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구체적이고 통렬한 반성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은 전부 두루뭉술하고 다 추상적이다. 혁신위원장이라는 분이 태극기세력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시대착오적인 사람이 지금 혁신안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그냥 태극기당이라 생각한다. 현재 의석수는 태극기당이 되기 전에 만들어진 의석이었고 그 후엔 계속 태극기당으로 움직여 왔다. 결국 옛날에 충청도를 기반으로 한 자민련처럼 '영남 자민련'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정두언 전 의원은 지난 4일 한국당의 혁신안을 '퇴보안'이라 비판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특유의 시니컬한 말투로 한국당의 혁신안을 맹비난한 것이다. 한마디로 무늬만 혁신이지 내용은 전혀 없는, 전형적인 '눈 가리고 아웅'하는 쇼라는 거다. 그러면서 정두언 전 의원은 '혁신안에 어떤 내용이 담겼어야 했나'는 사회자의 질문에 "친박이라는 유치찬란했던 세력들을 청산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을 그대로 두고 어떻게 변화가 되겠나"라고 성토했다. 혁신의 성패가 '인적 청산'에 달려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옳은 지적이다. 문제의 원인을 도려내지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사달이 난다. 살이 썩어 들어가는데 반창고 하나 붙이는 것으로 건강해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 한국당을 오늘에 이르게 만든 주역들이 버젓이 제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전과 달라진 것을 전혀 체감할 수 없는 현실에서 혁신이니 개혁이니 읊어대는 것은 코미디나 다름 없다. 한국당이 회생할 수 있으려면 뼈를 깎는 혁신작업을 통해 당내에 만연해 있는 구태와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 그래야 당이 산다.

24일 오후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는 한국당의 제2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가 열렸다. 9월 정기국회에 앞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당의 진로와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 그러나 이 자리에서 당의 혁신과 관련해 인적 청산에 대한 이야기는 일체 언급되지 않았다. 논란을 빚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 역시 거론되지 않았다.

애초 이번 연석회의에서는 당 혁신과 관련해 치열한 난상 토론과 그에 따른 당내 갈등이 분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특히 지난 16일 홍준표 대표가 대구 토크 콘서트에서 언급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문제가 거론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이날 연석회의 도중 이 문제를 입에 담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다. 다만 홍준표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3심까지 판결 확정까지 기다리자는 말은 다 망하고 난 뒤에 하자는 것으로, 같이 망하지는 말과 똑같다"며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재차 언급했을 뿐이다.

혁신작업의 알파요 오메가인 인적 청산 역시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관심을 모았던 류석춘 혁신의원장의 혁신위 진행 경과 보고에서도 인적 청산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대신 야당으로 전락한 당의 궁색한 처지을 한탄하는가 하면, 문재인 정부 100일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전략을 세우는데 주력했다. 난마처럼 얽혀 있는 내부적 문제는 놔둔 채 외부로 화살을 돌리겠다는 취지다. 적극적이고 강도높은 대여 공세를 통해 꽉 막힌 출구를 터보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그동안 숱하게 봐왔던 한국당의 전형적인 위기 탈출 방법이다.


ⓒ 오마이뉴스


(신한국당 시절 포함) 그동안 한국당은 여러차례 '폭' 망할 위기가 있었다. IMF 사태, 차떼기 사건, 총풍 사건,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 국정원 댓글 사건, 국정농단 사태, 박 전 대통령 탄핵 등 굵직굵직한 사건·사고들로 당이 풍비박산날 위기에 직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그들은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하며 거듭 '혁신'을 내세웠다. 내부 갈등은 '화합' 프레임으로 봉합시켰다. 그리곤 보란듯이 다시 일어났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제나 다시 제자리였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반성은 하되 책임은 없고, 혁신을 외치되 행동이 결여돼 있었기 때문이다. 반성은 책임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한국당은 책임에 대단히 인색했다. 국정농단 사태와 박 전 대통령 탄핵의 공동정범으로 지목받는 '친박계' 의원 중 그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들은 당내의 주요직책을 맡고 있거나 여전히 실세다. 심지어 한국당 내에는 대선 참패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외려 대선 후보로서 패배의 무한 책임을 져야 할 인사를 당 대표로 선출하는 황당한 상황을 연출했다. 이는 그만큼 한국당 내에 인물이 없다는 뜻이며, 무책임한 정당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혁신을 한다면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정치보복이라 규정하고, 태극기집회를 '대한민국의 법체계를 수호하는 의병활동'이라 주장하는 극우인사를 혁신위원장에 임명한 것도 넌센스다. 혁신이란 과거의 묵은 관습이나 관행, 방법 등을 완전히 바꿔서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국당의 혁신 작업을 책임지고 진두지휘해야 할 혁신위원장부터가 지극히 편향된 인식을 가진 인사가 임명됐다. 그 결과 시대흐름은 물론이고 보수의 가치와도 동떨어진, 정두언 전 의원의 표현을 빌자면 태극기당에나 어울릴 법한 시대착오적인 인사가 당내 혁신을 외치고 있는 촌극이 벌어진다.

당이 풍전등화에 내몰린 상황에서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당을 근본부터 바꾸려는 치열한 고민도, 내부 투쟁도 엿보이지 않는다. 혁신 작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적 청산 움직임도 전무하다. 당의 혁신을 책임져야 할 혁신위원장은 당내부에서조차 비판받는 극우 인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당의 혁신 작업에 대해 '모양은 혁신, 내용은 적폐'라는 쓴소리가 터져나온다. 반면 정부여당을 거세게 비판하고 그들의 실정에 반사이득을 챙기려는 기회주의적 행태는 점점 더 극심해지고 있다. 신물이 나도록 봐왔던 그 모습 그대로다.


좀처럼 변화하지 않는 한국당에게서 진화를 거부한 원시생물의 모습이 겹친다. 우월한 유전자를 지니고 있었던 원시생물처럼 어쩌면 한국당은 '지역주의'와 '매커시즘'이라는 우월적 환경에 기댄 채 지난 수십년 간을 호령해온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대를 막론하고 동시대인의 치열한 사유와 고민이 담긴 '시대정신'이라는 것도 있다. 정치도 그에 맞게 바뀌고 변화해야 한다. 정치의 본령은 정치인 개인의 '사익 추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증진시키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철옹성 같던 지역주의도, 전가의 보도였던 매카시즘도 시대정신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지난 겨울 광장에서 표출된 1700만 촛불민심이 그 증거일 터다. 사회를 짓누르던 모순과 부조리, 적폐의 사슬을 끊으라는 것이 작금의 시대정신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국당은 자신들이 처해있는 엄혹한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시대정신에 역행해서는 절대로 한국당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영남 자민련'이 아니라 그보다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한국당에게 변화와 혁신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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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8.25 09:48 신고

    한국당이 존재하는 한 대한민국에 민주주의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해체가 답입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08.26 09:23 신고

    어제 친구와 다툼을 할뻔 햇습니다
    아직 이 지역은 골수 보수가 많은 모양입니다

  3. Favicon of https://sophist.entinfo.net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7.08.26 16:40 신고

    진짜 해체했으면 좋겠네요... 쓸모없는 정당

  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8.26 17:15 신고

    안타깝습니다. 에고...ㅠ.ㅠ

  5.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08.27 21:52 신고

    자한당 해체를 꼭 보고 싶습니다.
    저런 꼴보수가 진짜 보수를 망치고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내용 중 새누리당이 문제삼고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2007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참여정부의 입장이 기권으로 결정되기까지의 절차와 과정이고, 둘째는 북한에 기권 결정을 통보한 시점이다. 여기에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역할과 책임도 집중 추궁 대상이다.

새누리당은 참여정부가 인권 문제를 다루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을 표명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인권 문제를 중요한 인류보편적 가치라고 주장해 온 진보진영이 정작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기권했다는 사실이 말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것이 참여정부와 문 전 대표의 친북 성향 때문이라고 규정한다. 새누리당의 주장은 타당한 것일?

유엔은 2004년부터 해마다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다. 2004(불참)을 제외하고 참여정부는 매해 표결에 참석해 기권(2005),  찬성(2006), 기권(2007) 의사를 표명했다. 매해 다른 의견을 냈다는 것은 당시의 남북 상황에 따라 국가적 이익의 관점에서 유연하게 정책 결정이 이루어졌다는 방증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2007년 역시 남북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다양한 분야에서 당국자간 남북 대화가 진행되고 있었고, 이것이 기권을 결정하게 된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당시의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를 색깔론으로만 몰아가고 있다.

기권이 결정되기까지의 절차와 과정도 살펴보자. 당시 청와대는 세 차례(2007 11 15일 청와대 정책조정회의, 11 16일 노무현 전 대통령 주재 관저회의, 11 18일 청와대 서별관회의)에 걸쳐 관련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실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18일 회의가 정식 안보조정회의가 아니라 송 전 장관을 설득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술회했다.

당시 결정에 참여한 대다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 보면 16일 노 전 대통령이 주재한 관저회의에서 표결에 의해 기권이 결정되었고, 송 전 장관과의 이견 조율을 위해 18일 한 차례 더 회의가 열렸던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만복 전 국정원장,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 김경수 전 청와대 연설기획 비서관, 백 전 실장 등의 진술이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북한에 통보한 시점 역시 논란이다. 그런데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 가운데 북한에 물어보고 기권을 결정했다고 주장하는 인사는 송 전 장관 한 사람 뿐이다. 나머지 관계자들은 모두 기권 결정이 내려진 뒤에 통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통보 시점에 대한 관련자 진술이 '결정 후 통보'로 일치하자 북한에 통보한 것 자체가 '주권포기'라며 말을 바꿨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주장은 남북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과 전달이 정부 차원의 통상적인 행위였다는 점에 비춰 자가당착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문제삼는다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된 모든 비공식적인 남북 접촉 역시 '내통'이며, '주권포기' 행위가 되고 만다.


문 전 대표를 향한 새누리당의 공세 역시 잘못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백 전 실장이 논란이 되고 있는 18일 회의를 소집한 주체는 문 전 대표가 아니라 자신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은 주무기관인 외교장관이 그토록 찬성하자고 하니 비서실장이 다시 회의를 열어 의논해보라고 지시했다"는 송 전 장관의 회의록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새누리당의 주장이 억지라는 뜻이다.

ⓒ 오마이뉴스


당시 상황과 관계자 진술 등을 종합해보면 새누리당이 송 전 장관의 불확실한 기억에 기대어 참여정부와 문 전 대표에게 색깔론의 멍에를 씌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우병우 민정수석, 최순실·차은택· 정유라,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등으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코너에 몰리자 새누리당이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을 기화로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당면한 문제는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가 대단히 조악하고 군색하다는 점이다.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쓰여진 회고록에 의지해 공세를 펴는 까닭에 곳곳에서 빈틈이 드러나고 있는 탓이다. 회고록의 불확실한 내용 자체는 말할 것도 없고 과거 정권 차원에서 북측과 
비밀 접촉을 벌여왔던 것이 오히려 역공의 빌미가 되고 있다.


박정희 정권이 유신을 선포하기 이전에 관련 내용을 두 차례나 북측에 사전 통보했다는 사실이 부각되는가 하면, 9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안기부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위해 북측에 총격을 요청한 사실도 재조명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참에 지난 2002년 방북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하면서 나누었던 대화 내용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과거 다양한 방식으로 북한과 비밀 접촉을 시도해왔던 새누리당에게 이 역공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를 눈치 챈 영민한 시민들이 새누리당을 향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새누리당의 논리대로라면 북한에게 유신 사실을 미리 통보해 준 박정희 전 대통령, 판문점에서 무력 시위를 해달라고 대놓고 요청한 안기부, 북측과 여러차례 비공식 접촉을 해왔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그를 찬양한 박근혜 대통령이야말로 반국가단체인 북한과 '내통'한 중죄인들에 해당되는 것 아니냐고.

통렬하다. 정치의 금도를 어기고 근거 없는 색깔론을 막가파식으로 퍼트리고 있는 새누리당을 향한 시민들의 유쾌한 반격이 시작됐다. 듣기에 좋은 칭찬도 한 두번이라 하지 않던가.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구시대의 낡은 구태정치를 시민들이 분별하지 못 할 리가 없다. 제 발등 찍는 줄도 모르고 철 지난 색깔론을 또 다시 꺼내든 새누리당의 무모함이 부른 당연한 결말이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이제는 새누리당이 시민들의 질문에 답을 내놓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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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10.19 14:34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하아... 그리고... 글 정말 알기 쉽게 잘쓰시네요.... 부럽습니다 ㅜㅜ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10.19 14:57 신고

    색깔이나 종북으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겁주는 정부입니다.
    북한이 굶주린다면서 맨날 도발을 입에 달고 삽니다.

ⓒ 오마이뉴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을 둘러싼 파열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우병우 민정수석과 최순실씨,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등으로 코너에 몰려있던 새누리당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는 탓이다. 새누리당은 특히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사실상 북한과 내통을 했다"는 원색적인 표현을 마다하지 않았고, 이장우 최고의원은 문 전 대표의 공개 사과와 함께 정계은퇴까지 거론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은 송 전 장관의 회고록을 반격의 카드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전 통일부 장관이었던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김만복 전 국정원장을 비롯해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참여정부의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였던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등이 논란이 된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그러나 송 전 장관의 회고록은 김장수 현 주중대사 마저 반박하고 있을 정도로 불확실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들어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했던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다참여정부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그는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 중 자신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기술한 것에 대해 자신은 찬성 의견을 피력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 주중대사의 주장은 참여정부 인사들의 일관된 입장과 함께 송 전 장관의 회고록이 부정확하게 기술되었다는 또 다른 방증이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참여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대해 북한에 사전 의견을 물은 뒤 기권했다고 기술한 회고록의 내용을 문제삼고 더불어민주당과 문 전 대표에게 맹공을 가하고 있다. "북한과의 내통", "종북이 아닌 종복", "정계은퇴", "김정일 부자의 아바타" 등 살벌하고 극단적인 수사를 동원하고 있는 것만 봐도 새누리당이 얼마나 이 문제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이 모습은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사생결단으로 물고 늘어졌던 'NLL 논란'의 데쟈뷰다. 논란이 촉발된 배경과 의도에서부터 진행 과정에 이르기까지 이 둘은 닮아도 너무 닮아 있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수사를 동원해 사실관계를 날조·왜곡하고, 아니면 말고 식의 무차별 폭로전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도모하려 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 오마이뉴스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NLL을 포기하겠다"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며 문재인 후보를 공격했다. 새빨간 거짓말로 밝혀진 이 희대의 날조극에는 당시 새누리당의 정문헌, 김무성, 서상기 의원과 권영세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그리고 박근혜 후보가 가세했다. 그들은 연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며 대선 정국을 이념대결과 색깔론으로 분칠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인식 논란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여기에 새누리당이 관계된 불법선거운동 의혹인 '십알단 사건'과 국정원 여직원의 불법댓글 사건 등의 악재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끝까지 NLL 이슈를 부각시키기에 골몰했다. 색깔론은 국면을 뒤흔들 전가의 보도요, 지니의 램프였기 때문이었다. 이후 흐름은 모두가 아는 대로다. 심각한 과정의 문제가 있었지만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NLL 논란'은 대선 이후에도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대선 이후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의 증거들이 드러나며,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 여론이 빗발치자 새누리당은 또 다시 'NLL 논란'을 꺼내들며 맞불을 놓았다. 이번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폐기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초 폐기' 논란까지 곁들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과 '사초 폐기' 지시 주장은 모두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결과적으로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은 있지도 않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과 '사초 폐기' 논란을 대선과 대선 이후 정국 타개용으로 철저하게 악용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당시 거짓과 조작, 저열한 정치공세를 남발했던 이들 중 아직까지 사과를 하거나 잘못을 시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을 문제삼고 이를 정치쟁점화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행태는 그 당시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정부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견해와 입장 차이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를 조정하고 조율하는 동안 부처간 당사자간 갈등과 이견이 생길 수도 있다. 최고권력자의 말 한마디에 따라 국가 정책이 좌지우지되는 전체주의 국가가 아닌 이상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의사 결정의 한 부분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통상적인 정책 결정 과정조차 새누리당을 거치면 '국기문란'으로, '주권포기'로 날조되고 왜곡되어 버리고 만다.


새누리당이 다시 색깔론을 꺼내든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병우 민정수석 논란, 최순실·정유라·차은택 의혹,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등이 연달아 터지자 이를 무마시키기 위한 무엇인가가 필요했을 터다.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참여정부가 북한의 입장을 물은 뒤 기권을 했다는 취지로 기술한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은 이를 위한 회심의 카드였을 것이다. 색깔론이야말로 새누리당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국면 전환의 상수 중의 상수가 아닌가.


1950년대 초반 미국의 상원의원이었던 조세프 매카시가 "미 국무부 내에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고 폭로한 이후 미국 사회에 광풍처럼 몰아닥쳤던 매카시즘은 그러나 50년대 중반 매카시의 주장이 허무맹랑한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소멸의 길을 걸었다. 미국에서 매카시즘이 극성을 부리던 시기는 기껏해야 3~4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반세기도 훨씬 전에 사라진 냉전시대의 유물이 이 나라에서는 아직도 맹위를 떨친다.


아찔하고 섬뜩하다. 대한민국 정치의 비정상성과 저열함을 설명하는 데 있어 이보다 더 적절한 것이 또 있을까. 달리 이 나라가 남북으로 쪼개진 채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것이 아니다.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을 색깔론과 접목시키는 새누리당의 관성 속에는 간과해서는 안되는 사실 하나가 스며 있다. 새누리당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색깔론이 분단체제의 부스러기를 먹고 자란다는 점이다. 사상을 강요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일을 애국이라 착각하는 정당과 정치인이 권력을 잡고 있는 한 이 나라는 50년 뒤에도, 100년 뒤에도 여전히 분단국가로 남아 있을 것이다. 평화적인 남북 통일을 염원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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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10.18 09:33 신고

    옳다구나 하고 하이에나 처럼 달려 드는군요
    #그런데 최순실은?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10.18 09:45 신고

    분단이 필요한 세력들이 집권하는 한 통일은 꿈릴뿐입니다.
    국민을 협박해 군수마피아들에게 혈세를 퍼주는 죽일놈들입니다.

  3.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6.10.18 15:18 신고

    색깔론...언제까지 우려먹을지...쩝...ㅠ.ㅠ

  4. Favicon of http://440099 BlogIcon 정호연 2016.10.19 10:05

    문재인씨는 억울하면 송민순씨 고발 하세요
    고발당할 각오 되 있답니다
    고소 고발전문당인 야당이 고발 못하면 국민들은 송씨 말을 다 믿습니다

    송민순씨는 친노핵심인사 입니다
    친노가 폭로한일을 새누리한테 덧쒸우는 물타기 국민들 눈에 다 보입니다

지난 1일 주요 언론은 북한이 해주와 연안, 금강, 평강 등 4곳에서 GPS(인공위성 위치정보) 교란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앞다투어 보도했다. 북한이 해당 지역과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GPS 교란 행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정부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해 대책마련에 들어가는 한편 북한을 향해 도발을 죽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북한이 공격을 지속할 경우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역시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 익숙한 풍경이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는 명확하다. 남쪽으로부터 불어오는 훈풍이 봄이 머지 않았음을 알려주듯, 북한으로부터 전해지는 도발 소식은 선거가 가까와졌음을 알려준다. 훈풍이 봄의 전령이라면 북한의 도발은 선거의 전령이다.



ⓒ MBN


총선을 불과 12일 앞두고 벌어진 북한의 도발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도 북한발 변수가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북한의 도발에 주류 언론과 정치권이 대응하는 방식은 수십년 전 그 모습 그대로다. 뻔한 도발에 판에 박힌 대응이다. 저들의 모습이 식상한 이유다. 

그렇다고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세월이 흘러도 원형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저들과 달리 시민들은 이제  어지간한 북한의 도발에는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방독면을 구입하고 생필품을 사재기하며 불안에 떨던 시민들이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19세기 독일의 심리학자였던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망각 곡선(Forgetting curve)'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 가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이 남아있는 감소의 정도를 말하는 것으로, 기억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없을 때 정보가 손실되는 정도를 나타낸다. [각주:1]그의 가설은 북한의 도발에 동요하지 않는 시민들의 심리를 이해하기에 아주 효과적이다.

사람은 망각에 익숙한 동물이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북한의 도발은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난다. 한마디로 시민들이 망각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시간을 멀리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제네바 합의' 파기와 핵시설 재가동을 선언한 것을 시작으로 북한은 선거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도발을 일으키거나 각종 이슈를 양산해왔다.

그 결과 시민들은 북한의 도발에 아주 익숙해졌다. 두려워하거나 불안에 떠는 시민들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도발에 담긴 정치적 의미를 헤아릴 수 있는 이성적인 분별력까지 생겼다. 시민들의 차분한 대응을 안보불감증으로 볼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바뀌자 시민들의 의식도 그에 발맞춰 진화한 것이다.

반면 시민들의 달리 주류언론과 정치세력들은 여전히 과거의 의식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들은 북한의 도발을 선거와 연계시키고 그를 통해 정치적 이득을 도모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이는 그들이 시민의 불안과 공포를 유발시켜 체제 안정을 도모하는 매카시즘을 여전히 전가의 보도처럼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 SBS 뉴스 화면 갈무리



그러나 그들이 믿고 있는 매카시즘의 효용가치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북한의 도발에 'Cool'하게 반응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은 저들이 의도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일상을 영위하는 시민들과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신이 난 주류언론과 정치세력. 2016년의 대한민국은 이렇게 이질적인 두 부류가 서로 공존하고 살아간다.

물론 저들 중 누가 더 옳고 그른지는 개별 주체들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그러나 시민이라면 구시대적인 낡은 통념에 사로잡혀 있는 자들에게 새 시대를 열어갈 자격이 있는지 반드시 곱씹어 봐야 한다. 이는 민주주의와 시민권, 그리고 공동체의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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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키백과에서 인용 [본문으로]
  1.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6.04.02 09:29 신고

    극과 극은 통합니다.
    독재자는 독재자를 좋아합니다.
    북풍을 먹고 사는 사람은 남풍을 좋아합니다.

  2.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4.02 13:44 신고

    냄새가 나요. 늘 그래왔잖아요~

  3. Favicon of https://sophist.entinfo.net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6.04.02 18:11 신고

    언제나 그래왔던 거니까~ 저도 늘 cool하게 넘어가고 있어요~~

  4. 아 진짜;;; 북한놈들 자꾸 왜 ㅈㄹ 일까요?ㅠㅠ

  5. Favicon of https://coderlife.tistory.com BlogIcon 요원009 2016.04.04 12:46 신고

    쿨하게 넘어갈 일이 아니잖아요;;;

    GPS 방해 전파 때문에 어민들이 배를 못 띄웁니다.
    그분들에게도 쿨하게 넘기라고 말할 순 없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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