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일보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도로친박당'으로 가고 말았다"(2019년 12월 28일), "아무 명분 없이 자유한국당과 합치는 식으로 통합하면 국민에 아무 감동도 안 준다"(12월 29일).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이던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심경에 변화라도 생긴 것일까요. 지지부진하던 '보수대통합'의 물꼬가 마침내(?) 열리는 모양새입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보수우파 성향의 시민단체가 9일 중도·보수 통합을 명분으로 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만들기로 전격 합의했습니다.

이들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중도·보수 대통합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를 열고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통합 정당 창당을 위한 통추위 구성을 공식화했습니다.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국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박형준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가 추대됐습니다.

통추위 결성이 '보수대통합' 움직임에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그동안 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부인해오던 새보수당이 통추위 구성에 전격 합의한 배경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새보수당의 리더격인 유 위원장은 물론이고 하태경 책임대표 역시 그동안 방송·언론 인터뷰 등에서 한국당과의 통합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죠. 하 대표는 지난해 11월 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뭉쳐봐야 만날 지지고 볶고 싸우고 할 텐데 차라리 안 뭉치는 게 낫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국면이 일순간에 뒤바뀌었습니다. 통합에 난색을 표하던 새보수당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당이 논의를 주도해왔다면 지금은 새보수당이 더 통합에 적극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통합은 없을 것'처럼 말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태입니다.

하 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해 진정성 있게 확답한다면 우리는 공천권 같은 기득권은 내려놓을 것"이라 밝혔습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직접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한다면 기득권을 내려놓고 통합에 나서겠다는 뜻입니다.

하 대표는 통합의 목적과 방향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근본적인 혁신과 통합"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에 반대한다고 해서 아무나 다 끌어모으는 반문연대, 묻지마 통합이 아니라 보수혁신의 가치와 원칙을 중심으로 혁신·중도세력이 통합하는 혁신적 중도통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어떤가요. 합리적 개혁보수 정당을 만들겠다며 한국당을 박차고 나왔던 당시를 떠올려보면 상상하기 힘든 장면 아닌가요. "한국당은 반드시 망하는 정당이다, 썩어빠진 보수에게 한 표도 주면 안 된다"(유 위원장), "다음 선거에서 한국당은 절대 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 딱 '친박영남당'으로 고립될 것이다"(하 대표)라고 핏대를 세우던 모습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정치는 생물이고, 선거 앞에서는 못할 게 없다는 속설이 그대로 입증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새보수당은 국정농단과 박근혜 탄핵 과정을 거치며 보수진영이 궤멸 위기에 빠지자, 왜곡된 보수의 가치를 회복시키고 합리적 대안정당으로 바로서겠다며 한국당으로부터 분화돼 나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의 정치실험(바른정당·바른미래당)은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낡은 보수 청산의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첨예한 노선 갈등, 리더십 부재, 한국당과의 차별화 실패 등 뚜렷한 한계를 드러내며 창당과 분당을 반복하다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당과의 통합은 출구를 찾을 수 없던 새보수당에게 남은 마지막 카드일지도 모릅니다.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살아남으려면 시쳇말로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니까요.

기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유 위원장 등이 총선 전에 한국당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펼쳐지는 이합집산이 정치권의 오랜 관행인 데다가, 새보수당의 총선 전망이 지극히 불투명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보수진영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분열된 상태로 선거를 치르다 참패를 당한 아픔이 있습니다. 선거에서 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절박감은 한국당과 보수당을 통합열차에 오르도록 떠미는 또 다른 배경입니다.

문제는 명분입니다. 통추위는 ▲대통합의 원칙은 혁신과 통합이다 ▲통합은 시대적 가치인 자유와 공정을 추구한다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중도보수 등 모든 세력에 대한 대통합을 추구한다 ▲세대를 넘어 청년의 마음 담을 통합 추구한다 ▲탄핵이 장애물이 되서는 안된다 ▲대통합 정신 실천할 새로운 정당 만든다 등 6가지 통합 원칙 내세웠습니다.

통추위가 제시한 6대 원칙의 핵심 키워드는 '반문연대'와 '혁신과 통합'으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중 '반문연대'는 지난 대선 무렵부터 보수진영에서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는 구호로, '비문연대'나 '빅텐트론', '제3지대' 등과 맥락이 닿아 있습니다.

앞서 하 대표가 조금 달리 표현했지만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은 누구든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틀은 같습니다. 통추위가 최근 정계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에게도 문을 열어놓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두 번째 키워드인 '혁신과 통합'입니다. 총선까지의 일정 등을 고려하면 한국당과 새보수당 등은 통합에 방점을 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6대 원칙에 '탄핵이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통합 세력 간의 내부 갈등을 봉합시키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인 셈이죠.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통합을 통해 보수혁신을 이루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선통합·후혁신'을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모습, 어딘가 대단히 낯이 익습니다. 그동안 선거를 앞두고 정치공학적 '합종연횡'이 이뤄질 때 자주 목도하던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여러 정당들이 '혁신과 통합'을 앞세워 몸집 불리기에 나섰지만 인위적 결합의 결과는 대부분 좋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당내 패권을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을 반복하며 극심한 대립과 반목을 이어갔던 것입니다.

이는 혁신 없는 통합의 후과입니다. 혁신은 성찰과 반성, 책임이 전제될 때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당은 어떤습니까. 그동안 겉으로는 '혁신'을 운운하면서도 실질적으로 보여준 것이 거의 없습니다. 보수·진보진영을 막론하고 한국당을 향해 '도로 친박당',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새보수당이 이런 한국당과 통합하겠다고 합니다. '혁신과 통합', '보수혁신의 가치와 원칙', '혁신적 중도 통합' 같은 거창한 레토릭을 벗겨내고 나면 무엇이 남을지 의문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통합 움직임이 뜨겁습니다. 보수대통합은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요.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만, 어쩌면 이미 그 답을 유 위원장은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 명분 없이 합치는 방식으로 통합을 한다면 국민에게 아무런 감동을 안겨줄 수 없을 테니까요.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20.01.11 08:48 신고

    진짜 보수라면... 고려의 대상이라도 되겠지만 이들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 꼴통 기득권지키기 패거리들입니다. 국민기만당을 만들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20.01.11 10:46 신고

    보수통합....글세요.ㅠ.ㅠ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3. Favicon of https://porkart3217.tistory.com BlogIcon 선한이웃moonsaem 2020.01.11 16:37 신고

    보수다운 보수를 별로 본 적이 없는것 같아서요,,,ㅜㅜ

  4.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20.01.11 20:26 신고

    보수중에 그나마 유승민 의원이 가장 보수답다 생각합니다.

  5.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01.12 02:42

    안녕하세요 구독 누르고 갑니다 자주 소통해요 ㅎㅎ!

  6. Favicon of https://besoojincarpedeum.tistory.com BlogIcon 배수의 진 2020.01.12 07:51 신고

    좋은 정보가 많네요
    이번에 티스토리 오픈했는데 가끔 방문 구독 부탁해요~~~
    일상을 간단하고 재밌는 그림(움짤)괴 같이 적으려고 합니다

    https://besoojincarpedeum.tistory.com/m

  7.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20.01.12 09:26 신고

    어림도 없습니다.
    맘이 콩밭에 있늨데....

  8.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20.01.13 09:46 신고

    결국은 그 지역 그 선거구에 공천을 하냐 안 하느냐에 달려 있을듯 합니다.

ⓒ 연합뉴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두루 회자되는 정치 격언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 익숙한 속설도 이제는 달리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몇 년 사이 보수진영에서 일어나고 있는 장면 장면들을 보면 확실히 그렇습니다. 분열로 망한 것은 진보가 아니었습니다. 보수였습니다.

실제 보수진영은 지난 세 번의 선거에서 연달아 졌습니다. 선거에 죽고 사는 정당의 특성을 감안하면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입니다. 주목할 것은 보수진영의 잇따른 패배가 모두 '분열·내분'과 연계돼 있다는 사실입니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고, 원내 제1당의 지위마저 더불어민주당에게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과반은 물론 180석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허무는 충격적인 패배였습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질 수 없는 선거였습니다. 40%에 가까운 전통적 지지층이 있는 데다, 당시 야권은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으로 분열된 상태였습니다. '일여다야' 구도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결과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민주당에게 완전히 압도당했고, 전통적 텃밭인 영남에서도 고전했습니다.

당시 새누리당의 공천과정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친박계가 주도한 공천에서 비박계의 반발이 잇따랐고, 김무성 당시 대표가 공천 추인을 거부하고 잠적하는 이른바 '옥쇄파동'까지 벌어졌습니다. 여론조사결과 유출, 녹취록 파문 등 크고 작은 논란도 잇따랐습니다.

이같은 잡음의 배경에는 '친박·비박' 간의 해묵은 계파갈등이 놓여 있었습니다. 새누리당은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부터 극심한 계파갈등으로 몸살을 앓아왔습니다. 당내 패권을 둘러싸고 두 진영은 빈번하게 부딪혔고, 이는 20대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새누리당은 극심한 공천갈등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총선에서 패배하게 됩니다. 이후 총선 책임론을 놓고 걷잡을 수 없는 내홍에 빠지게 된 새누리당은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탄핵 정국에 휘말리며 두 동강으로 쪼개지게 됩니다. 

보수진영은 19대 대선과 7대 지방선거에서도 또다시 고배를 맛보게 됩니다. 당시 선거의 쟁점은 적폐청산과 사회개혁에 집중됐습니다. '국정농단·탄핵'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었던 상황에서 보수진영은 설상가상 분열된 상태로 선거를 치르게 됩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보수진영은 대선과 지방선거 모두 패배했습니다. 특히 2018년 열린 지방선거에서는 선거 역사상 최악의 참패를 기록하며 체면을 단단히 구겨야 했습니다.

한국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대구와 경북, 원희룡 무소속 후보가 재선에 성공한 제주를 제외한 14곳을 민주당에 넘겨주었습니다. 합리적 보수의 기치를 내건 바른미래당은 광역단체장은 물론이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단 한 곳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보수진영이 지난 세 번의 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한 이유를 한 두가지로 꼽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극심한 내분과 내홍, 분열이 선거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만은 분명합니다. 

최근 보수진영 사이에서 보수대통합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것도 그와 연관이 있습니다. 역대 선거 결과가 입증하듯, 석 달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선 '보수통합'이 그 무엇보다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보수통합 움직임에 가장 적극적인 정당은 제1야당인 한국당입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6일 총선 전 야권 통합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 출범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보수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구상입니다.

황 대표는 7일에는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를 만나 보수통합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황 대표는 새보수당과 우리공화당, 무소속 이정현 의원과 이언주 의원이 추진하는 '미래를 향한 전진 4.0', 친이·비박 보수 인사들이 주축이 된 재야 보수단체 '국민통합연대', 최근 정계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 등을 포함한 보수 '빅텐트'를 염두해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당이 주도하는 정개개편의 최종 목표는 총선 승리에 맞춰져 있습니다. 새보수당, 우리공화당, 미래를 향한 전진 4.0, 안 전 대표 역시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통합의 이유는 충분해 보입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한국당 주류인 친박은 여전히 새보수당 인사들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탄핵을 주도했던 새보수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기류가 강합니다.

당내 주류인 친박의 입장은 새보수당이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3대 조건'(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반 책임 면제·개혁보수 노선 설정·흡수 통합이 아닌 제3의 정당 창당)과 충돌하고 있습니다. 당초 하 대표와의 만남에서 새보수당이 내건 '3대 조건'을 수용할 뜻을 내비쳤던 황 대표가 이를 취소한 배경도 친박의 반발 때문이라는 후문입니다.

합리적 보수의 가치를 천명해온 새보수당이 한국당과 통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명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박근혜 탄핵을 둘러싼 살벌한 간극은 두 세력 간의 통합이 녹록치 않을 것임을 시사해줍니다. 당의 노선과 통합 방법 등을 조율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탄핵 무효'를 주장하고 있는 우리공화당과의 통합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박근혜 탄핵과 관련해 한국당 내부에 다양한 입장과 갈등이 존재하는 데다, 극우보수 성향을 보이고 있는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이 외연확장이 필요한 한국당에게 어떤 시너지 효과를 주게 될지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중도 보수를 지향하는 안 전 대표가 정통보수인 한국당과 한 배를 탈 것 같지도 않습니다. 정치 입문 이후 안 전 대표는 기득권 양당정치를 배격하며 중도·개혁적인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향후에도 민주당과 한국당의 양극단 대결 정치의 폐해를 부각시키면서 '반문재인' 연대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당시에도 '보수대통합' 목소리는 가열차게 터져나왔습니다. 국정농단과 탄핵의 여파로 선거지형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힘을 합치지 않으면 뻔한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정치권 안팎의 전망이 잇따랐지만 통합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선거 승리를 위한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이해타산과 정파논리의 벽을 넘지 못했던 탓입니다. 한 이불 속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꿈꾸는 '동상이몽'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지금도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통합 목소리가 요동치고 있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곳곳에 넘어야 할 벽이 한 둘이 아닙니다. 정치적 노선과 입장,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이 제각각인 데다가, 통합 주도권과 공천지분 등을 놓고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통합에 목매는 모습이 유권자에게 어떻게 비쳐질지도 의문입니다. 더욱이 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당은 보수정당으로서의 비전과 리더십은 보여주지 못한 채 도로 '친박당'이 돼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새보수당 역시 탈당과 창당을 반복하고 있을 뿐 보여준 것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정계복귀를 선언한 안 전 대표에 대한 평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통합 움직임은 이제는 하나의 관례가 돼버린 모양새입니다. 이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입니다. 유권자를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정치 문법과 관행을 깨트리는 변화와 혁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것이 결여돼 있다면 '보수대통합'은 (설령 형식적 통합을 이룬다 해도) 이번에도 실패로 끝날 확율이 높습니다. 유권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1.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20.01.08 05:21 신고

    통합...안철수....실망스러워요.

    오늘 공감버튼이 고장인가 봐요.ㅠ.ㅠ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20.01.08 06:24 신고

    선거철이긴 선거철인 모양입니다
    이합집산이 시작되는군요 ㅋ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20.01.08 07:40 신고

    안철수는 정말 정치를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욕심이 사람을 망가뜨리네요.

  4. Favicon of https://captainkorea83.tistory.com BlogIcon 그랜드슬램83 2020.01.08 10:41 신고

    내용이 중요하다는 말에 크게 동감합니다.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5.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20.01.08 20:36 신고

    합리적인 정치적 싸움으로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면야 반기겠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정치권은 글쎄요.
    매번 쳇바퀴 돌 듯 똑같은 행동을 하네요.

ⓒ 오마이뉴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치권의 대선시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조기 대선과 관련해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는 '개헌'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다시 한 번 확인된 만큼 수명이 다한 87년 체제를 끝내고 새로운 헌법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29일 국회는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구성결의안을 재석의원 219명 가운데 찬성 217명, 기권 2명으로 압도적으로 가결시켰다. 개헌특위는 결의안에서 "1987년 제9차 개정된 현행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신장시키고 권위주의 정치체제를 타파해 민주주의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지난 30여 년간 국내외의 정치·경제·사회적 환경이 급변해 기존 헌법 체제 하에서 개별 법률의 개정이나 제도의 보완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여러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결의안에는 개헌이 단순히 권력구조 개편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선거제도, 지방분권, 검찰 개혁, 재벌 개혁, 경제구조 개편 등 우리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개혁과 시스템 재편을 목표로 헌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개헌이 사회 제반 문제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의견 수렴의 과정을 거쳐 추진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재 정치권에서 추진되고 있는 개헌 논의가 결의안에 나타난 취지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정치세력의 개헌 논의가 그야말로 '백가쟁명'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현재 개헌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정치세력은 거의 없다. 문재인, 박원순, 반기문, 안철수, 안희정, 유승민, 이재명(가나다 순) 등 유력 대선주자들은 물론 여야 정치권 모두 개헌의 당위를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시기와 방법으로 들어가면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진다. 정략적 이해관계가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탓이다. 당장 개헌의 시기부터가 문제다. 대선 전에 해야 한다는 입장과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이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대선 전 개헌은 새누리당 친박계,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 더불어민주당내 개헌파인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비문재인계,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개헌은 빠를수록 좋다며 대선 전 개헌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개헌특위 첫날 친문재인계 위원들을 제외한 여야 위원 대부분이 대선 전 개헌을 주장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반면 대부분의 대권주자들과 민주당 주류 등은 대선 이후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대선 전 개헌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헌을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후 대선 이후에 추진하자는 것이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 때 개헌안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입장이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2019년 개헌을 추진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대권후보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시기상 대선 전이 불가능하다면 차기 정권의 집권 초기에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개혁보수신당의 유승민 의원은 대선 전 개헌은 아예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각 정당과 정파, 대선주자들의 이해타산에 따라 개헌의 시기는 이처럼 크게 엇갈리고 있다. 문제는 개헌 논의가 국민의 기본권, 선거제도, 지방분권, 개혁 의제 등 충분한 논의와 검토 없이 권력구조 개편에 집중된 채 졸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개헌 문제가 정치세력 간의 견제와 공격의 수단으로 정략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국민의당의 경우가 그 비근한 예다. 국민의당은 6일 문 전 대표의 2018년 개헌 주장에 맹비난을 쏟아냈다. 문 전 대표의 주장이 개헌을 저지하기 위한 꼼수일 뿐이며, 이는 개헌을 하지 말자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8년 개헌안은 안철수 전 대표의 주장이면서 동시에 국민의당이 지난해 12월23일 채택한 당론과 크게 차이가 없다. 당시 국민의당은 즉시 개헌을 추진하되 조기 대선으로 대선 전 개헌이 어렵다면 2018년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당론을 정한 바 있다.


대선 전 개헌 불가론은 국민의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주장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10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대해 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개헌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불과 두 달만에 즉각 개헌을 해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뒤바꼈다. 탄핵정국이 조성되고 조기 대선이 유력해지자 대선 전략을 황급히 수정한 것이다. 박 대통령 탄핵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개헌 논의가 정치세력의 당리당략으로 흐르고 있다는 방증이다.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국민의당과 당내 뚜렷한 대권주자가 없는 개혁보수신당은 귀국을 앞둔 반 전 총장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기에 여념이 없다. 반 전 총장과 여러 대선주자들을 제3지대에서 묶자는 소위 '빅텐트론'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현 정국은 정권교체를 못하는 한이 있어도 '문재인'과는  절대로 손잡을 수 없다는 국민의당, 신당 창당 이후 이슈를 선점해야 하는 개혁보수신당, 여러 정치세력의 이합집산을 꿈꾸고 있는 제3세력 등이 개헌을 두고 서로 복잡하게 맞물려 있는 모양새다. 개헌이 이 이질적인 세력들을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고리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개헌의 필요성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대선 전 개헌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서 뜨겁게 제기되고 있는 즉시 개헌 주장은  '어떻게'라는 방법론에 직면하는 순간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만다. 개헌의 시기와 방법 등 논의와 합의해야 할 내용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시쳇말로 답이 없기 때문이다. 시기상 개헌의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도출해 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2017년 대한민국은 격동기나 다름이 없다. 촛불에 담긴 시대정신인 사회변혁을 위해서는 정당이나 정파, 특정 대선후보의 이해관계를 초월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정치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개헌의 흐름은 이와는 정반대로 나아가고 있다. 개헌이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의 도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헌의 본래 취지가 사라진 정치권의 개헌 논의가 정략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신경써야 할 것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선거연령 조정, 투표시간 연장, 결선투표제 도입 등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에 주권자인 시민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제도화가 필요하다. 특히 차기 대선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난 우리 사회의 적폐를 바로잡아야 할 대표자를 선출하는 막중한 선거다. 따라서 대통령 당선자의 대표성 강화를 위해 '결선투표제'의 도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개헌만이 능사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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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01.09 22:05 신고

    지금은 개헌이 아니라 "정권교체" 이게 목표 아닌가요?
    우선순위를 이상한 데 두고 자기의 밥그릇만 생각하는 섣부른 개헌론자들이
    촛불민심으로 인해 찾아오는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잘 분별했으면 정말 좋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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