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였다. 그들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나저나 정말 대단하다. 벌써 수년 째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누구에게도 자리를 내주지 않는 압도적 존재감은 이제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다다른 모양이다. 이는 기록이 말해주고 있다. 한국사회과학자료원이 지난 2003년부터 실시해온 한국종합사회조사에서 그들은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 준 적이 없다. 도대체 누구냐고?. '넘사벽' 국회가 그 주인공이다.

통계청 발표에서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이 3월 22일 발간한 '2017년 한국의 사회지표' 결과 1등은 여전히 국회의 차지다. 그것도 비교 대상을 찾기 힘든 부동의 1위다. 다만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그것이 앞에서가 아니라 뒤에서 1등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언제나 그랬다. 국가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도 조사에서 최하위는 언제나 그들의 몫이었다. 이번 발표에서도 국회는 4점 만점에 1.8점을 기록하며 조사대상 중 유일한 1점대를 기록했다. 민의의 전당이란 수식어가 민망한 낯부끄런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보다 더 황당한 것은 따로 있다. 국민 신뢰도가 바닥인 '국회'가, 더 정확하게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이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개헌'과 관련해 후안무치하기 짝이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의 권력을 제한하고 분산시켜야 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대통령이 통일·외교·국방 등 외치를 담당하고,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내각을 임명해 내치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권력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용어가 바로 '분권형 대통령제'다. 그러나 정부형태 관련 이론  그 어디를 살펴봐도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표현은 존재하지 않는다. 보수야당이 주장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는 어디까지나 변형된 의원내각제인 이원집정부제의 '변종'일 뿐이다. 대통령은 형식적인 국가 수반에 불과할 뿐 실질적인 권력은 내각을 이끄는 총리에게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다시 말하면, 결국 조삼모사라는 의미다. 말이 분권형 대통령제이지 실제로는 이원집정부제나 다름이 없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보수야당은 이를 이원집정부제가 아닌 분권형 대통령제라 주장하고 있다.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터다. 첫째는 국회에 대한 국민 불신이다. 국민은 대통령의 권력 분산에는 동의하지만 그 권력을 국회가 거머쥐는 것을 원치 않는다. 둘째는 국민 여론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은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보다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분권형 대통령제는 절묘한 레토릭이다. 대통령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이원집정부제나 마찬가지인 권력구조 형태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뿌리 깊은 국회 불신과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국민 여론을 감안해 보수야당이 만들어낸 정략적 표현이 바로 분권형 대통령제인 것이다.


ⓒ 오마이뉴스


"근데 개헌에 관해서는 제가 한 말씀 드리고 싶은게 헌법이 잘못해서 이 사태가 났나요? 헌법에 죄가 있어서 이 사태가 났어요? 그리고 전직 대통령 한 분 돌아가신 분이 헌법이 잘못돼 가지고 돌아가셨어요? 후임자가 구박해갖고 돌아가신 거 아녜요. 지금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 박근혜 정부 아래에서 벌어진 많은 일들이 헌법의 잘못이 아니고 헌법을 제대로 운용 안 한 잘못이에요. 대통령이 헌법을 안 지켜서 탄핵이 됐는데 헌법이 잘못됐으니까 헌법을 고치자고 얘기하는 거예요 지금?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2017년 3월 10일 방송된 JTBC 특집토론 '탄핵 이후, 대한민국 어디로 갈까'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의 일성이다. 유 작가는 이날 상대 패널로 참석한 정태옥 한국당 의원이 탄핵 사태는 대통령제의 구조적 한계 때문에 벌어졌다며 권력구조 개편이 포함된 개헌을 해야한다고 주장하자 강하게 반론을 제기했다. 요컨대 집권세력이 잘못해 벌어진 문제인데 왜 헌법을 탓하고 있느냐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이날 원포인트 개헌을 언급하면서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고 국회가 선출하는 총리가 내각을 이끄는 이원집정부제로 권력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집권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키며 권력구조 개편의 당위를 역설한 것이다. 정 의원의 주장은 보수야당의 현재 입장과 정확히 일맥상통하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보수야당은 권력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이유로 제왕적 대통령제를 꼽고 있다. 잘못된 제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이 합당한지는 면밀히 따져 볼 일이다.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실제로는 제도 자체보다 그 제도를 악용하고 잘못 운용한 집권세력의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해 보이기 때문이다.

"총리가 처음에 도입될 때는 우리나라 헌법 자체가 내각제로 설계가 애초에 초안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때 들어갔던 건데 대통령제가 굳어지면서 이승만 정부 때 총리가 없어졌어요. 없어졌다가 내각제로 되는 2공화국 때 생겼다가 그리고 3공화국에서 대통령제 되면 또 없어져야 되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걸 살렸어요. 왜 살렸나? 자기는 장관 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장관 위에 있는 총리 있고, 총리 위에 자기가 있다. 더 높다 이거죠."

2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개헌 문제를 거론하며 꺼낸 얘기다. 노 원내대표의 지적처럼, 의원내각제를 대통령제로 바꾼 이가 바로 보수야당의 정치적 뿌리라 할 수 있는 '박정희'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이후 제왕적 대통령의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주며 장장 19년 동안 철권통치를 감행했다. 보수야당이 건국의 아버지로 찬양하는 이승만 역시 대통령제의 폐해를 논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다.

어디 이뿐인가. 전두환·노태우 신군부는 어떠하며, IMF 외환위기 사태로 국민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만든 김영삼 정부는 어떠한가. 권력형 비리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미증유의 국정농단 사태로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 당한 박 전 대통령은 어쩔 것인가. 보수야당이 집권하기만 하면 대통령제의 폐해가 도드라지는 기현상은 또 어떻게 설명할 텐가. 이런 상황에서 제도를 들먹이며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하고 있으니 시쳇말로 소가 웃을 일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 오마이뉴스


"저는 개헌 필요해요. 우리 헌법, 모든 나라의 헌법은 기본권 조항이 한 덩어리가 있고, 권력구조가 한 덩어리가 있잖아요. 근데 지금 말씀하시는 거는 기본권 조항 이런 거 다 내버려 놓고 대통령 4년 중임제로 바꾸고 그리고 국무총리를 통해서 내각을 구상하고 내치를 담당할 권한을 국회의원들이 가지겠다는 거 아녜요. 언제 국민들이 그러라고 했습니까. 국회의원들이 대통령보다 뭐가 잘났어요?"

다시 JTBC 특집토론으로 돌아가 보자. 정 의원이 계속해서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하자 이를 보다 못한 유 작가는 회심의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국회의원에게 국민의 동의 없이 권력구조를 좌지우지할 권리가 과연 있느냐는 반문이다. 유 작가의 일침은 작금의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70%를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불신의 온상인 국회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권력구조 방안이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수야당이 맹폭하고 있는 대통령제 또한 누가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정부에서 입증되고 있다. 정략적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보수야당을 향해 비판 여론이 비등해지는 이유일 터다.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권력구조가 '4년 연임'의 대통령제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바다. 이같은 방안이 담겨있는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 찬성하는 여론도 6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된 권력이 문제라면 삼권분립과 지방분권 강화 등 이를 분산·견제시킬 방안들을 함께 논의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보수야당은 벌써부터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 모양이다. 사람의 문제를 제도의 탓으로 호도하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주지한 것처럼 국회는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할 때마다 매번 최하위를 기록할 만큼 극도의 불신을 받고 있는 상태다. 그런가 하면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하고 있는 보수야당은 과거 집권할 당시 대통령제를 잘못 운용해 여러 차례 '사달'을 일으킨 당사자들이다. 그랬던 그들이 자신들이 잘못을 제도 탓으로 돌리고 있다. 개헌 약속을 지키려는 문 대통령의 선의를 왜곡하는가 하면,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자신들이 실권을 갖겠다며 어깃장을 부리고 있다. 무슨 권리로 , 아니 무슨 낯으로 저러는 것인지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대들보 위에 '군자'(君子)라 하더니, 그 심보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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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03.23 16:27 신고

    자한당은 요즈음 밥 안먹어도 배 부르겠습니다.
    욕먹기 위해 태어난 정당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8.03.27 09:57 신고

      적폐정당, 친일 정당일 뿐입니다.
      저것들은 지지하는 대구경북이 원망스러울 따름이죠.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03.24 07:45 신고

    요즘 자한당 소속인사 얼굴만 보면 속이 메스꺼워집니다
    정태옥 다음번 낙선 운동 해야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8.03.27 09:57 신고

      어차피 같은 정치 철학으로 모인 집단아니겠습니까. 똥은 똥끼리 모이는 법입니다.

  3. Favicon of https://yonipig.tistory.com BlogIcon 토갱사부 2018.03.24 08:21 신고

    전 장제원이 말하는 개와 몽둥이 얘기 ㅉㅉㅉ 진짜 그 당의수준을 보여주는것 같더라구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8.03.27 09:58 신고

      맞습니다. 대변인라는 작자의 수준이 그 모양이니 뭐 어련하겠습니까.

  4.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03.25 22:04 신고

    전 조금이라도 자한당이 이번 개헌에 대해서 선거때가 되어서
    이상한 행동을 취할 경우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개인 1인 시위를 하든지 똥물을 퍼붓든지 개사료를 뿌리든지
    연대해서 반드시 행동할 겁니다.

    자한당의 멸절을 봐야되겠습니다, 저 행동을 도저히 내버려둘 수 없습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8.03.27 10:00 신고

      친일 독재 정당에 뭘 더 기대하겠습니까.
      이번 지방선거와 다음 총선에서 단단히 혼구녁을 내주어야 합니다. 자한당이 망해야 이 나라가 삽니다.

  5. 스티븐 제이콥스 2019.01.24 18:33

    대한민국은 제도가 썩었다 독재자를 양산해온 대통령제는 폐기처분하고 독일처럼 총리가 국정을 총괄하는 내각제로 가야한다

"사람이 먼저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내세운 슬로건이다. 20일 청와대가 발표한 대통령 개헌안에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문 대통령의 철학과 인식이 그대로 녹아있다는 평가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소개한 개헌안 전문과 기본권 조항에 여성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의 권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들이 대거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개헌안에는 특히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한 것이 눈에 띈다. 조 수석은 이에 대해 "국제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인권의 수준이나 외국인 200만명 시대의 우리사회의 모습을 고려하면 기본권의 주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를 떠나 보편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천부인권적 성격의 기본권에 대해서 그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간 존엄의 상징인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인류보편적 가치인 인권 문제를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에 포함시키겠다는 의미다. 노동자의 권리도 대폭 강화됐다. 조 수석은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양극화 해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동자의 기본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상징적 조치로 개헌안은 군사독재시대에 만들어진 '근로'라는 용어를 보편적 표현인 '노동'으로 수정했다.

또한 개헌안은 국가가 '동일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수준의 임금'이 지급되도록 노력할 의무와 '고용안정'과 '일과 생활의 균형'에 관한 적절한 정책들을 시행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했다. 이밖에도 노동조건 개선과 권익보호를 위해 노동자에게 단체행동권을 부여하고, 공무원의 노동3권을 인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조 수석은 이를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사회경제적 민주화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개헌안에는 국민주권을 강화하고 국회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국민소환제'와 '국민발안제'도 포함됐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교육감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현행 '주민소환제'에 국회의원을 포함시키고, 국민이 직접 법률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조 수석은 "직접 민주제를 대폭 확대함으로서 기존의 대의제를 보완하고 민주주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종합해 보면, 청와대가 밝힌 '대통령 개헌안'의 전문과 기본권 사항의 핵심은 국민의 기본권 강화와 확대에 방점이 찍혀있음을 알 수 있다. 조 수석은 "이번 개헌은 기본권 및 국민의 권한을 강조하는 국민 중심의 개헌이 되어야 한다"며 "기본권 및 국민주권 강화와 관련된 조항들은 이미 국회에서도 대부분 동의된 바 있는 조항들이다. 양보와 타협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실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국회의 협조를 구했다.


 ⓒ 오마이뉴스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성향의 시민단체, 노동계 등은 기본권 등 국민주권이 대폭 강화되고 국회권력을 견제·감시할 수 있는 방안 등이 포함된 개정안을 높이 평가했다. 온라인 여론 역시 우호적인 것으로 확인된다. 관련 기사마다 국민의 기본권 향상과 국회 권한 축소 등이 담겨있는 대통령 개헌안에 공감하는 댓글들이 춤을 추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위시로 한 보수야당과 보수성향의 시민단체 등은 그와는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대통령 개헌안을 맹목적으로 반대해온 보수야당의 반발이 거세게 터져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여야가 어렵게 합의해서 운영하고 있는 사개특위를 무력화 시키고, 찬물을 끼얹는 독선과 오만을 보이고 있다"(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 "직접민주주의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은 우리 헌정질서인 대의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한 원칙에 크게 어긋난다"(정태옥 대변인), "청와대는 막무가내식 밀어붙이기로 국회 논의를 무시하는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신보라 원내대변인), "대통령이 직접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은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것으로,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보수야당의 비난이 가열차다. "독선, 오만", "헌정질서 원칙 위배", "제왕적 대통령제",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 부정".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극단적 부정의 수사를 동원하고 있는 것만 봐도 저들이 얼마나 격렬하게 대통령 개헌안을 반대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그런데 황당한 건, 불과 1년 전 '개헌 타령'에 날 새는 줄 몰랐던 당사자들이 바로 '저들'이라는 거다.

잠시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은 돌연 개헌 논의에 불을 당겼다. 표면적으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는 구실을 내세웠지만,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권력구조 개편을 중심으로 한 개헌을 통해 의회 권력을 강화시키려는 취지였다. 당시 야 3당은 개헌의 필요성을 줄기차게 피력했고, 2018년 '지방선거-개헌 국민투표' 입장을 밝힌 문 후보를 "개헌에 저항하는 수구세력"이라고 거칠게 몰아세웠다.

당시 야 3당은 개헌을 밀어붙어기 위해 '막무가내'였다. 문재인·홍준표·안철수·유승민 등 대선후보 대부분이 대선 후 개헌 논의를 거쳐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는 입장이었음에도 '대선-개헌 국민투표'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야 3당의 개헌 시도는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개헌을 추진할 명분과 시간이 촉박했던 데다가 주요 대선 후보들의 반대 의사가 명확했기 때문이었다. 국민 여론 역시 개헌에 부정적이었다.

당시 개헌을 안 하면 나라가 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목소리를 높였던 야 3당은 그러나 대선이 끝나자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취임 이후 문 대통령이 여러 차례에 걸쳐 개헌의 당위를 강조하면서 조속한 국회 논의를 촉구했음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개헌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국회가 흘려 보낸 시간만 1년이 훌쩍 넘는다. 이를 보다 못한 문 대통령이 개헌안 발의를 시사했음에도 야당은 개헌 논의를 이어가기 보다는 '관제 개헌 프레임'으로 정치공세를 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 오마이뉴스


야당은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반헌법적이고 반민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따져 볼 일이다. "헌법 128조 1항은 대통령의 헌법개정 발의 권한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역대 사례를 보더라도 정권의 의지가 없으면 개헌은 요원합니다. 여야 정치권에만 의지해서도 안 됩니다.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대통령 개헌안에 연일 맹공을 펼치고 있는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현 한국당 원내대표)의 지난 2016년 9월 20일 발언이다. 흡사 민주당 관계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듯한 이 발언은, 그러나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헌법에 명시된 정당한 권리라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은 19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개헌안 지시에 대해 "이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와 기간을 준수하되 국회가 개헌에 합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방선거-개헌 국민투표' 공약 이행을 위해 노력하되 국회가 개헌안에 합의할 경우 개헌 발의를 철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야당이 뼈저리게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라 할 만하다. 국회가 개헌 국면을 주도할 여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국가 최고법인 헌법의 개정은 국민의 대표들이 모인 국회에서 각 정당의 합으로 이뤄지는 것이 마땅하다. 집권 초 대통령이 앞장서 개헌 의지를 밝히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국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의 개헌안이 미흡하다면 국회가 새로운 개헌안을 마련하면 된다. 여야는 하루빨리 자당의 개헌안을 제시하고 개헌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 한국당은 10월 개헌 투표를 주장하지만, 그때는 무슨 동력으로 개헌을 밀고 갈 건가. 개헌에 여유를 부리는 국회를 보면 과연 개헌 의지가 있나 하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3월 14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대통령 개헌안 반대하는 야, 과연 개헌의지는 있나'라는 제목의 사설 내용 중 일부다. 야당이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비판할 수는 있다. 개헌안의 내용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야당은 그동안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나. '유구무언'이어야 정상일 터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헌 찬성과 '지방선거-개헌 국민투표'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 역시 찬성 여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된다. 야당은 자가당착적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개헌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대통령을 개헌의 중심에 서도록 만든 당사자는 다름 아닌 현 '야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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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urmysweety.tistory.com BlogIcon YYYYURI 2018.03.21 11:43 신고

    걱정이 안돼는 정권

  2. Favicon of https://yonipig.tistory.com BlogIcon 토갱사부 2018.03.21 20:29 신고

    같이가도 모자랄판에 돕진 못하고 끌어내리려고 하는 것들을 보연 정칠 모르는 저조차도 화가 나네요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03.21 22:42 신고

    오로지 저 망나니 세력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고
    지 밥그릇챙기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번 대통령의 개헌안에 "국민소환제"를 아마도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정작 지들이 과거에 했던 말은 관심없습니다. 현재 자기들의 생존이 달렸으니까요.
    찌질이들이고 암덩이입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8.03.22 09:55 신고

      그러게요. 자기들 했던 건 생각 않고, 무조건 반대만 하고 있으니...
      밑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어쩔 땐 아주 분리독립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4.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03.22 07:49 신고

    아마 정부개헌안대로 힘들겠지만 그래도 개헌은 된다는 기대를
    해 봅니다
    이번 선거에는 힘들겠죠?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8.03.22 09:56 신고

      시민들이 거리로 나가지 않는 이상, 글쎄요,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개헌 저지선을 야당이 가지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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