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친박계와 비박계 중진 의원들이 수감 중인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불구속 재판 결의안' 마련을 논의했다는 소식이다. 4일 복수의 언론은 비박계 김무성·권성동 의원과 친박계 홍문종·윤상현 의원이 지난달 29일 만나 당내 계파 갈등 극복 방안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불구속 재판 촉구 결의안을 추진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무성 의원과 권성동 의원은 이 자리에서 각각 "탄핵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박 전 대통령이 구속재판을 받는 건 심하다고 생각한다", "불구속 재판이 원칙인데 두 전직 대통령을 모두 구속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문종 의원이 비박계 의원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해 접점을 찾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오마이뉴스


한 편의 '소극'(笑劇)을 보는 것 같다. 김무성·권성동 의원이 누구던가.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와 박 전 대통령의 헌정질서 유린을 막지 못한 것을 사죄하며 탄핵에 앞장섰던 장본인들이 아니던가. 박근혜 사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현 한국당)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겠다며 바른정당을 창당시켰던 주역들이 아닌가 말이다. 


그들의 마음이 "박근혜 정부 이름으로 대통령 헌법위반과 국정농단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 사죄하며 용서를 바란다"(2017년 1월 24일 바른정당 창당대회, 김무성 의원), "그들은 공적으로 행사되어야 할 권력을 남용하고 특권계급 행사를 하면서, 민주주의를 희롱하고 법과 정의를 무력하게 만들었다"(2017년 2월 27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 권성동 의원)는 발언 속에 절절히 녹아있지 않았던가. 그랬던 그들이 구속수사가 부당하다며 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을 입에 담고 있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또 없다. 

탄핵에 앞장섰던 두 사람이 '박 전 대통령 불구속 재판 결의안'을 거론한 배경은 최근의 한국당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원내대표 선거와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국당 물밑에서는 계파간 치열한 기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4선의 나경원·유기준, 3선의 김학용·김영우 의원이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원내대표 경선은 차기 당권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세 결집을 위한 단일화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지만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비박계의 대표주자격인 김학용 의원과 잔류파인 나경원 의원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친박계가 암묵적으로 나경원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관건은 중립지대에 머물고 있는 의원들의 표심이다. 친박계와 비박계의 세가 엇비슷한 상황에서 원내대표 경선의 향배는 결국 중립지대 의원들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평가다. 

김무성 의원 등 비박계가 '박 전 대통령 불구속 재판 결의서'를 추진하려는 것은 이같은 상황을 염두해 둔 포석으로 보인다. 비박계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탄핵 찬성과 보수 분열의 책임론을 희석시키는 한편,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로 중립지대의 표심을 끌어모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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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박계의 의도는 친박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회동에 참석했던 홍문종 의원은 탄핵에 찬성한 비박계 의원들의 사과가 먼저라며 제안을 일축했다. 친박계 좌장으로 지난 6월 한국당을 탈당한 서청원 의원(무소속)은 페이스북에 "정치를 오랫동안 해왔지만 이런 후안무치한 일은 처음"이라며 "복당한 사람들은 국민에 대해 사과하고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하고 나서 다음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맹비난을 퍼붓기까지 했다.   

'박 전 대통령 불구속 재판 결의안' 해프닝이 시사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친박계와 비박계 사이의 간극이 재확인됐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함께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사과하라"는 친박계와 "그럴 수 없다"는 비박계는 비유하자면 물과 기름이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부터 시작된 해묵은 갈등이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 '친박학살', '친이학살'과 같은 살벌한 계파싸움이 펼쳐지는가 하면, 국정농단과 탄핵 과정에서는 끝내 갈라서는 파국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두 세력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반쪽이기는 하지만 다시 하나가 됐다.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사이이지만 그들은 어떨 수 없이 한 배를 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몸집을 키우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을 뼛속 깊이 체감하고 있는 탓이다. 그런 면에서 '반문연대, '보수대통합', '제3지대' 등은 결집을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비전과 가치가 달라도, 이전투구의 계파 싸움이 끊이질 않아도 함께 할 수 있는 이유다.

저들의 기묘한 동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더 볼 일 없다는 듯 박 터지게 싸우고 등을 돌렸다가도 어느새 다시 모여 대여투쟁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바른미래당 탈당파 역시 원대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조만간 '완전체'로 다시 재결합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당 지지율은 최근 오름새로 돌아서 탄핵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다. 당을 떠났던 이들도 하나 둘 다시 모여들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바른정당 의원 12명이 깜짝 복당한 데 이어, 2017년 11월에는 김무성 의원 등 8명이 돌아왔다. 지방선거에선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슬그머니 복귀하더니, 최근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입당했다. 그런데 가만, 이 모습 어딘가 대단히 낯이 익다. 한국당에게서 낯설지 않은 향기가 난다.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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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12.05 16:22 신고

    혈압 올라 갑니다
    공범자도 함께 교도소로 보내야 합니다

  2.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12.05 22:15 신고

    아마 홍준표와 오세훈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던걸요?

    준표씨께서 왕창 X을 싸주셔야.......^^
    그런데 장기적으로는 쓰레기는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3.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8.12.06 05:50 신고

    언근 슬쩍............ㅎㅎ



  4.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12.06 07:37 신고

    도로 새눌입니다.ㅉㅉ
    그나저나 민주 당이 잘해야 하는데..

  5. Favicon of https://stbnjsd.tistory.com BlogIcon 북두협객 2018.12.07 07:28 신고

    문정권이 죽쓰니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새누리당

  6. 문재앙 2018.12.18 17:23

    솔직히 문재앙보단 자한당이 차라리 낫지않나요?

    • 닥쳐 2018.12.27 18:23

      그래요~닥쳐요

  7. 임유빈 2019.01.29 17:51

    나라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정당하게 겨루고 의논 재시하고 논쟁하랬더니 다른당 비방하고 헐떧고 싸움질하고 욕하고 새누리당 진저리가난다.

  8. ㅇㅇ 2019.09.24 11:59

    그래서 민주당은 지금 나라를 말아먹고있나요? ㅎㅎ

"오늘 이 사태에 대해서 누구를 탓하기보다 각자가 자기 성찰부터 하는 반성의 시간이 돼야 한다. 새로운 보수정당의 재건을 위해서 저부터 내려놓고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분열된 보수 통합을 위해, 새로운 보수당 재건을 위해 바닥부터 헌신하도록 하겠다. 한국당은 새로운 가치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몰락했다. 이제 처절한 자기반성과 자기희생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지난 6월 15일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오는 2020년 21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날, 유난히 '자기 성찰'과 '반성'을 강조했던 김 의원의 자숙 시간이 끝나기라도 한 모양이다. 한동안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그가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바닥부터 헌신하겠다"고 다짐한지 두달여 만이다. 

앞서 23일 '벼랑 끝에 몰리는 자영업자·서민과 서민금융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김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길 잃은 보수정치, 공화주의에 주목한다'는 주제의 세미나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공화주의'를 망각한 채 독선의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맹렬히 성토했다. 

나흘 사이, 두 번의 세미나를 통해 존재감을 한껏 드러낸 김 의원의 행보가 본격적인 정치 재개의 서막을 의미하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주목할 것은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갖던 김 의원이 꺼내든 '카드'다. 그는 23일에는 소득주도 성장을, 27일에는 '공화주의'를 꺼내들며 문재인 정부를 맹폭했다. 주제는 달라도 그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이것으로 분명해 보인다. 역시나, '기-승-전-문재인 정부 비판'이다. 


ⓒ 오마이뉴스


최저임금 인상과 일자리 창출 논란, 건강보험료 인상 논란, 누진세 논란, 탈원전 논쟁 등 집권 2년 차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과 국정 운영에 조금씩 의문부호가 붙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70~80%에 이르던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소득주도 성장 기조를 앞세워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는 아직까지 미비한 실정이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 재계, 보수언론 등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각종 논란은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당황한 청와대가 소득주도 성장의 속도조절 가능성을 내비치자 진보진영의 비판도 속출하고 있다. '일자리 정부'라는 말이 무색하게 고용지표는 나아지지 않고 있고, 정책 운용을 둘러싼 청와대 내부의 혼선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는 형국이다. 

경제 성장과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상 소득주도 성장은 안팎의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김 의원이 작심하고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배경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김 의원에게 과연 비판자로서의 '자격'이 오롯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왜 그럴까? 

낙수효과를 강조했던 '이명박근혜' 보수정부가 지난 9년 동안 부자감세와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대기업 우선 정책을 펴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결과 고용환경이 악화되고, 나쁜 일자리와 청년실업, 사회적 양극화 등이 심화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현 한국당) 대표를 역임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가하는 대기업 우선 정책을 주도했던 집권여당의 실세 정치인이었던 셈이다. 그런 면에서 보수정부 9년 동안 각종 경제·사회적 부작용을 양산시킨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김 의원이 이제 갓 1년이 지났을 뿐인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거세게 비판하는 것은 자가당착에 가깝다. 

문재인 정부의 독선적 국정 운영을 지적하며 '공화주의'를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27일 세미나에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두 기둥으로 삼고 있다. 민주주의가 중요한 가치인 것은 분명하지만 민주주의를 강조하다 보니 공화주의를 소홀히 다뤘다"며 "문재인 정부가 공화주의 정신을 망각한 채 논란이 많은 정책을 독단적으로 강행하면서 총체적 민생 난국을 초래했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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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적반하장이요, 소가 웃을 일이다. 대한민국 헌법 1조(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가 짓뭉개지는 동안 이를 묵인·방조해 왔던, 그래서 시민으로부터 정치적 탄핵을 받았던 한국당 소속 의원이 입에 담을 소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주권재민을 핵심원리로 삼고 있는 민주주의, 정의와 공공성을 강조하는 공화주의를 망가트려온 당사자들이 할 얘기가 도저히 아니기 때문이다. 

공화국(republic)의 어원은 라틴어 '레스 퍼블리카'(res publica)에서 파생됐다. 이 단어에는 '공공의 것'이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공화주의가 추구하는 최고의 덕목이 '공공성'임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명박근혜' 보수정부에서 특히 취약했다고 평가받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공공성'이다. 

이와 관련 보수의 책사로 통하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그의 저서 '대통령의 자격'에서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서 가장 아쉬운 것이 "공공성의 결여"라고 꼬집은 바 있다. 윤 전 장관은 2012년 대선 직후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도 박근혜 당선자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공화주의의 핵심적 가치들인 '정의'와 '공공성' 등이 '이명박근혜' 보수정부 시절 크게 후퇴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김 의원의 주장이 시민들의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 지난 9년 동안 대기업 우선 정책을 고수하며 대한민국의 경제 상황을 악화시키고, 시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독단적 국정운영으로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판받는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과 독선을 지적하고 있으니 어찌 아니 그럴 텐가. 
 
총칼로 시민을 무자비하게 진압했던 전두환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상황을 비판한다면 어떤 반응이 터져나올까. 아무리 좋은 소리도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전혀 다르게 소급된다. 바로 김 의원의 경우처럼 말이다.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성토한 김 의원이 비판받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비판 그 자체보다 비판의 '자격'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 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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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08.28 10:17 신고

    바닥까지 내몰린 자영업자..서민들은 자기네들이 만든 결과잖아요.
    남 말하듯 하는 버릇은 고쳐지지 않습니다 진정한 반성을 당을 해체하고 정계에서 손을 떼는 일입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08.28 12:30 신고

    작금의 상황은 언론 문제가 크지 않을수 없습니다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 언론들 ..휘둘리지 말아야겠습니다

  3.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8.08.28 13:13 신고

    주제 파악이 안 되나 보네요. ㅠ.ㅠ

    많이 시원해졌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4.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08.28 21:40 신고

    그냥 어떻게든 존재감을 보이려고 애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이런 퇴물은 정계에서 퇴출되야 합니다.

    그 한 마디, 하나의 행동이 전혀 공감받을 수도 없고
    한심할 지경입니다~ 아주 깊은 한심함~

  5. Favicon of https://stbnjsd.tistory.com BlogIcon 북두협객 2018.08.29 07:35 신고

    김무성 오랜만이네요. 김무성의 업적을 뒤돌아 보면 한게 아무것도 없지요

ⓒ 연합뉴스


2014년의 일이다. 10월 16일 정국이 한바탕 크게 요동쳤다. 중국을 방문중이던 김무성 의원(당시 새누리당 대표)이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의 봇물이 터지게 될 것"이라며 개헌 논의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당시 김 의원은 구체적으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해 정국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김 의원이 불을 붙인 개헌 논의는 오래가지 못했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거세게 반발하며 논란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자 김 의원이 하루 만에 사과하며 꼬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그는 "대통령께서 이태리에 계시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죄송하다"며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는 우리 당에서는 개헌 논의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김 의원의 발언이 나오기 열흘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경제 블랙홀을 유발시킬 수 있다"며 개헌 선긋기에 나선 바 있다. 당시 김 의원으로서는 '현재권력'인 대통령과 맞서는 구도가 영 껄끄러웠을 것이다. 개헌 발언의 속내야 어찌됐든, 김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모양새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당시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 1위를  질주하던 김 의원이 '무쫄'(김무성 쫄병)이라는 비아냥을 감수하면서까지 서둘러 고개를 숙인 이유일 터다.

'개헌'이란 이런 것이다. '미래권력'조차 '현재권력'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복잡미묘한 정치적 난제가 바로 개헌이다. 개헌 논의가 국민의 기본권, 지방분권 등이 아닌 권력구조 개편에 방점이 찍혀있다 보니 정치권의 당리당략과 이해타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탓이다. 그런 이유로 개헌은 여야 공히 그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번번히 정치논리에 가로막히며 원점으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후보 시절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역대 대통령들이 섯불리 개헌 논의에 나서지 못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임기초 개헌 논의는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을 급속히 약화시키는 빌미가 될 수 있다. 레임덕을 초래하는 임기말 개헌 논의 역시 부담스럽다. 대통령이 개헌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건, 그래서 권력누수를 차단하기 위한 '본능'에 가깝다. 박 전 대통령의 '4년 중임제' 개헌 공약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년 연임 정·부통령제' 개헌 공약이 무위에 그친 것도 그와 무관치 않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아주 특이한 케이스다. 집권한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개헌 논의에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던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과는 달리 개헌 공약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있는 중이다. 이는 보수정권은 물론이고 임기를 1년 앞두고 '원포인트 개헌'을 전격 제안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와 비교해도 커다란 차이가 있다.

문 대통령의 의지는 취임 직후부터 발현되기 시작한다. 지난해 5월 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에서 개헌 의지를 피력한 데 이어, 지난 1월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는 국회 주도로 개헌을 추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정부가 독자적으로 개헌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국회 주도로 개헌안을 발의하도록 압박하는 한편 역대 대통령들이 하지 못한, 혹은 안 한 개헌 의지를 적극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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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발언이 '공치사'가 아니라는 사실은 5일 관계부처에 개헌안을 준비하도록 지시한 것만 보더라도 명확해진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각 당이 개헌 의지를 밝히며 당론을 모으고 여야가 합의를 시작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아직도 원칙과 방향만 있고 구체적 진전이 없어 안타깝다"면서 정책기획위원회에 국회와 협의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개헌안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헌법 개정안이 개헌안 공고(20일), 국회 의결(60일 이내), 의결 후 30일 이내 국민투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월 말까지는 국회에서 개헌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여야는 최근까지도 개헌안에 담을 내용을 두고 격렬히 맞서며 대치 중에 있다. 문 대통령이 정부 차원의 개헌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은 이같은 현실을 감안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국회에 맡긴 채 손 놓고 있다가는 '지방선거-개헌투표'가 물건너 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이고,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맹비난했고,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대통령은 '개헌 운전석'마저 탐내기보다 국회 존중을 앞세우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역시 이행자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개헌안 시사는 독선과 오만일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문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개헌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개헌 발의는 헌법이 보장하는 대통령의 권한이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진영 논리에 빠져 개헌 논의를 사실상 방치해왔다는 비판도 가열차다. 실제 국회는 개헌특위를 꾸려놓고도 지난 1년 동안 공전에 공전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말 가까스로 특위 연장에 합의했지만 여야의 개헌안 도출은 여전히 난망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는 원인을 국회가 제공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더욱이 개헌은 지난 대선 당시 대선 후보들의 공통된 공약이었다. 심지어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지방선거-개헌투표' 공약을 내세우기까지 했다.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던 3월 15일에는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의 원내대표가 회동을 갖고 '대선 당일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전격 합의를 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세론에 맞서기 위해 '반문연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혼자 개헌을 반대하고 있다'며 맹공을 펼친 것도 그들이었다.

그러나 개헌에 소극적이라며 문 대통령을 거세게 몰아붙였던 보수야당은 이제 그와는 정반대의 주장을 펴고 있다.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개헌의 당위를 역설했던 그들이, 자신들의 공약이기도 했던 '지방선거-개헌투표' 약속을 지키려는 대통령을 향해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 '의회에 대한 도전', '대통령의 과욕', '독선과 오만' 등의 수사를 동원해 총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개헌 전도사'라도 되는 양 목소리를 높이던 때와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1년 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본질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인다. 당시 보수야당이 '문재인 대세론'을 깨트리기 위해 한목소리로 개헌을 부르짖었다면, 지금은 다분히 문재인 정부를 흔들기 위해 개헌을 반대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개헌을 둘러싼 논쟁의 이면에 보수야당의 뿌리깊은 '반 문재인' 정서가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다. 

30년 묵은 헌법 개정을 둘러싸고 현재 정치권에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개헌에 소극적이던 과거 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는 헌법개정에 적극적이다. 임기 초임을 감안하면 지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어쩌면 이보다 더 기이한 것은 따로 있는지도 모른다. 민의를 대변하는 공당이 자신들의 공약과는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설명이나 사과조차 없다. 선거 전이냐 후냐에 따라 당론이 180도 달라지는 이율배반을 부끄러하기는커녕 외려 대선 공약을 이행하려는 대통령을 맹렬히 성토하고 있다. 대한민국 의회의 현주소를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한심하고 부끄러운 정치의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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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02.06 09:34 신고

    철면피 들에,내로남불,후안무치
    완전 개 ♪♪♩♬입니다 ㅋ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8.02.06 11:01 신고

    정말 이해 안되는 분들입니다.ㅠ.ㅠ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02.06 11:29 신고

    정치인들의 시각 참 문젭니다.
    정치가 마치 정치인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하는 이런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은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걸러내야 겠습니다.

  4. 문재앙 2018.02.26 06:42

    문재앙의 공산화 추진은 천벌을 받을것이다

  5. 낭만 2018.05.24 20:38

    이글이 네이버 메인기사로 뜨면 좋겠네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가리켜 흔히들 '무대'라 부른다. 그가 '무대'로 불리게 된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수호지>에 등장하는 인물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무대뽀'같은 거침없는 성격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고, '무성대장'을 줄여 부르는 것이라는 설도 있다. 어쨌든, 그 이유가 무엇이든 참 그럴듯한 별칭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무대(舞臺)' 위에서 더 진가가 드러나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숨고르기를 하고 있던 김 전 대표가 다시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국민생투어를 통해서다. 그는 지난 4일 오전 전남 여수의 한 수협 공판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갈등을 해소해야 할 정치인들이 갈등을 현장에서 더 조장하고 있는 점에서 우리 다 죽일놈이다"라고 말했다. 대중 선동에 능한 정치인은 무대 위에서 빛을 발한다. 김 전 대표의 경우가 바로 그에 해당한다.

모두가 '죽일놈'이라는 그의 말과는 다르게 그의 발언은 어디까지나 야당을 겨냥하고 있다. 야당의원들의 성주 방문을 비판하고 있는 이 문제의 발언에 사드 배치를 일방적으로 결정한 대통령과 당리당략에 빠져 본질을 비틀고 있는 집권여당의 자리는 없다. 그러므로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죽일놈'들은 기실 '모두'가 아니라 정부 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야당 의원들이다.



ⓒ 세계일보



이날 김 전 대표는 사드 배치의 당위를 설명하려 부단히도 애를 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 차용한 것들의 대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다. 이제 왜곡과 기만, 거짓을 바탕으로 대중을 선동하고, 이를 통해 정치적 이득을 극대화하는 것이 김 전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 버린 모양이다

"전자파 괴담은 북한 사이버부대에서 만들어서 퍼트린 것, 북한이 핵폭탄을 개발했는데 미사일에 핵폭탄을 장착해서 쏘면 우리나라와 일본에 떨어진다, 사드 미사일 쏘기가 가장 좋은 지역이 성주다, 사드는 가까이 가도 전자파가 안 나온다"

이는 이날 김 전 대표의 입을 통해 만들어진 거짓 선동의 일부들이다. 그런데 사실관계에 있어 모두 치명적인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 전자파 괴담과 북한과의 연계성은 입증할 근거도 자료도 없는 억지에 불과하고, 고고도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시키는 사드 시스템으로 한반도로 향하는 북한의 핵무기를 요격시킨다는 설정은 지정학적 여건상 전혀 앞 뒤 말이 맞지 않는다.

성주가 최적의 장소라는 주장 역시 2500만 인구와 국가기간산업이 밀집해 있는 수도권 방어에는 사드가 무용지물이라는 점에서 완전히 무력해지며, 전자파 문제 역시 전문가들조차 안전성을 확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김 전 대표는 황당하게도 어느 하나 확실하지 않은 내용들을 앞세워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을 '죽일놈'이라 재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모습은 김 전 대표의 성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그는 비록 대중 선동에는 능할지 모르나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좀처럼 책임을 지지 않는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대선의 복선이었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사건, 무수한 대선 공약 파기, 정치생명을 걸었던 100% 상향식 공천제 좌초 등 자신이 직접 관여되어 있는 굵직굵직한 사안들에 대해 단 한번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 대신 잘못된 사실과 사례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국민을 선동하고 기만하는 대단히 무책임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 오마이뉴스



사드 배치와 관련된 이번 발언 역시 마찬가지다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갈등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만 한다첨예한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사드 논쟁의 중심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를 뿐만 아니라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다. 그의 주장에는 갈등을 촉발시킨 원인이 철저하게 은폐되어 있고, 오직 대중의 증오를 자극해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얄팍한 기만술이 엿보이고 있을 뿐이다


수많은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득불 사드를 도입하겠다는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김 전 대표 모두 갈등과 혼란 자체에만 함몰되어 있다. 그들은 국민들이, 성주지역민들이, 야당이 왜 사드 배치를 문제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 자체가 아예 없다. 눈이 있으되 보지 않고, 귀가 있으되 듣지 않는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사안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정형화된 패턴이다. 정부와 국민 사이의 괴리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갈등의 중재자, 해소자가 되어야 할 정치인이 갈등의 유발자가 되고 있다는 김 전 대표의 인식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표피를 덜어내는 순간 그의 주장은 대단히 정략적이며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가 의도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면서 국민을 호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사실을 바탕으로 한 정치인의 국민 선동만큼 위험천만한 것이 또 없다. 지금은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국익을 위한 지혜를 한데 모아야 할 시점이다. (그의 말대로) 진짜 '죽일놈'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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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08.05 09:10 신고

    휴가는 잘 다녀 오셨는지요?

    선동 정치를 제일로 잘하지 않나 싶습니다.요즘 정치인중에서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08.06 13:24

    휴가는 무사히 갔다오셨는지요? 잘 읽고 갑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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