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은)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그런 자세로 엄정하게 처리해 국민들 희망을 받으셨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되어야 한다. 우리 청와대든 또는 정부든 또는 집권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엄정한 그런 자세로 임해주시기를 바란다."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전달했습니다. 권력형 비리의 징후가 엿보일 경우 눈치보지 말고 엄정하게 수사해 달라는 주문이었습니다.

대통령의 당부를 깊이 새겼기 때문이었을까요. 윤 총장 취임 이후 검찰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말처럼, 권력형 비리에 사활을 걸고 수사에 나서고 있는 것이죠.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수사를 비롯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과 하명수사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을 겨눈 수사에 주저함이 없습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윤 총장은 최근 친여권 인사 연루 의혹이 있는 '신라젠'과 '라임사태'와 관련해 수사를 맡은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에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 3명과 서울동부지검 소속 검사 1명을 파견토록 지시했습니다. 지난 10일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는 선거범죄와 금융범죄에 대한 엄정 수사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4·15 총선을 대비한 조치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윤 총장의 정권 수사 의지가 나타난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조 전 장관 일가 의혹을 시작으로 울산시장 선거개입과 하명수사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을 겨눈 검찰 수사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한편 현 정권 실세의 이름이 거론되는 금융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윤 총장은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문 대통령을 향해서도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7일 언론에 공개된 울산시장 선서개입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공소장에는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업무를 보좌하는 공무원에게는 다른 공무원보다도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더욱 특별히 요구된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검찰이 공소장에서 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대통령에 맞서는 모양새가 연출되는 데다,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서는 "대통령 탄핵" 주장이 공공연하게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의 검찰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떻습니까. 이만 하면 윤 총장이 "청와대든, 정부든 또는 집권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문 대통령의 당부를 정말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론 윤 총장이 대통령의 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듭니다. 납득하기 힘든 검찰의 수사 행태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당부는 권력형 비리에 대해 눈치보지 말고 수사하라는 의미이지, 청와대와 정부여당만 수사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런데 윤 총장은 이를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한 수사로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청와대, 정부여당에 대해서는 검찰력을 총동원해 전방위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건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9월 입법로비 명목으로 국회의원 등에게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한어총) 관계자들이 검찰에 송치된 일이 있습니다.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 마포경찰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김용희 한어총 회장과 박모 전 국공립분과위 사무국장 등 20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그런데 사건을 담당한 서울 서부지검은 한어총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의혹이 있는 전·현직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을 입건하지 않도록 수사를 지휘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김 회장이 2013년~14년 국회의원 측에 돈을 전달했다는 관계자의 진술과 불법 정치 후원금을 다수 복지위 의원 측에 계좌로 전달한 정황 등을 파악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혐의 입증이 안 됐다는 이유로 전·현직 국회의원들을 입건해야 한다는 경찰의 건의를 거부했습니다

"9월 16일 첫 고발 후 106일이 되었지만, 검찰은 끝없는 직무유기로 자한당과 나경원 비호하고 있다. 검찰은 10월 24일 전교조가 별도로 고발한 나경원-김재호 입시비리 의혹도 전혀 수사하지 않고 있다. 전교조의 별도 고발까지 포함하면 최소 10번 넘게 고발된 나경원 등에 대해 검찰은 몇 번의 고발인 조사 외에는 나경원과 그 공범들에 대해 어떠한 수사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와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가 지난해 12월 30일 자녀 입시 부정 의혹을 받고 있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을 수사하지 않고 있는 검찰을 강력 비판한 내용 중 일부입니다. 검찰이 10여 차례나 고발장이 접수된 관련 의혹에 대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나 의원은 조 전 장관 자녀 입시 의혹과 관련해 '연관 검색어'처럼 따라다니는 인물입니다. 나 의원의 아들과 딸 역시 역시 조 전 장관의 자녀와 마찬가지로 입시 부정 의혹에 연루돼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두 사안에 대한 검찰의 수사 행태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딸의 대학 입시 부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전격 기소했습니다. 단 한 차례의 소환조사도 없이 인사청문회 도중 이뤄진 기소였습니다. 이후 검찰은 특수부 검사 수십명을 투입해 70여 차례에 달하는 압수수색을 펼쳤고, 공소장을 변경하면서까지 혐의 입증을 위해 매달렸습니다.

반면 나 의원 자녀 의혹 수사는 감감무소식입니다. 첫 고발 이후 5개월 여가 지났고, 무려 10여 차례나 추가 고발장이 접수됐지만 피고발인 조사는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조 전 장관 일가 의혹 수사와 관련해 일각에서 '인디언 기우제' 같다는 비유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수사 행태가 '천양지차'인 셈입니다.

나 의원 딸의 부정 입학 의혹과 관련해 법원의 판결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9년 12월 19일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노태악)는 '나경원 의원 딸의 부정입학 의혹'을 보도한 <뉴스타파>에 대한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심의위)의 경고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뉴스타파>가 심의위를 상대로 낸 경고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재판부는 "(나경원 의원 딸의) 성적이 담당 교수와 강사를 거치지 않고 정정된 것으로 보여지며, 뉴스타파가 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은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고 정당한 이유가 있다"며 "양정의 적정성에 대해 판단할 필요 없이 원고의 이의가 이유 있음을 입증했다. 1심 판결의 결론이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밝혔습니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법원은 나 의원 딸의 성신여대 입학과 성적 비리 의혹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원뿐만이 아닙니다. 김호성 전 성신여대 총장은 나 의원 자녀 입시 관련 의혹에 대해 "권력형 입시비리로 볼 수 있다"는 증언을 한 상태이고, 성신여대의 감사보고서 역시 나 의원 딸의 "성적 향상이 극단적"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나 의원 아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론보도 등을 종합해 보면, 나 의원 아들을 둘러싼 논란은 연구물 포스터 제1저자 청탁 논란 및 4저자 등재 관련 의혹 외에도 연구윤리심의 미준수 문제, 표절 의혹 등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조 전 장관 자녀가 받고 있는 의혹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 수사는 극명히 대비됩니다.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의 경우 최초 고발이 들어온지 한 달도 안 돼 대대적인 참고인 조사와 압수수색을 벌였던 검찰이 나 의원 자녀 의혹에 대해서는 최초 고발 후 5개월이 지나도록 피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애초 울선시장 선거개입과 하명수사 의혹의 출발점인 '고래 고기 환부 사건'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 형제 비리 사건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봐주기 수사 의혹과 전관특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고소장 위조 검사' 사건 무마 의혹으로 고발된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황철규 전 부산고검장, 조기룡 전 청주지검 차장검사 등 4명에 대한 검찰 수사 역시 멈춰선 상태입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패스트트랙 폭력 사건 수사와 관련해서도 이런저런 뒷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평검사 시절부터 검찰 조직내의 부조리를 공론화하는데 앞장서 왔던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지난달 23일 페이스북에 "거듭 밝힙니다만, 저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아니라, 검찰의 이중 잣대,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기소, 제 식구 감싸기를 비판하는 것"이라며 검찰 수사를 강하게 꼬집었습니다.

세간의 인식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권 수사와 관련된 기사마다 '나 의원 자녀 의혹'이 '해쉬태그'처럼 따라붙고 있습니다. 시야에서 멀어진 세월호 참사 수사 무마 의혹과 기무사 계엄문건 수사가 언급되기도 합니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죠.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이 나올 때마다 윤 총장은 정면돌파를 시도해 왔습니다. 그러나 윤 총장이 앞세우고 있는 법과 원칙이 유독 정권 수사에서만 도드라지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윤 총장이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검찰의 탈정치화를 부르짖는 시민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이때, '선택적 수사'에 대한 세간의 의구심을 털어내기 위해선 그 길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20.02.13 10:51 신고

    공정하지 못한것이 문제입니다.

  2.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20.02.13 14:23 신고

    법이란게 왜 이렇게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적용이 되는 것일까요 ㅠㅠ

  3.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20.02.14 07:29 신고

    그러게요.
    노을이도 궁금해요.ㅎㅎ

  4. 권순석 2020.09.18 14:23

    나경원 자녀 사건 담당검사가 이성윤ㅡ정진웅 입니다.. 알고 쓰시길..

ⓒ 오마이뉴스

 

'騎虎之勢'(기호지세).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듯한 기세로, 도중에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처지가 딱 이렇지 않을까.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과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9일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 13명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기소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나머지 관련자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소환조사를 받은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30일 검찰에 출석할 예정인 임종석 전 비서실장 역시 수사선상에 올라있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윤 총장과 청와대의 대립이 점입가경이다. 이번 기소는 윤 총장이 직접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언론보도과 검찰 등에 따르면, 이날 윤 총장은 구본선 대검찰청 차장과 배용원 대검 공공수사부장,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 등이 참석한 주례보고에서 이들에 대한 기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 지검장이 참석자 중 유일하게 기소 반대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해 10월 17일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제 승인과 결심 없이는 할 수 없다"며 조 전 장관 수사를 직접 지휘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검찰이 무더기 기소 결정을 내린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은 원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등이 연루된 지역토착비리 사건에서 비롯됐다. 이 사건은 김 전 시장 측근과 형제의 비리의혹 사건을 수사한 검찰의 부실수사, 지역 토착세력과의 유착 의혹,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불거진 검·경 갈등 등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는 이 사건의 본질을 '선거개입·하명수사'라 규정한 검찰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실제 김 전 시장 측근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검찰의 부실수사와 강압수사 정황이 복수의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기현 전 시장 동생과 '30억 불법 용역계약'을 맺었던 울산 건설업자 김흥태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시장 측근비리 사건을 검찰이 이미 2년 전부터 정치적 목적으로 수사해 왔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경찰이 김 전 시장 관련 사건 수사에 착수한 2018년부터 검찰이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타깃으로 한 수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고발인인 김씨를 별건수사로 구속한 뒤, 송시장과 황 청장과의 관계, 그리고 이들과 관련된 비리를 진술하도록 회유하고 협박했다는 내용이다.

이날 기소된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전 울산경찰청장) 역시 지난해 12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안의 본질은 김기현 전 시장의 형제, 그리고 비서실장의 부패비리"라며 "이에 대한 경찰의 세 갈래 수사 중 한 건이 청와대로부터 경찰청 본청을 거쳐 울산청으로 이첩된 범죄첩보였다는 이유로, 갑작스레 하명수사니 선거개입수사니 하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검찰을 꼬집은 바 있다.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의 또 다른 축인 고래고기 환부사건 역시 검찰의 부실수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2016년 5월 울산경찰은 밍크고래 불법포획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시가 40억 원 가량의 밍크고래 27톤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압수한 27톤의 고래고기 중 21톤을 업자에게 되돌려줬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불법고래고기를 유통시킨 업주와 그들의 뒤를 봐준 검찰 출신 변호사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시민단체에 의해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당했던 수사 담당검사가 그 무렵 돌연 해외로 연수를 떠나면서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당담검사의 해외연수는 1년 전부터 예정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수사에 진착이 없자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2018년 1월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울산검찰청 소속 검사의 고래고기 무단환부 사건에 대해 울산지검이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거나, 검찰이 진실을 밝힐 의지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며 청원을 올렸다. 이에 특별감찰단원을 울산에 내려보내 자세한 내막을 알아보도록 지시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해명이다.

그러나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정보 수집 및 수사 점검 등의 활동을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명백한 '선거개입·하명수사'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애초 김 전 시장 측근비리 수사와 고래고기 환부사건 수사과정에서 검찰의 부실·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 1년 8개월이 넘게 묵혀두었던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시켰다는 점 등 청와대를 향한 검찰 수사에 여러 뒷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검찰은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와 관련해 기소권과 수사권 남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린 법원으로부터는 급기야 "검찰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는 의미심장한 질책까지 받고 있는 마당이다. 표창장 위조 혐의로 정 교수를 재판에 넘길 때부터 터져나오기 시작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 행태에 대한 지적인 것이다.

물론 수사를 시작한 이상, 그리고 혐의를 발견한 이상 검찰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호랑이(살아있는 권력) 등에 올라 탄 윤 총장의 심경과 의지가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법대로, 원칙대로"를 강조해 온 검찰 수사가 정당성을 얻으려면 일관성과 형평성이 확보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펼쳐지고 있는 검찰 수사가 과연 그러한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표창장 위조 혐의로 정 교수를 전격 기소한 검찰이 공문서 위조 사건 무마 의혹과 관련해 고발된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검사 등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들에 대해서는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 '인디언 기우제 같다'는 비판이 나올 만큼 조 전 장관 일가와 주변을 샅샅이 털었던 검찰이지만 비슷한 의혹으로 고발당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대한 수사에서는 지극히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의 발단이 된 김 전 시장 측근비리 수사와 고래고기 환부사건 수사 역시 마찬가지다.

검찰은 조 전 장관에 대해 뇌물수수·위조공문서행사·허위작성공문서행사·위계공무집행방해·업무방해·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부정청탁및금품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위반·공직자윤리법위반·증거위조교사 등 무려 11개의 혐의를 적용시켰지만, 이는 권력형 비리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사력을 총동원해 4개월 넘게 총력전을 펼친 결과치고는 초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가뜩이나 검찰 수사와 관련해 갖은 말들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과 맞물려 검찰 수사의 시점과 내용, 방향 등에서 여러 해석을 낳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검찰을 향한 의혹 어린 시선은 조 전 장관 수사가 일단락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이는 조 전 장관 일가 의혹과 앞서 살펴본 사건들과의 형평성, 그리고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는 검찰의 이중적 행태가 만들어낸 합리적인 의심일 터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건 시민이다. 그 시민들의 눈길이 지금, 검찰로 향하고 있다. 윤 총장은 이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검찰의 이율배반적 행태를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검찰의 '선택적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1.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20.01.30 08:31 신고

    역시 부지런하십니다 ^^
    윤총장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보이네요

  2. Favicon of https://porkart3217.tistory.com BlogIcon 선한이웃moonsaem 2020.01.30 11:04 신고

    윤석열, 조국 전장관에게 자신만 아는 열등감 있었을까요?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경원을 좀 파 헤쳐보지,,,

  3.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20.01.31 06:18 신고

    대단하신 분...ㅎㅎ

  4.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20.01.31 08:16 신고

    공정하지 못한것이 문제입니다..

ⓒ 위클리 시사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해 고강도 수사를 펼쳐온 검찰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면서다.

두 사건은 모두 조 전 장관 재직 당시의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여권 실세를 겨누고 있다. 향후 검찰 수사에 따라 '청-검' 사이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조국사태'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명 수사' 의혹과 '감찰 무마' 의혹까지 불거지자 청와대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전방위적인 검찰 수사로 홍역을 크게 앓았던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이 개입된 것으로 알려진 비위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청와대가 관련 의혹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나선 것은 그 때문이다. 27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전 시장 관련 비위 혐의에 대해 청와대의 하명수사가 있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 무근"이라며 "당시 청와대는 개별 사안에 대해 하명수사를 지시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청와대는 비위 혐의에 대한 첩보가 접수되면 정상적 절차에 따라 이를 관련 기관에 이관한다"며 "당연한 절차를 두고 마치 하명수사가 있었던 것처럼 보도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시장의 비위 첩보를 경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진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역시 28일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관련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백 부원장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고위 공직자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에 대한 검증 및 감찰 기능을 갖고 있지만 수사 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한 첩보나 제보는 일선 수사기관에 이첩해 수사하도록 하는 것이 통례" 라며 "관련 제보를 단순 이첩한 이후 그 사건의 처리와 관련한 후속조치에 대해 전달받거나 보고받은 바 조차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검찰의 행보는 (조 전 장관 수사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거침이 없어 보인다. 검찰은 최근 '하명 수사' 의혹의 시발점이 된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의 선거관련 고발 사건을 울산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시켰다. 검찰이 해당 사건을 정치·경제적 중요 사건을 도맡아 처리해온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시켰다는 것은 '하명 수사' 의혹을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의 뇌물수수 및 '감찰 무마' 의혹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이 수사하고 있는 이 사건은 2017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재직 당시 유 전 부시장이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자녀 유학비 및 항공권을 제공받고 편의를 봐주었다는 의혹에서 출발한다. 당시 첩보를 접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경위 조사에 나섰지만 상부 지시로 감찰을 중단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과 민정비서관이던 백 부원장,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관여돼 있는지의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청와대는 검찰의 행보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검찰 수사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겨누고 있는 만큼 국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데다, 수사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문재인 대통령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검찰의 행태와 관련해선 여러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그동안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통상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범죄 혐의가 드러난 이상 누구라도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관행에 비추어 정권의 심장부를 겨냥한 검찰의 수사가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 검찰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조 전 장관 일가 의혹 수사를 비롯해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특감반 민간인 사찰 의혹 등 정권과 각을 세우는 수사를 여러 차례 진행해온 터였다. 이런 가운데 '조국사태'로 청와대와 이미 극심하게 대립했던 검찰이 '하명 수사' 의혹과 '감찰 무마' 의혹에까지 손을 펼치자 검찰 수사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 등 검찰개혁과 관련해 정부-여당과 갈등을 빚어온 점에 비춰 검찰 수사의 '정치적' 배경을 의심하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검찰개혁의 동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청와대를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같은 추론은 자녀 부정 입시 및 사모펀드 의혹, 웅동학권 의혹 등으로 조 전 장관 일가와 친인척 등을 먼지털 듯 샅샅이 수사해온 검찰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자녀 의혹과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이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조 전 장관 일가 의혹과 관련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강도 높은 수사를 펼쳐왔던 검찰은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 고소·고발한 야당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수 개월 째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하명 수사' 의혹과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또 다시 청와대를 정조준하자 그 저의를 두고 설왕설래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 행태와 관련해선, 이미 "검찰권남용 피해의 당사자로서 유례없는 수사에 정치적 의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서지현 검사), "검찰이 사건 배당과 투입 인력으로 장난치는 걸 한두 번 본 게 아니긴 하지만 검찰의 정치개입이 참 노골적이다 싶다"(임은정 검사)는 내부 비판이 불거질 만큼 논란이 첨예한 상황이다.

그동안 검찰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법대로', '원칙대로' 수사를 외쳐왔다. 그러나 이같은 입장과는 달리 공정성 시비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는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서초동과 여의도를 밝히는 수많은 촛불이 웅변하듯, 인권과 정의의 수호자가 돼야 할 검찰에 대한 시민들의 괴리감이 점점 짙어져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 아니겠는가.

검찰은 수사의 '공정성-형평성' 논란이 벌어지는 작금의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검찰의 '선택적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검찰 수사를 윤석열 검찰총장의 '하명 수사', 야당에 대한 '수사 무마'라 꼬집는 형국이라면, 검찰개혁을 외치는 시민의 함성은 점점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9.11.29 07:54 신고

    참는것도 한계가 잇을것입니다.

  2. Favicon of https://a84888008-1.tistory.com BlogIcon 골드만78 2019.11.29 08:54 신고

    윤총장 대체 왜 그럴까요?
    역시 사람속은 잘 알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ㅠㅠㅠㅠ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9.11.29 11:14 신고

    고양이에게 생선 맡겼습니다..ㅎ
    본색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4. Favicon of https://moldone.tistory.com BlogIcon 팡이원 2019.11.29 16:05 신고

    즐거운 불금 보내세요~
    오늘도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5. Favicon of https://jaeh0.tistory.com BlogIcon 추월색 2019.11.30 01:11 신고

    게다가 칼도 무딘 칼이죠

  6. Favicon of https://minsui1.tistory.com BlogIcon 우키키키12 2019.11.30 19:02 신고

    검찰개혁이필요하군요

  7. Favicon of https://wanjoodangjin.tistory.com BlogIcon 이완주(당진) 2019.12.01 08:45 신고

    대법원에서 보관 관리하던 대규모 불분명한 땅 도둑질 강탈 발견(주범이 고위 공직자들이라면 나라는 어떻게 될까요)
    https://m.cafe.daum.net/rjwltRkatlekd/NYYi/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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