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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미생, 우리의 삶은 여전히 미생이다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숱한 화제를 남긴 드라마 '미생'이 지난 토요일 20국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예상한대로 계약직 사원 장그래의 정규직 전환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회사를 그만 둔 오차장의 부탁을 받은 선차장과 동기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끝내 장그래를 선택하지 않았다. 지난 2년간 장그래가 보여주었던 뛰어난 업무능력과 실적으로도 촘촘하게 얽혀 있는 조직 시스템의 그물망을 빠져나가기엔 역부족이었다. 딱 거기까지였다. 그들의 세상에는 계약직 사원 장그래가 끼어들 자리가 애시당초 없었다. 장그래는 그들이 원하는 만큼만, 그들이 정해놓은 시간까지만 필요했던 부속품이자 소모품이었다. 무엇을 바랬던 것일까. 이 가슴 시린 판타지를 통해 나는 무엇을 보길 원했던 걸까. 드라마는 끝났지만 여운은 쉽.. 더보기
미생, 닿을 수 없어 더 슬픈 판타지 지난 주 금요일 운전 중에 옆자리에 앉아있던 아내가 불쑥 "오늘은 미생 볼 수 있겠네"라며 말을 건냈다. 생각해 보니 벌써 금요일이었다. 한 주의 문을 열어 제낀 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금요일이었던 것이다. 하루가 정말 빛보다 빠르다. 봄이 언제 왔나 싶었는데 벌써 겨울의 초입에 와 있는 것처럼 시간은 언제나 사람들보다 앞서 달려 나간다. 가는 시간이 조금씩 야속하게 느껴지는걸 보면 이제는 세월의 무게를 느낄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겠지, 누구나 그래 왔던 것처럼. 아내의 말에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있잖아, 나는 '미생'이 일일드라마였으면 좋겠어" 라고. 그 말은 진심이었다. 물론 나는 상사맨도 아니고, 대기업은 문턱도 밝아본 적이 없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