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검찰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가운데 검찰은 임기 내내 청와대 참모들과 대통령의 친인척들, 후원자와 측근들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추진한 대가로 생각하고 묵묵히 받아들였다. 그런데 정치적 독립과 정치적 중립은 다른 문제였다. 검찰 자체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으면 정치적 독립을 보장해 주어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 정권이 바뀌자 검찰은 정치적 중립은 물론이요 정치적 독립마저 스스로 팽개쳐 버렸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이러한 제도 개혁을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 퇴임한 후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서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이다'(274~275페이지)를 통해 참여정부 당시 검찰을 개혁하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검찰의 독립을 위한 참여정부의 여러 노력들은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검찰을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려는 노 전 대통령의 '선의'는 훗날 '모욕'과 '박해'로 돌아왔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움켜쥔 검찰의 생리를 간과했던 대가였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오판을 이렇게 술회한다. '미련한 짓'이었다고.

노 전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하지 않은 것을 검찰개혁이 실패한 원인으로 꼽았다. 제도 개혁이 뒷받침되지 않는 검찰개혁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스스로의 자정과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더러, 검찰이나 법무부의 자체 개혁안이 나온다 해도 정권의 입맛에 따라 언제든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수처 도입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의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문 대통령에게 검찰개혁은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노무현'의 좌절과 비극을 가까이서 목도한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실패를 교훈 삼아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제도 개혁을 검찰개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 중 공수처는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 1호로 검찰개혁의 핵심이자 상징이었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비리를 전담해 전문적으로 수사하는 조직이다. 그간 검찰이 도맡아왔던 고위공직자 비리를 별도의 기관인 공수처를 통해 공정하고 엄격하게 수사하자는 취지다.

공수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찰권력을 견제하고 분산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주목받아왔다. 1996년 당시 야당이던 새정치국민회의가 공수처 도입을 골자로 하는 '부패방지법'을 발의한 이후,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오랜 화두가 됐다.

공수처 논의의 시작은 검찰로부터 출발한다. 정의의 수호자가 돼야 할 검찰은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 앞에서 무력하기 일쑤였고, 자신들의 비리는 은폐-비호하는 등 사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김학의 사건'을 들여다보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폭력 사건'은 검찰의 직무유기와 극에 달한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구체적이고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공수처 도입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22일 김 전 차관에 대한 1심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일부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일부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 판결을 내렸다. 원주 별장 등지에서 받았다는 성접대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판결을 내렸다. 동영상 속 남성은 김 전 차관이 맞지만 공소시효가 만료돼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 고발뉴스



관련해 주목해야 할 것은 검찰의 행태다. 별장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지난 2013년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김 전 차관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차관을 고소한 여성들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혐의 처리를 내렸다.

2014년 피해여성의 고소로 두 번째 검찰 수사가 진행됐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검찰은 확실한 물증인 성접대 동영상과 피해자 진술 등 구체적 정황 증거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입증할 만한 새로운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또다시 무혐의 처리를 내렸다.

김 전 차관은 2019년 특별수사단의 재수사로 세 번째 수사만에 구속됐다. 그러나 앞서 두 차례에 걸친 검찰의 부실수사와 공소시효의 벽을 넘지 못한 채 결국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기에 이른다.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있는 윤중천씨 역시 공소시효를 이유로 면죄부를 받았다.

"검찰은 2013년 윤씨를 수사했는데 성접대 문제에 관해 전부 판단하지 않고 고소된 성폭력 범죄만 판단해 대부분 불기소했다. 윤씨의 뇌물 공여는 공소시효가 지나버렸다. 이제 검찰은 성접대 부분은 윤씨가 강간행위를 한 것이고, 그로 인해 피해여성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었다고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2013년 검찰이 적절히 공소권을 행사했다면 그 무렵 윤씨는 적정한 혐의로 법정에 섰을 것이다."

윤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던 당시 재판부가 검찰의 초기 부실 수사를 신랄하게 꼬집은 내용이다. 만약 검찰이 최초 의혹이 불거진 2013년 '별장 성접대 사건'을 제대로 수사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영상에 선명하게 얼굴이 드러난 누군가가 처벌을 피하는 황당한 결말은 피할 수 있었을 터다.


한편 '김학의 사건'은 검찰의 봐주기-부실 수사 논란 외에도 경찰의 사건 수사를 막으려는 박근혜 청와대의 외압 의혹도 불거졌다. 당시 경찰은 별장 동영상 속 인물을 김 전 차관으로 특정하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박근혜 청와대의 내사 방해와 외압 행사 의혹이 제기된 것.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수사라인이 전원 교체되면서 이같은 의구심은 더욱 짙어졌다.

그러나 이 의혹 역시 밝혀지지 않았다. 사건을 수사했던 특별수사단은 지난해 6월 4일 관련 의혹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리를 내렸다. 특수단은 또한 김학의 사건에 연루돼 있던 검찰 고위 간부와 당시 수사지휘라인 검사들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공소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책임을 묻지 않았다.

그동안 검찰수사와 관련해 끊임없이 제기돼왔던 문제들이 이 사건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한 부실-축소 수사, 내부 비리에 대한 비호와 제 식구 감싸기, 청와대 등 권력과의 유착 의혹 등이 '김학의 사건'에 총망라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일이 현실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새정치국민회의가 공수처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부패방지법'을 발의한 이후 지금까지 권력형 비리 사건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이다.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 검사 성폭행 사건, 공문서 위조 사건 등 검찰 내부 범죄와 비리 역시 지속적으로 불거져나오고 있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권력형 비리 사건과 검찰 내부의 부정부패 사건의 진상은 유야무야 돼는 경우가 많았다. 사건을 담당했던 검찰이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는가 하면, 부실-축소 등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실체 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검찰 수사와 기소권 행사를 두고 각종 시비가 끊이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12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수처법은 검찰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만들어낸 법안이라 볼 수 있다. 검찰 수사의 한계와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기구를 통해 권력형 비리를 전담 수사하고, 비대해진 검찰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셈이다.

물론 공수처가 도입된다 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 터다. 공수처가 검찰의 사정기능을 약화시키는 또 하나의 권력기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고, 공수처의 정보 독점과 그에 따른 권력 남용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런가 하면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과 언론은 공수처를 문 대통령의 친위부대이자 좌파정권의 집권연장을 위한 도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수처 법안 통과가 시사하는 바는 대단히 크다. 검찰의 수사-기소권 오남용과 조직이기주의의 폐해가 극심하다는 점에서, 제도 개혁을 통한 검찰개혁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공수처 도입을 바라는 시민의 오래된 열망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1996년 부패방지법이 발의된 지 23년만에 공수처법이 통과됐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당리당략이 발목을 잡았고,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검찰의 조직적 저항에 부딪히기 일쑤였다. 그러나 오랜 공전 끝에 마침내 시대적 과제라 평가받던 공수처 설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정치적 욕망을 과감히 내려놓고 검찰의 독립과 중립을 보장해주었던 노 전 대통령의 헌신, 참여정부의 쓰라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다수 시민의 숙원이던 공수처 법안 통과의 밑바탕이 됐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오늘 7월 출범할 예정인 공수처가 사회 정의와 공의를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20.01.06 09:06 신고

    운명이다 책을 한번 읽어 봐야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20.01.06 17:16 신고

    좋은 책 소개 감사드려요 ^^
    날씨가 비가와서 그런지 찌뿌둥 합니다.
    건강유의하세요~

ⓒ 뉴스1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었을까. 많이 놀란 듯 했다. 더구나 그들은 모두, 흔히 하는 말로 그 바닥의 선수들이 아닌가. 세 사람은 변호사, 한 사람은 법조전문 기자다. 심지어 변호사 중 한 사람은 판사 출신이다. 법리와 관련해서라면 누구보다 정통하다고 자부할 네 사람의 전망이 완전히 어긋났으니 겸연쩍을 수밖에.

정겸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2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윤우·신장식·양지열 변호사와 장용식 아주경제 법조팀장은 방송 내내 법원의 영장발부에 대해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전직 판사였던 김 변호사는 앞서 22일 방송에서 영장 발부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에 대해 "일단 증거 인멸, 도망 염려가 인정되기가 어려웠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수십 차례 압수수색이 된 상태에서 추가로 증인을 꼭 구속해야만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증거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입증 문제가 있다"라며 "가장 핵심 증인인 5촌 조카는 지금 면회가 제한이 돼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압력이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또 "굳이 증거인멸 염려에 대한 법원예규 48조에 의해도 이건 좀 어렵지 않겠나 본 것"이라며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새로운 법현상"이라 규정했다. 영장을 발부한 법원의 판단이 그만큼 이례적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장 변호사는 다툼의 여지가 있는 사안임에도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다고 지적했다. 장 변호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관련해서 다툼의 여지가 커서 범죄가 소명됐다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자본시장법 위반과 관련해서 범죄의 상당성이 소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또 "검찰 측 주장을 보니까 업무상 횡령도 조범동 주장에 따른 공범, 허위 컨설팅 계약 체결 역시 조범동이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며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도 허위신고, 아까 운용자, 투자자, 이분도 투자자는 신고 의무가 없으니까 이것도 공모, 다 공모, 공모, 공모로 갔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장 기자는 검찰의 입시 비리 수사를 거론했다. 그는 "(검찰이) 제일 중요한 혐의로 내세운 게 입시 관련 혐의인데, 이 부분은 이미 공소가 제기된 부분이다"라며 "이미 공소가 제기된 혐의에 대해서 추가로 또 영장을 발부할 수 있나. 공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그 해당 재판부만 영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봉사활동 갔는데, 봉사활동 증명서나 이런 시간확인서 같은 것을 약간 이렇게 가짜로 써서 가져왔다고 그러면 모든 학생들에 대해 구속영장이 가능한 것"이라며 검찰의 수사 방향에 대해서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양 변호사 역시 법원의 영장 발부에 의문을 표출했다. 그는 "영장 담당 판사가 보기에 몇 가지 정도는 명백해 보이는 것도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11가지 중에서 몇 가지, 최소한 한두 가지는 명백하게 다툴 여지가 있고, 당사자가 그렇게까지 다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데, 다퉈야 한다면 밖에서 방어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양 변호사는 "검찰 입장에서 필요한 진술들을 모아놓고, 그런 진술들이 증거가 되기 때문에 5촌 조카 내지는 다른 참고인들에 대해서 증거인멸 여지가 있다는 식으로 (정 교수를) 구속시킨 것"이라며 "그러면 다른 사람 말만 믿고 그냥 사람이 구속돼야 되나.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는 밖에 있어야 방어를 하고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하는 건데, 말도 못하게 그냥 가둬놓겠다는 그런 이야기밖에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국일보



양 변호사는 방송 말미에 의미심장한 전언을 남기기도 했다.

앞서 신 변호사가 "저는 청구, 발부 두 개 다 안 된다 이렇게 두 번의 배팅에 다 실패했는데, 변호사로서는 그런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히자, "신 변호사님하고 바깥에서도 혹시 우리가 공장장에 오염돼서 좀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부분들을 계속 이야기 하면서 '이건 이렇게 볼 수도 있지 않느냐?'라는 이야기를 몇 차례 했다. 그런데 법적으로는 (영잘 발부 사안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는 것.

이밖에도 정 교수가 받고 있는 혐의와 관련해 이들은 모두 검찰·법원과는 확연히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사모펀드 의혹의 경우 신 변호사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가조작은 보통 짧은 시간에 치고 빠지는 수법을 쓰기 마련인데, 정 교수의 동생은 1년째 주식을 장기 보유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경우와는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WFM 주식 12만주를 동생 집에 현물 보관했다는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에 대해서도 김 변호사는 "증권등보호예수업무규정을 보면 보호예수된 주식을 매매하면 계좌 대체를 예탁원에서 안 해 준다. 실물을 반환 받아서 매수인에게 건네주도록  규정이 돼 있어서 당연히 현물을 보관할 수밖에 없다"라며 "현물 보관만 가지고 은닉으로 생각을 했다면 그건 너무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자신들의 시각이 편향적인 것은 아닌지 되짚어봤다는 이들 법조 전문가의 판단은 이처럼 검찰, 법원과는 사뭇 달랐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와 법원의 영장 발부를 지극히 이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 두 달 간 정국을 휘몰아친 이른바 '조국 사태'와 관련해 검찰의 과도한 수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터져나오고 있다. 검찰에 대한 비판은 비단 외부에서 뿐만이 아니라 내부에서도 뜨겁게 표출됐다.

서지현 검사는 지난달 7일 SNS에 "보아라 파국이다. 이것이 검찰이다. 거봐라 안 변한다. 알아라 이젠 부디. 거두라 그 기대를. 바꾸라 정치검찰"이라 적으며 "사람들은 여전히 검찰을 너무 모른다. 나는 실체는 전혀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유례없는 신속한 수사개시와 기소만으로 그 뜻은 너무나 명확하다"고 비판했다.

임은정 검사 역시 지난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지금 사문서 위조 자소서 한줄 한줄 열심히 압수수색해서 하고 있지 않느냐"며 "검사가 공문서를 위조했는데 그게 경징계 사건이고 형사입건 대상도 아니라면서 기각하고 있다. 이런 이중적 잣대는 검찰이 얼마나 수사지휘권을 조직을 보호하는 데 이용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임 검사가 직접 고발장을 낸 검사의 공문서 위조 사건은 1년이 넘도록 뭉개고 있으면서 조 장관 자녀들에 대한 인턴증명서 위조 논란에는 특부수 검사 수십 명을 투입해 전방위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의 행태를 작심 비판한 것이다. 검찰의 "선택적 수사, 선택적 분노, 선택적 정의" 관행에 대한 신랄한 일침이리라.

사법부의 처지 역시 그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양승태 대법원의 추악한 사법농단 실태가 백일 하에 드러나면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이 크게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 교수에 대한 영장 발부와 관련해 뒷말들이 무성한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했던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49·사법연수원 28기)가 과거 가습기살균제 사건 당시 인명피해를 낸 혐의로 기소된 안용찬 애경그룹 대표와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은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의 구속 영장을 기각시킨 이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것.

주지하다시피 검찰과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들을 향한 싸늘한 시선은 신뢰가 실추된 두 조직의 씁쓸한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사법개혁을 열망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하는 이유일 터다.

법리에 밝은 전직 판사와 변호사, 법조 전문기자가 검찰 수사와 영장 발부를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지경이라면 검찰과 사법부에 대한 세간의 의구심은 앞으로도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9.10.25 06:40 신고

    참 대단한 법원이고 검찰입니다...
    헛웃음만 나오는군요.

  2. Favicon of https://moonsaem321791.tistory.com BlogIcon 선한이웃moonsaem 2019.10.25 10:08 신고

    그래서 공수법 통과가 필요하겠어요.
    저들은 이러고 싶어서 필사적으로 막구요.

  3. Favicon of https://minsui1.tistory.com BlogIcon 우키키키12 2019.10.26 12:03 신고

    대단합니다...

  4. 바위산 2019.12.11 00:51

    그렇습니다 같은 犬이니까요 한마디로 스레기죠 스레기가 判새자리 있는거 맞습니다 구속 시길것 이니까요 저런 양아치 판새가 나라와 국민을 욕뵈게 하는것입니다 저런 버러지가 박멸 되는날 나라도 국민도 살게되죠 狂犬病 걸린 떠라이 判새 새이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국당이 공수처를 반대하는 이유는 쉽게 말해, 뒤가 구리기 때문입니다. 노회찬 의원의 일갈처럼 "동네 파출소가 생긴다고 하니까 그 동네 폭력배들이 싫어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그러나 모기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에프킬라를 사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검찰이 고위공직자 비리를 막지도, 제대로 수사하지도 못하는 현실에서 공수처 설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 동아일보

 

지난 2017년 12월 4일 아주 흥미로운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pollap)의 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팀이 지난 11월 16일부터 20일까지 성인남녀 17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3개 공공기관 신뢰도 조사'(신뢰지수 95%, 표본오차 ±2.4%포인트) 결과가 바로 그것이다. <서울신문>은 이 조사를 바탕으로 '신뢰사회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의 심층기사를 연재할 예정이다.

기사에 따르면, 정부부처를 포함한 공공기관들의 신뢰도는 지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잘하고 있다(신뢰)' '못하고 있다(불신)' 잘 모르겠다(무관심)' 등의 항목으로 이뤄진 이번 평가에서 신뢰지수가 50% 이상인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신뢰도가 가장 높은 기관은 42.4%를 기록한 헌법재판소였고,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의 비위들이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는 국가정보원은 9.9%로 가장 신뢰지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사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다.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 불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매년 실시하는 '사회통합 실태조사'에서도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현저하게 낮게 나타난다. 지난해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신뢰도와 청렴도 부분에서 4점 만점에 3점 이상을 기록한 공공기관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대적으로 신뢰도와 청렴도가 높게 나타난 조직인 의료기관조차 각각 2.5%와 2.4%를 기록했을 뿐이다.

반면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는 신뢰도와 청렴도에서 각각 1.7%와 1.6%를 기록해 최하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중앙정부부처(2.0%, 1.9%), 검찰(2.0%, 1.9%), 법원(2.1%, 2.0%), 경찰(2.2%, 2.1%) 등도 신뢰도와 청렴도 부분에서 민망한 성적표를 받기는 매한가지였다. 세계 반부패운동을 주도하는 비정부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국가별 부패지수 순위(2016년 기준)에서 우리나라가 176개 조사 대상국 중 52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29위를 기록한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기관에 대한 지독한 불신은 지난 수십 년간 층층이 쌓여온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의 산물이라 할 것이다. 주목할 것은 국가권력의 중추인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모두 신뢰도와 청렴도 면에서 낙제점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사정기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검찰 역시 마찬가지였다. 곳곳에 숨어있는 적폐를 발본색원 해야 할 검찰이 정치권력과 유착하거나, 스스로 거악의 일원이 돼가는 모습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이는 공직사회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국가시스템이 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걸 의미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사정기관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검찰을 대신해 권력형 비리와 불법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권력으로부터 독립한 별도의 기구를 통해 2급 이상의 고위공무원들과 그 가족들의 비위를 전담 수사하게 한다는 것이 그 골자다. 권력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검찰조직으로는 권력형 비리를 근절시킬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공수처는 국민의 정부 시절인 1999년 당시 박상천 법부무 장관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공직비리수사처'를 만들겠다고 보고한 이후,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두다. 고위공직자의 부정비리가 터져나올 때마다 공수처 설치 요구는 빗발쳤고, 관련 법안이 쏟아져 나왔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8대 국회부터 현재까지 발의된 공수처 관련 법안만 해도 10차례에 이른다. 그러나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공수처 설치 법안은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충돌하면서 번번히 좌초되고 말았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공수처 설치 관련 입법 역시 연내 처리가 난망한 상태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법률 제정안 초안 공개로 재점화된 공수처 신설 문제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결사 반대로 난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지난 20년 동안 초지일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제출된 공수처 관련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던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 한국일보



"공수처는 죄파 검찰청을 하나 만들어서 기존 검찰 권력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다. 공수처라는 것이 국민 80%가 찬성하는데 어떤 기관이 될 것인지도 모르고 찬성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에도 없고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제도를 만들어 대한민국 수사기관을 장악하고 대북 수사기관을 무력화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1월 30일 <영남일보>가 주최한 정치특강에서 나온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발언이다. 공수처가 검찰조직의 사정기능을 무력화시킬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권력기반 구축을 위한 제3의 기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홍 대표의 주장은 본말이 전도됐다. 주지하다시피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만들어 낸 대안조직이다. 검찰이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다면 공수처 설치 요구가 이처럼 뜨겁게 분출되지는 않았을 터다. 그런 면에서 공수처 설치는 검찰조직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검찰조직이 '무력'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공수처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의심된다면 이 역시 입법 과정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미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공수처장을 야당에서 추천하는 안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은 채 논의 자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공수처 설치에 찬성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것도 공수처 설치를 찬성하는 절대다수의 국민들을 우민(愚民)으로 몰아가면서.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권력형 부정비리 사건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부지기수로 발생했다. 고위공직자가 연루된 부정비리 의혹의 상당수가 검찰의 '봐주기 수사' '꼬리 자르기' 수사 등으로 실체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만약 공직비리 전담기구인 공수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모르긴 몰라도 국민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드는 대형비리사건의 상당수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등 야당, 80%에 달하는 국민들까지 찬성하는 공수처 설치를 유독 한국당만이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제,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한국당이 공수처를 두려워 하고 있다는 소문이 세간에 파다하다.

 

*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고 있는 한국당을 비판하는 글을 준비 중입니다. 그와 관련해 칼럼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개인 사정상 다음에 올려야 할 듯 합니다. 대신 2년 전 썼던 칼럼을 다시 꺼내 봅니다. 2년 전에 썼던 칼럼이지만 지금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공수처 관련, (아니 뭐든 안 그렇겠습니까만) 한국당의 입장은 대동소이하니까요. 상식을 파괴하는 맹목적인 반대와 몽니..정말이지 진저리가 칩니다. 준비 중인 칼럼은 조금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보려 합니다.  저급하고 저질스런 대한민국 정치 현실을 감안한다면, 공수처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적 장치이니까요.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9.10.23 06:22 신고

    노회찬 ..ㅠㅠ
    그립습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9.10.23 06:24 신고

    고 노회찬의원의 말씀...촌철살인입니다.

  3.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9.10.23 06:29 신고

    이해 안되는 부분입니다
    반대하고 있는...ㅜ.ㅜ

  4.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10.23 10:18 신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유....
    재미 좀 봤나 공수처를 또 조국과 엮더라구요...
    기가 찹니다.
    내년 총선이 답입니다.

  5.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19.10.23 15:47 신고

    아주 적절한 비유입니다.
    모기들이 싫어한다고 에프킬라 안사냐니 어찌 저런 명언이!

  6.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9.10.24 00:03 신고

    옳은 것에 대한 정책과 제도의 추진이 극렬한 반대와 저항 가운데서
    조금씩 그 상징성과 가치가 희석되려고 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야당(이라하고 자한당)의 전략은 정말 김빼기의 전략인 것 같아요.
    이도저도 아닌 것으로 변질시키려는 것이죠.
    훨씬 더 비열하고 고단수로 나오는 저 전략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떠오르기기 쉽지 않습니다~

  7. 청려장 2019.12.29 12:08

    뒤가 구리지 않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는거지요
    이번에는 통과시켜야 합니다.
    문의장님께 힘을 실어줍시다.

  8. 청려장 2019.12.29 12:09

    뒤기 구리지않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요
    이번엔 꼭통과시켜야 합니다.
    문의장께 힘을 실어줍시다.

ⓒ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3.1%p, 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7%)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40%, 부정평가는 53%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응답자들은 문 대통령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첫번째 이유로 '인사 문제'(29%)를 꼽았다. 인사 청문회와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형성된 부정적 여론이 조 장관 임명 이후 국정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충분히 예견된 바다. 반대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조 장관 임명을 결단한 이상 민심이탈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야당의 파상 공세와 언론의 의혹 제기, 검찰의 고강도 수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래저래 문 대통령이 짊어져야 할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조 장관 임명을 결행한 것은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간절하다는 방증일 터다. 문 대통령은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정치검찰'로부터 벗어나는 게 개혁의 핵심이라고 봤다"(238쪽), "'검경 수사권조정' 문제를 사법개혁 특 속에 넣어서 사법개혁과 함께 추진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된다"(452쪽)고 하는 등 참여정부 당시 검찰개혁에 성공하지 못한 것을 대단히 안타깝게 술회한 바 있다.

당시 맛봤던 쓰라린 실패의 경험이 검찰개혁에 대한 강력한 열망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1순위가 검찰개혁인 이유도 그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한마디로 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검찰개혁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는 평가다. 수사기관이면서 동시에 사정기관인 검찰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해왔다. 무엇보다 검찰은 기소권을 독점하면서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통제받지 않는 검찰의 광폭 행보가 수많은 부작용을 양산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 중 으뜸은 검찰의 정치화다. 정치권력의 비리를 발본색원 해야 할 검찰이 오히려 권력을 지키는 칼로, 무도한 권력을 비호하는 방패로 쓰이기 일쑤였다. 법과 원칙을 무시한 봐주기 수사, 편파 수사, 제 식구 감싸기 등은 그동안 수없이 목도해 온 낯익은 장면들이다.

 

ⓒ YTN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45·사법연수원 30기)는 이같은 정치 검찰의 행태를 누구보다 앞장서 비판해 온 인사 중 하나다. 임 부장검사의 쓴소리는 외부가 아닌 검찰 내부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고소장 위조 검사' 사건과 관련해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검사 등 4명을 고발해 화제가 됐던 임 부장검사가 20일 검찰의 행태를 다시 한 번 비판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날 서울 중랑구 묵동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고발인 자격으로 출석한  그는 기자들과 만나 고소장 위조 검사 사건 수사를 위해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이 기각한 것과 관련해 "(위조 건이) 경징계 사안이라는 납득 불가능한 이유로 기각했다고 들었다"고 꼬집었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거론하며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사건과 2015년 서울남부지검 검사 성폭력 사건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검찰 간부 등이 "계속 거짓말을 했는데 아무도 분노하지 않았고, 그들이 아직까지 검찰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검찰 권력에 외력을 행사해주지 않으면 지금처럼 내부비리에 침묵하고 그것을 은폐하면서 오염된 손으로 사회를 수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 부장판사는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해서도 의미심장한 일침을 날렸다. 그는 "사립대 교수의 사문서 위조 사건을 검찰 특수부에서 압수수색까지 했는데, 같은 고발인으로서 그 사건 고발인들이 참 부럽다"면서 "검찰의 조직적 은폐 비리인 제 사건은 고발장을 냈는데도 검찰이 수사를 안 해 경찰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정권이 교체된 지 2년여가 지났는데도 내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경찰에 와야 하니 슬프다"고 검찰 수사를 애둘러 비판했다.

임 부장검사는 앞서 7일에도 검찰이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전격 기소한 것과 관련해 "2015년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을 다 조사하고도..(중략)...그 고발사건을 중앙지검이 1년 3개월이 넘도록 뭉개면서, 어떤 고발장들에 대하여는 정의를 부르짖으며 특수부 화력을 집중하여 파헤치는 모습은 '역시 검찰공화국이다' 싶어 익숙하긴 한데, 너무 노골적이라 당황스럽다"며 "검찰이 사건 배당과 투입인력으로 장난치는 걸 한두 번 본 게 아니지만 검찰의 정치개입이 참 노골적이다 싶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긴 바 있다.

임 부장검사의 내부고발이 아니더라도 검찰의 정치화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가열차다. 노골적인 정치 수사, 중립성이 의심되는 편파·봐주기 수사, 조직 이기주의의 결정체인 제 식구 감싸기에 이르기까지 검찰은 전가의 보도인 수사·기소권을 활용해 정치·사회 전반에 걸쳐 깊숙이 개입해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검찰에 대한 신뢰는 말 그대로 바닥이다. 검찰은 국가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늘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떡찰', '떡검', '검새', '색검', '섹검' 등의 낯뜨거운 별칭은 땅에 떨어진 검찰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의롭고 공정한 법집행을 해주기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바람과는 판이하게 다른 행보를 보여온 후과다.

'조국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시대적 과제인 검찰개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논란이 청와대와 검찰의 대립구도로 비화된 데가,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까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검찰개혁의 동력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본질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조 장관이 도덕성에 심각한 상처가 난 것도 검찰개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다. 야당이 조 장관 파면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 개혁 법안에 순순히 협의에 나설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안타까운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정국의 블랙홀이 돼버린 '조국 논란'이 자칫 시대적 과제인 검찰개혁의 당위마저 집어삼킬 수 있어서다. 임 부장검사의 쓴소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치권에 검찰개혁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검찰을 향해 개혁에 적극 동참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면, 그들은 임 부장검사의 섬뜩한 경고처럼 "선택적 수사, 선택적 분노, 선택적 정의" 관행을 버리지 않을 터다.

"수많은 용공조작사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표적 수사, 미네르바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임 혐의 수사, 감학의 사건,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한상률 국세청장 그림로비 사건, 그랜저 검사 수사, 파이시티 인허가비리 사건, 이상득 전 의원 정치비자금 사건, BBK 사건, 내곡동 사저 부지매입 의혹..."

시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정치 검찰의 행태는 일일히 열거하기가 벅찰 정도로 차고 넘친다. 고인 물은 썩게 돼 있고, 통제 받지 않는 조직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이다. 정국을 집어삼키고 있는 '조국 논란'과는 별개로 검찰개혁의 당위와 사명을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일 터다. 정치 검찰의 "오염된 손으로 사회를 수술"하는 비극은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1.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09.21 12:36 신고

    진보정권만 들어서면 왜 이리 시끄러운지....
    그만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긍정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이용한 부작용 또한 동시에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검찰도 비슷해 보입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9.09.23 08:32 신고

    검찰 개혁 늦추어서는 안될일입니다.

사법개혁 논의의 두 줄기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공수처는 대통령, 대법원장·대법관, 헌법재판소장·헌법재판관, 검찰총장,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와 그 가족의 범죄 행위에 대해 수사를 담당하는 독립기구다. 검찰 개혁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공수처 신설은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결사 반대에 가로막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 역시 비슷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당초 검경수사권 조정은 여야 모두 찬성 입장을 보이면서 정치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6월 21일 정부는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검경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발표했다. 정부는 별도의 법안을 제출하는 대신 의원 입법으로 대체했고,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발의해 현재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서 논의 중에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사개특위 검찰·경찰 소위원회는 간담회를 통해 정부 입장을 반영한 이른바 '백혜련안'을 토대로 각론을 조문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소위원장), 백혜련·박범계·표창원 민주당 의원, 이철규 한국당 의원 등은 '검찰 직접수사 범위', '경찰 수사권 종결', '검찰 보완수사' 등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잇따랐다. 

그러나 순항하는 듯 했던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는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검경소위에서 곽상도·함진규 한국당 의원이 '간담회안'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정치권 및 국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두 의원은 각론 부분에서 각 당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표창원 의원은 "네차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분들이 마지막에 와서 '난 모른다, 그러니 논의할 수 없다'고 하니 정리가 안 된다"며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8일에도 여야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검경소위에 참석한 곽상도 의원은 지난달 19일 위원들이 합의했던 간담회안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검경소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별도의 간담회를 거쳐 나온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같은당의 이철규 의원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근 페이스북에 남긴 검찰개혁 관련 글을 문제삼으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앞서 조국 수석은 6일 페이스북에 "검찰개혁은 행정부와 여당이 협력하여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였고 사개특위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국회 의석 구조를 생각할 때 행정부와 여당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가 사법개혁의 핵심 과제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찬성 여론 역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살펴본 것처럼 한국당의 반대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검경수사권 조정의 경우 경찰에 1차수사권을 부여하는 등 핵심적인 부분에서 여야가 의견을 모은 상황이었지만 한국당이 뒤늦게 문제를 제기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 간 모양새다. 곽상도 의원이 발의한 '수사청법'과 함께 논의해야 하는 터라 합의가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당의 입장 선회로 연내 표결이 무산된 '유치원3법'과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늘 이런 식이었다. 국회로 넘어온 개혁법안과 각종 민생 법안들이 공전을 거듭하는 이면에는 이처럼 한국당이 각을 달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논의 중인 선거법 개정안이 한국당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당초 선거법 개정에 미온적이던 더불어민주당이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당론으로 정하며 긍정적 입장으로 선회한 것과 달리 한국당은 이를 권력구조 개편과 연계하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여당이 추진했던 각종 개혁 법안 중 한국당의 반대에 가로막혀 빛을 보지 못한 사례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가정보원법, 공기업 지배구조 개혁법, 공정거래법, 공직선거 개정안 등의 개혁 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한 데 이어, 유치원3법 등의 민생 법안 역시 한국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연내 처리가 무산됐다. 

눈여겨 볼 것은 한국당의 반대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부터 정부 정책에 대해 습관적인 반대와 몽니로 일관하고 있다. 각종 개혁·민생 입법은 물론이고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관계 등 외교안보 정책에 있어서도 한국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합리적인 견제와 비판, 생산적인 대안과 해법을 제시하기보다 '비판을 위한 비판', '반대를 위한 반대'에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당의 행태는 '최저임금 인상', '소득주도성장', '김태우·신재민 파문' 등 각종 논란에 대한 대응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당은 정부의 개혁·민생 입법, 남북관계 등과 관련해서는 줄기차게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에는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만 해도 한국당은 청와대 감찰 의혹과 적자국채 발행 압력 의혹 등에 대해 특검과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이다. 

한국당의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한국당이 지금처럼 정부 정책에 대해 맹목적인 비판과 반대로 나올 경우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와 개혁이 표류하게 될 개연성이 아주 높다는 사실이다. 조국 수석이 국민을 향해 "도와달라"고 간절히 읍소하고 나선 배경일 터다. 여소야대의 한계가 명확해진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역시 지금처럼 흘러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의 발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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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01.09 11:41 신고

    그러나 언론의 양비론,양시론적 보도가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죠. 어쩌면 이 정부 아니 진보정부는 언론과의 전쟁에서 살아남는게 우선이지 싶기도 합니다.

  2. 고로 2019.01.09 12:57

    원래 홍위병식 정치가 이런거죠.. 민중 동원해서
    적폐로 몰아 조리돌림 ㅋㅋ 부디 문대통령께서 사법부 장악하여 촛불민주주의 완성할수 있게 조국수석님~~ 힘내십쇼~~~

  3. Favicon of https://moldone.tistory.com BlogIcon 팡이원 2019.01.09 13:27 신고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날이 많이 추워졌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4.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9.01.09 16:05 신고

    뮨재인 정부는 말로만 개혁하니 한국당과 죽이 맞겠습니다.

  5. Favicon of https://ramideunioni.tistory.com BlogIcon 라드온 2019.01.09 21:58 신고

    제발 일 하려는 사람들 일 좀 해게 해줍시다.
    언론들 제발 정신 좀 차립시다!!

  6.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9.01.10 06:36 신고

    공수처..언제쯤
    고장난명이 참 아쉽습니다..

"이런 일은 우리 헌정사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다. 과거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서조차 이렇게 법원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법관의 양심을 팔아 권부와 거래한 적은 없었다. 우리가 지난 몇 년 간 학생들에게 가르쳐 온 강제징용사건, 과거사 손배사건, 전교조, KTX 및 쌍용자동차  노동사건 등에서 모두 청와대와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하니, 허탈하기 그지없다."

"이것은 권력분립과 법관의 독립을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을 유린한 헌법파괴이자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이로 인해 법원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재판에 대한 신뢰는 심각하게 훼손되었으니, 이 사태는 사법의 위기이자 정의의 위기요 국가의 위기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 오마이뉴스


참담했을 터다. 법조인으로서의 자존감과 양심이 뿌리채 흔들렸을 터다. 지난 17일 전국의 법학전문대학교와 법학대학 교수 137명이 발표한 성명서에는 사법농단 사태를 바라보는 법조인들의 이같은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서슬 퍼런 박정희·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에도 없던 일이 박근혜 정부 시절 양승태 대법원에서 자행됐다는 사실에 그들은 부끄러워했고, 그리고 분노했다. 


법학교수들은 무엇보다 제자들에게 얼굴을 들기 어렵다고 했다. '학생들이 사법농단을 이야기하면서 헌법적 문제'를 물어온다면, '과거사 사건에서 왜 대법원이 뜬금없이 소멸시효 기간을 재심 판결 확정 후 6개월로 제한했는지' 질문한다면, 어떻게 답해야 하느냐고 그들은 반문했다. 그런데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사법농단 사태의 진실규명에 미온적인 김명수 사법부의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말이다. 

지난 1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사법부 70주년 기념식.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부에 쌓여온 폐단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다시는 이러한 폐단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개혁을 이루는 것이 시대적 소명임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했다. 1년 전 9월 26일 대법원장 취임식에 앞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패한 자리에서는 "반드시 정의로운 사법부가 되겠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김명수 사법부에 묻는다. 공언했던 "사법개혁', "정의로운 사법부" 약속은 지켜지고 있나. 

문재인 대통령이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을 신임 대법원장으로 지명하자 곳곳에서 이견이 속출했다. 대법관 출신이 아니다, 경험이 부족하다, 기수가 낮다 등등. 그러나 오히려 대법관 경력이 없기 때문에 사법개혁의 적임자라는 반론도 만만찮았다. 기수문화와 서열화의 폐단을 해소하고 대법원의 사법 관료화를 개선해 나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서였다. 결국 그는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의 반대에도 여론의 지지에 힙입어 대법원장에 임명됐다. 

사법개혁의 막중한 과제를 안고 출범한 김명수 사법부는, 그러나 1년 사이 시쳇말로 '만신창이'가 됐다. 자고나면 새로운 사실들이 터져나오는 양승태 사법농단 사태로 온 국민이 아연실색하고 있다. 정의의 최후의 보루라던 사법부의 권위와 위상은 누더기가 됐다. 그러나 그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김명수 사법부가 보여주고 있는 이후의 행보다. 사법농단의 실체 규명에 팔을 걷어붙여도 모자랄 판에 법원행정처는 자료제출을 거부하는가 하면, 수사선상에 오른 전 ·현직 법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줄줄이 기각되고 있다. 그것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지난 20일 대법원 재판서류와 판결문 초고 등 수만 건을 무단 반출하고,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를 파기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의 구속영장 역시 기각됐다. 사법농단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잇따라 기각된 데 이어, 검찰이 처음 청구한 구속영장마저 기각된 것이다.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이례적으로 A4용지 2쪽에 달하는 장문의 기각 사유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증거 인멸의 염려가 없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의 경우 위법 소지는 있으나 구속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요지다. 

그러나 다른 이유는 차치하고라도 유 전 수석재판연구관은 검찰에게 증거인멸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이후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자 관련 서류를 파기해 버린 장본인이다. 앞서 유 전 수석재판연구관이 반출한 자료가 재판의 본질을 침해할 수 있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시켰던 법원이 이번에는 비밀 사안이 아니라 해석한 것도 자가당착이자 모순이다. 이렇듯 말이 앞뒤가 맞지 않으니 검찰이 '기각을 위한 기각사유'에 불과하다며 법원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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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노골적으로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보이자 여론도 들끓고 있다. 천인공노할 사법농단 사태와 그에 대한 김명수 사법부의 미온적 대처가 이어지면서 사법불신이 극을 향해 치닫는 모양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국정조사와 특별재판부 도입 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김명수 사법부가 '제2의 사법농단'을 자행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양승태 사법농단의 실체적 규명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온 김명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강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인물은 단연코 사법행정의 책임자인 김명수 대법원장이다. 박근혜 청와대와 공모한 양승태 대법원의 추악한 실상이 속속 공개되고 있고, 그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속사정이야 어찌됐든 사법부의 수사방해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사태의 실체규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법불신 풍조를 넘어 법관 탄핵까지 거론되는 최악의 상황임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라는 지적이다. 

"법원의 태도도 의아하다. 지금 우리 사법부가 일대 위기에 빠져 있는데도, 그 불신의 당사자인 법원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 중차대한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서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기대에 못 미친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진실규명에 협조한다고 천명했음에도 그에 따른 사법행정적 조치는 부족하기 그지없고, 관련 법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대부분 기각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증거인멸 행위까지 노골적으로 자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가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심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법원의 비상식적 행태에 대한 법학교수들의 우려와 탄식이 절절하다. 김명수 사법부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 역시 그와 다르지 않을 터다. 모두가 사법부의 위기를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사법부가 겪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법관으로서의 양심과 독립을 저버린 사법농단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사법체계와 시스템이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는 꼴을 보고도 이를 묵인·방조하고 있는 기막힌 현실일 지도 모른다. 김명수 사법부는 답해야 한다. "사법개혁", "정의로운 사법부"를 천명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약속은 어디로 사라졌나. 



♡♡ 세상을 향한 작은 외침, 바람 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09.28 11:26 신고

    사법적폐 이대로는 안됩니다.
    반드시 청산해야합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09.30 09:48 신고

    참 골이 깊기는 깊은 모양입니다.
    도려 내야 합니다.
    당장은 아프고 고통스럽겠지만.

  3. Favicon of https://koreabackpacking.com BlogIcon 코리아배낭여행 2018.09.30 11:50 신고

    약속을 지키라고 있는 거죠.

  4.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09.30 22:42 신고

    중단없는 전진과 개혁, 지금은 이것을 먼저 생각하겠습니다.
    부디 잘못된 법관들에 대하여 강력하게 처벌과 징계를 가할 수 있는 사법정의가 꼭 실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5. Favicon of https://stbnjsd.tistory.com BlogIcon 북두협객 2018.10.01 09:43 신고

    사법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썩지 않은 곳이 있을까 싶을정돕니다

검찰이 1일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 다스 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1월 24일 이 전 대통령의 조카 동형씨, 1월 25일 처남 김재정씨의 부인 권영미씨, 지난달 25일 아들 시형씨가 소환된 데 이어 이날 이 회장까지 소환되면서 검찰의 다스 관련 수사가 끝을 항해 가고 있는 모양새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조사에서 다스의 설립자금으로 쓰인 도곡동 땅이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 회장은 도곡동 땅이 자신과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김씨의 공동 소유라고 주장해 온 터였다.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 이 회장이 입장을  번복함으로써 다스와 자신은 전혀 무관하다던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은 더욱 궁색해지게 됐다.

검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정황 증거와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막바지 보강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검찰은 이미 김성우 전 다스 사장과 강경호 현 사장 ,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등 다스 관련 주변 인물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것을 입증할 핵심 증거들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면에서 이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는 이 전 대통령 소환이 임박했다는 신호나 마찬가지다.

숨가쁘게 달려온 다스 수사가 사실상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세간의 관심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시기와 구속 수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월 말경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는 이 전 대통령 소환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동계올림픽 기간 중 이 전 대통령을 소환할 경우 야기될 사회적 파장을 우려한 결정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이 전 대통령 소환은 동계패럴림픽이 폐막되는 오는 3월 18일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면 구속 수사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여전히 분분하다.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에서 전전 대통령까지 구속수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범죄 혐의가 명백하고 박 전 대통령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한편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 tbs의 의뢰를 받아 전국 성인남녀 502명을 대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에 '찬성한다'(매우 찬성 52.6%, 찬성하는 편 14.9%)는 응답이 67.5%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대한다'(매우 반대 13.1%, 반대하는 편 13.7%)는 응답은 26.8%에 그쳤다. (표본오차 95%에 신뢰 수준 ±4.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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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가운데, 이와 관련해 최근 법원의 정기인사를 통해 새로 선임된 영장전담판사들에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이 지난달 26일 단행한 정기인사에서 영장전담판사로 선임된 박범석(사법연수원 26기), 이언학(27기), 허경호(27기) 부장판사가 그 주인공이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할 경우 이 전 대통령의 구속여부는 그들 손에 의해서 결정이 나게 된다.

국정농단 사건과 국정원 댓글 사건 등 박근혜·이명박 정권의 적폐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청구한 구속 영장이 번번히 기각돼 왔다는 점도 신임 영장전담판사들에게 눈길이 쏠리는 이유 중의 하나다. 그동안 전임 영장전담판사였던 강부영·권순호·오민석 판사의 법리적 판단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사회적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반발하는가 하면, 이들의 사법적 판단과 국민의 법 상식이 충돌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실제 이들이 영장실질심사를 당담하던 동안 국정농단 사건, 국정원 및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사건, KAI 비리, 국정원 특수활동비 불법 수수 등에 연루된 피의자들의 구속 영장이 잇따라 기각됐다. 이전의 영장전담판사들이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의 대부분을 발부했던 것과는 대비된다. 법원이 일반 국민에게는 엄격하게 법리를 적용하면서 국정농단과 국기문란 같은 중대범죄의 피의자에 대해서는 오히려 관대하다는 비판이 나왔던 배경이었다.

촛불정신의 요체인 적폐청산의 당위가 법원에 의해 가로막히는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대의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훼손시킨 사안의 중대성과 죄질의 정도 등에 비춰볼 때 법원의 판단이 국민의 법 감정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비판은 특히 영장전담판사들에게 집중됐다. 이들이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의 중심에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임명됐다는 점에서 세간의 의구심은 더욱 증폭돼 갔다.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안고 취임한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장을 전격 교체하는 등 고강도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 카드를 꺼낸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법원 행정과 사무를 총괄하는 법원행정처 주도로 판사들에 대한 사찰이 전방위적으로 행해지고, 사법부 독립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와 교감한 정황이 드러나는 등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뿌리채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새로 선임된 영장전담판사들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터다. 그동안 영장전담판사들의 법리적 판단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거세게 일었던 만큼 상식적 판결에 대한 기대감의 표출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역으로 생각하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이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영장전담판사의 교체가 법원 내부의 개혁 기류와 동떨어져 생각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핵심 측근들 대부분이 이미 등을 돌린 데다,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 역시 쏟아져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영장전담판사까지 교체됐다.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이 전 대통령에게 또 다른 악재가 나타난 셈이다. 하늘이 무너지는데 솟아날 구멍은 없는,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다.



  1.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03.04 22:24 신고

    이제 시간문제인것 같습니다.

    MB의 법적 처벌은 당연한 것이겠고,
    이에 편승한 각종 적폐들도 일거에 일망타진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맘으로 계속 주시하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03.05 09:26 신고

    결정적 증거가 빨리 나오길 바랍니다
    정말 빼박이 되도록...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03.05 11:21 신고

    영장전담판사가 법의 정의를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명박이 지은 죄는 박근혜를 능가합니다. 사자방 비리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8.03.06 10:50 신고

      김명수 대법원장의 개혁의지를 믿어봐야지요. 법조계도 어차피 조직이니까요.

  4. Favicon of https://stbnjsd.tistory.com BlogIcon 북두협객 2018.03.05 13:36 신고

    이번달 소환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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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진통 끝에 21일 국회를 통과했다. 인준안은 부산 엘시티 사건으로 구속수감된 배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을 제외한 298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60명, 반대 134명, 기권 1명, 무효 3명으로 가결됐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찬성표가 많이 나온 데에는 '캐스팅보터'였던 국민의당이 막판 인준 가결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표를 분석해보면 국민의당 의원 절반 이상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121명), 정의당(6명), 새민중정당(2명), 정세균 국회의장, 여기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힌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까지 합치면 산술적으로 찬성표는 131표다. 찬성표가 29표 더 나온 셈이다. 이중 기권과 무효표,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이탈표 등을 감안하면 국민의당에서 적어도 20명 이상의 찬성표가 나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국민의당의 역할이 인준안 가결에 결정적이었다는 의미다.

이에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이 드러냈다는 당안팎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청주 일신여중 특강에 앞서 "정부·여당 그리고 청와대의 국회 모독으로 정국이 경색됐지만, 국민의당의 결단으로 의사 일정이 재개됐고, 우리 국민의당 의원들의 결단으로 대법원장이 탄생했다"고 자평했다. 김동철 원내대표 역시 "가결이든 부결이든 국민의당 의원들에게 달려 있었는데 의원들이 참으로 고심을 많이 했다. 이성이 감성을 누르고 이겼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당의 역할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청와대와 여당의 모습에서도 국민의당의 달라진 위상을 느낄 수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은 청와대와 여당에게 현실을 직시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압도적인 국정지지율을 바탕으로 인사와 국정 개혁과제를 밀어붙여온 청와대와 여당은 헌재소장 인준 부결로 여소야대의 냉정한 현실을 체감해야 했다. 야당, 그 중에서도 국민의당과의 협치 없이는 국정 개혁과제의 처리가 요원하다는 것이 헌재소장 인준 부결에 담겨있는 정치적 메시지였다.

김명수 후보자 국회 인준처리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의당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당부한 것도 이와 같은 현실론이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인준안 통과 이후 "사법부 공백만은 막아야한다는 초당적 결단을 내려주신 야당의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을 야당에게 돌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헌재소장 재임명과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감사원장 후보자 국회 표결 등 국회의 협조를 구해야 할 인사와 정부정책이 산적해 있다는 걸 감안하면 야당과의 협치는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과 대법원장 인준 가결 과정에서, 그 속사정이야 어떻든 가장 돋보였던 정당이 국민의당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부결과 가결이라는 극과 극의 결과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터'로서의 존재감과 역할을 유감 없이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여전히 모호하고 불확실한 전략적 행보에 대한 논란과 잡음이 있기는 하지만 국민의당이 국회 의사결정의 '캐스팅보터'라는 사실이 보다 확실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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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민의당의 존재감이 커진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안철수 대표의 정치적 역량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안철수 대표의 당내 리더십과 대외적 이미지에 상처가 난 모양새다. 왜 그럴까?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은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를 두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의원 개인의 양심에 따라 자율투표 해야 한다는 안철수 대표의 주장과 명확한 당론을 정해야 한다는 당 중진들의 의견이 서로 엇갈린 것이다.

안철수 대표는 의총 모두 발언을 통해 "정치권력으로부터 사법부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이냐는 단 하나의 높은 기준을 적용해서 판단해 달라"며 자율투표를 당부했다. 반면 박지원 의원과 정동영 의원은 "이번에 가결시켜줘도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이 협치를 안하더라도 우리에게 카드는 얼마든지 있다", "김 후보자 인준 이후 정국을 국민의당이 확실히 틀어쥐고 개헌 국면을 이끌어야 하는데, 이 대목에서 자유투표로 개개인의 소신에 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대표와 당 중진들의 주장이 충돌한 것이다.

안철수 대표가 자율투표 방침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대표가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조한 것이 보수야당으로부터 편향성과 중립성을 공격받았던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부결 의중을 내비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법부 독립'을 강조해온 안철수 대표가 야당으로부터 '코드인사'라 비판 받은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해 사실상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의원들 상당수가 찬성표를 던지면서 상황이 묘해졌다. 당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율투표 방침을 굽히지 않았던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이 인준안 가결로 결과적으로 금이 간 셈이 됐기 때문이다. 당내의 목소리를 반영해 표결 전 찬성 당론을 정했더라면 '캐스팅보터'로서의 존재감이 지금보다 훨씬 더 부각됐을 터다. "가결이든 부결이든 우리에게 상당한 책임이 돌아온다"며 명확한 당론을 정리해야 한다던 박지원 의원의 주장대로다.

실제 인준안 찬성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을 향한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가타부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표결에 나선 행태가 부결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고 가결에 따른 이득만 챙기려는 정치적 꼼수로 비쳐지는 탓이다.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 당시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이 결정권을 가진 정당이다"라고 했던 안철수 대표가 대법원장 인준 가결에 대해선 "우리 의원들의 결단으로 대법원장이 탄생했다"고 자찬하는 장면이 그 비근한 예일 터다.

정치인은 국가 중대 현안에 대해 분명하고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는 정치·사회적으로 첨예한 사안에 대해 지금껏 자신의 입장을 '제때'에 밝힌 적이 거의 없다.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여론의 동향을 살피거나, 양비론을 내세워 반사이득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국정교과서 문제, NLL 논란, 국정원 댓글 사건, 사드 배치 등 각종 시국 현안에 대해 안철수 대표는 명쾌한 입장으로부터 비켜나 있었다.

헌재소장 후보자와 대법원장 인준안 처리과정에도 마찬가지였다. 사법부 수장을 임명하는 중차대한 의제였음에도 안철수 대표는 명확한 입장 대신 자율투표 방침을 고수했다. 표면적으로 의원 개개인의 소신과 철학에 맡겨야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과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면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역시 안철수 대표의 자율투표 방침을 거세게 비판했던 인사 중 한사람이다.

그는 표결 하루 전인 2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원래 자율이라는 게, 자율신경이라는 건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신경들, 호흡이라거나 가만히 있어도 되는 게 자율이다. 결국은 무의식 상태로 투표하겠다는 거다. 정신없는 분들이다"라며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을 강하게 질타했다. 국가적 중대 사안을 자율투표에 맡기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정치 행태를 작심 비판한 것이다.

대법원장 인준안 통과가 국민의당 작품이라 생각하는 안철수 대표의 인식은 달리 말하면 헌재소장 후보자 부결의 책임이 국민의당에 있다는 의미와 같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는 책임에 대한 부분은 건너 뛰고 실리만 취하겠다는 기회주의적인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기계적 중립과 양비론, 전략적 모호성, 당리당략적 정치공학, 지역주의 등은 안철수 현상의 진원지였던 '새 정치'의 대척점에 있던 것들이다. 안철수 대표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안철수 대표는 과연 무엇을 더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어느 순간부터 안철수 대표는 '새 정치'라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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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09.22 08:51 신고

    더도 덜도 아닌 간철수기 딱 맞는 표현입니다
    문국현,이회창의 뒤를 이을것입니다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9.22 11:14 신고

    잘 나가는 듯 하더니..
    국민으로부터 신뢰잃은 분이 되어버렸습니다.ㅠ.ㅠ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9.22 12:26 신고

    철학이 없는 정치인은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한 꼼수를 부릴 뿐입니다.
    안철수는 주권자인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댜통령을 해보겠다는 욕심을 가진 사람입니다. 수준이 유치하기 짝이 없습니다.

  4.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09.22 14:40 신고

    내가 엠비아바타입니까?
    이게 안철수입니다.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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