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뉴스

 

꺼져가던 선거제 개편·개혁입법의 불씨가 가까스로 살아났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안,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을 신속 처리 대상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올리는 데 잠정 합의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 원내대표는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이와 같은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하고, 23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추인을 받기로 했다.

여야 합의안에 따르면, 패스트트랙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공수처 법안의 경우 공수처에 기소권을 제외한 수사권, 영장청구권을 부여하고,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 법원에 재신청 권한을 주기로 했다. 또한 공수처가 수사한 사건 중 판검사, 경찰 경무관급 이상이 포함될 경우에 한해 기소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선거제도 개편안의 경우 지난달 17일 여야 4당이 합의했던 내용대로 따르기로 했다.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돼있는 현행 의석비율을 각각 225석과 75석으로 조정하는 안이다.

여야 4당은 오는 25일까지 해당 상임위인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서 이같은 내용의 안건을 패스트트랙으로 상정하기로 합의했다.

여야 4당이 극적으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관련 법안을 실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제 1야당인 한국당이 결사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

여야 4당의 합의안이 발표되자 한국당은 비상이 걸렸다. 황교안 대표는 23일 예정된 대구 지역 방문 일정을 전면 취소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여야 4당의 합의 발표가 나온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회 민주주의가 조종(弔鐘)을 울렸다고 생각한다"며 "선거제와 공수처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순간 20대 국회는 없다"고 강력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동안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진 움직임에 노골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던 한국당이 선거제도·개혁법안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반대는 '자기 얼굴에 침뱉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지난 2012년 도입된 '국회선진화법'을 주도했던 당사자가 바로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이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은 국회선진화법 '제82조2'(안건의 신속처리)에 적시돼 있다. 그에 따르면, 해당 상임위 의원의 5분의 3 이상, 또는 국회 재적의원의 5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여야 합의 없이도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국회선진화법이 날치기와 몸싸움으로 얼룩진 '동물국회'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면, 세부요건 중의 하나인 패스트트랙은 특정 정당의 반대로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식물국회'를 막기 위한 장치다.

그런 면에서 패스트트랙이 "입법 쿠데타"라는 한국당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패스트트랙은 현재의 한국당처럼, 특정 정당이 극단적인 '몽니' 행태를 고집해 법안 처리가 안 될 경우를 대비한 정상적인 입법 절차이기 때문이다.

 

ⓒ 시사위크


다수 국민이 찬성하는 선거제 개편과 공수처 도입 등의 개혁입법이 무력화되고 있는 것은 한국당의 반대가 결정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당은 지난해 말 여야 5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의 1월 말 처리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데 이어, 다수 시민이 압도적으로 찬성하고 있는 공수처 법안 역시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선거제 개편과 공수처 법안 등의 개혁입법은 시대적 과제이자 시민의 요구다. 선거제 개편은 극단적 대결과 대립의 정치를 부추겨온 현행 선거제도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이 절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고위공직자의 비위를 보다 철저하게 감시·견제할 수 있는 공수처 역시 여론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후진정치 개혁과 정의·공정사회로 나아가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거제 개편·개혁입법은 정치권의 이해타산, 더 정확히는 한국당의 결사 반대에 가로막혀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23일로 예정된 바른미래당의 의총 결과에 촉각이 쏠리는 배경일 터다. 소관 상임위 재적 위원의 5분의 3이 동의해야 요건이 충족되는 패스트트랙은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에 소속된 바른미래당 위원 2명이 반대표를 던질 경우 무산된다.

여야 4당 원내대표가 합의했다 해도 바른미래당의 동의 없이는 패스트트랙은 성사될 수 없다. 또다시 '보이콧' 카드를 꺼내든 한국당의 어깃장보다 바른미래당의 이탈이 훨씬 더 패스트트랙 처리에 위협이 된다는 뜻이다. 

최근 극심한 내홍에 빠져있는 바른미래당은 이미 여러 차례 의원총회를 열고 패스트트랙 관련 논의를 해왔지만 당론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승민 의원을 필두로 한 바른정당 계열 의원들의 반대가 극심해 23일 의총 역시 그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바른미래당 의총에서 여야 4당 원내대표의 잠정 합의안이 추인되지 않을 경우 패스트트랙의 동력은 완전히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 법안 처리에 최소 270일, 최장 330일이 소요되는 만큼 내년 4월 총선 일정을 감안하면 재협상을 할 시간이 촉박한 데다, 바른미래당이 분열할 개연성도 점점 농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 4당이 어렵게 불씨를 되살려냈지만 선거제 개편·개혁입법의 처리는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당이 결사적으로 가로막는다 해도 패스트트랙은 처리할 수 있지만, 바른미래당이 반대한다면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승자독식의 극단적 정치시스템을 뜯어고치기 위한 선거제 개편, 고위공직자 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개혁법안의 실현 여부가 경각에 달려있다. 패스트트랙의 키를 쥐고 있는 바른미래당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바른미래당 의총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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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9.04.23 09:34 신고

    합의한대로 법안 처리가 되길 학수 고대하겠습니다만,,
    갈길이 멀긴 합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9.04.23 17:30 신고

    자유한국당의 미쳐 날뛰는 꼴이가관입니다.
    본회의 통과까지 첩첩산중입니다.

  3.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04.23 17:44 신고

    바미당도 과반 찬성으로 추인됐다는데...
    어째 모양새는 바미당이 해체되는 길을 걷는 듯 합니다.

  4. Favicon of https://moldone.tistory.com BlogIcon 팡이원 2019.04.24 06:56 신고

    비오는 하루지만 좋은 하루 보내세요~
    포스팅 잘 보고 가네요~

ⓒ 오마이뉴스

 

폭풍전야입니다. 바른미래당이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습니다. 4·3 보궐선거 참패 책임을 놓고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가 강하게 충돌하면서입니다. 바른정당계는 손학규 대표 및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고, 국민의당계는 단합을 강조하며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두 진영은 지난 5일 열렸던 의원총회에서 강하게 부딪혔습니다. 바른정당 출신 이준석 최고위원은 "수많은 판단 미스로 진정성이 신뢰를 받지 못해 안타깝지만,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며 "지도체제가 바뀌어야 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했으면 한다. 그것이 싫다면 재신임 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바른정당 출신 권은희 최고위원 역시 "지지율 3.57%는 '바른미래는 지금이 아니다'라는 국민의 메시지"라며 "손학규 방식을 국민이 아니라고 하는데 손 대표가 결단하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창원·성산 지역구에서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3.57%를 얻는데 그쳤습니다. 3.79%를 기록한 손석형 민중당 후보에게도 뒤진 4위입니다. 손 대표가 창원에 상주하며 총력을 기울인 선거였다는 점에서 굉장히 실망스러운 성적표입니다.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민심이 확연히 드러난 이상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책임를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당의 존립을 기약하기 어려운 만큼 신임 지도부를 선출하거나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출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이에 반해 국민의당계는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입장입니다. 김수민 최고위원은 의총에서 "이번 선거로 제3의 길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지만 흩어지면 죽는다"며 "창당 정신을 세우기 위해 당대표, 원내대표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궐선거 패배 책임론으로 손 대표를 흔들어서도, 당이 분열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김관영 원내대표 역시 "이럴 때일수록 당이 단합해서 창당정신을 구현해야 한다"며 "정치 개혁, 민생 개혁 등 길을 매진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해주길 부탁한다"고 방어막을 쳤습니다. 창원·성산 보궐선거 결과를 놓고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라는 지적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튜브 채널에서 손 대표를 "찌질하다", "벽창호"라고 언급한 이언주 의원에게  이날 당 윤리위원회가 '당원권 1년 정지'의 중징계를 내린 것도 당내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 의원의 대한 두 진영의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0일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 출연해 손학규 대표를 향해 "창원에서 숙식하는 것을 보면 정말 찌질하다", "완전히 벽창호다"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어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당계는 이 의원의 행태를 해당행위로 간주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26일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사람아 입이 꽃처럼 고아라. 그래야 말도 꽃같이 하리라, 사람아"라는 시구를 인용해 이 의원을 "오물 투척꾼"이라 맹비난했고, 27일에는 원외 지역위원장 7명이 "대한민국 정치를 흙탕물로 만드는 미꾸라지와 같은 존재"라며 이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 오마이뉴스


반면 바른정당계는 이 의원에 대한 징계보다 지도부 사퇴가 먼저라고 주장합니다. 하태경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이언주 의원 중징계는 지나치다. 보선 참패 징계 1순위는 당 지도부다. 창피할 정도의 최악의 선거 참패를 하고 당원과 국민에게 희망도 못 주는 현 지도부가 먼저 심판의 대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준석 최고위원 역시 페이스북에 "김부겸 장관이 과거 당내에서 '찌질이'라는 말로 다른 의원의 정치적 행위를 비판했다"고 소개하면서 "민주당에서 이거 징계하자는 얘기조차 나왔다는 말을 못 들었다"며 중징계를 내린 윤리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이처럼 보궐선거 패배, 이 의원 중징계를 둘러싸고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두 진영이 사실상 결별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 이날 의총에서는 '분당' 관련 목소리가 분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민의당 출신 이찬열 의원이 "국민이 우리를 콩가루 정당이라고 보고 있는데 이제 깨끗하게 갈라서고 제 갈 길을 가는 게 서로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은 사람은 함께 뭉쳐 새집을 짓고 끝없이 단결해야 할 때"라고 작심 발언을 한 것입니다. 현역 의원의 입을 통해 '분당' 관련 입장이 구체적으로 표명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남다릅니다. 

사실 바른미래당의 분당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바른미래당은 합리적 진보세력과 개혁적 보수세력이 손잡고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진영논리와 지역주의를 허물겠다며 창당한 정당입니다. 그러나 한자리수 지지율이 말해주듯 국민의 지지를 얻는데는 실패했다는 평가입니다.

관련해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합당 당시 강령에 들어갈 문구를 놓고 갈등에 휩싸인 것에서 드러나듯 두 진영 사이의 정체성 차이가 너무 크다는 분석입니다. '노선 갈등'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출발한 한지붕 두 가족의 불안한 동거에 각계의 우려가 잇따랐던 배경입니다. 

정체성의 괴리는 이후 바른미래당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됐습니다. 두 세력은 외교·안보 등 중요 현안에서 뚜렷한 이견을 드러내며 힘을 하나로 규합하지 못했습니다. 내재된 갈등은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선거제도 개혁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결국 폭발했습니다. 패스트트랙을 결행하려던 당 지도부를 향해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계가 반기를 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궐선거 패배는 당내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문제는 창당 주역인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리더십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안 전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이며, 유 의원은 지도부의 요청에도 당과 거리를 두며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21대 총선이 1년 여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차기 총선은 정개개편을 촉발시키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한국당을 중심으로 보수통합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데다, 다른 한쪽에서는 민주평화당과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도 솔솔 풍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바른미래당 역시 총선발 정개개편의 소용돌이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존재감이 미미한 바른미래당의 냉정한 현실을 고려하면 내부의 동요와 이탈이 불가피해 보이는 까닭입니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통합을 명분으로 한 원심력은 커지는 반면, 바른미래당 내부의 구심력은 갈수록 약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득권 양당제의 폐해를 뼈저리게 경험해온 유권자들에게 합리적 중도개혁 정당의 존재는 그 자체로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관건은 기성 정치에 대한 환멸과 염증을 상쇄시킬 수 있는 대안과 가치,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느냐의 여부일 것입니다. 바른미래당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존립이냐, 분열이냐. 기로에 서있는 바른미래당의 '선택'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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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9.04.08 07:49 신고

    콩가루 정당입니다.
    내년 총선전에 갈라설게 자명해 보입니다.

  2. 고로 2019.04.08 13:11

    창원에서 바른미래당 덕분에 간신히 당선되서 개꿀인데 바른미래당 내분까지 휩싸이니 기쁨 두배 행복두배이신듯요.. 글에 햄볶는 느낌이 절절히 느껴지네염~~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9.04.08 13:40 신고

    바르지 못한 사람들이 모인 정당이니 존립이 가능하겠습니까?

  4.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04.08 19:11 신고

    우리나라에서 제3의 길은 실패로 규정해도 되지 않을까요?
    실제로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니라는 회색 논리가 있었지
    어디에도 비전은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특별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는 이상 그저 살길 찾아 흩어질 것 같습니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네요.

  5.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9.04.08 21:51 신고

    정치가 무엇일까, 정당이 무엇일까.....
    요즘 생각해 보게 되는 질문입니다.

    너무나 덧없습니다. 인생무상입니다~

ⓒ 오마이뉴스


오는 13일이면 바른미래당이 창당된지 1년이 된다. 사람으로 치면 돌이 된 셈이니 잔치라도 벌여야 하겠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창당 1년이 다 되도록 지지율은 여전히 한자리수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창당 주역이자 당의 간판인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정치 일선에서 한걸음 물러나 있다. 가뜩이나 미미했던 당의 존재감은 더 희미해졌다. 하태경 최고위원이 활발한 방송 활동을 통해 당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바른미래당을 더욱 코너로 몰아넣는 것은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발 정개개편 움직임이다. 지난 연말 나경원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한 한국당은 '보수통합'에 부쩍 힘을 싣는 모양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오는 2월 27일 개최되는 한국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야권 재편이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총선이 정개개편을 촉발시키는 강력한 태풍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정두언 전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달 1월 23일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배종찬입니다'에 출연해 "바른미래당은 어쨌든 지난 지방선거에서 거의 완패, 거의 그냥 자멸해버렸다"며 "총선에서 별로 희망이 없다"고 단언했다. 총선 전망이 불투명한 이상 바른미래당 내부의 동요와 이탈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정 전 의원은 유승민 의원의 한국당 복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총선에서 살아남으려면 바른미래당 갖고는 도저히 안 된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른미래당 입장에서는 생각조차 하기 싫은, 암울하고 절망적인 진단이다. 문제는 정 전 의원의 평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 실제 바른미래당 내부의 균열은 이미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2월 18일 원내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이학재 의원이 탈당해 한국당에 복당했다. 같은달 26일 '인재 영입' 1호였던 신용한 전 충북지사 후보가 당을 떠났다. 1월 4일에는 송파을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박종진 앵커가 탈당을 선언했다. 류성걸 전 의원과 이지현 바른미래연구소 부소장 등 전·현직 당협위원장과 기초의원 등의 탈당 역시 줄을 잇고 있다.

속수무책이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한번 물꼬가 터진 탈당 흐름을 막을 해법이 보이질 않는다. 당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당을 떠날 당시 동반 탈당할 것으로 점쳐졌던 바른정당 출신 의원 일부가 한국당 전당대회 일정에 맞춰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얘기가 떠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년 총선 전 바른미래당의 분당이나 해체가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거대 기득권 양당의 패권정치를 뛰어넘는 대안정당이 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출범한 바른미래당이 1년여 만에 당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한 까닭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체성과 노선이 다른 두 정당의 합당이 정치공학적 결합으로 비치면서 유권자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합리적 진보세력(국민의당)과 영남의 개혁적 보수세력(바른정당)이 한 데 모여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진영논리와 지역주의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공염불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른미래당은 중도보수개혁 정당을 표방했지만 노선과 강령 등을 둘러싸고 두 세력 간의 이견이 표출되는 등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창당 이후에도 당의 정체성과 철학, 이념 등을 놓고 자주 부딪히는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외교안보 분야에서 ‘국민의당 대 바른정당’, ‘호남 대 비호남’ 사이의 간극은 더욱 도드라졌다. 판문점 국회 비준동의와 관련한 내분은 두 세력 사이의 갈등의 원인이 결국 '정체성'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오마이뉴스


리더십 부재 역시 바른미래당이 고전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이미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은 상태에서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의 분당을, 유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한국당 복당을 막지 못했다. 바른미래당 창당 이후에도 두 사람의 리더십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창당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나 지방선거 당시 공천권과 유 의원 출마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두 사람의 리더십 부재를 떼어놓고는 설명하기 힘든 것들이다. 

인물의 수혈이 없는 것도 문제다. 조직과 세력이 열세인 신생정당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바른미래당은 참신하고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 전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으며 직접 영입전에 뛰어들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이후에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당에 활력을 불러넣어줄 인재 충원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외려 남은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의 얼굴이나 다름 없는 안 전 대표와 유 의원은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3위에 그친 안 전 대표는 이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독일·미국 등지를 오가며 연구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복귀 시기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정치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안 전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새 정치'의 동력이 이미 상실된 데다가, 서울시장 선거 낙선으로 정치적 자산을 크게 잃어버렸다는 평가다.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김문수 한국당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한 것도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에게 적잖은 실망을 안겨줬다. 안 전 대표가 정치 재개를 선언한다 하더라도 예전만큼의 영향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유 의원 역시 극도로 말을 아끼며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지난달 24일 손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서로 간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는 후문이다. '개혁보수'로 나가야 한다는 유 의원과 외연확장을 위해 중도개혁을 강조하는 손 대표 사이의 간극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유 의원은 정치 일선에 복귀해 달라는 손 대표의 간곡한 권유도 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와 유 의원의 인식 차이는 창당 당시 논란이 됐던 정체성 갈등이 당내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거를 앞두고 감행했던 인위적 결합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주목할 것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근 한국당을 중심으로 보수통합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지한 것처럼 당권 유력 후보들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모두 보수통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 전당대회 이후 정개개편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빅텐트'를 향한 원심력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바른미래당의 구심력은 갈수록 약화돼 가고 있다. 

창당한지 1년, 바른미래당은 갈림길에 서 있다. 내부 분화와 균열이 이미 시작된 가운데 당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인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은 크게 손상을 입었다. 당 지분의 절반을 가진 유 의원의 입장이 더더욱 중요해진 이유일 터다. 바른정당 계열 인사들의 연쇄 탈당으로 유 의원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가 된 상황이다.  유 의원의 탈당은 단순히 의원 한 사람의 이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바른미래당의 정치 실험이 실패했다는 것을 뜻할 뿐 아니라 당 해체를 촉발시키는 도화선이나 다름이 없다. 바른미래당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당 존립의 열쇠를 지닌 유 의원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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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9.02.06 11:34 신고

    그나저나 민주당이 자꾸 헛발질하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창원 성산에는 왜 후보를 내는지 모르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9.02.06 21:10 신고

    모든 상황에 SKIP하고 관망하는 요즘입니다~
    명절은 잘 보내셨죠?^^

  3. Favicon of https://stbnjsd.tistory.com BlogIcon 북두협객 2019.02.07 07:15 신고

    안철수가 진짜 리더십은 제로빵인걸 몸소 보여주였지요 유승민 대표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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