의시간, 의혹을 입증할 구체적 증거 확보의 어려움, 특위위원들의 자질 및 준비 부족, 증인들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 등이 맞물리면서 3차 청문회 역시 지난 1~2차와 마찬가지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데 실패했다.


물론 그렇다고 전혀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의원은 3차 청문회에서 최씨가 독일에서 귀국하기 직전 지인에게 전화해 측근인 고영태씨에게 위증을 종용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해 장내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소문만 무성했던 박 대통령에 대한 비선진료 의혹도 사실로 밝혀졌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와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은 민간인 신분임에도 청와대 출입시 인적사항을 적지 않는 '보안손님'으로 경내에 들어가 박 대통령을 진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가 귀국 전 측근에게 위증을 교사하고, 국가기밀인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비선이 관리해온 사실을 밝혀낸 것은 이번 3차 청문회의 가장 큰 소득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3차 청문회가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에 쏠린 국민적 의혹을 덜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의혹은 외려 해소되기는커녕 더욱 커졌다. 이번 3차 청문회에서 특위위원들은 박 대통령의 필러 시술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2014년 5월 13일 국무회의 당시 찍힌 박 대통령의 얼굴 사진에 남아있던 피멍 자국과 관련한 특위위원들의 질의가 쏟아진 것이다. 이 와중에 김영재 원장은 "이것은 필러 같다"고 말해 박 대통령의 필러 시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3차 청문회에서 특위위원들이 필러 시술 의혹을 집중 추궁했던 이유는 박 대통령의 미용 시술 여부가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증인으로 출석한 의료진들은 모두 필러 시술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고, 실체적 진실 역시 베일에 쌓이게 됐다.

박 대통령의 얼굴에 난 피멍 자국은 필러 시술의 흔적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견해다. 14일 "세월호 수색이 한창일 때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에서 미용 시술 흔적이 발견됐다"고 보도한 <한국일보>에 따르면 성형외과 및 피부과 전문의들은 박 대통령의 피멍 자국이 주름을 펴기 위한 필러 주입술의 후유증으로 보인다는 공통된 입장을 나타냈다.

이를 토대로 현재 풀리지 않는 의문은 크게 두 가지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미용 시술을 받았는지의 여부와, 참사 당일 혹은 그 이후 박 대통령에게 미용 시술을 해 준 당사자가 과연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피멍 자국이 선명히 드러난 사진과 이 사진을 분석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감안하면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혹은 그 이후 필러 시술을 받았다는 개연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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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언제, 누가 이 시술을 해주었느냐'다. 아직까지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드러난 바는 없다. 관련자들은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고, 핵심 증인들마저 이런 저런 얼토당토 않은 사유를 내세워 청문회 출석을 회피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필러 시술을 받은 흔적과 의구심을 더욱 부채질하는 의혹만이 증폭되고 있을 뿐이다.

3차 청문회의 최대 이슈였던 박 대통령 필러 시술 의혹은 간단히 요약하자면 '대통령이 필러를 맞긴 맞은 것 같은데, 시술을 한 사람은 없다'로 정리할 수 있다. 주사를 맞은 사람은 있는데 놓은 사람은 없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유령이 놓은 것 아니냐는 비아냥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와 관련 김상만 전 자문의의 충격적인 발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그가 3차 청문회에서 자신이 직접 박 대통령의 손에 주사를 쥐여주고 어떻게 놓는 것인지 알려줬다고 진술한 것이다. 그의 증언대로라면 박 대통령이 주사제를 직접 자신에게 놓았을 수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유레카!


지금까지 세간의 의혹은 주로 박 대통령에게 누가 필러 시술을 해주었는가에 집중됐다. 특위위원들의 "시술하신 적 있습니까?"라는 질문은 박 대통령의 주치의와 자문의 등 의료진이 필러 시술을 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나온 것이다. 만약 박 대통령이 스스로 주사를 놓았다고 가정한다면 그들이 특위위원들의 질문에 "없습니다"라고 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도 않은 필러 시술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당신의 진짜 실수는 대답을 못찾는게 아니야.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 리가 없잖아" -영화 <올드보이 중에서>

어쩌면 가정 자체가 틀렸는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박 대통령이 필러 시술을 받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의료진들은 필러 시술은 절대 한 적이 없다고 한사코 손사래를 친다. 김상만 전 자문의는 박 대통령에게 어떻게 주사를 맞는지 자신이 알려주었다고 증언했다.

박 대통령이 필러 시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상수'로 놓고 본다면 결론은 박 대통령에게 필러 시술을 한 의료진 중의 한 사람(미국에 머물고 있는 조여옥 대위 포함)이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박 대통령이 직접 주사를 놓았거나 둘 중의 하나라는 얘기다. 박 대통령을 둘러싼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 그리고 필러 시술 의혹.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이래나저래나 국민의 시선은 오직 한 곳,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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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12.15 09:41 신고

    조여옥 대위가 했을 가능성이 제일 높은데 청문회 나올지 궁금합니다

  2.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12.15 23:10 신고

    조대위를 즉각 귀국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청문회도 보면서 참 기가 막혔습니다. 특히 이대 관련 말이죠~

  3. 쭈니 2016.12.21 04:52

    시술시간이 7시간가까이 된다는게 말이되나요? 7시간의 의혹을 성형쪽으로 몰고가는데 제 생각은 이렇게 가벼운 일로 7시간의 행적을 숨기는거같지는 않아요..알게되면 안되는 엄청난 일이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자꾸 별거아닌 성형쪽으로 몰아가는거같다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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