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재보선은 전국 단위의 선거가 아닌 탓에 총선이나 지방선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국민적 관심이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를 반영하듯 역대 재보선 투표율은 평균 30% 중반대를 유지해 왔다. 이번 재보선 역시 과거와 비슷한 투표율을 보일 것이란 견해가 우세했다. 특히 이번 재보선의 경우 휴가철과 겹치는 선거일정 상 투표율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사전투표가 끝난 후 이와 같은 예상은 수정이 불가피해 졌다. 투표율이 사전투표를 처음 도입한 지난해 4•24 재보선과 10•30 재보선의 6.93%와 5.45%보다 높은 7.98%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재보선의 투표율은 과거보다 높게 나타날 확률이 높아졌고,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여야의 정치적 속내도 복잡해졌다. 통상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이, 낮으면 여당이 유리한 것이 정설이고 보면 투표율이 이번 재보선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이번 재보선 지역 중 필자가 특히 눈여겨 보고 있는 지역은 서울 동작을이다. 새누리당의 나경원 후보와 정의당의 노회찬 후보가 격돌하는 동작을은 이번 재보선 최대의 격전지 중 하나다. 선거 초반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나경원 후보가 여유있게 앞서 가던 선거판세는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후보사퇴에 이은 야권연대로 크게 요동치고 있다. 기동민 후보의 사퇴직후 발표된 여론조사결과는 선거판세가 급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야권연대 이전 노회찬 후보와의 양자대결을 가상한 여론조사에서 10%가 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던 두 후보간의 격차는 야권연대 이후 나경원 42.7%, 노회찬 41.9%의 초박빙으로 집계되었다. 기동민 후보의 전격적인 사퇴가 만들어낸 -더 정확히는 노회찬 후보의 승부수가 만들어낸- 야권연대가 동작을의 표심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는 방증이다. 





느닷없는 야권연대로 선거승리를 낙관하던 나경원 후보측은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나경원 후보 측은 지지율 고공행진에 고무되어 네거티브 없는 조용한 선거운동을 해오던 터였다.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사람은 감추어져 있던 본성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야권연대로 선거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되자 새누리당과 나경원 후보 측이 유권자에게 익숙한 민낯을 슬그머니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선거 국면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고소•고발전이다. 나경원 후보측은 노회찬 후보측이 세월호 특별법 통과 서명을 가장한 불법•편법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노회찬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을 동작구선관위 및 검찰에 고발했다. 나경원 후보측은 정의당이 선거운동에 사용하고 있는 노란색과 세월호 관련 단체 회원들이 불법으로 노회찬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그들의 무사생환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노란리본의 색깔과 정의당이 지난 1월 선정한 공식 PI(Party Identity)속에서 정치공세의 접점을 발견해낸 저들의 상상력을 어떻게 이해해야할 지 그저 놀랍기만 하다. 저들의 주장대로라면 재보선이 끝나기 전까지 유권자들은 이제 노란 옷과 노란 우산, 노란 모자는 물론이고 노란 단무지도 먹어서는 안된다. 한심하다는 말조차 나오지 않는 대책없는 황당함이다. 





"야권 후보 야합으로 나경원 후보가 어렵습니다. 나경원 후보를 살려 주세요. 지역 일꾼 나경원을 살리면 동작이 살아납니다. 나경원이 살아야 정치투쟁만 일삼는 대한민국 정치를 바꿀 수 있습니다"


나경원 후보측은 지난 28일 대량의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야권후보의 연대가 야합인지는 모르겠으나 나경원 후보가 초조하고 불안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나경원 후보측은 이 문자를  어이없게도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에게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나경원 후보측이 문자를 대량 전송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촌극으로 깨끗하고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선거초반의 마음가짐은 사라지고 네거티브와 구걸에 가까운 읍소전으로 구태 선거풍토를 재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살려달라"는 나경원 후보의 문자는 유권자에게는 매우 낯익은 풍경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새누리당은 선거철마다 "살려달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대선자금 차떼기로 당이 존폐위기에 처해있을때 부터 시작해서 대선, 총선, 지방선거, 재보선 가릴 것 없이 선거 때만 되면 없던 눈물을 흘리고, 피켓을 들고, 문자를 보내며 "제발 한번만 살려달라"고 애원을 해왔다. 값싼 동정만큼 구질구질한 것도 없다. 저들은 유권자의 호의를 언제나 배은망덕으로 되갚았다. 





나경원 후보의 간절한 읍소와는 다르게 그녀는 지역일꾼이 아니다. (지역일꾼은 노동당의 김종철 후보가 유일하다) 또한 나경원을 살리면 동작을이 살아나고, 나경원이 살아야 정치투쟁만 일삼는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꿀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 둘이야말로 전혀 근거가 없는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 실체없는 색깔론과 이념 공세로 정치투쟁을 조장해 왔고, 정치권의 부정부패에 이름이 빠지지 않는 집권여당의 주요 정치인으로서 나경원 후보는 저렇게 말할 자격이 없다. 


언제나 그렇듯 강박은 필연적으로 초조와 불안을 야기시키고 여유와 안정을 순식간에 삼켜 버린다. 그 결과 나경원 후보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고 자신있는 선거운동방식인 '네거티브'를 다시 꺼내 들었다. 물론 그녀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알 수는 없는 일이다.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의 결집을 유도해 낼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결과와는 상관없이 이것 한가지는 확실하다. 이 모습이 나경원 후보에게는 가장 잘 어울린다. 그녀는 자신의 페이스를 확실히 , 그리고 완전히 되찾았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nohji.com BlogIcon 노지 2014.07.29 07:47 신고

    정말이지 개버릇 남 못준다더니..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29 10:30 신고

      그러게나 말입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까 본색을 드러내는군요.
      한심하다는 말조차 아깝습니다.

  2.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29 09:00 신고

    초반보다는 박빙이니.. 암튼 결과는 봐야하겠지만 꼭 이겼으면 좋겠네요
    뭐, 평가야 또 해봐야하겠지만.. 정책선거..그런거..바라는 거.. 너무 야무진 꿈같아요ㅠㅠ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29 17:36 신고

      동작을이 원래 여당 성향이 강한 곳이라.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는 힘이 듭니다.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봐야겠지만, 기대가 그동안 너무나 많이 깨져왔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니까요. 아무튼, 기동민 후보와의 멋들어진 연대로 반전의 계기는 마련해으니 이제는 하늘에 맡기고 기다려 봐야지요.
      그나저나 노동당의 김종철 후보가 참 안타깝습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쩔수 없이 노회찬을 미는 글을 써왔지만, 사실
      김종철 후보야말로 지역일꾼에, 끈기있고, 뚝심있는 숨은 인재거든요.
      저런 사람들이 국회로 많이 입성해야하는데, 그 점이 언제나..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3. 2014.07.29 14:28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29 17:36 신고

      ㅎㅎ,
      그러게요. 아이폰으로 쳤더니 오타가 났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4.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4.07.29 15:00 신고

    인간이란 족속은 외적인 것에 약하지요.
    나경원의 경쟁력이란 그것밖에 없습니다.
    김필백에 대한 해명이라도 내놓을 것이지.........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29 17:39 신고

      맞는 말씀이십니다. 내세울 게 전혀 없는 족속들이
      대한민국 국정을 이리 들쑤시고 다니니 나라꼴이 이렇게 되는 것이겠지요.
      아이구..
      머리가 다 아파옵니다.

  5. 언덕님~~^^
    참말로 오랫만입니다.ㅎㅎ
    제가 티스토리로 옮기고 한참을 못 뵈었군요. 잘 계셨지요?
    티스토리에서 글 뵈니 정말 반갑습니다~ㅎ

    제가 존경하는 분의 일갈이 생각나네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정치적으로 이번이 마지막이 되길 기원합니다...

  6. 악어의 눈물이 따로 없네여.
    우리는 파렴치한 눈물에 속고도 또 그눈물에 당하니 참 원통하네여

  7. BlogIcon 문경호 2014.07.29 19:57

    마지막 글 간단하고 정확한 표현이네요
    나자위가 본 얼굴을 드러냈군요

  8. BlogIcon 2014.07.29 23:52

    살려 달라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자리에서 기다리라... 죽을때까지...

  9. BlogIcon 잉걸 2014.07.30 00:42

    그냥죽어라 나자위

  10. BlogIcon 까고있네 2014.07.30 03:31

    진짜 얼굴에 개철판들 깔고 저렇게 나대는게 대단하다. 그만큼 의원 자리가 좋다는거겠지? 바꾸려면 니네 월급포함 모든혜택을 세전 300으로 깎아라. 그럼 머라고 지껄이든 믿어주지

  11. BlogIcon 닝기리 2014.07.30 06:23

    자위대에 표를 좀 부탁하는게 빠를듯?
    그래도 미개한 시민은 찍어줄겁니다 ㅠㅠ

  12. BlogIcon 언니.. 2014.07.30 06:29

    애들이 살려 달랄땐 겁나 바쁘시더니.. 당선과 동시에 또 다른 얼굴로 돌변할것을 아는데... 그럼에도 막을 수 없으니 답답합니다.. 엄마라면서 남들이 죽어가는 자식을 바라만 보고 있을때에도 다들 지 살 궁리만하더니..

  13. BlogIcon 쿠커스맨 2014.07.30 06:34

    글 잘읽고 갑니다.
    그저 국민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만난다는 명언에 슬퍼지는 대한민국입니다.

  14. BlogIcon 현실 2014.08.08 19:12

    빠르게 성장하였자만 의식은 그 수준에 따르지 못하였으니 ...그 수준만큼 나라가 퇴화할 뿐입니다

  15. Favicon of http://bcs14910@hannail.net BlogIcon 도토리묵좋아 2014.08.09 08:45

    잉걸님의생각과저와의생각은좀다르군요 ,얼굴이쁘죠 똑똑하죠 상대가말했던것거짓이죠 ....이런이를뽑아야지요

  16. Favicon of https://sophistjin.tistory.com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4.08.09 10:12 신고

    그래도 늘 새누리가 이기죠...
    이런 아이러니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17. BlogIcon 늘함께 2014.12.27 16:21

    경원씨 내이상형이에요 사랑해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7•30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는 두말할 것도 없이 서울 동작을이다. 동작을에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호시탐탐 재기를 노리던 새누리당의 나경원 후보를 필두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전략공천을 받은 기동민 후보, 문제의 핵심을 꽤뚫는 촌철살인의 비유가 돋보이는 백전노장 진보정의당의 노회찬 후보, 동작을에만 세번째 도전하는 숨은 지역일꾼 노동당의 김종철 후보, 그리고 통합진보당의 유선희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야권에게는 절망적으로 들리겠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양상을 종합해보면 새누리당의 나경원 후보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진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나경원 후보가 여타 복수후보들의 지지율을 합친 것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 파동, 재보선의 낮은 투표율, 출구가 보이지 않는 야권연대 등 판세를 뒤집을 만한 돌파구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거판세가 이렇게 힘들게 된 결정적 원인은 당내 공천갈등을 무마시키기 위한 명목으로 전략공천을 감행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독단에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는 이와 같은 원칙없는 전략공천은 필연적으로 당내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실망과 무관심을 이끌어낼 수 밖에는 없다. 신상품 출시를 앞두고 가장 중요하게 신경써야 할 부분은 제품 홍보와 마케팅이다. 그러나 야권은 바로 이부분에서 실기를 범했다. 야권은 상처와 흠집이 나 있는 상태에서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 내야만 한다. 


재보선의 낮은 투표율도 야권으로선 부담스럽기만 하다. 30%대 초중반의 낮은 재보선 투표율은 여권에게는 아무 부담없는 꽃놀이패에 다름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가 이번 재보선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극히 희박하다. 6•4 지방선거의 결과가 이를 가늠케 한다. 이래저래 야권으로서는 매우 불리한 국면인 것이다. 


그렇다고 야권연대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야권연대의 두 축인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이 서로 눈치만 보며 상대방이 먼저 포기하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승리를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인 야권연대가 지리멸렬하게 끝날 경우, 선거는 해보나 마나한 원사이드 게임이 될 수 밖에는 없다. 야권으로서는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시점이다. 그래서였을까. 정의당의 노회찬 후보자가 돌파구 마련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정의당의 노회찬 후보자는 어제(22일) 새정치민주연합의 기동민 후보에게 야권연대를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특히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사전투표 전날인 24일까지 후보단일화에 응하지 않는다면 후보직을 사퇴하고 기동민 후보를 지지할 것임을 밝혔다. 출구가 보이지 않던 야권에게 한줄기 서광이 비치는 듯한 이 대범한 제안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매우 흥미롭다. 


노회찬 후보자의 파격적인 제안은 몇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만 하다. 첫째 야권으로서는 야권연대의 파국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파동과 낮은 투표율 그리고 야권연대의 불협화음은 선거필패로 가는 수순이었다. 그러나 이 수순에 변화를 줌으로써 선거막판 표심을 결집시키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노회찬 후보자는 야권연대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 마저 염두해 둔 최강의 패를 꺼내들었다. 그동안 야권연대의 무산은 곧 각자도생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이와 같은 후보난립은 야권표의 분산을 야기시켜 선거를 망치는 결과를 초래해 왔다. 그러나 야권연대의 결과와 상관없이 기동민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못을 박음으로써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가막힌 묘수를 꺼내 들었다.


셋째 노회찬 후보자의 결단은 상대적으로 열세인 다른 선거지역에도 긍정적인 낙수효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기동민•권은희 전략공천은 득보다 실이 많은 무모한 선택이었다. 이슈를 선점해야 할 선거국면에서 공천 논란과 잡음으로 당내 갈등은 물론이고 유권자의 실망만 불러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정책대결보다 인물과 이미지대결로 치루어질 수 밖에 없는 재보선의 특성상 이는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이나 다름 없었다. 이를 반영하듯 야권은 호남지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상대적 열세에 놓이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연대마저 결렬된다면 선거는 사실상 볼 것도 없다. 그러나 노회찬 후보자의 결단으로 지지부진한 타지역의 야권연대도 탄력을 받을 수 있고 동시에 유권자에게도 신선한 감흥을 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노회찬 후보자의 결단은 후보자 자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2011년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노회찬 후보자에게 이번 선거의 완주는 엄청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는 없다. 그는 사전에 이를 봉쇄함으로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해 두는 영민함을 보여주었다. 언제나 그렇듯 경험은 사람을 성장케하는 가장 효과적인 장치다.





물론 노회찬 후보자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단일화 제안의 시점이 이미 한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어진 판세를 만회하기에는 너무 늦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야권후보 단일화가 선거승리의 절대조건이 될 수 없는 이상 그의 파격적 제안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노회찬 후보자의 결단을 희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모두가 알고 있는대로 이대로라면 동작을은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깃발을 꼽을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야권으로서는 지푸라기라도 잡이야 한다. 썩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시점이다. 노회찬 후보자의 용단은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나왔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혹시 알겠나. 썩은 지푸라기인줄 알고 잡았더니 알고 보니 굵은 동아줄일 줄을. 


볼 것도 없이 이대로 끝날 것만 같았던 선거판에 작은 파동이 인다, 작은 파동이. 노회찬이  만들어낸 작은 파동이.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결국은 돌고 돌고 돌아 정홍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 이후 새로운 총리후보를 인선하지 않고 사퇴의사를 밝힌 정홍원 총리를 유임키로 결정했다. 이로써 정홍원 총리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이후 두달이 넘게 진행된 신임총리찾기는 헛심만 쓴 채 아무런 소득없이 끝나고 말았다. 소득은 커녕 오히려 그 두달 동안 안대희 후보자와 문창극 후보자의 자격검증을 둘러싸고 벌어진 국론분열과 갈등의 상흔만 깊이 남겨진 꼴이 됐다. 





이 정치적 참사의 본질적 책임은 두말할 것도 없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실에 있다. 국민정서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인사들을 무대 위로 올린 장본인들이 때문이다. 두명의 인사가 연거푸 낙마한 이유를 신상털기식 인사검증, 왜곡된 여론, 특정 언론의 악마의 편집 등에서 찾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자세는 본말이 전도된 것으로 결코 올바른 처신이 아니다. 음식점의 형편없는 음식을 타박하는 손님을 식당주인이 탓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식당은 손님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여전히 적반하장식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총리인선 실패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은 눈꼽만큼도 없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창극 후보자의 사퇴 이후 박 대통령이 보인 반응이나 정홍원 총리 유임에 대한 청와대의 배경설명을 보면 그 어디에도 자신들의 잘못과 책임을 언급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국정공백과 국론분열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었다는 박 대통령의 고심' 속에 이런 참극을 초래한 원인과 책임에 대한 성찰은 존재하지 않았다. 좌와 우로 양분되어 있는 인간의 뇌구조를 가지고 이토록 한쪽으로 치우친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신기할 뿐이다.  


어쨌든 정홍원 총리는 유임됐다. 사의를 표명한 총리가 유임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란 덤이 부여된 채. 이 덤이 박근혜 정권을 위한 상승작용으로 나타날 지, 긁어 부스럼으로 나타날 지는 속단할 수 없다. 다만 정홍원 총리의 유임으로 국정공백이 메꾸어지고 국론분열이 사라지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은 분명하다. 입은 삐뚫어져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사실 정홍원 총리시절 국정이 제대로 운영된 적이 언제 있었으며, 국론분열이 없었던 적이 얼마나 있었나. 카메라 앞에서는 화합과 통합, 정의와 공정, 원칙과 상식, 법치와 평등을 이야기하면서 뒤에서는 국민의 절반을 '종북'으로 매도하고, 불의와 불공정, 반칙과 편법, 특권과 불평등으로 국정을 운영해온 이 정부가 어떻게 정홍원 총리 체제로 국정과제와 국가개조를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말인가. 차라리 그보다는 썩은 고목에 새순이 돋아나기를 기대하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정홍원 총리 유임에 대해 각계각층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도 겉다르고 속다른 박 대통령과 이 정부의 위선을 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촌철살인의 비유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회찬 전 의원은 "정홍원 총리 유임은 국무총리 내정자들을 잇따라 자진사퇴 하게 한 국민여론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보복인사입니다. 음식 상한 것 같다며 다시 해오라니까 먹다 남은 음식 내오는 꼴입니다"라며 정홍원 총리 유임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자신있게 내세웠던 두명의 총리후보가 예상밖으로 난타당하며 쓰러졌다한들 그만두겠다는 사람의 바짓가랑이를 잡는 것은 아무래도 모양새가 빠질뿐더러 속된 말로 영 구리다. 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개각을 통해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빛좋은 개살구임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 되고 말았다. 그 누구도 낡은 술 부대에 새 술을 보관하지는 않는다. 만일 그렇게 하면 술이 그 부대를 터뜨려 술과 함께 술부대까지 다 못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술은 반드시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 정홍원 총리 유임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명분도 실속도 모두 다 잃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6.27 12:42 신고

    11번째 공감..^^*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6.27 12:54 신고

      공감...
      이거 좀 웃긴것 같아요..
      어소님 말대로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블로거의 위축을 부르는 듯한 느낌이..
      더구나 우리같은 정치시사 블로거에게는 더더욱...
      흠...

    •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6.27 13:03 신고

      그렇죠?
      '뷰' 페이지가 없어지면서 확실히 접근성이 떨어진 것 같아요.
      이제 블로거들의 유일한 희망은 '다음 메인 화면'에 '픽'되는 것밖에 없지 않나요?
      '공감'으로 '관심사'를 파악해서 다른 이들에게 '추천'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런 식으로 글을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티스토리가 개편이 되긴 했지만, 티스토리에 접속해서 글을 읽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요?
      쩝.. 현재까지는 확실히 엄청난 마이너스가 분명하네요. 뭐, 그렇다고 '뷰'를 통해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오고 그런 것도 아니긴 했지만..

  2.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6.27 15:04 신고

    ㅎㅎㅎ 정곡을 찌르는 노회찬 다운 입담이네요^^
    문제는...알아듣지도 못하고 들을려고 하지도 않는다는데 있어서...아주 큰일...입니다ㅠㅠ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6.28 12:28 신고

      뭐, 지들 마음대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거지요.
      국민 눈치보지 않고, 독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겁니다.
      아마 끝까지 갈거예요. 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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