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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대격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급속한 변화에 국제사회 역시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외신들이 일제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성사 소식을 전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 상황을 예측하는 다양한 분석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지금은 예측이 무의미한 상황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수십 년간의 경험과 통념을 일거에 무너트리는 엄청난 변화가 불과 일주일 사이에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북특사단이 방북할 당시만 해도 이 정도까지의 급격한 변화를 예상한 이는 없었습니다. 특사단의 의제는 주로 남북정상회담 일정 조율과 북미대화 주선, 비핵화에 대한 북한 설득 등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특사단은 모든 이의 예상을 뛰어 넘는 '어머어마한' 내용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김 위원장은 세상을 깜짝 놀래키는 전폭적인 제안을 잇따라 내놓았습니다.

4월 말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비핵화 의지 천명, 대화 기간 중 추가 핵 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중지, 남북정상간 핫라인 설치, 한미군사훈련 수용 등 김 위원장이 특사단과의 면담에서 밝힌 내용들은 '파격' 그 자체였습니다. 정 실장은 이를 "대화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북한에 덧씌여져 있는 불신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정상국가로 나아가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김 위원장의 파격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9일(한국시간) 전격 타결된 북미정상회담 소식은 '외교적 사변'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전 세계를 큰 파장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정 실장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제재로 오랫동안 경제적 압박에 시달려온 상태입니다. 김 위원장의 제안은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던 북미관계를 정상화시켜 대북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비핵화를 통해 체제 보장과 북미 수교까지 나아가려는 전략적인 판단인 것입니다.


그동안 북한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언급하는 등 강경 태도를 고수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제안을 전격 수용했습니다. 이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비지니스' 마인드가 이번에도 빛을 발휘한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미국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는 북핵 문제를 타결시킴으로써 오는 11월 중간선거와 2020년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일각에서는 노벨평화상을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요청을 전격 수락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6·25 전쟁 이후 65년간 이어지던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킬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 마련됐기 때문입니다. 국내 언론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외신들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성사 소식에 일제히 환영의사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오랫동안 지속돼온 한반도의 군사·외교적 대립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어렵게 찾아온 역사적 기회를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 진작을 위한 전기로 삼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평창동계올림픽을 기화로 급물살을 탄 남북관계 개선과 해빙 무드, 나아가 북미관계 개선이 떨떠름한 이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보수언론조차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의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그와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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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베 정권과 자유한국당이 그 주인공입니다. 문재인 정부 주도로 남북긴장관계가 완화되고 나아가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되자 '재팬 패싱' 흐름을 우려하던 아베 신조 총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한반도 안보불안을 국내 정치에 적극 활용해온 아베 총리에게 현 상황은 달갑지 않은 돌발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여름 잇따른 사학 스캔들로 지지율이 20%대까지 급락하자 아베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이용한 '북풍 몰이'로 위기를 벗어난 적이 있습니다. 북한발 위기를 국내정치로 끌어들여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국면 전환에 성공한 것입니다.

북한의 핵도발 위협은 그동안 '자위대 합헌화'를 공공연히 밝혀온 아베 총리의 헌법개정 움직임을 견인해온 동력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의 평화체제 전환은 아베 내각의 대내외 전략의 근본적인 수정을 요구하는 일대 사건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아베 총리가 북미정상회담 성사 소식에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대화의지를 표명했다. 이런 변화를 평가한다"면서도 다음달 초 미국을 방문하겠다고 전격 밝힌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입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소식에 불편한 속내를 보이기는 한국당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9일 6·13 지방선거 공약개발단 출범식에 참석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북핵 폐기가 아니고 폐기로 가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북핵 동결 인정하자는 그런 식의 접근은 한반도 5천만 국민에게 국가적 재앙이 올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협상도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 오늘 워싱턴 발표로 우리 당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북미정상회담 타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주류적 시각과는 정반대의 인식을 드러낸 것입니다.

홍 대표는 10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이 또 한 번 핵 폐기가 아닌 핵 중단을 이야기하면서 벌이는 남북평화 사기극에 놀아난다면 대한민국의 안보는 누란의 위기로 갈 수밖에 없다"며 각을 세웠습니다. 김 위원장의 거짓 위장평화 공세에 문재인 정부가 속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어려운 대외상황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를 이끌어낸 문 대통령의 노력을 국제사회가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인 반응입니다.

경제와 안보가 보수를 상징하는 두 가지 핵심 가치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 중 특히 '안보 이슈'는 한국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아베 내각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국면 타개를 위한 방편으로 삼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당 역시 '북풍'을 국내 정치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북한의 존재는 거 국면이라든지 정치적 위기의 순간에 한국당이 가장 손쉽게 꺼내들 수 있는 전략적 '상수'입니다. 반공이데올로기와 결합한 색깔론이 한국당에게 엄청난 정치적 효과를 안겨주었던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국당의 날선 반응은 이와 연계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남북 분단 상황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온 한국당으로서는  갑작스런 남북해빙 무드를 반길 수 없는 입장입니다.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진영이 와해된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치뤄야 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안보문제는 한국당이 보수결집을 위해 꺼내들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수단입니다. 지난 5일 홍 대표가 '북핵폐기추진특위'  위원장에 김무성 의원을 임명한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그런데 이 효과적인 카드가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 도래한 것입니다.

물론, 보수진영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한국당의 정치적 스탠스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춰 섯불리 장미빛 전망에 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름 일리는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국당의 주장은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점검해야 할  종속 변수일 뿐 그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더욱이 북한 스스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나타낸 데 대해 국제사회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 정부 고위관료들 역시 북미정상회담 결정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일축하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역시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냉전 질서를 종식시키고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는 변곡점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지금껏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북핵 문제의 돌파구가 열린 셈입니다. 그러나 한국당의 입장은 다른 것 같습니다. 한반도의 미래를 가늠할지도 모르는 중차대한 순간에도 그들은 여전히 과거의 관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념과 진영을 초월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임에도 철지난 색깔론과 이념공세로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입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은 상시적 전쟁위험에 빠져있는 한반도의 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키는 역사적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국가의 존망이 걸려있는 엄중한 회담인 만큼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제1야당인 한국당 역시 초당적으로 협조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한국당은 역시나 '클라스'가 남다른 모양입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관련해서 사사건건 반대와 몽니를 일삼아오더니 이번에도 역시 똑같은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공존과 번영을 위한 소중한 기회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것이 못내 못마땅한 이들이 있습니다. 아베 내각과 한국당은 아마도 후자에 속하는 모양입니다. 한반도에 냉전이 아닌 평화가 깃드는 것이 영 불편한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평화와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려있는 엄중한 시국임을 상기하면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반동적' 행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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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03.13 09:36 신고

    아베는 지금 정신 없을듯 합니다
    북미가 긴장 상태가 되었으면 살짝 빠져 나왔을텐데
    대화 무드니 여간 곤혹스럽지 않겠네요 ㅋ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03.13 12:53 신고

    점입가경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무기팔아 돈볼이하던 장사꾼 미국도 세계 이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찬성하고 일본과 수구 꼴통들은 이제 종북 카드 못 팔아 먹으면 어쩌나 *며려운 강아지꼴들입니다.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03.14 00:07 신고

    홍아베가 유일하게 요즘의 상황에 딴죽을 걸고 있죠
    (그나마 일본 정부는 점점 궤도에 오르지만, 자한당은...................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8.03.14 10:31 신고

      친일본색이 어디 가겠습니까.
      뿌리가 그 쪽인데요...
      아주 손발이 척척입니다.

  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8.03.14 05:20 신고

    보란듯...잘 풀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잘 보고가요

    좋은시간 되세요^^

ⓒ 오마이뉴스


자유한국당이 당무감사 후폭풍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당내 반발을 의식해 그간 신중한 행보를 보여온 홍준표 대표의 돌출 행동이 화제가 되고 있다. 19일 오전 KBS 불우이웃돕기 모금 생방송에서 방송 취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홍 대표는 이날 KBS1 '나눔은 행복입니다'에 출연해 불우이웃돕기 모금에 동참하며 소외된 이웃들이 따뜻한 연말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정치인으로서 소외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바람직한 일일 터. 여기까지는 이상할 것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문제의 장면은 바로 그 다음에 불거졌다. 홍 대표가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KBS도 이제 파업을 그만하고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KBS 여러분들이 파업을 그만하는 것이 오늘 국민에 대한 큰 기부가 될 것"이라며 뜬금없이 KBS의 파업 철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돌발 발언에 당황한 사회자가 황급히 화제를 돌렸지만 홍 대표는 작심하고 나온 듯 멈춤이 없었다.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어떤 정책을 준비하고 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금수저 정당에서 흙수저 정당으로, 서민들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답하면서도, KBS를 향해 "파업을 그만하고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라"고 재차 주장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홍 대표가 '파업 중단'을 입에 담은 횟수만 총 네 차례에 달한다. 이쯤되면 이날 특별생방송에 출연한 목적이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홍 대표의 지적처럼,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19일 현재 107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12년의 95일 파업 기록을 넘어선 KBS 사상 최장기 파업이다. 새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이유는 주지하다시피 고대영 사장의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에 있다. 함께 파업에 나섰던 MBC가 김장겸 사장을 퇴진시키며 공영방송 정상화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사이, KBS는 아직까지도 기약없는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태다.

지난 8일 저녁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새노조의 파업집회인 '돌리고(돌아와요 리셋 고봉순) 불금파티'가 열렸다. '돌리고'는 '돌마고(돌아와요 마봉춘 고봉순)'에서 '마봉춘'이 빠지면서 새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이날 집회에는 낯익은 얼굴이 자리를 함께 해 주목을 받았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이 새노조의 파업집회를 취재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KBS라는 훌륭한 라이벌이 있을 때 MBC의 존재 이유도 커진다.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는 현재 최승호 신임 사장이 취임한 직후 곧바로 보도국 인사가 단행되는가 하면, 해직자가 복귀하는 등 방송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이런 MBC의 모습을 바라보는 새노조의 심경은 과연 어떨까.


ⓒ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의 지난 5일 기사 "KBS 아나운서가 'MBC 부럽다'를 외친 이유"에서 어쩌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보도에 따르면, 새노조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KBS 비리 이사 즉각 해임을 촉구하는 필리버스터 집회를 시작했다. 영하 7~8도의 매서운 한파 속에 진행된 이날 필리버스터에서 이승연 아나운서는 MBC를 바라보는 심경을 솔직하게 토로해 눈길을 끌었다. 기사에 소개된 이승연 아나운서의 발언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본다.

"파업 시작할 때는 '덥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는데 이제는 털모자를 쓰지 않으면, 내복을 입지 않으면 파업에 나올 수 없는 계절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KBS가 파업을 하고 있니?', 'MBC만 하는 것 아니었어?', 'MBC 파업 끝나서 KBS도 끝난 줄 알았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KBS본부는 꿋꿋이 100일 가까이 파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죽은 KBS를 살리기 위해, KBS를 국민의 품으로 돌리기 위해서입니다......MBC가 부럽습니다."

MBC를 바라보는 심경이 이 아나운서의 고백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다. 그런 마음이 왜 들지 않겠나. 비슷한 시기에 파업을 시작한 MBC는 공영방송을 처참히 망가트린 경영진을 교체시키는 데 성공하고 방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한 몸으로 움직이고 있다. 반면 KBS는 한겨울이 다 되도록 전혀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무너트린 경영진과 이사진은 새노조의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MBC가 어찌 부럽지 않겠는가.

지난달 감사원의 KBS 이사진에 대한 감사 결과 구여권 성향의 이사들이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인호 이사장 역시 2800만원 상당의 돈을 부당하게 유용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KBS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실시한 '지상파 재허가 심사'에서 재허가 탈락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기도 했다. 보도국장 재직 시절부터 KBS의 보도기능을 악화시킨 주역이라 평가받는 고대영 사장과 비리 이사들이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한 채 공공성과 공익성에 반하는 편파 불공정 방송을 일삼아왔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테다.

"공영방송 MBC는 국정원 문건이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라 차근차근 권력에 장악돼 갔습니다. 말 그대로 청와대 방송이 된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 세월호 참사입니다. 유례없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MBC는 슬픔에 빠진 국민과 유가족을 위로하기는커녕 권력자의 안위를 살폈습니다. 사회적 공기였던 공영방송이 사회적 흉기가 돼 버린 것입니다. MBC 몰락의 가장 큰 책임은 구성원들에게 있습니다. 거듭 사과드립니다."

지난 7년 동안의 'MBC 몰락사'가 12일 방송된 <PD수첩>에 오롯이 녹아있다. 이날 방송을 진행한 손정은 아나운서는 MBC의 지난 과오에 깊이 고개를 숙였고, 반드시 달라지겠다고 다짐했다. 통렬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언론의 공적 책임을 다하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어디 MBC만의 문제였을까. MBC의 자기고백이 아니더라도, MBC와 KBS가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의 나팔수를 자처하며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크게 훼손해 왔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양대 방송사의 파업을 지지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적폐들은 '사회적 공기'가 되어야 할 언론이 '사회적 흉기'로 돌변한 탓이 크다. 언론이 제 역할을 다했다면 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 등으로 천문학적인 국민혈세가 낭비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정원·군사이버사령부·기무사 등 국가기관의 불법 정치개입이 지금와서 밝혀지지도 않았을 테고, 세월호 참사 당시 골든타임이 그리 허무하게 날아가지도 않았을 터다. 어디 그뿐인가. 미증유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나라가 이 지경이 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그 엄동설한에 국민들이 만사를 제쳐두고 촛불을 들어야 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불우이웃돕기 방송에 출연해 KBS 파업 중단을 요구한 홍 대표의 처신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가 파업 사태의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송주권을 국민에게 되돌려주기 위한 새노조의 투쟁을 철저하게 기만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공영방송을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삼아 여론을 호도해 오는데 앞장서온 한국당의 대표가 저리 말하는 건, 몰염치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홍 대표는 국민을 위한 진정한 '기부'가 무엇인지 숙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각계각층으로부터 국정농단 사태의 공동정범으로, 적폐의 원흉으로 지목받으며 '당 해체' 요구까지 받고 있는 건 다름 아닌 '한국당'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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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12.20 10:06 신고

    정말 KBS가 빨리 정상화 되었으면 합니다
    적페청산이 빨리 년내 끝나기를..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7.12.21 11:46 신고

      끝나긴 끝나야 하는데,
      지금 하는 걸로 봐서는 하세월 같아요.
      기득권의 반발이 워낙 극심해서리...

  2. k 2017.12.20 14:27

    아마 홍준표는 모르는 게 아니라 일부러 저러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파업말고 다른 것도 모두 정상으로 돌아와줬으면 좋겠는데...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7.12.21 11:46 신고

      수준이 그런 거지요, 수준이.
      할 줄 아는게 없는 겁니다. 그것 밖에는

  3. Favicon of https://cbdok.tistory.com BlogIcon 명태랑 짜오기 2017.12.20 16:57 신고

    포스트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4.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12.20 18:06 신고

    참 꼴값떨고 있습니다.
    파업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권리인데.. 그리고 자기네들이 만든 적폐청산을 위해 힘들게 싸우고 있는데...
    동료들이 파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ㅇ니간에게 마이크 갖다 대주는 사화자들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7.12.21 11:47 신고

      그래도 야당 대표가 찾아왔으니 마이크를 건넬 수밖에요. 그보다는 생방송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홍준표가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정말 저질 말종입니다.

  5.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12.21 05:07 신고

    한심스럽네요..ㅜ.ㅜ

#1.
"대통령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안에는 외교활동을 하기 때문에 청와대에 대한 비판은 자중하겠다. 이게 예의에 맞다. 대통령이 돌아올 때까지 청와대에 대한 비판은 우리가 자제하도록 하겠다." (2017년 7월 6일)

#2.
"문재인 대통령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등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데 정상외교 기간에는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안 하는 게 관례다. 의원들은 이 점을 참착해서 대통령 해외순방 기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유보했다가 대통령이 돌아오면 하도록 하자." (2017년 11월 8일)

놀라지 마시라. 이는 제1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이다. 그땐, '웬일인가' 싶었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일이라면 건건이 반대와 비판만 일삼는다 지적받아온 홍 대표가 아니던가. 그랬던 그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에는 비판을 자제할 것이라 천명했으니 의아할 수밖에. 더군다나 앞뒤 가리지 않는 '막말'로 같은 당 동료 의원들에게조차 비판받고 있는 홍 대표가 '예의와 '관례'를 들먹이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나 본디 제 버릇은 남 못주는 법이라 하지 않던가. 홍 대표의 변신(?)은 오래가지 않았다. 고작 몇 달 여 만에 예의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그것도 바다 건너 일본에서다. 홍 대표는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일정과 관련해 "황제를 알현하러 가는 조공외교"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해외순방 중에는 비판을 자제하는 것이 예의이며 관례라더니, '알현', '조공' 등 봉건적 수사를 동원해가며 작심하고 폄훼한 것이다.

한국당의 평가 역시 홍 대표의 인식과 다르지 않았다. 15일 정호성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은 '국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준비과정에서부터 홀대, 굴욕외교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과는커녕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짓밟힌 문 대통령의 방중은 '삼전도의 굴욕'만큼이나 치욕적이다. 문 대통령의 방중에 '알현'보다 더 잘 맞는 단어는 없다"며 홍 대표를 두둔했다.

하루 뒤인 16일에는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나섰다. 장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3불 정책 모두를 내 주고 얻은 것이라고는 밥자리·공동성명·경제사절단 패싱 등 3대 패싱과 공항 영접·하나마나 4대 원칙·기자단 폭행 굴욕 등 3대 굴욕을 골고루 당하고 왔다. 외교참사를 넘어 '국치'라는 말이 과하지 않을 것"이라 맹비난하며, 외교라인과 참모진을 전면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방중 전부터 시작된 공세가 정상외교가 끝날 때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마이뉴스


이번 정상회담은 사드배치로 촉발된 한중 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의미가 있었다. 사드 갈등을 풀기 위한 출구전략이 마땅치 않은 상태에서 우리 정부는 중국 측의 입장을 고려해 신중하게 외교적 전략을 수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국당 등 야당과 보수언론은 이번 정상회담의 본질을 직시하기보다는 시작도 하기 전부터 '공동발표문이 없다'는 둥, 중국 측이 공항영접 등 의전을 소홀히 했다'는 둥 비판에 더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야당의 공격은 공식 일정이 시작된 이후에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중국 당국의 홀대와 결례, 기자 폭행 사건 등을 계속해서 문제삼더니, 심지어 문 대통령이 '혼밥'(혼자 밥먹는 것)을 하고 있다고 사실을 왜곡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급기야 '알현', '조공', '국치' 등의 막말을 섞어가며 중국방문의 성과를 깎아내리기에 급급하고 있는 것이다.

정상외교에 대한 평가는 정파적 입장에 따라 서로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알맹이 없는 뻥튀기 외교였다고 판명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동 해외순방이 그 비근한 예다. 두 전직 대통령이 중동 해외순방을 통해 체결한 양해각서(MOU)만 해도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지경이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자원외교', 박 전 대통령의 '중동특수'는 빈수레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심지어 이명박 정권 시절의 자원외교는 부정·비리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그럼에도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한국당·바른정당)은 갖은 미사여구로 해외순방 성과를 한껏 치켜세우기에 바빴다.

야당이 역대급 굴욕외교라 비판하는 이번 중국 순방 역시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야당의 비판과는 달리 이번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엄연히 존재한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 전쟁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공감했다. 정상 간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합의하고, 경제·무역부처의 채널 역시 재가동하기로 했다. 중국으로부터 사드 보복조치 철회 의사를 이끌어 낸 것도 평가할 만하다.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담은 사드갈등 이후 경색돼 있던 양국 간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은 이번 정상외교를 평가절하하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물론 비판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국빈방문에 걸맞지 않는 중국 당국과 현지 언론의 태도는 국민의 자존심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긴 것이 사실이다. 기자 폭행 사건으로 이번 정상외교에 흠집이 생긴 것 또한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국당이 '삼전도의 굴욕' '알현' '조공외교' '굴욕외교' 등의 막말로 대통령의 인격을 폄하하고, 방중 성과를 깎아내려야 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더군다나 한국당은 바른정당과 함께 박근혜 정권 당시 사드도입을 주도한 장본인들이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대외 상황과 국내 여론은 고려하지 않은 채 졸속적으로 사드도입을 강행해 대중국 관계를 악화시킨 주역이 바로 한국당이었다.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냉철한 평가대신 흠집내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한국당을 향해 외려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들이 문제 해결에 나선 사람의 등 뒤에서 어깃장을 놓는 격이니 어찌 그러하지 않겠나.



ⓒ 서울신문


한국당이 '알현', '조공' 등의 수사로 문 대통령을 맹비난하자 온라인 상에는 한 장의 사진이 급속도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홍 대표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사진이다. 알현은 '지체가 높고 귀한 사람을 찾아가 뵘'이란 사전적 의미가 있다. 그에 따르면 일본 총리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홍 대표의 처신이야말로 '알현'의 뜻과 딱 맞아 떨어지는 행동이라 할 테다. 그것이 아니라면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가 다른 사람도 아닌 일본 총리에게 고개를 숙일 까닭이 없지 않은가.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일왕에게 고개를 숙여 국민의 자존심을 짓뭉개더니, 이제는 홍 대표가 그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문 대통령을 공격해야 하는 정파적 입장은 이해한다 쳐도 여전히 궁금하다. 자신들이 초래한 외교적 난맥상을 풀어보려 애쓰는 자국 대통령에게는 갖은 막말을 퍼부어대면서, 일본 총리 앞에서는 어쩌면 그렇게 깍듯이 예의를 차릴 수 있는지.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건지, 아니 도대체 '치욕'스럽고 '굴욕'스럽게 고개는 왜 숙이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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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12.18 10:11 신고

    자존심도 없는 ..
    아 부끄럽습니다
    욕 나옵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12.18 10:50 신고

    인간 쓰레기입니다.
    이 쓰레기가 다음 총성에 어느 지역구에 나와 당선시키면 지역구민 싫건 욕할겁니다.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12.18 22:36 신고

    머리를 숙여야 한다는 본인의 생각이 작동했겠죠.
    그게 자연스럽게 되다보니, 아마 속으로는 지금 "아차!" 하고 싶기도 하지만
    못난 자존심이 조금은 있어서 또 종북 타령으로 무마하려는.......

    저 사람, 참 코미디 잘 합니다.
    한국의 개그프로가 맥을 못추잖아요. 지금 말이죠~ ㅎㅎㅎ

  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12.19 02:50 신고

    에고...참 안타깝습니다.ㅠ.ㅠ

  5. Favicon of https://solarcrown.tistory.com BlogIcon 노루막이 2017.12.20 14:52 신고

    말앞뒤가 전혀 안맞아요 누가 굴욕외교 인지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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