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돌고 돌고 돌아 정홍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 이후 새로운 총리후보를 인선하지 않고 사퇴의사를 밝힌 정홍원 총리를 유임키로 결정했다. 이로써 정홍원 총리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이후 두달이 넘게 진행된 신임총리찾기는 헛심만 쓴 채 아무런 소득없이 끝나고 말았다. 소득은 커녕 오히려 그 두달 동안 안대희 후보자와 문창극 후보자의 자격검증을 둘러싸고 벌어진 국론분열과 갈등의 상흔만 깊이 남겨진 꼴이 됐다. 





이 정치적 참사의 본질적 책임은 두말할 것도 없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실에 있다. 국민정서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인사들을 무대 위로 올린 장본인들이 때문이다. 두명의 인사가 연거푸 낙마한 이유를 신상털기식 인사검증, 왜곡된 여론, 특정 언론의 악마의 편집 등에서 찾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자세는 본말이 전도된 것으로 결코 올바른 처신이 아니다. 음식점의 형편없는 음식을 타박하는 손님을 식당주인이 탓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식당은 손님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여전히 적반하장식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총리인선 실패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은 눈꼽만큼도 없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창극 후보자의 사퇴 이후 박 대통령이 보인 반응이나 정홍원 총리 유임에 대한 청와대의 배경설명을 보면 그 어디에도 자신들의 잘못과 책임을 언급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국정공백과 국론분열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었다는 박 대통령의 고심' 속에 이런 참극을 초래한 원인과 책임에 대한 성찰은 존재하지 않았다. 좌와 우로 양분되어 있는 인간의 뇌구조를 가지고 이토록 한쪽으로 치우친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신기할 뿐이다.  


어쨌든 정홍원 총리는 유임됐다. 사의를 표명한 총리가 유임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란 덤이 부여된 채. 이 덤이 박근혜 정권을 위한 상승작용으로 나타날 지, 긁어 부스럼으로 나타날 지는 속단할 수 없다. 다만 정홍원 총리의 유임으로 국정공백이 메꾸어지고 국론분열이 사라지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은 분명하다. 입은 삐뚫어져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사실 정홍원 총리시절 국정이 제대로 운영된 적이 언제 있었으며, 국론분열이 없었던 적이 얼마나 있었나. 카메라 앞에서는 화합과 통합, 정의와 공정, 원칙과 상식, 법치와 평등을 이야기하면서 뒤에서는 국민의 절반을 '종북'으로 매도하고, 불의와 불공정, 반칙과 편법, 특권과 불평등으로 국정을 운영해온 이 정부가 어떻게 정홍원 총리 체제로 국정과제와 국가개조를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말인가. 차라리 그보다는 썩은 고목에 새순이 돋아나기를 기대하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정홍원 총리 유임에 대해 각계각층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도 겉다르고 속다른 박 대통령과 이 정부의 위선을 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촌철살인의 비유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회찬 전 의원은 "정홍원 총리 유임은 국무총리 내정자들을 잇따라 자진사퇴 하게 한 국민여론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보복인사입니다. 음식 상한 것 같다며 다시 해오라니까 먹다 남은 음식 내오는 꼴입니다"라며 정홍원 총리 유임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자신있게 내세웠던 두명의 총리후보가 예상밖으로 난타당하며 쓰러졌다한들 그만두겠다는 사람의 바짓가랑이를 잡는 것은 아무래도 모양새가 빠질뿐더러 속된 말로 영 구리다. 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개각을 통해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빛좋은 개살구임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 되고 말았다. 그 누구도 낡은 술 부대에 새 술을 보관하지는 않는다. 만일 그렇게 하면 술이 그 부대를 터뜨려 술과 함께 술부대까지 다 못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술은 반드시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 정홍원 총리 유임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명분도 실속도 모두 다 잃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6.27 12:42 신고

    11번째 공감..^^*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6.27 12:54 신고

      공감...
      이거 좀 웃긴것 같아요..
      어소님 말대로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블로거의 위축을 부르는 듯한 느낌이..
      더구나 우리같은 정치시사 블로거에게는 더더욱...
      흠...

    •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6.27 13:03 신고

      그렇죠?
      '뷰' 페이지가 없어지면서 확실히 접근성이 떨어진 것 같아요.
      이제 블로거들의 유일한 희망은 '다음 메인 화면'에 '픽'되는 것밖에 없지 않나요?
      '공감'으로 '관심사'를 파악해서 다른 이들에게 '추천'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런 식으로 글을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티스토리가 개편이 되긴 했지만, 티스토리에 접속해서 글을 읽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요?
      쩝.. 현재까지는 확실히 엄청난 마이너스가 분명하네요. 뭐, 그렇다고 '뷰'를 통해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오고 그런 것도 아니긴 했지만..

  2.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6.27 15:04 신고

    ㅎㅎㅎ 정곡을 찌르는 노회찬 다운 입담이네요^^
    문제는...알아듣지도 못하고 들을려고 하지도 않는다는데 있어서...아주 큰일...입니다ㅠㅠ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6.28 12:28 신고

      뭐, 지들 마음대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거지요.
      국민 눈치보지 않고, 독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겁니다.
      아마 끝까지 갈거예요. 변하지 않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2012년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초기내각을 위한 공직후보자들의 면면을 공개했다. 당시 박근혜 당선인 측은 (이미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낙마했기 때문에) 현미경 검증을 통해 공직에 적합한 인사들을 엄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엄선했다던 장관후보자들의 신상에서 하나둘씩 문제들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해 당선인 측은 "대부분 검증과정에서 확인한 사항"이며 이러한 의혹들은 "과장되었거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후보들에 문제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자체검증을 통해 이미 확인한 내용으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정도의 결격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며 국민들의 눈높이에도 부합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당선인 측의 주장과는 다르게 언론을 통해 장관후보자들의 각종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고소영 강부자 내각이란 별칭으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던 이명박 정권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및 탈세, 위장전입, 논문표절, 편법증여, 이중국적, 본인 및 자녀들의 군면제' 등의 각종 의혹들이 차고 넘쳤던 것이다. 급기야 몇몇 후보자들은 청문회조차 하지 못한 채 고개를 떨구어야 했고, 또 몇몇은 청문회까지 버티기를 하다가 여론을 감당치 못하고 낙마해야만 했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 중 하나가 인사문제였다며 자신은 그와는 다를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박근혜 당선인의 체면이 제대로 구겨진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였을까. 그녀는 인사청문회의 과도한 검증이 문제라며 "신상털기식 검증은 문제가 있다. 이러다가는 좋은 사람들이 청문회때문에 기피할까봐 걱정이다. 정책검증은 공개적으로 하고 신상검증은 비공개로 하는 등 청문회를 이원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누구보다 공직인선에 심혈을 기울여야할 최종인사책임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발언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생각하는 공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좋은 사람들의 기준이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혔음에도 아직까지 총리의 직을 수행하고 있는 '식물총리' 정홍원 국무총리는 인사청문회 당시 위장전입 여부를 추궁하는 야당위원에게 '그 당시 관행'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매우 억울해 했다. 관행이란 사용하기 참 편리하고 용이주도한 표현이자 행동지침이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바로 그 관행때문에 유원지에 쓰레기도 투척하고,  무단횡단도 하고, 새치기도 할 수 있다. 바로 그 관행때문에 기득권들은 세금도 탈루하고, 부동산 투기에, 논문표절에, 편법증여에, 군면제에, 위장전입도 아무 꺼리낌없이 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관행때문에 김대중 정부에서는 두 명의 국무총리 후보자가 연달아 낙마해야만 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당선인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2002년 한나라당은 장상 후보자와 장대환 후보자의 총리 임명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그들이 주민등록법 제 10조 '위장전입'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위장전입'을 고위공직자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결적사유로 만든 장본인이 바로 현 새누리당이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이를 주도하던 정당의 당대표였다. 그러나 이제 '위장전입'은 고위직 임명에 큰 장애가 되지 않는 관행으로 굳어져 버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과 몇년만에 자신이 주도하며 태클을 걸었던 '위장전입'이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위장전입' 국무총리에, '위장전입' 안전행정부 장관까지 국민들이 골치아파하는 '위장전입'의 족쇄를 박근혜 대통령이 풀어준 셈이다. 상황에 따라 이토록 쉽게 손바닥을 뒤집은 정치인에게 '원칙과 소신의 정치인'이란 수사가 붙을 수 있다니 불가사의도 이런 불사가의가 없다. 





며칠 전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국무총리 후보자 중 세번째의 낙마자였다. 이는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고위공직자의 낙마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본질적인 이유가 대통령 자신의 독단과 독선적인 인사스타일에 기인한다는 것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잘못된 사실을 유포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여론이 문제이지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검증을 해 국민의 판단을 받기 위해서인데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부디 청문회에서 잘못 알려진 사안들에 대해서는 소명의 기회를 줘 개인과 가족이 불명예와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그녀의 유체이탈화법은 이명박에 익숙했던 시민들마저 아연실색케 만드는 경지에 다다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좋은 사람들'을 위해 '잘못 알려진 사안들'에 대한 소명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읍소가 애처롭게 들리기는 하지만 결국 통령으로서의 책임은 전혀 없다는 참으로 몹쓸 발언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한국의 마리 앙투아네트라고 부르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생각하는 '좋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인사청문과정을 손질하는 것이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초 인사청문회에서 대량의 불량품들이 양산되자 인사청문회을 이원화해야 한다는 속내를 피력한 바 있다. 고위공직자들의 개인신상과 도덕성을 비공개로 검증한다면 '좋은 사람들'이 국가요직에 두루 배치되고, 국정을 원하는 데로 이끌어 갈 수 있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군불을 때며 이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의 윤상현 사무총장은 어제(25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 이후 '인사청문회의 이원화'를 들고 나왔다. 


"이제 인사청문제도를 개선해야겠다. 신상 문제를 가지고 고위공직 후보자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호통청문회, 망신주기 청문회 때문에 많은 인재들이 고위공직을 기피하는게 현실이다"


'좋은 사람들'이 '많은 인재'로 바뀌어 있을 뿐 기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윤상현 사무총장의 인식은 대동소이하다. 공직 후보자의 신상문제와 도덕성보다 업무수행능력과 자질을 우선하고, 나아가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누가되지 않는 '착한 사람들'을 간택하겠단 의미다. 필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처럼 망칙한 공직인선기준을 대놓고 제시하는 사례를 본 적이 없다. 업무능력과 자질만 있으면 편법과 반칙, 불법을 저질러도 상관없다는 자들이 집권하고 있는 나라가 정상일리 없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임기초 국정공백이라는 출구전략이 없었다면 박근혜 정권의 초기 내각에서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사람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또한 인사청문회 제도가 무색하리만큼 현 내각의 수준도 보기에 민망할 지경이다. 게다가 앞으로 이 정부의 인사문제가 개선될 가능성도 요원하다. 세월호 참사와 6•4 지방선거를 계기로 개각을 단행해서 국가개조(?)에 박차를 가하겠다더니, 국무총리 후보자는 두명이 연이어 낙마했고 청와대 교육수석에 제자의 논문을 가로챈 사람을,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논문표절을 한 인사를, 국정원장에는 정치공작을 일삼던 자를 기용하겠다 한다. 이런 대통령과 정부체제 하에서 공직기강이 바로 서고 국가혁신이 일어날 것을 기대한다면 그는 바보 아니면 외계인 둘 중의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인사청문회를 이원화하자니 시쳇말로 소가 웃을 일이다. 국민의 알권리는 둘째치고라도, 인사청문회가 있음에도 공직주변에 무자격자들이 파리떼처럼 꼬이는 마당에 이마저도 없다면 대한민국의 공직사회는 무법천지가 될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일 아닌가. 차라리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게 더 안전해 보인다. 


우리가 그동안 사회공동체를 통해 학습해온 도덕률과 사회 규범은 박근혜 대통령과 윤상현 사무총장이 거론하는 자들을 '좋은 사람들'이며 '인재'들이라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그저 '탐관오리'에 불과한 자들을 부리기 위해 인사청문회까지 손보려고 하는 대통령과 정당이 집권하는 나라가 건강하고 합리적일 수는 없는 일이다. 아마 이들의 집권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합리와 공정, 보편적 상식과 정의같은 시대적 가치들은 박물관에서나 찾을 수 있는 희귀한 유품으로 전락해 버리게 될 것이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6.26 11:16 신고

    6번째 공감..^^*

지난 월요일 새벽 펼쳐진 월드컵 축구 경기에 대해 말들이 많다. 16강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중요한 일전에서 완패했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반응들이다. 현대 축구는 미드필드 싸움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면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들다. 필자는 중원싸움에서 철저하게 밀렸던 것이 지난 알제리전의 가장 결정적인 패배요인이었다고 본다. 재앙과도 같은 미친 수비력, 골키퍼의 판단미스, 박지성같은 키플레이어의 부재, 선수들의 경험부족, 창의적이지 못한 경기 운영 등등은 패배의 원인에 가미되는 첨가제에 불과할 뿐이다. 결국 미드필드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이날 경기에 대해 국내 뿐만 아니라 외신들도 대표팀의 경기력에 혹평에 혹평을 가했다. '재앙과도 같은 전반전', '한국의 수비는 거의 최악', '한국은 월드컵에 참가할 자격이 없는 팀', '한국의 수비장면은 코미디' 등의 코멘트들이 줄을 이었다. 외신의 혹평을 피할 수 없을 만큼 이날 대표팀이 전반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국가대표의 경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보기에 민망했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홍명보 감독에게도 비난의 화살은 비켜가지 않았다. 특히 러시아전과 같은 포멧을 들고 나온 전략적 판단을 질책하는 소리가 많았다. 벨기에전 패배 이후 주전선수를 다섯명이나 바꾸며 전략적 변화를 도모했던 알제리 감독과는 달리 홍명보 감독은 러시아전과 동일한 전략으로 경기에 임했다. 상대방은 우리팀에 대비한 맞춤전략을 준비했는데 반해 우리는 그렇게 하질 못했다. 경기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었던 표면적 이유다. 홍명보 감독의 전략적 판단이 아쉬운 대목이다. 


홍명보 감독도 이를 인식한듯 알제리전 패배를 자신의 잘못으로 시인했다. 그는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는 내 실책 때문이다. 지난 경기가 나쁘지 않아 (선발 라인업을) 계속 이어 나가려고 했다. 특정 시점에서 선수교체를 하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전반전 3실점이 경기를 결정했다. 모든 상황은 내 지시의 결과"라며 패배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으로 볼 때 이날 발언은 그저 립서비스가 아닌 책임을 통감하는 감독으로서의 고뇌와 자책이 묻어있는 심경의 발로라고 생각된다. 알제리전의 패배로 사실상 다음 라운드 진출이 난망해졌고, 향후 자신의 입지도 불투명해졌지만 대표팀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는 평가할만 하다. 


대표팀의 실망스런 경기결과에 대해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홍명보 감독의 모습을 보며 필자는 문뜩 박근혜 정부의 무책임한 모습이 떠올랐다. 대표팀의 경기에 극단적인 혹평을 날렸던 외신의 평가처럼 박근혜 정부는 실망을 넘어 절망과 재앙에 가까운 국정운영을 하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누구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전격사퇴를 했다. 과거 일본제국주의 침략과 수탈을 옹호하는 언행들로 역사관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 후 시민들의 반대여론을 더이상 감당치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것이다. 이처럼 부적절한 역사관과 시대인식을 가진 자를 대한민국의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한 사람은 현 박근혜 대통령이다. 국정최고책임자로서 박근혜 대통령은 문창극 후보자의 사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검증을 해 국민의 판단을 받기 위해서인데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부디 청문회에서 잘못 알려진 사안들에 대해서는 소명의 기회를 줘 개인과 가족이 불명예와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전인수와 적반하장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종인사권자로서 문창극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국회동의안을 제출하지 않은 것은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다. 대통령이 동의안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스스로가 문창극 후보자의 자격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은 것이 국민들 탓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제대로된 인사검증절차도 없이 부적절한 인사의 임명을 강행했던 청와대 비서실과 대통령 자신에게 이번 참사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정말 모르는걸까

 

이해를 돕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지명했던 사람들을 한번 살펴 보겠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였던 김용준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와 두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으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위장전입과 공금유용 등의 혐의로,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장관 후보자는 이중국적과 미국 CIA 경력 의혹 등으로,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는 부대주변 땅투기 의혹과 무기중계회사 근무 의혹등으로, 김학의 법무부 차관은 성접대 혐의로,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은 비자금운용 의혹으로,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방미외교중 성추행 혐의로 각각 사퇴했다.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과도한 전관예우 문제로 낙마했고, 문창극 후보자는 과거 친일언행들이 논란이 돼 자진사퇴했다. 알려진 공직후보 및 공직자의 경우가 그나마 이정도다. 청와대 비서관까지 그 수를 확대하면 손가락은 물론 발가락을 더해도 모자란다. 그렇다고 현 내각의 면면들이 공직자로서의 자격에 부합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부동산 투기, 논문표절, 탈세와 탈루, 위장전입, 과도한 재산증식 등 탐관오리의 전형적 모습들을 두루 갖춘 인사들이 태반이다. 특히 위장전입문제를 다루는 주무부서의 장관을 위장전입의 불법을 저질렀던 인사를 임명하고, 대기중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논문표절 혐의자를 지명했다는 사실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직인선 기준이 얼마나 나이브하고 형편없는 지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런 부끄러운 인사를 단행하고도 그 책임을 국민여론 탓으로 돌리는 대통령이라면 시쳇말로 기대할 것이 전혀 없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것은 조직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의 숙명이다. 작게는 가정에서부터 크게는 국가에 이르기까지 리더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그에 걸맞는 책임의식을 반드시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 책임의식이 없는 권리행사는 필연적으로 독단과 독선을 야기시키고, 조직운영에 비민주적인 전횡을 촉발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딱 그짝이다. 인사실패에 대한 반성도 없고 책임의식도 전무할 뿐더러 오히려 인사참사의 원인을 남탓으로 돌리고 있다. 최악도 이런 최악이 없다. 따라서 대표팀의 경기력에 혹평을 날렸던 외신의 평가를 박근혜 대통령과 이 정부에 고스란히 치환시켜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재앙과도 같은 박근혜 정부의 1년 6개월', '박근혜 정부의 인사는 거의 최악',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을 운영할 자격이 없는 사람',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방식은 코미디'라고 비난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인 것이다. 


결과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그 토대위에서 실패를 거울삼아 미래로 나아가고자 할 때 희망이 있는 법이다. 필자는 실망스런 경기내용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대표팀보다 책임의식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이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이 더 부끄럽고 창피하다. 책임의식이 없는 권리행사는 파렴치한이나 하는 짓이다. 이 정부에는 이런 자들이 너무나 많다. 아마도 많은 국민들이 이에 동의할 것이다.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한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우리는 세계사를 통해 애국애족의 혈통을 지닌 가계를 심심치않게 접할 수 있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여사의 아버지는 미얀마의 독립영웅인 아웅산 장군이고, 칠레의 현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의 아버지는 피노체트의 군사쿠데타에 반기를 든 공군장군 출신이다. 나라의 독립운동에 앞장 서고 민주화투쟁에 헌신했던 아버지를 둔 자식의 심경은 과연 어떤 것일까. 아마도 존경과 경외감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무엇인가가 그들의 영혼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그 아버지에 그 자식'이라는 헌사는 그저 허투로 생긴 말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국민정서에 반하는 역사인식 태도와 부적절한 언행으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서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가보훈처에 조부에 대한 독립유공자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물론 이는 일본제국주의의 침략을 옹호하는 과거 언행들이 문제가 되며 각계각층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조부의 독립운동 이력을 발판삼아 난관을 타개해보겠다는 취지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라면 누구든지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고 싶은 심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문창극 후보자 역시 총리지명 이후 붉어진 '친일'논란을 조부의 힘을 빌어서라도 잠재우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가 잡은 지푸라기가 상황을 반전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오히려 더한 비난에 직면할 빌미를 만들어 준 꼴이 될지도 모르겠다. 왜 그럴까?


일단 보훈처에서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문 후보자의 조부는 1921년 4월 9일 독립신문에 보도된 독립립유공자(문남규)와 성명이 한자까지 동일하고 , 독립유공자 문남규의 전사•순국 지역과 후보자 조부 문남규의 원적지가 평북 삭주로 동일하다"고 밝혔다. 문창극 후보자의 조부에 대한 독립유공자 확인 요청에 보훈처가 손을 들어준 셈이다. 물론 이 사실과 관련하여 시민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는 "애국지사 문남규 선생과 문창극 후보의 할아버지가 동일인이라고 확정할 수 있는 자료는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고, 보훈처의 발표 역시 정식절차에 의해 최종 확인된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보훈처가 일단 동일인으로 견해를 밝힌 이상 (추후 확인절차가 필요하겠지만) 현재까지는 문창극 후보자의 조부가 독립유공자라는 사실은 잠재적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 듯 싶다. 


1. 문남규 선생은 일본제국주의의 침략과 만행에 항거하며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애국지사였다.

2. 그의 손자인 문창극 후보자는 2014년 대한민국의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었다. 


이 도식은 표면적으로만 보면 앞서 소개를 했던 '아웅산 수치'여사나 '미첼 바첼레트'의 가계와 혈통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어쩌면 조부의 애국애족의 정신을 잊지않고 계승해준 문창극 후보자의 그것이 더 멋지고 훌륭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이야기에 드라마틱한 반전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에 있다. 할아버지의 목숨을 건 독립운동의 정신을 마음에 깊이 새긴 손자가 의협심과 정의감으로 똘똘뭉친 시대의 정치 지도자가 된다는 설정은 낭만적 상상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얄궃게도 현실은 언제나 우리의 낭만적 상상에 거친 태클을 걸어 온다. 







할아버지의 독립운동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격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전제조건이 있다. 조부의 애국애족의 정신들이 어떻게 후보자의 삶을 통해 체화되어 나타났는가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조부가 독립운동을 했던 애국지사였다는 사실이 무색하게도 그는 일본제국주의의 침략과 만행을 옹호하는 식민주의사관에 경도되어 있었다. 이를 자신의 삶 속에 깊이 투영했고 말과 글 속에 반영시켰다. '아웅산 수치'와 '미첼 바첼레트'가 아버지의 뜨거운 열정과 투지를 자신들의 영혼과 철학을 채우는 양분으로 삼았다면, 안타깝게도 문창극 후보자는 할아버지의 숭고하고 거룩한 삶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리고 바로 이 차이가 이들의 삶을 서로 엇갈리게 만드는 결정적 동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이들의 첨예하게 다른 삶의 모습은 우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필자는 우리사회에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삶이 올바른 삶일까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수치'와 '바첼레트'처럼 생각하고 살아가면 그들처럼 될 것이요, 문창극 후보자처럼 생각하고 살아가면 그처럼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중 '누가 더 올바르게 살았는가'에 대한 답은 여러분 각자가 판단할 일이다. 보편적 상식을 지닌 사람에게는 그 답이 너무나 명확해 보이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자의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을 또 다시 연기했다. 당초 13일 제출이 유력했으나 이를 뒤로 미루더니 18일에도 임명동의안 및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한발 더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 이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반대 여론이 워낙 극심한데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임명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청와대의 입장변화를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문창극 후보자를 지명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은 한마디로 '진퇴양난'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명을 강행하자니 국민여론에 역행하는 꼴이 되고, 그렇다고 지명을 철회하자니 구멍난 인사시스템을 자인하는 셈이 된다. 더군다나 박 대통령은 임기초부터 붉어진 최악의 인사참사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다. 이래저래 골치아픈 상황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문창극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를 한다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그의 사퇴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대책없는 인사시스템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절대조건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그동안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인 대안을 통해 우리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해온 분이며, 뛰어난 통찰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공직사회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등에 국정과제들을 제대로 추진해 나갈 분"  (청와대의 발탁 성명 중에서)


애시당초 청와대가 문창극 후보자를 지명한 이유가 무색해질만큼 그의 과거 행적들은 국민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국민정서에 반하는 그의 천박한 언행들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이끌어 낼만큼 도발적이었으며 모욕적이었다. 따라서 국가와 국민의 자존감에 심각한 내상을 입힌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 요구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국민들의 필터링에는 걸리는 제반 문제들이 왜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의 필터링에는 걸리지 않느냐에 있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공직후보들이 이런저런 이유들로 줄줄이 낙마를 했다. 그때마다 각계각층에서는 나사풀린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을 뜯어 고치고, 박 대통령이 '밀실인사, 나홀로 인사' 스타일을 버려야만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나 달라지는 것은 전혀 없었다. 청와대 내의 인사검증시스템은 없거나 혹은 작동하지 않았고,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여전히 독단과 아집으로 완고하기만 했다. 경험을 통해서도 배우지 못한다면 시쳇말로 답이 없다. 문창극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논란은 답이 없는 이 정권이 얼마나 국민들을 힘들게 만드는지 여실히 보여준 '참극'의 결정판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새누리당은 공직인사에 대한 인사논란이 붉어질 때마다 야당의 발목잡기와 종북좌파들의 반대를 위한 반대 때문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논리를 펴왔다. 이를 증명하듯 박근혜 정부의 임기 초 정부조직법개편안 파문 당시에도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까지 자처해가며 인사논란의 본질을 흐리는 자가당착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러나 인사논란의 원인 제공자는 실제로 따로 있다는 것이 이번 문창극 후보자의 논란에서 다시 한번 드러났다. 그 원인 제공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박 대통령 자신과 그리고 청와대의 가장 강력한 막후실세 김기춘 비서실장이다. 


국무총리 후보군에서 거론되지 않던 문창극 후보자의 등장에 김기춘 비서실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문창극 후보자는 2013년 김기춘 비서실장이 박정희기념사업회의 초대이사장이었을 때 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이는 문창극 후보자를 김기춘 비서실장이 천거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수용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가능케 한다. 그리고 만약 이런 도식이 맞다면 (맞을 것이다) 인사검증은 아예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청와대 내에서 김기춘 비서실장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반 문제들로 직언을 할 수 있는 인사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창극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의 정치적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있다는 것은 명징하다. 



문창극 후보자의 거취는 박근혜 대통령의 귀국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거취가 어떻게 결론이 나든 상관없이 최종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인사과정에 개입한 김기춘 비서실장의 책임은 면키 어려워 보인다. 특히 김기춘 비서실장의 경우 야당은 물론이고 새누리당 내에서 조차 이번 참사의 책임을 물어 사퇴를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는 7·30 보궐선거와 당내 헤게모니를 의식한 새누리당 내의 정치공학적 측면이 개입된 결과다)


말 잘듣는 극우보수총리를 기용해 세월호 정국으로부터 벗어나는 한편 보수층의 결집을 유도하려 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한 수는 자충수요 자승자박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명 파문으로 세월호 참사의 태풍마저 비껴간 김기춘 비서실장의 거취가  위태로워졌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김기춘 비서실장이 없는 박근혜 정부는 상상하기 어려운 만큼 그의 향후 거취문제가 집권 중반부로 향해가는 박근혜 정부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영화로 치자면 반전도 이런 반전이 또 없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하더니 이럴 때 보면 정치가 참 묘하고 어렵다. 



* 이미지 출처 : 구글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6.19 09:32 신고

    그러게요... 발목 확 잡아부렀네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6.20 10:55 신고

      어떻게 될지 속단하긴 이르지만, 문창극이 버티면 버틸수록 박근혜 정권에게는 부담이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김기춘이 더욱 곤란해 지는 거구요. 사면초가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2.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6.19 18:58 신고

    532. 쾅! 들렀다 갑니당~ㅎ

레슬링 경기 도중 심판은 소극적인 경기운영을 하고 있는 선수에게 '패시브'라는 극단적인 형태의 벌칙을 부여할 수 있다. '패시브'를 받게 되면 해당선수는 '30'초 동안 바닥에 몸을 밀착시키고 상대선수의 공격을 방어해야만 한다. 선수들에게는 대단히 미안한 말이지만 팔을 벌리고 무방비 상태로 바닥에 엎드려 있는 선수의 모습은 상당히 굴욕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시각적으로도 그렇고, 내용적으로 봐도 그렇다. '패시브'를 받은 선수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30'초 동안 바닥에 몸을 붙이고 악착같이 그저 버티는 것 뿐이다. 저항은 고사하고 무방비로 노출되어 엎드려있는 무력감이란 굴욕과 수모 그 자체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30'초의 시간만 견뎌내면 다시 원래대로 상황이 되돌아간다는 사실은 해당선수에게 굴욕과 수모를 감내할 동기를 부여해 준다. '어떻게든 이 순간만 버텨내자. 그러면 기회가 올 것이다. 이 굴욕과 수모를 되갚을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다'는 생각이 선수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을 것이다. 마치 '와신상담'하는 오나라왕 부차의 심정이랄까. 





다소 비약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필자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기자회견의 내용과 태도를 보며 문뜩 레슬링 경기의 한장면이 떠올랐다. 국민정서와는 몇십억 광년은 떨어져 있는 듯한 역사인식을 지닌 이 시대착오적인 사내가 여론의 빗발치는 사퇴요구에도 불구하고, 궁색한 변명의 기자회견까지 자처하며 버티는 모습이 레슬링 선수들의 그것과 닮아도 너무 닮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선수들과 이 사내의 버티기는 본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어떻게든 인사 청문회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문창극 후보자의 인식의 저변에는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지명의지와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측면지원에 대한 확신이 깔려있다. 통상 이렇게까지 여론이 악화되면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국정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맞다. 최근에 낙마한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와 인수위 시절의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문창극 후보자는 저들과는 비교할 수 조차 없는 국민의 공분과 지탄을 받고 있음에도 버티고 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과의 사전교감과 공조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국민여론과 정서를 완전히 무시하면서까지 그를 고집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독단과 독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박근혜 정권의 공직인사과정은 인사검증시스템의 난맥, 부실한 후보자 검증, 의혹 제기, 여론의 악화, 대통령의 임명 강행 수순이 하나의 공식으로 굳어진 느낌이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에서 이의 부당함과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해도 요지부동이다. 이는 자신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 나아가 자신의 판단은 언제나 옳다는 독단과 독선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는 인식이자 태도다. 인수위 시절부터 시작된 불통의 통치스타일은 이제 이 정권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훗날 역사는 이 정권의 캐치프레이즈로 '불통'을 선택할 지도 모를 일이다. 





이처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버티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독단과 독선으로부터 기인하며, 박 대통령의 강력한 오더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책임총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이 사내가 향후 허수아비와 청소로봇의 중간쯤 되는 어정쩡한 포지션을 취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버티는 문창극 후보자 위에는 '짐이 곧 국가'라고 생각했던 독재자의 'DNA'를 가지고 있는, 귀막은 박근혜 대통령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독단과 독선에 빠져있다한들 일본제국주의를 옹호하는 역사인식을 지닌 국무총리를 고집하는 것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설사 문창극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까지 버틴다고 해도 없는 자격이 다시 생길 리도 없거니와  국민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를 용납할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서두에 레슬링을 언급했다. 선수들이 '패시브'의 수모와 굴욕을 견딜 수 있는 것은 '30'초의 시간 뒤에 그들에게 이전과 동일한 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창극 후보자의 경우는 이와는 전혀 다르다. 애초부터 자격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자격이 다시 회복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한 굴욕과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을 뿐이다. (아직 본격적인 인사검증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문창극 후보자의 총리지명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민족정서와 직결된 일이다. 일본제국주의의 재림을 꿈꾸는 일본내 극우파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는 대한민국 국무총리란 그 자체로 참극이자 역사적 수치다. 결과가 불을 보듯 뻔하므로 마음으로야 이 정신나간 짓을 얼마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주지한 바와 같이 이 문제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민족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이미 얼굴이 화끈거리다 못해 빨갛게 익을 정도의 국제적 망신을 일으킨 사안인 것이다. 


이쯤에서 그만 멈추라. 차라리 문창극 후보자보다는 '부동산 투기, 탈세, 공금횡령, 위장전입, 논문표절, 이중국적, 군면제, 전관예우' 등의 전리품을 챙긴 자들이 오히려 대한민국 국무총리로서 차악에 가깝다. 이제 그만 멈춰라. 역사를 부정하고 민족을 모욕주는 이 황망한 굿판을 이제 제발 멈춰라.




* 이미지 출처 : 구글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6.17 19:53 신고

    이대로 강행하겠지요....정말 모욕적입니다.ㅠㅠ

이틀 전 포스팅한 글에서 필자는 국무총리 후보자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지명한 것이 박근혜 정부의 또다른 인사 '참극'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이 소박한 바램이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만 같다. 총리 후보자 지명 이틀 만에 봇물이 터지듯 문창극 후보자의 자격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여파로 차기총리후보자 인선에 심혈을 기울였다더니, 고르고 골랐다는 인사가 하필 '친일사대주의자'라니 우연이라면 하늘이 이 정권을 도와주지 않는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정권의 무능함과 천박함, 그리고 국민을 대놓고 우롱하는 오만함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본 글을 통해서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자격을 논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자격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듯 쉽게 주어지는 자격이라면 이완용으로 대표되는 '을사오적'의 후예들에게도 총리후보로서의 자격은 있다. 그러나 역사를 전혀 모르는 바보가 아닌 이상 이들에게 자격을 운운하는 것은 일고의 가치조차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문창극의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따라서 역사와 민족의 자존감을 쓰레기더미에 쳐박는 듯한 이 망동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모두가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총리후보 지명을 쌍수를 들고 반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 중에서 일본의 극우파 네티즌들의 반응이 매우 흥미롭다. 


"한국에는 어리석은 사람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차기 총리 후보 문창극씨와 같은 시대와 나라를 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 "한국에도 드물게 괜찮은 생각이 존재한다", "문창극씨는 서투르기는 하지만 정직하고 용기있는 사람같다", "문창극씨는 스스로 사실을 인정한 훌륭한 사람이다"


우리나라의 총리후보자가 일본 극우네티즌들의 기대와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국내의 여론은 싸늘하다 못해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일본제국주의의 향수를 추억하며 그 도래를 꿈꾸는 극우세력의 지지를 받는 총리후보자라니 현실이라면 끔찍한 재앙이고 꿈이라면 소름끼치는 악몽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저승에서 이완용을 위시한 친일반민족주의자들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겠고, 반대로 안중근•윤봉길•유관순•김구 선생 등은 혀를 깨물며 피를 토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본제국주의 식민사관과 친일사대주의에 찌들어 있는 자가 대한민국의 국무총리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것 자체가 치욕이자 굴욕적인 일이다. 국제 망신도 이런 망신이 따로없다. 


그러나 청와대와 문창극 후보자는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청와대는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고, 문창극 후보자는 적반하장으로 '민족비하' 발언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소송에 나설 것임을 선언했다. 문창극 총리후보자의 과거 망언을 듣고 "미친사람이 아니고서야"라는 반응을 보인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지적처럼 '미치지 않고서야'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하겐크로이츠와 나치경례를 옹호하는 역사관과 철학을 지닌 자를 총리로 임명하겠다면 독일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찌의 만행과 직접 관련이 있는 이해당사자국들과 주변국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마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미치지 않고서야'. 보편적 상식을 지녔다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없는 자격을 만들어내기 위한 방법은 두가지다. 하나는 자격의 조건들을 조작해 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스스로 자격을 부여하거나 자격의 조건 자체를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전자는 우리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수없이 목격했던 장면들이고, 후자는 과거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시절의 권력의 폭거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청와대가 지금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바로 후자의 방식 그대로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식을 계속해서 고집하고 있는 것은 그녀가 영구집권을 꿈꾸던 독재자의 딸이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우리나라는 정치•경제•사회 곳곳에 친일파와 박정희•전두환의 군사독재를 추종하는 자들이 기득권세력으로 편입되어 있는 나라다. 따라서 친일식민사관과 사대주의로 무장한 문창극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것은 절대로 우연이 아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바라보는 여론은 폭발 일보직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문창극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집과 적반하장으로 갈 데까지 가보자는 이 영혼없는 사내의 무모함은 결국 그들이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동류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안타깝게도 박근혜 대통령의 문창극 카드는 '참극'으로 귀결될 듯 하다. 아무리 대한민국의 국격이 땅에 떨어졌다고 한들 누구말마따나 '미치지 않고서야' 친일사대주의자를 국무총리로 기용할 수는 없지 않는가. 민심은 이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6.13 11:22 신고

    국민을 조롱하는거 재미들린 사람들 같아요ㅠㅠ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6.13 22:37 신고

      이런식이라면 레임덕 일찍 옵니다. 그럼 할 수 있는게 없어요, 이 정권에서. 새누리나, 보수쪽에서도 차기를 생각하겠지요.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을 겁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정홍원 총리의 후임으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내정됐다. 안대희 전 총리 지명자의 예방치 못한 낙마로 인선에 고심에 고심을 했다는 박근혜 대통령, 그녀는 결국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에 버금가는 극우논객을 후임총리로 선택했다. 그러나 또다시 국민대통합에 역행하는 자가당착이 드러난 인사란 점에서 씁쓸하기 그지없다. "언론인 출신으로 그동안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인 대안을 통해 우리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해온 분이며, 뛰어난 통찰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공직사회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등에 국정과제들을 제대로 추진해 나갈 분"이라는 청와대의 발탁배경 설명은 그래서 더욱 장황하게 들릴 뿐더러 이율배반적이다. 




알려진 대로 문창극 총리후보자는 언론인 출신이다. 특히 그는 중앙일보에 '문창극 칼럼'을 연재하며 시국현안에 대해 뚜렷한 색채를 지닌 글을 써왔다. 여기서 말하는 뚜렷한 색채란 보수우익 성향을 지칭한다. 보수우익 성향은 모두 악한 것인가. 물론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현상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굳이 헤겔의 변증법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모든 현상은 그 자체로 끊임없는 모순과 갈등을 겪으며 변화하고 발전해 나간다. 따라서 합리적 대안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모순과 갈등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그 기반 위에서 통합의 과정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보수우익들은 변화와 갈등 자체를 불필요한 것으로 인식한다. 변화와 갈등을 인정하지 않으니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포용에 인색하고, 자신들의 주장에 반하는 모든 것을 (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표현을 빌자면) '적'으로 규정하는 오류를 범한다. 


문창극 총리후보자 역시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식을 지녔다. 그는 2009년 용산참사의 과잉진압을 주도한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옹호하며 "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두고두고 이 나라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앞으로 경찰청장의 목은 데모대가 쥐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용산참사의 피해자들인 주민들이 이 나라에 악영향을 끼치는 데모대에 불과할 뿐이고, 공권력을 무리하게 행사한 김석기 전 청장이 오히려 피해자라고 보고 있다. 그의 시야에는 용삼참사가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사회적 배경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우리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기엔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편협한 인식이다. 



보편적 복지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는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무상급식에 단호하게 반대한다. 효율성과 다양성을 거론하며 무상급식이 획일주의적이라고도 말한다. 그리고 무상급식이야말로 가난을 이용하는 포퓰리즘이라고 단언한다. 나아가 무상급식과 같은 보편적 복지에 길들여진 국가 의존형 인간들이 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지켜낼 수 있을지, 가정의 가치를 바로 세울 수 있을지, 그런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가능할지, 결국 전체주의와 공산주의형 인간을 만들어 내지는 않을지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것과 가정을 가치를 바로 세우고 나아가 자유와 민주주의의 기초를 지키는 일과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그의 주장은 무상급식에서 시작해 개인의 자유와 존엄, 민주주의까지 거론하는 논점이탈의 궤변일 뿐이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시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지난 2009년 8월 4일 그는 중앙일보에 '마지막 남은 일'이라는 칼럼을 실었다. 그는 이 칼럼에서 "사경을 헤매는 당사자에게 이를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그러나 이런 제기된 의혹들을 덮어 두기로 할 것인가"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거론했다. 이명박 정권을 향해 '민주주의의 위기'를 언급하며 고언을 마다않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산증인을 향해 그의 말처럼 참으로 가혹하고 무례하기 그지없는 짓을 한 셈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은 이미 사실무근으로 판명난 사안이었다. 그런데 그는 근거없이 떠도는 의혹들을 모아서 생사의 갈림길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전직 대통령을 향해 죽기 전에 마지막 일을 하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예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에 속하는 품성이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한 인간으로서 그는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저버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까지 지명했던 많은 고위공직인사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낙마를 했다. 그런데 그 이유들이 참으로 낯부끄러운 것들 일색이다. 부동산 투기, 공금유용, 탈세, 비자금 조성, 성접대 등등 도무지 공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는 자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엮여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위장전입, 논문표절, 본인 및 자녀의 군면제, 이중국적 등은 애교로 봐줘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마저 나온다. 그러나 이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가당치 않은 말이다. 공직의 저급화를 부추기는 이런 발언들을 우리는 경계해야만 한다. 


벼슬을 탐하는 자들은 예로부터 늘 있어 왔다. 이런 자들을 일컬어 사람들은 '탐관오리'라 명명했다. 안타깝게도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하려 했던 많은 고위공직자들 중 상당수가 '탐관오리'에 해당되는 사람들이었다. 사사로이 벼슬을 탐하는 자들과 이런 자들을 계속해서 임명하려는 대통령이 있는 나라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라 믿는다면 바보이거나 그 자신이 탐욕에 찌든 사람이거나 둘 중 하나다. 


물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탐관오리'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가 도덕적으로 공직을 수행할만한 자격이 있는지의 여부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낱낱이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도덕성은 그가 공직에 적합한 인물인가를 판단하는 필요조건의 하나일뿐 충분조건이 되지는 못한다는 사실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어쨌든 박근혜 대통령은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그러나 살펴본 바와 같이 그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보수우익논객답게 국민화합과 통합에 반하는 인식과 태도로 활발하게 활동해 온 인사다. 이런 사람을 또다시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는 것 자체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민통합의 의지가 애시당초 없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국민통합이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사상과 인식을 강요하고 강제하는 획일적이고 전체주의적인 통합을 의미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율과 소통, 화합과 조화의 민주적 리더십이 필요한 21세기에 전근대적인 20세기 관치치대의 통치철학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필자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금까지 보여준 전력으로 볼 때 그가 공직사회를 개혁하고 표류하고 있는 국정과제들을 제대로 추진해 나갈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 정부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냉정하게 볼 때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윤창중 전 대변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사람이 쌓아온 이력은 절대로 거짓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명이 박근혜 정권의 또 다른 인사 '참극'으로 귀결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늙은도령 2014.06.12 02:07

    에전에 경향신문과 중앙일보를 동시에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문창극의 칼럼을 보며 몇 번이나 뒤집어졌는지 모릅니다.
    전형적인 보수 꼴통이며, 김진 논설의원과 동류의 인간이지요.
    문창극의 총리 내정은 아마도 김기춘의 작품일 것이고, 홍석현 회장과 의논했을 것입니다.
    최근 박근혜 정부가 삼성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오늘 KBS에서 보도한 강연 내용은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역시 친일파 집단들은 한 몸처럼 움직이는 속성을 버리지 못 하네요.
    사실 제 어머님의 큰 오빠가 일제시대에 참의원을 할 정도로 친일파의 대표적인 집안이었지요.
    물론 친일행각을 하기 위해 한 것은 아니라, 워낙 명문가여서 일제에서 반 강제적으로 손을 내민 것이지요.
    독립군을 위해 자금도 대시고 숨겨주기도 하셨으니 친일파의 전형과는 다른데, 홍씨 집안은 유명한 친이파였습니다.
    박정희도 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요.
    그런 패거리 인연이 여기까지 온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 더러운 정권입니다.

    헌데 티스토리에 블로그에 올리는 글과 별도의 글을 올리려면 스크립트 코드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것이 무엇인지요?
    다음 블로그처럼 일정한 형태들을 주고 그중에 골라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컴퓨터 활용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인지요?
    특별히 공부를 해야 한다면 어디를 참조하면 좋은 것인지요?
    일단 다른 아이디로 개설해서 사용해보다 물어보는 것이 나은지 잘 모르겟습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6.12 10:59 신고

      안녕하세요, 도령님.
      다시 찾아왔습니다. 빨리 답변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낮에 일에 치여서 이제 시간이 났네요.
      먼저 궁금해하시는 부분,
      스크립트 코드는요, 사이트를 도령님이 원하시는 데로 모양을 바꿀경우 필요해요.
      일단, 제 블로그 같은 경우,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스킨에서 제가 스키립트 코드를 조금 수정한 것이거든요.
      그냥 쓰셔도 되는데, 그럴 경우 좀 뭐랄까, 구려요. ㅎㅎ
      이 말 좋네요, 음, 그냥 좀 구려요, 진짜.
      그러니까 도령님이 원하시는 사이트 디자인이 나오려면 원하는 곳에 html 코드로 좀 수정을 가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저도 예전에 조금 익혀둔 것이 있어서 수정이 가능했는데,
      사실 좀더 쌈빡하게 확 바꾸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그런데 이게 시간도 좀 걸리고, 귀찮기도 하고, 완전 노가다라서요, ㅎㅎ.
      그런데 사실 티스토리에서 제공해주는 기본 스킨만 활용하셔도 다음보다는 낫기는 합니다.
      다만, 티스토리와 다음 블로그가 조금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요.
      티스토리는 워낙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구글검색 하시면 웬만한 정보는 다 나와 있습니다.
      저도 그것 보고 이리 해보고, 저리 해보고 했으니까요. 시간만 내시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말씀드린 다음블로그에서 쌓아놓은 인지도인 것 같아요.
      이게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거라 방문자 수에서 좀처럼 예전같지가 않네요.
      그리고 일단 밑져야 본전이니 티스토리 블로그를 일단 만드시구요. 저도 처음에 그렇게 했어요.
      티스토리 블로그 만든 후에, 이것 저것 글도 옮기고, 디자인도 바꿔보고.
      물론 새로 쓴 글은 티스토리로 완전히 옮기기 전에는 다음 블로그에 썼구요.
      완전히 티스토리로 옮겨야 겠다고 마음 먹은 뒤에 다음블로그에는 이전한다는 공지를 걸어 놓고,
      티스토리로 옮겼지요.

      일단 먼저 만들어 보세요. 그리고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도령님의 눈과 귀가 되어 드리지요.

      그나저나 도령님, 건강하신 모습뵈니 너무 좋습니다. 책 출간 때문에 신경을 참 많이 쓰시는 것 같은데,
      그래도 늘 건강 유념하시구요, 글 쓰세요. 그것이 무엇보다 우선입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소인은 물러갑니다...

  2. BlogIcon 박연숙 2014.06.13 01:43

    안녕하세요 아고라에서 바람부는언덕님의 글을 자주 접하고 많이 공감하고 있는 한사람 입니다
    지식이 짧아 언덕님 같은 해박하신 분들 덕에 그나마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의 댓글을 보니
    티스토리 블로그에 관심이 가네요 그래서
    서치해보니 초대를 받아야 가입하고 블로그를 만들수 있다고 하여 조심스럽게 초대 부탁 드려봅니다
    메일주소kenzoelf@naver.com
    현재 네이버 블로그 운영중인데 위 글보니 티스토리 블로그 도전욕구가 생기네요
    모쪼록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리고
    우리나라 좋은나라 될때까지 희망을 놓지않고 꾸준희 응원하겠습니다
    초등학교 친구중에 정의당 의원이 있습니다
    그친구는 어릴때부터 공부도 잘하고
    약한사람과 불의를 보면 지나치지 못하는 성품이라
    정의당에 관심을 마니갖고 맘으로나마 응원하고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6.13 22:40 신고

      어쩌지요?
      저는 초대장이 없어요. 저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어떻게 초대장을 받는 건지 잘 모릅니다. 제가 함 알아보고요, 다시 메일 드리겠습니다.
      아, 초대장은요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에서 '티스토리 초대장 받기' 검색하시면 초대장 나눠주는 분들 있을 겁니다. 그 분들에게 저에게 하셨던 것처럼 메일주소 남기고 부탁드리면 보내주실 거예요. 저도 그렇게 시작했어요. 그게 더 빠를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자주 찾아주시고, 댓글 남겨주시면 큰 기쁨으로 알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