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여소야대' 정국을 이끌어낸 20대 총선, 이번 총선을 규정짓는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나는 '배신의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말하고 싶다.

민의를 무시하는 오만한 권력, 독선과 독단에 빠져있는 무도한 권력,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지 못하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권력에 대해 국민들이 단호하게 'No'라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렇다. 20대 총선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배신의 정치'에 대해 국민들이 철퇴를 내린 선거였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그들이 시도 때도 없이 국민을 배신해 왔다는 점에서 이 추론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그렇다면 그동안 그들은 어떻게 국민을 배신해 왔던 것일까? 시간의 흐름대로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 오마이뉴스



대통령 당선증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집권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노인들을 가차없이 배신했다. 기초노령연금 20만원을 차등없이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던 그들은 대선이 끝나자마자 공약을 수정해야 한다고 연막을 쳤다.

당시 심재철 최고의원은 "예산이 없는데 공약대로 하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슬그머니 운을 띄었고, 나성린 정책위부의장은 그보다 한 술 더 떠 "대선 때 기초노령연금을 65세 이상 노인 전부에게 지급한다고 한 적이 없다"며 대놓고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 대선이 끝난 뒤 불과 며칠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대선공약과 관련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배신은 그 수를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로 많다. 그들의 배신이 늘어갈수록 학부모들이, 대학생들이, 비정규직들이, 군인들이, 중소기업들이, 중증환자들이, 그리고 힘없는 서민들이 치를 떨어야 했다. 그들은 뻔뻔했고 그리고 아주 치졸했다. 그러나 대선공약집은 저들의 '배신극'을 알리는 서막에 지나지 않았다.

집권 1년 차,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국정원 사건'으로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헌법을 배신했다. 당시 시민사회는 다수의 국가기관이 대선에 불법개입했던 '국정원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모르쇠로 일관했고, 새누리당은 진상규명을 무력화시키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헌법가치를 짓밟았던 '국정원 사건'은 진상규명에 실패한 채 어둠 속으로 묻히고 말았다.

기막힌 것은 이 사건과 관련된 자들의 신상필벌이다. 사건의 전모를 밝히려는 자들은 하나같이 좌천되거나 옷을 벗어야 했고, 반대로 사건을 은폐하는데 협력한 자들은 모두 무죄를 받거나 영전을 했다. '국정원 사건'은 권력에 굴복하거나 복종을 하면 상급을, 대항을 하면 처철한 응징과 보복을 당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사건이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이런 방식으로 민주주의와 헌법, 그리고 정의를 갈망하는 시민의 염원에 재를 뿌렸다.

집권 2년 차에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선박의 운항에서부터 사건 대응, 수습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은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태만, 무책임이 빚어낸 충격적인 참사였다. 그러나 진짜 공포는 따로 있었다. 분초를 다투는 위급한 상황임에도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해경은 승객이 아닌 선원 구조에 열중하고 있었다. 국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스러져가던 그 시각, 대통령의 행방은 여전히 국가기밀로 남아있다.

참사의 원인을 밝혀내고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던 박 대통령의 약속은 이번에도 무참히 깨졌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세월호' ''자도 입에 담지 않는다. 새누리당 역시 '국정원 사건' 당시와 똑같은 모습으로 일관하며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그들은 '더운 날씨'까지 탓해 가며 작정하고 국정조사를 누더기로 만들었다. 그들은 이번에도 유가족들과 진실을 원하는 시민들을 철저히 배신했다.



ⓒ 연합뉴스 TV 화면 갈무리



집권 3년차가 되어도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그들은 '세월호 참사'를 겪었음에도 여전히 '메르스'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이 과정에서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은 또 다시 작동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국민들은 한달이 넘도록 극심한 공포와 두려움 속에 떨어야만 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지 못하는 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의해 국민들은 또 한번 배신을 당해야만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다수 국민의 반대하는 국정교과서를 부활시켰고, 일본과 굴욕적인 위안부 협상을 합의하기도 했으며, 시민의 권리와 인권을 위축시키는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또한 비정규직과 시간제 일자리를 양산하고 임금 삭감과 쉬운 해고를 가능하게 하는 '노동개악'을 추진하고 있는가 하면, 재벌과 대기업을 위한 경제활성화법안을 서민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법안이라며 기만하고 있다



이처럼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국정운영은 '배신'으로 점철되어 왔다고 해도 무방할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의는 철저히 무시한 채 오만과 독선의 일방적 통치만 고집해 왔으니 그들이 국민들로부터 심판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가만. 박 대통령은 알고 있었을까?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는 주문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뒷통수를 후려치게 될 줄을. 대통령의 간곡하고 간절한 요청을 잊지 않고 투표로 화답한 국민들. 이들의 '시크함'에서 나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 역시 우리 국민은 현명하고 그리고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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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6.04.16 09:55 신고

    국민은 이번에 배신자를 심판했습니다.

  2. BlogIcon dd 2016.04.16 11:14

    어후 제목이 촌철살인이네요. 속이 다 시원하군요.

  3. BlogIcon 강지호 2016.04.16 12:21

    아하하하하. 기분 좋다.
    본래 제가 남을 비하하는 건 싫어하지만 이건 그럴 수 밖에 없네요.

  4.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04.16 16:52 신고

    아직도 청소해야 할 인간쓰레기들이 몇명 남아 있던데요. 유권자분들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5.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4.17 23:47 신고

    잠시 숨은 돌릴 수 있겠지만,
    그동안 너무나 많이 당했습니다.

    사진만 봐도 구역질이 날 정도로 지긋지긋합니다.
    새로 짜여진 정치지형에서 야권이 정말 할일이 많아 보입니다~

  6.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04.18 08:43 신고

    다른거 볼거 없고 대구 지역의 투표율만 보면 압니다^^

  7.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04.18 09:42

    기분이 좋네요. ㅎㅎㅎ대선때도 제댏 심판됬으면 좋겠어요. 잘 읽고 갑니다

  8. Favicon of https://sophist.entinfo.net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6.04.18 19:56 신고

    이번선거는 정말 기대이상이었습니다. 아니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벌어졌더랬죠.
    조금 더 심판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보여준 것으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9. 다른 대선때를 한번 더 기대해봅니다.ㅎㅎ

지난 3 31일부터 시작된 13일간의 공식선거운동이 어제(12)로 끝이 났다. 여야는 공식선거운동의 마지막 날인 어제도 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었다. 후보들은 마지막까지 유권자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분주했고, 여야 지도부는 전국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사력을 다했던 여야의 공식선거운동은 이렇게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흥미롭게도 이번 총선 과정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역시 굉장히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원래 선거 즈음엔 대통령이 언론과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져 주는 것이 그 바닥의 불문율이다. 괜시리 대통령이 선거판에 기웃거리게 되면 '선거 개입' 논란이 촉발되고, 이로 인해 선거판이 아주 지저분해지기 때문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이 대통령의 선거개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자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며 논란을 자초했다. 그는 지난달 10일과 16일 일주일 사이에 두번이나 대구와 부산을 방문했다. 청와대는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방문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그는 진박 후보들이 출마를 선언한 곳만 골라 다녔다. 당시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보수신문들은 일제히 박 대통령의 대구 부산 방문을 '노골적 선거개입'이라 비판한 바 있다.



ⓒ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박 대통령의 지방 방문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멕시코 해외순방에서 돌아온 지 이틀 만인 지난 8일에도 그는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잇따라 방문했다. 총선을 불과 닷새 앞두고 다시 한번 지방으로 향한 것이다.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청주시 청원군 소재다. 이곳은 현재 새누리당 오성균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곳이다.

청원군은 이밖에도 청주 흥덕구, 서원구, 상당 등 청주시의 선거구 4곳과 근접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곳 역시 여야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경합지역이다. 같은날 박 대통령은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도 방문했다. 전주시 을 선거구 내에 위치해 있는 이 곳은 현재 새누리당의 정운천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최형재 후보,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와 엎치락 뒤치락 경합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이 이번에 방문한 지역들에서도 여야의 피말리는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날 대통령이 입었던 빨간색 옷도 논란이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는 '도대체 뭐가 문제냐'는 반응이 나왔지만 빨간색이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색깔임을 감안한다면 너무 속보이는 코디였다는 것은 분명했다. 의도했던 것이든 아니든 논란거리를 박 대통령이 제공한 것이다. 그는 결국 이날의 지역방문과 발언이 문제가 되어 시민단체에게 고발을 당했다. 지난 10일 시민단체로 구성된 '2016시민총선네트워크'가 박 대통령의 행위를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 규정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총선 개입 논란은 선거 마지막 날인 어제도 이어졌다. 그는 어제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여기서 무너지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져야 하고 국가의 빚은 점점 늘어나게 되고 결국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면서 "나라의 운명은 결국 국민이 정한다는 마음으로 빠짐없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표면적으로 국민의 투표 독려를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무회의 내내 북핵문제를 언급하며 안보위기를 거론하고,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법안 지연 등을 묶어 19대 국회를 비판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야권심판론을 제기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19대 국회 때문에 지연되고 있고, 그것이 야권의 발목잡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 오마이뉴스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는 강력한 주문 이후 박 대통령의 지금까지의 행태를 종합해 보면 그가 계속해서 '여당을 지지해 달라', '야권을 심판해 달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날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주어와 목적어를 생략함으로써 선거법의 경계를 교묘하게 빠져 나가고 있다. 비록 논란이 거세질수는 있어도 주어와 목적어가 없는 이상 선거법에 걸려들 일은 절대로 없다. 선거판 전체를 궤뜷고 있는 듯한 영민한 처신. 달리 선거의 여왕이 아니다.

차기 대권에 도전할 야권 후보들이라면 이 장면들을 반드시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 박 대통령처럼만 하면 된다. 그렇게만 하면 대통령이 아무리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한다 한들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속마음을 대놓고 드러내지 마라. 이름을 직접적으로 지칭하지 마라. 그리고 절대로 주어와 목적어를 사용하지 마라. 박 대통령이 알려주는 '노골적인 선거 개입'을 위한 '꿀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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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04.13 09:45 신고

    자기네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선거법위반...ㅋ 잘 논다. 이게 법이야 똥이야. 참 *지랄같은 세상입니다.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6.04.13 20:28 신고

    출구조사결과...
    국민이 뿔난 걸 알겠지요?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4.13 21:02 신고

    어서 레임덕이 속히 진행되길 바랍니다.
    정말 못봐주겠습니다~

대구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대구는 새누리당의 깃발만 꽃으면 허수아비도 당선되는 곳이라 평가받는 곳이다. 그런데 20대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텃밭인 대구에 뚜렷한 민심 이반의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속속 공개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들은 대구 민심이 크게 술렁거리고 있음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대구지역의 12개 지역구 모두를 독식했다. 그것도 하나같이 압도적인 승리였다. 그러나 4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언론에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 지역구 12개 중 절반 이상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피말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명 이후이 지역에 총력을 기울여 왔던 새누리당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만약 여론조사의 흐름이 총선까지 이어진다면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텃밭 중의 텃밭인 대구에서 반타작에 그칠 수도 있다



대구는 대통령의 사람들인 '진박' 후보들이 대거 출마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바로 이 '진박' 후보들이 새누리당의 공천학살에 반발해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천파동의 후유증이 민심 이반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새누리당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의 김부겸 후보(대구 수성갑)와 더민주를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의락 후보(대구 북구을) 역시 김문수 후보와 양영모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대로라면 대구의 아성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새누리당의 발등에 불이 붙은 이유다.



ⓒ 오마이뉴스



현재 이 지역의 선거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은 최경환 대구경북권역 선거대책위원장이다. 선거 상황이 녹록치 않게 되자 그는 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상기시키며 지역 민심에 호소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박 대통령을 봐서라도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 5일 대구서문시장 유세에서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선거가 잘못되면 큰일 난다" "대구시민이 열화와 같은 지지로 뽑은 대통령이 앞으로 2년 간 일을 못하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대구 발전도 시킬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경환 위원장의 읍소는 새누리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튀어나오는 '우리가 남이가'의 순화 버전이다. 지역주의는 네거티브와 함께 대한민국 정치의 저급·저렴화를 부추겨온 실질적인 주범이었다. 
정책과 비전을 가지고 정정당당한 승부가 펼쳐져야 할 곳에 네거티브와 색깔론, 지역 정서를 자극하는 선거 풍토가 독버섯처럼 자라난 결과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마주보고 있는 정치 문화인 것이다


새누리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을 제외하면 단 한번도 정권을 놓치 않았던 정치의 중심축이었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의회민주주의를 신장시키고 발전시킬 사명과 의무가 있다. (이는 정치정당의 당연한 책무이다.) 그들에게는 또한 국민통합과 화합을 위한 역할과 소임도 있다.

그런데 이처럼 막중한 책무가 있는 새누리당이 여전히 지역주의와 네거티브에 목을 매고 있다. 그들이 독재시대와 권위주의 시절에 횡횡했던 과거의 방식을 계속해서 고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동안 이 전략으로 실패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지역주의와 네거티브에 대한 새누리당의 집착이 본능이라면 그들의 본능을 자극하는 원천은 변치않는 지역 민심이었다.



ⓒ 매일신문



그런데 이런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 대구지역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진박' 후보들과 새누리당 후보들의 절반 가까이가 무소속 후보들과 야권 후보들에게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장면은 절대로 깨질 것 같지 않던 대구지역의 민심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신호다. 새누리당이 대책마련에 전전긍긍하며 재빨리 지역주의를 소환하고 있는 것만 봐도 이는 명확해진다

물론 이 흐름이 끝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선거 막판이 되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요동치고 있는 대구의 현재 모습만으로도 그 의미는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지역주의를 거론할 때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대구'의 상징성을 생각해 본다면 더더욱 그렇다.


망국적인 지역주의의 상징이자 첨병이었던 대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 바람이 언제까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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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6.04.06 08:11 신고

    대구가 변하고, 부산이 변하면 대한민국도 변합니다.
    가장 진보도시였던 대구가 가장 보수도시가 되어버린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04.06 08:36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아서 요즘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활동을 많이 하더군요. 전 요즘 체험을 하러 한 두군데 다니고 있어요
    잘 지내시죵 ?

  3.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04.06 09:02 신고

    이웃에 있는 북구을 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홍의락후보가 잘해서가
    아니라 새누리당이 잘못해서 밀어주고 있습니다

    후보조차 내지 않은 야당들..
    정신차려야 합니다
    이래서는 대구의 표를 얻을수 없습니다

  4.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04.06 11:17 신고

    제발.... 대구 유권자들...경남 유권자들이 바뀌지 않으면 희망이 없습니다. 지역주의의 생얼에 진저리가 쳐집니다.

  5.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4.07 00:31 신고

    배신의 정치, 친박, 진박
    이런말을 듣기가 완전 질렸습니다

    참여 민주주의, 생활 민주주의의 길로 가야할 것을 마음 먹은지 오래되었습니다.

  6.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6.04.07 04:48 신고

    선거결과까지..이어지길 바라는 맘...
    똑똑한 유권자가 되어야지요.ㅎㅎ

  7. 통구이 2016.11.02 16:45

    안믿어
    니들은 그냥 1번찍어
    살던대로 살어
    난 평생 쌍도나 욕 편하게 살란다
    니들 인성 어디가냐

지난달 28일 정두언 의원이 꺼내든 '살생부파문은 새누리당을 격랑 속에 빠트렸다그가 교체 대상 현역 의원 40여명의 이름이 담긴 청와대 문건이 김무성 대표에게 전해졌다고 폭로했기 때문이었다.


관련 사실이 알려지자 비박계는 청와대발 공천학살 소식에 경악했고 친박계는 이를 김 대표의 자작극으로 몰고갔다. 새누리당을 뒤흔들었던 '살생부파문은 친박계와 비박계 간의 오래된 감정의 골을 재확인시켜준 사건이었다. 


당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파문이 거세지자 당 지도부에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그는 이어 "우리는 결코 친박이니 비박이니 구별하면서 공천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살생부'의 존재를 전면 부정했다.


그러나 이한구 위원장의 발언이 단지 립서비스에 불과할 뿐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그 자신부터가 대표적 친박계 인사이면서 동시에 공권천을 좌지우지하는 계파 권력투쟁의 중심이기 때문이었다. 



ⓒ 연합뉴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새누리당이 15일 발표한 7차 컷오프 명단은 항간에 떠돌았던 '살생부'가 실재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컷오프된 이재오 진영 김희국 류성걸 안상수 이종훈 조해진 의원과 대표적 친이계로 원내진입을 노리던 임태희 전 의원 등이 모두 비박계인데다가 '살생부목록에 직간접적으로 거론되던 인물들이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드러난 컷오프 결과는 친박계에 의한 비박계 찍어내기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명징하게 보여준다물론 공관위는 당안팎의 역풍을 우려해 몇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하기는 했다친박계 3선의 김태환 의원과 막말 파문을 일으킨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을 탈락시켜 비판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요건을 구비했다. 

또한 김 대표의 측근들인 김학용 의원과 김성태 의원을 살리고, '살생부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던 정두언 의원을 회생시킴으로써 김 대표의 체면은 살려주고 '살생부'의 존재는 차단하는 영민함을 보여주기도 했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박계를 향한 친박계의 저격이 아주 노골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친박계 핵심인 이한구 의원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낙점할 때부터 이같은 그림은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다그동안 비박계 현역의원들의 물갈이를 공공연하게 주장해왔던 대통령에게 친박계 실세이면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의원은 최적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그런 면에서 이한구 위원장은 지금 대통령의 특명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대통령이 새누리당내 비박계를 물갈이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하나는 남아있는 임기 동안 친박계를 통한 확실한 국정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이고다른 하나는 퇴임 이후를 염두해 두고 있기 때문이다대통령이 측근들을 대거 대구지역에 내려보냈다는 것은 퇴임 이후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전진기지를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대통령의 계획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인물이 있다면 바로 유승민 의원이다대통령의 진노를 고려한다면 당장에 컷오프시켜야 마땅하지만 유승민 의원에 대한 지역민심과 여론이 워낙 높은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그에 대한 공천심사를 마지막까지 보류하고 있는 것도 컷오프에 따른 역풍을 두려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장면은 대단히 이채롭다대통령의 거수기로 전락한 새누리당 내에서 새삼 유승민 의원의 위상이 돋보이기 때문이다비박계를 향한 친박계의 대대적인 저격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초미의 관심사는 이제 유승민 의원의 생사 여부로 모아진다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며 유승민의원을 '찝은 이상 공관위는 어떻게든 그에 합당한 결과물을 도출해내야 하는 입장이다.



한겨레



그러나 해법이 딱히 마땅치가 않다대통령의 하명을 따르자니 대구지역과 수도권의 역풍이 두렵고유승민 의원을 살리자니 대통령의 레이저 광선이 무섭기 때문이다진퇴양난에 빠진 공관위의 결정이 어떻게 정해질지 아주 흥미진진하다그러나 공천 결과에 상관없이 대통령과 유승민 의원의 대결은 유승민의 승리로 귀결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왜 그럴까?


애시당초 대통령이 유승민 의원과 대결 구도를 형성한 것부터가 문제였다이 대결 구도는 자연스럽게 대통령을 가해자로 유승민 의원을 피해자로 만든다. 여론이 피해자에 우호적인 것은 상식에 속한다.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출마한 대통령의 최측근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크게 밀리고 있다는 사실은 '박근혜 대 유승민'의 대결에서 지역주민이 유승민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만에 하나 유승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살아온다면 대통령과 친박계가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 반면 유승민 의원은 차세대 정치 리더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될 뿐만 아니라 차차기 대권까지도 넘볼 수 있다. 어떤 결과가 도출된다 한들 유승민의 이름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싸움인 것이다상식적 만용이 공감을 받을 수는 없는 법이다. 대통령과 유승민의 대결, 이 싸움의 승자는 명확하다. 대통령은 절대로 유승민 의원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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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6.03.16 07:32 신고

    박그네는 민심을 통한 정치를 하지 않습니다.
    '배신'이란 단어가 이를 증명합니다. 유승민은 배신자이므로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내칠 것으로 보입니다.
    수도권에서 열석을 잃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오늘 결정되겠지만, 유승민은 컷오프 가능성이 51% 정도아닐까요?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03.16 08:14 신고

    일단 오늘 결과를 봐야 알겠습니다만 공천을 주지 않더라도
    무수속으로 나와 당선되면 정권에 더 치명적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줄 가능성이 많습니다
    대신 손발을 다 잘라 내었습니다

  3.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6.03.16 09:31 신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사뭇 궁금합니다.
    결과에 따라 여파가 클 수도 있겠지요.
    잘 보고 갑니다. ^^

  4.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03.16 10:37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저도 궁긍하네요
    날씨가 쌀쌀해서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5. Favicon of https://openscj.tistory.com BlogIcon S.또바기 2016.03.16 11:05 신고

    대단들하시네요...한번권력을맛보면 진짜 놓치긴힘들것같아요...

  6.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03.16 11:34 신고

    제발 새누리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언제까지 주인이 노예를 상전 모시듯하며 살아야할까? 제발 이번 총선에서는 유권자들...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7. BlogIcon 신군 2016.03.16 13:26

    결과가 어찌되든 유승민의원의 승리죠.

  8.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6.03.17 02:06 신고

    문제는 그렇게 해서 유승민이 새누리당의 차세대 리러가 되는 것입니다.
    그의 연설 한 번으로 그를 평가하는다는 것은 대다힌 위험한 일입니다.
    국방위 등에서 그가 발언할 것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그와 그의 연설이 매치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박근혜가 유승민을 이길 수 없음은 퇴임자에게 어김없이 적용되는 보편적 상식입니다.
    정치에서 퇴임자란 영향력의 차원에서 힘을 발휘하지 실제 권력의 작동에서는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이 이유 때문에 박근혜가 퇴임 이후의 방어책들을 펼치는 것에 아무런 글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럴수록 새누리당이 필패로 갈 테니까요.

    헌데, 김종인과 그 주변의 기회주의자들이 모든 것을 망치고 있습니다.
    그 다음의 얘기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라 마음에만 담아겠습니다.
    그러나 24일 후보등록이 마감되는 날의 전후를 해서 글로 옮길 생각입니다.

  9. 마스터 요다 2016.03.18 17:11

    대구경북이야 완전히 철벽중에서 철벽이라서 새누리 깃발만 다면 누구나 당선되는 곳이라서 여왕님 말씀되로 다쓸어버려도 별문제 없는 곳입니다
    유승민이 대권주자가되도 아직 김무성과 업치락뒷치락하는 정도라고 해야하나 딱히 결정적인 매력포인트가없는 인물이라는게 문제다

  10. BlogIcon 희여 2016.03.23 16:52

    윗글은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면서, 매우 기품이 있는 글입니다.
    글쓴이가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부모나 지도자는 자녀나 국민의 쓴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자녀는 건강해지고, 나라는 발전합니다.

    자존심이 낮거나 열등감이 많으면
    자식이나 국민을 갉고
    자식이 병들게 되고, 나라는 불행해집니다.

    중요한 일을 담당한 사람일수록
    인상이 어질고 수더분해야하는데
    독기쓰린 표정으로 그럴듯한 말을 해도
    국민은 공감을 하지 않습니다.

  11. 익명 2016.03.28 20:31

    비밀댓글입니다

  12. Favicon of http://jhkimkor1 BlogIcon 김재후 2016.03.28 20:35

    역사는 결코 후퇴하지 않는다
    두려움은 공포심을 갖지만 용기있는
    행동은 국민의 뇌리속에서 영원기억
    되면 사라지지 않는다

  13. BlogIcon 안현우 2016.04.13 22:57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하시지 아니 하섰드라면 이 나라가 어찌 되었을까요? 모법도 국회에서 제정 하고, 시행령 마저도 국회가 좌지우지할 수 있게 한 사람이 그리도 훌륭하던지요 ?? 대구지할시민께 였줍고 싶습니다. 꾀로 살려히지 마옵시고 , 뜨거운 가슴으로 선한 삶을 일구어 가시길 ........

  14. Favicon of http://kkji1201@hanmail.net BlogIcon 권정인 2016.06.16 12:10

    유승민은 지역민들의 내면에 깔려있는 친박시을 외면 하면 승자가 될수없다 지역민들은 박정희 대통려믜 경제개발을 눈가을때 까진 잊지못한다 이번에 당선된 것은 친박적 제스추어로 약자로 인정 핬기 때문이다 민시의 내면을 외면 한다면 정치적 미래는 없다

유 원내대표에게는 새누리당과는 분명하게 차별되는 개혁적 보수의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다. 그에게 투영되어 있던 개혁적 보수의 색채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연설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지난 4월 8일 국회 본회의 연설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그의 연설은 야당으로부터 이례적으로 "우리나라 보수가 나아가야 할 명연설이었다"는 찬사를 받을 만큼 혁신적이었다. 


그날 유 원내대표는 정치와 경제를 바라보는 철학과 소신을 마음껏 드러내보였다. 특히 "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심각한 양극화로 인한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라며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밝히는 부분은 연설의 백미였다. 


국회 본회의 연설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유 원내대가 이번에는 사람들의 뇌리에 뚜렷하게 각인되는 '사퇴의 변'을 남기며 퇴장했다. 유 원내대표는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입니다.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라고 강조하며 자신의 사퇴를 요구한 박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유 원내대표의 등장과 퇴장은 네러티브가 살아있는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다. 사람들은 이야기와 담론이 살아있는 드라마에 열광한다. 사건의 시작과 전개, 반전과 결말이 이처럼 뚜렷한 정치드라마가 또 어디에 있을까. 대단원의 막을 내린 '유승민 파동'의 여진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은 그래서다. 그런데 숱한 화제를 남긴 이 과정에는 의문이 하나 남는다.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이후 새누리당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나 다름이 없었다. 박 대통령의 홍위병인 '친박'은 유 원내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고,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에도 없던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 반발하는 당내의 목소리가 뒤엉켜 한바탕 자중지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던 새누리당의 극심한 내홍이 의원총회가 열린 지난 8일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새누리당은 의원총회에서 북한식 인민재판을 연상시키는 놀라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불과 몇일 전 의회민주주의와 정당민주주의를 자신들이 지켜야 할 최고의 가치라며 성명서까지 발표했던 의원들도, 이 상황을 "이해가 안 간다, 너무한다"고 비판하던 정책위의장도 박수로 사퇴를 추인했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반대하던 사람들 모두가 이 기묘한 장면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이와 관련해서 새누리당의 의원총회를 북한에 비유하며 강력하게 비판했던 이혜훈 전 최고의원의 발언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8일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달 25일 의원총회에서는 의원들의 재신임 기류가 컸는데, 상황이 이렇게 급반전 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친박계 의원님들이 언론이나 사석에서 말씀하는 여러 가지를 종합해 보면, 성완종 사건 등 여러가지 약점들, 이런 것들도 관련이 돼 있다고 하신다"며 검찰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전 최고의원은 또 "친박 의원님들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언론에 말씀하시는 걸 보면, 친박표 그리고 김무성 직계표, 그 다음에 성완종 사건 등등 검찰에 약점이 잡힌 인사들 표, 이렇게 합하면 100여 명이라고 한다"며 "표가 많이 저쪽으로 넘어가고 있다고들 하시니까 그분들 말씀이 사실인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 상의 '친박 게이트'이자 박 대통령의 '불법대선자금 게이트'였던 성완종 사건은 모두가 아는 대로 조용하게 끝이 났다. 검찰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정치권에 금품을 제공한 내역을 기록한 비밀장부는 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그 결과 새누리당 내에서 홍문종 의원과 이인제 최고의원을 제외하면 성완종 사건에 연루된 정치인은 더 이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검찰의 속성으로 미루어 이를 곧이 곧대로 믿을 수는 없는 일이다. 검찰이 여야 정치인들과 유명 연예인들의 부정 비리 내역을 꼼꼼하게 파악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해 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 전 최고의원의 주장대로 검찰이 성완종 사건과 다른 정치비리 사건들에 연루된 정치인들을 유 원내대표의 사퇴 정국에 이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전 최고의원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단히 충격적이다. 박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민주주의의 대원칙인 삼권분립마저 무너뜨린 독재적 발상이 추악한 우리 정치의 민낯으로 인해 가능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절대가치로 여겨야 할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사고와 인식으로 무장하고 있다면 이보다 더 비극적인 일이 또 어디에 있을까.


이 전 최고의원의 발언에는 놓쳐서는 안되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존재한다. 뒤바뀐 당내 권력지형이 그것이다. 당 대표선거와 원내대표 선거에서 모두 패한 '친박'들이 유 원대대표 축출에 사활을 걸었던 이유는 내년 총선의 공천권 때문이었다. 설 자리가 없었던 '친박'들이 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없고 유 원내대표를 찍어내면서 대대적인 반격을 가한 것이 이번 '유승민 파동'의 핵심이다. 그 결과 새누리당 최고의원들 대부분을 '친박'으로 줄세우는 혁혁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런데 이 대열에 김무성 대표까지 가세했다. 대단히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유 원내대표 다음의 타겟이 본인이라는 사실을 김무성 대표가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무성 대표는 왜 유 원내대표의 축출을 묵인했을까. 세 가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전 최고의원의 폭로에서 드러나듯 꼬리를 내릴먄한 치명적인 약점을 검찰이 잡고 있거나, 아니면 대표직을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친박'과 타협했거나, 그것도 아니면 훗날을 기약하기 위해 다시 한번 굴욕을 감내했거나 셋 중 하나일 것이다. 당 대표는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더군다나 당내 민주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새누리당이라면 거의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친박'들이 부활한 이상 김무성 대표의 당내 입지는 급격히 미약해졌고, 이제는 내년 총선까지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을 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만약 그가 첫번째나 두번째가 아닌 세번째 이유로 유승민 찍어내기에 가담했다면 돌이킬 수 없는 실기를 범한 셈이다. '친박'들이 내년 총선까지 염두해 두고 유 원내대표를 찍어낸 이상 김무성 대표 흔들기는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유 원내대표를 찍어낸 이면에는 이와 같은 복잡한 정치공학적 계산들이 놓여있다. 박 대통령의 건재, '친박'의 부활과 김무성 대표의 굴욕, 그리고 유승민의 재발견으로 요약될 이번 '유승민 파동'은 민주주의 위에 군림하려는 최고통수권자의 오만과 독선, 새누리당의 패권주의와 계파 줄세우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치 후진국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들이 왜 계속해서 연출되고 있는지 유권자들의 냉정한 현실인식과 성찰이 필요한 때다. 그것만이 이 볼쌍스러운 광경들을 우리 정치에서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퇴진해야 할 대상은 유승민이 아니라 후진 정치를 배후에서 조장하는 낡은 정치인들이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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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07.13 10:33 신고

    후계자는 자신의 비리와 부정을 덮어 줄 공생관계를 만들어 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두환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를 들통이 나고 말겠지요.

  2.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07.13 13:33 신고

    새누리당 의원들만 아니라 박근혜도 검찰에 약점이 잡혔습니다.
    지금은 살아있는 권력이지만, 언젠가 자신들이 불리할 때 칠 온갖 자료를 모았습니다.
    검찰이 손해 볼리가 없습니다.

  3.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5.07.13 17:44 신고

    문제는 더욱 커질 것 같습니다.
    노골적인 독재를 펼칠 모양입니다, 정권재창출을 위해.

  4. 익명 2015.07.14 00:01

    비밀댓글입니다

  5.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07.14 08:10 신고

    박정희 시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신임 정무수석을 현기환 전 의원을 임명함으로써
    내년 선거에 공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6. Favicon of https://eproo.tistory.com BlogIcon 불루이글 2015.07.15 20:06 신고

    국정원의 해킹프로그램이 한몫 크게 했을것 같습니다.

  7. BlogIcon 일리닛 2015.09.05 13:12

    이건 그냥 북한 김씨 왕조의 숙청과 다를 게 없네요. 지 눈에 고깝다고 내쳐버리니... 정말 역사가 기이하게 뒤틀리고 있습니다.

지난 주 세간의 이목은 온통 청와대를 향해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의 재의를 요구하는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음으로써 메르스 사태로 바닥을 치고 있는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정국 주도권을 찾아올 극적인 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유연한 정치력을 박 대통령에게 기대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박 대통령은 대통령의 발언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수준의 감정까지 드러내며 정계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특히 새누리당과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쏟아낸 분노는 새누리당을 발칵 뒤집어 놓을만큼 직설적이었으며 거칠었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반응하는 새누리당의 모습은 매우 흥미롭기 그지 없다. 대통령이 진노하자 심기를 어지럽힌 책임자를 응징하겠다며 새누리당 내의 친박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이 모습이 마치 1990년 대 후반 이후 장르화에 성공한 조폭영화를 보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들은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압박하는 것도 모자라 정계은퇴까지 주장하고 있다. 손에 무기만 들려 있지 않을 뿐 그들이 쏟아내는 말들은 조폭의 그것과 하등 다를 바 없다. 충성 경쟁하듯 자신들의 손으로 뽑아 놓은 원내대표를 대통령의 심기에 거슬린다는 이유로 찍어내려 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에게 머리 숙여 거듭 용서를 구하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모습 역시 조폭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전까지 유승민 원내대표는 조심스럽게 사태를 관망하는 태도를 취했다. 이는 당 안팍의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회법 개정안의 취지와 당위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의 소신은 박 대통령의 진노 앞에서 벌거숭이처럼 무장해제되어 버렸다. 대통령이 자신을 '배신자'로 규정하며 심판과 응징의 뜻을 표명하자 그는 즉각 무릎을 꿇으며 용서를 빌었다. 이같은 모습은 '대통령-여당 원내대표'의 관계라기 보다는 '보스-부하'라는 설정이 더 자연스럽다. 





1인 보스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을 이끄는 보스의 의중이다.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으로 보인다 하더라도 보스의 뜻이 정해지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 그 바닥의 생리다. 보스의 뜻이 곧 법이자 진리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도 조폭의 그것과 아주 유사하다. 박 대통령의 심기에 거슬린다는 이유 하나로 여야가 심사숙고 끝에 합의한 국회법 개정안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졌고, 160석을 거느린 새누리당이 폭탄을 맞은 듯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원내 1당의 원내대표가 대통령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는 실정이고, 김무성 당 대표 역시 대통령의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다. 모두 '정상'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비정상'인 모습들 뿐이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과 관련해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 하나는 새누리당 내부에 지독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권위주의에 대한 집착과 그들의 낡고 고루한 비민주적인 정당체계다. 3김 체제가 끝난 이후 정당 정치의 큰 화두 중의 하나는 당내 민주화였다. 정당 정치의 발전과 성장은 정당의 민주화를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에 달려 있다. 따라서 개화하기 시작한 21세기 민주주의 시대의 시대상에 걸맞게, 당내 민주화는 여야 할 것 없는 정치 정당들의 시대적 과제이자 소명이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이 김대중 이후 1인 보스 체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완전하지는 않지만 끊임없는 당내 민주화를 추진해 왔던 반면 새누리당은 이회창 이후 오히려 '친이'와 '친박'의 지독한 권력투쟁 속에 1인 보스 정치를 더욱 공고히 해왔을 뿐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 때 '소장파'라 일컬어지던 새누리당 내 개혁세력들도 '친이'와 '친박'의 피터지는 권력 싸움에 휘말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급기야 이제는 당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개혁적 보수라고 평가받아온 유승민 원내대표마저 '친박'의 노골적인 충성경쟁 속에 도려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의 당내 민주화라도 이루었다면 이는 상상하기 힘든 장면 장면들이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이후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퇴보했다고 한탄하고 있다. 당내 민주화라는 시대적 소명을 도외시한 채  '친이'와 '친박'이라는 독점적 권력체제를 추종해온 비민주적 정당이 원내 제1당으로 굳건히 서 있는 나라, 비민주적 정당이 비민주적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나라에서 이는 당연한 귀결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이에 반응하는 새누리당의 내홍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역시 세상에 원인없는 결과란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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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ophist.entinfo.net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5.06.29 09:37 신고

    정말 2015년에 이런 대통령의 모습을 볼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제가 이리저리 시위다니던 1997년 때보다 더 심한 것 같아요.
    대통령의 권력이 저리도 무자비하고 강했던가요? ㅎㅎ
    이 나라가 과연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민주주의가 맞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06.29 09:51 신고

      문제는 저 당에는 제2의 이명박과 제2의 박근혜가 수두룩하다는 겁니다.
      박근혜가 문제가 아니라 새누리당이 문제입니다. 새누리당을 저격하지 못하면 똑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06.29 11:43 신고

    조폭이라는 말이 눈에 팍 꽂힙니다.
    진짜 조폭들 같습니다. 민주주의고 뭐고 없습니다. 강패세계는 의리라도 있다던데.... 기막힙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06.29 12:34 신고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조폭보다 더한 양아치 정권이라고..
      조폭들도 양아치라는 말을 더 싫어한다네요. 이 정권의 민낯입니다.

  3.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06.29 15:17 신고

    유시민이 한 것인지 다른 사람이 한 말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습니다.
    새누리당은 '조폭문화'라고 말입니다.
    지난 2013년 6월인가요? 새누리당 김재원이 김무성에게 엔엘엘 관련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김재원이 김무성에게 "형님"이라고 했습니다. 선배님이나, 대표님으로 불러야 합니다. 하지만 형님이 몸에 배여 있습니다. 조폭문화입니다.

  4.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5.06.29 23:25 신고

    아주 꼴불견이랍니다. 이들소식을 뉴스로 접하는 이 상황이 너무 싫답니다. 아휴...

  5.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06.30 07:59 신고

    갈수록 가관입니다
    점입가경...
    유승민의 마음속에는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깊을지도 모릅니다

    달콤한 인생이 절대 될수 없습니다 ㅋ

  6. BlogIcon 지금 여기 2015.06.30 13:22

    대통령과 조폭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유한다는
    자체가 이나라의 비극입니다.참 슬프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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